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투

   
심미경
ǻ
서사원
   
14500
2021�� 01��



■ 책 소개


“아이는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엄마의 말투에서 배운다!”

이 책은 미술교육자, 재활심리 미술치료 전공자, 상담사로서 20여 년간 현장에서 경험한 필자의 공감소통 관련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필자는 글과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고 마음이 단단해지도록 도왔다. 나아가 재활심리 미술치료와 협동중심 미술치료를 통해 아이들의 사회 적응력을 도울 방법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10년간, 엄마들의 다양한 양육 태도와 말투를 경험하며 아이들의 마음 이야기를 듣고 돕는 상담사 역할을 하면서, 엄마의 말투가 아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했다.

엄마가 말을 예쁘게 한다는 것은 말로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고운 말에는 배려와 사랑이 담겨 있다. 그 배려와 사랑으로 아이의 말을 잘 들어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해야 한다. 또 자신과 아이의 감정을 헤아려 마음씨 좋은 말로 예쁘게 전달해야 한다. 결국 엄마의 말투는 겉으로만 꾸며진 솜씨 좋은 말이 아니라 마음씨와 만나 만들어진다. 그래야 아이의 공감을 끌어내고 진정한 소통을 느낄 수 있다.

■ 저자 심미경
지감성장(知感成長)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온 지 19년이 되었습니다. 좌충우돌 두 아이를 키우며 끊임 없이 공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년,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미술교육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을 돕고 싶었습니다. 고민 끝에 재활심리 미술치료를 전공하고, 협동중심 미술치료를 통한 아이들의 사회적 기술 향상을 돕는 연구 논문을 썼습니다.

그리고 10년, 엄마들의 다양한 양육 태도와 말투를 경험하며 아이들의 마음 이야기를 듣고 돕는 상담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부, 부모, 자녀 그리고 각 개인의 성장을 돕는 교육을 연구하는 ‘한국지감성장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3년차 엄마들의 성장을 돕는 행복을 꿈꾸고, 행복을 가꾸는 엄마들의 모임 ‘행꾸맘의 지감성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공감소통은 순환이 되어야 함을 깨닫고 ‘공감순환법’이라는 소통법을 연구하고 정리했습니다. 엄마의 말투를 변화시키는 ‘공감순환법’으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태아부터 성인까지 모두의 성장을 돕는 ‘성장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래 이메일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s.mk.jigam

■ 차례
프롤로그_아이는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엄마의 말투에서 배운다

1장 공감받고 자라지 못한 엄마라서 공감하지 못하는 엄마가 됐다
내가 부족해 공감순환대화법을 궁리했다
엄마가 꾸린 가정은 작은 사회다
엄마 자신과의 공감순환대화법의 위력
적절한 마음의 거리두기도 공감이다
애정결핍에도 공감이 명약이다

2장 온전히 듣는 경청의 말투
공감하려면 경청해야 한다
PRACTICE 1 삼비 쓰리견 세시 내려놓기
경청은 듣는 것이 아니라 내어주는 것이다
경청은 힘이 세다
적극적으로 끝까지 들어야 한다
PRACTICE 2 인사하기

3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인정의 말투
엄마의 인정이 Yes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감성의 눈으로 바라보면 문제아는 없다
PRACTICE 3 애칭 만들어 부르기
감정을 인정해줄 때 아이는 달라진다
PRACTICE 4 인정과 훈육 구분하기
엄마는 세상에서 누가 제일 사랑스러워?
주고 싶은 사랑과 받고 싶은 사랑
인정은 변화와 성장의 원동력이다

4장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인지의 말투
엄마는 무엇을 원하는가?
PRACTICE 5 엄마 감정 인지하기
감정 인지능력도 훈련이 가능하다
화가 나는데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까?
엄마가 원하는 것인가, 아이를 위하는 것인가

5장 내 마음을 전하는 전달의 말투
엄마가 말하지 않으면 아이는 알지 못한다
나 전달법으로 전하자
아이가 잘못한 순간이 마음을 전달할 기회다
희생하지 않는 엄마가 아름답다

6장 눈만 마주쳐도 아이 마음을 읽어내는 엄마의 말투
노을은 해님이 주는 마지막 선물이에요
PRACTICE 6 아이의 언어로 질문하기
아이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엄마
PRACTICE 7 자기공감이 먼저다
엄마가 변해야 할까, 아이가 변해야 할까?
PRACTICE 8 엄마 변화 시작하기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엄마의 태도

에필로그_엄마의 노력은 세상의 말투를 바꾸어놓는다
엄마 자신과의 공감순환대화법의 위력
적절한 마음의 거리두기도 공감이다
애정결핍에도 공감이 명약이다

2장 온전히 듣는 경청의 말투
공감하려면 경청해야 한다
PRACTICE 1 삼비 쓰리견 세시 내려놓기
경청은 듣는 것이 아니라 내어주는 것이다
경청은 힘이 세다
적극적으로 끝까지 들어야 한다
PRACTICE 2 인사하기

3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인정의 말투
엄마의 인정이 Yes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감성의 눈으로 바라보면 문제아는 없다
PRACTICE 3 애칭 만들어 부르기
감정을 인정해줄 때 아이는 달라진다
PRACTICE 4 인정과 훈육 구분하기
엄마는 세상에서 누가 제일 사랑스러워?
주고 싶은 사랑과 받고 싶은 사랑
인정은 변화와 성장의 원동력이다

4장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인지의 말투
엄마는 무엇을 원하는가?
PRACTICE 5 엄마 감정 인지하기
감정 인지능력도 훈련이 가능하다
화가 나는데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까?
엄마가 원하는 것인가, 아이를 위하는 것인가

5장 내 마음을 전하는 전달의 말투
엄마가 말하지 않으면 아이는 알지 못한다
나 전달법으로 전하자
아이가 잘못한 순간이 마음을 전달할 기회다
희생하지 않는 엄마가 아름답다

6장 눈만 마주쳐도 아이 마음을 읽어내는 엄마의 말투
노을은 해님이 주는 마지막 선물이에요
PRACTICE 6 아이의 언어로 질문하기
아이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엄마
PRACTICE 7 자기공감이 먼저다
엄마가 변해야 할까, 아이가 변해야 할까?
PRACTICE 8 엄마 변화 시작하기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엄마의 태도

에필로그_엄마의 노력은 세상의 말투를 바꾸어놓는다

 




엄마의 말투


온전히 듣는 경청의 말투

공감하려면 경청해야 한다

가족치료의 창시자 버지니아 사티어는 ‘가정은 사람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정의했다. 나는 한 가정을 꾸려 자녀를 낳고 살아가는 모든 부모는 이 문장을 가슴에 새기고 곱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녀를 낳아 다듬어 가공하는, 사람을 만드는 공장.


가정은 똑같은 물건을 찍어내는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는 공장이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장인의 숨결과 손길이 닿는 귀한 공장이다. 이 공장의 두 공장장은 서로가 서로를 고치고 다듬고 손질하며 성장하고 합심해 새로운 사람을 선물로 받는다. 그리고 실수에 실수를 거듭하고 수정하고 고치고 다듬고 손질하는 여정을 거쳐 세상에 스스로 서서 나아가는 사람을 만든다. 공장장이 사람을 만드는 여정에 눈물과 땀을 섞어야만 온전히 서는 사람이 나온다. 그 눈물과 땀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고통과 감격의 눈물, 보듬고 챙기고 먹이고 입히고 세우며 흘리는 땀.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노고가 깃들어 있을까는 말로 다 설명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겁 없이 공부도 하지 않고 연습도 없이 선택한다. 준비 없는 선택은 더 많은 고통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렇게 훈련되지 않은 엄마가 공장장 노릇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면서 엄마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많은 경험을 한다. 그 경험들을 통해 똑같은 일을 마주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해결하게 된다. ‘아, 아이로 인해 성장하는구나. 그래서 아이를 낳고 기른 사람에게 진짜 어른이라고 하는 거구나.’ 그 과정에서 이런 깨달음이 생긴다.


엄마라는 이름이 너무나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생각을 조금 바꾸어보면 이 이름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축복을 누릴 기회를 준 아이에게 감사할 방법을 고민해본다. 가득 찬 욕구를 해소하는 상대가 아이가 되지 않아야 하며 온전히 아이의 색으로 빛을 발산하며 아름답게 빛나도록 돕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소소한 감정에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며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처음이 경청이다.


경청해야 공감할 수 있다. 추운 겨울에 발가락이 다 드러나는 샌들을 신고 나가겠다는 아이의 말을 유심히 듣고 공감하면 엄마는 따뜻한 부츠를 손에 들고 샌들 신은 아이와 함께 눈길을 걷게 된다. 맛도 없고 입에서 거치적거리는 당근이 먹기 싫다는 아이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면 당근을 갈아서 요리하는 수고를 기꺼이 감당한다.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떼쓰고 소리 지르며 우는 아이의 아우성을 마음으로 새기면 울음소리를 듣기가 쉽지는 않지만, 감정을 추스르도록 잠시 기다리게 된다.


그렇게 키운 아이는 서서히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하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멋진 성인으로 성장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인정의 말투

감정을 인정해줄 때 아이는 달라진다

인정과 훈육 구분하기

간혹 인정과 존중이 과하거나 바르게 실천하지 못하는 엄마들을 만납니다. 아이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며 올바르지 않은 행동까지 그대로 두다가 좋지 못한 습관이 생겨 바로잡기가 어려울 수가 있지요. 가르쳐야 할 것과 인정해야 할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화가 나거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들고 있던 물건을 쾅하고 놓는다든지 던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하기만 하면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기회가 없어집니다.


공감순환대화법(공순법)의 진행대로 화가 나는 감정은 인정한 후 아이 마음과 엄마 마음은 어떤지 인지하고 그 인지한 내용을 질문을 통해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해보세요.


“지아야, 지아 화났어? 속상한 거야?” (인정을 위한 질문)

“지아야, 지아가 왜 화가 났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어?” (엄마는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아이가 화가 난 이유가 궁금하다는 마음을 따뜻한 말투로 전하는 전달)

“지아야, 왜 화가 났는지 엄마가 알면 지아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아.” (아이가 왜 화가 났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돕고 싶다는 엄마 마음 전달)

“아... 그랬구나. 우리 지아가 화가 나서 장난감을 던진 거구나.” (인정, 여기서 인정은 행동이 아니라 화가 난 마음에 대한 인정)

“지아가 화가 나는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나 보다. 속상했겠어. 우리 지아.” (인정)

“지아야, 이리 와봐. 엄마랑 같이 장난감이 부서졌나 보자. 지아도 순간 화가 나서 던졌지만 장난감이 걱정될 것 같은데?” (전달)

“지아가 화난다고 물건을 던져서 엄마는 깜짝 놀랐어. 그렇게 하면 지아를 도와줄 수 없어. 앞으로 화가 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전달과 인지를 위한 질문)

“엄마는 앞으로 화가 나면 ‘엄마 지금 화가 나. 기분이 별로 안 좋아’하고 지아에게 이야기해줄게.”

(전달)

“엄마는 지아야, 지아도 화가 날 때 물건을 던지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화가 났다는 것을 엄마에게 알려주었으면 좋겠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전달과 질문)


아이의 감정은 뒤로하고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가르치기부터 하려들면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약해지고 마음에 분노(억울함 감정)만 쌓일지 모릅니다. 순간적인 상황에 엄마가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먼저 감정을 다스리는 모습으로 본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의 행동은 엄마나 어른들의 모습을 뻥튀기한 것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읽어 인정하고 꼭 바로잡는 전달의 과정을 실행하면 아이는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엄마는 아이가 귀여워서, 귀해서, 또는 귀찮아서, 우는 것이 속상해서, 시끄러워서라는 이유로 아이들의 나쁜 습관을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그 나쁜 습관을 고쳐보려 노력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더 떼쓰고 고집 부리도록 나쁜 습관을 강화시킵니다. 아이들이 떼쓰고 고집 부리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을 잘 알아차리는 ‘인지’가 되어야 아이의 나쁜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또 아이 상태에 대한 ‘인지’와 더불어 엄마의 마음이나 욕구에 대한 ‘인지’도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울며 떼쓰는 순간 엄마는 아이의 마음에 집중해야 하지만 주변 상황이나 남들 시선이 신경 쓰여 아이의 마음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은 아닌지, 엄마가 속상하고 힘든 이유는 무엇인지 등 엄마의 상태가 인지되어야 아이에게 엄마의 언어를 따뜻한 말투로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인지의 말투

감정 인지능력도 훈련이 가능하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 소연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면 모조리 자신도 하겠다며 욕심을 내곤 했는데 엄마는 소연이의 욕심이 너무나 반가웠다. 배우는 것마다 곧잘 따라 하면서 선생님의 인정을 받으니 엄마는 더 적극적으로 소연이의 배움을 지원했다. 그런 엄마의 등살에 소연이는 자신이 원해서 시작했지만 그만 멈추고 싶은 것도 어쩔 수 없이 이어 배워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배워야 하는 것은 늘어나고 체력은 따라주지 못해 감기를 달고 살기도 했다.


주변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어린아이에게 과한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소연이가 원해서 하는 거예요. 그만하자고 해도 끝까지 해야 된다고 고집을 부리니 어떻게 해요. 그냥 해줘야죠. 그렇게 원하는데...”


그러다 어느 날 소연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는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고 자신은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며 무조건 안하겠다고만 했다. 결국 엄마는 아이를 이기지 못하고 소연이가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상담 연락을 해왔다.


소연이는 어린 나이에 맞지 않게 깊은 한숨을 내쉬며 어떤 질문에도 고개만 저었다.

“몰라요, 모르겠어요.”

이 말만 반복하는 소연이가 참 힘들어 보였다.

“소연아 고마워.”

“... 왜요?”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보였는데 그래도 모른다고라도 대답을 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선생님은 왜 화 안 내요?”

“화? 왜 화를 내야 할까?”

“우리 엄마는 내가 모른다고 하면 화내요. 말하기 싫어서 모른다고 할 때도 있고, 진짜로 몰라서 모른다고 할 때도 있는데 모른다고만 하면 화내요.”

“엄마가 그렇게 화내시면 너는 기분이 어때?”

“싫어요. 그런데 괜찮아요. 엄마는 화내면서 ‘하지 마!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고 하거든요. 하라고 하는 거보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좋으니까요.”

“그런데 선생님이 엄마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어. 소연이가 하고 싶어 해서 학원에 보내주고 학습지도 하는 거라던데 아니었어?”

“궁금해서 한다고 했는데 재미없어서 안 하고 싶어요.”

“어떤 게 재미가 없을까?”

“바이올린요. 처음에는 재미있을 것 같아 해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재미없어졌어요.”

“어! 소연이 바이올린 완전 잘 연주한다고 하던데?”

“나는 잘하는데 엄마는 잘 못한다고 더 배워야 한대요. 그래서 안 하고 싶어요. 잘 못한다고 하니까요. 또 이제 재미도 없어요. 내가 뭐한다고 하면 엄마는 좋아하는데 그만하고 싶을 때 못 그만두게 해요. 그래서 안 할 거예요.”

“그래서 이제 바이올린은 그만하고 싶어?”

“아니요. 그냥 놀고 싶어요.”

“그래? 그럼 다 안 하면 너는 뭐하고 놀고 싶니?”

“몰라요. 그냥 놀아요.”

“음, 선생님이 도와줄까? 너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놀게 엄마한테 이야기해줄까?”

“...”

“선생님이 도울 수 있는데. 너는 안 하고 싶은데 엄마는 다 하라고 하시잖아. 그래서 너 싫은 거잖아? 그러니까 선생님이 다 그만하면 하게 좋겠다고 엄마한테 이야기해줄게.”

“...”

“싫어? 이야기하지 말까?”

“... 미술하고 블록은 재미있어요. 그런데 내가 안 하고 싶을 때 안 하고 싶은데 엄마가 계속하라고 자꾸 화내요. 네가 한다고 했잖아!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지. 그래요. 그래서 한다고 얘기하면 안 돼요. 그런데 그냥 얘기해도 되는데 엄마는 자꾸 화내요.”

“아... 소연이는 엄마가 그냥 얘기해도 되는데 자꾸 화를 내시니까 싫은 거구나?”

“선생님 비밀이 있는데요. 바이올린 사실 재미있어요. 그런데 엄마가 자꾸 사람들 앞에서 바이올린 연주해보라고 하니까 싫어요. 부끄러운데.”


소연이는 배움이 싫은 게 아니었다. 그저 엄마가 자기 마음을 좀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아이는 엄마가 화를 내는 이유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엄마가 먼저 아이의 진짜 마음을 알아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 마음을 전하는 전달의 말투

나 전달법으로 전하자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학교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아이는 휴대폰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학원 선생님의 전화기를 빌려 엄마에게 전화했다.


“엄마, 깜빡하고 학교에 휴대폰을 두고 왔어.”


엄마는 앞뒤 상황을 물어보지도 않고 차갑게 한마디 던진다.


“너 저녁에 맞아 죽을 줄 알아!”


엄마도 속이 상해서 그랬겠지 하기에는 너무 과하다. 이 아이는 자신에게 휴대폰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놀랐을까. 안 그래도 놀란 가슴에 엄마가 맞아 죽을 줄 알라는 말로 비수를 꽂았다.


이렇게까지 과하지는 않아도 우리가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아이가 울 때 시끄럽거나 울음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뚝!” 하고 말하며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지 않고 참도록 만든다. 그것은 감정 억압이다. 아이에게 맞아 죽을 줄 알라는 말을 하는 것과 울음을 뚝 그치게 하는 이 두 경우는 다른 것 같아도 똑같이 감정을 억압하고 학대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엄마가 이렇게 말했으면 어땠을까?


“놀랐지? 속상했겠다. 어디에 뒀는지는 알아? 엄마가 학교에 전화해볼게. 같이 찾아보자.”


아이가 실수는 했지만 엄마에게 공감 받은 느낌에 안도감이 생기고 다음부터 더 잘 챙겨야겠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이러한 순간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아이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자신의 물건을 잘 챙겨야 한다는 깨달음과 공감의 경험으로 남을 수도 있고, 엄마가 두려움의 대상이 되며 비난과 공격을 당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모두 엄마의 태도에 달려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작가는 《당신이 옳다》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울증은 병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이며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병원 처방보다 중요한 것이 ‘당신이 옳다’ ‘마음은 언제나 옳다’라는 공감이다.”


이렇듯 공감은 참 중요한 능력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공감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뭘까? 사람들은 이 질문에 ‘잘 듣는 것’ ‘마음을 담아 듣는 것’ 등 경청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지침들이 있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배운 대로 실천한다고 노력을 하지만 결과는 생각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어색하고 불편하다.


쉽게 이야기하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경청은 어떻게 해야 하며, 왜 경청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공감이 쉬워진다. 공감하기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 그대로 인정하며 대화 중에 자신의 감정을 인지해 그것을 잘 전달하는 것까지를 말한다. 즉 경청과 인정, 인지와 전달이 순조롭게 순환이 되어야 건강한 대화와 소통이 가능하다.



아이의 언어로 질문하기

아이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엄마

아이가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하며 상담을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게 상담을 오는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거나, ‘산만하다’ ‘별난 아이다’라고 말한다. 오죽하면 자기 아이를 문제가 있는 아이로 만들까 싶다. 이런 아이들은 나와의 상담시간에는 대답을 곧잘 한다. 30분이 넘어가는 동안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면서 웃고 소통이 잘된다. 그런 아이들이 엄마가 이름을 부르는데 대답을 하지 않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왜 반복해서 할까?


아이들은 안다, 엄마가 이름을 부르면 자신이 하는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고 멈춰야 함을 말이다. 그런데 대답을 하지 않고 행동을 멈추지 않는 것은 재미있어서 그냥 한 번 혼나고 자유롭고 싶은 욕구와 혼나더라도 관심을 가져주는 엄마의 반응 때문이다. 부정적 관심도 관심이라 느끼는 아이는 차라리 혼날 일들을 반복해 관심을 받고자 하기도 한다.


SNS를 통해 보았던 한 사례가 생각난다. 아이가 가지고 놀던 공이 집 앞 도로로 굴러갔다. 아이는 그 공을 주우러 뛰어갔다. 아이 뒤에서 엄마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트럭을 발견하고는 아이 이름을 부르며 ‘멈춰!’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듣고도 그냥 도로로 굴러간 공을 향해 달려갔고 결국 트럭에 치이고 말았다.


이 사례를 통해 우리는 엄마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는 아이. 그저 답답해하기만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강압적으로 아이가 엄마 말을 듣게 하기보다 엄마를 향한 아이의 신뢰를 되살려야 한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엄마가 하는 말이 아이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엄마의 말에 아이가 순종하는 그런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엄마들은 아이가 소중하고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간섭하고 통제하고 조정하려 한다. 아이들은 엄마가 자신을 위해 그런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모든 것을 방해하고 거부만 하는 엄마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엄마와 아이는 부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여러 번 불러도 대답 없는 아이의 엄마에게 과제를 하나 주었다.


“이름을 부른 뒤에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하세요.”


아이가 옳지 않은 행동을 할 때에는 이름을 부르기보다 빠르게 다가가서 행동을 멈추게 하고 칭찬을 한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을 건넬 때에는 이름을 부르고 준다. 이 과제를 잘 수행한 엄마는 며칠 지나지 않아 아이가 변화를 보이자 신기해하며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질문했다. 두 번째 솔루션으로 아이 마음이 어떤지 아이에게 질문하기를 권했다.


이 질문에 아이들의 대답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많은 반응은 ‘몰라’와 ‘좋아’ 두 가지다. 물론 부르는 목소리나 억양에 따라 다르지만 아이들의 반응이 엄마와 아이 관계를 조금은 드러내지 않을까. 이왕이면 ‘좋아’라고 답하는 아이가 되도록 노력하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엄마들은 좋은 상황에서 아이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어야 한다. 그것이 엄마의 말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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