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잠언

   
리처드 템플러(역자: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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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서적
   
13500
2010�� 03��



■ 책 소개
어떤 훌륭한 학교나 교육기관도 아이에게 부모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늘 부모를 롤 모델로 삼아 말하고 행동하며,감정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부정적인 가치관을 가진 부모의 밑에서 성장한 아이는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확률이높으며, 늘 여유롭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행동하는 부모의 곁에서 자란 아이는 여유를 겸비한 밝은 성품의 성인이 된다. 이것은 결코 학교에서가르칠 수 있는 지식적인 문제가 아니며, 오직 함께 생활하는 부모만이 할 수 있는 교육이자 혜택이다.  


이 책은 사교육을 시키기에 급급해 이러한 근본적인 역할을 잊고 살아가는 현대의부모들에게 진정한 교육은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고, 더불어 그 역할을 현명하게 수행해갈 수 있는 지혜는 바로 부모의 내면에있음을 각성시킨다. 

아이가 차츰 성장해감에 따라 알아야할 관계에 대한 지혜와 일상생활에 대한 지혜, 훈육과 학교생활에 대한 지혜, 그리고 십대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알아야 할 모든 지혜를망라했으며,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리처드 템플러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키우며 맞이했던 어색하고 당황스런 순간들을 재치 있고여유롭게 넘기도록 세심하게 조언하며, 경험과 여러 사례들을 통해 누구나 현명하고 좋은 부모가 되어 아이를 이끌 수 있음을시사한다.

지혜로운 부모들은 조급해하지도, 아이에게무리한 일정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말보다는 행동을 우선시하고, 지식보다는 삶의 지혜들을 가르친다. 그것은 특별한부모들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 저자 리처드 템플러(Richard Templar)

영국과 다른 언어권에서 수백만 부가팔린 『인생 잠언The Rules of Life』『부의 잠언The Rules of Wealth』의 저자. 이 책에 연이어 쓴 "The Rulesof ~" 시리즈는 나오는 책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템플러는 30여 년간 영국에서 대형 마트, 대학, 대기업,금융회사 등 갖가지 직업을 거치며 때로는 밑바닥의 삶, 때로는 최고로 선망받는 삶을 두루 겪었고, 이후에는 전문 경영 컨설턴트로 수많은 회사와직업인들을 만나왔다. 철들기 전부터 삶의 뼈아픈 고난을 겪은 그는, 아버지가 갑자기 가족을 버리는 바람에 성격장애가 있는 어머니 밑에서 불우한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때부터 그는 주변 사람들을 깊이 있게 관찰하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고, 사람들의 제각기 다른 인생 유형을 꿰뚫어보는 혜안을가지게 되었다. 리처드 템플러는 이런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강연과 저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큰 영향을 주었다. 저서로는"The Rules of ~" 시리즈인 『인생 잠언』『부의 잠언』을 비롯해 『내 치즈는 내가 옮긴다!I Don‘t Want Any MoreCheese』 등이 있다.

■ 역자 이문희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부의 잠언』『닥터스 씽킹』『자살의 이해』『커피 위즈덤』『희망의 힘』『아웅산 수치의 평화』『부를 실천하라』 등이 있다.

■ 차례
머리말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ⅰ이성적인마음가짐을 위한 지혜
1 느긋해져라 | 2 완벽한 사람은 없다 | 3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 | 4 규칙은 때로 깰 수있다 | 5 뭐든 다 시켜보겠다는 자세를 버려라 | 6 남들의 조언을 전부 따를 필요는 없다 | 7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 |8 아이들을 피해 잠시 숨어도 괜찮다 | 9 부모도 사람이다 | 10 부부 관계를 소홀히 하지 마라

ⅱ 아이와의 관계를 위한 지혜
11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12 레시피마다 들어가는 재료는 다르다 | 13 기쁜 얼굴로 돌아보라 | 14 아이를 존중하라 | 15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을 만끽하라 |16 정리정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 17 좋은 부모가 된다는 건 계산된 모험이다 | 18 걱정을 드러내지 마라 | 19 아이의 관점에서보라 | 20 부모 되기는 승리하기 위한 경기가 아니다

ⅲ 아이와의 일상생활을 위한 지혜
21 그냥 맡겨라 | 22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라 |23 칭찬을 지혜롭게 이용하라 | 24 경계의 중요성을 알도록 하라 | 25 뇌물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 26 기분은 전염된다 | 27아이의 평생 식습관은 지금 만들어진다 | 28 늘 소통하라 | 29 확실한 목표를 정하라 | 30 잔소리꾼이 되지마라

ⅳ 아이를 훈육하기 위한지혜
31 공동전선을 구축하라 | 32 당근이 채찍을 이긴다 | 33 일관성을 유지하라 | 34 가벼워질 필요도 있다 |35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지적하라 | 36 스스로를 궁지로 몰지 마라 | 37 화를 내면 진다 | 38 잘못했으면 사과하라 | 39 반성한다면먼저 품에 안아라 | 40 표현의 권리를 인정하라

ⅴ 아이의 인격 형성을 위한 지혜
41 아이에게 맞는 보상을 찾아라 | 42 자신만의특별한 재능을 알게 하라 | 43 누군가와 닮은 아이의 특성을 인정하라 | 44 부모와 닮은 점을 찾아라 | 45 칭찬할 만한 자질을 찾아라 |46 부모를 이기는 기쁨을 맛보게 하라 | 47 성취만큼 태도도 중요하다 | 48 불안과 두려움을 전염시키지 마라 | 49 편견과 선입견을심어주지 마라 | 50 완벽한 아이로 키우려 하지 마라

ⅵ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를 위한 지혜
51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은 형제자매다 | 52도를 넘지 않는 갈등은 건전하다 | 53 논쟁을 스스로 정리하는 법을 가르쳐라 | 54 팀워크를 길러라 | 55 서로의 기쁨조가 되게 하라 |56 절대 아이들을 서로 비교하지 마라 | 57 아이마다 필요한 규칙은 다르다 | 58 한 아이를 편애하지 마라 | 59 다양성을 통해 조화를추구하라 | 60 각 아이의 장점을 찾아라

ⅶ 아이의 학교생활을 위한 지혜
61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은 다르다 | 62 학교는 일괄 거래다| 63 아이가 곤경을 겪을 때 같이 싸워주어라 | 64 어떤 경우에도 괴롭힘은 심각한 문제다 | 65 자기 방어법을 가르쳐라 | 66 아이의달갑지 않은 친구들까지 인정하라 | 67 당신은 교사가 아니라 부모임을 기억하라 | 68 오냐오냐하며 키우지 말라 | 69 중압감을 덜어주어라| 70 자신의 삶은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

ⅷ 십대가 된 아이를 위한 지혜
71 겁먹지 마라 | 72 뉴턴의 제3법칙을 기억하라 |73 선택권을 주어라 | 74 아이의 방을 뒤지지 말라 | 75 뒤치다꺼리는 아무한테도 득이 안 된다 | 76 고속 질주하는 기차를 막아서지말라 | 77 고함이 능사는 아니다 | 78 모든 것에는 조건이 따른다 | 79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존중하라 | 80 건강한 태도로성(性)을 대하라

ⅸ 곤경에 처한 아이를대하는 지혜

81 아이를 무기로 이용하지 마라 | 82 자기만의 방식으로 대처하게 하라 | 83 어리다고 상처 회복이 빠른건 아니다 | 84 여파는 끝나지 않을 수 있다 | 85 가족의 문제는 아이의 문제이기도 하다 | 86 성공적으로 실패하는 법을 가르쳐라 |87 정의보다 합의가 낫다 | 88 말보다 행동이 더 강하다 | 89 아이가 최우선이다 | 90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없다

ⅹ 성인이 된 아이를 위한지혜
91 뒤로 물러서라 | 92 조언을 구할 때까지 기다려라 | 93 어른으로 대접하라 | 94 가장 친한 친구가 되려하지 마라 | 95 끝까지 응원하라 | 96 조건을 달지 마라 | 97 죄책감을 이용하지 마라 | 98 부모는 여전히 필요한 존재다 | 99 더이상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마지막지혜
100 한번 부모는 영원한 부모다
 

 




부모잠언
 
머리말 -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완벽하게 준비된 부모는 없다. 부모로서의 삶은 끊임없이 당신의 에너지와 인내를, 감정을, 때로는 이성을 시험한다. 처음엔 기저귀 가는 법, 익사시키지 않고 목욕시키는 법을 두고 전전긍긍했겠지만, 이내 진짜 도전은 지금부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유년기의 한 단계를 해결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들은 어느새 자라 완전히 새로운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걸음마, 학교, 남자친구나 여자친구, 운전 연습 등등 끝이 없다. 다행스럽게도 그 보상으로 뒤따라오는 흥겨움과 포옹, 친밀감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아주 운이 좋다면,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전하는 감사의 마음과 아이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 역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길에는 수많은 좌절과 고뇌, 혼란과 자기 성찰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를 행복하고 균형 잡힌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과연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보여야 하는가?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이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전혀 새로운 사실들이 아니다. 다만 기억을 환기시키는 조언들이다. 많은 것들이 상식에 속하지만, 짜증을 내는 4세 아이와 상대하거나 세상과 세상의 모든 것들이 오직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십대 자녀와 씨름을 하노라면 그러한 상식을 잊기 쉽다. 그러므로 뻔히 아는 원칙들도 다시 한 번 떠올려볼 만하다. 결국 옳은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한 일 아닌가.


내 생각에 좋은 부모를 구별하는 방법은 상당히 쉽다. 그들의 자녀를 보면 된다. 어떤 아이들은 갖가지 이유들(그중 상당수는 사실 부모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로 잠시 문제를 겪지만, 일단 부모에게서 독립을 하면 그들의 부모가 어땠는지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만일 그 자녀가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사람이면 그 부모는 인생을 즐기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며 따듯하고 친절하고 자신의 신념에 당당한 사람,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는 부모라고 생각한다.


부모로서의 그 막대한 책임을 생각하면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지고 숨이 턱 막혀올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런 일은 그 모든 문제들을 지금부터라도 생각한다면, 그동안의 사소한 실수들이나 나쁜 습관들을 상당 부분 고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새롭고 유익한 습관들을 얻게 되리라는 것이다.


좋은 소식은 더 있다. 자녀를 키우는 나쁜 방법도 많지만, 올바른 방법도 많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이 책을 통해 당신과 자녀에게 적용할 수 있는 많은 원칙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자녀가 실패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그 원칙들을 명령이나 지시처럼 문자 그대로 따라서는 안 된다. 나는 이 책 속의 원칙을 독창적이고 창의적이고 특별한 방식으로 해석하여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부모들을 보았다. 당신이 따라야 할 것은 그 원칙들의 정신이다. 태도만 올바르다면 나머지는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이성적인 마음가짐을 위한 지혜
느긋해져라

내가 아는 모든 최고의 부모들에게는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느긋함이다. 반면, 최악의 부모들은 다들 무언가에 늘 전전긍긍이다. 현재 자신이 얼마나 좋은 부모인지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도(당연히 그래야 함에도), 정말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능력을 해치는 무언가에 대해서는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내가 만나본 진짜 좋은 부모들은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시끄럽고, 어지르기 좋아하고, 까불대고, 싸우기도 하고, 징징거리기도 하고, 흙을 뒤집어쓰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 모든 것들을 대범하게 처리한다. 꼬마 악동들도 시간이 지나면 어른이 될 테니까.


사실 우리끼리 얘기지만, 이 첫 번째 원칙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키기 쉬워진다. 물론 진정 지혜로운 부모들의 수준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느긋해지기가 훨씬 힘들다. 아기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배고프지는 않은지, 어디 불편하거나 아픈 데는 없는지 늘 살펴봐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나머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너무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아이가 옷을 돌려 입었다거나 세수를 한번쯤 걸렀다거나 아이 담요를 챙기지 않고 주말여행을 떠났다고 해서 당장 무슨 큰일이 생기지는 않는다.


아이들을 모두 재우고 하루의 마침표를 찍는 시간, 이런 여유를 부려본다면 더욱 멋지지 않겠는가? 소파 위에 두 다리를 척 늘어뜨리고 와인 한 잔을 기울이며 아내에게, 혹은 남편에게 기분 좋게 한마디 하라. “뭐 별거 있나……. 자식들이 다 건강히 살아 있으니 이 정도면 잘해낸 거 아냐?”


뭐든 다 시켜보겠다는 자세를 버려라
삶이 오직 레슨과 연습, 과외로만 이어지는 아이들을 알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 며칠만 혼자 알아서 생활해보라고 하면 과연 어떻게 반응할 것 같은가? 가령 한적하고 아름다운 산이나 해변, 시골의 어느 들판으로 휴가를 떠난다면? 너무 막막해 어찌할 바를 모를 것이다. 그런 아이들은 혼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알지 못하고, 그렇게 하는 법을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 그런 식으로 어른이 되면 삶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니 여유를 즐길 능력이 있을 리 없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아이들의 모든 과외활동을 금지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완전 금지 역시 지혜로운 방법은 아닐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정도껏 하라는 것이다. 가령 정해진 레슨을 일주일에 두 차례로 제한하고, 아이에게 다른 두 가지를 선택하게 하라. 부모인 당신이 어렸을 때 바이올린을 배우고 좋아했다는 이유로, 아니면 너무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바이올린 레슨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아는 지혜로운 부모들 중에 아이를 일주일 내내 레슨에 시달리게 하는 부모가 몇 명이나 되는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레슨을 아이가 정말 관심을 보이는 두 가지 정도로 제한하고, 나머지 시간은 변장 놀이나 퍼즐 놀이, 진흙 놀이, 마술 놀이를 즐기게 하거나 정원에서 벌레 찾기, 장난감 공룡들 줄 세우기, 어려서 보던 동화책 읽기 등, 정말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아이다운 놀이들을 자유롭게 즐기게 할 것이다. 이로써 아이는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꾸려나갈 수 있게 된다.


아이와의 관계를 위한 지혜
레시피마다 들어가는 재료는 다르다

그저 정해진 대로 아무 생각 없이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렇게 획일적으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똑같은 기본 원칙을 적용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한 친구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그 뒤에 태어난 넷째 아이는 완전히 달랐다. 그 아이는 세상을 보는 눈이 남달랐다. 권위를 인정하지 못했고, 사람들의 생각에 쉽게 동의하지 않았다. 성격은 밝았지만 너무 유별났다.


친구 부부는 사사건건 그 아이와 충돌했다. 하지만 그 부부는 이성을 잃지 않고 차분히 앉아 머리를 맞대고 자신들의 어떤 기대가 그 아이에게 통하거나 통하지 않는지, 그 각각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과연 그 아이에게 다른 아이들과 동일한 기준을 두는 것이 정당하거나 생산적인지를 깊이 고민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원칙 중 일부를 골라 그 아이에게 적용하고, 나머지는 적용하지 않았다. 어떤 원칙을 선택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부모로서 자신들이 어떤 행위를 어떤 근거로 하고 있는가를 진정으로 고민했다는 사실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첫째, 둘째, 셋째를 대하는 자신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고민했으며, 그 과정을 통해 세 아이와의 관계 역시 현저히 좋아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비결은 갈등이 존재하는 모든 영역, 혹은 셋 중 누구라도 혼란스러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기색을 보이는 부분에 눈을 돌려 왜 그런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했는지 이유를 묻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부모로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잘못을 바로잡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즉, 무엇을 살지 아무 생각도 없이 장을 보러 갔다가 별 쓸모도 없는 물건들만 잔뜩 사서 돌아오는 격이다. 휴가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미리 생각하지 않고 떠난 사람은 휴가를 즐겁게 보낼 가능성이 낮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듯 자녀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부모는 어떤 식으로든 그럭저럭 자녀를 키워나갈지는 모르지만,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부모는 되지 못할 것이다.


아이를 훈육하기 위한 지혜
공동전선을 구축하라

부모 양쪽에게서 일관적이지 않은 훈육을 받는 아이들은 혼란과 좌절, 존경심의 상실을 겪는다. 당신의 배우자를 깎아내리는 일은 아이가 당신을 더욱 사랑하게끔 친절을 베푸는 게 아니다. 이는 아이에게 혼란을 조장할 뿐이며, 부모에 대한 존경심과 가장 중요한 경계들에 대한 신뢰마저 손상시키는 행위다.


한 부모 가정도 예외는 아니다. 이 법칙은 아이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는 다른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언제나 적용된다. 가령 가족의 휴가에 동행하는 당신의 부모나 평소 아이들을 봐주는 보모, 혹은 특정한 요일의 방과 후 오후에 아이들을 봐주는 당신의 친구에게도 이 규칙은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


아이가 안정감을 지니길 바란다면 서로가 서로를 지지해야 한다. 이는 엄격한 감시자 역할의 분담이기도 하며,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그래야 아이들이 더 행복하고, 경계를 보다 명확히 인식하고, 부모 양쪽을 존경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 물론 아주 사소한 사안들까지 일일이 사전에 의견 일치를 보라는 얘기는 아니다. 세부적인 사항들의 경우는 상대가 요청해오면 어떤 문제든 지지해주겠다는 동의를 이루면 된다. 정말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서로 사전 동의를 이뤄야 하는 문제들은 별도로 치고, 부모 양쪽이 서로 의견 일치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두 사람이 의견 일치를 보는 문제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관성을 유지하라
당신의 아이들은 무엇이 용인되며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어제와 그저께 무엇이 용인되었으며 무엇이 그렇지 않았는지에 근간을 두고 이뤄진다.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얻지 못할 경우 그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도리가 없으며, 가장 중요한 경계들은 제대로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즉 아이들은 혼란과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사랑받지 못한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규칙은 바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배우자에게 물어보는 게 좋다. 하지만 일단 규칙을 바꾸면 새로운 규칙을 오랫동안 고수해야 한다. 아이들은 매일 규칙이 바뀔 때만큼이나 매달 바뀌는 규칙에 대해서도 혼란을 겪는다. 그렇다면 새로운 규칙을 얼마나 오래 고수해야 하는가?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규칙이 새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까지는 그래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그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아이의 인격 형성을 위한 지혜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알게 하라

내 친척 중에 심각한 학습 장애와 더불어 신체적 협동력마저 상당히 떨어져 미술이나 스포츠, 악기 연주가 매우 어려운 사촌이 있다. 반면 그 사촌의 동생은 매우 뛰어난 음악가로, 음악을 듣는 일도 아주 좋아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촌이 동생처럼 악기를 연주하지는 못해도 음악 감상 능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차 안에서 테이프를 틀어주면 두 소절도 채 지나지 않아 그 노래의 첫 가사를 외우곤 했다. 그랬다. 그 사촌도 무엇인가에는 탁월한 사람이었다. 첫 소절 알아맞히기에서는 그 누구도 당할 자가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리 사촌보다는 형편이 나을 것이다. 대체로는 그렇게 불리한 핸디캡을 안고 살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우리 사촌은 아무리 불리한 핸디캡을 안고 사는 아이들이라 해도 누구나 특별한 재능을 가질 수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신의 아이 역시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당신의 아이가 스스로를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며 커가길 바란다면, 그것이 바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그 출발점에서 더 나아가 또 다른 재능을 찾을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부모로서 당신의 일은 아이가 특별한 재능을 찾을 때까지 계속 힘을 보태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자신에게 재능이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재능도 좋지만 반드시 공부나 학교활동(음악이나 스포츠, 미술)과 관련된 것일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가족 중에서 기억력이 제일 뛰어나 엄마가 쇼핑 리스트에서 빼먹을 항목들을 꼼꼼히 챙겨줄 수도 있고, 정리정돈을 제일 잘해서 DVD 정리 담당을 맡을 수도 있으며, 요리 실력이 뛰어나거나 동물 다루는 솜씨가 남다를 수도 있다. 아이가 자신에게도 재능이 있음을 반드시 알게 하라. 그리고 기억해야 할 더욱 중요한 사실 한 가지, 당신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아이도 알아야 한다.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를 위한 지혜
서로의 기쁨이 되게 하라

부모인 당신이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서로를 즐겁게 해주는 편이 훨씬 낫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들과 같이 놀면 절대 안 된다는 뜻은 물론 아니지만, 사실 부모인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자녀와의 관계가 대등하기란 상당히 힘들다.


아이들끼리는 대등한 관계에서 함께 놀 수 있다. 물론 한 명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나머지는 주로 따르는 편일 수 있지만, 형제자매가 많으면 많을수록 상호작용은 더 복잡해진다. 어떤 관계를 맺든 아이들의 관계는 아이들에게 맡겨야 한다. 아무리 부모라도 아이들의 타고난 성격을 바꿀 수는 없으며, 아마 그 아이들이 나중에 크면 늘 물러서기만 하던 아이가 더 훌륭한 외교가, 팀 플레이어가 되리란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관계에 개입해 조정하고 싶은 유혹에 무릎 꿇지 마라. 그건 아이들의 일이며, 싸움이든 뭐든 다 아이들 스스로의 방식대로 해결할 것이다.


그러므로 차 한 잔과 신문을 즐기는 여유에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참견을 접고 아이들이 서로의 기쁨이 될 기회를 주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는 일이다.


십대가 된 아이를 위한 지혜
겁먹지 마라

나도 한때는 십대였다. 참 겁나는 시절이었다. 작고 귀엽고 사랑스럽던 당신의 아이도 어느 순간 알아보기 힘든 사람으로 변할 것이다. 좋게 보면 부루퉁히 입을 꾹 다문 고독의 그림자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지옥에서 방금 나온 괴물이다.


따라서 첫 번째 원칙은 이것이다. 겁먹지 마라. 십대는 본래 그렇다. 더러는 가볍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둘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들 모두가 힘 안 들이고 십대를 통과하는 일은 거의 전대미문의 사건이라 부를 만하리라. 그리고 그것은 건강하지도 못한 일일 것이다.

아이의 그 미운 네 살 시절을 기억하는가? 그때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훨씬 크고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이제 당신의 아이는 자기 인생의 길을 가야 하며, 혼자 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은 떨치고 나갈 때다. 그리고 얼마나 멀리 갈지는 당신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게다가 온갖 종류의 호르몬 폭발과 분출, 광풍이 가세하고, 이로 인해 일부 뇌 기능과 의사소통 기술이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러므로 아이와 약간 소란을 겪어야 하는 건 당연지사다.


나의 한 친구는 딸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이렇다 할 만한 십대의 반항과 고뇌를 보이지 않자 그 시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펑! 6개월 뒤 그 아이는 부루퉁하고 심술궂은 얼굴로 거의 모든 동기생들이 사춘기의 터널을 거치며 하던 일들을 그대로 선보였다. 그 순간 기억하라, 아이에게 잠시라도 등을 보이면 안 된다.


위안이 되는 사실을 말하자면, 일단 그 터널을 빠져나온 아이는 당신이 익히 알던 그 아이로 돌아오리란 것이다. 물론 변했을 것이다, 더 성숙하고 지혜롭게. 하지만 당신이 그 오랜 세월 가르쳐온 가치와 이상들을 아이는 여전히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은 다만 몇 년 동안 믿음을 잃지 않고 버티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게 다 좋아질 것이다.


성인이 된 아이를 위한 지혜
어른으로 대접하라

성인이 된 자녀와 성인 대 성인의 관계를 맺길 바란다면, 자녀를 성인으로 대접해야 한다. 뻔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수년간 지시를 내리고, 미리 조언하고, 견해를 말하고, 훈계를 하는 등의 일이 반복되면서 이런 식의 상호작용에 매우 익숙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요령을 터득할 때까지 하고 싶은 말들을 꾹 참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자녀가 십대인 때부터 시작하면 좀 더 쉬워질 것이다. 물론 아무도 당신이 한 번에 변할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중요한 사실은, 당신이 이르고자 하는 지점을 아는 것, 그 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다. 명령조로 말하는 습관, 자녀의 패션 취향이나 이성 친구, 그 밖의 문제들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습관에서 벗어나도록 스스로를 훈련하라.


자녀를 어른으로 대접한다는 것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있음을 의미한다. 처신을 어떻게 하라는 둥, 예닐곱 살 무렵에는 얼마나 귀여운 아이였는지 아느냐는 둥의 말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를 어른으로 대접하는 것은 또한 이제부터 시작해야 하는 일들이 있음을 의미한다. 친구들과 나눌 만한 대화의 주제들을 자녀와의 대화 속으로 끌어와라. 자녀를 성인으로 대하려면 세대 차이를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이는 기후 변화나 프리미어 리그, 차기 선거와 농작물의 이식 시기 등의 문제와 관련해 그 누구의 의견만큼이나 자녀의 의견을 존중함을 의미한다.


마지막 지혜
한번 부모는 영원한 부모다

마지막 100번째 원칙, 그것은 바로 사실상 부모들에겐 끝이 없다는 것이다. 당신이 지혜로운 부모라면 언젠가 멋진 한 인간과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관계, 그 관계는 당신과 자녀 모두에게 평생의 기쁨과 위로를 안겨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숱한 세월의 힘겨운 노력과 냄새나는 기저귀, 언쟁, 혼란, 질풍노도의 사춘기, 불면의 밤 등등이 당신에게 선사할 보상이다. 그리고 약속하건대 그 보상은 당신이 들인 노력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닐 것이다.


지혜로운 부모가 되는 기쁨 중 하나는 당신의 자녀가 영원히 당신을 사랑하리라는 것, 그리고 당신은 그 사실을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이 다른 누군가를 의지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바로 당신의 자녀가 그 숱한 세월 동안 당신에게서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당신에게 손을 내밀리라. 의무감이나 부채의식, 당신의 요구나 도리 때문이 아니라, 다만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에.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