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 공부 대백과

   
송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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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
   
16000
2020�� 03��



■ 책 소개


“내 아이의 평생 공부 습관, 어떻게 길러줄까?”
대한민국 최고의 초등 부모 멘토 송재환 선생님이 알려주는 초등학교 공부의 모든 것


20여 년이 넘도록 학교 현장을 누비면서, 또 수십 권의 책을 쓰면서 저자는 ‘아이의 공부’에 대한 ‘부모의 고민’을 그때그때 해결해줄 기본서가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모마다 고민의 폭은 크게 다르지 않아 어떤 아이든 공통으로 적용 가능한 해결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특별한 곳이다. 아이는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공부와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부모는 초등학교 입학을 기점으로 아이를 돌보는 ‘양육’을 넘어 아이를 가르치는 ‘교육’에 방점을 두는 ‘학부모’로 도약한다.


초등 시기는 나이로 치면 8세부터 13세까지, 발달로 치면 사리 분별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아이부터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는 사춘기 아이까지 넓게 퍼져 있어 학년별로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가 아이의 공부로 고민하는 부모에게 자신 있게 전하는 초등 공부 노하우의 완결판이다.


■ 저자 송재환
서울교육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서울 동산초등학교에서 20년 이상 아이들을 가르치며 작가와 강연가로서 학생 및 학부모들을 만나고 있다.


EBS 〈부모〉 YTN사이언스 〈수다학〉 KBS 라디오 〈교육을 말합시다〉 등 다수의 교육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도서관, 문화 센터, 기업체, 학교 등에서 수백 회 이상의 강연을 진행하며 올바른 교육관과 효과적인 공부법에 대한 그만의 노하우를 널리 알렸다.


저서로는 『초등 1학년 공부, 책읽기가 전부다』 『초등 1학년, 수학을 잡아야 공부가 잡힌다』 『초등 1학년 준비 혁명』 『초등 2학년 평생 공부 습관을 완성하라』 『초등 3학년 늘어난 교과 공부, 어휘력으로 잡아라』 『다시, 초등 고전읽기 혁명』 등 수십 권이 있다.


이 중 『초등 1학년 준비 혁명』은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으며, 『다시, 초등 고전읽기 혁명』 등을 포함한 6권은 중국과 대만에 수출되어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널리 읽히고 있다.


베테랑 초등 교사이자 초등 자녀교육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에게 오늘도 많은 부모들이 묻는다. “우리 아이 공부,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이 책은 초등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아이의 ‘공부’에 대해 궁금해 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저자가 자신 있게 제시하는 유일한 대답이자 명쾌한 실천법이다.
 
■ 차례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프롤로그 공부에 요령은 없지만, 법칙은 존재한다


01 독서의 법칙 독서는 생각의 저수지에 물을 채우는 것이다
02 어휘력의 법칙 어휘력이 공부력이다
03 공부 정체감의 법칙 공부 정체감은 공부의 유리 천장이다
04 개념 원리의 법칙 개념 원리는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발휘한다
05 암기의 법칙 암기는 요령이고 타이밍이다
06 파레토의 법칙 공부에도 파레토 법칙은 존재한다
07 공부 가성비의 법칙 공부에도 가성비가 중요하다
08 유레카의 법칙 지적 희열을 경험하게 하라
09 조작 체험의 법칙 몸으로 배워야 오래 남는다
10 오답 반복의 법칙 틀린 문제는 또 틀린다
11 약한 고리의 법칙 약점을 극복해야 강점이 부각된다
12 교과서의 법칙 모든 시험은 교과서에서 나온다
13 선행 필패의 법칙 잘못된 선행은 반드시 아이를 망친다
14 자기 주도 학습의 법칙 공부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15 5학년의 법칙 5학년은 초등학교 생활의 변곡점이다
16 고전의 법칙 무슨 책을 읽는가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결정된다
17 낭독의 법칙 낭독이 묵독을 이긴다
18 글쓰기의 법칙 쓰면 기적이 일어난다
19 발표의 법칙 발표가 특별한 아이로 보이게 한다
20 연산의 법칙 연산 능력이 수학 자신감을 결정한다
21 노출의 법칙 영어는 노출이다
22 한자 학습 기적의 법칙 한자를 알면 개념 이해가 쉬워진다


에필로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참고 문헌


접어보기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 공부 대백과


독서의 법칙 독서는 생각의 저수지에 물을 채우는 것이다

어렸을 적 내가 살던 고향 동네에 작은 저수지가 하나 있었다. 이 저수지는 작아서 조금만 가물어도 금방 바닥을 드러내곤 했다. 저수지라고 부르긴 했지만, 정작 필요할 때에는 물이 없어서 동네 농사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에 옆 동네에는 매우 큰 저수지가 하나 있었다. 이 저수지는 워낙 크고 깊어서 어지간한 가뭄에도 바닥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덕분에 옆 동네 사람들은 물 걱정 안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며 좋아했다.


공부 이야기를 하는 책의 서두에서 저수지와 농사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우리의 머리(뇌)를 ‘생각의 저수지’에 비유하고 싶어서이다. 생각의 저수지에 물(정보)이 가득 담겨 있으면 유사시에 언제든지 그 물을 빼서 쓸 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물이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가져다 쓸 물이 없어서 곤란에 처할지 모른다.


생각의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 있다고 해서 마냥 능사는 아니다. 1급수(양질의 정보)로 가득한지, 3급수(쓸모없는 정보)로 가득한지에 따라서 삶에 도움이 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할 것이다.


독서는 생각의 저수지에 1급수를 가득 채워주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다.


독서는 전 과목 성적을 좌우한다

독서를 열심히 하면 다른 과목은 몰라도 국어만큼은 잘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믿기지 않겠지만 독서를 열심히 하면 전 과목을 모두 잘할 수 있게 된다.


국어의 경우, 평소 독서량이 많은 아이라면 시험공부를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초등학교 국어 시험 문제의 유형을 살펴보면, 긴 지문이 주어지고 그 지문에 따른 문제가 3~4문제 출제되는 형식이 가장 흔하다. 대부분은 지문을 읽고 지문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묻는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 형식은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왜냐하면 지문을 읽을 줄 알고, 그 내용을 이해했으며, 문제가 무엇을 물어보는지만 정확하게 알면 정답을 쉽게 찾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 과목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 예전의 산수와 지금의 수학의 가장 큰 차이점을 말하라고 한다면 문제 유형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와 요즘의 초등학교 2학년 수학 문제를 비교해보자.


과거 산수 문제 유형

·37+45=□


현재 수학 문제 유형

·운동장에 37명의 아이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45명의 아이들이 더 놀러 왔습니다. 운동장에는 모두 몇 명의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까? 풀이 과정과 답을 쓰시오.


과거 산수 문제처럼 단순 연산 문제를 내면 반에서 한두 명을 제외하고 거의 모두 정답을 맞힌다. 하지만 서술형 형태로 수학 문제를 내면 정답률이 급격히 낮아진다. 문장 이해력의 여부 때문이다. 문장 이해력은 절대 수학 학원을 다닌다고 향상되지 않는다. 문장 이해력은 반드시 독서를 통해서만 증진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최근에는 ‘스토리텔링 수학’을 강조하는 추세이다. 스토리텔링 수학이란 동화나 역사적 사실, 생활 속 상황 등 친숙한 소재를 활용해서 수학적 개념과 의미 등을 가르치는 수학 교육의 한 방법이다. 수학 교육에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한 이유는 명확하다. 아이들이 수학을 좀 더 재미있고 쉬운 과목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책을 잘 읽는 아이와 책을 안 읽는 아이 사이의 수학 실력 격차만 더욱 벌어지게 됐다. 수학 책이 국어 책처럼 바뀌면서 독서를 통해 탄탄한 배경지식을 쌓지 못했거나, 문장 이해력이 없는 아이는 수학책을 읽는 일조차 벅찬 상황이 되어버린 셈이다.


사회나 과학 과목의 성적을 가르는 분수령은 아이가 습득한 배경지식이 얼마나 두터운지 여부이다. 학습할 주제와 관련된 사전 배경 지식이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학습의 과정과 결과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 뭐냐고 물으면 대다수의 아이들이 사회를 꼽는다. 왜 그럴까? 사회는 배경지식이 없으면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개념 원리의 법칙 개념 원리는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발휘한다

공부를 할 때 핵심적인 개념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공부에 가속도가 붙는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 핵심을 파악할 줄 모르다 보니 불필요한 부분을 공부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곤 한다.


개념원리는 공부의 기초이며 핵심이다. 공부를 집짓기에 비유하자면, 개념 원리를 제대로 공부하는 것은 터를 다지고 골조를 세우는 기초공사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공사가 부실한 집은 쉽게 무너질 위험이 크다. 공부를 할 때 개념 원리 다지기를 등한시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없다.


개념 원리를 터득하면 수학이 쉬워진다

수학의 개념은 정확히 무엇일까? 어떤 학생들은 수학 공식을 수학 개념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공식을 잘 외운다고 해서 수학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 수학 공식을 외우는 것은 개념 중심의 공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학은 개념 원리를 제대로 터득하지 못하면 절대로 잘할 수 없는 과목이다. 곱셈의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3학년 아이들에게 ‘3×4=□’를 물으면 자신들을 무시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귀찮다는 듯이 ‘12’라고 답한다. 구구단은 2학년 때 이미 배웠으니 그런 반응을 보일 만도 하다. 이런 아이들에게 ‘1/4×3=□’을 물으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모른다고 말한다. 왜 모르냐고 물으면 아직 안 배웠다고 답한다. 교과 과정상 이 연산은 5학년 때 배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 개념 원리를 충실하게 공부한 아이라면 3학년이라고 해도 ‘1/4×3=□’의 연산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곱셈 개념은 2학년 때 배웠고, 분수 개념은 3학년 때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같은 3학년인데도 어떤 학생들은 이 연산을 할 줄 모른다고 하는 것일까?


이유는 자명하다. 곱셈의 개념을 배우기는 했지만 그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곱셈은 기본적으로 덧셈 원리가 확장된 개념이다. 우리가 곱셈부호를 빌려서 ‘3×4’라고 표현한 수식을 길게 펼쳐놓으면 결국 ‘3+3+3+3’이다. 같은 맥락에서 ‘1/4×3’은 1/4을 3번 더하라는 의미이므로 ‘1/4×3=1/4+1/4+1/4=3/4’이 된다.


이처럼 수학의 개념원리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 상급 학년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응용력 또한 급격하게 높아진다.


사회, 과학에서 개념 원리는 용어의 이해이다

사회와 과학에서는 새로 등장하는 용어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용어의 의미를 모르면 교과서를 읽으면서도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즉 용어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교과서를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고 넘어가게 된다.


사회나 과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교과서에 등장하는 용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용어와 용어의 뜻을 무턱대고 외우려고 한다. 이해만 하고 넘어가도 되는 내용을 모조리 외우려고 하니 ‘머리가 터질 것 같다’라는 푸념을 절로 하게 된다.


사회나 과학 공부를 할 때에는 중요한 용어의 뜻을 올바로 파악하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중요한 용어의 개념부터 철저히 공부하고 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와 과학 교과서의 내용이 술술 이해될 것이다.


암기의 법칙 암기는 요령이고 타이밍이다

정후는 내가 5학년 아이들을 지도할 때, 학년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학생이었다. 흥미로웠던 것은 겉으로 보아서는 정후가 공부를 썩 열심히 하는 아이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정후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그 누구보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노는 아이들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교사인 내가 보기에 정후가 다른 아이들과 남달랐던 모습이 하나 있었다. 수업 종료를 알리는 소리가 들리면 정후는 1~2분 정도 자리에 앉아서 교과서나 공책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살펴보고서야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행동이었다.


또래 친구들은 정후가 공부 재능을 타고 났다며 부러워했지만, 교사의 눈으로 보았을 때 정후의 공부 비결은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하는 복습이었다.


공부는 망각과의 전쟁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공부한 내용을 잘 기억한다는 말과 같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그동안 배웠던 내용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가 시험을 볼 때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다보니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다.


사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기억력이 특별히 좋은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적절한 타이밍에 반복을 거듭하다 보니 학습한 내용을 또렷하게 기억하게 되는 이치다.

 

망각에 대해 16년에 걸쳐 연구한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시간과 기억력 사이의 관계그래프에서, 인간은 기억한 정보의 절반 이상을 1시간 내에 잊어버린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망각되는 정보의 양은 늘어나서, 하루가 지나면 전체 기억량의 70%를, 1개월이 지나면 80%를 잊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에빙하우스의 연구 결과에 근거하면, 오늘 영어 단어 50개를 외웠다고 할지라도 다음 날 20개 정도만 기억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망각을 최대한 저지하고 기억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서 학습한 내용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에빙하우스는 기억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반복을 꼽았다. 더불어서 ‘한 번 종합하여 반복하는 것’보다 ‘일정 시간 안에 분산하여 반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몰아서 하는 공부보다 조금씩 자주 반복하는 공부가 효율성 측면에서 더 낫다는 말이다.


반복의 가장 유용한 학습도구는 바로 예습과 복습이다.



공부 가성비의 법칙 공부에도 가성비가 중요하다

같은 노력을 하지만 어떤 아이는 좋은 성적을 받고 어떤 아이는 그렇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런 결과가 ‘효율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말로 쉽게 이야기하자면 ‘공부 가성비’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다. 같은 시간을 공부하고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아이는 공부 가성비가 좋은 셈이고, 반대의 경우는 공부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이다. 즉, 공부의 효율성을 높이지 않으면 똑같은 시간 동안 공부하고서도 누구는 명문대를 가고, 누구는 무명대를 가는 일이 벌어진다.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아이들은 쉬기 위해 공부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일하기 위해 쉬는 것일까, 쉬기 위해 일하는 것일까? 간단해보이지만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이다. 이 질문을 아이들에게 적용해보자. 아이들은 공부하기 위해 쉬는 것일까, 쉬기 위해 공부하는 것일까? 교사인 내가 보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쉬기 위해 공부한다.


쉬는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아이들이 하나 둘 교실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5분이 지나도록 교실에 들어오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이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 종이 치자마자 용수철 튀어 오르듯 자리를 박차고 교실을 뛰쳐나간다.


아이들에게 휴식은 정말 중요하다. 휴식 시간은 아이들의 공부에 대한 열정과 흥미를 지속시켜줄 수 있는 마법과 같은 시간이다. 아이들이 쉬기 위해 공부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학습 계획을 무리하게 세우지 않게 된다.


오랜 교사 생활의 경험을 따르면, 초등학생들을 1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공부하도록 시키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정말 특별한 아이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초등학생의 집중시간은 1시간 이상을 넘지 않는다.


초등학생의 학습 시간은 30분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30분 공부+10분 휴식’의 반복이 가장 좋다. 공부 시간 사이의 휴식 시간은 너무 길지 않아야 한다. 휴식 시간은 놀이 시간과 구분 되어야 한다. 휴식시간이 너무 길면 공부에 집중하느라 긴장했던 뇌가 너무 많이 이완되어버려서 다시 집중상태로 끌어올리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조작 체험의 법칙 몸으로 배워야 오래 남는다

1학년 담임을 할 때, 한번은 학교 폭력을 주제로 외부 전문 강사가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 강사는 힘든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애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네요. 이런 애들을 데리고 어떻게 하루 종일 지내세요? 너무 힘드시겠어요.”


초등학생들은 아무리 명강사가 강연을 한다고 해도 집중하며 듣는 시간이 30분을 넘지 못한다. 저학년들은 5분도 길다. 아무리 집중을 시켜보려고 해도 말로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조작 활동을 할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작 활동 시간에는 평소에 산만했던 아이들도 딴청을 피우지 않고 모두 집중한다.


1학년 아이들에게 수 세기를 가르칠 때의 일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교 입학 전에 숫자를 50정도까지는 셀 줄 알고 들어온다. 이미 아는 내용을 또 배우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고역이지만, 가르치는 교사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고민 끝에 수세기를 할 줄 아는 아이들에게 바둑돌을 10개씩 나눠주고는 바둑돌 개수 맞추기 놀이를 시켰다. 수업시간이 끝나서 바둑돌을 다시 돌려달라고 했더니 어떤 아이는 “선생님, 너무 재밌는데 다음 시간에 또 하면 안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겹던 수학시간이 조작 활동 덕분에 아주 재미있는 시간으로 변한 것이다.


초등학생들은 구체적 조작기에 있다

인간의 인지 발달 이론에 있어서 지금까지도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론으로 장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을 들 수 있다. 피아제에 따르면 인간의 인지발달은 자연적인 성숙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달하는데 감각운동기(0~2세), 전조작기(3~6세), 구체적 조작기(7~11세), 형식적 조작기(12세 이후)를 순서대로 거친다고 한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에 근거하면 초등학생 시절은 구체적 조작기에 해당한다. 구체적 조작기의 아이들은 추상적 사고가 잘되지 않고, 직접적인 경험이나 조작에 의해서만 인지를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직접적인 경험이나 조작 활동을 통하지 않으면 제대로 학습할 수 없다.



낭독의 법칙 낭독이 묵독을 이긴다

낭독은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을 통틀어 하는 말이다. 낭독과 유사한 단어에는 음독, 낭송, 구연 등이 있다. 음독은 낭독에서 감정을 빼고 매뉴얼을 읽는 듯이 그저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을 일컫는다. 낭송은 시처럼 운율이 있는 글을 읽는 것을 지칭한다. 구연은 동화나 극본 등을 등장인물의 감정과 느낌을 살려 읽는 것을 가리킨다.


낭독은 음독, 낭송, 구연처럼 책을 소리 내어 읽는 행위를 전반적으로 아울러 통칭한다.


책 읽기란 본디 눈으로 읽는 행위가 아니라 소리 내어 읽는 행위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책을 소리 내어 읽음으로써 비로소 텍스트가 완성된다고 보았다. 오래전 우리나라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책을 읽는다’ 함은 곧 책을 소리 내어 읽음을 뜻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리 내어 읽기는 책 읽기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 들어서 소리 내어 읽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낭독은 학습 효과가 높다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


20대 대학생 6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20분간 시집을 읽게 했다. 단, 읽는 방식을 달리했다. A조는 문장을 눈으로만 조용히 읽는 묵독을, B조는 소리 내어 읽는 낭독을 하게 했다. 이후 10분간 자신이 읽은 시집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테스트했다.


그 결과, 묵독을 한 조의 평균 점수는 51.83점이, 낭독을 한 조의 평균 점수는 59.3점이 나왔다. 묵독한 집단보다 낭독한 집단의 기억력 점수가 8점 가까이 높게 나왔다.


이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낭독이 묵독보다 훨씬 학습 효과가 좋다. 묵독은 눈으로만 읽는 1차 독서로 끝난다. 반면 낭독은 눈으로 읽는 1차 독서, 입으로 읽는 2차 독서, 귀로 듣는 3차 독서, 음파에 의해 전신으로 읽는 4차 독서가 이루어진다.


높은 학습 효과 외에도 낭독의 순기능은 많다. 우선 음독을 많이 하면 구강 구조가 완벽하게 자리 잡는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구강 구조가 형성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따라서 낭독을 많이 해서 구강 기관을 빈번하게 사용하면 구강 구조가 완벽하게 자리 잡아서 발음이 정확해지고 말을 똑 부러지게 할 수 있게 된다.


소리 내어 읽기를 많이 하다 보면, 낱말 단위의 끊어 읽기가 아닌 의미 단위의 끊어 읽기가 가능해진다. 그 뿐만 아니라 목소리가 트여서 발표력도 향상된다. 책을 자신 있게 큰 소리로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은 대부분 발표도 자신 있게 한다. 큰 소리로 책 읽기와 발표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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