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데즈먼드 모리스(역자: 장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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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컴북스
   
35000
2009�� 01��



>& ■ 책 소개
‘털 없는 원숭이’의 작가데즈먼드 모리스가 ‘모든 아기는 위대하다’는 감성적인 접근이 과학적으로도 정확한 사실임을 입증한다. 아기가 잉태되는 순간부터 두 살까지의육아발달과정과 더불어, 우리가 미처 아기에 대해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행동과학에 접목시켜 작고 여린 아기가 실은 크고 강한 존재임을 알려주는책이다.


& 최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기의 성장을 동물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신체와움직임, 표현 등 아기의 신비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는 과학육아서지만, 160여 컷에 달하는 아기 사진을 수록해 화보집으로도 손색이 없다.페이지를 펼칠 때마다 등장하는 전 세계 아기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아울러, 아기 몸의 내부구조를 세세하게 묘사한일러스트는 자칫 딱딱하게 읽힐 수 있는 해부학 지식을 독자들에게 일목요연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성적인 존재로만 접근했던 아기의행동을 이성의 눈으로 관찰해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엮은 책이다.


■ 저자 데즈먼드 모리스 
1928년영국 윌트셔(Wiltshire)에서 태어나 버밍엄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한 뒤 옥스퍼드대학에서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9년부터1967년까지 런던 동물원의 포유류 관장을 지냈으며, 같은 기간에 BBC 방송의 ‘동물원 시간’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 및 제작을 맡아 인기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는 한편, 동물 보호와 동물 행동 연구에 힘썼다. 또한 초현실주의 화가로서 세계 각지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 1967년에 출판한 『털 없는 원숭이』는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수천만부가 팔렸으며, 1969년에 발표한 『인간 동물원』은 전작과 짝을 이루는 명저로서 높은 평가와 격찬을 받았다. 그 밖의 지은 책으로는 『예술의생물학』『은밀한 초현실주의자』『친밀 행동』『인간 관찰』『신체 관찰』『아기 관찰』 등의 ‘관찰 시리즈’, 자서전인 『동물들의 나날』이 있으며,『피플워칭』『맨워칭』『보디워칭』 등이 있다.


■ 역자 장경렬 
인천 출생. 서울대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비평집으로 『미로에서 길 찾기』『신비의 거울을 찾아서』『응시와 성찰』등이, 문학연구서로 『코울리지: 상상력과 언어』『매혹과 저항』 등이 있다. 역서로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잠든 모습을보며』『야자열매술꾼』『먹고, 쏘고, 튄다』『윌리엄 셰익스피어』『아픔의 기록』 등이 있다. 현재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차례
책머리에 


& 세상에 하나뿐인 우리 아기 


새로 태어난 아기
아기의 탄생 | 새로태어난 아기의 몸 | 아기의 머리 | 새로 태어난 아기의 피부 | 아기의 체온 | 아기의 반사 반응 | 아기의 헤엄치기 | 아기의 신체 조직 |엄마와 아기 사이의 유대감 | 아기의 감각


아기의 성장 과정 
임신 | 태아의 성장| 쌍둥이 | 내분비선과 호르몬 | 아기의 겉모습 | 아기의 성장 | 아기의 골격조직 | 아기의 신경계 | 젖 먹이기 | 치아의 발달 | 젖떼기| 잠과 꿈


아기의 몸 동작 
동작의 발달 순서 |아기의 근육 | 아기의 유연성 | 아기의 손 | 손의 활동 | 몸 뒤집기 | 앉기 | 기어다니기 | 일어서기 | 아기의 관절 | 걸음마 |걸음마의 여섯 단계 | 아기의 발 | 기어오르기 


아기의 건강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기가 아파요 | 아기의 방어 체계 | 아기의 배설물 | 몸의 조절 기능 | 아기 피부의 특성과 관리


아기의 자기 표현 
아기의 울음 |아기의 웃음 | 말 이전의 소리들 | 아기의 발성 기관 | 말의 발달 | 듣기와 옹알거리기 | 아기의 첫 말들 | 아기의 이해 능력 | 놀이를통한 말 배우기


아기의 배움 
아기의 지능 | 아기의두뇌 | 배움의 환경 | 아기의 유희 | 아기...의 대상 탐구 | 초창기의 유희 | 복잡한 장난감 | 아기의 자기 인식 | 아기의 분리 불안심리 | 아기의 성(性)과 두뇌 


아기의 정서적 삶 
아기의 개성 |아기의 기분 | 아기의 정서적 기능 | 아기의 유머 감각 | 아기가 느끼는 두려움 | 아기와 공포증 | 아기가 느끼는 안도감 | 아기의 반항 |아기의 짜증 | 아기의 성차 | 아기와 아기의 형제자매들 | 다른 아기들과의 관계


아기의 홀로 서기 
자신감 키우기 |바쁘게 지내는 나이 | 세상과 교류하기 | 대소변 가리기 | 스스로 행동하기 |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기 | 아기의 미래


&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감사의말




우리 아기

우리 아기


새로 태어난 아기

아기의 탄생

탄생의 순간은 아기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자궁 안에서의 삶은 아늑한 것이지요. 따뜻하고 어두운 곳, 조용하고 부드러운 곳, 액체 상태로 모든 것을 끌어안는 곳―그것이 바로 자궁입니다. 몇 번의 거칠고 모진 수축 작용 끝에 갑작스럽게 그 모든 편안한 환경은 사라지게 됩니다. 이제 밝은 빛이, 소음이, 거친 표면이 지배하게 되고, 엄마의 몸 속에서 즐겼던 신체 접촉을 잃게 되며, 액체가 아닌 공기에 둘러싸이는 가운데 이에 따른 묘한 자극을 받게 됩니다. 당연히 아기는 돌연한 공포에 휩싸여 울음소리를 내지를 수밖에 없지요.


- 새로운 환경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맞이하는 환경은 대개의 경우 병원 시설입니다. 여기서는 모든 과정이 신속하게 위생적으로 처리되는 것이 절대 긴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요. 가능한 한 신속하게 병원의 의료진들은 탯줄을 조이고 끊은 다음 아기에게 무슨 결함이 없나를 검사합니다. 그런 다음, 아기의 몸무게를 재고 씻긴 후에, 아늑하고 포근한 포대기로 감쌉니다. 건강하고 튼튼한 모습으로 태어나는 거의 대부분의 아기들이 그렇듯, 기분은 쉽게 진정이 되어 평온한 상태가 될 것이며, 이로 인해 탄생의 충격도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 부드럽고 부드럽게

새로 태어난 아기를 관찰해 보면, 소음이나 흥분 상태에 휩싸인 방이 아니라 부드러운 빛으로 채워진 평온하고 조용한 방에서 세상을 맞이하는 경우, 극적인 탄생의 과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마음의 상흔을 훨씬 덜 받게 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탄생의 순간에는 밝은 빛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일단 아기가 안전하게 세상에 나오게 되면 빛의 강도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새롭게 부과되는 요구에 아기의 눈이 점차적으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새로 태어난 아기를 곧바로 다른 사람이 데려가 검사를 하는 것보다는 엄마의 몸과 가까이 접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지요. 그렇게 하면 엄마의 자궁 속에서 경험했던 부드러운 몸과의 접촉을 잃지 않아 아기가 겪는 공포감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엄마가 스스로 아기를 껴안을 수 있도록 아기를 엄마의 배 위에 올려놓으면, 아기는 지난 9개월 동안 즐겨왔던 따뜻한 몸과의 접촉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 탯줄의 길이가 대략 50cm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지요. 이는 아기가 아직 태반과 연결되어 있을 때 아기를 엄마의 배 위에 올려놓을 수 있기에 적당한 길이랍니다.


이처럼 보다 편안한 방법으로 다루는 경우 아기는 공포감을 한결 덜 드러냅니다. 어려운 여행에서 천천히 회복되는 동안, 아기는 엄마의 몸 위에 조용히 누워 있을 것입니다. 이 동안에 아기는 공기를 호흡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 아기의 자그마한 폐가 서서히 탯줄의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외부의 간섭이 없다면 이 같은 전환 과정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 초기의 유대감

출산을 돕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어서 빨리 아기를 씻기고 몸무게를 잰 다음 포대기로 감싸고 싶어 안달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이 잠깐만 기다려 주면 엄마와 아기 양쪽 모두 긴밀한 유대감을 최초로 체험할 시간을 즐기게 될 것입니다. 아기는 곧 회복을 위한 깊은 잠에 빠져들 것이지만, 태어나고 나서 바로 얼마 동안 아기의 의식은 활짝 깨어 있습니다. 그래서 만일 눈을 뜨고 엄마를 바라보는 것이 허락되기만 하면 아기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엄마를 올려다보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이상적인 상황을 원한다면, 이 같은 친화의 순간을 아기와 엄마 어느 쪽한테서도 빼앗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마침내 아기의 탯줄을 자를 시간이 옵니다. 탯줄을 자른 다음 아기를 데려다 씻기고 몸무게를 잰 다음 포대기로 감싸야겠지요. 만일 적절한 친화의 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냈다면, 데려다 씻기는 일 등등을 할 때 아기는 한결 덜 긴장감을 느낄 것입니다. 일단 깨끗하게 씻기고 포대기로 감싼 다음에는 다시 엄마의 품으로 되돌아오게 해야 합니다. 아기가 이 세상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첫 며칠 동안, 아기와 엄마는 가능하다면 한시라도 떨어지지 않은 채 함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기의 몸 동작

몸 동작의 발달 순서

몇몇 동물의 새끼들은 태어나는 바로 그 날 여기저기 뛰어다닙니다. 하지만 인간의 아기는 몇 달을 기다려야 어떤 형태의 몸 동작이든 할 수가 있습니다. 아기의 몸 동작은 점차적으로 매우 느리게 그리고 예정된 순서에 따라 발달하지요.


- 아기의 첫 몸 동작

아기가 태어나서 하는 최초의 몸 동작은 젖을 먹으면서 엄마의 젖가슴을 더듬을 때 보이는 부드러운 몸짓 이상의 것이 아닙니다. 이 같은 최초의 서투른 어루만짐을 시작으로 하여, 아기는 엄마 주변에 있는 사물들의 표면을 더듬으면서 간단한 죄기, 움켜쥐기 동작, 문지르기 동작 등등 다양한 몸 동작을 곧 발달시켜 나갑니다. 아기는 곧 단단함과 부드러움, 거침과 매끈함, 차가움과 따뜻함 사이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게 되지요.


비록 이 같은 초기 단계에 몸 전체를 움직이려는 듯 무언가를 차거나 팔을 흔들기도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아기의 몸 동작은 꿈틀거리거나 몸부림치는 것 정도를 넘어서지 않습니다. 아기는 이런 동작을 불편함을 느끼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 하게 마련이지요. 아기의 진정한 첫 몸 동작이 시작되는 것은 발로 바닥을 누르고 걷어차면 몸이 위로 밀려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될 때입니다. 이 작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서 첫 몇 주 동안은 아기는 정말로 무력한 존재지요.


- 턱에서 가슴, 이어서 하체 들어올리기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기의 기동성은 천천히 증가합니다. 아기를 엎어놓으면 아기는 갖은 애를 다 써서 턱을 바닥에서 들어올립니다. 마치 엎어놓은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기라도 하듯 말이지요. 이런 몸짓을 하는 것은 아기가 태어나서 약 4주 때입니다. 머리를 제대로 통제하는 일은 아직 몇 달이 더 있어야 가능하고, 아기를 안을 때 아기의 무거운 머리를 계속해서 받쳐 줄 필요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몸을 들어올리려는 시도를 살펴보면, 항상 머리 쪽을 들어올리려는 시도가 몸의 아래쪽을 들어올리려는 시도보다 앞서 이뤄집니다.


대략 16주일 때 아기는 팔로 몸을 밀어 올릴 수 있게 되며, 잠시 후 다리를 사용하여 같은 동작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처럼 가슴을 들어올리는 동작과 몸의 아래쪽을 들어올리는 동작을 따로따로 한 번에 한쪽씩만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동작을 따로따로 완벽하게 해 냄으로써 아기가 손과 발로 기어다닐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아기는 이 두 동작을 동시에 할 수 없습니다. 이때 아기는 몸을 뒤집음으로써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몸을 옆으로 돌리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몸을 들어올릴 수 없기 때문에 좌절을 느껴 그러는 것이겠지요.


- 기어다니기에서 걷기로

다음 단계에서 아기의 몸 동작은 바닥에 몸을 붙인 채 기어다니기로 발전합니다. 특공 대원의 낮은 포복과 닮은 이 같은 몸 동작을 할 때 보면, 아기는 배를 바닥에 붙인 채 팔과 다리로 몸을 밀어 앞으로 나가지요. 7개월일 때 아기는 마침내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앉아서 자신의 자세를 통제할 수 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제 아기의 몸은 한층 더 강해진 상태로, 대략 8개월일 때 완벽한 기어다니기 동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는 아기가 최초로 진정한 의미로서의 기동성을 갖추게 되었음을 뜻하지요. 이 단계는 여러 달 동안 지속되는데, 이 단계가 지나면 아기는 드디어 처음에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 나중에는 자기 힘으로 어렵게나마 몸을 바로 세우는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일단 목을 세울 수 있게 되면, 걷기가 곧 시작됩니다. 이로써 아기는 걸음마를 하는 아기―영어로 말해 토들러(toddler)―가 됩니다.



아기의 건강

아기가 아파요

아기는 초창기 삶의 상당 기간 동안 소소한 병에 시달리며 살아갑니다. 그러는 가운데 엄청나게 많은 잡다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나가지요. 또한 아기는 자기 부모에게 자신이 아프다고 느낄 때마다 이를 알리는 데 놀라울 정도의 능력을 발휘합니다. 만일 아기가 우는데 그 이유를 따져보니 명백히 배가 고프기 때문도 아니고, 덥기 때문도 아니며, 춥기 때문도 아니고, 축축하기 때문도 아니며, 외로움이나 두려움 때문도 아니라면, 아기가 통증을 느끼고 있거나 몸이 불편하기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아기가 아플 때 보이는 증세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체온이 올라간다든가 떨어지는 것, 토한다든가 설사하는 것, 무관심하거나 둔감한 표정을 짓는 것, 진땀을 흘리는 것, 오랜 시간 동안 가쁜 호흡을 계속하는 것, 몸이 축 처져 있는 것 등등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부모는 의사를 찾아야겠지요.


- 코가 막힌 아기

아기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감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아기는 손수건을 집어들어 코를 풀거나 닦을 수 없습니다. 사실 아기들은 어른들보다 한결 더 자주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됩니다. 이는 아기들의 면역계 발달 과정에 거치는 정상적인 절차기도 하지요. 오랜 세월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질병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이 감기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기에게는 다른 사람이 그러하듯 견디어 나가는 것 이외에 별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기는 어른보다 약간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코가 막히면 가장 큰 어려움이 식사를 할 때 닥쳐옵니다. 젖을 빨면서 동시에 코로 숨을 쉬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충분한 양의 젖을 먹지 못할 수도 있지요.


- 열이 나는 아기

아기의 몸이 너무 뜨거워졌을 때 열이 납니다. 일반적으로 열은 감염에 대한 몸의 반응으로 인한 것입니다. 열 그 자체는 걱정할 것이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는 아기가 침입자와 싸우고 있음을 알리는 징후며, 열이 나는 상태가 지속되거나 아기가 발열성 발작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의사를 찾아야 합니다.


- 영아 산통

모든 아기가 영아 산통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대략 열 명의 아기 가운데 한두 명의 아기가 이 증상을 보입니다. 영아 산통을 겪는 아기의 경우, 증상은 일반적으로 태어난 지 대략 일주일 정도 안에 시작되어 석 달까지 또는 그 이상 지속됩니다. 이 통증에 시달리는 아기는 몇 시간 동안 울거나 비명 지르기를 단속적으로 계속합니다. 그리고 상당히 고통스러운 듯 다리를 배 쪽으로 오므리는 동작을 되풀이하여 계속하지요. 소화기 계통의 문제 때문이거나 미성숙한 신경계가 안정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기는 합니다만, 영아 산통의 원인이 무엇인가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 알레르기

어떤 아기들은 너무 과도한 면역계 때문에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과도하다 함은 일반적으로 아무런 해가 없는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침입자가 쳐들어온 듯 몸이 이에 반응함을 뜻하지요.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아기의 면역계는 침입자에 대항하기 위해 화학 물질을 방출하기 시작합니다. 박테리아든 바이러스든 싸워야 할 진짜 침입자가 없기 때문에, 면역계는 병원체 대신에 아기 몸을 자극합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형성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며, 이 때문에 아기가 처음부터 증상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몇 달이 지난 후에 재채기, 코 막힘, 콧물, 눈의 근질거림이나 눈물, 마른기침, 피부 발진, 내장 질환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의사의 진찰을 요구하는 보다 심각한 증상으로는 천명(喘鳴)과 종창(腫脹)이 있는데, 천명이란 호흡 곤란으로 목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을 말하며 종창이란 부어오른 것을 말합니다. 특히 입이나 혀가 부어오르는 증상이 문제됩니다.


알레르기성 체질의 아기가 알레르기 발생 요인 물질에 아주 가까이 가거나, 이를 만지거나, 이를 호흡하거나, 이를 섭취해야만, 또는 이 물질이 몸에 주입되어야만 문제가 발생합니다. 알레르기 발생 요인 물질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은 모직물로 된 천, 오리털 솜이나 깃털을 넣어 만든 베개, 표백제가 함유된 세제(洗劑), 방향성 비누, 가구용 화학 분무제(噴霧劑) 등이 있습니다. 그밖에 특정한 음식물, 약, 곤충 및 애완용 동물의 비듬과 먼지 진드기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각각의 사례마다 어느 것이 원인인지를 정확하게 짚어 내기란 대단히 어렵지요. 대부분의 아기들은 이 문제를 피해 가는데 왜 몇몇 다른 아기들이 이 때문에 애를 먹는가 역시 아직까지 명백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아기의 자기 표현

듣기와 옹알거리기

말로 의사 소통을 하는 데에는 명백히 구분되는 두 요소가 필요합니다. 소리를 듣는 것과 이를 듣고 같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그 요소에 해당합니다. 아기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 일보다 소리를 듣는 일에 항상 조금 더 앞선 능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기는 심지어 아직 자궁 안에 있을 때에도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는 아기가 태어나는 날부터 부모의 목소리에 반응할 수 있음을 뜻하지요. 비록 아기 자신이 옹알거리는 소리를 만들기 시작하는 데에는 앞으로 몇 달이 더 있어야 하지만 말이지요.


- 아기의 듣기 능력

태아는 6개월 또는 7개월일 때 이미 바깥 세상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크고 생소한 소리를 듣게 되면 태아의 심장 박동이 약간 더디어진다고 합니다. 그 소리를 되풀이해서 계속 들려주면 태아의 반응은 점차 무디어져 마침내 심장 박동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태아는 이제 특정한 그 소리에 익숙해지게 된 것이지요. 이윽고 또 하나의 생소한 소리를 들려주면 즉각적으로 심장의 박동이 다시금 더디어진다고 합니다. 이는 태아가 서로 다른 소리를 구분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될 수 있겠지요. 좀더 진행된 여러 조사에 따르면, 태어나기 이전의 태아는 매우 유사한 두 개의 단어를 구분해 내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음을, 또한 아기의 듣기 능력이 말하기 능력보다 명백히 훨씬 앞서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합니다.


이 같은 조사들이 증명해 주는 것은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는 이미 엄마의 목소리를 알고 있고 또 엄마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와 구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음악을 동원하여 시행한 유사한 실험에 따르면, 태아는 서로 다른 종류의 음악을 구분할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심지어 서로 다른 두 동요를 구분할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태아가 들려 준 음악이나 동요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태아가 알아차리는 것은 다만 소리 패턴이 다르다는 점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조차 대단히 놀라운 것으로, 갓 태어난 아기들이 일단 어떻게 소리를 만들어 내는가의 방법을 터득하면 곧 다양한 종류의 간단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데 그처럼 매료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적절한 해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침방울을 만드는 단계

어린 아기의 소리 만들어 내기는 아기가 태어나서 첫 해를 살아가는 동안 몇 단계를 거쳐 진행되며, 그 이후에는 말 만들어 내기라는 중대한 작업이 이를 대신하게 됩니다. 태어나서 1개월 또는 2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 아기는 침으로 방울을 만들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약간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내민 다음 입술을 다시 닫습니다. 그러면 침으로 된 작은 방울이 입에서 나오지요. 아직은 이 엄청난 위업에 소리가 따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유창한 언어 구사를 향해 나가는 기나긴 여정의 첫 걸음, 바로 그것입니다. 옹알거림을 시작하기 전 단계에서 아기는 이처럼 행동함으로써, 입술과 혀의 움직임을 호흡과 조화시키는 등, 말하기 활동에 착수하고 있는 셈이지요. 여러 기관의 조화로운 움직임을 통한 아기의 침방울 만들기 동작―바로 이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 동작―은 후에 가서 진정한 언어 활동의 기반이 됩니다.


- 열린 모음 소리를 내는 단계

아기가 3개월이 되었을 때 드디어 아기의 옹알거림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몇 주가 지나면서 자신이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터득한 아기는 점점 이에 매혹되어, 옹알거림에 몰두하게 됩니다. 처음 단계에서 아기의 옹알거림은 입으로 공기를 뱉어내는 것, 가르랑거림, 거친 소음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은 것이지만, 이윽고 처음으로 열린 모음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이제 아기들은 우라든가 아와 같은 소리를 실험 삼아 내기 시작하고, 드디어 부모는 쿠-쿠 또는 구-구와 같은 소리를 내는 등 아기가 하는 말 실험에 참여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됩니다.


- 진보된 옹알거림을 하는 단계

아기의 옹알거림은 6개월이 되었을 때 정점에 이르게 됩니다. 너무도 재미있어서 아기는 혼자가 되었을 때도 즐거운 마음으로 정신없이 옹알옹알 소리를 내지요. 이제 자음이 모음과 결합하여 아주 다양한 단음절 소리를 만들어 내기를 이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소리들은 어떤 특정한 대상이나 사람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들은 그저 소리를 위한 소리에 불과하여 아무것도 지시하지 않고 아무런 의미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마치 노래를 하지 않은 채 발성 연습하는 가수와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아기의 홀로 서기

아기의 미래

엄마의 품에 안긴 채 누워 있는 새로 태어난 아기의 자그마한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이는 자그마한 아기가 첫 두 해를 살아가는 동안 어떤 보살핌을 받는가가 후에 어른이 되어 걷게 될 인생의 여정에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사랑이 가득하고, 자극이 풍부하며, 즐거움이 넘친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는 어려움 없이 조화로운 성품의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무시당하고 곤궁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는 그와 같은 어른으로 성장하기가 한결 더 어려울 수 있겠지요.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해 주는 증거를 우리는 어른으로서의 삶에 적응하는 데 실패한 사람들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럽의 감옥에 있는 죄수들을 조사한 결과, 그들 가운데 50퍼센트 정도가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엄마에 해당하는 역할을 한 사람이 다섯 번이나 바뀌는 환경에 내맡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놀랍게도 95퍼센트나 되는 사람들이 엄마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채 그가 베푸는 사랑스러운 보살핌을 결코 즐겨 본 적이 없음을 고백했다고도 합니다. 대신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여 그를 돌보았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 반사회적 유형의 사람은 어린 시절 강렬한 유대감을 체험하지 못했을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인간 사회의 구성원 전체와 비교해서 말이지요. 전통적인 믿음들이 말하는 바와는 달리 사랑에 넘친 엄마가 아기에게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현대적 이론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론은 앞서 제시한 증거 앞에서 맥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명백히 태어나서 보내는 삶의 첫 두 해는 지극히 심원한 형성기며 따라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상적인 세계에서는 태어나서 보내는 첫 두 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목가적이고 아름다운 것이 되어야 합니다. 엄마의 팔에 안겨 흡족하게 젖을 먹는 일과 따뜻한 엄마의 품에 안겨 귀여움을 받는 일에서 시작하여, 완만한 속도로 기동력과 자기 통제력을 획득해 가는 동안 장난감과 놀이로 이루어진 흥미로운 세계를 탐구하는 일, 그리고 점증하는 자신감이 주는 짜릿한 전율을 느끼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아기는 찬란하게 만족스럽고 나날이 좀더 자극적인 앞으로의 삶, 바로 그 삶의 서곡(序曲)에 해당하는 시기를 마음껏 즐길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부모든 아니든, 인간의 아기가 헤쳐 나가는 놀라운 여정―그러니까 미세한 수정란에서 시작하여 생기차고 매혹적인 두 살배기 아기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 그 아기가 지나온 바로 그 놀라운 여정―을 자세히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우리 지상에서 숨을 쉰 적이 있는 생명체 가운데 가장 예외적인 존재인 인간의 아기가 겪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복잡한 발달 과정에 다만 경탄을 금치 않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인간의 미래는 바로 이 같은 여정을 걸어온 아기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과장일 수 없습니다. 이 아기들이 어른이 되어 베풀 사랑스러운 손길이 그 다음 세대의 아기들을 이상적인 환경―말하자면, 그 아기들에게 놀라운 천성을 펼치고 꽃피우도록 자극하는 환경―에서 융성하도록 보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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