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사전

   
김지연, 이요셉,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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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
2019�� 03��



■ 책 소개
누군가 내 감정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기만 해도 불편한 감정들이 풀리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가 화를 낼 때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과격한 행동이나 화를 누그러뜨려 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공감해준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마음이 자라는 그림책’ 꾸러미를 제시한다.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상황과 모습을 통해서 다양한 감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으며 감정의 다른 표현법을 배울 수 있고 모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저자
김지연

내가 흘린 눈물이 비가 되어 누군가의 마음을 적셔줄 수 있다고 믿으며 글을 쓰는 동화작가. 길게는 10년 동안 이야기를 품고 있다가 책을 내기도 하는 느린 호흡의 작가이며, 다양한 모습의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자리에 꾸준히 서고 있다.

 

첫눈에 반해 결혼했고 지금도 매일매일 반할 수밖에 없는 남편과 함께, 엄마의 손을 잡고 네버랜드로 날아가고 싶은 아들 소명이를 키우며 오늘 하루도 사랑에 대해 배워가고 있다.

 

『미운 아기 오리 뿡쉬』로 제12회 부천만화대상에서 어린이만화상을 수상했고, 지은 책으로는 『미운 아기 오리 뿡쉬 1~3』, 『아가야 사랑해』 등이 있다.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사진작가. 진정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표현하며, 여러 NGO 단체에서 재능을 나누고 있다. 사랑스런 아내, 아빠 엄마를 꼭 빼닮은 아들딸과 함께 누구보다 평범하고 행복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한국 나눔 봉사대상 금상,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인상, 기독교 출판문화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오늘, 믿음으로 산다는 것』, 『결혼을 배우다』 『육아를 배우다』 등이 있다.

 

김지영
스토리텔링 일러스트레이터.

 

여러 단행본과 그림책, 광고 등 필요한 곳에 그림을 그리고, 나만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쓰며 그림책도 만들고 있다.

 

2012년 문화관광부 우수 그림책, 2017년 아시아 문화원 아시아 스토리 그림 작가로 선정, 2019년 나미 콩쿠르에서 그린 아일랜드 상을 수상했다.

 

그림책 『사막의 아이 닌네』, 『요리조리 쿵딱』, 『내 하늘 내 마음대로』, 『나무야 나무야』를 쓰고 그렸다.  

■ 차례
책을 펴내며
여는 글

 

하나. 아이와 부모의 유쾌한 감정
[기쁨] _ joy
“기뻐요” _비 오는 날의 소풍
“좋아요” _내 사랑 뿌뿌
“자랑스러워요” _난 뭐든지 할 수 있어
“감사해요” _아빠, 나한테 물어 봐
“사랑해요” _너는 특별하단다
“만족해요” _민들레는 민들레
“기대돼요” _씨앗 100개가 어디로 갔을까?
“반가워요” _나는 아빠가
“용감해요” _여우모자

 

[놀람] _ surprised
“놀랐어요” _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
“감탄해요” _엄마가 너에 대해 책을 쓴다면
“궁금해요” _왜냐면…
“재미있어요” _달콤한 목욕

 

둘. 아이와 부모의 불편한 감정
[슬픔] _ sadness
“슬퍼요” _100개의 눈사람
“쓸쓸해요” _알사탕
“보고싶어요” _엄마 마중
“힘들어요” _파내기 대장 푹푹!
“미안해요” _아빠 빨강
“아파요” _앗! 따끔!
“후회해요” _울퉁이와 콕콕이
“실망해요” _할머니 엄마
“포기해요” _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공포] _ fear
“걱정해요” _엄마, 잠깐만!
“두근거려요” _엄마 여우와 아기 여우의 숨바꼭질
“무서워요” _찰리가 온 첫날 밤
“불안해요” _용기가 필요해!
“쑥스러워요” _또르의 첫인사

 

[분노] _ anger
“속상해요” _빗방울이 후두둑
“화나요” _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질투 나요” _피터의 의자
“심통 나요” _부루퉁한 스핑키
“답답해요” _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미워요” _아 진짜

 

[불쾌] _ disgust
“짜증나요” _문제가 생겼어요!
“나빠요” _아빠와 피자 놀이
“부러워요” _지금 이대로 행복해
“창피해요” _선생님 기억하세요?
“고집부려요” _고집불통 4번 양
“지루해요” _펭귄은 너무해

 

셋. 아이와 부모의 함께 자라는 마음의 힘
[가치] _ virtue
“정직” _빈 화분
“도움주기” _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인내” _SNOW 눈 오는 날의 기적
“배려”_ 여우랑 줄넘기
“책임감” _꼬마 다람쥐 얼
“나눔” _참새의 빨간 양말
“절제” _배고픈 여우 콘라트
“협동” _꽁꽁꽁
“신뢰” _리디아의 정원
“공평” _쌍둥이는 너무 좋아
“용서” _내가 아빠에게 가르쳐준 것들

 




공감사전


아이와 부모의 유쾌한 감정

[기쁨] _ joy

“기뻐요” _비 오는 날의 소풍

아이의 첫 유치원 소풍이 기억납니다. 소풍 전날 도시락을 준비하며 얼마나 마음이 분주했는지... 작은 두 어깨로 가방을 메고 다닐 모습을 생각하며 ‘도시락이 너무 무겁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이 과자는 꼭 넣어주고 싶어’ 하면서 넣었다가 ‘아니야, 아무래도 음식이 너무 많은 것 같아’ 하면서 가방을 도로 비워내기를 여러 번 반복했던 내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이가 여섯 살 때, 워킹맘이 되면서 직접 김밥을 싸지 못하고 주문한 김밥을 도시락통에 담아주기만 한 적도 있지만, 그때도 미리 아이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도시락을 처음 열었을 때 아이의 기쁨이 가득한 얼굴을요.


“짜잔, 깜짝 놀랐어? 모두 엄마가 널 위해 준비한 거야. 정말 예쁘지? 정말 맛있겠지? 네가 기쁘면 엄마도 기뻐!”


아이는 이미 잠이 들고 엄마 혼자서 아이의 소풍 가방을 앞에 둔 채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마음에 솟아오르는 말들을 고이고이 마음에 담아둡니다. 점심 무렵에는 입안 한가득 김밥을 넣고 두 볼이 볼록해진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혼자 흐뭇해하다가 소풍을 다녀온 아이와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먹었어? 친구들, 선생님과도 나눠 먹었지?”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던 기억이 아이의 첫 소풍날의 추억입니다.


《비 오는 날의 소풍》은 아이가 소풍 가기 전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에요.


‘엄마도 소풍 전날 비가 오면 어쩌지 하고 걱정한 적이 있었어’ 하면서 엄마의 소풍 이야기도 들려주고, “소풍날 비가 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라고 아이의 마음을 슬쩍 물어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지요.


“아저씨, 우리가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요?”

“그럼, 하루 종일 밖에 있을 거잖아.”


이렇게 시작된 소풍 준비가

“셀레스틴,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음식이 너무 많아!”

“그렇다니까요!”


이렇게 바뀌는 장면에서

“에르네스트가 후추까지 챙긴 거 아니야?” 하면서 농담을 건네며

“엄마도 너의 소풍 가방을 싸면서 이런 모습이었단다.” 하고 이야기하지요.


그런데 소풍을 가기로 한 날 비가 오고 말아요. 너무도 실망한 셀레스틴을 위해 비가 오지 않는 셈 치고 소풍을 가자고 제안하는 에르네스트. 그리고 둘은 어느 숲속에 텐트를 만들고 아늑한 텐트 아래에서 특별한 소풍을 즐기지요.


이 책에서 저와 아이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문 페이지는 빗속에서 셀레스틴과 에르네스트가 함께 춤을 추며 걷고 있는 장면이랍니다.


짐도 잠시 길에 내려놓고 빗소리에 맞춰 추는 왈츠. 다 큰 어른 에르네스트가 어린애처럼 빗속에서 무엇을 하는 건지 묻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이렇게 대답하겠지요?


“셀리스틴, 네가 기쁘면 나도 기뻐!”


“자랑스러워요” _난 뭐든지 할 수 있어

포대기에 싸여 잠만 자던 아기가 때가 차면 뒤집고, 기고, 걸을 때쯤 하나씩 하나씩 할 줄 아는 것들이 늘어납니다. 처음으로 혼자 코를 풀던 날이라든가, 처음으로 한쪽 발로 깡충 뛰기를 성공한 날이라든가, 그런 소소한 일을 해낼 때마다 아이는 무척 기쁘고 의기양양해 했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에 다니면서 아이의 의기소침한 모습이 종종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나는 글자를 잘 못 읽어.”

“엄마, 나는 발표할 때 자꾸 쑥스러운 마음이 들어.”


다른 친구들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주눅 들어 있는 아이를 어떻게 격려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때 우리를 도와준 것이 아주 작은 도토리예요. 어느 가을날에 도토리를 함께 주우며 “나무는 풀처럼 빨리 자라지 않지만, 오래오래 커다랗게 자란단다.” “너는 멋진 나무야. 그러니까 빨리빨리 자라서 빨리빨리 꽃을 피우지 않아도 돼.”라고 말해주었는데 이해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도토리 안에 있는 커다란 참나무를 볼 줄 아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엄마가 곁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싶습니다.


할머니 댁에 가면 키를 재서 기록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 눈금을 바라보며 “우와, 굉장하다! 정말 자랑스러워!”라고 말해주는 가족들의 눈빛 속에서 조금은 느리더라도 자기의 속도로 자랄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난 뭐든지 할 수 있어》는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에요.

“나, 참 신기해.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아!” 아이는 첫 페이지를 읽자마자 “어, 이 아이 특이하다!” 하고 말했어요. 로타는 어디를 가든 곰 인형, 밤세를 가지고 다니고(사실 밤세는 돼지 인형이에요) 겨우 다섯 살이면서 자기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한답니다.


스키 타면서 방향 바꾸기는 할 수 없지만 휘파람도 불 줄 알고 아픈 베리 아줌마에게 빵을 가져다드리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수도 있어요. 이 두 가지를 혼동해서 엄청난 소동이 벌어지지만요.


그때 요나스가 로타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어요. “너는 할 수 있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잖아. 크리스마스트리를 구해와”


미아 마리아가 말했어요. “오빤 바보야. 로타. 오빠 말은 안 들어도 돼. 오빠 정말 못됐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로타가 과연 아빠도 구하지 못한 크리스마스트리를 구할 수 있을까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를 구해서 자기 썰매에 싣고 씩씩하게 걷고 있는 로타를 보세요.


이 책의 재미는 무엇보다 로타의 캐릭터에 있어요. 《말괄량이 삐삐》의 저자인 린드그렌이 그려낸 누구보다 씩씩하고 당찬 로타를 만나보세요. 아이도 어느새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 하면서 로타처럼 당당한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러워 할지 몰라요.



[놀람] _ surprised

“놀랐어요” _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는 사이에 아이가 혼자서 쏜살같이 뛰어갔습니다. 서둘러 뒤쫓아 갔지만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너무도 사람이 많아 아이는 보이지 않았고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서 아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왔던 길을 되짚어서 되돌아갔지만 아이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이곳을 빠져나갔으면 번잡한 시내인데 어떡하지?’ 아이를 찾으러 뛰어다니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구석에서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엄마를 잃어버릴 줄은 꿈에도 모르고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갑자기 엄마가 없다고 느낀 순간 아이도 놀라서 소리를 지른 것입니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어가 보니 얼마나 큰 소리로 울어댔는지 주변 사람들이 아이 곁에 서서 달래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품에 안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아이는 엉엉 울면서 말합니다. “엄마, 엄마도 놀랐어?” “그럼. 엄마도 놀랐지! 엄마가 훨씬 더 많이 놀랐어!” “엄마도 울었어?” “그럼, 엄마도 울었지! 엄마가 훨씬 큰 소리로 엉엉 울었어!”


이런 대화를 주고받으며 그날 내내 손을 꼭 잡고 다녔습니다.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기억 중에 하나랍니다.


《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는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마음도 전하는 책이에요.


아기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좋아해서 읽고 또 읽는 책이에요. 아이는 아기 부엉이가 졸고 있는 장면을 보며 “아기 부엉이가 곧 나무 아래로 떨어질 거야” 하고 말한답니다.


그럼 엄마는 책에 글로 표현되지 않았어도 아기 부엉이가 아래로 떨어지는 효과음을 최대한 요란하고 생생하게 읽어주지요.


“쯧쯧, 엄마를 잃어버렸구나. 걱정 마! 내가 금방 찾아줄게. 근데, 엄마는 어떻게 생겼을까?”


아기 부엉이를 도와주려고 달려온 다람쥐 아줌마가 덩치가 크다는 말만 듣고 곰을 데려오고, 눈이 부리부리하다는 말만 듣고 개구리를 데려오는 장면들이 아이에게 재미를 줍니다.


‘아기 부엉이니까 당연히 엄마 부엉이를 찾아야 하는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는 것은 어른의 생각이지요. 실제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찾는다고 하면 엄마가 어떻게 생겼는지 물어보는 게 당연하니까요!


엄마 부엉이를 드디어 만나는 장면에서 아이는 엄마 부엉이의 눈물을 찾아냅니다. 그러면 엄마는 놓치지 않고 “어머, 엄마 부엉이가 더 놀랐나 보다.” “더 슬펐나 보다!” 하고 맞장구를 치지요.


혹시라도 잠깐이라도 엄마를 잃어버렸던 경험이 있었다면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아이보다 더 놀랐던 엄마의 마음을 전해보세요.



아이와 부모의 불편한 감정

[슬픔] _ sadness

“슬퍼요” _100개의 눈사람

아이가 풍선이 묶인 줄을 두 손으로 꼭 잡고 횡단보도에 서 있었는데 그만 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바람이 너무 거세어서 풍선은 하늘 위로 높이 날아오르더니 아이가 서 있는 곳에서 빠르게 멀어져 갔습니다. 횡단보도에 빨간 불이 켜져 있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아이를 꼭 안고 서서 파란불이 켜지길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풍선은 이미 가로수 나뭇가지에 걸려 터지고 말았습니다. “내 풍선! 내 풍선!” 눈앞에서 풍선이 터지는 걸 본 아이가 얼마나 큰 소리로 울었는지 모릅니다. “엄마가 다시 사 줄게”로 시작해서 “원래 그래, 풍선은 언젠간 터지는 거야” 등 어떤 말을 해도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습니다. 길거리에서 엉엉 우는 아이를 집까지 데리고 오며 ‘그냥 풍선이 터진 것뿐인데’라고 말하고 싶던 게 제 솔직한 심정이었지요. 아이를 기다려줘야 했는데 아이의 이야기를 몇 번이고 들어줄 여유가 왜 그때는 없었을까요?


그냥 반복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어도 됐었는데 나는 왜 계속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만 했을까요? 부끄럽게 그날 일을 돌아봅니다. 아이의 슬픔을 위로하는 데 서툴렀던 나의 모습을요.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아이가 슬퍼서 엉엉 울 때는 그냥 같이 슬퍼만 해줘도 좋다는 걸요.


슬픔을 위로해 주고 싶을 때 《100개의 눈사람》을 읽어 주세요.


“선생님은 언제 학교에 나오실까요?” 클레망틴이 물었습니다. “나도 잘 모르겠다. 선생님이 밖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아.” “왜요?” “떠난 아기 생각에 빠져 있단다. 지금 너무 슬퍼하고 있어.”


아이들과 눈사람을 만들며 즐거워하던 포포 선생님. 하지만 갑자기 배 속의 아기를 잃어버리게 되자 선생님은 학교에 나오시지 못합니다. 선생님 집 창문엔 계속 커튼이 처져 있지요.


어떻게 슬픔에 잠긴 선생님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제자들이 찾아와 노래를 불러도 여전히 열리지 않는 선생님 집의 현관문을 쳐다보며 아이들은 묵묵히 눈덩이를 굴리고 멋진 눈사람을 만들어 갑니다.


“우리가 선생님을 위해서 눈사람을 100개 만들자.”


현관문을 힘껏 열어젖히고 “이제 그만 슬퍼하세요”라고 말하며 집 밖으로 억지로 끌어내는 대신에 선생님의 집 주변을 예쁜 눈사람들로 가득 채워가는 아이들.


슬플 때는 그 슬픔이 사라질 때까지 “내가 옆에 있을게요.” 하고 말하는 것만 같아요.


아이의 슬픔을 위로해 주는 방법을 배우고 싶을 때, 또 눈사람을 만드는 100가지 방법이 궁금할 때 이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힘들어요” _파내기 대장 푹푹!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닌데 아이와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힘들다며 주저앉을 때가 종종, 아니 자주 있었습니다. 엄마 생각에는 유모차도 졸업하고 이제는 씩씩하게 걸어 다닐 때인데 마음처럼 되지 않네요. 한번은 멀쩡히 밥을 잘 먹던 아이가 밥을 누워서 먹겠다고 떼를 쓴 적이 있었어요. 저는 내심 버릇을 잘 들이려고 똑바로 앉아서 먹으라며 혼을 냈지요. 그런데 아이는 “엄마, 알겠어요 .똑바로 앉을게요!” 하는 게 아니라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 다시 아기가 되고 싶단 말이야”라며 엉엉 울었어요. ‘아이가 자란다는 것이 2+2=4와 같은 수학 문제처럼 답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것도 아니구나. 나도 그랬듯이 아쉬워하고 기뻐하고 두려워하면서 용기를 내는 아주 복잡한 과정일지도 몰라’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아기처럼 우유병에 우유를 담아서 주고 상자에 넣어두었던 딸랑이 곰 인형도 꺼내 주며 아기 대접을 해 주었답니다. 금방 마음이 풀려 행복해하던 아이의 얼굴. 그리고 다음 날엔 다시 밥을 먹는 아이로 돌아와 주었지요. 멀쩡히 잘 걷던 아이가 “엄마, 아기였을 때처럼 안고 걸어줘”하면서 주저앉아 팔을 벌리면 모른 척 조금은 업고 걸어줍니다. 엄마한테 조금 미안했는지 아이가 “엄마, 힘들어?” 하고 물으면 “응, 힘든데 안 힘들어” 하고 알쏭달쏭한 대답을 해주곤 합니다. 그리고 엄마의 따스한 품에 마음이 채워진 아이는 감사하게도 조금 후에 다시 힘을 내서 걸어줍니다. 그렇게 우리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늘 업었다, 내렸다 하며 달팽이 걸음이 되지요.


힘들어 포기하려 한다면 《파내기 대장 푹푹!》을 읽어 주세요.


차를 타고 가다가 레미콘 차를 마주치면 꼭 손을 흔들어야 하고, 타워크레인을 보면 신나서 고개를 돌리지 못하는 아이는 중장비차가 총출동하는 이 책을 너무 좋아해요.


부수기 대장 철구 크레인 쿵쿵이, 누르기 대장 로드 롤러 동글이, 밀기 대장 불도저 튼튼이, 뽑기 대장 기중이 쏙쏙이가 돌멩이를 뽑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에서는 자기도 주먹을 불끈 쥐고 읽는답니다. 하지만 엄마는...


깊이 박힌 돌멩이 하나와 끝까지 씨름하는 푹푹이에게서 ‘왠지 내 모습 같은 걸’ 하며 동병상련을 느끼지요.


“푹푹아, 네가 다시 한 번 해 봐!” “넌 파내기 대장이잖아, 할 수 있어!” 통통이가 다정하게 말했어요. 용기를 얻은 푹푹이는 다시 흙을 파기 시작했어요.


모두가 지쳐서 주저앉을 때, 한 번 더 일어서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작고 작은 꼬마 굴착기 푹푹이가 모두가 포기한 돌멩이를 치우기 위해 다시 흙을 파기 시작합니다. 사랑은 “이제 더 못 하겠어” 할 때에 한 발짝 더 걷기를 요구합니다.


힘들지만 한 걸음 더 걷는 용기. 아이를 통해 조금씩 배우고 있는 사랑이지요. 힘들 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을 때 이 책을 함께 읽어보세요.



[공포] _ fear

“무서워요” _찰리가 온 첫날 밤

아이가 혼자 폴짝폴짝 뛰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안 무서워~ 안 무서워~ 나는 안 무서워~”


‘대체 저런 노래는 어디서 듣고 온 걸까.’


노래를 부르는 아이 뒤로 아내가 슬금슬금 다가가 “어흥~”하고 놀래킵니다. 순간 아이는 꽤 놀랐는지 얼음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래도 안 무서워?”

“안...안 무서워!”


거짓말, 얼굴은 완전 굳었는걸요.


“사자가 나타났는데 안 무서워?”

“응!”

“왜 안 무서워?”

“엄마, 아빠가 있잖아!”


순간 아내도 저도 할 말을 잃었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토록 든든한 사람이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비록 한없이 부족하고 성근 아빠지만 나를 이렇게 믿고 있는 이 아이만큼은 꼭 지켜주고 싶습니다.


혼자 자는 것을 무서워하는 아이와 함께 《찰리가 온 첫날 밤》을 읽어보세요.


눈이 내리는 어느 날 밤, 헨리는 강아지 한 마리를 줍게 됩니다. 강아지에게 찰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어릴 때 쓰는 담요로 강아지를 감싸 안아서 집으로 데려오지요. 엄마 아빠는 헨리가 찰리를 키우는 걸 허락하시지만 찰리는 헨리의 방이 아닌 부엌에서 자야 한다고 못을 박습니다. 과연 찰리는 부엌에서 얌전히 잠이 들 수 있을까요?


“울지 마, 찰리! 울지 마!” 나는 부리나케 부엌으로 달려가서 두 팔로 찰리를 꼭 끌어안았어요. 찰리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어요.


혼자서 잠을 자지 못하고 자꾸만 울어대는 강아지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의 모습이 보여요. 《진정한 7살》이라는 책을 읽으며 진짜 진짜 진정한 일곱 살은 혼자 잘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멋진 이층 침대를 사주겠다고 약속해도 밤이 되면 어김없이 엄마 아빠 침대로 기어 올라오거든요.


아이를 가운데 두고 몸을 웅크리고 자다가 너무 불편해 다시 아이를 아이 방에 눕히고 오면 어느새 아이는 다시 엄마, 아빠 침대로 올라오고... 이 일을 반복하면서 밤을 보내고 있어요.


“사랑해, 찰리”


그런데 아이가 찰리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바로 그 순간 찰리는 비로소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정말 무서움을 몰아내는 건 사랑이구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오늘 밤에도 아이는 《찰리가 온 첫날 밤》처럼 엄마, 아빠의 침대와 자기 방의 침대를 오가다가 결국 한 침대에서 잠이 들겠지요. 그래도 나는 아이가 혼자 자는 날이 올 때까지 언제까지나 반복해서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해 줄 거예요.



[분노] _ anger

“화나요” _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어느 날 몹시 화가 난 내 아이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아빠가 먼저 눌렀다고 화가 난 아이는 급기야 바닥에 주저앉아 울기까지 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버튼 하나에 아이는 왜 이렇게 화를 냈던 걸까요. 머쓱해진 아빠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취소 버튼을 눌러주어도, 아이의 화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며 화가 날 때 어떻게 그것을 다뤄야 할지 몰랐던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앞으로 학교에 가고, 다양한 일을 겪게 될 아이에게 화가 난 상태에서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말들을 마구 쏟아내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난폭한 행동들을 하지 않고, 화난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가 화가 났을 때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부끄럽게도 말로 할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야, 아이에게 화를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었어요. 미리 준비한 다음 엄마가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예요. 하지만 걱정마세요. 엄마도 아이도 느리지만 조금씩 자라고 있답니다. 예전에 못하던 것을 해내는 것처럼 화난 감정도 다스리게 되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될 거예요.


화가 난 아이에게 화를 푸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을 읽어 주세요.


소피가 화나면 어떻게 될까요? 소피는 소리 지르고, 입에서 불을 내뿜고, 활화산처럼 폭발해 버립니다.


‘화’라는 감정은 끓어 넘치는 물이나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잘 보여주는 거 같아요. 그래서 아이가 화날 때 경험하는 감정들은 몹시 강렬하고, 때로는 그것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책은 소피가 화를 해소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도 보여줍니다. 달리고, 눈물을 흘리고, 높은 나무 위에 올라서 커다란 세상을 바라보는 거지요.


아이와 화가 났을 때 나는 어떤 행동들을 하고 또 어떻게 하면 그 화가 풀리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엄마는 화가 나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있고 싶은데 아이는 화가 나면 엄마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대요. 또 엄마는 책을 읽거나 한숨 잠을 자면 화가 풀리는데 아이는 달콤한 것을 먹으면 화가 풀린다고 하지요.


‘내가 화가 나면 내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이렇게 할 거야’ 하고 미리 방법들을 떠올려 두면 도움이 돼요. 화를 풀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소피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읽는 사람들에게도 평온함을 나누어 주지요. 소피가 화가 났을 때는 테두리가 붉은색인데, 화를 풀고 났을 때는 테두리가 노란색이에요.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소피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지도 눈여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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