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교실

   
양경윤 외
ǻ
쌤앤파커스
   
15800
2021�� 07��



■ 책 소개


아이들과 교실이 달라지는 가장 강력한 한마디, “고마워!”

코로나19로 완전히 달라진 학교, 특히 초등 아이들은 공감능력, 사회성, 자존감, 협동심을 배울 기회가 사라졌다. 2년의 공백 기간에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귀중한 것들을 어떻게 길러주어야 할까?

베스트셀러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로 대한민국에 감사일기 열풍을 불러온 양경윤 수석교사는 일상에서 ‘감사함’을 찾고 느끼고 표현하는 시도를 교실로 옮겨 ‘고마워 교실’ 커리큘럼을 만들고 전국의 수많은 초등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하면서, 우리나라 초등교실의 풍경을 바꾸어놓았다. 그 기적 같은 이야기를 《고마워 교실》로 펴냈다.

■ 저자
양경윤
현재 경남 초등수석교사로 재직 중이다. 교사와 학생 모두 행복한 교실에서 학력 신장 및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배움 중심 수업 현장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하브루타 질문수업’으로 대한민국 교실의 온라인, 오프라인 어디에서도 잘 구현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또한 ‘고마워 교실’을 통해 교사의 행복한 수업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업 프로그램을 구현하였다.

티처빌 원격연수원의 원격연수 강사로 활동 중이다. ‘하브루타 질문수업’, ‘교수평일체화’, ‘자기주도학습’, ‘리더십 교육’, ‘독서 교육’, ‘하감미소로 행복교실 만들기’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교사연수만이 아니라 학부모교육으로 ‘초등 감사함 수업’, ‘자녀를 위한 행복 컨설팅’, ‘하브루타로 책 읽기’ 등의 강의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저서로는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 《초등 감사함 수업》, 《하브루타 질문수업》, 《교실이 살아있는 질문수업》, 《하브루타 질문수업에 다시 질문하다》, 《온라인학습이 즐거운 원격질문수업》이 있다.

인스타그램 thanksmagic_w

김미정
초등학교 교사로 어린이라는 세계를 존중하며 ‘고마워’가 가진 힘을 매일 느끼고 있다. 도덕 교과서 집필위원으로 참여하였으며 수업연구대회 1등급, 수업 연구교사 및 수업 나눔교사로 수업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또 그림책 강의를 비롯하여 각종 연수 강사로 배움 중심 수업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를 독자로서 접한 뒤 감사일기를 매일 쓴 지 7년 차가 되었다. 감사로 삶을 곱게 물들이고, 가족, 학생들, 학부모, 동료 선생님들, 친구들에게 감사가 가진 힘을 전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happymj2020

■ 차례
프롤로그 _ 고마워 교실을 열면서

Part 1. ‘고마워 교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걸림돌과 디딤돌
눈 앞에 펼쳐진 교실 붕괴 | 걸림돌 아니고 디딤돌 | 고마운 존재로서의 아이들

고마워 샤워
선생님 먼저 “수리수리마하수리 얍!” | ‘소소감’, 작지만 소중한 감사

‘고마워’도 작심삼일?

고마움 찾기 놀이
감정도 습관이다 | 우리 교실 감사함 찾기 미션 | 매일 아침 고마움으로 시작하는 하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워
우리 반 1호님의 감사 | “안 친한 친구에게 전할 고마움을 어떻게 찾죠?”

고마워로 성장하는 나
지금의 나 vs. 5년 전의 나 | 내 삶을 바꿔준 감사라는 이정표

감사에너지로 변환하다
어느 교실에도 완벽한 아이는 없다 | 고작 고마워 하나로 감사에너지가 생길까? | “감사 DJ에게 사연과 신청곡을 보내주세요!” | 100점보다 더 소중한 것

집에서 함께하는 감사에너지 페어링하기
고마워 주파수 맞추기

고마워 4종 세트로 행복에너지 연결하기
하루 100번 고마워 샤워 | 고마워 미소 + 고마워 기지개 | 고마워 안아주기

Part 2. 교실이라는 세계
비대면 교육이 시작된 교실
새로운 교실, 금세 적응한 아이들 | 교사와 학생이 존재해야 열리는 세계 | 공감의 교실, 회복탄력성의 교실

누구나 노바디가 아닌 섬바디입니다
노바디, 아무것도 아닌 사람 | 교실이라는 새로운 여행지 | 교실수업은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

고마워 교실의 파워에너지
이겨놓고 시작하는 게임 | 위력과 참된 힘 | 감사의 파워에너지

‘고마워 샤워’로 시작하는 교사의 언어
조건 없는 고마움 | 방어기제는 보이지 않는 칼 | ‘애·교·감’으로 말해요 |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아이들 | 단어 하나도 긍정적으로 | 해야 할 것에 초점을 맞추는 교사의 언어 | 감사와 기쁨으로 마음의 꽃밭을

교사가 둘러주는 고마움이라는 울타리
존중의 교실 | 진달래를 꺾어온 아름다운 마음 | 잘못된 도덕적 검열 | 고마움의 울타리를 넓히는 법

삶의 태도가 결정되는 부모의 울타리
큰 나와 작은 나 | 부모도 부모가 처음이라 | 아이들의 우주를 넓히는 일

인정과 신뢰를 담은 부모의 언어
올바르게 지지하고 공감해주는 부모의 말하기 | 마라교주와 하라교주 | ‘고마워’로 자존감을 올리기

Part 3. 고마워로 만들어가는 행복 교실
1단계: 고마워 종합선물세트
동료 선생님, 함께해주어 고맙습니다 | 고마워 기지개 켜기 | 1일 5회 거울 보고 미소 짓기 | 고마워 알림장 쓰기

2단계 : 소소감 찾기 놀이
다양한 관점에서 감사함 찾기 놀이 | 감사함 찾기 10가지 주제 | 미리 고맙습니다 | 소소감, 행운을 담는 감사일기 쓰기

3단계 : 버츄 연결 수업으로 친구에게 감사 표현하기
“친구야, 고마워!” 말하기 | 고마워 주고받기 리액션 | 친구야 고마워 놀이

4단계 : 나, 너, 우리, 함께
고마워 학급 경영 꿀팁

집에서도 ‘고마워 놀이’로 놀아요
소소감 찾기 놀이 | 소소감 보물 그리기 놀이

모든 감정을 받아주는 감사일기
우리 가족 감사일기 쓰기 | 스스로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 비교하기 vs. 미리 보기

Part 4. 그림책과 함께하는 고마워 교실
가시가 없다면 나도 웃을 수 있을까?
애정 결핍 가시 소년 | 아이들은 답을 알고 있다.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나도 너도 별 | 교사인 나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단어수집가가 된다면 어떤 단어를 모을까?
‘단어수집가’가 되어봅시다 | 낱말 공장 나라 | 띠 빙고 단어놀이

우리 가족은 어느 별에서 왔을까?
화성인, 금성인 그리고 지구인 | 가족의 비타민, 그림책

내일로, 내일로 자꾸만 미루면?
우리 가족부터 실천해요
지구야, 고마워!

에필로그 _ 더 많은 교실과 가정에 고마움을 담아

 




고마워 교실


‘고마워 교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걸림돌과 디딤돌

그해 3월을 떠올리면 지금도 한숨이 나옵니다. 새 학교로 옮겨 희망과 상관없는 학년을 배정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기존에 계시던 선생님들은 단 한 명도 그 학년을 희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매일 OO이가 나오는 악몽을 꿨어요.”

“OO이 때문에 병가나 휴직을 생각하는 선생님이 많으셨는데...”

“OO이 부모님은 진짜 이상해요. 1년 내내 선생님을 괴롭힐 수도 있어요.”


교직생활을 10년 넘게 했지만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라 놀랐습니다. 아직 학생들을 만나지도 않은 2월에 학생에 대해 이런 말을 쏟아내는 동료 선생님들도 이상해 보였습니다. 아무리 무섭게 야단을 치고, 어르고 달래고 소용이 없었다는 지난해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지만,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낙관도 있었습니다.


‘그래 봐야 11살밖에 안 된 아이인데 뭘...’


지금 돌아보면 그때까지는 교사생활을 하면서 제가 의도하는 대로 아이들이 잘 따라왔기에 오만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를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누가 인정해주어서 그렇다기보다 교사로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는 늘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저의 믿음과 딴판이었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교실 붕괴

드디어 3월 첫날, 교실에 들어가니 이미 남학생 2명이 머리카락을 쥐어 잡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새 학년 첫날, 선생님을 만나기도 전에 싸우고 있는 학생들은 처음 보았습니다. 웃으며 첫인사를 할 새도 없이 싸우는 아이들을 뜯어말리며 새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왜 선생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바로 이해가 되었고, 앞날이 캄캄해져서 우울했습니다.


그런데 비단 1~2명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26명 중 3~4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아이가 싸움닭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억울하고 속상한 것이 많은지 수시로 우는 아이도 있었고, 자기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친구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고래고래 악을 쓰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심각하게는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아이, ADHD 치료약을 먹고 있는 아이, 학습도움반 아이까지 있었습니다.


뉴스에서 이런 장면을 ‘교실 붕괴’라고 하던데, 바로 제 눈앞에 그런 교실이 펼쳐질 줄 몰랐습니다. 이쪽에서 친구들이 싸워서 갈등을 해결해주려고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다른 쪽에서 또 싸웠습니다. 한마디로 ‘멘붕’ 그 자체였습니다. 말썽을 부리는 학생이 1~2명만 있다면 온 에너지를 쏟아 그 아이들을 챙겨주면 될 것 같은데 이렇게나 많은 말썽꾸러기들을 데리고 1년을 어떻게 꾸려갈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걸림돌 아니고 디딤돌

3월 한 달이 다 지나갈 무렵, 너무 힘들어 수석선생님께 멘토링을 요청했습니다.


“미정 선생님, 그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걸림돌인가요?”


걸림돌이라는 낯선 단어가 이상하게도 그 순간 찰떡같이 어울립니다. 걸림돌은 제가 가는 길을 방해하는 돌이기 때문에 치워야 합니다. 저 아이들만 없으면 교실은 평화로워질 것이고, 저 또한 편안하고 행복할 것입니다. ‘저 아이들이 우리 반의 걸림돌이지’라고 저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성적인 자아는 교사라면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고개를 젓고 있었습니다. 잠시나마 아이들을 걸림돌이라고 생각한 제가 부끄러웠고, 아이들에게 미안해졌습니다.


“실은 그 아이가 걸림돌이 아니고 디딤돌이지 않을까요?”


수석선생님의 한마디에 저는 말을 잃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고마운 존재로서의 아이들

“지금 선생님이 힘들다는 건 반 아이들도 힘들다는 뜻이에요. 세상에 일방적인 것은 없어요. 단지 표면으로 드러나는지 안 드러나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아, 맞습니다. 우리 반에 있는 다른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사실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몇몇 아이들도 표면적으로는 다른 아이들을 다치게 하고 있지만, 그들도 아픈 아이들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요? 이제 고작 11년을 살아내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아직 빛나는 원석인데 제가 그 아이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 이미 만들어진 빛나는 보석이 아니라 원석 그 자체. 원석을 갈고 다듬어 줘야 하는 존재가 바로 교사인 우리들이고요. 원석은 수없이 갈고닦아 연마해야 보석이 됩니다. 생각해보니 아이들만 연마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교사인 저도 함께 연마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걸림돌과 디딤돌은 천양지차입니다. 교사가 ‘이 학생은 내 인생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면 그 학생을 어떻게 대할까요? 생각만 해도 인상이 찌푸려지고 보기 싫어집니다. 걸림돌의 뜻처럼 그 아이는 우리 교실에서 치우고 싶은 존재가 되는 것이지요.


반면 디딤돌이란 디디고 다닐 수 있게 드문드문 놓은 평평한 돌입니다. 즉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돌이지요. 저를 힘들게 하는 사고뭉치들이지만 교사로서 제대로 공부해보라고 도와주는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우리 인생의 디딤돌이자 스승님이 될 수도 있다는 수석선생님의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습니다.


“그 아이들을 ‘고마운 존재’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미정 선생님은 감사가 가지는 파워풀한 에너지에 대해 잘 알고 있잖아요. 그것을 교실의 아이들과 함께 나눠보는 것은 어때요? 지금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의 감사에너지도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저런 고민들이 떠올랐지만 잠시 접어두고 수석선생님이 알려준 미션을 수행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 ‘고마워 샤워’부터 시작해보는 거야.”


고마워 샤워

수석선생님과의 멘토링 후 마음에서 ‘걸림돌’이라는 단어를 제거하고 ‘디딤돌’이라는 단어로 바꿔 넣었습니다. 학생들을 감사와 사랑으로 대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얘들아, 선생님은 몇 년 전부터 감사일기를 매일 쓰고 있어. 그런데 학교에서 아이들과 감사일기를 쓰거나 고마움을 주제로 수업해본 적은 없어. 하지만 오늘부터 예쁜 너희들과 함께 ‘고마워 교실’을 운영하고 싶어. 오늘은 ‘고마워’로 시작하는 1일이란다.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새끼손가락으로 약속을 하는 모습을 흉내 내면서 부드럽게 인사하니 아이들이 저를 이상하다는 듯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하하하! 당연합니다. 어제까지 딱딱한 표정으로 잔소리를 쏟아붓던 담임선생님이 갑자기 이렇게 다정하게 말하니 얼마나 이상했을까요?


오늘부터 1일.

오늘부터 고마워 1일.


“고마운 것을 느끼면 고맙다고 말을 하는 거란다. 함께해보자.”


선생님 먼저 “수리수리마하수리 얍!”

수석선생님께 받은 첫 번째 미션은 ‘고마워 샤워’였습니다. ‘고마워’라는 말을 하루에 100번 이상 아이들에게 사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고마워’라고 말하라고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교사인 제가 하루에 100번, 아이들에게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교사가 먼저 말하지 않고는 아이들이 배우기 어려우니 아이들에게 무조건 많이 들려주라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선생님 혹은 부모님은 하루에 몇 번이나 “고마워!”라고 말하시나요?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과연 몇 번이나 “고마워!”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수업시간에 태도가 정말 좋았어요.”

“수업시간에 좋은 태도로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두 문장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고마워요.”라는 단어 하나가 들어감으로써 아이들은 스스로가 한 행동에 대한 감사함을 되돌려 받게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행동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한 가지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는 인식입니다.


고마움 찾기 놀이

감정도 습관이다


‘감정은 습관이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가는 정신과를 전공하고 환자들을 만나오면서 감정도 습관이 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합니다. ‘감정 습관’이란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진 감정을 습관처럼 자꾸만 선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감사한 감정을 느낀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감사함을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감사함이라는 감정도 경험을 해봐야만 비로소 눈을 뜨게 됩니다. 아직 감사함을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제가 아무리 하루에 100번씩 ‘고마워 샤워’를 경험시켜준다 한들, 아이들의 감정 습관이 단기간에 바뀔 리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한참 고민하고 있을 때, 수석선생님이 저에게 준 두 번째 미션은 우리 삶에 녹아 있는 고마움을 찾아내는 놀이였습니다.


우리 교실 감사함 찾기 미션

저는 감사함 찾기를 어떻게 하면 놀이처럼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교실 활동을 만들고 수업시간에 수행해 보았습니다.


*우리 교실 감사함 찾기

미션 주제: 우리 교실의 감사함을 짝과 함께 10개 찾아오기

미션시간: 20~30분, 교실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시간 조정.


처음에는 아이들 대부분이 머뭇거렸지만, 한편에서 어떤 아이들은 시작하자마자 10가지도 넘는 감사함을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사물에 관심을 가지니 교실의 모든 사물에서 감사함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우리가 앉을 수 있는 튼튼한 바닥이 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한 명이 말하자 여기저기서 “어 맞네! 이 바닥이 약했으면 다 무너져서 우리가 다쳤을 텐데! 듣고 보니 우리 교실 바닥은 진짜 튼튼하네!”


평소에 교실 바닥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교실 바닥이 감사한 존재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창문 덕분에 햇빛과 바람이 솔솔 들어와서 감사합니다.”


창문이 없었다면 어찌할 뻔했을까요?


교실을 가득 채운 왁자지껄한 소리에는 전부 “고맙습니다”가 담겨 있었습니다. 말부터 하고 글로 작성하게 한 덕분에 그 30분간은 선생님이 학생에게 해주는 말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해주는 ‘고마워’를 들으면서 즐겁게 활동했습니다.


아이들은 교실에 있는 책상, 의자, 선생님, 친구들은 기본이고 시계, TV, 컴퓨터, 칠판, 분필, 공기, 쓰레기통, 히터, 에어컨, 작품 게시판, 문, 휴지 등 정말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것까지 감사함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곧바로 감사함이 내면화, 체질화되지는 않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물건들이 이렇게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잠시 인식해본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교실에 고마운 물건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다양한 관점을 갖고 결과적으로 교실 생활도 달라집니다.


매일 아침 고마움으로 시작하는 하루

교실에 대한 고마움 찾기 활동을 했을 뿐인데 아이들이 교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 듯했습니다. 그렇다면 등교하자마자 고마움 말하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하루의 시작부터 뭔가 더 좋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침에 있었던 감사함 말하기, 등교할 때 고마운 점 말하기 등으로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예상과 달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대부분 비슷비슷했습니다.


그래서 수석선생님의 책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 뒷부분에 나오는 ‘감사함을 찾는 20가지 방법’을 활용해보기로 했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예시들을 참고하면서 아침마다 주제별로 고마운 점 말하기를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마다 싸우는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던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고마운 점 찾기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모습을 볼 때는 천사의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는데, ‘아침 고마움 말하기’를 하자 아이들 뒤에 숨겨져 있던 천사의 날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교실이라는 세계

비대면 교육이 시작된 교실

코로나 19로 각급 학교는 갑작스럽게 비대면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강제로 공부하는 방식을 바꿔야 했죠. 처음에는 준비가 덜된 탓에 낯설고 힘들었지만, 그것도 하다 보니 나름대로 익숙해졌습니다. 장점과 단점을 두루 살펴볼 겨를도 없이 비대면 교육은 교실의 세계로 완전히 들어와 버린 것입니다.


공감의 교실, 회복탄력성의 교실

학교는 지식과 관계를 배우는 곳입니다. 전통적인 개념에서 학교는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었습니다. 학교에 가야만 지식을 전달해줄 교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가면 사람과 사람이 만납니다. 만나서 대화하고 함께 생활하면서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낍니다. 그러다 갈등도 생기고, 서로 다름을 알게 됩니다. 서로 다름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조절하는 법도 익히고 공감능력도 키웁니다.


그런데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접촉이 줄어드니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능력도 줄어드는 듯합니다. 마스크를 쓴 채 대화하면 입 모양도 보이지 않고 상대방의 표정을 읽어내기도 어렵습니다. 언어뿐 아니라 다양한 소통법까지도 잊혀지는 게 아닐까요? 그러다 보니 최근 들어 부쩍 아이들의 대인관계 역량이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번갈아 하다 보니 거기서 불안을 느끼는 아이들도 많아졌습니다. 학교에 오면 방역에 대한 불안으로 친구들과 맘껏 뛰어놀 수도, 수다를 떨 수도 없습니다. 원격수업을 하는 날은 집 안에만 있으니 답답합니다. 자신의 일상은 온통 답답하기만 한데, 온라인 세상에서는 다양한 정보가 쏟아집니다. SNS에서는 남들의 행복한 일상, 자랑거리들이 넘쳐나고, 그걸 보고 있자니 상대적 박탈감이 풍선처럼 부풀어 감정을 조절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나가기 위해 교실 세계에서는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더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부정적인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교실이 되어야 합니다. 


삶의 태도가 결정되는 부모의 울타리

아이들의 우주를 넓히는 일

동물과 달리 사람은 양육기간이 무척 깁니다. 최소 20년은 걸리죠. 발달단계마다 부모가 해주어야 할 것도 다릅니다. 유아와 초등이 다르고, 중고등은 더욱 다릅니다. 단계마다 새로운 고민들이 한 보따리씩 생겨납니다. 단계별로 배우고 익혀야 할 지식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울타리를 넓게 만들고 그곳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성장하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울타리가 넓어야 아이들이 안정감을 가진 채로 마음껏 부딪혀보고 날개를 파닥거리며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우주는 가정입니다. 가정에서 학교로, 그리고 사회로 나아갑니다.


인정과 신뢰를 담은 부모의 언어

가정에서 아이들은 언제 가장 행복할까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존중받을 때 행복합니다. 지금 자신이 머무는 공간이나 함께 하는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면 받을 수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지요. 사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부모님은 아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신뢰감과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른들이 무엇을 제공해주느냐가 아니라 아이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입니다. 아이들의 인식에 따라 그 울타리의 크기와 영역에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그 울타리의 사이즈가 큰지 작은지는 자녀들도 잘 모릅니다. 표현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울타리가 좁고 힘들고 불안하다는 것을 그저 느낌으로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표출할 뿐입니다. 그러면 부모님은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잔소리를 합니다. 그 잔소리를 들으면 아이들은 더 불안해지죠. 결국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울타리는 점점 더 좁고 불편해집니다.


현재의 상태를 누군가가 진단해주기 어렵다면, 이 책으로 울타리의 전반적인 수리와 리셋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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