30일 완성 초등 문해력의 기적

   
장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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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라이프
   
15800
2021�� 11��



책 소개


7세부터 초3까지 읽기·어휘·쓰기로 잡는 미래 핵심 역량 ‘문해력’

대한민국에 문해력 광풍이 분다. 학습 기초를 넘어 미래 핵심 역량으로 주목받는 문해력. EBS 〈당신의 문해력〉을 통해 우리나라 문해력의 실태를 조명했다. 전문가들은 7세 전에 문해력의 발판을 만들어 초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까지 기초 문해력을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등학교 3학년은 아이의 두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며, 본격적으로 어려워지는 교육과정으로 학습 격차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 시기를 잘 대처해야 학습 격차를 만회하고 나아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아이에게 엄마의 말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마지막 시기다. 이때 엄마표 문해력 수업으로 아이의 문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책을 재미없어하고, 어휘 문제집을 싫어하고, 글쓰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아이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어휘 놀이의 재미를, 글쓰기의 뿌듯함을 맛보게 해줄 것이다.

■ 저자 장재진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자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와 부모를 돕고 있는 언어치료사.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우송대학교 대학원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솔언어청각연구소를 운영하며 우송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말이 늦었던 첫째로 인해 언어치료를 공부하게 되었고, 언어 감각이 남다른 둘째로 인해 아이의 발달이 얼마나 다양하게 이루어지는지 깨달았다. 문해력을 키우는 아이의 언어 발달에 대한 책을 쓰고 강의를 다니며 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루 5분, 엄마의 언어 자극》, 《아이의 언어능력》, 《초등아이 언어능력》이 있다.

블로그 blog.naver.com/onions95
페이스북 @장재진
인스타그램 @slp.jang.j.

■ 차례
프롤로그
문해력 30일 완성 학습 로드맵

제1장 우리 아이 문해력 어디까지 왔나
왜 문해력이 중요한가
아이의 문해력 수준을 어떻게 파악할까
문해력 판단 기준은 교과서다
독서 습관을 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엄마표 대화법이 문해력을 키우는 이유

제2장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엄마의 대화법
책 읽기 능력이 중요한 이유 : 책으로 보상하며 읽기를 깊고 넓게 확장하기

Step 1. 초기 읽기 단계
“제목부터 읽어볼까?” : 내용을 예측하게 하는 말
“그림에서 찾아볼까?” : 책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말
“엄마가 읽어줄까?” : 듣는 독서를 시작하게 하는 말
“어떤 거 읽고 싶어?” : 아이의 관심을 파악하는 말
Q&A│스마트폰 게임만 하거나 유튜브만 보는 아이, 어떻게 집중하게 할까요?

Step 2. 읽기 독립 단계
“중요한 문장은 어디 있을까?” : 책의 핵심 문장을 찾도록 하는 말
“어떤 장면이 제일 좋았어?” : 감동 포인트를 찾게 하는 말
“조금 있다 읽을까?” : 읽지 않을 권리를 존중하는 말
“소리 내어 읽어볼까?” : 듣기와 읽기를 함께 촉진하는 말
Q&A│산만한 아이, 독서 습관 어떻게 길러줘야 할까요?

Step 3. 독서 감상 단계
“엄마가 먼저 말해볼까?” : 독서 감상의 예를 보여주는 말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 생각을 확장하도록 돕는 말
“비슷한 책 읽어본 적 있어?” : 다음 독서로 이어지게 하는 말
Q&A│말이 느린 아이, 잘 읽지 못하는 아이, 언제까지 책을 읽어주어야 하나요?


제3장 세상의 모든 언어를 아이의 어휘로 만드는 엄마의 대화법
어휘력이 중요한 이유 : 나이가 같아도 어휘 수준은 제각기 다르다

Step 1. 어휘 기본 단계
“엄마가 설명하는 게 뭘까?” : 단어 뜻을 추측해보게 하는 말
“끝말로 시작하는 말이 뭐야?” : 끝말잇기로 단어를 확장하는 말
“여기 들어갈 말이 뭔지 알아맞혀봐.” : 정확한 뜻을 아는지 확인하는 말
“이런 느낌을 뭐라고 할까?” : 추상적 개념을 단어로 연결하는 말
Q&A│특정 책만 고집하는 아이, 어떡해야 할까요?

Step 2. 어휘 확장 단계
“○랑 ○를 합치면 뭐가 될까?” : 한자어 어휘를 늘려가는 말
“○○라는 말이 또 어디에 쓰일까?” : 어휘의 쓰임새를 늘려가는 말
“이거랑 비슷한말(반대말)은 뭐야?” : 관련 어휘를 확장하는 말
“엄마가 생각하는 걸 맞혀볼래?” : 게임으로 어휘를 늘려가는 말
Q&A│단어나 문장은 잘 읽는데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어떡해야 할까요?

Step 3. 어휘 심화 단계
“이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볼까?” : 어휘에서 문장으로 확장하는 말
“○○를 다른 말로 연결해볼까?” : 어휘 마인드맵을 활용하는 말
“네가 좋아하는 ○○라는 말 알아?” : 전문 어휘를 찾게 하는 말
Q&A│아이의 어휘력을 길러주는 구체적인 질문,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4장 생각을 잘 표현하는 아이로 만드는 엄마의 대화법
쓰기 능력이 중요한 이유 : 문해력의 마지막은 자기표현이다

Step 1. 쓰기 시작 단계
“조금만 써도 괜찮아.” : 쓰기의 부담을 덜어주는 말
“옆에 있는 ○○부터 써볼까?” : 주변부터 관찰하도록 하는 말
“어떻게 생겼어?”, “만질 때 느낌은 어때?” : 오감으로 묘사하게 하는 말
Q&A│감정 표현을 안 하는 아이,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요?

Step 2. 쓰기 도전 단계
“한 문장씩 돌아가며 써볼까?” : 쉽게 긴 글을 만들게 하는 말
“뭐가 제일 좋았어?” : 평범한 글감을 특별하게 만드는 말
“10분만 써보면 어때?” : 집중하는 시간을 정해주는 말
Q&A│맞춤법이 엉망인 아이, 한글 공부부터 다시 해야 할까요?

Step 3. 본격 쓰기 단계
“오늘 있었던 일을 써볼까?” : 글의 주제를 쉽게 떠올리게 하는 말
“네가 좋아하는 ○○를 써볼까?” : 아이가 신나게 쓰도록 자극하는 말
“이 내용은 편지로 써볼까?” : 글의 형식을 정하도록 유도하는 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어?” : 다음 쓰기를 도전하게 하는 격려의 말
Q&A│논술이나 쓰기 수업은 꼭 해야 하나요?

 




30일 완성 초등 문해력의 기적


우리 아이 문해력 어디까지 왔나

왜 문해력이 중요한가

문해력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일 또는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즉 단순히 읽는 능력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내용의 글과 출판물을 사용해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넓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같은 언어의 모든 영역을 포함한다. 따라서 문해력이 좋다는 것은 언어를 다루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언어를 다루는 능력인 언어 능력이 좋아지면 문해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언어 능력과 문해력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달한다.


우선 ‘어떻게 하면 문해력을 높일 수 있을까’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내 아이의 문해력이 어느 수준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글을 읽을 줄 알면 충분하지, 더 이상 어떤 문해력 수준을 이야기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글을 읽을 줄 안다고 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어휘를 많이 안다고 해서 문해력이 좋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우리 아이의 문해력이 어느 수준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읽지 못하는지, 읽을 수 있는데 이해가 안 되는지, 읽고 이해도 어느 정도 하는데 관련된 이야기에 대한 추론을 제대로 못 하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언어를 잘 다루는 능력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교 자녀를 둔 엄마는 듣고 말하는 능력보다 읽고 쓰는 능력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야말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적기임을 기억해야 한다.


문해력 판단 기준은 교과서다

“교과서 읽기가 너무 어려워요. 몇 번을 읽어도 잘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3학년만 돼도 많은 아이들이 하는 말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것은 그 단어가 무엇인지는 아는데 문맥 안에서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고, 글이나 문장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초등학생에게 교과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모두 교과서에 있고, 교과서를 읽어야 지식이 쌓이고 공부하는 힘도 쌓인다. 교과서를 읽지 못하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교과서가 기본이라고 해서 매일 교과서를 소리 내어 읽으라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를 충실하게 학습해나가면 이후 고학년 수업과 연결되고, 문해력을 키워가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과서 대신 다른 훌륭한 교재로 문해력과 어휘력을 기르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초등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어휘는 모두 교과서에 들어 있다. 교과서에 나온 어휘를 충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아울러 교과서 어휘를 바탕으로 꾸준히 확장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교과서가 기본이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교과서를 대신할 만한 교재는 없지만, 교과서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책이나 자료는 많다. 이 자료는 교과서를 통해 습득한 어휘를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집에서 교과서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업 시간에 교과서 어휘를 충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초등학생이라면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만으로도 충분하다. 교과서를 정독하면서 수업에 집중한다면 초등학교 어휘력과 문해력,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그 학년에 맞는 어휘를 제대로 소화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엄마가 해야 할 일이다. 엄마의 관심과 응원이야말로 아이가 교과서를 바탕으로 문해력을 쌓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엄마의 대화법

초기 읽기 단계

“엄마가 읽어줄까?” : 듣는 독서를 시작하게 하는 말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귀로 이야기를 듣거나, 눈으로 이야기를 읽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자신의 눈으로 책을 읽는 데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아이가 책을 읽도록 도와줄 때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소리 내서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0세라도, 한글을 전혀 모르는 나이라도 가능한 독서 방법이라는 점에서 듣는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귀를 통해 들려주는 많은 이야기는 아이의 생각 주머니를 키운다. 귀를 통해 들은 의미 있는 이야기는 아이가 글을 배워 눈으로 글자를 보게 될 때 이해의 폭을 넓힌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귀를 통해 머릿속에 소리, 음절, 어미, 연음을 받아들여 어휘를 형성한다. 그런 후에 어느 순간 아이는 해당 어휘의 배경지식이 포함된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게 된다. 아이가 직접 경험으로 배울 수 있는 어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있을 때까지 그냥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듣는 독서 없이 아이의 경험을 넓히기는 어렵다.


듣기 이해력은 읽기 이해력을 키워주는 토대가 된다. 아이와 책 사이에 즐거움이라는 연결 고리가 생기는 것은 물론, 책 읽는 과정을 통해 아이와 엄마가 함께 배운다. 무엇보다 책을 매개로 엄마와 아이가 연결되고 정서적 교감과 안정성을 갖게 되는 것은 아이의 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책을 통해 일상생활 수준을 넘어서는 어휘, 즉 고급 어휘를 배울 수 있다는 면에서 문해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 듣기와 읽기 수준이 같아지는 중학교 2학년 전까지는 읽기보다 듣기를 통해 더 쉽게 글의 내용을 받아들인다. 즉 아이가 혼자서 읽을 때는 이해하지 못할 복잡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을 때는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 큰 아이라 생각할지라도 책을 읽어주어야 할 이유는 좀 더 명확해진다.


읽기 독립 단계

“소리 내어 읽어볼까?” : 듣기와 읽기를 함께 촉진하는 말

책 읽는 과정은 뇌의 다양한 부품을 연결하는 것과 같다. 읽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뇌 작용이 이루어진다. 아이는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다양한 뇌구조를 합치고 읽기에 필요한 뇌 구조를 만들어 비로소 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소리를 듣는 청각(음운론), 소리 언어를 문자 언어로 해독하는 뇌의 프로세스, 의미나 문법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통사론), 문자 형태를 파악하는 시각, 이를 기억하고 저장하기 위한 메커니즘, 그리고 가장 고차원적 추론까지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질 때 읽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리 내어 읽는다는 것은 뇌의 더 많은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다. 눈으로 읽는 글자를 소리로 내는 활동도 함께 수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렵게 느껴지는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 좀 더 쉽게 이해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책 읽기 방법은 음성 언어로 들었을 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스스로 읽는 것이다. 사회과학 용어 등 어려운 단어는 일상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금방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책을 소리 내어 읽기 전에 우선 어려운 개념어는 풀어서 설명해주고 아이가 자신의 말로 설명해보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어휘가 어려우면 제대로 읽기가 더욱 막막해진다.


독서 감상 단계

“엄마가 먼저 말해볼까?” : 독서 감상의 예를 보여주는 말

초등학교 시기에는 독서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3~4학년은 책 읽는 능력이 양적·질적으로 변화하는 시기다.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내용도 쉽고 분량도 적고 그림이 많은 책 위주로 읽지만 3학년 무렵이 되면 등장인물이 많고 사건도 복잡하며 분량도 많은 책을 읽게 된다. 초등학교 3~4학년 때 이런 책을 잘 읽어내지 못하면 고학년 때 더 어려운 책을 읽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시기는 고비인 동시에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앞으로 맞이할 험한 봉우리를 넘어갈 수 있는 베이스캠프를 세우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꾸준히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책을 좋아하고 잘 읽지만 내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어려워하는 아이가 많다. 감상을 이야기하기는 더욱 어려워한다. 따라서 아이에게 “무엇을 느꼈어?” 또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등 이야기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바로 질문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되도록 피한다.


대신 원칙이 있다. 우선 “어떻게 생각해?”와 같은 질문을 시도해 본다. 아이에게는 오픈형 질문이 꼭 필요하다. 이런 질문을 듣고 생각해보고 답을 떠올려보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엄마가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오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엄마가 대답하는 것을 들려주는 모델링에서 출발한다. 그것을 듣고 ‘아, 저렇게 대답할 수 있구나’ 하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엄마의 말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세상의 모든 언어를 아이의 어휘로 만드는 엄마의 대화법

어휘 기본 단계

“엄마가 설명하는 게 뭘까?” : 단어 뜻을 추측해보게 하는 말

어휘력은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둥과 같다. 벽돌과 시멘트가 집을 짓는 기초 자재이듯 어휘력은 언어 능력과 학습력, 문해력의 기초 도구다. 따라서 어휘력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영어 단어는 열심히 외우면서 우리말 단어는 등한시한다. 그러다 빠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늦어도 고등학교에 가서 어휘력에 발목이 잡힌다는 것을 느낀다. 일반적으로 어휘에 취약한 가장 큰 이유는 모국어라고 방심하기 때문이다. 매일 우리말로 대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책을 읽고 방송을 보고 듣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 어휘력을 갖추게 된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어휘력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글을 읽고 쓸 때는 다르다. 전체 글에서 뜻을 아는 어휘의 비중이 80퍼센트가 안되면 제대로 소화하기 어렵다. 모르는 어휘가 많을 때 다음 문장으로 쉽사리 넘어가지 못한다. 글이 길수록 전반적으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어휘력은 어릴 때부터 단어를 배우는 순간순간 쌓인다. 단어를 설명하는 능력이 곧 어휘력이기 때문에 어휘력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처음 의사소통 대상인 엄마가 함께 키울 수 있다.


* “OO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쉽게 어휘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단어 뜻에 대한 퀴즈를 내서 맞히게 하는 것이다. 언어가 빠른 아이는 5세부터도 가능하다. “토끼가 좋아하는 채소는 무엇일까?”, “네모 모양으로 생겼고, 안에다 더러운 옷을 넣고 세제를 넣으면 깨끗하게 빨아주는 기계는 뭘까?”와 같이 어떤 물건의 내용과 특징을 설명하고 아이에게 이것을 맞히게 한다.


* “이번에는 네가 문제 내볼래?”

엄마가 내는 문제의 답을 알아맞히는 것에 좀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는 아이가 문제를 내게 한다. 하나의 단어를 설명하려면 더 많은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이야말로 어휘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침대’라는 단어를 설명하려면 ‘잘 때 누워서 잠자는 곳’, ‘안방에도 있고 내 방에도 있는 것’, ‘밤에 잠잘 때 사용하는 가구’ 등의 표현을 써야 하는데 침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가지 단어를 결합해야 한다.


처음에는 엄마가 설명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 똑같은 문장을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아이는 하나의 단어를 설명하는 다른 방법을 찾게 될 것이고 점차 다른 어휘로 확장해나갈 것이다.


어휘 확장 단계

“엄마가 생각하는 걸 맞혀볼래?” : 게임으로 어휘를 늘려가는 말

단어 퀴즈는 어휘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이미 앞에서 밝혔다. 이 놀이는 어휘력을 키우는 초기 단계, 즉 5~6세만 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언어 놀이다. 그런데 어휘 심화 단계에서 고급 어휘로 확장해가는 아이는 새로운 방식의 어휘 게임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놀이가 스무고개와 장벽 게임이다.


스무고개는 호기심을 느끼는 아이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끌게 할 수 있는 놀이다. 생각하고 있는 단어의 특징을 하나둘 떠올리면서 점점 단어를 추론하는 형태다. 장벽 게임은 안에 숨겨져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만 듣고 알아맞힌다는 점에서 아이의 호기심만 유지된다면 훌륭한 놀이가 될 수 있다.


* “엄마가 생각하고 있는 거 맞혀볼래?”

아이를 이러한 어휘 게임으로 끌어당기려면 ‘한번 해볼까?’ 하는 의욕이 들게 해야 한다. 따라서 아이가 도전하고 싶게 만들고 관심을 가질 만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처음에는 엄마가 물건을 가리고 설명하면서 아이가 맞히게 하는 것이 좋다.


“이건 모양이 동그란 거야. 동그란 모양이 두 개 붙어 있어.”

“이건 하얀색이야.”

“모자도 쓰고 있어.”

“따뜻한 곳에 가면 녹아.”


처음에는 전혀 감을 못 잡던 아이가 점점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단서를 던진다. 엄마가 하는 설명을 듣고 처음에는 전혀 다른 답을 말하다가 “눈사람”이라고 답을 맞히게 하는 것이다. 엄마는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특징을 이야기해야 한다. 아이가 답을 맞히게 하는 것이 이 놀이의 목표다.



생각을 잘 표현하는 아이로 만드는 엄마의 대화법

쓰기 시작 단계

“조금만 써도 괜찮아.” : 쓰기의 부담을 덜어주는 말

*“두 줄이나 세 줄만 써볼까?”

아이가 처음 글을 쓴다면 한 줄 쓰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여러 줄의 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여러 줄, 종이 한 장 가득 채워 넣는 것을 기대하지 말고, 처음 쓰기를 시도할 경우 두 문장만 쓰더라도 잘했다고 칭찬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첫술은 다음 숟가락을 들게 하는 힘이 된다. 스스로 쓰는 한 줄 혹은 두세 줄도 칭찬해주는 엄마의 태도가 다음 글쓰기를 유도할 수 있다.


쓰기 도전 단계

“뭐가 제일 좋았어?” : 평범한 글감을 특별하게 만드는 말

* “오늘 다녀온 곳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곳은 어디야?”

여행 중의 이야기를 일기로 쓰는 경우라면 아이에게 관심 있던 것 혹은 재미있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도록 한다. 엄마의 생각에 아이를 맞추는 것은 금물이다. 내가 관심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 아이가 이것만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더라도 아이는 관심이 없을 수 있고, 생각하기 싫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어떤 것이 좋았는지,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질문을 던져보자.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출발할 수 있다.


본격 쓰기 단계

“네가 좋아하는 ○○를 써볼까?” : 아이가 신나게 쓰도록 자극하는 말

무엇인가를 신나게 해본 경험, 그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완성해본 경험이 한두 번만 있더라도 자신감이 붙는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그렇다. 처음에는 더디더라도 익숙해지고 그것을 신나게 해본 경험이 쌓이면, 예전에 더뎠던 기억은 사라지고 ‘왜 이걸 어려워했을까’ 하게 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글쓰기에 빠졌던 경험, 이런 경험이 쌓여 자신감이 생긴다면 이후 글쓰기는 문제없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 시기에 맞게 기본적인 어휘력, 문해력이 쌓이고 그것을 쓰기에 반영할 수 있다면 글쓰기에 날개를 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읽기에 집중이 필요하듯이 쓰기에도 몰입이 필요하다. 아이가 몰입해서 글을 쓰는 동안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무슨 내용을 어떤 종이에다 어떤 자세로 쓰고 있든지 그냥 내버려두어야 한다. 아이가 쓰기에 몰입하는 순간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쓰는 것이다. 읽기처럼 쓰기에도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고, 그것에 대한 배경지식과 정보, 경험이 쌓이게 만드는 것은 필수다. 쓰기 집중 단계에서도 글쓰기 전 기본 정보를 얻기 위해서 엄마와의 대화는 여전히 필요하다.


대신 아이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글을 쓰기 위한 준비를 시도해보기도 한다. 조금 미숙하더라도 스스로 자료를 찾고, 다른 책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격려해준다. 물론 도움을 요청하면 받아주고 이전에 하던 대로 다양한 대화를 시도하며 아이의 생각 그릇이 풍부해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제 쓰기 문해력을 충분히 갖추었기 때문에 쓰기에 날개를 달 것이다.


* “뭐든 좋아. 네가 정해서 써볼까?”

주제도 소재도 내용도 그동안 엄마가 돕고 가이드했다면 이제는 아이에게 주도권을 넘긴다. 그리고 아이가 어떤 것을 쓰든지, 내용이 아무리 유치하고 소박하더라도 기다리고 여유 있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떡볶이를 좋아한다면 떡볶이 만들기에 대해 써보라고 해도 좋고, 아이돌 그룹이나 유튜버를 좋아한다면 그 사람에 대해 써보라고 해도 좋다.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소재라 하더라도 몇 줄 쓰면 쓸거리가 없다는 것을 아이는 금방 알게 된다. 이럴 때 그동안 글쓰기 전에 엄마와 연습했던 여러 방법을 떠올리게 된다. 만약 내용을 채워서 충분히 쓸 수 있다면, 이미 그 주제에 대해 충분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므로 그 역시 의미가 있다. 좋아하는 특정 주제로 아이가 충분히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열심히 쓴 글인데 한번 내볼까?”

학교에서 열리는 백일장 같은 행사에 아이의 글을 한번 내보게 하는 것도 좋다. 학교에서 보내는 가정통신문이나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보면 심심치 않게 글짓기 대회가 열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의 글이 다른 곳에서 인정받는다면, 아이가 글쓰기에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당선되지 않더라도 대회에 글을 냈다는 것 자체가 완성된 글을 써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을 글이라는 매개체로 표현하고, 그것을 풍부한 어휘와 경험으로 녹여내는 소중한 경험을 아이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이런 경험을 통해 쓰기 능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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