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가 일하는 게 싫어

   
안느마리 피이오자 외(역자: 임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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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사람들
   
15000
2013�� 05��



■ 책 소개
“내가 직장에 다녀서 아이가 힘든 건아닐까?”
“엄마가 집에 없는 것 때문에 아이가 불안정한 건 아닐까?”
불안함과 미안함으로 오늘도 워킹맘들은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할지, 때려 치워야 할지초조하게 갈등한다. 정신분석학자인 안느마리와 심리치료사인 이자벨이 자신들의 경험과 다양한 임상 실험,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일하는 엄마들의 아이가 ‘훨씬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은 모든 엄마들 마음에 똬리를 튼 불안과 죄책감, 미안함, 회의 등의 감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자기 비난에 빠진엄마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과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있는 기준점을 잡아준다. 그리고 엄마 중심으로 행복을 설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죄책감을털어내고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는 법, 잘못된 교육의 고리를 끓어내는 법, 가정이냐 직장이냐를 선택하는 기준, 부부 역할 분담의 기준 등을설명한다. 

또한 일하는 엄마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인육아법을 소개한다. 아이와 떨어질 때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법, 학교에 들어가면서 생기는 문제에 대처하는 법, 아이의 속마음을 읽어내는 법,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며 타협하는 법 등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정보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두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육아법의 핵심을제안하고, 책임은 다하되 자유롭고, 좋은 엄마이되 자신의 행복을 챙길 줄 아는 여자로, 엄마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알려준다.

■ 저자 
안느마리피이오자(Anne-Marie Filliozat)
 -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정신분석학자이자 정신과의사로 질병 치료에 심리요법을처음으로 도입한 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특히 여성과 교육, 심리와 행복 등의 분야를 개척하고 다양한 집필 활동과 연구, 교육 활동을 펼쳐 이분야의 권위자로 우뚝 서 있다. 네 아이를 키우면서 연구 활동을 계속했던 안느마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죄책감에 시달리는 엄마들을 돕기 위해심리치료사인 딸 이자벨과 함께 이 책을 집필했다. 안느마리는 교육과 의학, 심리학과 관련한 다수의 도서를 저술했으며, 제라르 과스크와 함께『우리 몸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를 저술했다.

이자벨 피이오자(Isabelle Filliozat) - 심리치료사이자 다수의 아동심리 관련도서를 출간한 저자이다. 안느마리 피이오자의 네 자녀 중 첫째 딸인 이자벨은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파리 5대학에서 임상심리학을전공했으며, 임상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수 출판사를 통해 개인의 성장과 관련한 저서를 다수 발표했다. 저서로는『다른 사람들과 나』『마음의 지능』『성공하려면 스트레스를 이용하라』 등이 있으며, 국내에는 『마음속으로』『부모의 심리백과』 등이소개되었다.

■ 역자임영신
경북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 영문학과 번역학 전공 수료. 현재 엔터스코리아 불어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BUSINESS 비즈니스(비즈니스맵, 공역)』이 있다.

■ 감수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학박사),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본인 역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아이들이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기분장애 등 각종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 차례
프롤로그 - 내가 직장에 다녀서 아이가힘든 건 아닐까? 
추천의 글 - 일과 육아로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낸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1장집에 엄마가 있는 아이들이 더 성공하고 행복하게 클까? 
우는 아이를 집에 두고 나설 때마다 늘 죄스러웠어요 | 어린이집에적응하지 못해 내 딸은 8개월을 울었어요 | 전업주부여서 나보다는 남편과 아이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했죠 | 혼자 있을 아이가 걱정돼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 온종일 아이와 같이 보내는 엄마들에게 질투가 나요 

2장 엄마의 일, 아이의 행복과 성공에는 어떤 관계가있을까? 
일하는 엄마가 갖는 불안과 편견 | 엄마가 일을 가지면 좋은 점? | 그럼 전업주부는 행복할까? | 나쁜 엄마,좋은 엄마를 가르는 기준 | 일을 선택하는 진짜 이유 

3장 미안하고 불안한 엄마, 실망시키지 않으려 긴장하는 아이,사이에서 
엄마를 옭아매는 죄책감과 책임감의 정체 | 죄책감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 책임은 다하되 죄책감은버려라 | 만족스럽지 못한 엄마, 외로운 아이 사이에서 | 일하는 엄마에게서 책임감을&nbsp& 배운다 | 나, 죄책감에 빠진 엄마일까?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인들 | 쳇바퀴 돌 듯 도는 죄책감 

4장 엄마가 고른 선물 두 가지, 일 그리고 적당히 좋은엄마 
적당히 좋은 엄마 되기 | 일하는 엄마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 트라우마 때문 | 아이에게 필요한 것과 아이가 요구하는것 | 보상하고 채우려고 하지 않는 것 | 분노,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 일하는 엄마가 치러야 할 자기희생의 대가? | 부모의 최우선과제, 무조건 행복할 것 

5장 일하는 엄마, 아빠 교육이 우선 
아빠도 아이를 키울 수 있다| 책임을 떠넘기기 쉬운 "아빠"라는 사람 | 아빠를 위하는 변명은 하지 마라 | 만만하지 않은 부부의 역할 분담 | 아빠만이 할 수 있는중요한 일 | 아빠 육아의 강점과 약점 

6장 일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불행하다
죄책감을 심어주는 잘못된 교육 | 죄책감 없는 아이로 키우는 성장 단계별 육아법 | 머릿속, 가슴속에서 몰아내야 할 것| 일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불행하다 

7장 우리 아이도 결국 일하는 엄마가 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똑바로 파악하기 | 휘둘리지 않고 아이를 이해하는 법 | 아이에게 엄마 자신의 이야기를 하자 |표현하되 경계는 분명히 해야 한다 | 행복한 딸이 좋은 엄마가 된다 

8장 일하는 엄마라면 꼭 겪게 되는 고민 -시기별 상황별 문제와 해결 방법 
일하는 엄마로서 생각하고 느껴라 | 아이와 떨어지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7가지 |아이와 떨어질 때 흔히 겪는 어려움 & 해결 |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생기는 문제 & 해결 

9장교육에서 동행으로 
아이의 말은 해독을 잘해야 한다 | 아이의 감정 표현을 막지 않는다 | 아이를 대화로 이끄는 열린질문법 | 아주 친절하게 아이의 마음을 확인하라 | 자존감을 지켜주며 타협하는 법 | 교육에서 동행으로 

에필로그 - 행복한 딸이좋은 엄마가 된다 
부록 - 여성의 역사





난 엄마가 일하는 게 싫어


프롤로그 - 내가 직장에 다녀서 아이가 힘든 건 아닐까?

오늘날에는 많은 여자가 일을 한다. 이들은 직장에 다니면서 동시에 엄마 역할도 잘해내고 싶어 한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엄마로서 잘해내는지 회의가 들 때도 있다. 내가 직장에 다녀서 아이가 잘못되는 건 아닐까? 난 좋은 엄마일까?하고 말이다.


사람들은 대개 엄마의 직장생활이 경제적 이점 말고 다른 장점은 없는 것처럼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 곁에는 엄마가 늘 붙어서 돌봐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단순한 선입견일까 아니면 실제로 그렇게 해야만 할까? 결국 엄마들은 어느 쪽이 맞는지 몰라 고민하면서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모두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 둘은 균형을 유지하기가 매우 까다로워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라치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이내 질투하며 떼를 쓴다. 그렇다 보니 엄마들은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언제든 둘이 부르면 즉시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직장과 가정 모두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늘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이처럼 엄마는 두 가지, 때로는 세 가지 업무를 쉴 새 없이 계속해야 한다. 직장과 아이들 그리고 남편을 위해서 말이다.


한편, 일하지 않는 많은 엄마도 자괴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남편이 벌어온 돈에 기대어 생활하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무 이야깃거리도 꺼낼 수 없는 것을 어색해한다. 온종일 집에만 있으면서 아이와 도무지 지적이라고 할 수 없는 대화만 나누었기 때문이다. 자연히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이 뒤처지고 초라한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죄의식은 그러니 결국 일하는 엄마들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 엄마로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모든 여성이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밖에서 일한다는 점이 죄의식을 더 많이 갖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우리 문화에서 엄마라는 존재가 직장에서의 역할과 가정에서의 역할이 아직 완전히 조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마의 직장생활이 엄마 자신과 아이들에게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칠까? 엄마의 부재 속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또 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장·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들의 행복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소아과의사와 심리학자들은 유아기 아이들에게 엄마 같은 존재가 곁에 있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더라도, 아이들은 빠른 시간 안에 다른 관계에도 눈을 떠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아이를 어린이집 등에 맡기는 것이 아이의 사회화 과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환경이 좋은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정서적, 육체적 성장과 성숙의 장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또래 아이들이나 다른 어른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를 어린이집 등에 맡기는 것은 엄마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단 아이를 맡겨놓은 동안 집안일 외의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과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되며 가족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을 깨닫고 내적으로 더 견실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엄마의 행복과 안정감은 아이의 성장을 돕는 중요한 견인차가 된다. 다시 말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기는 하지만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면 좋은 점이 더 많다.


그렇다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조화하고 죄책감에서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의 일, 아이의 행복과 성공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엄마가 일을 가지면 좋은 점?

엄마가 직장에 다니는 것이 아이에게 문제가 될까? 각종 통계자료를 보면 이러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전업주부인 엄마의 사회적 고립성이다. 전업주부인 엄마는 친구를 만난다 하더라도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보다 다양한 관계를 맺거나 경험을 할 수 없다. 반면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는 전업주부인 엄마보다 다양한 경로로 더 많은 정보를 접한다. 동시에 외부 환경에 대해서도 훨씬 개방적이어서 더 많은 자극을 쉽게 받아들인다. 게다가 직장 동료들과 이야기할 때도 아이들에 관한 정보를 많이 주고받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긴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만나는 엄마는 그 기쁨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으므로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서로에게 애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직장에 다니며 자아실현을 하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일을 구속이 아닌 가치실현의 터전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즉 딸이든 아들이든 매일 아침 엄마, 아빠가 서류 가방을 들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을 보며 자신이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모습을 즐거운 일로 여긴다. 이렇게 아이들이 일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가 바뀌면 엄마와 아빠의 역할에 대한 인식도 더욱 균형을 잡게 된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가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에서 갖는 두 가지 역할 모델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엄마가 자식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돌봐야 하며, 자녀들의 삶뿐 아니라 엄마 자신의 삶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더 쉽게 받아들인다. 이를 통해 아이는 엄마를 독립된 하나의 사회적 존재로 인식한다.


청소년기의 딸과 엄마 사이의 단절은 엄마가 일하지 않을 경우 더 심각하게 일어난다. 흔히 사춘기 여자아이들은 엄마에게 반항하려는 욕구와 엄마가 제시하는 역할 모델에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이중적 욕구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다. 이때 여자아이들은 이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나고자 엄마를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행동을 종종 한다.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려면 자신을 세상에 낳아준 엄마를 존중하고 존경해야 한다. 만약 엄마가 남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아이를 위해서만 헌신한다면 아이가 엄마를 존중하고 존경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엄마는 집안일 외의 다른 분야에도 관심과 의욕을 갖고 사회적, 개인적으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앞으로 딸이 여성으로서 사회와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균형 있게 해내는 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도 마찬가지의 영향을 미친다.


엄마가 직장을 다닌다고 해서 아이를 반드시 불안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의 사회화와 성장에 유익하게 작용한다. 직장생활 때문에 구조적 문제나 정서적 갈등을 빚기도 하지면 여성의 직장생활은 가정의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하는 면이 있다.



미안하고 불안한 엄마, 실망시키지 않으려 긴장하는 아이, 사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엄마, 외로운 아이 사이에서

마음속에는 늘 갖가지 충동, 감정, 두려움, 걱정, 소망, 기대 등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이렇게 꼬리를 무는 생각 속에서 최선의 상황은 늘 최악의 상황과 붙어 다닌다. 우리는 인생을 낙관하며 만족스러운 자아상을 갖기 위해 좋은 것만 기억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마법의 주문을 외웠을 때처럼 한 가지에 집중하다 보면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그런 일을 일어나게 할 능력이 우리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환상이 사실로 된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때는 자기 능력의 한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능력의 한계도 모르면서 항상 완벽하고 유능해 보이려고 한다면 그와 동시에 자신을 자주 무능력하다고 자책하는 실수를 범하게 될 것이다. 사실 모든 상황에 필요한 능력을 전부 갖춘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전부가 아니면 아무 소용없다는 식의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자신을 뛰어나다고 느끼기보다 바보 같다고 느낄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이든 잘해내고 싶은 욕심을 버리는 것일까? 부모는 모든 것, 특히 아이에게 영향력을 갖고 싶다는 욕심을 버려야 할까? 자신이 무능력하다고 느낄 때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모든 상황에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


시계추에는 만능과 무능이라는 양극단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계추의 중앙에서 흔들림 없이 균형을 유지한다면 우리 능력에 한계가 있을지라도 여러 가지 상황에서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다시 말해 전부를 주거나 아무것도 줄 수 없는 극단적 상황이 아니라, 어떤 것이든 우리가 아이에게 도움을 줄 부분이 반드시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도움은 크기와 상관없이 아이에게 매우 소중하다. 우리에게는 각자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하고 만능인 엄마가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엄마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자.



엄마가 고른 선물 두 가지, 일 그리고 적당히 좋은 엄마

적당히 좋은 엄마 되기

어디에나 통하는 보편적인 교육 전략은 없다. 게다가 아이는 성장하고 발전하므로 아이에게 필요한 것도 계속 변한다. 생존과 관련된 욕구를 가장 먼저 충족해줘야겠지만 아이들의 요구에는 한계가 없는 것일까?


정신분석학자 위니콧(영국의 아동정신과 전문의) 박사에 따르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적당히 좋은 엄마다. 즉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으면서 적당한 만족감과 실망감을 안겨주는 엄마 말이다. 특히 실망감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기에 엄마가 아이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도 앞으로 아이가 현실에 대처하면서 인격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요구하기도 전에 엄마가 미리 욕구를 채워주거나 사소한 요구까지 일일이 들어주는 것은 아이가 자립성을 익히는 데 방해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자주 또는 너무 심하게 아이를 실망시키는 행위 역시 아이가 건전한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어서 아이 성장에 오히려 해가 된다.


적당히 좋은 엄마는 아이의 성장 단계를 파악하고, 지금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내 자신의 반응을 계속해서 수정해나간다. 또한 아이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아이가 내는 소리나 몸짓을 이해하고, 자신의 유년기 경험을 끌어들이지 않으면서 아이의 처지에 설 줄 안다.


적당히 좋은 엄마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며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반응에 귀를 기울이며 전문가, 특히 근거 없는 자신감을 불어넣지 않을 전문가들에게서 의견을 구한다. 책에서 얻는 지식이 실제 경험보다 앞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론은 10분간의 병원진료에는 적용할 수 있을지 몰라도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에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적당히 좋은 엄마는 자신의 실수와 서툰 부분을 인정한다. 즉 자신이 항상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며 벌어지는 사소한 문제에 일일이 자신을 탓하지 않는다. 이처럼 엄마는 자신에게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고 늘 아이를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아이도 결국 일하는 엄마가 된다

행복한 딸이 좋은 엄마가 된다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면서 좋든 싫든 자신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겪은 일들의 영향을 받는다. 누구나 유년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순간도 많았고 갈등도 많았으며 말로 잘 표현하지 못했고, 하지 말라는 금지도 많았으므로 저마다 상처를 받았다.


아무리 아이를 사랑하고 학식을 갖춘 부모라 하더라도, 아이를 유년의 상처로부터 완전히 보호해줄 수는 없다. 물론 자신의 상처 가운데는 부모에게 그 책임이 있는 일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야만 부모에 대한 건강하지 못한 의존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유년 시절에 겪은 아픔을 극복하지 못한 여성은 누구에게든 그 보상을 요구하려는 무의식이 있는데, 이것이 자기 아이들과의 관계로 옮겨갈 위험이 크다.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이 유년 시절 엄마가 자신을 위해 이런저런 일을 해주지 않은 것에 원망을 품고 있다고 해보자. 이 여성은 이후 자기 아이에게 그 모든 것을 해주려고 들겠지만 그 노력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 같은 행동이 겉으로는 아이를 위하는 일 같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을 위한 행동일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모와 반대로 행동하는 것은 결국 똑같이 행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단순히 유년 시절 자신이 부모에게서 받고 싶었던 것을 아이에게 투사하여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실제적인 필요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교육 방법인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유년의 상처와 화해하는 법

두 사람 사이의 지나간 과거를 극복하고, 부모와 자식으로서 애정 어린 관계를 회복하게 해줄 진정한 용서는 다음과 같은 몇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1. 자신의 느끼는 고통의 실체와 정도를 파악하라.

2. 자신을 용서하라.

3. 분노와 모든 억눌린 감정(슬픔, 두려움)을 표현하라.

4. 부모가 사랑과 존중으로 양육했다면 지금 우리 모습이 어땠을지 생각하자.

5.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고, 부모의 고통 또한 이해하라.

6. 어린 시절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내고,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러한 경험이 가져다준 인생의 교훈을 잘 간직하자.

7. 진정한 소통을 회복하여 부모와 관계를 다시 형성하자.


딸인 이자벨은 사춘기가 되면서 엄마 안느마리에게 자신이 느꼈던 유년의 고통을 이야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교묘하게 포장된 비난의 형태로 이루어졌고, 이자벨이 표현하고자 했던 마음속 고통을 안느마리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결국 서로 충돌만 일어날 뿐이었다. 겉으로는 서로 미소를 띠면서도, 마음은 멀어지게 된 것이다.


그 뒤 이자벨은 대부분의 사람처럼 사춘기에 부모와 거리를 두면서 인격 형성 시기를 지나 부모와 다시 친밀해지기 시작했다. 스무 살 무렵에, 이번만큼은 꼭 과거의 무거운 짐을 벗고 엄마와의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리라 다짐하면서 다시 변화를 시도했다.


안느마리로서는 딸이 어떤 점을 아쉬워했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깨닫게 되면서 진실을 대면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서로 비난하고 공격하는 대신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자벨이 겪은 일을 알게 된 안느마리는 자신과 마주하며, 자신이 느낀 감정도 털어놓게 되었고, 남편과 친정 부모와의 관계에 숨겨져 있던 감정도 깨닫게 되었다. 죄책감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딸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면서 자신의 무의식에 새롭게 다가가게 된 것이다.


때로는 고통스러웠지만 항상 더 나은 결론에 이르게 했던 두 사람의 대화에서 이자벨은 자신을 발견하고 회복하게 되었고, 안느마리 역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일하는 엄마라면 꼭 겪게 되는 고민 - 시기별 상황별 문제와 해결 방법

아이와 떨어지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7가지

언제보다는 어떻게 떨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유아기의 아이는 엄마와 자신을 구별해서 생각하지 못하다가 조금씩 분리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을 개별적 존재로 인식하고 엄마에게서 독립한다. 아이는 태어나서 8개월까지는 모든 어른을 반기는데 특히 엄마의 주변 인물들을 엄마의 연장선상으로 파악해서 큰 어려움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스피츠가 8개월 불안이라고 한 시기가 시작된다.


이 시기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낯가림을 하고 새로운 사람과 접촉하기를 겁낼 수 있다. 아마도 많은 엄마가 이러한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는 아이를 새로운 환경에 노출시키기에 적당하지 않다.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 몇 주간과 낯을 가리는 이 시기만 제외한다면, 부모가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아이가 적응하는 기간을 거친 다음에는 필요한 경우 위탁모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떨어진다는 상황 자체가 아니라 분리 과정이 어떤 분위기에서 이뤄지느냐 하는 것이다. 아이가 심한 충격을 받지 않게 하려면 먼저 왜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지를 아이에게 설명해주어야 한다. 태어난 지 몇 시간이 안 된 아기일지라도 부모가 하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한다.


두 살배기 아드리엥은 매일 밤 같은 시간이 되면 몹시 불안해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사실 아드리엥은 과거에 두 번 정도 반복해서 충격적인 분리를 경험했는데 그 일은 매번 저녁에 일어났다. 아드리엥이 분리를 경험한 것은 난산으로 태어났을 때와 이후 황달이 있어 병원에 입원했을 때였다. 정신과의사의 조언에 따라 아드리엥의 엄마는 아이가 발작을 일으키는 시간이 되기 전에 아이를 안고 예전에 왜 엄마와 떨어져야 했는지, 그것이 어떻게 자신과 아이를 위한 일이었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엄마의 이야기를 듣던 아드리엥은 차분해지더니 그날 이후 다시는 불안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엄마의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함께하는 기쁨과 안정감을 전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회복을 경험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아이와 떨어질 때 흔히 겪는 어려움 & 해결

엄마가 나갈 때마다 소리 지르며 운다

사실 아이가 엄마와 떨어질 때 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준다면, 아이가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렇게 크게 우는 일이 보름 이상 지속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메시지로 봐야 한다. 아이의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면 아이가 편안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만일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는다면, 낮 동안 아이가 있는 곳에 갑자기 나타나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일상적으로 지내는 모습을 살펴서,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자. 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울음을 무기로 삼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불쾌한 경험을 지금 해소하려는 욕구에서 그러한 행동을 보이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신체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은 가끔 어른이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있다. 먼저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 제일 먼저 아이를 돌보는 사람을 살펴보자. 아무리 유능한 보모라 하더라도 엄마는 잘 구별하지 못하지만 아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을 수 있다.

* 보모와 함께 있을 때 아이의 표정이나 엄마가 아이를 맡기고 나올 때의 아이 반응 또는 보모에게 잘 안기는지 등을 유심히 살펴보자.

* 보모의 목소리, 안는 방식, 리듬감 등을 엄마와 비교해보자. 그런 후 아이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를 돌보는 분에게 설명해주자.


아이가 말로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무엇이 문제인지를 엄마에게 말할 것이다. 단, 아주 사소한 일도 아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할 수 있고, 어른에게는 아주 작은 부분이 아이에게는 큰 불안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아이가 비언어적 표현으로든 말로 자신을 표현하든 부모는 그 내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는 물론 아이와 관련된 사람들의 말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인다면, 문제를 정확하게 알아내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생기는 문제 & 해결

숙제를 봐주지 못한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아이들의 공부를 가까이에서 돌봐줄 방법이 없다는 것을 걱정한다. 이 경우 아이의 학업에 문제가 생기면 엄마들은 선생님 탓이라고 하며 죄책감을 피하려 하거나 자신이 아이 곁에 충분히 머물면서 신경을 써주지 못한 탓이라고 자책한다.


분명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경우 엄마가 직장에 다니는 것이 원인일까? 사실 아이들이 숙제를 하거나 공부를 할 때 부모가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어선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아이의 자율성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하며 독립성을 누리고 싶어 한다. 부모에게서 사랑과 인정을 받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독립적인 아이로 성장한다. 일상 속에서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믿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감과 독립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둔다면, 아이는 문제를 해결한 후 전보다 더 자신감을 느낀다. 만약 문제를 해결하다가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면 부모 중 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그다음에는 주어진 요소를 이용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하나씩 배워가면서 장애물을 극복하고, 그사이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는 공부보다 그 밖의 활동을 더 우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이 어떤 활동을 하거나 놀이를 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풍요로운 시간이 되며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게 된다.


사실 부모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이 학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부모는 이를 예방하고자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때로는 아이들이 숙제를 소홀히 하거나 잊어버려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선생님께 야단을 맞더라도 아이들 스스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사이 아이 스스로 책임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등 뒤에 누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생각해보자.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욕구도 있는데, 이러한 욕구가 갈등으로 작용하여 학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교육적인 면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부모와 달리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이들에게서 더 효과적인 도움을 받거나 아이들의 학업 문제에 대해 다른 부모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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