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오은영
ǻ
김영사
   
17500
2020�� 10��



■ 책 소개


당장 해결되지 않아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모에게
오은영 박사가 전하는 조언과 위로

책 제목인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육아 현실에서 많은 사람이 흔히, 자주 떠올리는 질문이다.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매번 고민하지만 답을 저절로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민 육아멘토 오은영 박사는 이렇게 매번 고민하고 노력하는 부모에게 도움을 주고자 ‘말’에 대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책으로 써냈다.

오은영 박사는 부모가 아이에게 계속 배워나갈 기회를 주고 또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장은 부모의 말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작은 변화를 계속 시도하면 훗날 결과가 긍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부모도 아이와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존재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도 ‘더 나은 부모’, 더 나아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틀렸다!’라는 식으로 부모의 언행을 지적하지 않는 것 역시 이 책의 매력이다. ‘이렇게도 말해보면 더욱 좋다’는 식으로, 오은영 박사 특유의 부드럽고 따스한 톤으로 조언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말을 따라 하면 좋지만 꼭 똑같이 말할 필요는 없으며, 꾸준히 육아회화를 연습하여 아이를 대하는 ‘자신만의 말’을 찾아가면 된다. 

■ 저자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소아ㆍ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전공의, 삼성서울병원 소아ㆍ청소년정신과 전임의 및 임상교수를 거쳐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이자, 오은영소아청소년클리닉 및 학습발달연구소 원장, 오은영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BS 〈60분 부모〉 등 방송과 강연 등을 통해 대한민국 부모들이 최고로 신뢰하는 ‘국민 육아멘토’ ‘육아의 신’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등 주요 일간지와 〈네이버 오디오클립〉 등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JTBC 〈가장 보통의 가족〉 등에 출연하고 있다.

2017년 ‘올해의 브랜드 대상’ 유아교육전문가 부문 대상을 수상하였고, 2013년 제40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 부문에서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로 개인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의 화해》 《내 아이가 힘겨운 부모들에게》 《오늘 하루가 힘겨운 너희들에게》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아이와 나를 위한 1°, 작은 변화의 시작

Chapter 1. 익숙한 그 말 말고, 알지만 여전히 낯선 그 말
네가 내 아이라서 진짜 행복해
기다리는 거야
안 되는 거야
그런 마음이었구나
시곗바늘이 여기까지 오면 나갈 거야
〈육아 이야기〉 아이들은 왜 문제를 일으킬까요?
마스크를 잘 쓰고 있으면 많이 보호돼, 그래서 중요한 거야
~한다고 ~할 수는 없어
잘 잤어? 상쾌한 아침이야
아빠 왔다, 우리 토깽이들 안아보자
나름 최선을 다했어, 참 잘했어
〈육아 이야기〉 마음까지 해결해주려고 하지 마세요
그래도 씻어야 하는 거야
빼줄게, 맛있게 먹어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줄게
엄마도 너랑 같이 있을 때가 제일 좋아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듣고 싶어
〈육아 이야기〉 “안 돼”를 유난히 못 받아들이는 아이
미안해할 일 아니야, 배우면 되는 거야
중요한 이야기라서 웃으면서 말할 수 없는 거야
노는 건 좋은 거야
맛있게 먹어보자, 음, 맛있다
위험해, 만지지 마라
〈육아 이야기〉 아이의 겨를, 부모의 겨를

Chapter 2. 내가 내 아이만 했을 때, 듣고 싶었던 말
오늘 뭐 하고 지냈어?
어? 그런가? 갑자기 헷갈리네
조금 진정한 뒤에 다시 이야기하자
그 친구의 그런 면은 참 좋구나
말 좀 순화해서 하자
〈육아 이야기〉 부분을 전체로 오해하지 마세요
보기만 하는 거야
가지고 노는 거야
이제 들어가야 해
꼭! 꼭! 꼭! 기억해!
네 거 맞아
〈육아 이야기〉 소유가 분명해야 나누는 것도 가능해요
이런 곳에서 뛰어다니면 부딪혀
소리를 지르면 나갈 수밖에 없어
다음에 다시 오더라도 오늘은 갈 거야
몇 번은 주의를 줄 거야
미안해요, 가야 할 것 같아요
〈육아 이야기〉 예쁜 행동과 미운 행동, 예쁜 사람과 미운 사람
조용히 해주니까 훨씬 말하기 쉽네
사랑하지! 짱 사랑하지!
갑자기 재미있게 책을 읽어주고 싶네
오늘 재미있는 일 없었니?
안녕, 다음에 또 보자
〈육아 이야기〉 육아에서는 마지막 장면, 엔딩이 중요해요

Chapter 3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수긍의 말
이제 그만, 대신 산책할까?
동생이 밉다고 느끼는구나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야
너랑 나눠 먹고 싶어
다음에 준비가 되면 들려줘
〈육아 이야기〉 “나쁜 말이야”보다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좋아”
고칠 수 있는 건 고쳐볼까?
열심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해
안 할게, 정말 미안하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있니?
그래? 못 들었어?
〈육아 이야기〉 전체가 ‘잘못’이라도, ‘부분’의 정당성은 인정해주세요
나머지는 같이 가지고 노는 거야
뭐가 잘 안 돼?
그렇게 생각했다면 기분 나빴겠네
들었거든, 알았어, 그런데 좀 기다려
지난번보다 빨리 그치네
〈육아 이야기〉 “도대체 몇 번을 말했니?”의 의미
그래, 밥은 빨리 먹었네, 잘했어
네가 열심히 하면 꽤 잘하네
와, 재미있겠다, 어떤 것을 할까?
미안, 너는 이게 싫구나, 안 할게
당신 참 잘 살았어
〈육아 이야기〉 아이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
어떻게 된 거니?
잘 배워서 네가 해내야 하는 것들이야
색깔을 섞으니까 더 멋있다
바로 그거지, 물어볼 필요가 없지
그래, 다음에 또 해보자
〈육아 이야기〉 마음을 뺏기지 마세요

Chapter 4. 귀로 하는 말, 입으로 듣는 말
힘들 때도 있지 않니?
네 동생, 얄미울 때도 있지 않니?
그래도 밀진 마, 싫다고 해
누구도 밀면 안 되는 거야
말로 ‘내 거야, 줘’ 해봐
〈육아 이야기〉 “너 약속했잖아!”라는 말, 얼마나 자주 하세요?
‘이게 안 돼서 나 화나!’라고 말로 해
네가 뭘 원하는지 말하기가 좀 어려워?
재미있자고 하는 건데 그렇게 할 것까지 없지?
오늘부터는 전날 골라놓자
불편한 건 알겠어, 그런데 안 입으면 추워서 안 돼
〈육아 이야기〉 반창고를 붙여달라는 아이의 마음
어떨 때 미운지 이야기해주겠니?
엄마가 안 들어주면 밉구나
축축하지? 불편하고 싫지? 말려줄게
동생 때문에 많이 힘들지?
그런 마음이 들 만큼 많이 힘들었구나
〈육아 이야기〉 못된 게 아니에요, 가여운 겁니다
조금만 가르쳐줄게요
‘나 이거 가지고 놀아도 돼?’라고 말로 표현해
하는 척만, 찌르진 않기!
그런데 왜 자꾸 찌르는 건데?
져도 이겨도 재미있는 거야
〈육아 이야기〉 엄마, 나 잘하고 있어요


Chapter 5. 유치해지지 않고 처음 의도대로
오늘 힘들었네, 힘들었구나
그래, 알았으면 됐어
쉬는 데 미안한데, 네 도움이 좀 필요해
그건 엄마가 잘하는 일이 아닐 뿐이야
친한 사람이 내 인생에서 중요한 거지
〈육아 이야기〉 결백은 그냥 내버려둬도 결백
배가 고파? 엄마를 부르고 싶었어?
잘 안 되네, 아이, 속상해
어이쿠, 자야 하는데 잠이 안 오네
끝까지 해내는구나, 멋지다
오늘 그림 그리면서 재미있었어?
〈육아 이야기〉 “나, 네 엄마 안 해!” “너, 이 집에서 나가!”
그때 친구 마음이 그랬나 보네
에이,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지
‘누구랑은 놀지 말자’라고 말해서는 안 돼
많은 사람이 한다고 해서 늘 옳은 것은 아니야
오늘 너희 모두 힘들었겠다
〈육아 이야기〉 친한 친구friend와 같은 반 아이classmate
상황은 알겠어
너도 똑같이 잘못했다는 말은 아니야
이야기해주는 것이 고맙기는 한데
해와 달이 다 소중하듯 너희 둘 다 소중해
엄마는 네가 제일 좋아
〈육아 이야기〉 “미안해”를 강요하지 마세요

Chapter 6. 언제나 오늘이 아이에게 말을 건네는 첫날
안아줄게, 꽉 으스러지게
손잡이를 잘 잡아, 그렇지!
이야, 이것도 재미있네
끝나고 또 재미있게 이야기하자
그냥 가도 돼, 나중에 신어
〈육아 이야기〉 발표하는 것을 너무 부끄러워하는 아이
편하게 그냥 해봐
미워한 것이 아니라 창피했던 거야
나도 좀 더 노력해야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 것 같니?
〈육아 이야기〉 자기 주도성과 똥고집
할 수 없지, 있는 것 가지고 놀아야지
급한 일이니?
그냥 두는 것이 도움된대요
내일부터는 잘 챙겨
지금은 엄마가 대화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네
〈육아 이야기〉 예쁜 척, 잘난 척하는 내 아이
너도 그러고 싶지 않을 거야
너는 어떻게 해볼래?
남의 것을 허락 없이 손대면 안 되는 거야
네 마음 안에 살아남아 있는 거야
엄마가 정말 잘못한 거야, 미안하다
〈육아 이야기〉 효과적으로 지시하는 법
그럼, 넌 혼날 일 없네
이것을 잘하면 저것도 잘할 수 있어
맞아, 사실은 없어, 그럼, 꼭 오실 거야
올 한 해도 너 참 잘 지냈어
너는 꽃이야, 별이야, 바람이야
〈육아 이야기〉 부모는 언제나 아이를 포기할 수 없는 존재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익숙한 그 말 말고, 알지만 여전히 낯선 그 말

기다리는 거야

진료할 때 저는 아이를 먼저 만난 뒤 부모를 만납니다. 부모를 만날 때 아이는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게 합니다. 이때 부모들에게 “아이에게 나가서 기다리라고 이야기하세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어떤 엄마는 앞에 있는 사람이 들어도 무서울 만큼 “나가서 기다려!”라고 소리쳐요. 어떤 아빠는 아이에게 사정하듯 아주 친절한 목소리로 “기다려어”라고 말합니다. 이러면 아주 순한 아이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안 나가겠다고 떼를 써요.


이럴 때는 부드러우면서도 분명한 목소리로 말해야 합니다. 어색해도 용기를 내서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기다려. 기다리는 거야.”


이 표현을 너무 여러 번 반복하지 마세요. 아이가 빨리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우리는 “기다려, 기다리는 거야”라고 주의를 주었다가 1분도 안 돼서 “나가서 기다리라고 했어”라고 말합니다. 그다음 또 1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나가서 기다리라고 했잖아!”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여러 번 말하면 더 효과적일 것 같거든요. 그런데 아니에요. 여러 번 반복하는 말은 아이의 귀에 중요한 말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그저 일상 소음으로만 들려요.


우리는 너무나 많은 말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많은 말이 종종 관계를,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해요. 아이에게 뭔가를 지시할 때도, 훈육할 때도 그렇습니다. 아이가 꼭 따라야 할 중요한 지시는 한 번만 말해주세요. 그게 좋습니다.


안 되는 거야

강연장에서 한 엄마가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어요. “아이에게 ‘안 돼’라고 말할 때마다 정말 아이의 자존감이 10점씩 깎이나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 “안 돼”라고 말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질까요?


아닙니다. “안 되는 거야.”라는 말을 꼭 해줘야 할 상황에서 머뭇거리면 아이의 자존감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자존감은 무조건 내 마음대로 해야 높아지는 것이 아니에요. 자존감은 사회에서 허용되는 행동과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정확히 구별할 때 더 단단해집니다.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할 때는 분명하게 “안 되는 거야”하고 말해주세요. 단, 이 말을 지나치게 무섭게 혹은 지나치게 소심하게 하면 안 됩니다. ‘버릇을 바로잡겠다’ ‘혼내주겠다’라는 생각으로 말하면 자칫 무섭게 말하기 쉬워요. 한편 ‘아이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아이가 너무 불쌍해’라는 생각으로 말하면 소심하게 말하기 쉽습니다.


훈육은 오직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이를 혼낼 일이란 없어요. 가르쳐줘야 하는 일만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야”라는 표현을 무섭거나 소심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또박또박, 분명한 발음으로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안 되는 거야.”


이 말 뒤에 수많은 말을 붙이고 싶을 거예요. 그래도 “안 되는 거야”까지만 말해주세요. 아이가 얌전히 말을 듣지 않아도, 울며 떼를 써도 딱 거기에서 끝내세요. 문제 상황에서는 말을 많이 할수록 백전백패입니다. 주고받는 말이 많을수록 자극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에요. 간결하게 한 가지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머릿속에서 ‘혼낸다’라는 표현을 지워버리세요. 혼낸다‘라는 표현이 없어도 아이를 키우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 표현이 없다고 버릇 없는 아이가 되지 않아요. ’혼낸다‘라는 표현 대신 ’가르치다‘라는 표현을 쓰면 됩니다.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줄게

아이가 이유 없이(물론 부모 관점입니다) 짜증을 냅니다. 부모가 물어요. “왜 짜증을 내는데?”


아이가 울어요. 부모가 생각하기에 말도 안 되는 이유 때문입니다. 부모는 말해요 “뚝, 왜 울어? 도대체 왜 울어?” 우리가 반사적으로 내뱉는 익숙한 말들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우는 이유를 정말 모를까요? 마음대로 안 돼서, 장난감을 안 사줘서, 스마트폰을 안 줘서... 울기 직전 상황을 어른인 부모가 모를 리 없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왜냐고 묻는 것은 난센스예요. 그 감정이 들어서 표현하는데, 왜 그 감정을 느끼느냐고 물으면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그 상황이 슬퍼서 눈물이 나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왜 슬프냐고 따지는 것과 같습니다.


감정은 그 사람의 고유한 영역이에요. 화를 내는 사람에게 “왜 화를 내는데?”라고 물으면 대부분 “내가 지금 화를 안 내게 생겼어?” 이렇게 말해요. 화를 갑자기 멈추고 “아, 내가 왜 화를 내는가 하면...”이라고 논리를 갖추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울 때, 왜 우리는 아이도 아니면서 어쩔 줄 모르고, 불편해하고, 못 견딜까요? 상대방의 감정을 내 것처럼 떠안기 때문입니다. 그 감정이 때론 잘못되었어도 그 사람 것이에요. 그 감정이 나를 향한다며 지나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말해주세요. 천천히 소리 내어 읽어볼까요?


“아이고, 자꾸 눈물이 나오는구나. 실컷 울어. 괜찮아.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줄게. 다 울고 나면 그때 이야기하자.”


그리고 가만히 지켜봐주세요. 이렇게 말해주기만 해도 아이들은 많이 진정합니다.



내가 내 아이만 했을 때, 듣고 싶었던 말

말 좀 순화해서 하자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 사춘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은 욕 같은 거친 말을 달고 삽니다. 부모는 걱정되고 듣기도 참 불편해요. 하지만 부모에게 대놓고 욕하는 것이 아니라면 발달상 일시적인 현상이니 과민 반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전혀 모른 척할 수는 없지요. 조금 거리를 두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 정도만 말해주세요.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말 좀 순화해서 하자.”


청소년기에는 연예인에 열광하고, 안 하는 것이 더 예쁜데도 얼굴을 회칠하듯 하얗게, 입술은 빨갛게 화장하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이 10년 뒤에도 이렇게 할까요? 단지 과정일 뿐이에요. 너무 완벽하게 통제하려고 들면 별것 아닌 일까지 아이가 심하게 반항합니다. 부모가 과민 반응을 하면 아이는 오히려 그 문제를 더 중요하게 인식하거든요.


이 시기에는 아이의 성잘 발달단계에서는 깊게 나눠야 할 중요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중요한 자리에 비속어를 쓰는 문제만을 놓지 마세요.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할 아이의 문제를 도울 수 없게 됩니다.


이제 들어가야 해

햇볕이 따뜻한 오후, 아직 두 돌이 안 된 아이가 오랜만에 놀이터에 나왔습니다. 세 시간 정도 놀았을까요? 이제 그만 들어가자고 했어요. 아이는 조금만 더 놀고 싶다고 떼씁니다.


이럴 때 부모의 반응은 보통 두 가지고 나뉩니다. 우선, 설명하다가 혼내는 반응이 있습니다.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면 아이가 이해하고, 이해하면 납득해서 설득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렇지 않아요. ‘약속’의 개념조차 잘 모르는 걸요.


다른 반응 하나는 아무 설명 없이 아이가 뭐라고 하든 무표정한 얼굴과 단조로운 톤으로 “안 돼, 안 돼” “하지 마, 하지 말라고 했어” 하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전혀 몰라주는 것 같아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도, 더 떼쓸 수도 있어요. 아이는 기분만 상하고 지침은 배우지 못합니다.


그런데 기분이 나쁜 것은 부모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를 잘 다뤘다는 느낌보다 ‘도대체 얘는 왜 이렇지?’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 현장에서는 간단하게 말하고 지침만 알려주면 돼요. 아이가 어릴수록 더 그렇습니다.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오늘 재미있게 놀았다, 그렇지?

이제 들어가야 해.

집에 갈 거야.”


이렇게 말해도 아이는 “싫어, 싫어!” 하고 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내일 또 와서 놀자” 이렇게 말해주고 아이를 바짝 품에 안고 집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안고 들어가면서 “너 이렇게 재미있게 놀고 나서 징징거리면 어떡해?”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너 다시는 안 나올 줄 알아!”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그냥 그렇게 끝내세요. 그리고 내일은 말한 대로 꼭 다시 데리고 나오면 됩니다.


이런 곳에서 뛰어다니면 부딪혀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아이가 막 뛰어다녀요. 이럴 때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나요? “너 저기 할아버지가 이놈, 하신다! 할아버지, 얘 좀 혼내주세요.” 또는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그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싫어해.”라고 많이들 말합니다.


이럴 때는 “봐, 사람이 많지? 이런 곳에서 뛰어다니면 부딪혀. 뛰면 안 돼.”라고 말해주세요. 그렇게 말해도 아이가 뛰어다니면 얼른 가서 아이 손을 꼭 붙들고 가야 합니다.


소리 내어 읽어볼까요?


“봐, 사람이 많지? 이런 곳에서 뛰어다니면 부딪혀. 뛰면 안 돼.”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못 하게 할 때, 우리는 종종 주변 사람을 이용해요. “저 할머니가 쳐다보시잖아. 넌 이제 혼났다!” “너 그렇게 울면 의사 선생님이 왕 주사 놓아주신다!” “너 그렇게 행동하면 친구들이 안 좋아해” “그런 학생은 선생님이 싫어해” 등등...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은 다른 사람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원칙입니다. 그 원칙은 나의 기분 상태, 나의 선호, 나의 선택과 관계가 없어요.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도 관계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있든 없든, 쳐다보든, 쳐다보지 않든,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켜야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것을 가르칠 때는 “원래 원칙이야.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 있어”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아, 그런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구나’ 하고 배워 ‘자신’이 배운 것을, ‘자신’ 스스로 생각해서, ‘자신’이 결정해서 ‘자신’이 행해야 해요. 즉, 배우고 행하는 주체가 ‘아이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아이의 자기 주도성을 키우는 데 굉장히 중요해요.


“그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너를 좋아하겠어?”라고 말하면 행동의 주도권이 타인에게 있는 겁니다. 도덕성 발달단계에서도 가장 하위단계이지요.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은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언제나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을 운운하는 것은 당장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요. 하지만 옳고 그름의 원칙을 분명하게 가르치기는 어렵습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수긍의 말

이제 그만, 대신 산책할까?

아이가 텔레비전을 오랫동안 시청하고 있어요. 부모는 텔레비전 앞에 좀비처럼 앉아 있는 아이 모습에 부글부글하다가 폭발하듯 말합니다. “그만 좀 봐!” 리모콘을 들고 텔레비전을 확 꺼버려요.


텔레비전을 계속 보는 아이, 스마트폰 게임을 주구장창 하는 아이에게 이런 식의 접근은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한창 몰입하고 있는데 부모가 하는 말에 방해받으면 짜증이나 화만 날 뿐이거든요. 확 꺼버리면 아이 반발도 심합니다. 이렇게 하면 텔레비전, 스마트폰, 게임 등을 바로 중단하게 할 수는 있지만, 부모의 훈계를 받아들이게 하기도 어렵고 잘못된 행동이 고쳐지지도 않아요. 그다음에 해야 할 일을 기분 좋게 시키기도 어렵습니다.


어린아이라면 텔레비전을 끄지 전 “이제 그만, 너무 오래 봤어. 대신에 산책이나 하러 갈까? 아니면 밀가루 반죽 놀이는 어때?”라는 식으로 텔레비전을 대신할 무언가를 아이가 선택하게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아요. 선택할 놀이는 우리 아이가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바꿔볼 수 있겠지요. 제법 큰 아이라면 20분이라도 미리 시간을 예고한 뒤에 그만 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절이 안 되는 행동에 관한 대화는, 그것에 몰입하는 순간이 아니라 다음 날 아이가 그것을 안 하고 있을 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아이에게 부모의 말이 조금이라도 더 들립니다.


소리 내어 읽어볼까요?


“이제 그만, 너무 오래 봤어. 대신 산책할까? 아니면 밀가루 반죽 놀이는 어때?”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야

부모가 흔히 하는 실수가 있어요. 아이의 문제 행동을 지적하고는 정작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르고 바람직한 방법인지 가르쳐주지 않는 겁니다.


생각보다 많은 부모가 “안 되는 거야”라고 아이를 호되게 혼내고는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라고는 말해주지 않을 때가 많아요. 안 되는 행동 말고 대체할 행동을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면 아이는 비슷한 상황에 다시 놓였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수 있어요.


훈육하기 전에 먼저 고민해보세요. ‘어떻게 가르쳐줄까?’ ‘어떻게 하면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따르게 쉽게, 친절하고 자세하게 가르칠 수 있을까?’ 그래야 혼내기만 하도 끝나버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익혀두면 두루두루 활용하기 좋은 말입니다. 하나씩 천천히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야.”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에는 이렇게 해봐.”


들었거든, 알았어, 그런데 좀 기다려

동생에게 수유 중인데 큰아이가 수납장 위에 있는 장난감 상자를 꺼내달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네 맞아요. “기다려”라고 말해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때 아이 말에 우선 반응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엄마가 들었거든. 너 지금 수납장 위에 있는 장난감 상자 꺼내달라는 거지? 오케이! 알았어. 그런데 좀 기다려.”


그리고 계속 수유를 합니다. 조금 뒤에도 아이가 “왜 꺼내준다고 하고 안 꺼내주냐고!” 하며 “빨리! 빨리!” 하고 악다구니를 쓸 수 있어요. 이럴 때 네가 뭘 원하는지 알았다고 말해준 뒤 다시 지침을 줘야 해요. “조금만 있으면 동생이 다 먹을 것 같아. 다 먹고 나면 바로 꺼내줄게. 기다려. 지금은 동생을 내려놓을 수 없어.”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아이가 “네, 알겠어요. 지금 사정이 그렇군요. 제가 기다리고 있을게요”라고 절대 대답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전까지 기다리는 훈련을 한 번도 받지 않은 아이라면 부모가 이렇게 말해도 아마 울고불고할 거예요. 그래도 그냥 두어야 합니다. 눈을 흘기지도 마세요. 아이가 기다리는 동안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그냥 두세요. 가끔 아이 얼굴을 보고 “기다려”라고 말하는 정도가 딱 좋습니다.


소리 내어 읽어볼까요?


“엄마가 들었거든. 너 지금 수납장 위에 있는 장난감 상자 꺼내달라는 거지? 오케이! 알았어! 그런데 좀 기다려.”



유치해지지 않고 처음 의도대로

그래, 알았으면 됐어

아이가 부모의 말에 “알았다고요”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그냥 넘어가세요. 보통 사춘기 아이들은 “네, 알겠어요”라고 고분고분 대답하지 않습니다. “아아... 알았어요, 알았어요”라는 대답은 사실 “예스”와 진배없어요.


아이가 “알았다고요, 알았다고요”라고 말할 때 ‘왜 말을 저따위로 하지?’라며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알았다는 애가 그렇게 행동해?” 하며 아이를 도발하지도 마세요. ‘알겠다고 했으니 이제부터는 노력하겠지.’ 이렇게 이해하고 넘어가세요.


사춘기 아이들이 말하는 “알았다고요”에는 나름대로 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부모에게 자꾸만 반항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면서 하는 말이에요. 건드려선 안 됩니다. 오히려 고마워해야 합니다. 조금 짜증을 부리면서 “알았다고요”라고 말해도 이렇게 대답해주세요.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그래, 알았으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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