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최원일
ǻ
레몬북스
   
15800
2020�� 12��



■ 책 소개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학습법에 답이 있다

유대인 학습법의 근간 ‘나눔’을 실천한 6년간의 기록이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하브루타의 원칙인 ‘쩨다카’를 꾸준히 실천하면서 여러 구호단체에 기부하고 봉사 활동에 참여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기존의 틀 안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제안하는 사람, 변화에 끌려 다니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고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는 데 가장 기본은 ‘인성’이라는 말하는 책이다. 

아직 절제력과 자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좋은 습관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릴 때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게 하면 어떨까. 이 책은 공부 잘하는 외톨이보다 사회를 이끄는 리더가 되도록 가르치는 유대인 학습법을 소개한다. 

■ 저자 최원일
저자 최원일은 아이들의 꿈을 설계하는 드림디자이너(Dream Designer)로 거듭나고픈 초등학교 교사다. 10년 넘게 다양한 모습을 지닌 아이들과 좌충우돌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아이들과 무엇을 해볼까 궁리하는 것을 즐긴다. 무엇보다 관심 있는 것이 생기면 아이들을 끌어들여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통해 삶이 바뀐 후로 책을 권하는 교사가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하브루타 교육을 통해 쩨다카(Tzedakah, 자선)를 알게 되면서부터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다. 더 좋은 ‘나’로 거듭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나눔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다음에는 또 어떤 세계에 아이들과 함께 발을 들여놓을지 고심하는 중이다. 저서로는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독서법』이 있다.

■ 차례
| 추천사 | 
| 프롤로그 | 더 좋은 ‘내’가 되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CHAPTER 01 우리 아이 인성 괜찮은가?
1. 아이들의 인성이 무너지고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아이들 | 분노에 차 끊임없이 복수하는 아이들 | “너 때문이야!” 남 탓만 하는 아이들
2. 인성이 바로 서야 아이가 바로 선다
공부보다 인성이 먼저다 |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도 중요한 인성이다 | 나눔은 선함과 리더십을 끄집어내는 훌륭한 도구다

CHAPTER 02 유대인은 어떻게 인성 교육을 하는가?
1. 탁월한 아이로 키우는 유대인의 교육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이들 | 삶의 목적과 방향을 스스로 바로 세우는 아이들
2. 동전 한 닢으로 인성을 일구는 유대인의 나눔 교육
쩨다카로 이타적인 마음, 배려심을 갖게 되는 아이들 | 겸손과 공동체 의식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인물로 자라는 아이들
3. 질문과 토론으로 실천적 인성을 기르는 유대인의 교육
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의지를 키워나가는 아이들 | 하브루타로 앎을 나누고, 쩨다카로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

CHAPTER 03 아이들과 함께 나눔을 준비하다
1. 나눔에 대해 알아가다
질문으로 나눔에 대해 고민하다 | 나눔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 감사가 나눔으로 이어지다
[첫 번째 편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되렴.
[두 번째 편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2. 우리도 나눔을 할 수 있어요
나눔은 배워가는 것이다 | 나눔을 배우고 실천한 사람들 | 나눔은 습관이다
[세 번째 편지] 작은 습관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렴.
[네 번째 편지] 우리 모두는 ‘내 편’을 갖고 싶단다. 먼저 손 내미는 용기를 기르렴.
3. 나눔을 하면서 배우는 것들
쩨다카로 하루를 여는 교실 |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을 배우다 | 무인은행으로 정직의 중요성을 배우다 | 기록으로 돈에 대한 책임감을 배우다
[다섯 번째 편지] 네가 가진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단다. 너의 속도대로 나누렴.
[여섯 번째 편지] 힘들 때 떠올리고 싶은 따스한 사람이 되렴.

CHAPTER 04 쩨다카로 나눔을 실천하다
-체계적으로 후원을 시작하다
후원 대상 결정 | 후원 기간? 목표? 금액 설정
-사랑의 연탄 나르기 _3.65kg 연탄에 36.5℃의 온기를 실어 나르다 
연탄과의 연결고리 만들기 | 사람의 온기를 닮은 3.65kg 연탄을 나르는 곳, 연탄은행 | 나눔 장터로 연탄 후원금을 마련하다 | 뜻이 있는 곳에 지원금이 있었다! 후원금 끌어당김의 법칙 | 자원봉사자 마음 다지기 | 연탄 나르기 봉사 활동 5년째 연탄 릴레이를 이어가다
[일곱 번째 편지] 한 사람의 힘은 크단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렴.
-밥퍼 봉사 _밥 한 그릇에 사랑을 담다
밥퍼 봉사의 기회를 얻다 | 밥퍼 나눔 장터로 넘치는 마음을 모아 후원하다 | 철저한 준비를 통해 자원봉사자로 거듭나다 | 가족의 지지와 공감을 얻다 | 어르신들과 마음을 나누며 밥을 푸다 | 밥퍼 봉사를 마무리하며
-물 뜨러 가는 길 _식수정화제 한 알로 생명을 구하다
코이카(KOICA) 행사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 책과 영상으로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친구들과 만나다 | 아프리카 남매의 물 뜨러 가는 길 따라가기 | 물 뜨러 가는 길을 체험하다 | 적정기술을 배우고 창조하다 나도 사람을 살리는 디자이너! | 식수정화제를 선물하다
[여덟 번째 편지] 옳고 그름이 아닌 행복과 불행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렴.
-독립운동가 후손 주거 개선 _감사의 마음으로 따뜻한 집을 만들어 드리다
역사를 배우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 | 독립운동가 후손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알게 되다 | 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을 만나다 | ‘만약 나라면?’ 질문에 답하다 | 독립운동가 후손 주거 지원 개선 캠페인을 후원하다
-여자아이 학교 보내기 _차별 없이 교육 받는 세상을 꿈꾸다 
교육이 중요한 이유 | 교육에서 소외된 아이들 | 교육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 | 여자아이 학교 보내기에 동참하다
[아홉 번째 편지] 더하기의 법칙. 할 수 있는 것이 많을수록 나눌 수 있는 것도 많단다.
-아이들이 먼저 제안하고 함께 후원하다
<인도네시아 강진 긴급 구호> 재빠르게 후원에 동참하다 | <강원 산불 이재민 돕기> 강원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해 마음을 모으다 | <화상환자 치료 지원> 화상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다 | <희귀병 어린이 돕기> <소아암 어린이 돕기> 고통받는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다 | <소외 계층 아이들을 위한 도서 지원> 책으로 더 큰 세상을 만나기를 바라며 | <난민 아동보호 캠페인 후원> 난민 어린이에게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다
[열 번째 편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렴.

 QA 쩨다카의 주인공들,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다
쩨다카로 달라진 우리들 | 쩨다카 실천 일 년 차 아이들이 질문에 답하다 | 앞으로 쩨다카를 실천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 에필로그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눔’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우리 아이 인성 괜찮은가?

인성이 바로 서야 아이가 바로 선다

공부보다 인성이 먼저다

인성은 인간다운 성품이자 역량이다. 같은 재능이라도 어떤 인성을 가진 사람에게서 발휘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다. 능력보다 인성을 먼저 길러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성공하려면 성적부터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여전히 인성은 뒷전이다. 인성은 자라면서 저절로 갖추게 될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도 한몫한다. 인성은 머리로 배운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조금씩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10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쳐왔어도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날이 계속되면 학교 가기가 두려워진다. 갖가지 방법으로 속을 뒤집어 놓으며 결국은 화를 내게 만드는 아이들이 밉고,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아이들이 버겁다. 개학을 앞두고는 한 학기 내내 신경전을 벌였던 아이를 다시 봐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며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적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잘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빨리 한 해가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된다.


아이들은 어떨까. 너도 나도 이익에 따라 행동하다 보면 갈등은 끊이지 않고 친구 관계가 틀어지기 일쑤다. 친구들의 냉대는 학교를 한 순간에 지옥으로 바꿔놓고, 이간질, 폭력, 외로움으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은 집중력과 학습의욕을 떨어뜨린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존감도 점점 낮아진다.


결국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아이의 행복과 인생의 질을 결정하는 인성은 어릴 때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한다. 우물쭈물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2015년부터 시행된 인성 교육진흥법에서는 인성 교육이 ‘내면을 바르게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라고 했다. 교육을 통해 예·효·정직·책임·존중·배려·소통·협동·자율·공감·시민의식·용기·성실·절제·긍정 등의 인성 덕목을 내면화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올바른 가치관에 바탕을 둔 생각은 나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과 행동을 낳고, 좋은 인성에 뿌리를 내린 재능은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선한 힘이 될 것이다.


나눔은 선함과 리더십을 끄집어내는 훌륭한 도구다

‘아이들은 믿는 대로 자란다.’

매년 성격도 재능도 다른 아이들을 겪으면서 확신을 갖게 된 말이다.

‘그런 걸 어떻게 하겠어?’


아이들의 능력에 한계를 긋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불안한 마음에 따라다니면서 간섭한 적도 있다. 자기 힘으로 이뤄가는 ‘과정’에서도 배우는 것이 많은 법인데 그럴 듯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지 앉으면 아이들을 닦달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은 아이들이 불쑥불쑥 보여주는 놀라운 모습을 통해 서서히 부서졌다. 아이들이 하도 졸라 학예회 공연을 맡긴 적이 있는데 어찌나 신나게 준비를 하던지. 틈만 나면 삼삼오오 모여 연습에 몰두했다.


갈고닦을 기회를 주면 인성도 재능처럼 자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하지만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다. 선함을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함으로 치부해 버리고, 아낌없이 나눠주는 사람을 자기 것도 제대로 못 챙기는 어리석은 사람 취급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성 좋은 아이보다 성적 좋은 아이들이 더 대접받는다. 아이들을 버릇없고 이기적이라고 몰아세우기 전에 인성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른들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


나눔과 봉사는 아이 안에 내재해 있는 선함을 인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사람을 돕다 보면 어려운 사람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역지사지의 태도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지고 좀 더 넓은 포용력을 갖게 된다.


나눔은 리더십을 끄집어내는 훌륭한 도구이기도 하다.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김용은 의사로서 비영리 의료봉사 기구를 조직해 봉사 활동을 펼쳤고, 빈민 지역에서 결핵과 에이즈 퇴치를 위해 헌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김용의 발자취와 그의 가치관을 높이 평가하며 그를 세계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그가 공헌하는 삶을 살게 된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세계의 문제가 바로 네 문제다.”

“위대한 것에 도전하라.”


그의 어머니는 그가 어릴 때부터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도록 했으며,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했다. 세상을 다른 방법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닫게 하면서, 포용력과 넓은 사고를 갖추게 한 것이다.


나눔에 삶의 가치를 둔 인성 교육은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있다. 최효찬의 『현대 명문가의 자녀교육』에서는 봉사와 헌신에 삶의 가치를 둔 인성 교육이야말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명문가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모습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나의 시선이 세상을 향하고 내가 지닌 역량을 세상을 위해 쓰는 기쁨을 맛본 아이들은 자신뿐 아니라 세상을 끊임없이 바꿔나갈 것이다.



유대인은 어떻게 인성 교육을 하는가?

탁월한 아이로 키우는 유대인의 교육

삶의 목적과 방향을 스스로 바로 세우는 아이들

삶의 주도권을 어른들에게 내어준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시큰둥하다. 꿈이 무엇인지 물으면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작품 속 통조림처럼 아이들마다 비슷한 대답을 한다.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강한 신념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삶을 가꿔나가는 유대인과는 다른 모습이다. 유대인과의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첫째, 자신이 하는 일의 목적과 가치를 분명하게 알고 있느냐의 차이다. 우리 아이들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른 채 잘하면 칭찬받을 수 있고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니까 그냥 한다. 하지만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공부보다 재미있는 것들을 만나면 공부는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봉사 활동도 대학을 가기 위한 스펙일 뿐이기 때문에 건성으로 참여하게 된다. 반면 유대인은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며 공부를 통해 세상에 어떤 도움이 될지를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가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려고 한다.


둘째, 자기결정 능력이 있느냐의 차이다. 요즘 아이들은 스스로 결정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 부모가 아이의 결정에 일일이 간섭하거나 부모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다 보니 아이는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끊임없이 확인받기를 원한다. 체험학습 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버스에 탑승했을 때, 체험 장소에 도착했을 때, 집에 돌아갈 때 수시로 전화하고, 김밥을 남겨도 되는지, 기념품 상점에서 퍼즐을 사도 되는지까지 일일이 허락받는 모습을 보니 씁쓸해졌다.


결정을 내리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 보지 않은 아이, 실패했을 때의 좌절감을 겪어보지 않은 아이는 안전한 선택만 하려 한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는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며 회피하려 한다. 유대인은 아이를 온실 속에서 애지중지 키우지 않는다. 역경 속으로 아이를 몰아넣지만 실패했을 때는 비난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한다. 아이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하면서 스스로 한 걸음씩 나가도록 돕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한 아이는 주체성과 자기결정력을 지닌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세 번째는 마스터 코칭이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코치로서 아이에게 필요한 적절한 도움을 줘야 한다. 유대인은 하브루타를 통해 짝끼리 논쟁한 후에 랍비와 함께 내용을 정리하는 ‘쉬우르’ 시간을 갖는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잡고 짝 토론에서 해결하지 못한 것을 풀어나가도록 돕는 시간이다. 아이들의 사명이 적절한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어려울 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삶의 목적과 방향을 정한 아이는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자신의 길을 더욱 힘차게 갈 수 있다.


동전 한 닢으로 인성을 일구는 유대인의 나눔 교육

쩨다카로 이타적인 마음, 배려심을 갖게 되는 아이들

유대인 부모는 자녀가 아주 어릴 때부터 쩨다카를 통해 나눔을 철저히 교육시킨다. 때문에 아이들은 나눔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쩨다카는 히브리어로 ‘해야 할 당연한 행위, 정의, 의로움’이라는 뜻으로 ‘자선’으로 해석되며,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가치 있는 일에 돈을 기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유대인은 수입의 10분의 1 이상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내는 것은 고대부터 의무사항으로 지켜왔다. 유대 가정에서는 쩨다카 자선함을 여러 개 두고 매일 아침 동전을 넣도록 훈련시킨다. 아기라도 예외는 없다. 부모님이 아기의 손에 동전을 쥐여주고 자선함에 함께 넣는다. 그렇게 모인 돈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태도를 익히면서 이타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것이다. 탈무드원전연구소 소장 김정완은 쩨다카는 마음 밭을 갈아 선한 토대를 만드는 것으로 실천할 때마다 인격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쩨다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려운 사람을 보고도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중요한 일에 밀려 나눔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때도 있었다. 나눔을 우선순위에 두고 나눔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나눔의 기쁨을 어른보다 훨씬 크게 느끼며 그러한 희열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된다. 어릴 때부터 나눔을 훈련하다 보면 어려운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나눔을 삶의 일부로 여기며 따뜻한 마음을 가꿔온 아이는 평생 남을 돕고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질문과 토론으로 실천적 인성을 기르는 유대인의 교육

하브루타로 앎을 나누고, 쩨다카로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

실천에 있어서 하브루타와 쩨다카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탈무드원전연구소 소장 김정완은 하브루타와 쩨다카는 같은 원리라고 하였다. 이 둘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행위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앎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이 하브루타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쩨다카다.


하브루타문화협회 특별강사인 김치남은 “하브루타 없는 쩨다카는 반쪽 쩨다카, 쩨다카 없는 하브루타는 반쪽 하브루타”라고 하였다. 하브루타로 교육을 받고 쩨다카를 실천하며 원리와 실천을 동시에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대인은 인성 교육에 있어 쩨다카를 매일 실천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눔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실천한다. 다른 사람을 도우며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방법을 익힌 아이는 물질적인 가치보다 공동체 의식, 인류애 같은 가치를 우선순위에 놓는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깔보지 않고 그들을 돕기 위한 방법을 찾아 실천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은 행복감이 높아지고, 도움을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 한다. 나눔의 선순환이 만들어져 생존과 번영에 꼭 필요한 협력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유대인의 인성 교육의 기본은 하브루타와 쩨다카 교육이다. 끊임없는 질문과 토론을 통해 쩨다카를 실천한다면 진정성 있는 나눔을 할 수 있다. 단순히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서’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고 나눔을 실천하게 하는 것이다.


나눔이 결국 인성을 더 좋게 바꾼다.



아이들과 함께 나눔을 준비하다

우리도 나눔을 할 수 있어요

나눔은 배워가는 것이다

친구에게 필요도 없는 전단지를 왜 받냐고 물었을 때 친구는 멋쩍게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내가 전단지를 받으면 저 분이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


이 한마디의 위력은 대단해서 벌써 10년 넘게 그 친구처럼 전단지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있다. 나눔은 보고 듣는 것을 통해 차분히 배워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배움이 삶으로 연결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팔에 깁스를 한 친구를 위해 어떤 친구가 식판에 대신 밥을 받아주면 다음 날에는 여러 명이 밥을 받아주겠다고 나선다. 필통이 떨어져 펜이 와르르 쏟아졌을 때 옆 친구가 벌떡 일어나 펜을 줍기 시작하면 그 주변으로 아이들이 모여 함께 줍는다. 문을 밀고 자기만 쏙 빠져나갔던 아이에게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을 잡아주는 거라고 알려줬더니 저 멀리서 사람이 보이기만 해도 문을 잡고 기다렸다.


나눔도 배우면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눔을 배울 때 중요한 것은 첫째, ‘나눔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 ‘아주 작은 것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김하늘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자원봉사』에는 울고 있는 사람 옆에 가서 아무것도 묻지 않고 함께 울어주는 남태평양 바누아투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들은 슬퍼하는 친구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나눔에 대한 부담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둘째, 도움 받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 못하고 혼자서 끙끙거리는 아이, 마지못해 도움을 받아도 그만큼 갚지 못하면 동동거리는 아이들이 있다. 로버트 풀검의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게서 배웠다』에는 저자가 도움을 요청하러 간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대학교 학장을 찾아갔을 때 학장은 이런 말을 한다.


“자네가 타인에게 언제 어떻게 도움을 구해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네. 도와달라고 청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서야 어떻게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겠나?”


도움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주는 사람 관점에서만 생각하게 되어 자칫 교만해지기 쉽다. 받아본 사람이 상대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며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통해 돕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나눔 사례에서 나눔 아이디어를 얻고, 친구가 자신을 위로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힘든 사람을 더 잘 위로할 수 있게 된다.


아주 작은 것부터 쉽게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레이프 크리스티안손의 동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읽어주고 간단한 활동을 했다.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만 나눔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눈, 손 같은 신체를 사용해서도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알아가기 위함이었다.


나눔은 습관이다

아직 절제력과 자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좋은 습관을 갖게 하려면 공을 많이 들여야 한다. 마치 우물에서 물이 콸콸 나올 때까지 마중물을 부어주어야 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알아서’ 하기까지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습관 기르기는 장거리 마라톤이다. 잔소리와 간섭보다 지치지 않고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제대로 된 전략이 필요하다.


나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교실에서 쩨다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첫째, 매일 동전을 쩨다카 자선함에 넣는다. 나눔 활동이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일상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겨우 들인 습관이 금방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지속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체험학습 날, 체육대회 날, 방학식 날도 예외 없이 쩨다카를 했다.


둘째, 후원활동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루에 후원하는 금액의 상한선을 정한다. 큰 액수를 모으는 것이 아닌 매일 참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아이들과 의논하여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금액을 정했다. 더 돕고 싶은 친구들은 가정에서 후원금을 따로 모으도록 했다.


셋째, 모금 기간을 2~3주 단위로 쪼갠다. 모금 기간이 길면 흥미와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치게 된다. 많은 돈을 후원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면 2~3주마다 새로운 후원을 진행하면서 쩨다카에 대한 관심을 오래도록 지속시킬 수 있다.


반복의 힘은 세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습관이 정체성의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주장한다. 자주 반복하는 행동이 습관이 되고 삶의 경험 하나하나가 쌓여 자아상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하루라도 동전을 넣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낄 정도로 쩨다카의 열성 팬이 되었고,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지 끊임없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만들어진 것이다.


나눔을 하면서 배우는 것들

쩨다카 선포식

유대인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봉사 활동을 하러 간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삶의 태도와 가치에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님과 함께한 경험이 꾸준히 쌓여 삶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정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분별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단체로 나눔 활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이와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나눔의 지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에서 학교에서 아이들이 참여하게 될 쩨다카를 알리고 부모님의 지지와 동의를 얻기 위해 학부모 공개수업 때 쩨다카 선포식을 했다. 일 년 동안 진행할 쩨다카의 목적과 계획에 대해 설명해드리며 ‘첫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캠페인을 준비해서 모금을 받도록 했는데 후원금은 쩨다카 씨앗(seed)을 뿌리는 마음으로 ‘씨드머니(seed money)’를 미리 준비하여 부모님께 나눠드렸다.


캠페인은 모둠별로 주제를 하나씩 맡아 준비했다. 아프리카 여자아이 학교 보내기, 북한 어린이 돕기, 멸종동물 구하기 등이었다. 모둠별로 준비한 캠페인을 발표한 후 자선함을 들고 돌아다니며 후원을 받았다. 처음에는 수줍게 자선함을 내밀던 아이들도 부모님이 흐뭇한 얼굴로 동전을 넣어주시자 발걸음에 힘이 들어갔다.


활동을 마친 후 아이들은 쩨다카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선언문을 작성하고 부모님은 격려의 메시지를 써주셨다. 그날 우리 반 아이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찔렀고, 아이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가슴에 새겼다. 고비도 있었지만 일 년 동안 쩨다카를 순조롭게 이루어갈 수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나눔은 더 특별해질 수밖에 없다. 아이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고 부모님이 나눔 실천의 좋은 안내자, 지지자, 동반자가 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을 배우다

아이가 학기 초부터 다른 사람 돕는 데 쓸 거라며 당당하게 돈을 요구하더란다. 좋은 일에 쓴다고 해서 처음에는 선뜻 돈을 주었는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돈을 달라고 했던 것이다. 횟수가 거듭되니 돈을 다른 곳에 쓰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들어 아이에게 확인을 했더니 엄마에게 버럭 신경질을 냈다는 것이다.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렇게 아까우면 선생님 지원금을 내면 되지 굳이 자기 돈으로 하고 싶다며 부모님께 따로 손을 벌리다니. ‘어떤 돈으로 기부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팽팽하게 대립한 끝에 새로운 쩨다카 규칙이 탄생했다.


‘부모님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기 용돈에서 기부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규칙을 덧붙였다.


‘지출 계획을 세워 용돈을 쓰기 전 기부할 돈을 미리 떼어둔다.’


나눔을 우선순위에 두고 얼마나 기부할 것인지 계획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었다. 전성수·양동일의 『유대인 하브루타 경제교육』에서는 유대인들은 돈을 버는 방법보다 쓰는 법을 먼저 가르친다고 강조한다. 자선하는 데 쓸 돈은 집안일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벌도록 한다. 자선활동이 노동교육과 경제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베풂을 통해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을 배우면서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리더로서의 덕목까지 갖추게 된다.


돈은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하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경제교육을 받으며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돈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배운다. 하지만 우리는 돈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정작 돈의 가치와 돈을 다루는 법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쩨다카를 통해 나눔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진정한 돈의 가치를 깨닫고 돈에 대한 절제력을 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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