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독서 노트의 힘

   
이은정
ǻ
미디어숲
   
15800
2020�� 10��



■ 책 소개

 

“공부머리, 생각머리를 키우는 독서 노트, 아이의 삶이 바뀐다”

 

지금 사회는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 부모세대가 살아온 세월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자신이 살아온 사회 환경을 생각하며 자녀를 양육해서는 안 된다. 시대 변화를 잘 파악하고 그 속에서 아이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교육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자녀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능력을 꼽으라면 과연 무엇일까?

 

각종 SNS와 유튜브, 틱톡, 인터넷 게시판 문화가 대세를 이루며 이제는 1인 미디어와 1인 브랜드 시대가 됐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머리와 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글솜씨를 갖춘다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성공이 보장된 사회다. 자녀가 이 두 가지 능력을 갖추도록 부모가 교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독서 노트다.

 

하지만 문제는 짧은 길이의 자극적인 영상이나, 지루할 틈새 없이 뇌를 자극하는 게임이 넘쳐나면서 오히려 아이들은 갈수록 독서나 글쓰기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지배하는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이 씁쓸하면서도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이 책에는 오랜 연구의 결과로 재구성한, 초등부터 성인까지 이어지는 독서 노트 양식과 5가지 독서 노트 쓰는 방법이 친절하게 담겨 있다. 더불어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독서 노트를 즐겁게 작성할 수 있도록 동기유발을 하는 방법과 선생님이 추천하는 다양한 국내외 도서가 소개되어 있다.


책 읽기를 싫어하거나 읽고 나서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아이들을 보며 속만 끓여온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반가운 선물 같은 책이다!

 

■ 저자 이은정
어릴 적부터 나의 꿈은 교사였다. 시간이 흘러 지금 12년 차 초등 교사다. 교사 생활을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두 가지의 목표가 내 마음속에 자리잡았다. 첫 번째는 아이들과 독서 교육을 진득하게 제대로 해 보고 싶다는 것, 두 번째는 내 인생 어느 한 시점에는 꼭 한 번 책에 파묻혀 살아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아니 기회를 잡았다고 하는 것이 더 맞겠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책을 읽었다. 눈 뜨고 잠들 때까지 틈만 나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읽었다. 책에 오롯이 빠져 지내다 보니 책이 바로 위로이며 책이 나의 길이었다. 이렇게 맛있는 책의 단맛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지도하고 있다. 특히 책을 읽은 것으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책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기록한 내용을 언제든 꺼내 활용할 수 있는 독서 노트를 만들기 위해 연구했다.

 

책은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어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모든 책을 다시 읽어 볼 수 없기에 우리는 독서 노트를 쓴다. 독서 노트는 잊고 있었던 생각들을 연결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낸다. 독서 노트의 강점은 나만의 생각들을 꾸준히 쌓아 나가는 ‘기록’에 있다. 그 기록의 토대 위에 새로운 발전의 가능성이 자라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독서 노트를 쉽게 쓰는 방법을 알려 주고 싶은 학부모와 교사를 위해 이 책을 썼다. 독서 노트가 왜 좋은지, 독서 노트는 어떻게 쓰면 좋은지, 독서 노트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면 좋은지에 대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 차례

추천사
프롤로그 독서 노트는 선택 아닌 필수

 

1장. 독서 노트를 쓰면 달라지는 것들
1. 한 번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할 수는 없을까?
2. 그때 그 시절의 나를 만나다
3. 나만의 글쓰기 보물창고
4. 새로운 생각의 씨앗이 자라다
5. 진학할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
6. 급변하는 시대, 미래 인재로 키우는 방법

 

2장. 스스로, 재미를 느끼며 독서 노트를 쓰게 할 수는 없을까?
1.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2. 책을 읽으면 머리가 좋아져요
3. 그들은 어떻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4. 뇌과학적으로 ‘독서 노트’를 쓰면 좋은 점
5. 읽고 쓰고 메모한 사람들의 비밀
6. 책을 좋아하게 하는 칭찬의 기술

박스] 책과 친구가 되게 하는 명언

 

3장. 한 장으로 끝내는 독서 노트
1. 초등부터 성인까지 평생 가는 독서 노트
2.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A4 한 장으로 끝!
3. 어떤 책을 독서 노트에 쓰게 할까?
4. 제대로 책을 읽게 하는 방법
5. 효과 좋은 독서 활동

 

4장. 스스로 재미있게 초등 독서 노트 쓰기
1. 독서 노트를 쓰기 전에
2. 내 마음대로 고르는 독서 노트 쓰는 법 5가지
3. 독서 리스트는 어떻게 작성할까?
4. 한 달 독서 계획표를 짠다
5. 인용 글귀 및 필사 노트 활용하기
6. 어떻게 관리하고 보관할까?
7. 독서 노트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

 

5장.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선생님이 추천하는 책
1. 조금씩 나누어 읽기 좋은 동양 고전
2. 조금씩 나누어 읽기 좋은 서양 고전
3. 교과와 연계하기 좋은 한국 고전
4. 훌륭한 작품을 한 권으로 읽는 인물 단편집
5. 완역본으로 추천하는 세계명작
6. 국내 아동문학상 수상작
7. 해외 아동문학상 수상작

 

에필로그 나를 성장시키는 독서 노트
부록 자꾸 쓰고 싶어지는 독서 노트 양식
참고 문헌

 




초등 독서 노트의 힘


독서 노트를 쓰면 달라지는 것들

한 번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할 수는 없을까?

동네 서점만 가도 책이 참 많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책이 서가와 평대를 차지하며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궁금증을 일으키는 제목, 예쁜 책 표지 등 표지 구경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이렇게 많은 책 중 마음에 드는 책 하나를 골러 펼쳤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이렇게 좋은 문장을 쓸 수가 있지?’ ‘내 생각을 여기다가 써놨네. 완전 공감!’ ‘이 문장은 내가 나중에 어디 쓸 데가 있을 것 같은데.’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겁니다. 또한 평소 내 생각에 또 다른 생각이 만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소름이 돋거나 가슴이 뭉클해질 때도 있습니다. 작가의 평화로운 풍경 묘사에 취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잔잔히 미소를 지을 때도 있습니다. 글을 쓴 작가나 위인의 대단함을 느낄 때면 작은 감탄의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책을 통해 배우고, 많은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책을 읽고 며칠만 지나면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면 책 제목만 간신히 떠오릅니다. 며칠만 지나도 이런데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은 어떤가요? 초등학생 때 감명 깊게 읽었던 책 중 몇 권이나 기억나시나요? 사실 저도 거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 당시의 감성을 적셔준 책들을 ‘읽었다는 것조차’ 기억 속에서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기록해 둔 책은 어떨까요? 책을 읽다 보면 너무 좋아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딘가 글을 남겨놓고 싶은 그런 책이 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서부터는 책을 읽다가 좋았던 문장을 몇 개만이라도 기록해 두었습니다.


아인슈타인도 기록은 ‘잊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만큼 기록해야 합니다. 이렇게 읽을 때 기록을 하고, 나중에 다시 읽어 보며 그 느낌을 상기시키면 책의 감동을 훨씬 더 오래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록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망각의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것입니다. 읽었던 내용을 기록하면서 다시 읽기 때문에 기억이 오래갑니다. 기록은 실제로 덮어 놓고 한동안 다시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언젠가 내가 읽고 싶을 때 다시 꺼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학창 시절 어느 때보다 가장 많은 책을 접하는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은 후 기록해 두면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보다 훨씬 유익합니다.


빨리, 많이 읽기보다 슬로리딩!

지식을 섭렵해도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면 그 가치는 불분명해지고, 양적으로는 조금 부족해 보여도 자신의 주관적인 이성을 통해 여러 번 고찰한 결과하면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입니다. 다독도 중요하지만, 책을 깊이 있게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한 권을 읽더라도 행간의 의미를 꼼꼼하게 파악하며 책을 읽는 ‘정독’ 은 초등학생들이 꼭 해야 할 독서 방식입니다. 한 책을 깊이 있게 읽는 활동을 ‘슬로리딩’ 이라고도 부릅니다.


슬로리딩 수업은 일본의 나다 중학교 교사였던 하시모토 다케시가 『은수저』 라는 책 한 권으로 3년 동안 국어 수업을 진행한 데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용인 성서초등학교에서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한 학기 동안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가 도입되었습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는 국어 수업 시간에 글의 일부가 아닌 책 한 권을 온전히 읽고 친구들과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며 배우고 정리된 생각을 쓰고 발표하는 수업입니다. 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약 10년간 계속 됩니다. 수박 겉핥기식의 양적 독서보다는 한 작품이라도 그 의미를 파악하고 주제를 찾아 책을 깊게 읽는 것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실 학교에서는 독서 통장, 독서 나무 만들기, 독서 스티커 붙이기와 같은 독서 행사를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가시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보니 독서 권수에 얽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로 인해 아이들은 짧고 단순한 책을 찾기 일쑤고, 독서 통장 한 줄을 채우기 위해 얼른 읽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고 싶어 합니다. 또한 독서 골든벨 같은 행사는 아이들에게 책 읽기에 흥미를 유발하는 장점이 있지만, 출제 문제가 깊이 있는 질문이라기보다 가벼운 내용일 때가 많습니다. 행사를 행사대로 즐겁게 하되 다양한 답을 도출하고 깊이 있는 책 읽기를 도와주는 독서 노트를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생각의 씨앗이 자라다

저는 평소 아이들과 체계적인 독서 교육을 하고 싶었습니다. 의미 있는 독서 활동을 고민하며 관련 책을 찾아 읽었습니다. 옛 선인들의 독서법, 다른 나라 사람들의 독서법, 요즘 시대에 와서 소위 독서광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독서법을 하나하나 찾아보았습니다. 뭔가 특별한 결과를 바라고 읽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머릿속에서 ‘기록’ 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사람마다 스타일도 다르고 세부적인 내용도 다르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록을 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종이에, 요즘 사람들은 노트나 혹은 개인 파일에, 바인더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기록을 관리하고 활용했습니다. 문득 이렇게 좋은 ‘기록’을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도 그렇게 나오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떠오를까요? 달리 말하면 창의력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마이클 미칼코의 『아이디어가 폭발하는 생각법』을 보면 창의력은, 바로 우리가 모르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아는 것을 풍부하게 재배열하는 데서 나온다고 합니다.


스티브 잡스도 “창조라는 것은 그냥 여러 가지 요소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창조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그렇게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대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실제로 무엇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뭔가를 본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그들이 경험한 것들을 연결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즉, 새로운 것은 내가 기존에 아는 것을 토대로 나옵니다.


독서 노트 쓰기가 창의력에 도움이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알게 된 내용, 느낀 바를 꾸준히 정리하다 보면 창의력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를 다시 곱씹어 보다 보면 그 사이에서 재미있고 새로운 생각이 나옵니다. 독서 노트는 일상적인 기록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천재입니다. 이에 더불어 독서 노트를 쓰면서 내 생각들을 꾸준히 모아둔다고 생각해 봅시다. 꽃이 언제 필지는 모르겠지만 독서 노트를 쓰는 것은 아이의 가능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씨앗을 심고 있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노트 쓰기가 힘겨울 수도 있겠지만 점차 숙달되고 기록이 쌓이면 아이들도 느낄 것입니다. 기록은 분명 ‘새로운 생각의 씨앗’ 입니다.



스스로, 재미를 느끼며 독서 노트를 쓰게 할 수는 없을까?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느낄까?” “어떻게 독서 활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독서 지도를 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입니다. 저 또한 같은 고민을 합니다. 어른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이에게 ‘재미’ 라는 것은 어떤 일을 하게 만드는 자발적인 원동력입니다. 하지만 이 재미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재미있는 책’, ‘누구에게나 재미있는 방법’ 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책의 재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선생님과 부모님이 도와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책의 재미에 대한 관점을 아이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그냥 표지만 봐도 ‘완전 재미있는 책’입니다. 일단 세 장을 넘기면 끝까지 읽게 되는 책입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자마자 재미를 느낍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을 때, 아이들은 책 읽는 즐거움에 푹 빠집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책’ 이란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라면 대부분 즐겁게 읽는 책으로 『엉덩이 탐정』과 같은 추리물이나 『흔한 남매』와 같은 웹툰, 혹은 서사 구조가 좋아서 아이들이 쏙 빠져들어 읽을 수 있을 만한 생활 밀착형 소재의 단편, 장편 동화 등이 있습니다.


이왕이면 다홍지마라고 책 중에서도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경험은 ‘책은 정말 재미있다’라고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경험입니다. 아직 독서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책을 되도록 많이 소개해 주고 읽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몰입이 쉽게 되는 ‘완전 재미있는 책에만’ 길들여지는 것에는 약간의 맹점이 있습니다. 혹여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추천해 준 책이 초반에 아이의 구미에 당기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이내 ‘아, 역시 책은 재미없어.’ 라며 책을 외면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처음에는 재미가 없었는데 계속 읽다 보니 재미있는 책’입니다. 처음엔 복잡해서 흥미가 덜하지만 후반부에 들어갈수록 이야기에 빠져들어 책 읽는 재미에 폭 빠집니다. 이때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는 앞부분을 아이들 스스로 견뎌낼 수 있도록 그 중간 과정을 도와주면 좋습니다. 이야기와 관련한 힌트를 제공하거나 여러 등장인물을 간단히 소개해 주고, 배경이나 전체 줄거리에 대한 방향도 한번 잡아 주면 책에 빠져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로는 ‘끝까지 읽어도 재미없는 책’입니다. 아주 난처합니다. 어려운 공가 섞여 있는 고전의 경우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불허전 고전은 고전이기에 어려워도 끝가지 읽으면 좋은 경험이 됩니다. 어쩌면 책의 진정한 재미, 다디단 열매가 많은 책이 바로 고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느끼는 어떤 유익한 교훈이나 감동, 읽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을 알게 됨으로써 얻는 지적 성취감과 같은 뿌듯함에서 오는 재미입니다. 이 또한 몇 번 경험하면 계속 읽고 싶어집니다.


흥미 본위의 독서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 주는 책만이 독서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아동도서를 읽느냐 마느냐가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기보다 영구치를 만들어 주는 독서를 하느냐 마느냐가 이후 독서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서 영구치 수준의 독서란, 그림이 그려진 동화책이나 흥미 위주의 독서가 아닌 다수 딱딱하고 진지하지만 영양가 있고 익숙해지면 재미있는 독서를 말합니다. 재미있는 책은 읽지만,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은 싫어하는 갈림길에 선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선생님과 부모님은 재밌는 책을 찾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이 중간 단계의 아이들을 수준 높은 독서력을 갖춘 성인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좋아하게 하는 세 가지 방법

솔직히 아이들이 어떤 책이 재미없다고 하면 진짜 재미없는 책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님과 선생님이 책 내용을 재미있게 바꿔 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여기서 가장 고민해 봐야 할 문제는 아이들의 ‘재미없고 지루하다’라는 생각을 어떻게 하면 덜하게 할 수 있을까 입니다.


이 단계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점은 동기를 유발하는 것입니다. 동기란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욕구나 의지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읽어 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 마음이 포인트입니다. 어떻게 독서 동기를 유발할 수 있을까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독서와 나와 얼마나 관련이 있고 유용한지 알려 줍니다. 솔직히 재미는 없더라고 나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맛이 없는 나물 반찬이라도 몸이 건강해진다고 하면 먹습니다. 아무리 운동이 귀찮아도 날씬하고 멋진 몸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면 합니다. 이렇게 별로 좋아하는 행위는 아니지만 나에게 쓸모가 있어서 했더니 나물반찬의 담백한 음식 맛을 알게 되고 운동 자체가 주는 기쁨을 깨닫게 됩니다.


이처럼 책 읽기에 대해서도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독서와 독서 노트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활동인지에 대해서요. 이 부분을 꾸준히 이야기해 준다면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칭찬을 해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좋은 점이나 훌륭한 점을 찾아서 높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칭찬을 많이 받으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독서와 관련된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들은 아이는 ‘나는 독서를 잘하는 아이’, ‘독서를 즐기는 아이’, ‘책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아이’ 등과 같이 독서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생깁니다. 이렇게 선생님과 부모님이 독서와 독서 노트를 다루는 전 과정에서 틈틈이 해주는 적극적인 지지와 신뢰, 칭찬은 아이들에게 독서와 노트 쓰기에 대한 동기를 강화시킵니다.


셋째, 명언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명언을 접할 때면 감동하기도 하고 나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독서와 독서 노트 쓰기가 살짝 시들해질 때 독서명언을 제시하면서 동기를 유발하면 좋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독서 노트’를 쓰면 좋은 점

책을 읽고 ‘쓰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책을 읽기만 하기보다 독서 노트를 쓰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손으로 쓰는 활동은 뇌 발달에 좋습니다.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손은 바깥으로 드러난 또 하나의 두뇌’ 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의 신경외과 의사 와일더 펜필드의 ‘호먼큘러스homunculus’ 라는 뇌 지도를 보면 손과 손가락이 뇌의 감각 영역과 운동 영역을 넓게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손과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은 뇌를 자극하여 머리를 좋아지게 하는 것이지요. 만들기, 그리기, 종이접기 등의 손 조작 활동이 뇌 발달에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책을 읽고 글로 쓰는 것은 뇌를 광범위하게 자극하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 책의 내용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책 내용을 독서 노트에 정리하도 보면 읽을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용이 다시 보이기도 하고, 관련된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며, 뒤죽박죽 엉켰던 생각들이 글로 쓰는 과정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 손으로 쓰면서 뇌가 활성화되어 나타나는 효과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고 글로 쓰는 행동은 책을 깊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세 번째로는 책의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책을 눈으로만 읽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하루가 지나면 70퍼센트 이상 망각합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기 때문에 어쩌면 망각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열심히 책을 읽었는데 책 내용이나 느낀 점에 대해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면 얼마나 허무할까요?


인간은 크게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이라는 두 가지 기억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단기기억은 금방 잊히는 기억이고, 장기기억은 나의 삶속에서 아주 오랫동안 활용되는 형태의 기억입니다. 독서 노트 쓰기는 책 내용을 장기기억의 형태로 가져가는 데 도움을 줍니다. 손으로 쓰면서 뇌가 활성화되고, 쓴 내용을 읽으면서 복습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즉 독서 노트를 쓰면서 책 내용이 뇌에 각인되기 때문이지요. 덤으로, 쓴 내용을 오랫동안 보전하고 간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고 독서 노트를 쓰면 뇌가 활성화되어, 내용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기억도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인류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던 수많은 천재가 기록광이나 메모광이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도 조금씩 기록을 남겨 보면 어떨까요? 아마 오래도록 유익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한 장으로 끝내는 독서 노트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A4 한 장으로 끝!

독서 노트를 A4용지에 쓰는 이유는 아이의 유연한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정형화된 틀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존의 독서 활동지를 보면 대부분 각 항목당 칸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쓸 내용이 많아서 주어진 칸을 넘길 때도 있고 별로 쓸 말이 없는데도 칸이 많이 남아서 은근히 고민될 때가 있습니다.


만들어진 칸에 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쓰면서 직접 칸을 나누면 됩니다. ‘독서 준비’ 단계에서 쓸 말이 많다면 앞부분의 내용을 많이 쓰고 독서 단계에서 감동한 문장이 많다면 ‘읽기 중’ 부분이 두 쪽 세 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별로 쓸 내용이 없는 책은 반 페이지로 끝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조절할 수 있도록 독서 노트에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독서 노트의 빈 공간은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사고할 여유를 줍니다. 제가 제안하는 독서 노트 또한 A4 백지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주제별로 정리하면 일목요연하다

A4 용지에 정성스럽게 쓴 독서 노트 낱장들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독서 노트를 쓰는 방식은 ‘일반적인 노트(공책)’와 ‘바인더’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 노트는 휴대성이 좋습니다.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가방에 쏙 넣어서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예쁜 디자인으로 고를 수도 있습니다. 반면 한 번 쓰고 나면 쓴 자리를 옮기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중간에 더 쓰고 싶은 내용이 생겼을 때 내용을 덧붙이거나 수정하기가 번거로운 단점이 있습니다. 노트에 반해 바인더는 편집하기가 쉽습니다. 주제별로 분류할 수 있고 필요한 부분만 뽑아서 보거나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 재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크기가 커서 휴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노트와 바인더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노트보다는 바인더가 적합합니다. 아이들은 무작위로 책을 읽습니다. 상황에 따라 이 책과 저 책을 동시에 읽기도 합니다. 독서 노트에 여러 가지 책을 읽은 순서대로 연결해서 쓰기보다 바인더에 주제별로 분류해 가며 쓰는 것이 더 생산적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읽은 책이 ‘관심사’ 와 관련된다면 ‘관심사’ 쪽으로, ‘진로’와 관련된다면 ‘진로’ 쪽으로 분류합니다. 읽은 순서와 관계없이 계통과 체계를 가지고 정리해 나갈 수 있습니다. 정리해 놓고 보면 나의 관심사나 진로가 어떤 식으로 바뀌어 가는지 나만의 스토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는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집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예 다른 내용이 되기도 합니다. 독서 노트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편집한다는 것 가체가 아이에게 독서 노트 쓰기에 대한 주도성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분야의 책을 얼마큼 읽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조금씩 축적되는 독서 노트를 대 주제별로정리해 보는 습관을 들이면 성인이 되어서도 체계적인 자료 정리 습관을 기르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스스로 재미있게 초등 독서 노트 쓰기

한 달 독서 계획표를 짠다

어쩌면 독서 노트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를 꾸준히 지속해서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습관이 되려면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부터 버려야 합니다. 조금이라고 독서 노트를 썼다면 성공입니다. 교실에서 독서 교육을 한다면 선생님이 독서 노트 쓰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만 써도 1년에 최소 30권을 쓸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를 쓰려면 어느 정도 독서량이 필요합니다. 현 교육과정에서도 독서 교육은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틈틈이 활용할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스스로 독서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무슨 책을 읽을지 미리 계획을 세우는 활동은 무척 중요합니다. 목표가 가시적으로 보이면 동기가 유발되고 실행력이 높아집니다.


독서 시간 계획을 세울 때는 ‘일주일에 1권 읽기’보다는 ‘집에서 저녁식사 후 30분 독서’, ‘등교 후 수업 전까지 20분 독서’ 등 하루 중 언제의 시간을 독서에 활용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무슨 책을 읽을지 미리 생각해서 써 둡니다.


독서가 습관이 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뇌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작은 행동을 빠짐없이 매일 해나가는 것입니다. 습관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자기효능감이 필요합니다. 자기효능감은 쉽게 말해서 잘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이러한 자기효능감을 갖기 위해서는 작더라도 성취한 경험이 중요합니다. 즉, 작은 성공의 경험이 쌓여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그 자신감은 다시 꾸준히 독서 노트 쓰기를 해나갈 원동력이 됩니다.


일단 20분이라는 최소의 시간을 잡고 시작해 봅시다. 그 이상 책을 읽는 것은 아이의 자율에 맡깁니다. 최소 한 달 이상 이렇게 학교나 가정에서 독서 성공의 경험을 쌓아 주면 독서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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