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오늘도

   
신영환
ǻ
서사원
   
15000
2020�� 02��



■ 책 소개


교과서, 대학입시보다 훨씬 중요한 내 삶의 공부 이유와 인생 로드맵 찾아보기 

필자는 현재 특목고 교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면서 어렵게 이겨낸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학생들과 마음을 졸이고 있는 부모님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민다. 또한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함께 헤쳐 나가 보자고 용기를 준다. 

실패, 회복, 성장, 도전이라는 네 가지 단계별로 자신을 돌아보고 다음 한 발짝을 뛸 수 있게 해준다. 학교, 집, 학원에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에게 채찍보다는 이 책의 제목처럼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마음을 전해주는 듯하다. 

이 책을 부모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교육열 높은 한국에서 태어나 애달픈 부모의 열망을 등에 지고 사는 우리 아이들의 학교 안에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불안, 무기력, 자존심, 동기 등이 왜 성공적인 학습에 영향을 주는지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모들이 자녀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저자 신영환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학생과 학부모와 소통하는 교사. 
한두 번 실패했다고 쉽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사람. 

20년 전 명문고를 나왔지만, 두 번의 대학입시 실패로 크게 아픔을 겪었다. 그 후 실패한 인생으로 살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왔다. 20대에는 회복과 성장의 시간을 보내며 필자처럼 공부로 인해 힘들고 지친 수험생을 돕고자 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꽃다운 청춘의 나이에 연애와 공부를 맞바꿔가며 더욱 지독하게 공부했다. 조금씩 자신감도 회복하고 노력한 만큼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비록 과거의 나를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재의 노력에 따라 미래의 나를 바꿀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지극히 평범한 필자 자신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살아가게 되면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누군가 공부로 힘들고 지친 상황이라면 ‘힘내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도 해냈으니 당신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또한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세상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 중이다. 인생 공부는 끝이 없기에 매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살고 있다. 시대에 발맞춰 미디어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유튜브, 블로그, 브런치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어교육, 진로진학, 자기계발, 동기부여 등의 주제로 도움이 될 만한 영상을 제작하고 글을 쓰며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능 영어 100일의 기적》, 《혼공 중학영문법 문제특강 Level 2》가 있다. 

■ 차례
프롤로그: 두 번의 대학입시 실패, 하지만 나는 실패한 인생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 

한두 번 실패해도 괜찮아 
무기력감은 학습되는 거야 
실패에는 다 이유가 있어 
미성숙한 존재라서 미안해 
동기, 그 하나가 부족해서 
쓸데없는 자존심 부려보기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어 
세상에서 건강이 최고야 
우린 왜 매일 바쁘게 살아갈까? 

상처는 아물고 회복하는 거야 
우리는 왜 현실을 부정할까? 
포기는 더 많은 것을 얻는 거야 
나를 살리는 힘, 자기효능감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해보자 
열정은 꺼지지 않는 불꽃이야 
위기는 다시 곧 기회가 될 거야 
마음의 근육이라 불리는 회복 탄력성 
공부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성공이 아닌 성장을 위해 노력해봐 
임계점을 한번 넘어보자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믿어봐 
시간을 지배하는 절대 법칙을 알려줄게 
일독일행(一讀一行)의 기적 
미래의 나, 멘토를 만나볼래?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긍정의 힘으로 성장을 이뤄보자 
성장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야 

우리에겐 포기란 없어! 다시 도전해보자 
때로는 헝그리 정신이 필요해 
노력과 끈기는 성공을 키우는 씨앗 
책 100권 읽기 프로젝트 도전하기 
두려움에 딴지를 걸어보자 
전문가, 그들만의 법칙을 찾아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포기와 도전은 한 끗 차이야 
심장이 뛰는 일을 찾아서 

에필로그: 그러니까 절대 포기하지 마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오늘도


한두 번 실패해도 괜찮아

무기력감은 학습되는 거야

2011년 처음 교직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나는 10년 차 교사다.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학생을 만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항상 나는 학교생활을 잘하는 학생보다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더욱 관심이 갔다. 아무래도 많이 아프고 힘들었던 나의 과거 경험이 한몫했다. 그 아이들은 나처럼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더욱 그랬다.


특히 무기력한 학생들을 발견하면 더욱 적극적으로 상담해왔다. 그런데 상담할 때마다 항상 의문이 드는 점이 있었다. 과연 그들은 원래부터 무기력한 학생이었을까? 물어보면 대답은 비슷했다. 그들도 과거에는 무기력하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처럼 성실하게 수업 듣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점점 방황을 시작했던 거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내신 성적이 매우 중요해진다. 특히 수시로 70% 이상 대학에 진학하는 입시제도에 따라 내신의 중요성을 더욱 무시할 수 없다.(2022학년도부터는 수시 60%, 정시 40% 비율로 조정될 예정) 여러 중학교에서 올라온 다른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기에 더 많이 부담된다.


그런 어려운 시기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학생들은 내신 성적이 낮았다. 중학교 때까지 아무리 잘했어도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본 내신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첫 실패를 시작으로 계속 성적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렇게 계속 실패를 거듭하면서 그들은 방황을 시작했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무기력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우리는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그게 생존 본능이다. 따라서 무기력감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학습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무기력감을 학습하게 되는 것일까? 쉽게 말하자면, 학습된 무기력은 반복되는 실패로 인해 생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변하지 않는 상황일 때 더욱 강화된다.


나도 10대 때 학습된 무기력 때문에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두 번이나 실패를 경험했다. 소위 명문고를 다녔지만 내 성적은 계속 떨어졌다. 나는 한때 공부를 잘했던 학생에서 무기력한 존재로 변해갔다.


두 번째 대학입시 실패를 경험한 후, 이 세상에서 존재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나는 자살을 결심했다. 더 웃기는 건 죽음이 두려워 자살할 용기가 없는 자신을 보며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겁쟁이라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무기력한 사람이 되었으면 생을 마감하는 일조차 못 해낼까.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무리 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다고 할지라도 고등학교에서 계속 실패를 경험하면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신의 능력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무력감과 절망감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궁극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무서운 적은 ‘무기력감’이다. 살아 숨 쉬는 이 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죽은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 시도조차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게 가장 미련한 짓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열정적으로 꿈을 찾아야 하는 10대들에게 학습된 무기력이란 암보다 더 무서운 존재다.


의사들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질병이 암이라고 한다. 반면에 교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학습된 무기력이다. 내가 혹시 무기력하다면, 그건 경험에서 오는 학습된 결과가 아닌지 스스로 확인해 보길 바란다.

동기, 그 하나가 부족해서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특목고 중 외고다. 보통 외고에 진학하려는 학생은 외국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많다. 근데 막상 고등학교에 입학해보면, 학교 교육과정을 비롯하여 수업 내용이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하던 외국어가 어느 순간부터 대학입시로 바뀐 것이다.


심리학에서 ‘동기(motivation)’란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모든 요인을 뜻한다. 보통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로 구분한다. 내적 동기는 스스로 하고자 하는 동기로 보람, 성취감, 책임 등으로 구성되고, 활동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반면 외적 동기는 행동에 대한 보상을 받거나 그와 반대로 처벌을 피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이용된다.

다시 말해, 내적 동기는 내가 하는 행동의 목적이 과정에 있다. 반면 외적 동기는 내가 하는 행동의 목적이 결과에 있다. 목적이 과정에 있는 경우에는 자신이 하는 행위 자체로 만족한다.


따라서 내적 동기를 가진 학생은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고, 결과를 만들어낼 이유도 없으니 그냥 공부하는 행위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내적 동기는 지속성이 길어서 계속 유지하면, 꾸준히 공부하게 된다.


그러나 외적 동기를 가진 학생은 목적이 결과에 있으니, 그 결과를 이루지 못했을 때 부작용이 생긴다. 예를 들어, 영어 시험을 잘 보려고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자신이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왔다면 그 과목을 공부하고자 하는 동기가 약해진다.


게다가 학부모가 아이들이 성적을 잘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벌’이나 ‘보상’을 많이 활용한다. 예를 들어, 요새는 아이의 성적이 잘 안 나왔을 때, 부모는 그 이유를 종종 스마트폰으로 여긴다. 그래서 스마트 폰을 압수하고 대신에 폴더폰으로 바꿔주며 벌을 내리곤 한다.


또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수험생에게 스트레스를 안 받게 하겠다고 많은 부모가 지나치게 보상을 택하기도 한다. 보상은 자녀가 시험을 잘 보면 갖고 싶은 것을 사준다고 하는 약속 등이 해당한다. 이런 외적인 요인을 통해 아이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면, 내적 동기는 자라날 수 없다. 결국 이것은 큰 부작용을 초래한다.


심리학 용어 중에 ‘과잉 정당화 효과(overjustificati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이는 외적 요인으로 구인하여 내적 요인의 영향이 감소하는 것을 뜻한다.


1973년 스탠퍼드 대학교 사회심리학자인 마크 레퍼 교수, 데이비드 그린, 그리고 미시간 대학교의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공동으로 외적 보상으로 인한 아이들의 내적 흥미도의 손상에 대한 ‘과잉 정당화’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연구했다. 연구 목적은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 중에 어느 쪽이 더 동기부여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우선 아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서 그림 그리기를 시켰다. 그룹 A에게 그리기 전부터 외적 보상인 상장을 수여한다고 말했다. 그룹 B에게는 상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잘 그렸을 때 상장을 수여했다. 그룹 C에게는 상장에 대한 언급도 안 했고, 잘 그렸어도 상장을 수여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변화는 그룹 A아이들에게서만 일어났는데, 처음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한 흥미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를 통해 외적 보상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단기적인 목표나 외적 동기를 바탕으로 내적 동기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래서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의 적절한 조화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외적 동기에 노출된 수험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진짜로 공부하는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왜(why)’ 공부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고, 항상 ‘무엇(what)’을 할지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기부여 강연가인 《1년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영어 정복기》의 저자 김아란 에듀테이너는 ‘뭐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겠다’로 생각을 바꾸라고 한다. 남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찾는 것도 동기가 될 수 있지만 진정한 동기가 아니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온 동기가 진정한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진짜 꿈에는 자신의 신념이 있어야 한다. 신념은 내가 추구하는 가치다. 그 가치라는 것은 무엇(what)보다는 왜(why)에 가깝다.


나도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때는 변호사, 재수할 때는 한의사가 되는 게 목표였다. 둘 다 꿈이 아닌 직업을 쫓았다. 그렇게 꿈을 위한 진정한 동기가 없으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의 대학 입시 실패 이후, 처음으로 고민했다. 왜 살아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제야 나처럼 잘못된 길을 가는 이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래서 교사가 되었다.

교사로서 주변을 살펴보면, 역시나 나처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학생들이 많다. 안타깝다.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의 저자 손영배 진로상담 교사도 “취업을 하기 위해 대학을 가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항상 강조하지만, 대학이 여러분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라 거쳐 가는 하나의 과정이길 바란다.



상처는 아물고 회복하는 거야

포기는 더 많은 것을 얻는 거야

우리가 상처로부터 회복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과 노력은 경제적으로는 비용이 든다고 말한다.


운동선수가 경기 중에 다쳐서 몸을 회복할 때까지 많은 비용이 든다. 원래 자신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대신 천천히 상처를 치료하고 재활하며 재기를 꿈꾼다. 회복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기에 나갈 수 없으니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 ‘기회비용’을 들여서라도 회복이 우선이 되어야 다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에 회복에 더 큰 힘을 쏟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여러 선택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결국 나머지 선택권은 포기하게 되고 그러면 항상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선택으로 어느 하나를 포기할 경우, 포기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있는 이익 중 가장 많은 가치를 지닌 것을 말한다.


기회비용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어렵지만, 이솝 우화의 내용을 빗대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개미와 베짱이’이야기에서 각 주인공이 다른 선택을 통해 서로 얻는 게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개미는 겨울에 먹을 음식을 저장하기 위해 부지런히 일했고, 베짱이는 화창한 날에 기타치고 노래하며 여유를 즐겼다. 개미는 비록 ‘일’을 선택함으로써 ‘여유’를 잃었지만, 겨울에 먹을 음식을 저장할 수 있었으니 남는 게 있다. 베짱이는 비록 먹이를 모으지는 못했지만, 그 순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풍류를 즐겼다.


이 이야기는 보통 미래를 대비하며 살라는 교훈을 준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개미의 경우에는 일함으로써 잃게 된 삶의 ‘여유’가 기회비용이고, 베짱이는 겨울에 먹을 ‘식량’이 기회비용이다. 하지만 서로가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달랐기 때문에 누가 더 잘했고, 잘못했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학입시에 두 번이나 실패했던 나로서는 나의 지금 상태를 좀 더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회복’의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생각하는 회복이란 삶에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노력을 통해 성공 혹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다. 영어교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으니 그 목표를 위해 회복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기회비용도 발생했다.


영어 교사가 되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해서든 교직 이수를 해야 했고, 그러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 20대 창창한 나이에 나는 연애보다는 공부를 선택했다. 연애를 포기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기회비용의 발생은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포기가 있었기에 교직 이수를 할 수 있었고, 나중에 목표로 했던 영어교사가 될 수 있었다.


그때 만일 연애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결과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계속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29세가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한 것은 또 다른 기회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같은 과에 다니는 다른 친구들도 자신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고, 일명 신분 상승을 꿈꾸며 여러 방법으로 시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다들 입학하자마자 편입 준비나 대학원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다들 각자 자신을 회복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했다.


심리학자들도 인간만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바란다.


대학 이름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명문대에 다니면 아무래도 좋은 평가를 받기에 다들 그렇게 노력하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대학입시를 충실히 준비하며 노력한 대가라고도 볼 수 있다. 남들은 놀거나, 혹은 방황하거나 하며 시간을 아깝게 보내고 있을 때 대학입시에 성공한 사람들은 피나는 노력을 했으니 말이다.


만일 내가 중학교 때는 공부를 잘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성적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잘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이대로 그냥 내 상태를 둘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하나씩 노력해서 변화를 줄 것인가 말이다. 고정과 변화라는 선택의 길 앞에 놓인 우리는 결단을 해야 한다.


마음의 상처가 있다고 그대로 두면 곪아 썩어 문드러질 것이고, 상처를 치료하면서 서서히 회복하려고 노력하면 다시 달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공부를 선택하면 노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회비용은 언제나 발생하기 때문이다.


회복을 위해 선택한 길이 쉽지는 않더라도, 그로 인해 큰 기회비용이 발생하더라도 후회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그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내가 경험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에겐 포기란 없어! 다시 도전해보자

포기와 도전은 한 끗 차이야

우리는 살면서 많은 시련을 겪는다. 그때마다 포기할 것인가 다시 일어나 도전할 것인가 고민한다. 사실 포기와 도전은 한 끗 차이다. 그것은 내가 목표로 하는 일을 멈추느냐 아니면 계속 도전하느냐의 문제다.


많은 사람이 ‘모든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하나의 소중한 과정’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비록 조금은 계획한 만큼 결과를 만들지 못했어도 거기서 멈추지 않으면 포기한 게 아니다. 그러니 힘든 상황에 놓이더라도 죽기 전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큰 교훈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한다. 중학교 때 일진들과 어울리며 공부를 전혀 안 하던 친구가 있었다. 나는 그때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었다. 5년이 지나 우연히 대학교에서 그 친구를 만났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았다. 반에서 1등 하던 놈이, 뒤에서 1등 하던 놈과 같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으니 말이다.


더 웃긴 건 알고 보니 그 친구는 재수하지 않고 바로 대학에 입학했고, 나는 재수를 했다. 10년 후 다시 그 친구를 어느 헬스장에서 만났다. 나는 그때 대학원을 졸업하고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근데 그 친구는 졸업하자마자 좋은 직장에 정규직으로 취업했고, 심지어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인연이 닿으니 친구와 식사하며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다. 친구는 비록 중학교 때는 정신 못 차리고 방황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이렇게 살다가는 쓸모없는 인간이 되겠다 싶었단다. 그때부터 정신 차리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적어도 세상에서 자기 앞가림 정도는 하는 사람으로 살자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다 보니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했다. 처음엔 자기 자신만이라도 떳떳하게 살자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어느새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주변엔 공부가 자신의 체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근데 사실은 모든 게 공부다. 내 친구도 처음엔 공부가 자신의 길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배움의 길에 도전했다. 그리고 전공과는 관련 없는 직장에 취직해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새롭게 일을 배우며 살고 있다.


공부가 어렵다고 포기하고, 일이 어렵다고 포기하고, 인간관계가 어렵다고 포기하면 우리는 말 그대로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된다.


나도 몇 년 전 책을 쓰겠다며 조급하게 행동하다가 결국은 잠시 포기했었다. 근데 지금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책 출간을 위해 글을 쓰며 도전하고 있으니 포기자가 아닌 도전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유명한 사람이든 아니든 우리는 살면서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시각 청각 장애인으로 살았던 헬렌 켈러는 이런 말을 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차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들로도 가득하다.” 그녀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장애를 이겨내고자 했던 모든 도전은 그녀를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우리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면 분명 지금보다는 나은 미래의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포기란 배추를 셀 때 쓰는 용어가 아닌가. 김장철이 아니라면 우리 인생에선 포기란 단어는 없어도 되지 않을까? 포기자가 될 것이냐, 도전자가 될 것이냐 그것은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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