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부모로 산다는 것

   
아사노 아츠코 외(역자: 정은지)
ǻ
아름다운사람들
   
14800
2012�� 09��



■ 책 소개
반항기 자녀 앞에 홀로 선힘겨운 엄마에게!

사춘기는 자녀 교육의 마지막 무대이다.부모에게 이 시기는 ‘부모로서 걸어온 십여 년간’을 뒤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이는 어른이 되어 가는 동시에, 부모에게 진실을 알려주는존재이다. 

여러 전문가들이 겪어낸 10대와의 전쟁을통해 ‘인간 대 인간’으로 아이와 부모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자립을 향한 아이들의 강한 열망을 위험하고 무책임한방향으로 뻗어나가지 않게 하고, 긍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부모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고,부모와 아이가 어떻게 이 치열한 성장통을 이겨내야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 저자 
아사노 아츠코는 일본 내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인 노마아동문예상을 수상한 청소년 성장소설 『베터리』의 작가이다. 시오미 토시유키는 일본 교육학계의 최고 권위자이자 시라우메대학교학장/도쿄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스가와라 마스미는 발달심리학을 전공한 오차노미즈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수이다. 칸노 쥰은 사춘기 심리 전문가이자와세다대학교 인간과학학술원 교수이다. 스가하라 유코는 ‘마음 대 마음’ 의사소통 기법을 만든 하트풀 커뮤니케이션 대표이다. 야마다 마사히로는가족사회학 전문가이자 주오대학교 교수이다. 사오토메 토모코는 ‘성과 건강을 생각하는 여성 전문가 모임’의 부회장이자 산부인과 전문의이다. 사사키마사미는 아동정신과 전문의이자 가와사키 의료복지대학 특임 교수이다.

■ 역자 정은지
동덕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동경외어전문학교 일한통역과에서공부하였다. 현재는 (주)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들로는 『일 잘하는 사람보다 말 잘하는사람이 이긴다』『우뇌 IQ 훈련북 집중력편』『101마리 올챙이』외 다수가 있다.

■ 차례
프롤로그

1. 10대의 부모로 산다는 것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후회했던 부분과 힘들다는생각을 하지 않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남들로부터 “애들 참 똑똑하네요”라는 말 듣고 싶지 않았나요?
선생님이 생각하는 부모 자식관계란 어떤 건가요?
사춘기 아이들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어떡해야 그 시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있을까요?
마지막으로 반항기 아이를 둔 부모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은?

2. 어느 날 갑자기 외계인이 되어버린내 아이- 내 아이의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막무가내 반항에 당황스러워요
간섭 안 하려고 해도 방법이없어요
죽을 것처럼 힘들었던 고통의 시간

3. 어떡하면 반항기를 잘 넘길 수 있을까?
아줌마라고 부른 날, 피가 거꾸로 솟을뻔했어요
상황별로 잘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
정공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폭발 일보 직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때
감당할 수 없었던 내 아이의 방황

4. 반항기만 잘 넘기면 모든 게 해결될까?
시대가 바뀌면 관계도 변한다
부모 자식간에도 협상을?

5. 무심결에 지나치는중요한 성교육
시대에 맞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
성교육 앞에 부끄러운 아빠들
내 아이의 행복부터 챙기는 게현명한 부모

6. 반항기를 안 겪게 할수는 없을까?
훌륭한 어른이 되기 위한 첫 관문
깊은 새벽이 지나면 밝은아침이





10대의 부모로 산다는 것


10대의 부모로 산다는 것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후회했던 부분과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아사노 아츠코)

Q: 선생님께서는 어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우리 애가 사춘기였던 때로 돌아가 그 애랑 씨름하면서 살아보고 싶어요.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시간 낭비, 정력 낭비만 했던 것 같거든요"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이 말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A: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굳이 말하자면 스스로 즐기지 못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고나 할까요? 사실 그 얘기는 자녀 교육에 관한 성공담이 아니라 자녀 교육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은 뒤에 나온 말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그 시절을 겪고 훌쩍 다 커버린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둔 엄마입니다. 그런데 자식 키우는 게 참 재미있는 일이구나 하고 느낀 적은 딸아이 때뿐입니다. 아들 둘은 연년생이라 그냥 아픈 데 없이 키우는 것만도 힘에 부쳤거든요. 그러다 막내인 딸을 키우면서 아아, 아이 키우는 게 이렇게 즐겁고 행복할 수도 있구나라는 걸 진심으로 느끼게 되었죠.


인생에는 다양한 행복과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하지 않고 미혼으로 살면서 느끼는 행복과 즐거움도 있고, 결혼은 했지만 아이 없이 부부끼리만 살 때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도 물론 있겠지요. 아이를 낳아 기른 사람의 입장에서 제가 들려드릴 수 있는 건 아이가 있기 때문에 맛보게 된 행복과 즐거움입니다. 그런데 자식을 셋이나 낳았으면서 왜 그런 행복을 더 많이 느끼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삼인삼색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셋을 낳고 길렀으니 그때마다 다른 행복과 즐거움이 있었을 텐데, 아들들을 키울 때는 그저 힘들고 고생스럽게만 느껴져서 그 행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지나간 그 시간들이 너무 아쉽고 아깝다는 생각에 그렇게 말한 거예요.

 

Q: 아이들을 키우는 데 어떤 부분이 힘들었던 것인가요?

A: 힘든 부분들이야 많았지만, 그중 85퍼센트는 저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일단 첫째가 남자아이라 사춘기 때 유독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들과 아빠 관계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엄마와 아들 관계라는 게 기본적으로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사실 인간 대 인간 관계에 있어 100퍼센트 이해와 신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부모 자식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아무리 부모와 자식이라도 서로 맞지 않는 부분, 싫어하는 부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아이를 키울 당시에는 그런 것들을 전혀 인정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독점욕이나 소유욕이 매우 강한 사람이에요.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들을 내가 생각하는 대로 조종하고 싶어 했어요. 엄마인 내가 원하는 대로 자라주길 바랐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게 하고 싶었던 거죠. 늘 그런 욕망에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어떤 틀에 가두려고 했고, 아이들은 당연히 제가 만들어 놓은 틀에서 종종 벗어나려고 했어요. 아이들을 향한 저의 그런 욕망이 성공한 적도 몇 번 있었지만, 그 성공이 마냥 즐겁고 좋지만은 않았어요. 사실 그때마다 저는 무척 힘들었죠. 왜 그랬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어요. 아이와 벌인 기싸움에 지쳐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가 따로 없었어요. 가끔 아이들이 말을 안 하고 입을 꾹 다물어버리거나 학교에 가기 싫어할 때도 있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과 정반대로 행동하기도 했고요. 그럴 때마다 나를 바늘로 쿡쿡 찌르는 것 같은 기분에 괴로워서 아이들 탓을 하기도 했어요. 왜 내 바람대로 움직여주지 않느냐고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에 화가 났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저에게 있었습니다. 제가 힘들었던 원인 중 85퍼센트는 저에게 있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나머지 15퍼센트는 아이들에게 있었고요. 표현 방법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고, 꼭 말해야 하는 부분은 말하지 않고 원하는 것만 요구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이런저런 것들을 따져보니 90퍼센트까지는 아니에요, 하하하! 하지만 85퍼센트는 제 탓이었다고 인정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아는 것들을 그때는 전혀 몰랐어요. 어이없게도 말이죠.


Q: 현재 위의 두 아들이 서른 살과 스물아홉 살, 막내딸이 스물다섯 살이라고 들었습니다. 나이 차이가 난다고 해도 겨우 4,5년인데 위의 두 아들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낸 뒤 4,5년 만에 자식 키우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구나하고 생각이 바뀐 거군요. 본인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볼 수도 있게 되었고요. 그런 큰 변화의 전환점은 무엇이었나요?

A: 이런저런 일이 있었어요 이런 경험 때문이에요라고 이야기할 만한 에피소드는 딱히 떠오르지가 않네요.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제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달라졌다는 것이지요. 언제쯤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둘째를 한참 키우던 때였던 것 같아요. 딸이 태어나기 3,4년 전쯤인가?


당시 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면서 아들 둘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이 너무 쓰고 싶었고요. 하지만 현실을 보니 도무지 책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러면 열심히 읽기라도 하자는 마음에 닥치는 대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읽어야만 해서가 아니라 읽고 싶어서요. 책 읽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냥 옆에 놔두고 손만 뻗으면 언제든지 읽을 수도 있고 무슨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요.


마침 딸아이가 태어나고 위의 두 아이가 유치원에 가게 되자 젖병을 빠는 딸아이와 둘이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덕분에 겨우 책을 잡고 있을 시간도 생겼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여유가 있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여유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사람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여유가 없을수록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여유를 만든다고나 할까요? 엄마로 살아가는 시간이 80에서 90퍼센트는 차지하고 있으니, 나 자신을 위해 나머지 10퍼센트를 할애하는 거지요. 위기에 맞서는 본능 비슷한 욕구가 꿈틀거렸던 것 같아요. 그게 저에게는 책을 읽는 것이었고요. 그렇지만 아주 느린 걸음이었어요. 하루에 단편소설 한두 편을 읽는 정도였으니까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정말 원하는 건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쓰는 거잖아!라는 울림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들려왔어요. 그게 글을 쓰기 시작한 가장 큰 동기가 되었고요.


아이들을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참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사내 녀석들이 사춘기를 겪느라 힘들어할 때도 저는 매일 소리 치고 윽박지르느라 바빴으니까요. 그런데 3,4년이 지나서 딸에게 사춘기가 왔을 때는 비로소 맞아, 10대 애들은 이렇지. 참 신기하고 재미있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외계인이 되어버린 내 아이 - 내 아이의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막무가내 반항에 당황스러워요(시오미 토시유키)

반항기는 왜 있을까?

아이들이 반항을 하면 부모는 화를 내지만,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자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는 부모가 "6시까지 들어와"라고 하면, 별일 없는 한 대개 그 시간에 맞춰서 들어오려고 노력을 하지요.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달라집니다. 왜 내 귀가 시간을 엄마가 정해주는 거지?라는 반항심이 생기는 것이죠.


그럴 때 아이의 마음속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는 귀가 시간은 물론,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의 기본을 모두 어른들이 정해줬고, 아이들은 별생각 없이 그대로 따라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정신연령이 성장하면서 내 행동을 왜 엄마 아빠가 규제하는 거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행동 규범은 내가 정하겠어!라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바로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상대적인 관점에서 사물과 현상을 보려고 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이지요. 때로는 순간적으로 가게에 있는 저 많은 물건 중에 하나 정도는 그냥 가져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가게 주인에게 걸리면 혼날 테고, 마음도 찜찜하니까 하지 말자. 역시 나쁜 일이야라고 생각을 바꿉니다. 이 과정을 거쳐 아이의 도덕성은 한층 성장하게 되는 거고요. 지금까지는 그저 남의 물건을 그냥 가져가는 것은 나쁜 일이다라고 어른들에게 들어왔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던 일들에 대해 정말 그렇구나하고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아이의 마음과 정신은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 부모가 옛날과 똑같은 어린애 취급을 하면 당연히 반발심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반발심은 알았어, 잔소리 좀 그만해! 그냥 좀 내버려둬! 하는 식의 불만으로 표현됩니다. 이런 내부 성장과 외부 반응의 격차를 우리는 보통 부모에게 반발하는 시기, 즉 반항기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반항기라고 부르는 행동은 부모가 하는 말이나 사회의 규칙에 대해 하나하나 왜? 어째서?라는 토를 달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이해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인간인 자립한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반항기는 아이의 정신적 자립에 꼭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런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면 아이가 반항심을 보여도 부모는 여유를 가지고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 자신도 당황스러운 갈등

사춘기의 특징 중 하나로 반항과 함께 사춘기 갈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춘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내리기 어렵겠지만, 신체적 변화(성적인 성숙)가 시작되었다면 막 사춘기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중학교 입학을 전후로 해서 본격적인 사춘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면 부모에게 화가 나고 스스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답답하며 짜증 나는 상태가 되지요. 이런 감정의 폭풍기가 지나고 조금 안정이 되면 사춘기를 벗어났다고 표현합니다. 그 시기는 아이마다 달라서 어떤 아이는 열다섯 살, 또 어떤 아이는 열여덟 살이 되기도 합니다. 사춘기를 겪는 시기도, 양상도 아이마다 편차가 큰 것이지요.


반항을 해서 부모의 속을 뒤집어놓는 반면 부모에게 의지하려는 마음도 큰 시기라, 본인 기분이 내킬 때는 종종 응석을 부리기도 합니다. "친구들 만나기로 했는데 용돈 좀 줘"라고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저리 가, 엄마 진짜 짜증나!"라고 면박을 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반항과 의지가 혼재한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지요.


우리 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빠 같은 구닥다리가 뭘 안다고 그래?"라는 말에 "너, 지금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하고 버럭 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이제 다 컸구나 싶더군요.


이 시기의 부모와 자식은 너나 할 것 없이 갈등을 겪습니다. 부모도 자식 눈치만 보지 말고, 화가 날 때는 화내고 싸워도 괜찮습니다. 다만 드디어 부모에게 반항하는 시기가 되었구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식과 거리를 조금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스스로 결정하되 그 책임 또한 스스로 져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시켜야 합니다. 아이 행동에 변화가 생긴 것처럼 부모도 태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어떡하면 반항기를 잘 넘길 수 있을까?

상황별로 잘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

편의상 반항기라는 한 단어로 함축해서 정리하고 있지만 그 표현 방법도, 강도도 아이마다 모두 다릅니다. 혼자인 아이에게는 그 아이만의,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에게는 그들만의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실제 상황을 통해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럴 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이런 말을 할 때는 어떻게 대꾸해야 하는지 등 반항기 자녀를 둔 엄마들이 보내온 사연 중에서 대표적인 여섯 가지를 골라 전문가 선생님의 자세한 답변을 들어보겠습니다. 또한 이 시기 아이들과는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지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하세요

Q: 아이가 반항기라고 느껴질 때, 부모는 기본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반항기를 계기로 아이를 어른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다음의 세 가지 사항에만 유의하면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기

‣ 아이를 떠받들지 않기

‣ 어른으로 대하기


Q: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도 피 말리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A: 부모가 착한 아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 아이는 더 어긋나려고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몇 년씩 마음고생을 심하게 시키는 아이도 있는 반면 잠깐 그러다가 온순해지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지금까지의 관계와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자세 등이 있습니다.


아이가 불필요한 반항을 하지 않도록 부모는 나와 아이는 다른 사람이다. 아이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라고 인정해주는 어른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Q: 아이에게서 반항기라고 할 만한 특별한 조짐은 보이지 않는데,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A: 개인적으로는 반항기를 겪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호된 반항기를 겪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는 아이들이 최근 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 아이들은 대개 다음의 세 가지 경우입니다.


먼저, 갈등이 없는 부모 자식 관계를 갖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원하는 것에 대해 절대 안 된다며 거절당한 적도 없고 억지로 참아야 하는 경우도 별로 없었던 아이들입니다. 즉 반항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인 셈이지요. 두 번째는 지배적인 성향의 부모를 둔 아이들인 경우입니다. 이런 집의 아이들은 옷이나 머리 모양을 포함한 생활 전반의 모든 것을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면서 자라게 됩니다. 결국 아이는 그 지배에 익숙해져서 반항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소원한 집의 아이들입니다. 부모가 너무 바빠서 아이와 밀접하게 접촉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서로에 대한 애착도 없고 부딪힐 일도 적은 것이지요.


물론 반항기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억지로 반항을 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와의 관계를 곰곰이 되짚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인 내가 너무 지배적인 성향은 아닌지, 혹시 우리 아이와 너무 데면데면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는 것이지요.


Q: 요즘 들어 아이가 자기 동생을 자주 괴롭힙니다. 이것도 반항기 행동인가요?

A: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동생들에게 푸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의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부모에게 풀지 못하고 다른 형제자매들에게 푸는 경우, 단순한 화풀이의 연장선이긴 하지만 그때까지의 형제자매 관계를 어느 정도 반영한 행동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반항기를 보내고 나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나요?

A: 사회에 나가는 과정에서 부모를 이해하게 됩니다. 반항기를 겪으면서 부모와 자식은 일시적으로 상처를 입을 수도 있지만 인간에게는 정화 능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때는 내가 너무 심했던 것 같다고 아이도 반성을 하고, 내가 지나치게 간섭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부모도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기가 생깁니다.


Q: 부모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먼저 부모인 나부터 왜?라는 의문을 갖는 것입니다.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하는 부모는 많지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와 공부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는 부모는 흔치 않습니다. 부모가 먼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는 더욱 드물지요. 아이가 무언가를 해주길 바란다면 부모 자신이 먼저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부부 관계 개선에 힘쓰십시오. 부부 관계가 좋아졌더니 아이의 반항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사춘기 아이들 문제의 배후에는 엄마 아빠, 제발 사이좋게 지내세요!라는 아이의 속내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그리고 셋째, 내 아이의 주변에도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가 반항하는 원인이 다른 데 있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 관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수업을 못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 아이의 전반적인 생활에 관심을 갖고 냉정한 눈으로 아이 주변을 잘 살펴야 하겠습니다.

반항기를 안 겪게 할 수는 없을까?

훌륭한 어른이 되기 위한 첫 관문

사춘기 내 아이는 예술가와 같다

반항기는 자기주장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기주장이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의 본능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아가 성장하고 발달할 때 보이는 행동이므로 아이가 반항기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 드디어 내 아이가 날아갈 준비를 하는구나! 하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십시오.


인간은 반항기를 거치지 않고 자립할 수 없습니다. 자립하지 못하면, 자아가 정립되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 말에 휘둘릴 수도 있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부모나 가족에게조차 마음껏 반항하지 못하고 자란 사람 중에는 사회를 향해 일종의 자포자기적인 반항, 즉 비행이나 범죄를 일으키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폭주족도 사회를 겨냥한 일종의 자포자기적 반항입니다. 불량스러운 폭주족들 가운데는 사춘기 때 부모에게 충분히 자기감정을 터트리지 못해서 그 울분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이 많습니다. 부모에게 마음 놓고 반항하지 못하면 자아를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소설이나 시인 같은 작가는 글을 쓰면서, 예술가는 그림이나 조각, 음악 같은 자기 작품을 통해 자아를 표현하고 자기주장을 합니다. 자기주장의 형태는 실로 다양해서 스포츠나 연기, 문장 등으로 표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것에 비해 사춘기 반항은 청소년기에 겪는 매우 미숙하고 원시적인 자기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예술가들은 선인의 작품과 사상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사람입니다. 뛰어난 예술가들은 앞선 시대의 사상과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섭니다. 반항기 아이의 관점에서는 부모가 바로 앞선 시대의 사람들입니다. 그런 아이는 부모를 통해 나는 이렇다!고 자기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사춘기 아이는 반항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부모를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반항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그 주장을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부모를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반항기는 꼭 거쳐야 하는 인생의 중요한 관문입니다.


인간은 반항하면서 자아를 성숙시켜 나가고 확립시켜 나가는 존재입니다. 아이가 훌륭한 성인으로 자립하길 원한다면 아이의 반항을 겁내지 말고 적극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 이해를 돕기 위해 예술가를 예로 들었지만 평범한 한 명의 사회인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아이가 한 사람 몫을 충분히 해내는 사회인이 되지 않길 바라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네다섯 살 무렵의 반항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사춘기의 반항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