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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의 뉴 패러다임 : 부모가 겪고 있는 자녀 양육 문제의 ‘진짜 문제’ 파악하기
이 책의 존재의 이유
부모는 수선공이 아니고, 아이는 고장 난 기계가 아니다
라디오 상담에서 접하는, 부모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아이의 행동은 보통 절대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볼 때, 아이는 마치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고장 난 기계처럼 보인다. 부모들은 ‘아이 자체(성향)’나 아이가 처한 ‘상황’, 그리고 아이가 만들어 가고 있는 ‘관계’에 대해 알려 하지 않았다. 정말 현명한 부모라면 자신의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를 알려고 한다. 아이의 성향이나 기질이 무엇이며, 이것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어떤 특성으로 표현되는지를 정확하게 알려고 하는 것이다.
자녀 문제를 상담하는 부모가 가진 진짜 문제는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보지 못하고 고장 난 기계로 본다는 것이다. 기계의 고장에 대해 부모는 수선공의 역할을 하게 된다. ‘부모는 수선공이 아니고, 아이는 고장 난 기계가 아니다’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하는 것이 상담의 핵심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라고 보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아이의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어떤 상황을 힘들어하고, 어떤 조건에서는 어떤 행동을 쉽게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상담에서 문제 상황을 하나하나 파악해 가면서, 부모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이 때문이 아니라, 아이의 특성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고, 대부분의 경우 아이의 그런 기질적 특성이나 성향 또는 아이의 행동을 부모가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하는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했다. 이것을 상담에서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고 한다.
분명, 부모가 자녀보다 더 현명하고 능력 있고 또 성숙한 사람이기에 많은 경우 이런 관계의 문제에서 자녀에게 더 알맞은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낼 수 있다. 상담은 아이에 대해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능동적 해결자로서의 부모의 역할이 부각된다. 이런 경우, 아이는 고장 난 기계가 아닌 그 자체의 특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이 된다. 부모는 말 그대로 아이와 관계를 맺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자기 발견이고, 그 다음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이에 대한 이해이다.
엄마는 괴로워 : 자녀 양육의 기준이 없어 혼란스러운 부모
‘엄마는 괴로워’ 유형은 아이를 키우는 것 자체를 가장 힘들게 느낀다. 무엇보다 스스로 부모로서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 뚜렷한 생각이 없다. 부모로서 모범을 보이고 양육에 대한 철학이나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각종 육아 교육 서적을 읽고 교육 강연도 찾고 열심히 참여도 해보려 한다. 하지만 항상 실천이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알겠지만, 막상 현실에서 내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당장 어떤 문제가 생기면 막막하거나 그냥 손을 놓게 되는 상황이다. 훌륭한 부모들의 이야기, 잘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기도 하면서 자신이나 우리 아이는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부러워한다.
‘괴로운 엄마’의 특징
‘괴로워’ 형의 엄마는 아이에게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서 바쁘고 피곤하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신경 쓰고 노력하는 것에 비해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것 같다. 엄마는 짜증이 난다. 잘 따라만 준다면 쿨하게 아이에게 간섭하고 싶지 않다. 쿨한 부모-자녀 관계로 화목하게 지내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엄마 마음 같이 되지 않는다.
이 유형의 엄마는 본인이 나름대로 쿨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계속 그렇게 쿨하게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이를 양육하는 일에는 본인이 지향하는 쿨함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나 조절이 통하지 않는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고, 또 그런 만큼 보살펴 주려고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협조하지 않는 듯하여 쉽지 않다고 느낀다. 이런 부모들이 가지는 ‘쿨함’이란 당신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형성한 자기 중심적인 삶의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외동딸이나 외동아들로 자란 사람들에게서 쉽게 보이는 행동 특성이다.
Tip ‘엄마는 괴로워’ 부모에게 주는 조언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면서 점차 철이 들며 어른이 되어간다. 아이와 같이 커가는 사람이 부모이다. 아이가 세상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가지듯이, 부모도 아이를 키우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한 믿음을 뚜렷하게 가지게 된다. 물론,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가진 믿음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할 때도 있고, 또 서로 다른 믿음 속에서 당혹스러워하기도 한다. 자녀는 이런 측면에서 부모에게 ‘현재 당신은 어떤 상태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상황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자녀를 통해 부모는 스스로 자신이 배우자 또는 주위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괴로워’ 형의 부모가 아이에게 힘들어하는 것은 마치 ‘아이가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소년소녀 가장 상태에 있다. ‘괴로워’ 형의 부모에게는 무엇보다 본인의 삶이 예쁘고, 멋지게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강하다. 나를 멋지게 하고 나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괴롭기만 한 상황이다. 아이는 부모와 구분되는 어떤 존재라기보다는 부모가 만드는 세상 속에 갑자기 생겨난 애완동물이나 이물질의 상황에 있다. 아이를 좋아하고, 또 아이와 비슷하게 잘 어울리기도 하는 부모들이지만, 이런 마음은 마치 애완동물이 나에게 애교를 떨고 나를 멋있게 해줄 때 더 마음이 가는 그런 심리이다.
‘엄마는 괴로워’ 유형의 부모는 자녀를 키우기보다는 자녀와 같이 이 세상을 살아나간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왜냐하면, 부모의 역할을 하는 사람도 세상에서 스스로 혼자 서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부모는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도 나름대로 혼자서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배우자가 자신을 돌보아 주고, 당신은 자식을 돌보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을 때, 해결책이 생겨난다. 배우자는 동반자이다. 그리고 새로운 인생의 동반자가 바로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생겨난 아주 신기한 외계인이다. 같이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없기에 즐겁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엄마는 아이와 연애 중 : 엄마와 아이의 세상이 일치되기를 기대하는 부모
‘연애 중인 엄마’의 특징
많은 사람들이 ‘엄마는 아이와 연애 중’ 유형과 ‘엄마는 괴로워’ 유형이 헷갈린다고 이야기하지만, 두 유형은 분명히 구분된다. ‘괴로워’ 유형은 엄마가 아이에 대해 잘 모르겠고, 고민하는 힘든 상황 끝에 아이를 방조한다. 그냥 내버려두면서 그것을 쿨하다고 합리화하는 것으로 위안 삼는다. 반면 ‘엄마는 아이와 연애 중’ 유형의 엄마는 이런 경우, 아이와의 관계나 아이의 문제에 괴로워하면서도 아이에게 매달린다. 이 엄마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이와 혼연일체가 되어 아이의 성공과 발전을 위해 매진할 때이다. 이것이 바로 아이와 연애 중인 엄마의 심리이다. 아이의 문제는 문제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아이와 혼연일체가 될 수 있는 이유이기 때문에 엄마에게 또 다른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엄마가 아이와 연애 중인 상황은 바로 엄마와 아이가 서로에 대한 끌림과 이해 부족을 동시에 가진 상황과 가장 잘 대비된다. 분명, 엄마는 아이가 내 배에서 난 아이이기 때문에 아이의 세상과 내 세상이 같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 아이니까 내가 누구보다도 내 아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는 내 말대로 따라주어야 할 것으로 기대한다. 내가 잘 보살펴주는 만큼 엄마가 기대하는 것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뱃속에서 나온 아이가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은, 남편이 나를 몰라주는 것보다 더 서운한 일로 느껴진다.
‘엄마는 아이와 연애 중’ 유형 부모의 양육 방식
자녀 양육에 대해 엄마가 가진 기본적인 태도는 이 험한 세상에서 아이가 살아남도록 하기 위해 엄마와 아이는 일심동체로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엄마의 세상과 아이의 세상은 하나이다. 이 사회에서, 이 세상에서 같이 성공하고 살아남기 위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그 목표는 공부이다. 그렇기에, 엄마의 삶의 목적은 아이의 공부, 좋은 성적, 그리고 남들에게 번듯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회적 성공이다. 아이의 성적표는 엄마의 성적표가 된다.
엄마가 자신의 세상과 아이의 세상을 동일하게 생각할 때, 정작 엄마 자신에 대한 이해, 자신의 심리 상태에 대한 탐색, 그리고 자신과 구분되는 아이의 특성이나 심리 상태에 대한 탐색은 이루어지기 힘들다.
Tip ‘아이와 연애 중’ 부모에게 주는 조언
‘엄마는 아이와 연애 중’ 유형의 부모에게 ‘자녀와 연애하는 감정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대부분은 이에 공감한다. 이 유형의 부모는 겉으로 ‘엄마는 매니저’나 ‘엄마는 괴로워’ 유형과 잘 구분되지 않는다. 남녀 간의 연애 상황에서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헌신이 동시에 있기에 일반적으로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확인되는 관심이나 헌신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연애의 아픔은 그것이 깨지는 상황이 될 때까지 주위에서 잘 느끼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엄마는 아이와 연애 중’ 유형은 아이와 막상 문제가 생겨날 때까지는 잘 구분되지 않는다. 이들은 갈등 상황에서 엄마의 심정도, 아이의 심정도 서로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각자가 상대방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다르다. 사소한 것, 세세한 것에 의해 갈등이 생겨난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파악이 힘들고, 해결책도 분명하지 않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때조차 부모-자녀 관계에서의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힘들다. 자녀의 문제를 지적하고 자녀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부모의 심정에 동조한다고 하더라도, 부모로서는 그것으로 위로를 받지 못한다. 마치 연애 상담에서 ‘내 남자친구 욕을 한다면 내가 했지, 남이 내 장단 맞춘다고 같이 욕하면 기분이 나쁜’ 심리와 같다. 그래서 상담에서 아이의 문제를 지적하고 그것에 대해 조언을 하게 될 때, 이런 부모는 가만히 듣다가 ‘우리 애는 나쁜 애가 아니에요, 알고 보면 잘 하는 거 있고 참 착한 아이인데’라는 반전 모드를 보인다. 아이가 잘못된 것은 나쁜 아이여서가 아니라, 주변 상황, 특히 나쁜 친구를 만나서라고 믿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 유형의 부모는 상담에서 ‘부모-자녀’의 문제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시키고, 그 해결책을 스스로 찾도록 하기에 가장 힘든 부모 유형이기도 하다.
엄마는 매니저 : ‘아이’가 삶의 기준점인 부모
‘매니저 엄마’의 특징
‘엄마는 매니저’의 심리로 사는 어머니들은 보통 전업주부이다. 직장을 다시 가진다 하더라도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 도저히 어쩔 수 없어 잠시 직장을 그만두게 된 경우가 많다.
매니저 역할을 효과적으로 잘하기 위해서는 세세한 정보를 아는 것이 중요하기에 학부모 모임에 귀 기울인다. 학부모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정보를 잘 찾고 공유하려 한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능한 한 성실히 실천한다. 좋다고 하는 다양한 정보 속에서 팔랑귀처럼 이리 저리 휩쓸리기도 한다. 그렇기에,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을 많이 호소하기도 한다. ‘어떤 학원이 정말로 좋은 학원인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지’ 등에 대한 고민이다. 주변 엄마들과 자녀 양육에 관련된 문제나 고민을 서로 나누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요청하기도 한다.
‘엄마는 매니저’ 유형 부모의 양육 방식
매니저 엄마는 아이와 같이 앉아 학교나 학원 숙제를 한다. 학습지를 같이 풀기도 하고, 옆에서 시간을 챙기기도 한다. 아이가 푼 문제에 대한 답을 확인하고, 틀린 답을 다 가르쳐주려 한다. 자라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유기농 간식을 만들고 챙겨주는 것은 기본이다. 방학이나, 놀토가 되면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장소에 아이를 데리고 간다. 박물관, 미술관, 체험학습장에 가서 아이의 곁에 붙어 일일이 설명도 해주려 한다.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것도 기본이다. 그렇기에 직장을 가진 엄마보다는 전업주부여야 한다.
매니저 엄마의 경우, 아이의 성적이 좋지 않다면 선생 여럿을 붙여주면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야단을 치면 아이 기가 죽을 수 있기에, 공부 못한다고 크게 야단을 치진 않는다. 속은 속대로 상하지만 학원에 아이가 성실히 다니면서 공부하는 척이라도 해주면 다행이다. 엄마가 정말 속상할 때는 아이가 엄마 뜻대로 하지 않고 반항하는 모습을 보일 때이다. 잠재적인 스타가 평범한 삶을 살 것 같은 좌절감을 맛본다. 미래의 희망이 없어지는 듯한 정서적 동요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부모에게서 양육되는 아이들은, 통상 사람들이 외동아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는 편견에 부합되는 모습을 보이기 쉽다. 또래 집단에서 자기 중심적이거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약하다. 부모나 어른을 존중하기보다는 마치 하인을 부리는 듯 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엄마가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도 자신에게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Tip ‘엄마는 매니저’ 부모에게 주는 조언
엄마는 그렇게 충실하게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 아이는 정말 원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이것이 대부분의 ‘엄마는 매니저’ 유형의 부모가 가질 수 있는 큰 고민이다. 아이가 정말 원하고 잘하는 것이 뚜렷하다면 적극 밀어주고 싶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 열심히 뒷바라지를 하지만, 아이는 뚜렷한 비전이나 꿈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고민이다.
아이는 뭐든 다 해주는 부모에게 의존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독립적일 수도 있다. 독립적인 모습은 부모에게 반항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쉽다. 아이 입장에서 어렸을 땐 부모가 챙겨주는 것을 다 받았지만, 점점 그 틀에서 벗어나려 한다. 아이는 자신이 어렸을 때를 기대하고 보살피려는 부모와 갈등 상황에 처하게 된다. 아이가 기가 약하거나 교우 관계가 좋지 않으면 더 부모에게 의존한다. 만일, 기질이 강하다면 부모의 보살핌에 대해 귀찮다고 표현한다. 아이는 점점 부모와의 독립 전쟁을 벌이게 된다. 이것은 보통 사고를 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아이의 계속되는 돌출 사고 행동은 엄마가 매니저 역할에서 벗어나게 하기보다 더 아이에게 끌려가게 하고, 매니저 역할을 더 강화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의 생활과 유흥비까지 관리하게 되는 상황이다.
보통 이 엄마가 자랄 때에 부모가 유사하게 잘 관리하고 지원해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부모 자신이 엄친아, 엄친딸로 잘 자라고, 부모가 원하는 공부나 역할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엄마는 선생님 : 전통적이고 규범적인 양육관을 가진 부모
‘엄마는 선생님’ 유형 부모의 양육 방식
이 유형의 부모 역시 아이와 친근한 이야기를 한다든지 함께하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친구처럼 놀이 시간을 보내고 그것이 끝나는 순간에는 다시 서로의 역할과 관계가 분명해진다. 놀이 시간은 놀이 시간이고, 다시 엄마 말을 잘 들어야 되고, 엄마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야 한다. 아이는 엄마와 친하긴 한데, 어딘지 모르게 부모를 어렵게 느끼는 부분이 있다.
보통 아이가 어릴 때는 ‘엄마는 선생님’ 유형 부모의 요구에 잘 따른다.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 착한 아이이다. 하지만 엄마의 감시망 밖에 놓이는 경우, 엄마가 믿고 있는 것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부모의 감시망 안에서는 부모의 인정을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통제권 밖에서는 짓궂거나 전혀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부모의 지시와 관리가 효과적이라면 엄친아, 엄친딸로 자라기 쉽다. 아이가 무엇보다 부모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점차 중요한 결정은 항상 부모와 상의하게 된다. 잘한 일이 있으면 부모에게 칭찬을 받아야 한다. 엄마(부모)는 아이에게 중요한 인물일 뿐 아니라, 삶의 기둥이 되는 사람이다. 엄마(부모)가 보여주는 것만을 세상이라 생각하기 쉽고, 엄마가 알려주는 것이 세상의 규율인 것처럼 믿기 쉽다.
부모와 아이의 궁합이 맞지 않을 경우, 부모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아이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강한 기질과 뚜렷한 자기 세계나 개성이 있는 아이일 경우이다. 이런 아이들은 어릴 적에는 자신의 욕구를 잘 표현할 줄 모르기 때문에 내성적이거나 얌전해 보일 수 있다. 그렇기에, 부모의 지시나 규범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착한 아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점차 어느 순간부터 부모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거부하는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부모는 부모대로 점점 아이에 대해 힘들어하고 답답해하기 시작한다.
Tip ‘엄마는 선생님’ 부모에게 주는 조언
엄마는 선생님 유형의 부모들은 비교적 뚜렷한 가치관과 교육관으로 자녀를 교육한다. ‘그것은 이래야 된다’라는 규범적이고 권위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부모 본인은 자신이 그렇게까지 규범적이거나 권위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유형의 부모들은 상담하기 어려운 내담자이다. 나름대로 가진 논리의 틀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이 다른 부모나 아이에게 상담해 주는 역할을 많이 하려 한다. 번듯한 직장에서 사회 생활을 잘하는 분들이다. 주위에서는 아이를 어떻게 그리 잘 키우냐, 학원은 어디를 다니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주변 엄마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아이가 이렇게 참하고 말을 잘 들으며 공부도 잘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작 아이는 때때로는 숨이 막힌다고 생각을 하기 쉽다.
‘엄마는 선생님’ 유형 부모와 아이의 갈등은 부모가 어느 정도 아이만의 뚜렷한 개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부분이 적다면, 어느 순간 아이가 반항한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면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아이의 경우, 늘 엄마가 시키는 대로 어느 정도 맞추려고 노력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엄마가 하라고 한 것 이외의 것을 시도했을 때 ‘내가 뭘 할 수 있네?’라는 것을 느끼는 자기 성장의 놀라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경험이나 기회를 몇 번 가지게 되면, 언제부터인가 갈등을 감수하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한다. 부모가 원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부모는 다시금 강하게 아이의 행동을 통제, 관리를 시도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포기하는 듯한 방임형으로 바뀌게 된다.
엄마는 쿨해 : 아이의 독자적 세계를 인정해주는 부모
‘엄마는 쿨해’ 유형의 부모는 무엇보다 부모 나름대로의 삶이 있고,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의 삶이 있다는 것에 충실하다. 즉, 아이 세상 따로, 내 세상 따로라는 것이다. 부모와 아이가 각자 보는 세상이 다르고, 이것들은 서로 양립하고 있다. 쿨한 부모에게 아이는 분명 돌봐야 하는 자녀이지만, 이와 동시에 자신의 아이를 독립적인 한 사람으로 보려 한다. 이것이 다른 부모 유형과 확실히 구분되는 점이다.
‘쿨한 엄마’의 특징
자기 일을 가지고 자기 생활 반, 아이 생각 반 하는 맞벌이 엄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엄마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부분이 많기에,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챙기지 못한다는 일종의 자책감도 있다. 하지만 바쁜 삶 때문이라는 것은 표면적인 핑계다. 무엇보다 아이의 삶에서 부모는 큰 줄기에 해당되는 것만 잘 챙겨주면 된다는 철학이 분명하다. 아이에게 선택권과 자율성, 책임을 지우려 한다.
‘엄마는 쿨해’ 유형 부모의 양육 방식
쿨한 특성을 뚜렷하게 보이는 부모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인식, 자신에 대한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려 하는 사람이다. 따라, 자신을 자녀보다 먼저 앞에 둔다. 자신보다 자녀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쿨한 부모가 되기 쉽지 않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한국의 전통적인 훌륭한 부모라는 규범 속에서 막연히 ‘나 자신보다 자녀를 더 중요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믿는다.
쿨한 부모도 분명히 아이가 잘되기를 바란다. 아이에 대한 분명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관리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항상 ‘그 정도까지 해야 하나? 그것이 아이가 원하는 것이고, 또 내가 원하는 것일까? 굳이 그럴 필요 있어?’라는 브레이크가 함께 작동한다.
쿨한 부모들의 주문과 같은 주장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주관 있는 아이’로 커야 한다는 것이 이들에게 중요하다. 아이에게 쉽게 하는 이야기는 ‘네가 공부를 못할지라도,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엄마를 설득시켜 줘, 그리고 그것을 해’라는 말이다. 이런 태도를 아이에게 분명히 보여주려 한다.
‘쿨한 엄마 모드’
쿨한 부모의 대표적인 특성은 아이에 대한 기대나 희망보다 ‘아이의 성향이 어떻다’라는 이야기를 잘한다는 것이다. 다른 어머니들보다 좀 더 명확하게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세계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함으로써 아이의 세계 자체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아이의 장점,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또 그 자체로만 받아들이려 한다. ‘어떻게 하겠나? 그게 그 아이의 성격이고, 나도, 내 아이도 분명한 한 인간인데, 각자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지’와 같은 생각이 비교적 분명하다. 또 주위 사람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한다.
쿨한 부모가 만일 자녀를 둘 이상 가지고 있다면 서로 비교하거나 차별하려 하지 않는다. 각자의 성향의 차이를 존중해 주려 한다. 용돈을 주더라도 첫째와 둘째에게 돈을 똑같이 주려 하지 않는다. 둘째 아이는 맛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주고, 첫째 아이는 좋은 옷을 좋아하기 때문에 옷을 주는 식의 모습이다. 쿨한 부모의 모습은 고학력 부모들이 개념적·이상적으로 추구하는 모습이기 쉽다. 하지만 대다수 한국의 고학력 부모들은 말은 쿨한 모습으로 아이를 대하려 하지만, 행동은 매니저 또는 선생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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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