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의 마음을 돌렸다

   
정성희
ǻ
학지사
   
13000
2018�� 01��



■ 책 소개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자식과 함께 승리하는 윈윈 부모는 있다!

 

이 책은 설득보다는 협상을 통해, 자식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일러준다. 아이가 핵심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협상의 기초, 겉마음보다는 속마음을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 안건과 관계의 경계를 잘 지키며 협장의 내용이 다소 무겁더라도 아이와의 관계 역시 엄격해져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열린 질문과 부드러운 관계, 서로의 뜻을 조율하도록 이끈다.

 

■ 저자 정성희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수료하였으며, 워싱턴 주립대학에서 광고전문가 과정을 수료하였다. 대기업 계열의 광고대행사에서 임원을 지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헤라, 라네즈, 설화수, 롯데 자일리톨 껌, 2%부족할 때 등 다수 브랜드의 광고 기획 및 컨설팅을 하였다. 대한민국 임원 사관학교라 불리던 IGM에서 협상 교수를 지냈다. 부모와 자식 간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요즘, 윈윈 협상을 어려서부터 익히면 유대인의 하브루타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확신하고 5년간의 연구 끝에 이 책을 완성하였다. 현재는 J&Win-Win 대표 및 파크랜드와 재현 인텍스의 자문교수로 부모와 자식, 고객과 기업, 리더와 조직원 간의 윈윈을 위한 강의와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 차례
머리말

01 자식하고도 협상을 해야 하는 이유
감정만 코칭하다가 아이를 망가트리는 시대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
호모 네고시에이터: 당신은 이미 자식과 협상을 하고 있다
윈윈 협상은 고수의 소통법: 하수는 설득하고 고수는 협상한다
윈윈 협상은 엄마와 자식을 모두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윈윈 협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재를 키운다

 

02 협상의 시작: 자식의 겉마음에 현혹되지 말고 속마음에 집중하라
속마음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속마음 읽기 표’를 작성하라

 

03 자식과의 협상을 윈윈으로 만드는 5가지 원리
원리 1. 자식의 요구를 들어 주는 대신 새로운 조건을 붙이라
원리 2. 목적과 수단을 구분해서 서로가 한 뜻임을 보여 주라
원리 3. 제2의 속마음을 자극하라
원리 4. 제3자의 힘을 이용하라
원리 5. 맞대응하라

 

04 윈윈 협상의 마무리: 안건은 엄격하게 관계는 부드럽게
목표에 집중하라
점진적으로 다가가라
안건은 엄격하게 관계는 부드럽게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말과 절차
질문하라, 질문하라, 열린 질문을 하라
‘왜?’라는 퍼즐 게임을 즐기라

 

맺음말
참고문헌




자식의 마음을 돌렸다


자식하고도 협상을 해야 하는 이유

“자식과의 갈등, 협상으로 해결하세요”라고 한다면? 많은 엄마가 불편한 심경으로 반문한다. “자식 키우는 게 비즈니스도 아닌데 웬 협상?”


이해타산 없이 순수한 사랑으로 유지되는 부모 자식 관계를 장사꾼 거래하듯 협상하라는 말이 가당치 않다는 뜻이다. 노사협상, 위안부 협상, 사드 협상처럼 ‘협상’을 자기 이익 극대화 수단으로 알고 있는 대다수 엄마나 국민 입장에서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협상의 본질은 윈윈(win-win)이다. 일방적 훈계로 끝나기 쉬운 기존의 자식훈육 방식들과 많이 다르다. 협상은 세계 최고의 전략가라고 하는 워싱턴 정가 사람들, 금융계 심장 월가 사람들, 엘리트 법조인들의 산실 맨해튼 로펌들이 가장 애용하는 문제해결법이다. 이들에게 검증된 여러 협상법을 부모 자식 관계 개선에 잘만 활용한다면 이보다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이는 책을 읽고 강의를 들어도 자식 때문에 여전히 골치아파하는 엄마들에게 더욱 필요한 방법이다.


감정만 코칭하다가 아이를 망가트리는 시대

위 제목은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라는 책의 부제 ‘감정만 코칭하다가 아이를 망가뜨리는 시대를 향한 진심 어린 직언’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책의 저자이자 독일 교육가 ‘베른하르트 부엡’은 왜 저런 도발적 질문을 던졌을까? 독일 사회가 히틀러 정권 붕괴 이후 기존에 강조하였던 자식에 대한 엄격한 훈육이 자율, 공감, 애정 중심으로 전환되자, 오히려 이기적인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육아에는 애정이 절대적이라는 주장의 벤자민 스포크 박사의 육아법이 미국을 동경하던 우리나라 엄마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최근엔 자식의 감정에 공감을 강조하는 감정 코칭이 유행하면서 자식을 칭찬과 애정으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거의 종교와도 같은 믿음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과는 유감스럽게도 아이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회피적인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칭찬에 익숙해진 아이는 남의 꾸짖음을 견디지 못해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 있고, 꾸짖음으로부터 도망을 해서라도 심리적 안정을 꾀하려 하기 때문이다.


공격적 반응의 대표적 사례는 재벌 2,3세로 갑질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다. 소위 금수저 출신으로서 남한테 싫은 소리 안 듣고 아부성(?) 칭찬만 듣고 자란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의무를 다한다는 뜻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와는 거리가 멀다. 이익이 나면 내가 경영을 잘해서 그런 것이니 내가 가져가야 하고, 손실이 나면 고용 유지를 위해 국가가 보충해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자기중심적 사고가 체질화되어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건설적인 비판을 할 수 있겠는가? 권한은 많지만 남과 더불어 살 줄 모르는 일부 몰지각한 자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존재다.


재벌이 아닌 보통 가정에서도 자식은 허용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대부분 외동으로 혼자 크면서 특별한 관심과 대우를 받는다. 공부 때문에 통제를 받고 있지만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는 특혜를 받는다. 맞벌이 엄마가 미안한 마음에 자식의 요구를 잘 들어주듯이, 공부를 챙기는 대신에 다른 요구를 쉽게 들어주는 엄마가 많다. 공감을 받으면서 자란 아이는 자존감, 집중력, 사회적응력 등이 좋아진다는 감정 코칭 이론이 보태져서 자식들은 더욱 자기중심적으로 커간다.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

이시형 박사는 자식의 뇌에는 어떤 스트레스도 주면 안 된다는 애정일변도의 교육이 안와전두피질의 발달을 가로막는다고 한다. 이는 뇌에서 지성을 관장하는 신피질과 감성을 관장하는 변연계 사이에서 양쪽을 균형 있게 조율하고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게 하는 뇌 영역이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자기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가 탄생하는 결정적 이유다.


감정 조절이 안 되면 자기 통제력도 떨어진다. 네 살짜리 아이를 대상으로 한 유명한 실험인 마시멜로 테스트에 의하면, 자기 통제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13년 후에 치러진 대입을 위한 적성 시험 SAT 성적이나 30년 뒤 연봉 수준에서 자기 통제력이 높았던 아이보다 현저히 낮았다. 대신 술, 마약 중독 비율이 높고 감옥 가는 비율도 높았다.


베른하르트 부엡은 “우리 교육은 원칙과 관용, 훈련과 사랑, 일관성과 배려 사이에서 균형을 잃었다. 어른들이 지나치게 사랑하고 배려하는 동안, 아이들은 정작 사랑할 줄 모르고 배려할 줄 모르고 책임질 줄 모르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제 우리 교육은 좀 더 엄해질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역시 문제를 해결할 적절한 방법 제시가 미흡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강한 데 비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부족하다. 원칙과 관용, 훈련과 사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줘야 하는데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가 모호하다.


윈윈 협상은 이들의 문제를 보완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가 아니라 양쪽 모두의 승리를 추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양극단의 균형을 맞추게 된다. 상대에 대한 배려도 터득할 수 있다.


호모 네고시에이터: 당신은 이미 자식과 협상을 하고 있다

인간은 호모 네고시에이터, 본능적으로 협상을 사랑하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협상가 본능은 부모 자식 간에도 예외가 아니다. 가령 자식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면 그냥 순순히 말듣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것을 하면 나한테 뭐 해 줄 건데?” 또는 “그 일을 할 테니 대신 용돈 좀 올려 주세요.”와 같은 대가를 요구받곤 한다. 부모 역시 비슷한 제안을 한다. 이번 학기 말 시험에 성적이 오르면 휴대폰을 바꿔 주겠다 같은 제안들이다.


이는 ‘협상이란 자신이 상대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하고, 상대가 자신으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할 때 발생하는 상호 작용적인 의사소통 과정’이라는 리처드 셀의 정의와 정확히 일치하는 행위다. 협상이란 용어를 의식하지 못할 뿐 부모 자식 간에도 협상이 자주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들이다.


서로의 보상을 주고받는 협상은 사춘기 때 특히 효과적이다. 보상, 칭찬, 호기심, 모험 등에 민감한 뇌 영역의 중변연계가 사춘기때 많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협상의 목표는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한 번 보고 영원히 안 볼 사이라면 몰라도 앞으로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윈윈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부모에게도 이롭고 자식에게도 유익한 윈윈. 이 목표를 이해하고 올바른 방법을 구사한다면 협상만큼 유익한 문제해결 방법이 없다. 당연히 부모 자식 간 협상을 거부할 이유도 없다.


윈윈 협상은 엄마와 자식을 모두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우리나라 엄마들은 스스로를 집안의 기둥, 버팀목, 슈퍼스타라고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회의적인 감정도 있다. 동네북, 매니저, 종신집사, 조연, 서포터라는 인식이다. 슈퍼우먼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긍정과 부정을 오가는 감정을 반복하다가 자식이 성장해서 자기 품에서 멀어져 갈수록 내가 이러려고 열렬히 엄마 노릇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수도 있다. 이런 허탈감에 빠지기 쉬운 엄마들에게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엄마가 자기 삶을 찾으라고.


“어느 나라나 자녀가 사춘기일 때 엄마들은 가장 불행하다. 한국에선 자녀보다 엄마 쪽에서 분리불안을 느낀다. 아이를 떠나보내라. 나를 기쁘게 하는 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에 침잠해야 한다.”

(함민희 이화여대 교수)


“한국 모성의 가장 큰 문제는 엄마 혼자 다 떠맡게 되는 ‘고립’이다. 인간으로서의 엄마를 추구할 수 있도록 엄마 혼자 부담하는 역할을 사회적으로 나누는 ‘소셜 마더링’이 필요하다.”

(신경아 한림대 교수)


엄마는 무조건 자식을 보살펴야 한다는 본능적 의무감과 한 여성으로서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자의식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라는 충고인 것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태아 시절부터 일거수일투족을 다 엄마의 보살핌 속에서 커 온 자식이 갑작스런 홀로서기에 실패할 것 같아 걱정스럽고, 자식 돌보기가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해 온 엄마가 갑자기 자기 일을 새로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놓아 주자니 엄마와 자식 간의 단절이 두렵고 계속 품 안에 끼고 살자니 엄마의 집착과 섭섭함이 늘어나고... 진퇴양난이다.


어려서부터 자식도 독립된 인격체임을 인정하고 서로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합리적으로 의사소통을 해 왔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지시하고 따르게 하는 일방소통에 의지해 온 우리나라 엄마들이 이제 와서 갑자기 해결하기엔 너무 벅찬 과제다.


그러나 엄마와 자식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윈윈 협상을 배웠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협상이란 ‘서로 목적이 다르지만,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얻고자 하는 둘 이상의 당사자들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엄마 입장에서 봤을 때 협상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자식의 의견을 존중함과 동시에 엄마의 희망사항까지도 녹여 넣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자식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지만 자식은 아직 완전히 성숙한 인격이 아니라서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즉, 자식과 엄마의 관점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 잡기가 필요한데, 이것을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윈윈 협상이다.


협상의 또 다른 장점은 엄마와 자식이 함께 참여하는 게임 같은 것이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의 내면을 알아내고, 적당한 밀당을 하면서 윈윈 해법을 찾는 게임이다. 초기에 규칙을 잘 익히면 계속 즐겁게 몰입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윈윈 협상은 비즈니스맨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이 아니고 가족이라서 더 힘든 부모 자식 간 갈등을 유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자식과의 협상을 윈윈으로 만드는 5가지 원리

자식의 요구를 들어 주는 대신 새로운 조건을 붙이라

숙제를 미루는 자식과의 윈윈 협상법

엄마가 초등학교 다니는 자식과 가장 많은 신경전을 펼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언제 숙제를 할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실랑이다. 자식들은 학교 다녀온 후 좀 쉬었다가 숙제 하겠다고 하는 반면, 엄마는 숙제부터 하고 놀라고 요구한다. 이때 자식들은 늘 불만이다. 자기가 숙제를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한다는데 마치 안 할 사람 취급하면서 당장 하라는 요구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엄마들도 할 말이 많다. 하루 종일 놀다 와서 숙제한다고 책 펴놓고 졸다가 그대로 잠든 게 어디 한두 번이던가... 이번엔 그렇게 못 넘어가겠다는 뜻이다.


서로의 겉마음이 달라서 둘 사이의 갈등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때는 제일 먼저 겉마음에 현혹당하지 말고 속마음을 파악하라. 엄마의 속마음부터 따져보자. 엄마는 내일 아침 등교 전까지만 하면 되는 숙제를 왜 지금 당장 하라고 하는 걸까? 자식이 약속을 잘 안 지키기 때문이다. 말로는 조금 있다 한다고 해놓고 저녁 되면 항상 다 못하고 잔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자식은 왜 조금 있다가 숙제를 한다고 했을까? 본인은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조금 있다가 할 의향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힘들었기 때문에 지금 잠깐 쉬겠다는 것뿐이다. 밤까지만 하면 되는 숙제를 꼭 지금 해야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물론 약속해 놓고 못 지킨 경우도 많지만, 이번만은 잘할 건데 자꾸 안 할 사람처럼 의심을 하고 당장 하라고 닦달하니 억울하고 화가 난다.


자식과 윈윈 협상을 이끌 수 있는 첫 번째 비법은 “자식의 요구를 들어주되 대신 새로운 조건을 붙이라”다. 숙제하기처럼 자식이 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지만 실천 여부가 불투명할 때 주로 활용한다. 먼저 자식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고 대신 새로운 조건을 걸어서 약속을 위반했을 때 어떤 불이익이 돌아갈지를 서로 합의하는 것이다. 자식은 실천 의지가 강해서 자신이 위반할 것이란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어떤 불이익 조건도 선뜻 받아들인다. 그 후 불이익을 안 받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애초 조건 하나만 놓고 보면 협상이 어렵지만 새로운 조건을 붙임으로써 서로가 균형을 맞추는 윈윈 협상이다.


목적과 수단을 구분해서 서로가 한 뜻임을 보여 주라

심리학계에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믿는가? 믿는 것을 보는가?’라는 논쟁이 있다. 최근의 뇌과학 연구들은 후자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많다. 똑같은 사실을 보더라도 촛불을 들고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하야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에도 이 원리가 적용한다. 상대를 움직이게 하려면 가장 옳은 이야기와 가장 완벽한 논리를 갖추는 것이 아니다. 대신 내 말대로 하면 네가 원하는 것을 제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자식의 목적에 부모의 주장을 수단처럼 맞추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네가 건축을 하고 싶다면 지금 대학에 가는 것이 최선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거꾸로 “대학에 가면 건축을 할 수도 있다니까”같이 부모의 목적이 주가 되고 자식의 목적이 부차적인 수단으로 바뀌면 협상력이 떨어진다. 부모의 말이 맞더라도 자식에겐 강요처럼 느껴지기에 십상이다.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선의로 포장된 강요나 협박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서로의 주장에 담긴 목적과 수단을 구분하다 보면 서로의 주장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때가 많다. 처음에는 동상이몽인 줄 알았는데 구체적으로 따져보니 동상동몽임을 알게 됐다는 뜻이다. 일상언어로 편하게 표현하면 “내 말이 그 말이야.”


제2의 속마음을 자극하라

세상의 모든 협상이 다 속마음 하나에만 집중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생각이 너무 확고해서 쉽게 공략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이때는 상대의 ‘제2의 속마음’을 찾아서 자극하면 갈등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제2의 속마음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하나를 자극하는데 원하는 반응을 못 얻었다면 바로 포기하지 말고 또 다른 제2의 속마음을 찾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제3자의 힘을 이용하라

성경에 ‘인자는 고향에서 환대받지 못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누군가의 의견을 받아들일 때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된다. 밖에서 듣는 말은 진지하게 고려하면서 가족들이 하는 말은 그냥 흘려 버리는 현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외형적인 성장이 두드러지고 근거 없는 자신감, 즉 근자감이 강한 사춘기 때는 더하다. 똑같은 충고를 하더라도 부모가 아닌 제3자의 의견을 빌리면 더 잘 통하는 것이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윈윈 해법을 만드는 네 번째 원리는 ‘제3자의 힘을 이용하라’이다.


맞대응하라

‘사랑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라고 한다. 자식에게 베푸는 부모의 사랑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덮어 주다가는 자식은 부모의 희생을 당연시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자식이 잘못했을 때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며, 사랑을 베풀 때는 지혜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담 그랜트의 연구에 의하면 세상에는 세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남에게 베풀고 배려하는 것을 좋아하는 기버,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테이커, 계산적인 매쳐, 이 중 어떤 유형의 사람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둘까?


과거에는 테이커의 성공확률이 가장 높았고 기버는 성공 가능성이 가장 낮은 집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꾸로 성공자 집단에 기버가 가장 많다. 그리고 실패자 집단에서도 여전히 기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담 그랜트의 연구에 의하면 실패한 기버는 대책 없이 베풀기만 하는 사람인 데 반해 성공한 기버는 지혜롭게 베풀고 대처할 줄 안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윈윈을 추구함으로 서로에게 이로운 존재가 되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상대가 윈윈을 무시하고 자기 이익만 추구한다면 응징을 하거나 경고를 보낸다. 다시는 그런 행위를 못하도록. 바로 ‘tit for tat’이다. 원래 ‘맞받아치기’ ‘맞대응’ 정도로 번역하는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좀 더 쉬울 수 있다.


단, 맞대응 전략은 복수심에 타올라 그대로 갚아 주라는 뜻은 아니다. 먼저 베풀되 상대가 협조를 하면 똑같이 협조를 하고 상대가 배신을 하면 같이 배신하라는 것이다. 행동의 일관된 원칙을 보여줌으로써 상대가 허튼 짓을 못하도록 경고하는 것이다. 만약 이 행동을 잘 못하면 당신은 호구로 전락하게 된다. 자식이 정도를 벗어나서 원칙을 위반할 때는 부모 자식 간 윈윈을 위해서 맞대응하라는 뜻이다.



윈윈 협상의 마무리: 안건은 엄격하게 관계는 부드럽게

협상에서 윈윈을 강조하다 보면 사람들이 오해하는 내용이 하나 있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를 해 줘야 윈윈 협상이 되고 상대와의 관계도 원만히 유지될 수 있을 거라는 오해다. 그러나 그것은 윈윈이 아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는데 어떻게 윈윈이라고 부를 수 있겠나?


자기는 못 얻고 상대만 유리하게 해 주는 사람을 우리는 ‘호구’라고 부른다. 한 번 호구로 찍히면 그다음부터는 그를 깔보고 무시하려 든다. 부모 자식 간에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된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 명분도 없이 자꾸 양보를 해 주다 보면 자식이 오해를 한다. 우리 부모님은 호구이니까 무시해도 된다고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고수는 호사분면의 호인처럼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얻으면서도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해 나가는 사람이다. 안건은 엄격하게 챙기면서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사람이다. 겉마음에 현혹당하지 말고 속마음에 집중하면서 윈윈 원리를 적용하여 창조적인 윈윈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전체적인 균형감을 잘 유지해야 한다. 수틀리면 판단력이 무뎌지고 상대도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목표에 집중하라: 감정에 빠지다 보면 초심을 잃고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행동을 하는 이유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것인데 목표를 까먹고 행동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엽적인 문제나 사소한 감정 때문에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지 말라는 이야기다.


*점진적으로 다가가라: 목표는 크게 세우되 실천 과정은 점진적으로 접근해서 심리적 부담을 덜자는 의미다. 목표가 너무 커서 처음부터 힘든 목표라고 느껴지면 심리적인 저항도 커지기 마련이다.


*안건은 엄격하게 관계는 부드럽게: 윈윈을 강조하다 보면 상대의 감정을 해치지 않기 위해 양보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윈윈은 서로 만족스러운 해법을 찾는 것이지 어정쩡한 타협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건과 관계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말과 절차를 알아두어라: 윈윈의 기본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목표를 얻는 것이다.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누르고 상대의 협조를 부르는 표현을 익혀야 한다.


*질문하라, 질문하라, 열린 질문을 하라: 협상은 상대의 속마음을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아쉽게도 우린 상명하복 문화에 익숙해져 있어 상대의 속마음을 파악하는 데 미숙한 편이다. 이럴 때 질문, 특히 열린 질문을 하면 상대의 속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에 질문하는 요령을 익힐 필요가 있다.


*‘왜?’라는 퍼즐 게임을 즐기라: 사춘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다. 자식들의 예측하기 힘든 행동은 엄마들의 골칫거리다. 그러나 생각을 뒤집어 엄마가 글 쓰는 작가라면 이처럼 재미있는 관찰 대상이 없다. 왜 저런 행동을 했을까를 추론해 들어가면 그 자체로 재미있는 게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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