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이선형
ǻ
미래와사람
   
14500
2020�� 12��



 

■ 책 소개

오늘 하루, 어떤 말로 하루를 시작했나요?

성공한 사람들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채워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지고,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엄마와 아이가 행복하기 위한 말하기를 실천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우리의 모습을 기록했고, 그 기록들이 모여 이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아이의 감정과 행동 표현에 따라 엄마가 어떻게 말을 하면 좋을지, 엄마와 아이가 함께 행복한 말하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리하였습니다. 

행복한 엄마가 되어야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엄마가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돌보는 데 필요한 생각, 마음, 삶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습니다.

■ 저자 이선형
어린시절부터 ‘말 잘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말’공부를 해왔다. 어른이 되어 ‘말’을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방송, 강의, MC등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았다. 말을 잘 하기 위해 나의 ‘말’에 더욱 집중할수록, 상대방의 ‘말’과 ‘마음’에는 더 집중을 할 수가 없음을 ‘엄마’라는 사람이 되고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말’과 ‘마음’을 주고받는 ‘소통’에 대해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나누어 가고 있다.

올바른 연구소 대표로, 세대 간의 공감과 소통을 주제로 영유아, 어린이부터 청소년, 여성, 학부모,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과 소통하며 강의를 하고 있다.
일하는 것만큼이나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 강사, 작가, 크리에이터, 꿈의 학교 교장 선생님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살아가고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말’을 만들어 내는 ‘마음’을 더 잘 아는 사람, 그리하여 타인의 ‘마음’에 나의 ‘말’이 다정히 가 닿을 수 있는 ‘말걸음이 고운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꿈꾼다.

■ 차례
프롤로그 

첫 번째, 그렇게까지 화내는 게 아니었는데
하나 너만 울고 싶니? 나도 울고 싶어!
둘 기다리는 건 어렵고 미루기는 참 쉽다. 
셋 사랑하는 마음을 ‘미운 말’에 담는다면 
넷 아이의 눈물을 억누르면 감정도 억눌린다.
다섯 엄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고 해?! 
여섯 아이가 아니라 내 말투가 문제라고? 
일곱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폭력이 될 수 있다.
여덟 내 말 습관이 엄마를 닮았을 줄이야 

두 번째, 아이 마음에 상처 입히는 엄마의 서툰 말 습관
하나 내 ‘안경’을 아이에게 씌우지 않기 
둘 아이의 말문을 막는 말 “그런 거 아직 몰라도 돼.”
셋 시옷 발음이 중요한 게 아니야 
넷 ‘실수’인데 그렇게까지 혼내야 했을까?
다섯 “그 친구는 왜 그러니?”라고 흉보지 않기.
여섯 아이의 자존감에 악영향을 주는 말 “넌 도대체 누굴 닮은 거니?” 
일곱 아이의 상상력과 가능성을 제거하는 말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
여덟 시간제한은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아홉 아이를 이긴다고 상 받는 것도 아닌데 

세 번째, 엄마,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하나 “아무 일도 아니야, 괜찮아.”라고 말하기 
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대화, 행감바
셋 자신감을 북돋워 주는 공감 대화의 ‘고수’ 되기
넷 있잖아. 오늘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면… 
다섯 다 잘할 필요는 없는 거야 
여섯 가르쳐 주고 싶다는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일곱 부모의 믿음을 보여주는 말 Vs 부모의 불신을 드러내는 말
여덟 마음의 상처를 막아주는 ‘쿠션어’ 사용법 
아홉 아이의 말을 새치기하지 않기 1
열 엄마가 진심으로 미안해 
열하나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을 강요하는 말을 하지 않기
열둘 엄마와 아이의 행복한 소통을 도와주는 건강한 수다

네 번째, 너랑 놀면 나도 행복해
하나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엄마를 독점하는 이용권 
둘 놀아주지 말고, 함께 놀자! 
셋 다양한 대화주제 발굴을 위한 TPO 활용하기 
넷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책 읽기 대화법 
다섯 아이의 친구들 이름을 외운다는 것! 
여섯 우리 집에는 ‘덕분상, 노력상, 꿀잠상, 쫄면상’이 있다 

다섯 번째, 아이를 돌보기 전, 엄마를 돌보는 시간
하나 배 속의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줬던 마음을 기억한다면
둘 어머님은 자장면이 좋다고 하셨어. 
셋 솔직하게, 당당하게, 자신있게 
넷 육아 때문에 시간이 없어도…그래도 자기계발 
다섯 한강변을 원 없이 달린 날 

에필로그 

 




엄마,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그렇게까지 화내는 게 아니었는데

아이의 눈물을 억누르면 감정도 억눌린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를 다양한 표현으로 전달하고 한다. 눈물, 짜증, 분노, 떼쓰기, 등 다양하고도 다이나믹하게 말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살피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서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애쓴다. 그중 울음소리와 눈물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활용해온 엄마와의 소통법이니 가장 익숙할 수밖에 없다. 배고파서 울면 따뜻한 우유를 배불리 먹을 수 있었고, 축축해서 불쾌하면 울음으로 엄마를 찾아 보송보송한 기저귀를 가질 수 있었다. 울음은 아이에게 가장 빠르고도 확실한 세상과의 소통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울음으로 소통하려고 하면 엄마는 무서운 표정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를 ‘뚝!’이라는 소리를 내뱉는다. 그리고 어떨 때는 ‘착하지? 울음 그치면 스티커 붙여줄게’라는 사탕발림을 하기도 한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표현하는 소통법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것에 당황스러운 수밖에 없다. 눈물을 억누르는 엄마의 회유와 협박에 아이들은 눈물뿐만 아니라 감정마저 억눌리게 된다.


어린 시절을 한번 떠올려 보자. 울고 있을 때 누군가 ‘뚝 그쳐!’ ‘울지 마!’ 그러면 울음소리를 삼키느라 ‘끄억 끄억’ 딸꾹질 비슷한 소리를 내며 참았던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울음소리를 멈춘다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슬픈 감정까지 멈춰질까? 그렇지 않다. 대신에 감정을 숨기고 억누르느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를 멈추어 버릴지도 모른다.


#울어도 괜찮아 #잘 울고 나서 #잘 말하면 돼

‘눈물을 참으면 병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소리 내어 실컷 울고 나면 기분이 개운해지는 것을 한 번쯤은 다들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눈물을 흘리면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눈물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한다. 슬픈 감정을 억지로 참고 눈물을 삼키면 스트레스가 고조되고 집중력과 주의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뇌의 노화까지 촉진시킨다고 하니 눈물을 억지로 참아야 할 이유는 적어 보인다. 미국 알츠하이머 치료연구센터의 빌 프레이 박사는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이유를 잘 울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니 남녀노소 불구하고 눈물이 나올만한 감정을 느낄 때는 개운하게 눈물을 속 시원히 흘려 보는 건 어떨까.


만약 아이의 울음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라면 아이를 진정시켜야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아이의 슬프고 속상한 감정이 풀릴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이때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는 엄마의 말을 전하면 아이의 마음이 안정되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 많이 속상해서 눈물이 나는구나.”

“다 울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충분히 울고 이야기하자. 엄마가 기다려 줄게”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고 떼쓰다가 나자빠지기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 막무가내로 떼쓰고 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므로 우선 그 장소를 벗어나야 한다. 공간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도 아이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될 수 있도록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뚝!’, ‘울지마!’, ‘얼른 안 그쳐?’ 등의 말은 아이의 감정을 더 자극하고 억누르는 말이니 사용하지 않도록 하자. 



아이 마음에 상처 입히는 엄마의 서툰 말 습관

아이를 이긴다고 상 받는 것도 아닌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내 아이. 좋은 것만 해 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다. 주는 대로 잘 먹고 잘 입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자기주장을 내세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엄마와 아이는 사소한 것에 기 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우는데’ ‘다 너 좋으라고 하는건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아이가 야속하고 밉기도 하다. 지금부터 벌써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 버릇을 고치려 기를 써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아이와의 사이는 점점 멀어질 뿐이다.


그러면 아이와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아이와 나는 다른 인격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행동이 나와 다른 생각의 행동인지, 잘못된 행동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 아니더라도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면 우선 화가 난다. 그리고 아이가 고집을 피운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의 말을 거역하고 고집피우기 위해 떼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엄마에게 전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자신이 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동원해서 말이다.  그러니 아이가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기를 꺾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고집이 너무 세다며 열 받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아이가 커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우리 집 #육아 철학 #실천을 위한 #고집 대결

우리 가족의 육아 철학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둘째, 나 자신의 안전에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것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실천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험난한 여정이 있었는지 모른다. 결혼하고 남편의 일 때문에 경상남도에 있는 어느 시골에서 3년 동안 살게 되었다. 그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서울에 계신 할머니 댁을 오가느라 장거리 여행을 자주 하게 되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카시트에 앉는 연습을 틈틈이 했는데, 잠투정이 심한 어느 날 아이는 카시트에 안 앉겠다며 떼를 썼다. 차 한 대 다니지 않는 한적한 시골길이었기에 잠시 동안은 그냥 안아줘도 괜찮겠지 싶어서 아이를 품에 안았다. 그런데 아이 아빠가 그런 나의 행동을 말렸다. 그리고 아이를 다시 카시트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채우라고 했다. 아이는 카시트에 앉지 않겠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몸을 뒤집고 비틀고 울고 소리 지르며,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서 말이다. 두 살배기 아기와 아빠의 첫 고집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생전 처음 보는 아빠의 단호한 모습에 놀란 아이는 더 가열차게 울어댔고, 아빠는 그런 아이를 보면서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 얼굴로 아이에게 말했다.


“차에서는 카시트에 앉는 거야. 카시트에 앉지 않으면 위험해. 아빠는 네가 카시트에 앉을 때까지 출발하지 않고 기다릴 거야.”


두 사람의 고집은 대단했다. 땀까지 뻘뻘 흘려가며 악을 쓰고 울어대는 아이를 안아주지도 달래주지도 못하는 나도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길가에 차를 세운 채로 30분이 훌쩍 흘렀다. 아이가 아빠의 말을 이해는 한 걸까. 여전히 울음을 그치지 못한 채로 카시트에 엉금엉금 기어 올라가 앉았다. 그제야 아빠는 온화한 표정으로 아이에게 말했다.


“잘했어. 앞으로도 네가 카시트에 앉지 않으면 차는 출발하지 않을 거야. 소중한 네가 다치거나 위험한 일은 하면 안 되는 거야.”


그 일이 있은 이후 아이는 카시트에 앉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투정 부리는 일이 없었다.


물론 아이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과,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이 아닐 경우에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엉뚱한 행동에도 눈을 감아 주거나 져주기도 한다. 아이에게도 하나하나의 행동에 대해 일일이 옳고 그름을 알려주기보다는 이 두 가지는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그 이외의 행동에는 제약 없이 마음껏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그러면 아이도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하기에 앞서 이 두 가지 규칙을 떠올려 보고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의 범위가 넓고 다양하기에 상황에 따라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그에 적절한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화하며 결정하기도 한다. 상황에 따른 변수는 존재하지만 몇 가지 확실한 규칙을 정해두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부모의 일관된 행동이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율성과 책임감을 심어 준다.


부모마다 옳다고 여기는 생각은 각자 다를 수 있다. 그 생각을 몇 가지 규칙으로 정리해 보자. 그러면 그것이 바로 우리집의 육아 철학이 될 것이다. 그 육아 철학을 아이와 공유하고 함께 지키려 노력해 간다면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각을 세워 기 싸움을 할 일이 확실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육아 철학 이외의 행동에서는 아이에게 적당히 져주는 것도 괜찮다. 아이와의 기 싸움에서 이긴다고 상 받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엄마,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자신감을 북돋워 주는 공감 대화의 ‘고수’ 되기

#공감하는 말 #대화의 1,2,3 법칙

대화를 잘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이어나가는 소통의 달인들은 대화의 1,2,3 법칙을 잘 활용한다. 대화의 1,2,3 법칙이란 한 번 말하고 두 번 들어 주며 세 번 공감하라는 대화 방법이다. 그만큼 대화에 있어서 말을 하는 것보다 이야기를 잘 듣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화의 법칙을 내 아이와 나누는 대화에서도 잘 적용할 수 있다면 아이와 더욱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공감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공감이란 남의 감정과 의견 주장에 대해서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기분을 말한다. 그것을 적절히 잘 전하는 말을 공감 화법이라고 한다.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나도 그렇게 느낀다고 하는 공감표현을 어렵지 않게 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배가 고픈 상황에서 고소하게 풍겨오는 치킨 냄새를 맡고 ‘맛있겠다’, ‘그치? 정말 냄새 좋다’라고 서로 공감하며 대화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정반대의 성향의 사람과 생소한 경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공감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치킨이라면 딱 질색인 사람이 그 맛있는 대화에 공참하고 공감하기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엄마와 성향이 다른 아이가 엄마에게는 생소한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엄마는 어떻게 아이의 말을 공감하며 잘 들어 줄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감 화법 표현 방법을 잘 활용해 본다면 다소 공감하기 힘든 주제의 대화에서도 아이와의 대화를 잘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판소리를 할 때 소리꾼 옆에서 북으로 장단을 맞추며 ‘얼쑤’, ‘좋구나’ 하며 추임새를 넣어주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고수’이다. 고수의 추임새에 소리꾼은 더욱 신명나게 열과 성의를 다해 소리를 완성한다. 아이가 엄마와 ‘대화’라고 하는 소리를 낼 때 엄마는 판단하거나 지도하려는 잔소리꾼이 아니라 ‘얼쑤’ 하고 추임새를 넣어 주는 우리 아이만의 ‘고수’가 되어 주자.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그것을 실천하려는 노력과 더해지면 아이와 엄마는 세상 누구보다 더 편안하고 즐거운 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상처를 막아주는 ‘쿠션어’ 사용법

쿠션어는 부탁이나 거절을 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되지만, 아이를 훈육할 때도 활용할 수 있는 대화법이다. ‘가능하다면’, ‘어렵지 않다면’, ‘힘들겠지만’, ‘괜찮다면’ 등의 쿠션어를 활용하면 아이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정의하거나 지시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이가 엄마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기에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아이의 문제행동에 엄마의 의견을 강한 어조로 전해서 아이를 위축되게 하는 대신 엄마의 의견에 쿠션어를 더해서 부드럽고 포근하게 엄마의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청유형 #해라 #Vs 해주겠니

엄마의 말을 친절하게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청유형’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청유형’은 무엇인가를 요청할 때 종결어미를 ‘~해’, ‘~해라’라고 전하는 대신 ‘~하자’, ‘~할까?’, ‘~해볼까?’ 등의 표현으로 전하는 말하기 방식이다. 지시하는 느낌이 들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느낌이 들어 긍정적으로 행동을 변화시키기에 좋은 대화방법이다.


이를테면 매일 빨래를 여기저기 흩어 놓는 아이에게 ‘빨래 바구니에 양말 집어 넣어’라는 명령어보다 ‘양말을 빨래 바구니에 넣어 줄래?’라고 말하는 것이다. ‘엄마 바쁜데 숟가락 하나 놓는 사람이 없네’라고 푸념하는 대신 ‘숟가락 젓가락 갖다 놓아 줄 수 있을까?’ 하고 청유형으로 부탁을 하는 것이다. 지시가 아닌 부탁, 명령이 아닌 청유형의 활용은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는 기분 좋은 엄마의 말하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말을 새치기하지 않기

누구나 자기가 말을 하는 도중에 말허리를 끊어버리면 기분이 나쁘다. 이것은 아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칭 ‘내새끼 전문가’들인 엄마들은 아이의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 대략 알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기에 아이가 입만 뻥긋해도 어떤 내용이 나올 줄 아는 엄마들은 아이의 말허리를 싹둑 자르고 새치기해서 대답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간략하게 전달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사건들을 두서없이 나열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말의 내용이 삼천포로 빠지기도 한다. 이럴 때 엄마들은 답답해하며 ‘이렇게 말해야지’, ‘그래서 요점이 뭐야? 요약해서 말해봐!’ 등의 말로 아이들의 말문을 막아 버린다. 그러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엄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 일을 멈춰 버리게 된다.


아이가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인가를 요구를 하기 위해 말을 할 수도 있고,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아이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엄마에게 전하는 그 자체에 즐거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잘 요약하는 연습을 할 수 있고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아이가 우왕좌왕 두서없이 말을 하더라도, 엄마들은 아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더라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은 바로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아이 말에 호응하며 끝까지 경청을 해주는 것이다.



너랑 놀면 나도 행복해

하나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엄마를 독점하는 이용권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 일하는 엄마들은 아이와 함께 있어 주는 시간이 부족한 만큼 더욱 잘해주고자 애쓴다. 하지만 그렇게 온종일 아이를 위해 애쓰는 엄마들의 노력은 어디로 증발해버리는지 아이들은 엄마들의 그런 노력과 마음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때론 서운하기도 하다. 아이들은 왜 엄마들의 그 노력과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왜냐하면 엄마는 아이에게 잘해주고 싶은 ‘자신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의 양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간의 질’이다. 아이들에게는 부모와의 밀착된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게 되어 올바른 자아와 긍정적인 사회성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잘 보낼 수 있을까?


#우리 뭐하고 놀까? #엄마와의 밀착된 시간

서운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아이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그럼 엄마랑 어떻게 놀면 재미있고 행복할 것 같아?”

“음... 엄마가 일도 하지 않고 핸드폰도 하지 않고 내 방에서 같이 놀아 주면 좋겠어.”


그렇게 우리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엄마 자유 이용권’을 만들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엄마는 아이의 말과 행동에 온전히 집중하고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이용권이다. 아이의 말대로 아이 방에 들어가서 무엇을 할지 물어보았다.


“자, 이제 뭐하고 놀까?”


아이의 눈은 바빠졌다. 그리고는 오래된 모래 놀이를 가지고 왔다. 왜 하필 정리하기도 어려운 모래 놀이일까 생각이 들었지만, 잠자코 아이가 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는 모래로 성벽을 만들기도 했고, 동그랗게 뭉쳐 구멍을 내기도 했다. 내가 해 준 것은 아이가 하는 놀이를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무엇인가를 만들고 난 후 내 얼굴을 쳐다보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일 때마다 ‘이야, 모래 성벽이 엄청 튼튼해 보인다’, ‘이것은 뭘 만든 거야?’, ‘모래에 구멍 난 모습이 꼭 현무암 같아 보이네’하며 한마디씩 거들어 줄 뿐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을 신나게 모래놀이를 하던 아이가 내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다음 주말에도 나랑 같이 방에서 놀아 줄 수 있어? 엄마랑 같이 노니까 정말 재미있어.”


엄마가 아이에게 해준 것은 무엇일까? 아이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았고, 아이가 직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게 지켜봐 주었으며, 아이의 행동에 관심과 호응을 해주었다. 일정 시간을 미리 시간을 정해놓고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면 아이들은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부모와의 밀착된 시간은 서로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고, 아이의 마음에 집중하여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며, 말과 행동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 준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참으로 많다. 보여주고 싶은 세상도 많고 가르쳐 주고 싶은 것도 많아서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끊임없이 찾아보고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을 찾아 직접 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애를 쓰면 그만큼 아이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기대가 커진 만큼 욕심도 커지고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않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속상해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모들의 일방적인 노력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 소통할 시간이 없는 아이들은 외롭고 쓸쓸해진다.


일주일에 하루, 몇 시간만이라도 미리 시간을 정해놓고 아이에게 엄마, 아빠를 독점할 수 있는 ‘엄마, 아빠 자유 이용권’을 선물해서 함께 온전히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밀착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이 시간은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엄마랑 영화관 데이트를 할 수도 있으며, 아빠랑 당일치기 여행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게 질문하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다. 아이의 생각과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찾을 수 있고 그것을 엄마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의 정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가 생각을 부모에게 전달할 때는 집중해서 경청해야 한다. 아이가 말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표정과 태도가 아주 중요하다. 살짝 미소를 띤 표정으로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아이 쪽으로 몸을 약간 기울여 이야기를 들어 보자. 아이가 신나는 이야기를 하면 함께 신나는 표정으로,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진지한 표정으로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를 보이면 된다. 경청의 자세로 아이를 대한다면 공감하는 느낌이 잘 전달되어 아이가 마음 편히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이 생소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서 어색해하거나 무엇을 할지 정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고 귀기울이고 기다려 주는 시간을 잘 거치게 되면 아이는 부모가 생각하는 그 무엇보다 더 재미있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그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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