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과목별 교과서 읽기 능력
교과서 읽기 능력이 왜 중요한가?
교과서 왜 읽어야 하나?
유명 대학 수석 입학자를 포함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모두 높은 성적의 이유를 ‘교과서 위주의 공부’라고 말한다. 무언가 특별한 공부 비법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여간 실망스러운 대답이 아닐 수 없다. 분명히 공개하지 않은 특별한 비법이 있을 거라고 믿는 눈치다. 몇 년 동안 유명 학원, 과외, 문제집, 참고서 등 모든 것을 동원해 공부했지만 크게 효과를 못 본 학생과 부모 입장에서는 달랑 교과서로 공부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뭔가 특별한 공부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교과서로 공부했어요.”라는 대답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과서는 학습에 필요한 모든 교재 중에서 기본이 되는 책이다. 훌륭한 건축가가 든든한 기초 위에 좋은 재료로 멋진 건물을 짓듯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교과서로 단단히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다양한 독서와 자기만의 공부법 등을 더해 훌륭한 성과를 이루어 낸다. 만약 이들이 교과서를 외면했다면, 단언컨대 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교과서는 전 학년에 걸쳐 체계적인 짜임을 갖고, 배워야 할 내용을 단계적으로 적절한 방법에 따라 배울 수 있게 만들어진 최적의 교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과서를 빼고서는 어떤 내용을 얼마나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할지,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외면받는 교과서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가 자기 스스로 공부를 척척 해냈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나 그러한 부모들의 바람에 부응하는 아이가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
교과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부모도 마찬가지다. 부모들은 문제집이나 참고서 따위를 학습 종합 선물 세트쯤으로 생각한다. 교과서 내용 중에서 중요한 것만 간추렸으니, 따로 핵심 내용을 추리는 수고를 안 해도 되고, 교과서에는 없는 참고 내용이 꽤 실려 있는 데다, 문제 풀이까지 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문제집이나 참고서만 있으면 교과서는 없어도 된다고 여긴다. 심지어 어떤 부모는 매일 아침 아이들이 학교 가기 전에 30분씩 전과를 읽게 지도한다고 한다. 매일 아침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예습해 수업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란다. 그런데 막상 매일 아침 전과를 읽는 아이의 반응은 엄마가 기대한 바와는 전혀 달랐다. 전과는 너무 어려워서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안 읽으면 엄마에게 혼나기 때문에 억지로 읽는다는 것이다.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단계인 초등학교 때 학교 선생님과 더불어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바로 부모다. 그런데 그 부모가 교과서보다는 유명 참고서나 문제집으로 학습하는 것을 더 선호하니, 아이들도 공부는 당연히 ‘문제집 푸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결국 자연스럽게 교과서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교과서의 기본적인 활용법
교과서 편집 체제 알기
교과서는 다른 책과 달리 학생에게 어떤 지식을 전달하겠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만든 책이기 때문에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편집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것을 편집 체재라고 한다. 교과서는 교과서를 읽는 학생들이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복적인 편집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그런 편집자의 의도대로 교과서를 읽는다면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의 일반적인 편집 체재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① 글의 내용을 대단원과 소단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② 단원의 내용을 대표하는 단원 제목이 있다.
③ 단원의 도입 부분에 본문에 대한 개요와 학습 목표를 제시한다.
④ 핵심 단어를 굵은 글씨로 쓰거나 색깔 표시를 하는 등 눈에 잘 띄도록 한다.
⑤ 본문 내용과 관련된 그림, 사진, 지도, 도표 등을 통해 내용을 보충하거나 요약한다.
⑥ 본문과 관련된 참고 자료와 도움말 등은 오른쪽과 왼쪽 날개 부분에 게재하고 있다.
⑦ 과목에 따라 다양하게 ‘탐구’, ‘수행’ 또는 ‘과제’라는 요소를 단락 중간에 넣어, 배운 내용을 점검하거나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⑧ 단원이 끝나면 학습 목표와 달성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질문을 하고 있다.
⑨ 과목마다 독특한 아이콘을 사용해 이목을 끌어 집중하게 한다.
⑩ 일부 과목은 대단원의 도입, 마무리 과정에 해당 단원에서 배울 내용과 배운 내용을 한눈에 정리해 볼 수 있도록 구조화해서 제시하고 있다.
교과서로 예·복습, 수업 해결하기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예습, 본 수업, 복습을 적절히 나누어 학습한다. 이때 교과서를 읽는 방법도 각각 다르다.
(1) 예습하기
예습을 할 때 교과서를 꼼꼼히 볼 필요는 없다. 진도 나갈 부분을 훑어보면서 제목, 학습 목표를 확인하고, 그림이나 그래프, 표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들과 제목을 보면서 어떤 내용일지 짐작해 보는 정도가 좋다. 그리고 어렵다 여겨지는 곳, 선생님에게 묻고 싶은 부분을 따로 표시해 둔다. 그러면 수업을 들을 때 그 부분을 좀 더 신경 써서 들을 것이다.
(2) 수업하기
본 수업을 할 때는 교사의 안내에 따라 교과서를 보면 된다. 이때 예습하면서 미리 표시해 둔 곳을 신경 쓰며 수업을 듣고, 혹시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선생님이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이 있다면 빈 공간에 쓰거나 메모지에 적어 붙여 둔다. 선생님은 필요에 따라 교과서 내용을 심화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그리고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 생각되면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양한 예를 들어 수업을 한다. 이것을 잘 적어 두면 나중에 복습하거나 시험 공부를 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그리고 수업 중에 ‘이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그 역시 꼭 표시해 두도록 한다. 그건 십중팔구 시험에 나온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신이 수업 시간에 특별히 예로 든 것이 있다거나, 특별히 강조해 설명한 것을 시험에 낸다.
(3) 복습하기
수업이 끝나자마자 5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 본 적 있을 것이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공부했다면 그것이 얼른 머릿속에 자리잡아 잊혀지지 않으면 참 좋을 텐데 아쉽게도 우리의 뇌는 그렇지 못하라. 배운 지 1시간 후면 50%, 하루가 지나면 70%를 잊어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수업이 끝나자마자 배운 것을 한 번 더 보고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쉬는 시간에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복습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집에 돌아와서 그날 수업한 교과서를 펴고 선생님이 강조한 것, 내가 메모했던 것들을 꼭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주요 과목 교과서 읽기 능력
읽기 교과서
국어의 읽기는 모든 학습에 기초가 되는 과목이다. 수학, 과학, 사회, 영어 등 모든 과목이 교과서를 읽고 이해를 해야만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습에 있어서 ‘도구’의 역할을 하는 읽기 교과서의 내용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은 다른 과목 교과를 잘 읽어낼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는 것인 셈이다. 우리 부모들의 희망인 ‘완전 자율 학습’이 가능하려면 읽기 교과서에서 읽기 능력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부모는 읽기 교과서를 단순히 국어 과목의 한 갈래 정도로만 여길 게 아니라, ‘읽기 능력’을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 이것이 자녀를 평생 ‘능숙한 독자’로 만들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읽기 교과서 배우기 실전
* 어휘력 키우기
어휘는 얼마나 많은 낱말을 알고 있는가 하는 ‘양’도 중요하지만 그 낱말의 다양한 의미, 즉 ‘깊이’도 몹시 중요하다. 저학년 때 낱말의 양을 채우는 데 신경을 쓴다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낱말을 ‘깊이’ 있게 아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그래서 학습 목표상에서 보면 저학년 때는 흉내 내는 말, 반대말, 비슷한 말 같은 것을 배운다면, 4학년이 되면 여러 가지 뜻을 가진 낱말의 뜻을 문맥을 통해 짐작하기를 배우고, 5학년에는 같은 낱말이면서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 말, 6학년은 비유어를 학습한다. 교과서 속 글을 읽어 보면 5학년 이상은 여러 낱말이 어우러져 새로운 뜻을 갖게 되는 관용어, 속담, 비유어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수학 교과서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일찌감치 학원이나 과외 등에 부모가 손을 내미는 과목 중 하나다. 예전 부모 세대가 산수(수학)을 배울 때에 비해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수학은 계산의 과정을 아주 중요시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혹시라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다르게 가르쳐 문제가 될까 봐 걱정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사교육에 의지하게 된다.
한 어머니가 아이와 공부하며 겪었던 어려움을 얘기했다. “3학년짜리 아들이 수학 숙제를 한다더니 세 자릿수 뺄셈을 들고 와서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거예요. 뺄셈을 모르겠다는 아이가 한심하고 답답한 생각이 들어 이걸 왜 모르냐며 가르쳐 주었어요. 그런데 자꾸 엄마가 틀렸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잘 알면서 왜 물어보냐고 화를 내 버렸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요즘엔 뺄셈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더라고요. 받아 올림을 미리 생각해 백의 자리부터 계산하는 방법도 가르치는데 저는 그걸 모르고 예전에 배운 방법을 가르쳤던 거예요. 괜히 화낸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더 이상 내가 가르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처럼 혹시나 내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다르게 가르쳐 아이에게 혼란을 줄까 봐 못 가르치겠다는 부모가 꽤 많다. 그런 이유로 부모가 직접 아이를 가르치지 않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질문을 하는 부모도 있다.
그럴 때 내 대답은 하나다. “아이들의 교과서를 유심히 보세요. 그럼 옛날 방식대로 잘못 가르쳐 아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몰라서 못 가르치는 것과 알면서 아이 혼자 힘으로 하도록 지켜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수학 교과서 읽기 방법 배우기 실전
* 오답이 많다면 그 원인을 찾아야 문제가 해결된다
다른 어떤 과목보다 수학은 교과서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그 과정을 반드시 파악하고, 아이가 어떻게 문제 풀이를 하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수시로 아이의 수학 교과서와 문제집들을 살펴보자. 그래서 어려워하고 있는지, 있다면 무엇을 어려워하고 어디까지 모르는지, 만일 틀린 것이 있다면 틀린 이유가 무엇인지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고학년이 될수록 문제를 풀 때 수학 공식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진다. 5학년 1학기 7단원에서는 평면 도형의 높이를 배우는데 교과서와 수학 익힘책을 유심히 봐도 우리가 외워 사용하던 공식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단지 삼각형과 평행 사변형을 이용해 사다리꼴의 넓이를 구하는 과정이 나와 있고, 이 과정을 통해 사다리꼴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알려 주는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 물론 그때그때 필요한 공식을 적용해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도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공식을 잊어버리거나, 변형된 문제가 나오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수학을 제대로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사회 교과서
사회는 그 어떤 과목보다 전체를 보는 눈이 필요한 과목이다. 왜 내가 이것을 알아야 하고, 이것이 다른 것과 어떤 연계성을 지니는지 알아야 한다. 내가 서 있는 이곳과 연관된 모든 것이 사회 과목이다. 생활 밀착형 과목인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아주 쉽게 배우고, 재미있게 공부하고, 많이 써 먹을 수 있는 실용 과목인 것이다.
1, 2학년 아이들은 공부가 크게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3학년 때부터는 달라진다. 그때 공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과목이 바로 사회다. 평소 잘 접하지 못한 개념어들이 등장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환경과 생활이 어쩌고저쩌고, 지도가 어쩌고저쩌고……. 무슨 말인지 어렵게만 들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 상태에서 단원 평가라도 보면 2학년 때는 받아 보지 못한 점수를 받게 된다. 그러니 ‘난 사회 못해’, ‘어려워’ 하고 각인되어 버리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사회를 쉽게 배우면, 상급 학교에 가서도 크게 거부감 없이 공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 과목을 처음 만나는 3학년 때 사회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인식시키고 절대 무서운 과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 교과서 읽기 방법 배우기 실전
사회는 다른 과목과 달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 도표, 지도와 같은 자료가 많이 제시되어 있다. 그래서 사회 교과서를 읽을 때는 본문 외에 지도, 그래프, 도표 등을 잘 읽어 내야 한다. 이 자료들은 본문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로 제시되어 본문의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한눈에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떤 경우는 그것만으로도 중심 내용을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사회에서는 본문을 잘 읽고 이해하는 것과 더불어 그림, 지도, 도표, 그래프와 같은 자료를 읽어 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능력이 바로 사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중심이다. 그러므로 이 자료들을 읽는 방법을 아는 것만으로도 사회 교과서 읽기를 해결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이 중요한 자료를 눈여겨보지 않고 본문만 읽기 때문에 사회를 아주 어렵고 외울 것이 많은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회 교과서를 읽을 때는 모든 글을 읽을 때와 같이 기본적으로 모르는 말이 있는지 확인하고, 중요한 내용을 간추리며 읽어야 한다. 그리고 특별히 사회 교과서를 읽을 때 반드시 신경 쓰며 읽어야 하는 점은 용어, 즉 개념어를 찾아 익히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시되어 있는 그림 단서를 활용하며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림과 도표, 그래프를 각별히 신경 쓰며 읽어야 한다.
과학 교과서
과학을 잘하는 길은 관찰하고, 궁금해 하고, 깊이 탐구하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앞선 과학자들이 이루어 놓은 업적을 공부하고, 많은 책들을 찾아 읽고 배워 가며 과학자의 길로 가는 것이다. 다행히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그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과학 과목은 숨어 있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밖으로 꺼내 줄 아주 좋은 도구이다.
과학 교과서를 펼쳐 보면 매 단원마다 ‘흙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난방기를 켜면 어떻게 따뜻해질까요?’ 같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툭툭 건드리는 ‘왜?’, “어떻게?” 등의 질문을 던진다. 즉, 과학 교과서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탐구 생활로 엮어져 있다.
과학 교과서 읽기 방법 배우기 실전
과학 교과서를 이용해 제대로 과학을 배워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
* 따져 가며 실험하기
과학은 과목의 성격상 탐구 활동, 즉 실험의 비중이 아주 크다. 교과서에는 탐구 과정을 아주 상세히 적어 놓았기 때문에 교사의 안내와 교과서 지시를 보고 따라 하면 큰 문제 없이 원하는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실험을 하고 나면 분명히 실험은 했는데 나중에는 ‘한 것 같기는 한데, 생각이 잘 안 나’와 같은 상태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나는 그 탐구 과정 그대로 따라 하지 말고, 달리 해 보고 싶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라고 한다. 오히려 자기 방법대로 해 보는 것을 더 권장한다. 그래야 실험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도구를, 왜 사용하는지,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된다.
* 배운 내용을 구조화해서 정리하기
한 단원의 학습이 끝나면 새로 배운 지식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본문 학습을 하면서 그때그때 알게 된 것이나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며 읽었다면, 그 내용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조화해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초보적인 단계에서는 본문의 글을 읽으면서 뗄 수 있는 종이에 메모했다가 그것들을 늘어놓으면서 배운 내용을 구조화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기에 편리하고 효과적인 구조도를 스스로 만들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집 활용하기
문제집은 자기가 공부한 것을 어느 정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학습 수단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시험 보기 전에 문제집 한 권 정도는 풀어 보는 것이 좋다.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문제를 풀어 보지 않으면 문제를 푸는 일종의 요령 같은 것이 부족해 시험 성적이 기대 이하로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메이저급 문제집들은 다양한 각도로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그래서 문제를 풀면서 ‘아, 이런 내용을 내가 놓쳤구나,’, ‘아, 이 부분에 해당하는 문제가 많은 걸 보니 꽤 중요한 모양이지’ 하며 자기 점검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집은 어디까지나 문제집이지 본격적인 공부를 하는 주교재가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가끔 일부 부모와 학생들은 주교재인 교과서보다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해서 염려가 된다. 문제집을 풀어 보기는 하되, 그 순서는 충분히 교과서로 공부한 후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충분한 학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푸는 것은 말 그대로 문제만 풀 뿐이고, 공부는 되지 않는다. 학원가에서 시험 때만 되면 ‘기출문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반복해서 풀게 한다. 그리고 부모는 부모대로 문제집을 몇 권씩 사서 아이에게 안긴다. 내 생각에는 그 정도 문제를 풀었다면 학교 시험을 아주 잘 봐야 정상인데, 결과는 그렇지가 않다. 그 까닭은 문제집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집, 딱 한 권만 제대로 풀자.”
기회만 되면 내가 부모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충분히 공부한 후에 문제를 푼다면 굳이 여러 권의 문제집을 풀면서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딱 한 권만 풀어도 시험 준비는 충분하다. 단, 거기에는 제대로 푼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그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나만의 기호를 만들자
문제를 풀다 보면 잘 아는 것도 있고, 답을 고르기 애매한 것도 있다. 그리고 어떤 문제는 몰라서 힌트를 보거나 앞에 설명을 찾아보고 푸는 것도 있다. 이럴 때 잘 알아서 푼 문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표시해 두었다가 나중에 꼭 다시 찾아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찍어 맞힌 문제도, 힌트를 보고 푼 문제도 모두 맞았다고 표시한다. 진짜 학교 시험이 아니더라도 틀렸다고 빗금 치는 것이 싫은 모양이다. 하지만 잘 알지 못하면서 맞았다고 해 두면, 모르는 문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자기는 문제집을 다 풀었고 모르는 것이 없으니 공부를 다 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진짜 학교에서 시험을 보면 어영부영 문제를 풀기만 한 것이 점수로 드러난다.
체크하는 것이 싫으면 그림을 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애매한 것은 ‘하트’, 찾아보고 푼 것은 ‘별’, 정말 모르는 것은 ‘꽃’을 그려 표시해 두도록 한다.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풀려면 그냥 지나치는 문제가 없어야 한다.
맞은 이유, 틀린 이유 확실히 알면서 풀기
객관식 문제는 ‘** 틀린 것을 고르시오’, ‘** 맞는 것을 고르시오’ 라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이런 문제를 대할 때 부모는 ‘틀린’에다가 꼭 표시하라고 주문한다. 그런데 아무리 ‘틀린’, ‘맞는’에 표시를 해도 자꾸 오답을 고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모는 애가 성급해서라든가 ‘틀린, 맞는’이란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못해서 실수했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정말로 몰라서 틀렸다고는 생각하기 싫은가 보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풀 때 실수란 없다. 모르기 때문에 틀렸을 뿐이다.
스스로 채점하기
“너희들은 문제를 풀고 나면 누가 채점하니?” 하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보통 문제집을 풀고 나면 그 채점은 부모나 학원 교사가 한다고 답한다. “채점은 자기가 직접 하는 것이 좋은데”하고 말하면 해답지를 부모나 학원 교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기가 채점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왜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아이의 문제를 직접 채점해 주는 걸까? 아이가 채점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시험 때처럼 바쁠 때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채점해 준다고 한다. 또 정확하게 채점하기 위해서 직접 채점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조금 더디더라도 자기가 푼 문제는 자기가 채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직접 채점하며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하면서 두근거리는 것도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틀렸을 때 ‘찍’ 하고 표시할 때의 느낌, 맞았을 때 동그라미로 표시할 때의 기분을 느낄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자기가 푼 문제가 틀렸을 때 왜 틀렸는지를 유심히 확인하고, 그 이유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된다. 그런데 어른들이 채점해 주면 그냥 ‘틀렸네’ 정도로 반응이 싱겁게 끝난다. 반응의 강도가 셀수록 틀린 문제를 확인하는 빈도가 높고, 그래서 다시 틀리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왜 틀렸는지 그 이유 알아보기
아이들이 틀리는 문제를 분석해 보면 이상하게 틀려서 다시 푼 문제를 또 틀리는 경우가 참 많다. 집에서 연습 삼아 문제 풀이를 할 때야 ‘아까 틀린 문제를 또 틀렸구나. 다시 잘 봐라’ 이렇게 말하면 되지만 학교 시험에서 풀었던 문제, 그것도 틀려서 다시 풀이했던 것을 또 틀려 온다면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이렇게 틀린 것을 또 틀리는 데는 분명한 까닭이 있다. 그것은 다시 확인하는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학교에서 시험을 본 후에 아이들과 함께 시험지를 보면서 꼭 하는 작업이 있다. 아이가 틀린 문제를 보며 “너는 왜 답이 **이라고 생각했니?”라고 묻는 것이다. 문제를 읽고 답을 선택할 때는 분명히 그 답을 선택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정말 몰라서 아무거나 찍어서 틀리기도 하지만, 정말 그것이 답이라고 생각해서 골랐는데 틀린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왜 그것을 답이라고 생각했는지를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
해답지로 공부하기
요즘 문제집에 달려 나오는 해답지는 그냥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문제를 아주 상세히 풀이해 주고 있다. 해답지의 문제 해설을 보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잘 골라 놓은 요약집 버금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좋은 자료는 문제 풀이를 한 후 채점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기에는 아주 아깝다. 문제를 풀면서 조금 확실치 않았던 것이 있거나, 틀린 문제가 있을 때 다시 책을 찾아보고,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을 확실히 알아 두어야 한다. 이때 일일이 책을 찾아보기가 시간적으로 급하다 싶으면 해답지의 해설한 부분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충분히 공부하고 문제를 풀었다면 해답지를 들고 다니면서 해설 부분을 한 번쯤 쭉 훑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