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 아이의 힘

   
이정화
ǻ
21세기북스
   
15000
2018�� 02��



■ 책 소개

 

내향성을 이해하면 아이의 잠재력이 보인다

 

내성적인 아이는 외향적인 아이와 생각하는 방식부터 표현하는 방식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내성적인 아이는 탐색 시간이 길고, 자기만의 기준이 확고해 고집이 세며, 스스로 이해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누구보다도 신중하고, 강단이 있으며, 자기주도적이라는 뜻이다.

 

내성적인 아이는 외향적인 아이와는 다른 강점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어떻게 이끌어주느냐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오히려 엄마가 내향적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외향적인 성격을 기준으로 아이를 다그치는 것에서 문제가 비롯된다. 엄마의 오해 때문에 아이가 자신의 성격을 고쳐야 할 약점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 책은 내성적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그간 이해할 수 없어서 답답했던 아이의 행동, 사회적 기준과 달라서 그냥 두기에 두려웠던 아이의 행동에 대한 올바른 시선을 찾도록 도와준다. 다양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내성적인 아이의 행동 특성을 살펴보고,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고 표현하는지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내성적인 아이의 코드를 읽으면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의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할 것이다.

 

■ 저자 이정화
많은 부모가 내성적인 아이의 성격을 고치기 위해 상담실을 찾는다. 내향성을 고쳐야 할 단점으로 인식하는 탓이다. 이 책의 저자 이정화 소장은 내향성은 본래부터 타고나는 고유 기질로, 바꾸려고 한다고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억지로 성격을 바꾸려 하면 아이는 불편함을 느끼고 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저자는 내성적인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고 표현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잠재력을 펼치도록 도와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아동복지와 심리치료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국제코치연맹(ICF)의 국제공인코치(Professional Certified Coach)다. EBS <생방송 60분 부모> 고정 패널,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숙명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외래교수, 단국대학교 행정법무대학원 외래교수로 활동했다.

 

다년간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놀이치료와 코칭을 접목한 심리코칭(Theracoaching) 프로그램과 부모들을 위한 각종 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심리적 문제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지닌 아이들이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은 책으로는 《초등 전에 시작하는 엄마표 독서 코칭》 《엄마의 성격을 알면 아이가 보인다》가 있다.

 

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홈페이지
http://www.theracoaching.com

 

■ 차례
프롤로그 내향성을 이해하면 아이의 잠재력이 보인다

 

CHAPTER 1 우리 아이가 내성적인가요?
내성적인 아이는 모두 수줍음이 많을까?
이해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아이
등 뒤의 일에도 귀를 기울인다
예의 없고 불친절하다는 오해
내향성과 분노조절의 관계
눈치 보고 움츠러드는 아이, 내성적이어서 그럴까?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 주의력결핍장애일까?

 

CHAPTER 2 말하지 않는 아이의 속마음
어떨 땐 외향적이다가 또 어떨 때는 내향적인 아이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열쇠
우리 아이는 어떻게 내성적이 되었을까?
주변 환경이 내성적인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내성적인 아이가 새로운 규칙을 만났을 때

 

CHAPTER 3 아이의 성격을 마주하는 순간
말하지 않는 아이, 오해하는 부모
고집 부리는 아이, 근심하는 부모
부모와 아이의 성격 궁합
타고난 성격보다 중요한 것
내성적인 아이에게 독이 되는 부모의 태도
부모와 아이의 ‘신뢰의 탑’ 쌓기

 

CHAPTER 4 아이의 감정을 읽으면 강점이 보인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아는 아이
내성적인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법
스스로를 보호하며 관계 맺기
마음을 여는 대화 vs. 마음을 닫는 대화
내성적인 아이가 동기를 얻는 법
감정이 건강한 아이가 학습도 잘한다

 

CHAPTER 5 한 걸음 더 성장하는 실전 코칭 기술
자존감은 부모의 태도로 만들어진다
이가 주체가 되는 건강한 사회성 기르기
당당하게 의견을 말하는 아이가 소통도 잘한다
공감이 아이의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내성적인 아이가 공부하는 법은 따로 있다
현명한 부모의 지혜로운 훈육법

 

CHAPTER 6 내성적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자세
내성적이어서 뛰어난 것들
강점을 재능으로 이끄는 부모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부모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마음 챙김 훈련
‘자기’다운 아이, ‘자기’다운 부모

 

부록
일상 속 엄마의 고민 Q&A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성적 아이의 힘


우리 아이가 내성적인가요?

내성적인 아이는 모두 수줍음이 많을까?

내향성과 수줍음은 다르다

많은 사람이 내향형 아이를 수줍음이 많거나 소심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이나 행동이 어렵고 부끄러움이 많은 수줍음의 특성이 내향형 아이에게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향형 아이가 수줍음을 느끼는 상황에 자주 노출돼 익숙해지면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향성, 외향성과 ‘수줍음’이라는 기질 특성은 아무 관련이 없다. 사람에 따라 수줍음이라는 기질적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특히 아직 환경에 적응하는 경험을 충분히 갖지 못한 유아들은 거의 대부분 수줍음이라는 선천적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내향적인 건지, 수줍음이 많은 건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수줍은 아이와 내향형 아이의 가장 큰 차이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상황에 있다. 내향형 아이는 준비된 발표와 같이 이미 틀이 갖추어져 있고 대본이 있는 상황에서는 의외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는 대인관계에서의 낯설음을 싫어할 뿐, 공식적인 일은 잘 수행하는 내향성의 특징이다. 내향형 아이는 오히려 낯선 사람과의 일대일 관계를 불편하게 여긴다.


반면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사람이 많은 대그룹 환경이 불편하다. 외향형 중에서도 수줍음이 많은 아이가 있다. 이들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원하지만 수줍음 때문에 그 마음을 펼치지 못한다. 그럴 때 외향형 아이는 내향형 아이보다 훨씬 더 크게 좌절하고 속상해한다. 그러나 사회적 경험이 쌓이면 본래의 성향에 따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이의 성격을 마주하는 순간

말하지 않는 아이, 오해하는 부모

완벽한 부모는 없다

내향형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연 씨는 매일 좌절과 불안을 반복한다. 수용과 공감, 아이와의 상호작용 등 육아 서적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모조리 섭렵하고 실천하려 하지만, 미연 씨의 아이에게는 전혀 적용이 되지 않을 때가 많은 탓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은 가뿐히 해내는 일을 힘들게 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자신의 양육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자문한다. 가장 힘든 것은 자신의 호흡보다 항상 한 발 느린 아이를 기다리다 끝내 폭발하고 마는 자신을 보는 일이다. 미연 씨는 아이의 기질이 문제인지, 자신의 양육이 잘못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어린 내향형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향형 아이들은 외향형 아이들에 비해 기질적으로 예민하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모든 관문에서 무엇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이 까다롭다. 아이가 자신만의 보폭으로 세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답답하고 힘들 것이다. 특히 보편적인 성장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 아이만의 개성과 특성을 존중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현명한 부모라면 보편적인 육아법이 아이에게 맞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해서는 안 된다. 내향형 아이에게는 독특한 특성이 있음을 부모 스스로 인정하고 소신을 가져야 한다.


고집 부리는 아이, 근심하는 부모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외출만 하려 하면 상민이의 엄마는 답답하고 화가 난다. 아이가 외출 준비를 하려면 남들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항상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지만, 상민이는 약속한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결국 큰소리를 내야 움직인다. 초등 2학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시간 개념이 없는 것인지,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해야 할지, 기다리면 과연 달라지기는 할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내향형 아이의 행동이 느리다는 것은 부모도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외출 준비를 할 때면 아이에게 꽤 넉넉한 시간을 준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아이에게 잔소리하지 않으려고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기도 한다. 아이를 보고 있으면 답답해서 또 다그치게 되고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얼어버리거나 짜증을 낸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그 노력이 무색하게 또다시 부모의 기다림을 요구한다. 이 대목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도대체 왜 이리 느린 것일까? 많은 내향형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이것은 단지 행동이 느려서 생겨나는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기준과 외부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느리게 보이는 것이다.


자기 기준이 강한 내향형 아이는 부모가 세운 기준보다 자신이 지금 몰입하고 있는 일이 더 중요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시간 개념이 다른 사람이 정해준 시간 개념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관점으로 보면 무책임하지도 불성실하지도 않은데, 부모가 자신을 ‘문제’라고 말하면 오히려 억울함을 느끼기도 한다.


특히 어린 시기에는 시간 개념이 훨씬 주관적이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느린 경향이 있다. 다행스러운 일은 아이가 자라면서 시간 개념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다 보면 느린 행동 특성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이다. 자신이 책임을 다해야 하는 사회적 상황이 되면 아이는 그 속도에 맞게 움직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위 사례에서 상민이 엄마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0분이야. 이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저녁 놀이 시간을 가지지 못할 거야. 지금 하는 일과 놀이 중 어떤 것에 시간을 더 줄지 생각해봐”와 같이 상민이에게 객관적 상황을 알려주는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감정을 읽으면 강점이 보인다

스스로를 보호하며 관계 맺기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아이

내향형 아이는 다른 사람의 비판이나 지적을 싫어한다. 비판이나 지적에 초연할 사람은 별로 없지만, 내향형 아이는 그냥 지나쳐도 될 피드백조차 유별나게 받아들이며 신경을 곤두세운다. 유아기에도 이런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내향형 아이는 기질적으로 타인의 평가에 유난히 민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부의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도 자기에게서 원인을 찾는 자기 성찰능력이 뛰어나다. 자신이 이미 잘못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그 일을 거론하면 비판과 지적이 되어버린다.


비눗방울 놀이를 하던 내향형 유아가 비누액을 쏟은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아이는 바닥에 쏟아진 비누액으로 비눗방울을 만들려고 시도했다. 그때 누군가가 “바닥에 쏟아진 비눗방울은 사용할 수 없네”와 같은 중립적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는 바로 “나도 알거든요”라고 짜증을 냈다. 이미 자신의 잘못을 알고 상대를 신경쓰고 있었다는 증거다. 유연성이 있다면 “되나, 안 되나 한번 보려고요”라든지, “이거 쏟아졌는데 괜찮아요?”와 같이 소통하거나 자신을 변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향형 아이는 이미 비누액을 쏟은 실수에 스스로를 비판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유연하게 반응하기 힘들다.


방어하는 아이의 태도가 상대에게 좋게 보일 리 없다. 반성하지 않고 사과할 줄 모르는 아이라고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면밀하게 보면 이 아이는 이미 자기 실수를 누구보다 잘 깨닫고 있다. 이 경우 그 행동이나 자세를 지적하기보다 “네가 이미 알고 있다는 걸 알아. 좀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말하는 게 좋다. 아이를 비판이나 지적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 더 적합한 행동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면 내향형 아이는 자신을 보호하는 부모나 성인을 신뢰하면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행동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내성적인 아이가 동기를 얻는 법

싫어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움직인다

내향형 아이는 겉으로 보기에 에너지가 상당히 적어 보인다. 한자리에서 자신이 몰두하는 일에 집중하거나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므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외향형 아이에 비해 에너지가 적은 것도, 활동적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다만 이들은 힘을 쓰는 방향이 다른 것뿐이다.


외향형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밖으로 찾아다닌다. 탐색 욕구가 강한 것이다. 이와 달리 내향형 아이는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혹은 에너지가 지나치게 한곳에 편중되는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행동한다. 즉 외향형 아이는 ‘목표 지향적’, 내향형 아이는 ‘회피 지향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목표 지향적이란 원하는 것이 중심이 되어 그를 얻기 위해 자기 행동의 방향을 이끈다는 의미고, 회피 지향적이라는 것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쓴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아이가 싫어하는 숙제를 하도록 동기를 유발할 때 외향형 아이는 컴퓨터 게임, 로봇 등 평소 아이가 원하는 것들 중 하나를 보상으로 준다고 하면 동기가 유발된다. 반면 내향형 아이는 숙제를 하지 않았을 때 갖게 되는 불이익을 일깨워주는 것이 유리하다. 다시 말해 외향형 아이는 ‘하고 싶은 것’에 비중을 둔다면 내향형 아이는 ‘해야 할 것’을 고려해 자기 행동을 결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향형 아이에게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목표가 의미 없는 것도 절대 아니다. 외향형 아이만큼 ‘하고 싶다’가 많지도, 자주 변화하지도 않을 뿐이다. 이러한 행동 양태는 세상에 적응하는 자기 나름의 방식이다.


우리 모두 외향적 에너지가 많이 사용되는 서양식 가치관에 따라 살고 있기 때문에, 회피 지향적 특성이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회피 지향성 특성 역시 목표 지향적인 특성 못지않게 자기 과업을 실질적이고 현실적으로 수행해나간다.



한 걸음 더 성장하는 실전 코칭 기술

자존감은 부모의 태도로 만들어진다

아이를 비추는 거울이 되자

자존감이란 “난 할 수 있어”와 “난 소중해”라는 개념의 복합체다. 이 두 가지 개념을 얼마나 충분히 가지는가가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내향형 아이는 외향형 아이에 비해 주변의 시선을 끌고 칭찬받을 기회가 적다. 겉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보다 섬세한 시선으로 그들의 눈빛, 표정, 움직임 하나까지 거울처럼 비춰주는 양육이 필요하다. “이것 좀 더 해봐”가 아니라 “그걸 해냈어?”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고”가 아니라 “뜻대로 잘 안되는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이야기해보자. 내향형 아이의 높은 자존감 형성을 위해서는 비판이나 부정적 평가 없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은 양육 방식이 좋다. 이는 아이의 높은 자존감 형성에 결정적 힘이 된다. 따라서 아이는 자기 행동에 신뢰를 갖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당당하게 의견을 말하는 아이가 소통도 잘한다

갈등은 피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내향형 아이에게는 갈등 해결이 가장 어렵다. 갈등은 곧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일을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내향형 아이는 유치원에서 친구가 자신의 장난감을 가져가려고 하면 그냥 뺏기고 뒤로 물러서고 만다. 이런 아이를 부모나 선생님은 상당히 답답하게 여긴다.


아이들 사이에 다툼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선생님이나 부모가 진위 여부를 알고 싶어 설명을 요구할 때, 외향형 아이는 자기 입장에서 이 상황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내향형 아이는 그냥 입을 닫아버린다. 상대의 입장을 예측해 배려하는 내향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고, 그 상황을 지속할수록 불편한 마음이 커지므로 피하고 싶은 것이다. 이들은 갈등을 만드느니 피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내향형 아이 중에서도 좌뇌형은 이런 갈등 상황을 무시하고, 우뇌형은 너무 예민해져서 위축되거나 자기 안으로 침잠한다. 일반적으로 좌뇌형은 논리적인 사고가 발달해 이성적이다. 따라서 자신의 행동에 이득이 없다고 생각될 때 그 상황을 무시하는 것으로 회피한다. 반면 감성적이고 직관력이 뛰어난 우뇌형은 빨리 상황을 파악하지만, 감정 표현이 두려우므로 아무 반응 없이 자기 안으로 숨는다. 이는 둘 다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전자의 경우 아이에게 억울함이 남고, 친구들이 볼 때는 건방져 보이기 때문에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후자의 경우 늘 자신이 피해자가 된 느낌을 갖게 돼 자존감이 떨어지고 사회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나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이렇듯 내향형 아이들의 방식으로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갈등을 적절하게 해결할 방법을 아이가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 타인의 입장만 배려하다 보면 자신은 늘 억울함을 느끼고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보통 내향형 아이는 상대방이 자기 멋대로 하는 행위, 자신을 괴롭히는 행위, 사실이 아닌 것을 진실처럼 왜곡하는 행위로 인해 갈등을 빚는다. 참고 참다가 한 번에 터뜨리는 것보다, 기분이 좋지 않거나 침해받았다고 느낄 때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공감이 아이의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힘

분노와 흥분, 슬픔 같은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것은 외향형 아이의 방식이다. 내향형 아이는 굳이 강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감정을 해소하고 조절한다. 그중 대표적인 방법이 처한 상황에서 조금 벗어나 조용하게 그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황을 관조하는 힘이다.


관조란 일방적으로 참는 것과 질적으로 다르다. 참는다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을 때 갖게 되는 마음이지만, 관조하는 힘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대단히 활동적이고 시끄러운 학교에서 반 아이들 모두가 축구를 하러 나가는 순간, 축구를 원하지 않는 조용한 내향적 아이는 자기만 소외되었다고 느낄 수 있다. 이 소외감은 자책감과 불안함, 그리고 열등감을 불러온다. 그런데 이때 ‘난 축구 말고 내가 더 좋아하는 큐빅을 맞춰야지. 친구들이 돌아오면 보여줄 거야’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갖지 않고, 자존감이 저하되지도 않는다.


이렇듯 아이가 상황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즐기고 그 기쁨을 나눌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아이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것이 열등감에서 비롯된 게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위험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친구들을 보며 ‘나는 왜 저렇게 못 할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위험한 것을 싫어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여러 명이 모여 왁자지껄하는 것보다 몇몇의 아이들과 조용히 노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야 한다. 싸움이 일어났을 때 바로 주먹으로 맞받아치는 대신 논리적인 주장을 펴서 상황을 종료하는 것이 내향형 아이들의 가점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이의 정서가 한결 안정될 것이다.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한계마저 당당히 인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내향형 아이가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데 꼭 필요한 밑거름이다. 목소리 큰 사람이 곧 강한 사람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이가 내면의 힘을 가지려면 항상 자신의 욕구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선택하든 비판하지 않아야 하며, 사소한 행동에도 고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이 보장된다면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조용히 자기 자리를 찾는 힘을 갖게 된다.



내성적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자세

‘자기’다운 아이, ‘자기’다운 부모

자기다운 부모가 최고의 부모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빠르고 도전적이며 어떤 위험도 감수해내고 지극히 사회적인 성격, 즉 외향적인 사람은 바람직한 인물상으로 믿어왔다. 이는 곧 외향적 기준이 사회의 성공 기준과 동일시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사회적 기준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버크셔 해서웨이 CEO 워런 버핏, 전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등 현대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 중 다수가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성적인 리더는 외향적인 리더와는 다른 강점으로 사람들을 이끈다. 외향적 성격의 리더는 위험이 뒤따르는 난제에 맞닥뜨리면 “해보자”라며 다소 즉흥적인 결정을 하는 반면에, 내성적 성격의 리더는 “이 일을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며 신중하게 접근해 실패의 확률을 줄인다. 또한 내성적 리더는 말하기보다는 듣는 것을 좋아해 외향적 리더보다 의견 수렴에 능하다. 이러한 내성적인 리더의 강점에 주목하면서 자연스럽게 ‘내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내향성에 대한 관심은, 이런 사회에서 자신의 타고난 강점을 잃어버리거나 왜곡하는 내향인의 잠재력과 기능성을 조명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데이비드 도브스는 내향형 아이의 성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아이는 민들레와 같아서 어느 환경에서나 잘 자랄 수 있다. 반면 반응성 높은 아이는 난초처럼 쉽게 시들지만,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강하고 근사하게 자라난다.”


결국 인간의 행복한 성장은 ‘자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는 의미다.


상담을 하다 보면 내향형 아이를 키우며 어려워하는 많은 부모를 만난다. 예민하고 까다로우며 환경 적응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자되는 아이들에게 꼭 맞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내향형 아이가 좋은 부모를 만나 자신에게 적합한 환경에서 자랄 때 진정한 자기를 찾듯, 내향형 아이를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끊임없이 인내할 때 부모 역시 온전히 자기를 이해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 그 경험을 즐기고 감사할 줄 알며 진심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부모야말로 내향형 아이에게 가장 좋은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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