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 아이 마음 설명서

   
이재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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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감성
   
15000
2018�� 02��



■ 책 소개
이 책은 아이가 실수했을 때, 형제자매가 싸울 때,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싫다며 떼쓸 때 등 부모들이 마주하는 여러 상황을 사례별로 소개하며 현명하게 아이의 마음을 읽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며, 아이가 잘못하면 분노를 참지 못하는 부모, 아이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부모 등 부모의 심리 문제까지 다루고 있어 육아에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반드시 필요한 책이다.

 

■ 저자
이재연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교육학박사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이나검
울산숲심리상담코칭센터 센터장
경성대학교 교육학박사
부부, 부모, 커플 코칭, 학부모상담 및
청소년 진로코칭, 기업강의

 

한달례
수목미술심리상담 센터장
호서대학교 상담심리석사.
미술심리치료, 중독·집단상담, 학습코칭
부모교육 강의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센터장
평택대학교 상담학 박사과정
진로, 가족, 집단, 정서, 부모교육 강의

 

■ 차례
PART 1. 얼룩진 마음을 하얗게 빨아 널고 싶은 부모 - 이재연

1. 헌신만 하다 보면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게 됩니다
2. 젖 만지는 것에 집착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3. 태내기 비밀, 신이 선물한 시간
4. 연년생 자녀의 문제점
5. 아이 울음소리에 매를 드는 엄마
6. 전부 자기 거라고 하는 아이, 괜찮은가요?
7. 공감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8. 20개월 아들이 어린이집 가는 날 너무 울어서 힘듭니다
9. 목욕하는 것을 너무 싫어합니다
10. 평상시에 아이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면
11. 부모의 간섭과 개입 괜찮은가요?
12. 빈자리를 통해 그리움은 연례행사처럼 찾아옵니다
13. 남편의 역할을 하려는 첫째아들

 

PART 2. 발칙한 상상과 반응은 자녀소통의 지름길 - 이나겸
1. 아이가 싸울 때 누구 편을 들어줘야 하나요?
2. 우리 아이 배변훈련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어린이집 안 가려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4. 내 아이의 자존감 높이기
5. 우리 아이 감정을 읽어 주는 방법
6. 부모부터 자기감정 조절하기
7. 사랑을 확인하는 아이 얼마나 반응을 해줘야 할까요?
8. 서로가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알아주기
9. 자꾸 떼를 쓰는 3살 아들 어떡하나요?
10. 자꾸 과거 이야기를 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PART 3. 부모의 건강한 사랑이 뿌리 깊은 아이를 만들어요 - 한달례
1. 엄마의 과한 욕심이 거식증과 우울증을 만들 수 있어요
2. 늘 걱정이 많은 우리 아이 불안장애인가요?
3. 손톱 물어뜯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가정을 뒤흔드는 쇼핑중독! 멈출 수가 없어요
5.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아이 ADHD일까요?
6.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7. 7세인데 아직도 야뇨증이 있어서 고민이에요
8. 주도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9.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PART 4. 자녀는 부모의 거울, 스스로 자유로워지는 즐거움 - 박경은
1. 착한아이 증후군(1) - 집에서만 떼쓰는 아이
2. 착한아이 증후군(2) - 양보만 하는 아이
3. 너무 일찍 자라버린 딸의 마음
4. 부모의 ‘방임’이 지금의 ‘아픔’을 형성합니다(분리불안)
5. 혼자 노는 딸, 괜찮은가요?
6. 분노조절 장애 - 화가 멈추지 않아요
7. 아이의 자존감 쑥쑥 잘 키우도록
8. 아이 꾀병에는 어떻게 대처하나요?
9. 버럭 엄마 이대로 괜찮은가요?
10. 까다로운 7세 아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 아이 마음 설명서


얼룩진 마음을 하얗게 빨아 널고 싶은 부모 - 이재연

헌신만 하다 보면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게 됩니다

Q 20개월 된 아들이 아빠에게 집착하는 것 같아요. 출산 후, 우울증이 있어서 남편이 저 대신에 아이를 더 많이 안아 주고 보살펴 줬어요. 아마 그때부터 저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아빠가 안으면 그치고 제가 안으면 울어서 힘이 듭니다. 혼자서 걷기 시작하면서 자기주장도 강해지고 아빠에게 더 집착합니다. 누워 있다가 아빠가 퇴근해서 들어오면 일어나 아빠에게 안겨서 잡니다. 주말에도 안겨 있거나 거의 아빠 등에 업혀서 지냅니다. 그리고 저는 가끔 아이가 울고 떼쓰는 게 싫어서 “조용히 해!”, “그만!”, “시끄럽다니까!” 등의 말로 폭력을 휘두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너무 지쳐서 힘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이야기만 들어도 얼마나 힘드실지 상상이 갑니다. 아이를 출산하고 몸과 마음이 모두 회복하려면 시간이 충분해야 합니다. 그 시간 동안 아이와의 관계가 좋으면 엄마의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와의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면 회복도 늦어집니다.


아이마다 기질도 다르다 보니, 주변에서 들은 조언이 우리 아이에게는 잘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민함이 타고난 아이들이 있습니다. 환경에도 민감하고, 젖병이나 모유를 먹는 것과 같은 대상이나 대인관계도 민감해집니다. 그러다 보면 종일 아이와 지내면서 아이의 모든 예민한 반응과 짜증을 다 받아 줘야 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출근해서 떨어져 있다가 밤에야 집에 들어오는 남편은 종일 눈앞에 아기 모습이 떠나지 않습니다.


‘상호작용’이 아이들에게 중요합니다. 특히, 아들은 아빠와 그리고 딸은 엄마와 상호작용이 더 잘 이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리 아기라 해도 아들의 성장발달과 딸의 성장발달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아들의 활동력은 딸들과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아들과 보내면서 체력적으로 맞추기도 어렵고, 섬세하고 예민한 모습들에 반응을 해주다 보면 온몸이 축나게 됩니다. 반대로 아빠는 퇴근 후에 짧은 시간의 아들과 만남에서 조금 거칠면서도 재미있게 놀아 주니 아이는 아빠를 더 찾게 되고 자신을 충족시켜 주는 아빠에게 안기는 것이 자연스럽게 됩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아들과 보내야 하는 엄마들에게는 ‘노는 시간’보다 ‘노는 방식’이 더 중요합니다. 엄마는 표정과 반응만 강하게 하되 몸을 최대한 덜 쓰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아들은 몸을 많이 사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중간 중간에 엄마의 반응을 통해 ‘잘하고 있어~’라는 보상을 받고 싶어 할 때 표정과 큰 손동작으로 확실히 채워 주는 것입니다. 20개월이 넘어 가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정욕구’와 더불어 형성되는 것이 ‘자율성’입니다. 이러다 보니 늘 엄마에게 인정받으려 하면서도 자기가 직접 하고 싶어 하는 언어표현과 행동을 강하게 나타냅니다. 이럴 때마다 엄마는 더욱 진이 빠집니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우리 아이의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마음마저 쉽게 지칩니다. 이런 시기에 엄마들의 마음이 덜 지치려면, 몸을 아껴야 합니다.


몸을 아끼기 위해서는 ‘밀당’을 잘해야 합니다. 남녀 사이와 부부 사이에만 밀당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엄마와 자녀 사이에도 건강한 밀당이 필요합니다. 내 배 아퍼 낳은 아이이기 때문에, 어리고 보살펴 줘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온전히 아이만 바라보도 아이의 모든 것에 반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엄마를 아이와의 심리싸움에서 지게 합니다. 늘 아이가 ‘갑’이고 엄마는 ‘을’입니다. 오히려 아이는 밀고 당기기의 고수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밀면 밀리고, 당기면 끌려가는 심리적 관계의 노예가 되어 버립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엄마를 ‘신뢰’하기보다는 ‘의지’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신뢰하는 것과 의지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신뢰는 균형을 갖고 있지만, 의지는 한쪽으로 치우친 마음입니다. 아이는 헌신하는 엄마보다 지혜로운 엄마를 신뢰합니다. 헌신하는 엄마에게는 ‘더 큰 헌신’을 요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합리적이고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행동과 감정을 밀당할 수 있는 엄마에게는 아이 스스로가 ‘존중’하는 모습을 갖추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헌신만 하다 보면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게 됩니다. 종일 아들을 보살피지만 밤에 퇴근하는 아빠에게 달려가 버리는 모습을 보며 ‘서운함’이 깊게 뿌리내려 버립니다. 몸과 마음을 모두 태워 버릴 정도로 아이를 돌보면, 엄마 스스로를 돌볼 힘이 없어집니다. 엄마는 엄마 스스로를 보살필 에너지를 남겨 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세상에 아이만을 위해 엄마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는 사춘기가 되면 신체적 독립과 빠르면 정서적 독립도 이뤄집니다. 즉 아들과 딸은 태어나서 첫 몽정과 초경을 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을 시도합니다. 이때 온몸과 온 마음을 자녀에게만 바치던 부모님은 자녀의 독립을 인정하지 못하고 관계가 깨져 버립니다.


자녀는 부모를 통해 세상으로 걸어 나가는 ‘터널’입니다. ‘동굴’처럼 가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발달시기에 맞춰 가면서 신체적 그리고 정서적 밀당의 고수가 되어야 합니다. 엄마의 작지만 섬세한 웃음과 눈맞춤 그리고 부드러운 손짓에 아이가 춤을 추고 온몸을 뒹굴면서 꽃을 피우도록 밀당하시기 바랍니다.

 


전부 자기 거라고 하는 아이, 괜찮은가요?

Q 31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키즈 카페에 가도 어린이집에 가도 장난감이든 책이든 전부 자기 거라고 합니다. 친구들이 하나라도 손을 대면 때리기까지 합니다. 괜찮은 건가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소유에 집착하는 아이의 말과 행동을 보며 힘드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면 어딜 가든 항상 뺏기고도 웃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도 고충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기질과 성향상 발달단계에서 자신만의 모습이 강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살아가면서, 색다른 경험을 하나하나 하다 보면 여러 색깔을 품게 되어 균형이 맞춰집니다.


소유하려는 아이에게 무조건 ‘양보’를 강요하게 되면 균형을 갖추지 못하고 혼란스러워집니다. 상황에 맞게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양육자의 전달법을 조절하시는 것이 먼저입니다. 장난감을 자기 것이라고 안고 있으면, 아이에게 다가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5분만 가지고 놀고, 그다음엔 친구에게 주는 거야~(시간합리성)”

“친구가 먼저 가지고 놀고 있었으니까, 친구가 가지고 논 후에 가지고 놀자~(순서합리형)”


아이의 성향을 바꾸기보다는 합리적인 생각과 말을 같이 놀아야 할 친구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양육자부터 훈련해야 합니다. “친구에게 맞고 오지 마! 철구(가명)가 한 대 때리면 너는 두 대 때리라고! 알겠지?” 이런 식으로 극과 극의 대화법은 아이에게 상황에 맞는 친구와의 대화나 감정을 합리적으로 조절하는 데 방해를 할 수 있습니다.


장난감이든 뭐든 소유하려는 모습이 강한 것은 대상뿐만 아니라 대안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 엄마든 친구든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두지 못하고 소유하게 됩니다. 그러다 방해가 되는 타인이 존재하면 ‘왕따’나 ‘따돌림’을 이용해 자신이 사람을 소유하려는 상황을 합리화하려고 집착하게 됩니다.


물건을 가지고 논 후에는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며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한 것처럼, 모든 상황에 처음과 끝 그리고 나와 상대방을 인식하는 말을 자녀에게 꾸준히 전달해야 합니다. 발달 과정에서 자기중심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것 자체가 아이의 특성입니다.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발달 현상입니다. 세상에 나와 가족을 벗어나 타인과의 사회적 인관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너와 나’의 구별도 힘듭니다. ‘나와 우리’의 개념은 더더욱 없습니다. ‘지금’과 ‘나중’의 시간적 개념과 ‘혼자’와 ‘같이’의 개념에 대해 꾸준히 분별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평상시에 아이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면

Q 평상시에 아이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면, 엄하게 말하고 강하게 지적하는 편입니다. 아이는 그럴 때마다 주눅이 많이 들고 나중에 편할 때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엄마한테 혼날 때가 가장 무섭다고 합니다. 저의 양육법이 잘못된 것일까요?


A 엄격한 훈육은 부모의 입장에서 편한 방법이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이기만 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삶의 지혜를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면 빨리 성장하고 지혜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강하고 무섭게 훈육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스스로 삶을 직접 경험하면서 겪어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 시간이 가져다주는 지혜를 맛봐야 성급한 성장에 마음이 상처를 입지 않게 됩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어른처럼 행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착한 아이 같지만 사실은 마음이 아픈 아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리학에는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부모의 강한 훈육법에 주눅이 들어 자신의 생각과 마음 대신 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너무 어릴 때부터 담아두게 되면서 자신의 욕구를 잃어버린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나중에 성장해서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타인에게 솔직하고 편하게 표현하지 못하게 됩니다. 부모에게 착한 아이로 굳어진 것처럼 타인에게도 착한 사람으로 존재하려는 욕구가 온몸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생각과 감정이 올라오면 스스로 억눌러 버립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유기공포’라고도 합니다. 누군가가 생각과 감정의 쇠사슬을 풀어 버리면 자유를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두려움과 불안함이 커져 버립니다. 그만큼 강한 훈육법은 무서운 것입니다.


강한 훈육법은 이렇게 착한 아이 증후군을 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문제행동을 하는 자녀로 이끌 수 있습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연구팀에서 학생 1,500명을 10년간 추적 조사를 한 결과 부모가 가혹하게 훈육할수록 자녀가 학교를 중퇴하는 비율이 높고, 비행에 연루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가 화를 내고 매를 드는 엄격한 훈육은 자녀가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부드러운 곡선의 해결법보다는 직선의 해결법만 심어 주는 것과 같습니다. 겉으로는 예의바른 아이 같아 보이지만 감정을 메말라 갑니다. 인성에도 문제가 하나 둘 생겨 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은 부모와 아동 73쌍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자녀가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 부모의 사고방식이 어떠냐에 따라 자녀에게 미치는 효과를 조사했습니다. 자녀의 실수나 실패를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부모인 경우, 그 자녀들은 발전적인 사고방식을 하고, 자녀의 실수나 실패를 부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부모인 경우, 그 자녀들은 고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강하게 훈육하는 방법은 자녀를 극과 극으로 이끌게 됩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 혹은 문제행동이 됩니다. ‘하지 마’, ‘먹지 마’, ‘이렇게 해야지’라고 말하는 것보다 너그러운 웃음과 함께 ‘괜찮아’라고 말해 주길 바랍니다. 지금 시원하게 혼내면 당장은 편하지만 10년 후 자녀의 마음에는 무수히 많은 상처가 자리 잡게 됩니다. 우리가 성장해서 부모가 된 시간도 생각해 보면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자녀도 금방 자라서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눌 것입니다.



부모의 간섭과 개입 괜찮은가요?

Q 7세 아들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제가 너무 간섭을 많이 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아이가 일어나서 잠을 잘 때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신경 쓰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아이가 웃음이 없고, 매번 간섭으로 느끼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폭풍 잔소리’, ‘폭풍 간섭’을 저도 모르게 하과 있는 거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아이가 부모에게 의존하고 의지해야 하는 시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의존과 의지를 통해 아이는 ‘애착’이 형성되기 때문에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나이 이전에는 부모의 간섭과 잔소리는 아이의 건강한 신체와 정서 발달에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타인과 교감을 통해 인지적, 정서적 독립을 시도합니다. 물론 신체적 독립은 더 빠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둘째들의 경우, 말도 못 하는 나이게도 신발을 신을 때나 옷을 입을 때, 본인이 직접 하려고 합니다. 부모가 대신 해주려고 하면 짜증을 내고 신경질을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심리학과 리안 홍 교수팀은 ‘부모의 개입’에 관한 연구결과를 성격저널에 발표했습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7~10세 아동과 부모를 대상으로 5년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참가자 아동들에게 퍼즐을 주고 시간 안에 완성할 때 부모가 옆에서 아이의 과제 수행에 개입하고 통제하게 한 후 아이의 반응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부모의 개입과 간섭의 태도는 간접적으로 자녀의 우울감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기 비판적인 성향의 아이들은 부모가 반복적으로 전달한 개깅ㅂ과 간섭으로 옳고 그름의 틀과 기준이 다른 아이들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부모부터 내려온 ‘통제’ 습관이 세대전수 되면서 모든 것에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행동을 독립적으로 통제할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우울은 마음이 어둡고 가슴이 답답한 상태를 말합니다. 자신이 직접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하고 조절하다 보면 문맥적 판단력이 향상되고 정서적 발전의 기회도 맛볼 수 있습니다. 



빈자리를 통해 그리움은 연례행사처럼 찾아옵니다

Q 현재 30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생후 5개월부터 친정엄마의 도움으로 혼자 키우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직장을 다니다 보니 아침에 1시간 정도 얼굴보고 출근해서 10시에 퇴근합니다. 반복되는 일도 힘든데, 아이와 가까워지는 것은 더욱 힘이 듭니다. 어떻게 놀아 줘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말에 놀아 준다고 해서 가까워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퇴근을 10시에 한다는 말에 어머님께서 마음보다 몸이 더 지쳐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발달을 이해하고, 어머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힘든 마음의 무게를 조금은 가볍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이에게 있어서 최고의 상담사는 엄마입니다. 어느 누구보다 아이와 함께 시간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손짓과 눈짓 하나하나를 지켜보았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경험했고, 울 때와 웃을 때 몸짓 하나하나까지 눈과 귀 깊숙이 생겨 놓았기 때문에 엄마는 아이의 최고의 상담사입니다. 시간이 가져다주는 선물입니다.


덕분에 엄마는 아이가 기뻐할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맞춤식 대응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게 됩니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출근이 빠르고 퇴근이 늦어서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엄마에게 당연히 받아야 할 애정이 부족합니다. 애정결핍은 타인과의 관계 형성을 건강하게 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1978년에 발달심리학자인 메리 딘스모어 에인즈워스는 동료들과 함께 ‘애착의 패턴: 이상한 상황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낯선 상황 절차’를 실험했습니다. 생후 1년이 된 아기들을 20분간 낯선 놀이방에 둔 뒤 양육자(엄마)와 함께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떤 ‘애착’ 형태를 보이는지 관찰을 했습니다. 실험결과, 세 가지로 구분이 되었습니다. 안정 애착과 회피 애착 그리고 양면적 애착 이렇게 세 가지였습니다.


안정 애착은 아기와 엄마의 건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할 때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아기는 세상을 탐험할 때 활동의 기점이 되는 근거지로 엄마를 인식합니다. 즉 엄마를 기지로 여깁니다. 근데 이 기지(엄마)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편안하게 활동도 하고 엄마가 없어도 다시 온다고 생각하며 ‘신뢰’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하지만 회피 애착은 엄마와 직접 상호작용을 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는 유형입니다. 엄마가 놀이방에서 나가건 들어오건 몸과 시선을 엄마 쪽으로 향하지 않고 회피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양면적 애착은 ‘서로 앞서는 두 가지의 감정’을 보이는 유형입니다. 즉 엄마가 곁에 있으면, 불안해서 안기려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안아 주면 벗어나려고 떼를 쓰거나 울면서 고집을 피우게 됩니다. 엄마를 안전한 기지로 여기지 못하고 신뢰를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애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요? 애착은 바로 두 사람이 특별한 시간을 두고 정서적 안정을 나누면서 형성되는 ‘관계’입니다. 이렇게 엄마와 아이, 아빠와 아이의 애착이 형성되는 것을 ‘내적 작동 모델’이라고 합니다. 부모와 내가 어떻게 대인관계를 형성했느냐에 따라 그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도식화처럼 마음에 자리 잡게 됩니다. 이렇게 자리 잡은 시스템은 부모가 아닌 타인을 만날 때 그대로 드러나서 표현됩니다.


아이가 30개월이면 이제는 엄마뿐만 아니라 어린이집과 같은 양육기관을 통해 애착이 확장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힘드시겠지만, 아이를 관찰하고 엄마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아이의 행동에 대한 반응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지셔야 합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아이가 하는 행동을 옆방에 있는 친정어머니에게 생중계한다고 생각하면서 행동과 표정을 섬세하게 표현하시면 좋습니다.


“기준(가명)이가 검은 줄을 잡았네~ 엄마한테도 주는 거야? 고마워~ 줄이 참 길다~ 엄마가 목에 걸어 봐야겠다. 오호! 목걸이가 되었네. 기준한테도 걸어 줄까?”


이런 식으로 아이가 눈길을 주고 행동하는 것을 관찰하면서 중계하듯 말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신체적 접촉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주인공이 되어서 직접 만지고 던지고 표현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보조 역할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같이 하자고 엄마를 끌어당기게 됩니다. 이때도 엄마가 주인공이 아니라 보조역할을 하며 함께 놀 때 즐겁다는 것을 느끼도록 열심히 아이와 같은 행동을 해주기만 해도 ‘안전한 기지’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돌보면서 남편의 빈자리를 느끼게 되실 겁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서 충돌하는 아픔의 파도를 인정하거나 견디지 못하고 아이에게 아픔의 원인을 돌릴 수 있습니다. 부부관계에서 일어난 아픔의 책임을 혼자서 견디는 것이 힘이 들어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아이와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거울을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에게 다가갈 때 ‘남편의 아내’가 아니라 ‘엄마’로서 다가가야 합니다. 엄마의 말과 엄마의 표정 그리고 엄마의 온도를 통해 아이는 스스로 날 수 있는 튼튼한 새가 됩니다. 부모의 상처를 아이의 등에 얹어 두면, 성인이 되어서 자유롭게 날 수가 없게 됩니다.


아픈 마음을 잊으려고 일에 몰두하는 어머님 스스로의 모습을 확인한 후, 관계를 회복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와 나의 관계’, ‘나와 아이의 관계’, 나와 직장의 관계‘를 생각해 보시면, 내가 나와의 관계를 회복하지 않으면 결국 아이에게 아픔이 흘러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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