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남성 몽정기의 오답노트
“모든 남자 어른은 몽정기(期)를 거쳤다. 회식 자리에서 음험한 손길을 뻗는 성범죄자나 남성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이나 이 과정 이후의 존재들이다. 그러나 성정치에서 극과 극인 양쪽 모두 이 공통의 경험에 대해서는 과묵하기만 하다. 지식으로 후대에 전승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평등과 해방의 성정치가 활발한 담론과 깊게 닿아 있다는 걸 고려하면 심각한 공백이 아닐 수 없다. 나는 한국 남성 누구나 성인지적 결핍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원적인 사정을 이은용의 고백을 듣고서야 깨달았다. 그동안 성교육이 철저히 성별 분업 아래 여성에 의해서만 이뤄져온 사실도 새삼 발견했다. 지은이는 낮게 속삭이지만 이 책은 매우 급진적이다.”
시작은 한집에 같이 사는 벗 ‘아들’에게 들려주고픈 얘기였다. 부실한 성교육과 한국 사회의 막힌 흐름 때문에 감추기 일쑤였던 18·19금 이야기를 밝은 곳으로 끌어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성’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성별을 획득하고 사춘기를 겪고 여러 문화를 접하며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성에 대해 말하는 게 부끄럽고 어색하던 시절에 성장한 부모 세대는 아이들과 성을 주제로 친밀하게 이야기 나누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저자는 산뜻한 문체로 성에 무지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조곤조곤 털어놓는다. 사랑하는 이에게 서투르게 마구 부딪다가 망치지 말고 천천히 예의 바르게 다가가고 모자람이나 흠 없이 서로 뜻 잘 맞추기를 바라는 아빠의 속내를. “콘돔 꼭 미리 마련하라”는 말과 함께.
■ 저자 이은용
현재 〈뉴스타파〉 객원 기자. 20년 6개월 동안 〈전자신문〉에서 기자(16년), 논설위원(1년), 출판 담당 부장(2년 6개월), 부당 해고된 뒤 복직 싸움을 한 노동자였다. 공정 보도 체계를 바랐을 뿐인데 갑자기 쫓겨나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한 해고였음을 인정받아 내내 뿌듯했다. 기자는 어릴 적 꿈. 올곧은 기사 쓰려 애썼다. 특히 〈뉴스타파〉에서 쓴 기사(newstapa.org/author/eylee)가 보람찼다. 블로그 ‘이은용 단소리 쓴소리’를 열어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쓰려 애쓴다. 이롭고 재미있어 잘 읽히는 글을 꾸준히 쓰고 싶다.
2005년 7월 〈옐로 사이언스〉, 2010년 12월 〈미디어 카르텔 민주주의가 사라진다〉를 출판했다. 2013년 1월 편저 〈ICT 시사용어 300〉을 썼고, 2014년 1월 공저 〈최신 ICT 시사상식〉을 내놓기도 했다.
■ 차례
머리말. 얽매임 없되 곱고 바른 새 몸짓 새 숨 ㆍ 6
1장 몸
무릎 ㆍ 14
평등 열쇳말-순결(純潔)
넓적다리 ㆍ 26
평등 열쇳말-성폭력(性暴力)
엉덩이 ㆍ 36
평등 열쇳말-샾미투(#MeToo)
눈 ㆍ 44
평등 열쇳말-캣콜링(catcalling)
발 ㆍ 52
평등 열쇳말-모계사회(母系社會)
손 ㆍ 58
평등 열쇳말-강간(强姦)
입 ㆍ 66
평등 열쇳말-마초(macho)
가슴 ㆍ 74
평등 열쇳말-타임스 업(Time’s Up)
생식기 ㆍ82
평등 열쇳말-존중(尊重)
2장 몸짓
자위 ㆍ 92
평등 열쇳말-동성애(同性愛)
포르노 ㆍ 98
평등 열쇳말-섹시(sexy)
숨 ㆍ 104
평등 열쇳말-핑크(pink)
컵 ㆍ 112
평등 열쇳말-스토킹(stalking)
골목 ㆍ 118
평등 열쇳말-설거지
처음 ㆍ 126
평등 열쇳말-걸레질
입맞춤 ㆍ 134
평등 열쇳말-명절(名節) 놓기
참고 문헌 ㆍ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