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반성문

   
이유남
ǻ
덴스토리(Denstory)
   
14000
2017�� 09��



■ 책 소개

 

전교 일등 남매 고교 자퇴 후 코칭 전문가 된 교장 선생님의 고백.


저자는 ‘무자격 부모’였던 자신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리고 자녀들과의 관계를 회복시킨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대화법 등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코칭 방법도 친절히 안내한다.

 

코칭은 스스로 답을 찾아주도록 도와 주는 것이기 때문에, 코치 스스로 지시, 명령해서는 안 된다. 코칭의 가장 중요한 기술은 인정, 존중, 지지, 칭찬. 특히 칭찬은 자존감을 살리는 핵심 요소이면서 코칭의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안 하던 칭찬을 하려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칭찬하기도 영어말하기처럼 훈련이 필요하다. 아이가 못한 것을 잘하라고 꾸중하기보다는, 잘한 것을 찾아 칭찬하는 교육을 해야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 힘을 얻을 수 있다.

 

깊은 좌절과 고통 속에서 희망을 키워낸 저자는 감정코칭의 ‘성공 사례’다. 이제 두 남매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서슴없이 엄마를 꼽는다. 세상과 담을 쌓았던 과거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두 남매는 지금 당당한 사회인으로, 학생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감히 말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모’라고. 독자 여러분도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지지해주라고, 부모가 믿고 기다려준 만큼 아이들에게는 행복한 변화가 생긴다고.

 

■ 저자 이유남
저자 이유남은 적극 발랄 명랑 쾌활한 교장 선생님.

 

서울교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만 19세에 교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의욕 충만으로 맡은 학급마다 1등으로 올려놓았고, 각종 연수에서 1등을 휩쓸었으며, 30대 초반부터 수업 관련 분야에서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로 활동했다. 별명은 ‘양카리스마’, 가훈은 ‘SKSK’(시키면 시키는 대로). 순둥이 연년생 남매는 전교 1등, 전교 임원을 휩쓸며 ‘부모의 자랑거리’로 잘 자라주었다. 한마디로 자신감 충만한 인생이었다.

 

그러다 10년 전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사건이 일어났다. 고3 아들이 자퇴를 선언하더니, 한 달 뒤 고2 딸마저 학교를 그만둔 것. 이후 남매는 집 안에 틀어박힌 채 엄마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가늠조차 못 했지만, ‘아이들을 살리고 봐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한 코칭 공부를 통해서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부모가 아니라 감시자였다’는 것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녀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이 땅의 부모들이 더 이상 자신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지금도 전국 방방곡곡, 세계를 넘나들며 부모 코칭 강의를 하고 있다.

 

현) 서울 명신초등학교 교장
현) 숭실사이버대학교 청소년코칭상담학과 겸임교수
현) 한국코치협회 KPC 전문코치
대한민국코치대회 ‘올해의 코치상’ 수상(2013)

 

■ 차례
프롤로그 저의 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1 엄마, 나 학교 그만둘래요
- 쉽고 정확한 부모 등급 판별법
-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 자녀를 자랑거리로 삼으려는 어리석은 부모
- 우리 집 가훈은 SKSK
- 고3 아들의 폭탄선언
- 고2 딸마저
- 아들이 무서워졌다
- 딸의 자해 소동


 

2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

- 우울하기만 했던 대학 시절
- 나는 부모인가, 감시자인가
- 무엇이 진짜 성공일까
- 안타까운 사람, 괴로운 사람, 싫은 사람
- 두 아이가 자퇴한 진짜 이유
- 동기부여의 첫 번째는 자존감
- 인정, 존중, 지지, 칭찬!
- ‘네 자녀를 노하게 하지 말라
- 놀이터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아이들
-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 칭찬 훈련
- 목표가 있으면 행동은 저절로
- 돈과 시간,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버리는 일

 

3 절망의 끝에서 코칭을 만나다
- 마차와 기차의 차이점
- Yes Case 대화, No Case 대화
-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 코칭은 마중물

 

4 뇌를 알면 아이가 더 잘 보인다
-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영장류의 뇌
- 사슴, 고래, 호랑이를 잡던 남자들
-우리 집은 동물의 왕국
- 게임 중독을 없애려면
- 학교 폭력은 왜 생길까
- 몰입의 즐거움
- 전두엽을 활성화하려면

 

5 아이의 잠재 능력을 키워주는 기적의 코칭
- 코칭①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
- “빨리 골라, 하나 둘 셋!”
-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오지를 찾아서
- 코칭② 지지적 피드백을 줘라
- 코칭③ 성공감을 느끼게 하라
- 부부의 행복한 모습이 최고의 유산
- 매일 아침 엄마와 이별하는 아이들
- 사춘기 뇌는 공사 중

 

6 코치형 부모는 어떻게 대화할까
- 코칭 대화 프로세스
- ‘2퍼센트’를 채워준 감정코칭
- 부부가 이혼하는 이유
- 대화의 세 종류① 복수의 마음을 키우는 원수 되는 대화
- 대화의 세 종류② 관계를 망치는 멀어지는 대화
- 대화의 세 종류③ 행복이 묻어나는 다가가는 대화
- 아이 마음을 여는 감정코칭 5단계
- 감정코칭을 잘하기 위한 세 가지 실천 전략
- 감정에 대처하는 부모의 반응 유형
- 이미지로 알아본 부모의 반응 유형
- 아들이 그려준 나의 이미지
- 코칭 실습

 

7 기적이 일어나다
- 쓰면 이루어진다
- “가슴 뛰는 일이 생겼어요”
- 제주 해변 모래사장에 쓴 글씨
- 미국행 표를 끊다
- 코칭 후 대화
- 올A 성적표
- 딸 아들과 함께한 꿈같은 미국 여행
- 철학도 아들

 

 에필로그 나는 행복한 엄마입니다
 추천사

 




엄마 반성문


엄마, 나 학교 그만둘래요

우리 집 가훈은 SKSK

제가 학교에서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후 5시에서 5시 30분 사이! 아이들이 초등학교 3,4학년을 마칠 때까지 늘 칼퇴근을 했습니다. 퇴근 이후 그 어떠한 모임도, 회식도, 연수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어린 시절에 학습 습관을 제대로 형성시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아이들을 잡으러 칼퇴근한 것이지요.


집에 들어서면 두 아이가 나옵니다. “다녀오셨어요?”라는 아이들 인사말에 저는 대꾸도 하지 않고 신발도 채 벗기 전에 아주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알림장 가지고 와. 숙제는 몇 개야? 다 했어?” 두 아이는 뭔가 변명이 많습니다. “너, 엄마가 뭐라고 했어. 엄마가 도착하기 전까지 숙제 다 해놓으라고 했어, 안 했어? 많긴 뭐가 많아? 그리고 뭐가 어려워? 너 놀았지? 딴짓했지?” 이렇게 말하며 거실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었으니, 바로 텔레비전 위에 손을 올리는 일이었습니다. 텔레비전의 뜨거운 정도에 따라 아이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시청을 했는지 가늠할 수 있거든요.


저는 “30분 봤구나” 또는 “1시간 넘었네. 불난다, 불나. 이러니 숙제를 다 못 했지”라며 비난을 하기 시작해 “너 지금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학원도 가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문제집도 풀어야 하는데 아직도 숙제를 못 끝내면 어떻게 하니?”라며 목소리를 점점 더 높입니다.


화가 난 상태로 방 안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데 어느 날은 생각이 납니다. 그 날은 시험 본 날입니다. 같은 학교 교사이기에 두 아이의 학사 일정을 다 꿰고 있는 거죠. 저는 두 아이를 부릅니다. “얘들아! 너희 나와봐. 오늘 시험 봤지? 시험 본 날은 시험지를 식탁 위에 올려놓으라고 했는데 왜 시험지가 없니? 얼른 가져와!”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두 아이가 식탁 위에 펼쳐놓은 시험지를 뒤적거립니다. 뭘 봤을까요?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점수였지요. 그런데 점수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쏘아붙이는 말. “야, 너 이거 왜 틀렸어? 엄마가 뭐라고 그랬니? 문제 끝까지 읽으라고 그랬지? 어떻게 이런 것을 틀리니? 너 이거 다 아는 거 틀렸잖아? 틀릴 것을 틀려야지. 너 어제 저녁에 늦게까지 텔레비전 보고 딴짓할 때부터 알아봤다. 한 번 더 읽고 갔으면 다 맞았을 거 아냐?”


엄마의 잔소리에 두 아이가 다시 죄인처럼 “죄송해요”라고 말하면 “그말 하지 말라고 했지. 얼른 들어가. 빨리 숙제하고 공부해”라며 들여보냈습니다.


이제 저녁 7시. 우리 집은 거의 매일 그 시간에 밥을 먹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규칙적인 생활이 아이들의 뇌 발달에 좋다는 어느 교육학자의 책을 읽었거든요. 밥이 다 준비될 무렵, 저는 두 아이를 소리 높여 부릅니다. “얘들아, 밥 먹어.” 한 번 부르면 차~악 나와야 하는데 묵묵부답입니다. 화가 나지요. 제 목소리가 올라갑니다, “너희 빨리 못 나오니? 뭐 하고 있어?” 그래도 나오지 않으면 제 목소는 점점 올라갑니다. “너희들 빨리 못 나오니? 뭐 하고 있어? 엄마가 이 집 식모니? 엄마도 밥 먹고 할 일이 한두 개가 아냐. 빨리 나와!”


이런 짓을 제가 하루만 했을까요? 이틀만 했을까요? 저는 이런 짓을 날이면 날마다, 수많은 세월 동안 눈 뜨면 시작해서 눈 감을 때까지 했습니다. 아이들이 제 눈앞에 있으면 늘 뭔가를 지시하고 명령하고 확인하고 다그쳤습니다.


저는 이런 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우리 아이들이 내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할까?’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신 ‘나같은 엄마가 어디 있어? 나같이 직장생활 성실히 하고 칼퇴근해서 가정에 충실하고 아이들 잘 돌보는 엄마는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들지.’ 이렇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SKSK!’ 우리 집에는 이런 법이 있었습니다. SKSK가 뭔지 아십니까? 바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의 약자입니다. 그게 우리 집 법이었습니다. “엄마가 시키는데 건방지게 왜 말이 많아? 엄마가 너희들 위해 다 알아보고 하는 거야. 그냥 시키는 대로 해. 어른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먹는다니까.” 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제 명령에 복종할 것을 강요해서 우리 집은 늘 무서운 군대 조직 같았습니다.


무서운 엄마, 엄마 편 잘 드는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순둥이들처럼 보였습니다. 이렇게 키웠더니 전교 1,2등도 하고,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어 오고, 전교 회장, 부회장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엄친아’로 불리며 자랐습니다.


그땐 이런 양육법이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고3 아들의 폭탄선언

그러던 어느 라일락 향기 그윽하던 4월의 봄날! 그렇게 잘나가고 말 잘 듣던 아들이 퇴근한 저를 붙잡고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할 말 있어요.”

“뭔데.”

“도저히 학교 못 다니겠어요. 저 학교 그만두고 나중에 검정고시 보면 안 돼요?”


아들 입에서 나온 말은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때가 고3 4월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아들에게 여러분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래, 인생 긴데 학교 그만두고 가고 싶을 때 가지 뭐, 그렇게 말하겠습니까? 제가 처음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너 미쳤어? 네가 다니는 데가 유치원인 줄 알아? 전국 고3학생들한테 설문조사해봐라. 안 힘든 학생이 어디 있는지. 그래서 고3병이라고 하는 거야. 너 정신 똑바로 차려. 지금이 제일 중요할 때야. 지금 놓치면 공든 탑 다 무너져. 몇 달 안 남았어. 조금만 더 참아.”


그날 저는 정신 차리라고 30분 이상 야단쳤습니다. 이 사실을 안 남편 역시 저와 비슷한 소리를 하며 야단을 쳤지요. 아들은 문을 쾅 닫고 들어갔고, 저는 다시 아들을 불러 30분 이상 예절 교육을 시켰습니다. “어디 부모 앞에서 문을 쾅 닫고 들어가?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야.” 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다음 날부터 아들은 학교 안 간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더니, 평생 안 하던 지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온갖 잔소리를 하며 억지로 학교에 보내놓으면 조퇴를 했습니다. 머리 아프다고 배 아프다고 온갖 이유를 댔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고액 과외도, 종합학원도 가지 않고 방에서 뒹굴뒹굴했습니다. 5,6,7월 우리 집은 그야말로 전쟁터였고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말대답 한 번 안 하던 순둥이가 어느 날부터 말대답을 시작하더니 말끝마다 ‘에이씨’를 양념처럼 붙였습니다. 그리고 또 언제부턴가는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말들, ‘17,18’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미칠 것 같았습니다. 서로 분노에 찬 고성만 주고받는 나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건이 있었을까요? 아이와의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그 수많은 일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결국 그 사건들을 뒤로 하고 아들은 그해 8월 31일, 자퇴서에 도장을 찍고 말았습니다. 고3 신분으로 8월 31일에 학교를 그만둔 아이는 전 세계 우리 아들밖에 없을 겁니다. 그 학교 문과 최상위권을 다투면서 전교 임원을 했고, 학교의 기대주였던 모범생이 갑자기 왜 학교를 그만두는지,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네가 뭐가 부족해서!!”라고 다그치며 잔소리를 해댔지만, 돌아온 것은 아들의 굳게 닫힌 방문뿐이었습니다.


고2 딸마저

아들이 자퇴를 하고 나니 아들에게 그야말로 올인했던 저는 살아야 할 희망을 잃었고, 오로지 절망 속을 헤맬 뿐이었습니다. 끝을 모으는 절망 속에서 지옥과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며칠 후 당시 강남의 모 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딸이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저도 할 말 있어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딸의 말은 한 치의 예상도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잘나가던 오빠도 학교를 그만두는데, 덜 나가는 나는 왜 다녀야 하지요? 저도 그만둘래요.” 딸의 청천벽력과 같은 선언에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아들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소리 지르고 혼내고 야단치고...... 딸이라도 건져보겠다는 심정으로 공갈, 회유, 협박 별짓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앞문으로 데려다주면 뒷문으로 도망 나오고, 학교 가는 척 집을 나섰다가 무단결석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결국 딸도 그해 9월 말에 자퇴서에 도장을 찍고 말았습니다.


옛 어른들 말씀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는데, 저는 아이들이 자퇴하기 전까지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사이에 엄청난 사건을 연이어 겪어보니 정말 자식 이기는 부모는 이 땅에 없다는 것을 절감 또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학교를 그만둔 우리 집 아이들은 뭘 했을까요? 아이들은 오로지 집에서 먹고 자고 게임하고, 먹고 자고 또 게임하고, 먹고 자고 텔레비전 보고, 먹고 자고 영화 다운받아 보고...... 두 아이는 양쪽 방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외로운 성을 쌓아갔습니다.


무심한 세월은 흘러 흘러 무려 1년 반이 지났습니다. 그 지옥 같은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서서히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집 밖에도 나가지 않고 방에 햇빛 들어오는 것도 차단한 채, 대인 기피 현상까지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이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 1년 반 동안 저는 죽음과 같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습니다. 설상가상이라고, 정말 잘나가던 남편의 사업도 거짓말처럼 하루아침에 부도가 났습니다.


매일매일 이런 마음으로 사는데 제 건강이 좋을 리 있겠습니까? 스트레스로 세 번이나 쓰러져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운전을 하다 보니 세 번의 교통사고를 내고, 또 세 번의 교통사고를 당해서 여러 번 병원에 입원했으며, 두 번의 대수술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 두 아이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여러 번 쓰러지다 보니 나중에는 “쇼하고 있네”라며 비웃으며 저를 구급차에 실어 보낸 후, 남편에게 연락만 하고 병원에 따라오지 않은 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무서운 아이들이 되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절망의 끝에서 코칭을 만나다

코칭은 마중물

여러 코칭의 철학 가운데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의 코칭 대가인 에노모토 히데타케가 『마법의 코칭』에서 말한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의 코칭 철학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겉으로는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도, 심지어 지금 문제아라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그 사람 내면에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개인적 문제나 어려움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상대가 아무리 좋은 조언을 늘어놓아도 그 답들이 썩 마음에 와닿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반면에 어떤 말은 귀가 쫑긋해지고 마음에 와닿기도 합니다. 그것은 내 안에 있는 답과 그가 말한 답이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부모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도 듣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확한 답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답이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답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부모로서 정보를 제공해줄 수는 있어도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부모의 답이지 아이 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그 해답을 찾기란 힘듭니다. 코치는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찾아주면서 상대를 끌고 가는 리더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단지 ‘도움’을 주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코칭의 철학을 괴테의 말로 잘 정리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현재의 모습 그대로 대하면 그 사람은 현재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을 잠재 능력대로 대해주면 그는 그대로 성취할 것이다.


어떤 사람을 문제아로 보면 그 사람은 계속 문제아로 남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 믿고 도와주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이 저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아이가 자퇴하고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을 때 ‘저것들이 저렇게 게임만 하고 나중에 뭐가 되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자식들을 원수처럼 여겼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대로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했습니다.


여러분도 자녀를 앞의 괴테의 말처럼 미래의 모습, 잠재력의 모습으로 대하는 코치형 부모가 되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의 잠재 능력을 키워주는 기적의 코칭

코칭①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

코칭의 핵심 3요소는 ‘스스로 선택, 지지적 피드백, 성공감’입니다. 아이를 믿는다면 선택권도 아이이게 줘야 합니다.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은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매우 강력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시키기보다는 “밥 먹고 뭐 하고 싶니?”라고 물어봐주는 것이 코칭입니다.


물건을 고를 때 사람들은 그냥 고르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모든 물건을 스캔하지요. 그 짧은 순간에 수많은 정보 처리가 머릿속에서 이뤄집니다. 어떤 뇌를 쓰고 있을까요? 바로 분석하고 생각하는 뇌, 전두엽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 선택하기야말로 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코칭은 이처럼 아이들로 하여금 전두엽을 쓰게 하는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사고 싶은 것, 이 모든 것을 우리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합니다.


코칭② 지지적 피드백을 줘라

코칭의 두 번째 요소는 바로 지지적 피드백, 즉 인정, 존중, 지지, 칭찬입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선택하면 그것의 좋고 나쁨을 따지지 않고 일단 지지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 너는 그것이 하고 싶구나.” 아이가 한 말을 거울에 비추듯 그대로 똑같이 ‘미러링’해주는 것이 가장 쉽고 편안한 지지적 피드백 방법입니다.


코칭③ 성공감을 느끼게 하라

코칭의 세 번째 핵심 요소는 바로 ‘성공감’입니다. 아이의 선택에 대해 지지적 피드백을 해주면 아이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동기부여가 잘되어 다른 일도 잘 시도할 수 있지요.



코치형 부모는 어떻게 대화할까

‘2퍼센트’를 채워준 감정코칭

코칭을 배우면서 아이들과의 관계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그동안 엄마를 원수처럼 보던 아이들이 저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면서 늘 어딘가 답답했습니다. 그러던 중 최성애 박사님의 ‘감정코칭’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강의 중 ‘대화의 세 종류’를 알게 된 저는 답답하던 가슴이 뭔가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도 아이들과의 관계가 만족할 만큼 좋아지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저의 ‘원수 되는 대화’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코칭이 좋고, 우리 아이들에게 코칭을 해주고 싶어도,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감정코칭은 이렇게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고 있거나, 화가 나서 안정이 필요할 때 시도하면 매우 좋은 코칭법입니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파충류의 뇌에 피가 많이 몰립니다.  심장 박동은 잠잠하게 하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첫 번째, 화가 난 사람을 더 이상 자극하지 말고 가만 놔두는 것입니다. 심장이 벌렁거리며 요동치다가도 30분쯤 지나면 관성의 법칙으로 제 리듬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화를 엄청 크게 냈다가도 30분쯤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회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명상입니다. 명상하는 법을 배우겠다며 고가의 돈을 지불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가장 좋은 명상은 ‘감사 명상’이라고 합니다. 감사한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심장 박동이 규칙적으로 뛰게 되어 전두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지요. 아침에 일어나 잠시 눈을 감고 감사한 일들을 생각하고, 아이들을 안아주며 감사의 말도 전해주세요. 잠자기 전에도 오늘 하루 감사했던 일을 떠올리는 것이 감정을 다스리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감정의 뇌를 건드려주는 방법입니다. 화난 감정이 다스려지는 데는 최소 30분이 소요된다고 했습니다. 그럴 때 시간을 단축해주는 방법을 심리학자와 뇌과학자가 연구했습니다. 뇌의 구조를 살펴보면, 파충류의 뇌에서 영장류의 뇌로 가려면 반드시 포유류의 뇌, 즉 감정의 뇌를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생각합니다. ‘감정의 뇌를 건드려주면, 피가 빨리 돌지 않을까?’ 그런데 뇌를 열고 직접 건드려주면 그 사람이 죽습니다. 그러니 옆에 있는 사람이 ‘말’이라는 도구로 뇌를 대신 건드려주는 것입니다.


“많이 속상했구나. 얼마나 힘들었니.”

“얼굴을 보니 많이 화가 났나 보다. 슬퍼 보여.”


이런 감정의 말로 감정의 뇌를 자극해줬더니 신기하게도 전두엽으로 피가 가는 시간이 10~15분으로 단축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것이 바로 ‘감정코칭’입니다. 그래서 감정코칭은 뇌과학에 그거하며 만들어진 과학적인 코칭입니다.


감정코칭을 잘하기 위한 세 가지 실천 전략

전략1 제대로 꾸중하기

아이들도 자기가 혼날 짓을 해서 꾸중을 들었다고 인정할 수 있으면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문제는 꾸짖는 방법입니다. 어떻게 꾸중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부모의 의도대로 좋은 모습으로 변화할 수도 있고, 반대로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만 쌓여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꾸중을 하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관계를 발전시키려면 무엇보다 인격이나 성격을 건드려서는 안 됩니다.


‘상황’에 초점을 맞춰 꾸짖으면 문제 해결 능력이 커집니다. 꾸중을 할 때는 먼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한 다음, 그에 대해 부모가 느낀 기분과 부모가 바라는 것을 요청하는 순서로 말하면 됩니다.


전략2 도움이 되는 칭찬하기

칭찬도 도움이 되는 칭찬과 도움이 되지 않는 칭찬이 있습니다. 칭찬도 잘못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칭찬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칭찬의 기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성격이나 인격에 대해서는 칭찬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결과보다는 노력이나 행동에 대해 칭찬합니다.

세 번째,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칭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 번째, 칭찬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줍니다.


전략3 먼저 사과하기

부모도 대화를 하다가 격한 감정을 보이기도 하고, 상황을 오해해서 아이를 야단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엄마가 아까 너에게 좀 심한 말을 한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해볼게”라든지 “그런 뜻으로 얘기한 건 아니었는데, 마음 아팠지?”라고 하면서 먼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부모가 먼저 실수를 인정하면 아이들은 ‘아, 어른도 실수를 하는구나. 실수를 할 때는 저렇게 고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에필로그

나는 행복한 엄마입니다

언젠가 제 생일날 아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식당 관리자분이 아들한테 “어머니 정말 좋으시죠?”하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아들이 “네, 그럼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에요”하더군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요즘은 아들딸과 3시간 이상도 대화가 가능합니다. 입만 열었다 하면 “얼른! 빨리! 바빠!”를 달고 살던 제가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받아주니 이렇게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남편의 사업 실패 후유증으로 ‘빚’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면에서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 아들이 편지에 써준 것처럼 두 자녀들로부터 존경받고 있는 저는 분명 성공한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우리 아이들 덕분에 성장하여 이렇게 여러분과 나누고 있으니 이 또한 성공의 진정한 의미, ‘성장하여 공유하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칭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며 지지해주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대화가 아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많은 부모님들이 저의 부끄러운 과거를 교훈삼아 중요한 깨달음을 얻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수많은 코칭 강사 자격증과 전문 코치 자격증을 받고 절망 끝에서 얻은 깨달음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최고의 코칭 기본은 내려놓음이고, 가장 훌륭한 코칭 스킬은 믿음과 기다림이다.’


우리 두 아이는 세상눈으로 보면 지금 크게 성공하지도, 크게 보여줄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믿고 기다려준다면 성장해서 공유하며 많은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멋지고 행복한 국제 지도자로 살아갈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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