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교육의 마법

   
김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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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아카이브
   
13500
2018�� 10��



■ 책 소개

 

엄마가 살짝살짝 도와주는 경제교육 솔루션
“저절로 경제를 배우고 돈을 모은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바란다. 그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경제적인 풍족함일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아이의 학업 성적 향상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더 좋은 대학과 더 좋은 직업을 갖고 남들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인생을 살기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더라도 경제관념이 없으면 부자로 살기 어렵다. 저자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 적도 없으면서 아이들이 부자로 살기 원한다”고 지적하면서 부모가 가정에서부터 경제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 저자 김영옥
경제교육 전문 강사. 동아일보에 ‘신문과 놀자’를 연재 중이며 10년 넘게 연간 100회 이상의 강의를 하고 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사회복지관, 청소년수련관, 도서관 등에서도 특강을 진행한다.

 

금융감독원 금융교육 인증강사로서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 생명보험 사회공헌위원회,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은행연합회 멘토단, 손해보험협회,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 등에서 협력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는 자녀가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저자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 적도 없으면서 아이들이 부자로 살기 원한다”고 지적하면서 부모들이 가정에서부터 경제교육을 시킬 것을 권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현명한 경제습관”이기 때문이다.

 

경제교육이라고 해서 딱딱한 이론이나 용어를 주입식으로 가르치자는 말이 아니다. 또한 부모에게 전문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용돈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동의 소중함과 올바른 돈의 가치,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경제관념을 알려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면서 경제를 몸으로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된다. 어릴 때부터 경제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인내심과 계획성이 높을 뿐 아니라 매사에 자신감이 있어 적극적으로 관계를 넓히고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생활 속에서 경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돈교육의 마법’을 아이와 함께 체험해보자.

 

■ 차례
들어가며_ 처음 시작하는 우리 아이 돈 공부

 

제1장_ 우리 아이의 경제마인드는 괜찮을까
Situation 1 원하는 대로 다 사주시는데 왜 아껴야 해요?
Situation 2 엄마, 나도 큰집에 살고 싶어요
Situation 3 나도 내가 직접 돈을 쓰고 싶어
Situation 4 영화관에서 젤리를 사는 데 2만 원을 써버린 아이
Situation 5 엄마도 약속을 안 지키는데, 왜 나만 지켜요?
Situation 6 내 돈을 왜 엄마 마음대로 써버려요?
우리 아이 부자 습관 만들기 ① 용돈의 액수와 사용범위를 정해주세요
우리 아이 부자 습관 만들기 ② 용돈교육은 이렇게 준비하세요

 

제2장_ 현명한 경제습관을 만드는 10가지 방법 
Habit 1 ‘여섯 개의 용돈 주머니’를 관리하라
Habit 2 함부로 빚지지 않는다
Habit 3 남에게 베푼 만큼 나에게 돌아온다
Habit 4 목표는 분명하게, 보상은 확실하게
Habit 5 홈 알바로 용돈을 벌게 하자
Habit 6 고가의 물건을 갖고 싶다고 할 때
Habit 7 신중하게 생각하고 기다리기
Habit 8 동전도 소중하게 모으기
Habit 9 아이가 저축 의욕을 잃었을 때
Habit 10 지루한 저축을 신나게 하는 마법
우리 아이 부자 습관 만들기 ③ 용돈교육으로 계발할 수 있는 능력

3장_ 우리 아이 부자로 만드는 자신만만 경제상식
Interest 1 둘 중 뭘 고를지 고민이야!
Interest 2 옛날 돈인데 왜 비싸?
Interest 3 광고에 연예인이 나오는 이유
Interest 4 엄마가 집에 있으면 좋겠어
Interest 5 많이 먹으면 행복할까?
Interest 6 돈보다 카드를 쓰는 게 나을까?
Interest 7 1,000원은 미국 돈으로 얼마일까?
Interest 8 돈을 많이 만들면 모두 부자가 되지 않을까?
Interest 9 아빠를 울고 웃기는 주가가 궁금해!
Interest 10 로또에 당첨되면 참 좋겠어!
Interest 11 왜 병원비를 보험회사에서 보상해주나요?
Interest 12 화폐의 발달과정이 궁금해
우리 아이 부자 습관 만들기 ④ 과소비를 줄이고 알뜰쇼핑하기
우리 아이 부자 습관 만들기 ⑤ 바자회나 벼룩시장 애용하기

 

제4장_ 건강한 생각을 가진 아이가 진짜 행복한 부자
Stage 1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Stage 2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한다면?
Stage 3 아이를 품에 안았던 순간의 감사함
Stage 4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
Stage 5 좋은 친구를 만드는 법
Stage 6 나눌수록 배가 되는 기쁨
Stage 7 인생의 숲을 보는 시선
우리 아이 부자 습관 만들기 ⑥ 내 아이를 위한 유비무환 재테크

 

감사의 글
부록_엄마표 경제교육 활용팁  

 




용돈교육의 마법


우리 아이의 경제마인드는 괜찮을까

원하는 대로 다 사주시는데 왜 아껴야 해요?

돈을 모르는 아이, 가르쳐주지 않는 부모

학교나 여러 기관에서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소비, 저축, 나눔을 주제로 용돈과 경제에 대한 강의를 하다 보면 공통적인 하소연들을 듣는다.


“요즘 애들은 돈 쓰는 게 무서운 줄 몰라요.”

“가격표는 보지도 않고 막 골라요.”


왜 요즘 아이들은 돈 쓰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 걸까? 돈에 대해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어떤 존재인지, 우리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재미있는 것들을 쉽게 할 수 있으니, 돈을 쓰는 것만 배우는 것이다. 돈이 자신을 즐겁게 해주니까 ‘돈만 많으면 무조건 행복하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결국 ‘인생의 목적’을 ‘돈’에 두게 된다.


물건을 살 때는 꼭 사야 하는 물건인지 생각해보고, 가정의 경제상황을 고려해서 가격표를 살피며 좀 더 알뜰한 쇼핑을 해야 한다. 그런데 어른들이 알려주지 않았으니 아이 입장에서는 그런 사실을 알 수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돈 쓰는 법을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잘못 쓰는 것만 걱정하고 아이를 다그친다.


“내가 돈 찍어내는 기계니?”

“자식이 아니라 돈 덩어리네.”


부모가 이렇게 화를 내도 아이는 왜 야단맞는지 영문을 모를 것이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부모의 행동이 앞뒤가 안 맞기 때문이다. 돈은 우리 삶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잘 쓰면 우리 삶을 유익하게 해주지만, 잘못 사용하면 삶을 망가뜨리는 흉기가 된다. 일생 동안 돈을 잘 모으고 적절하게 쓰는 사람은, 건강하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때문에 부모는 어릴 때부터 돈에 관한 교육을 해야 한다.


지금 바로 용돈교육을 시작하자

용돈교육은 쉽고 간단하다. 아이에게 매주 일정 금액을 주어 사용하게 하고, 그중 일부는 저축해서 필요한 데 쓰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목표금액을 정하고 모아진 금액으로 무엇을 할지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공부 가르치는 것도 바쁜데 용돈교육까지 시켜야 해요?”


용돈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부모가 있다. 잠시 생각해보자. 부모는 아이의 대학진학을 위해 온갖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만, 솔직히 국영수를 못한다고 인생이 잘못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경제습관이 잘못되면 인생이 망가진다. 아이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부모의 노후도 암울해지기 쉽다.


내 아이만큼은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다 하면서 살게 하고 싶고, 돈 때문에 귀한 자식 기죽이고 싶지 않은 부모의 심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아이의 욕구를 죽을 때까지 무한정 들어줄 수 있는 부모는 없다. 경제교육뿐 아니라 모든 교육의 목적은 부모가 없어도 아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무한정 초콜릿을 사준다면 이내 충치로 고생하는 모습을 가슴 아프게 지켜봐야 한다. 불 보듯 뻔한 결과다. 아이가 원한다고 무조건 돈을 많이 주려고 노력할 일이 아니다. 욕심을 절제하고 돈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훈련을 시켜줘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지 말자. 아이가 자신의 삶을 책임지며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비결이 경제교육 속에 있다.


나도 직접 돈을 쓰고 싶어요

용돈교육을 시작할 때

나는 첫째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용돈교육을 시작했다. 경제교육 강사로서 아이의 경제관념을 확실히 교육시켜보겠다는 포부가 있었고, 아이도 마침 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둘째 딸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용돈교육을 시작했다. 첫째 아이는 엄마인 내 의도가 강했지만, 둘째 아이는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둘째 딸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자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는 왜 언니처럼 용돈 안 줘? 나도 내가 직접 돈을 쓰고 싶어.”


용돈교육의 시기는 달랐지만, 두 아이 모두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마트 심부름을 곧잘 시켰다. 아이들은 혼자서 물건을 사오고 거스름돈과 영수증을 챙겨온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 용돈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돈을 다뤄볼 수 있는 가벼운 활동을 시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은 부모들의 사례를 지켜본 결과, 본격적인 용돈교육은 초등학교 1학년이나 2학년 때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컸다.


자아가 성장할수록 주도권을 원한다

학교에 들어가서 또래들과 어울리게 되면 아이들은 보이지 않게 서로 경쟁한다. 그래서 무엇이든 ‘스스로’, ‘혼자’, ‘직접’ 해보겠다는 욕구가 커지기 시작한다. 아이의 자아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가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존중하고 지지해줘야 한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때가 용돈교육을 시작할 적기다.


미취학 시기(6~7세)에서 1학년 때까지는 부모와 밀착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직접 돈을 쓸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굳이 용돈을 주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위로 형제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예닐곱 살인데 용돈을 달라고 할 수 있다. 형제의 영향으로 돈에 대한 개념을 좀 더 빨리 배우는 것이다. 이럴 때는 돈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절약하는 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돼지저금통을 마련하고, 칭찬스티커를 활용해 저축습관을 키우는 훈련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


대개의 경우 아이가 부모와 항상 동행하는 시기를 벗어나는 때, 즉 혼자 등하교를 하고 학원을 갈 수 있는 연령대(초등학교 2학년 정도)가 적당하다. 아이가 혼자 또는 친구들과 다니며 주변의 상점에 들어가 돈을 내고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나이 때는 어느 정도 셈을 할 수 있고 돈에 대한 관심도 생긴다. 초등 저학년은 아직 돈 쓸 일이 많지 않으므로 용돈으로 필요한 것을 사되, 일정금액은 저축을 하도록 지도하자.



현명한 경제습관을 만드는 방법

홈 알바로 용돈을 벌게 하자

엄마 아빠가 잘해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세상에 공짜가 없는데 아이들은 부모에게 공짜로 용돈을 제공받는다. 용돈은 아이들의 소득이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의 노동도 공짜로 제공받는다. 가사노동을 통해 각종 생활 편의를 제공받는 것이다. 집안일은 가정을 지탱하고 유지하는 핵심이지만, 주부 외에 가족들은 그 가치를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 해도 해도 끝이 없지만 하지 않으면 꼭 티가 나는 것이 가사 노동이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아이들은 집안일을 당연히 엄마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녀에게 베푸는 것이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를 아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편의를 제공받고 싶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세상을 사는 이치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일찍부터 이를 배운다면 부모로부터 받은 모든 것들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노동의 가치와 부모의 은혜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집안일을 나눠 맡기고 그에 대해 수고료를 지불함으로써 아이들이 부모의 노력과 돈을 공짜로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홈 알바’를 시켜보자.


‘홈 알바비’로 부모의 수고에 대한 감사를 배운다

집안일 중에서 아이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항목들을 구분한 다음, 각각의 활동에 대해 ‘홈 알바비’를 책정해보자. 아이들의 연령대를 고려해서 항목을 정하는 게 좋은데, 간단하고 손쉬운 일이나 아이 자신을 위한 활동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식사 전후 식탁 닦기, 수저 놓기, 자기 방 화분에 물주기, 아이의 책상과 방청소 등은 기본적으로 대가 없이 해야 하는 일들이다. 아이도 한 명의 가족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몫이 있다.


빨래를 널고 개는 것도 가족이 함께하면 된다. 온 가족의 빨래를 한 사람이 정리하자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각자 자기 자신의 빨래를 정리하면 훨씬 수월하게 끝난다. 조금만 신경 쓰고 배려하면 쉽게 할 수 있는 이런 일들을 아이가 했을 때는 칭찬의 말을 잊지 않도록 하자.


내 경우 ‘홈 알바비’를 주는 항목은 거실 청소, 설거지, 운동화/실내화/가방 빨기, 분리수거 등이다. 아이 스스로 하고 싶은 항목을 정하는 것도 좋다. 우리 집은 분리수거와 화장실 청소는 아빠 담당이다. 하지만 바쁜 직장 일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화장실은 내가 청소하고 분리수거는 큰딸, 작은딸이 대신 나선다. 분리수거 알바는 회당 1,000원이다. 설거지의 경우 양이 많을 때는 200~300원을 더 주기도 한다. 요즘 실내화는 천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빨 수 있고 금세 마르기 때문에 다른 알바에 비하면 저렴하다.


-운동화 빨기: 1,000원

-실내화 빨기: 1,000원

-설거지: 1,000원

-거실 청소: 1,000원


나는 이런 내용을 종이에 적어서 가족 모두 볼 수 있도록 냉장고 문에 붙여 두었다. 아이들은 수시로 알바 내용을 바라보면서 일을 하고 알바비를 받았다.


아이에게 일을 시킨다는 것은 인내심과 관대함이 필요하다. 사실 아이에게 시키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이 속 편하고 시간도 덜 걸리고 간단히 끝난다.


“그렇게 세게 닦으니까 컵을 깨뜨리지.”

“운동화를 그렇게 빨면 다 망가진다.”


이런 잔소리가 나오기 쉽다. 하지만 일의 효율보다 아이의 발전을 위한 것이므로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하더라도 차근차근 방법을 알려주면서 잘해낼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애들이 잘할 수 있을까요?”


홈 알바에 대해 이야기하면 걱정부터 하는 부모들이 있다. 미리 걱정부터 하지 말자. 아이는 부모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훌륭하다.


종종 아이의 공부 시간을 빼앗는다고 홈 알바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홈 알바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배려심을 길러주는 역할을 하므로 반드시 실천해보자. 경제관념뿐 아니라 집안일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고 가족에 대한 배려도 깊어질 것이다.


아이가 저축 의욕을 잃었을 때

부모가 100퍼센트 이자 지급, ‘원 플러스 원’ 저축하기

아이들에게 저축습관을 길러줄 방법을 고심하던 끝에 생각한 것이 ‘원 플러스 원 저축’이다. 저축으로 눈에 띄게 돈이 늘어나는 것을 체험하고, 계속 저축하고 싶게 만드는 방법이다. ‘원 플러스 원’은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마케팅 기법이다. 마트에 가면 세일하는 물건이나 ‘원 플러스 원’ 물건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원 플러스 원’은 50퍼센트 할인이나 다를 바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를 공짜로 얻는다는 느낌이 생긴다. 그래서 구매욕구가 커지는 것이다.


이것을 저축에 적용해보기로 했다.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 아이가 저축한 금액만큼 부모가 저축해주는 것이다. 부모가 은행이 되어 100퍼센트 이자를 지급하는 셈이다.


나는 남편과 상의한 후 아이들을 불렀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는 그에 맞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엄마 아빠는 너의 저축생활에 즐거움과 돈이 불어나는 기쁨을 주고 저축습관을 들이기 위해 ‘원 플러스 원 저축’을 제안하려고 해. 네가 1,000원을 저축하면 네 통장에 1,000원을 더 넣어주는 거지.”

“진짜야? 그럼 내 돈이 두 배가 되는 거야?”

“단, 조건이 있어. 원 플러스 원 저축통장에 저축하는 돈은 반은 네가 모은 돈이고, 반은 엄마 아빠가 보태준 돈이니 네 마음대로 꺼내서 쓸 수는 없어.”


큰딸은 무조건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나는 아이의 이름으로 통장을 별도로 개설하고 이름을 ‘원 플러스 원 저축’이라고 적어 넣었다. 언니가 원 플러스 원 저축을 하는 것을 본 둘째는 자신도 하고 싶다며 졸랐다. 사실 둘째를 함께 불러서 이야기한 것은 이런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에게도 통장을 만들어 줬고 지금까지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있다.


원 플러스 원 저축통장은 부모교육 때마다 반응이 무척 좋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중학생 부모들이 호응을 보인 방법이다. 이 통장은 성인이 될 때까지 돈을 뺄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또한 나중에 이 통장의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미리 정해놓는 것이 저축의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서 용돈교육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어릴 때는 부모가 가르치는 것을 비교적 잘 수용하지만 자랄수록 합의나 규칙 만들기가 어렵다. 초등학교 4~5학년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슬슬 말을 안 듣게 되고 사춘기가 되면 절정에 달한다. 그때는 아이에게 상당 부분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사안에 따라서 개입하고 ‘지시’가 아닌 ‘상의’하는 방식으로 바람직한 용돈관리를 유도해야 한다.



건강한 생각을 가진 아이가 진짜 행복한 부자

나눌수록 배가 되는 기쁨

우리에게는 ‘우리가 할 일’이 있다

자기 분야에서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항상 노력해야 한다. 나도 도 좋은 강의를 하기 위해 뛰어난 강의가 있으면 찾아가 청강한다. 그중 《보이는 통장 & 보이지 않는 통장》의 저자 김명렬 소장의 강의가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부를 아직도 어렵고 불편하게 생각한다며, 나눔과 기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했다.


“기부는 어려운 게 아닙니다.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분에게 1,000원을 드리는 것도 기부예요. 저는 이분들을 만날 때를 대비해서, 1,000원짜리 지폐를 서너 장씩 꼭 갖고 다닙니다.”


그러자 청중 가운데에서 누군가 손을 번쩍 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 분들 실제로 보면 집도 있고, 돈도 있어요. 형편이 괜찮은데 일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라던데요.”

“아, 그런가요? 그럴지도 모르죠. 제가 그 사정을 다 아는 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마주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느 분이 어려운지, 어느 분이 괜찮은 형편인지 모르니까. 형편이 넉넉한데도 굳이 거리에서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분에 대한 판단은 신께서 하시겠죠. 저는 제 할 일을 하는 것이고요.”


이 말을 들으면서 참 명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는 말이다. 신에게는 신의 일이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가 할 일이 있다. 그걸 하면 되는 거다.


필요한 건, 오직 사랑뿐!

우리 가족은 함께 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큰돈은 아니지만, 이 세상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고 그 구성원으로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 일환으로 두 아이 이름으로 각각 매월 정액을 후원하고 있다.


후원단체에는 되도록 우리 아이들의 연령대와 비슷한 대상자를 선정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나눔의 대상자를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였다. 후원을 한 지도 대략 10년이 넘은 듯하다.


아이들이 용돈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나눔’의 명목으로 3분의 1의 액수를 따로 떼어 학교에서 1년에 한 차례 기부금을 모금할 때 내도록 한다. 큰딸은 중학교 때 학교에서 매월 소액을 기부금으로 냈는데, 이 금액의 일부를 용돈에서 내고 나머지를 내가 보조해 줬다.


큰딸의 후원 대상자 중에 인도의 ‘프라날리’라는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다섯 살 때 사회복지단체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딸은 식탁 위에 프라날리의 사진을 놓고 기도하고 크리스마스 때는 고사리 손으로 그린 그림을 주고받았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머나먼 나라에 사는 아이와 인연이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정액 후원은 어려운 이웃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얼굴을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고, 아이들이 나눔을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집 근처 사회복지기관에 찾아가서 우리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봉사가 있는지 물어봤다. 혼자 사시는 독거노인과 결연을 맺고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 도시락을 싸서 소풍을 가고, 텃밭도 가꾸고, 어버이날 꽃도 만들어 드리고, 함께 김장도 하는 등 기관에서 준비한 알찬 프로그램으로 좋은 시간을 가졌다. 나눔이나 기부를 할 때 물질적인 것이 아니어도 좋다. 마음으로 또는 자신이 가진 재능 아니면 시간으로 함께할 수 있다. 그 무엇이든 진심을 나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작은딸은 크리스마스 씰을 사기 위해 열의를 불태운다. 나는 딸아이가 크리스마스 씰을 왜 그렇게 사고 싶어 하는지 궁금했다.


“크리스마스 씰 모으는 게 취미야? 왜 그렇게 사고 싶어?”

“기부금 목표액이 있거든. 그 목표를 꼭 달성할 거야.”


의외의 대답에 놀랐고, 자신의 용돈을 모아 기부금 목표액까지 정한 것이 기특하고 대견해서 칭찬해줬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부모는 걱정이 많아진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좋은 직업을 갖게 되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만 좋은 환경에서 키우면 그만일까?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주변 이웃들, 남의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가 원하는 좋은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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