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교육학, 사회학, 그리고 철학을 아우르는 국내 최초, 최대의과학적인 실험 40여 회를 명쾌하게 분석하여, 인간 내부에 대한 탐구와 이해가 바탕이 된 자녀양육법을 소개한다. 특히 아이가 가진 무한하고놀라운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어른이 막연히 생각해온 아이의 성품과 지능,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차이 등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낸다.
대규모 실험을 기반으로 한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하면서도, 다양한 시각 자료를첨부해 쉽고 재미있게 내용을 파악하고 공감할 수 있게 꾸몄다. 또한 다중지능이론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채택한 학교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외국의 사례를 취재해 소개함으로써 현장감을 살렸다.
■ 차례
Chapter 1 나는누구인가
1. 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
2. 욕심 많은 기계, 두뇌
3. 뇌와 내가 만나는 특별한과정
Chapter 2 남과 여, 그들의차이
1. 왜 남자는, 왜 여자는
2. 남자의 뇌 vs 여자의 뇌
3. 손가락에 담긴 과학적 사실 그리고17%의 비밀
4. 아들과 딸, 다르게 키워야 한다
Chapter 3 다중지능, 나만의 프로파일을찾아서
1. 그들의 불행한 짝짓기
2. 잠재능력 속에 숨어 있는 지능
3. 강점지능, 다름을 특별함으로만들어라
Chapter 4 도덕성, 작지만 위대한출발
1. 도덕성, 그 불편한 진실
2. 아이가 자라면 도덕성도 자란다
3. 도덕성이 경쟁력인 결정적이유
4. 도덕성을 높이는 부모 노릇
Chapter 5 또 하나의 경쟁력,자아존중감
1. 나는 소중한 존재일까?
2. 자존감의 거대한 영향력
3. 인재의 조건, 문제해결능력
4.공감형 부모가 자존감을 높인다
appendix - 아이의 사생활 참고자료
아이의 사생활
나는 누구인가
뇌와 내가 만나는 특별한 과정
- 0세, 피부는 제2의 뇌
생후 1년간 아이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인간이 일생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는 바로 태어나서 1년 동안이다. 두뇌도 이러한 성장에서 예외가 아니다. 태어날 때 불과 400g 정도였던 뇌는 생후 1년 만에 1kg으로 2배 이상 커진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아기의 뇌는 어른이 갖는 신경세포의 대부분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기의 뇌는 신경세포는 있지만,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신경회로 시냅스가 발달하지 않아서 매우 성성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생후 1년 동안 아기는 이러한 연결 작업을 하느라 쉴 새 없이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낀다. 이렇게 온몸으로 받아들인 정보는 바로바로 뇌에 전달된다.
그런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유헌 교수는 이 시기 아기에게는 우리가 알고 있는 뇌 말고 ‘제2의 뇌’가 있다고 설명한다. 바로 아기의 피부다. 피부는 태내에서 처음 생겨날 때 뇌와 같은 외배엽에서 나와 발달했고, 피부의 신경세포는 풍부한 신경회로로 뇌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피부로 전달하는 정보는 아주 미세한 자극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감각을 이용하는 것보다 금방 뇌로 전달된다. 특히 피부로 전달되는 정보는 뇌의 발달 중 감정, 정서의 발달에 중요하다. 어린아이일수록 스킨십이 두뇌 발달에 좋다는 이야기도 이런 원리에 근거한다. 그렇다면 아이의 제2의 뇌 발달을 도우려면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이 시기 엄마와 아이가 주고받는 모든 접촉이 곧 두뇌 발달과 연결된다. 아기의 손발을 가볍게 깨무는 것, 목욕을 시키면서 온몸을 조물조물 만져주는 것, 아침에 일어나서 뽀뽀를 하거나 볼을 부비는 것, 손을 닦고 로션을 발라주는 것, 꼭 안아주는 것……. 물론 스킨십에는 엄마가 아이에게 하는 것뿐 아니라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아기가 엄마의 가슴이나 얼굴을 만지는 것, 엄마의 손가락을 가지고 놀거나 발가락을 잡기 위해 기어다니는 것……. 돌 전 아기에게 엄마는 어떤 값비싼 장난감보다 좋은 신비로운 장난감이다. 스킨십은 엄마와 아기의 애착 형성에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애착이 엄마가 늘 자기 옆에 있을 것이라는 신비감이라면, 스킨십만큼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없다.
- 만 1~2세, 운동능력의 발달
생후 21개월이 된 아이는 혼자서 벽을 잡고 계단을 오를 수 있으며, 서툴긴 하지만 두발을 모아 뛸 수 있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서 세 살까지 일어나는 아이의 발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아이는 어떻게 빨리 배우고 발달할 수 있는 것일까?
1964년 벤저민 블룸은 만 17세에 측정한 지능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약 50%의 발달이 임신 당시부터 4세 사이에 일어난다고 보고했다. 약 30%의 발달은 4~8세에, 그리고 나머지 20%의 발달은 8~17세에 이루어진다. 또한 출생 이후 연결해온 시냅스 수가 최고치에 달하는 것이 두세 살 때다. 이 시기는 평생 중 두뇌가 가장 급격히 발달하는 시점 중 하나인 것이다.
이때 다양한 영역의 정보를 풍부하게 전달받으면 두뇌 발달이 활발해진다. 뇌 발달과 더불어 이 시기에 부모가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운동능력의 발달이다. 뇌에서 신체 기관을 관장하는 부분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손을 관할하는 부위다. 따라서 세밀한 손작업을 많이 시키면 아이의 뇌도 함께 발달한다.
- 만 3~6세, 스스로 사고하는 힘
만 3~6세는 대뇌피질의 전두엽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다. 전두엽은 종합적인 사고 기능, 인간성, 도덕성, 종교성 등 최고의 인간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다. 이 시기 아이가 말을 어른처럼 잘한다고 느껴지는 것은 전두엽의 발달로 종합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인 만큼, 평생 올바른 사고를 갖게 하는 교육이 어떤 교육보다 앞서야 한다. 타인의 정서를 이해하며 긍정적이면서 생산적인 방식으로 이를 표현하도록 가르쳐야 하며, 자신의 의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남의 이야기도 귀담아 듣는 연습을 시켜야 한다. 또한 스스로 활동을 시도해보고 성공의 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독립심과 자신감, 자기 주도성을 높이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또한 올바른 생활태도나 사고방식을 갖게 하는 예절 교육과 도덕 교육도 이 시기에 시켜야 한다.
- 만 7~12세, 다양한 경험과 학습이 중요
초등학교 시기에 갖는 몇 가지 경험은 청소년기 때 겪는 변화의 혼란을 어느 정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정성에 대한 것, 즉 사회적 규약을 익히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사회적 규약은 절대로 억지로 익혀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영어단어와 수학공식 몇 개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을 부탁한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스스로 보이는 상황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우며 우정도 쌓게 된다.
- 사춘기, 어른 뇌로의 준비
12세~17세, 전두엽은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쓸 신경회로를 가려낸다. 많은 메시지가 오가는 신경회로는 점점 더 튼튼해지는 반면에 약한 회로는 없어진다. 어떤 연결을 강화시키고 어떤 연결을 제거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경험’이다. 뇌가 이 시기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어른 뇌로서의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필요한 것만 남긴 어른의 뇌는 한 분야에서 월등한 전문성을 갖게 된다. 성인이 특정한 전공을 선택하고 자신만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은 뇌의 이런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성인이 되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는 이 시기에 부모는 어떤 양육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좋을까? 이미 아이의 뇌는 모든 학습을 할 수 있을 만큼 발달되어 있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긍정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중지능, 나만의 프로파일을 찾아서
강점지능, 다름을 특별함으로 만들어라
모든 아이에게는 꿈이 있다. 그러나 그 꿈을 어떤 식으로 펼칠지, 자신의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설계할지는 미지수다. 아이들의 지능은 무궁하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분야가 바뀔 때마다 꿈도 바뀌곤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자아가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아이들은 남들이 좋다는 것을 마치 자신이 좋아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성공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 그래서 강점지능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강점지능을 알고 있다면 아이의 교육을 계획할 때 조금 더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다. 그리고 아이의 강점지능, 즉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항상 옆에서 지켜보고 생활하는 부모야말로 가장 정확하게 아이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재능이 유전적 영향에 더 크게 좌우되는지, 아니면 환경적인 영향에 더 크게 좌우되는지는 현재까지도 학자들 사이에서 숙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두 요소 중 어느 하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든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든,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든 사회적 영향 때문이든, 아이들은 호기심을 통해 자신의 재능 여부를 시험한다. 호기심은 모든 재능의 출발점이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호기심을 특정 분야로 집중시키고, 그 안에서 자신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피터드러커 경영대학원 심리학과 교수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아이들의 능력 계발에 있어 호기심이 가장 중요하며,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는 분야에 몰입한다면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몰입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대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대상과 아이 사이에 적당한 긴장감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호기심은 확장을 통해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창의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낸다. 칙센트미하이는 위험을 즐기는 사람이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낯선 것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나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이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특성에 그대로 부합하는 설명이다. 특히 강점지능과 연관된 호기심은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창의적인 사고를 만들어나가는 기반이 된다. 타고난 재능이 정해져 있다고 해도 끊임없는 탐구와 훈련은 아이의 능력을 더욱 키워준다. 이와 더불어 부모는 아이의 질문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아이가 보이는 관심 영역에 대해 충분히 탐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후원을 해줘야 한다. 이로써 아이 스스로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인정받고 싶어 하는 대상은 바로 부모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아이는 자신감과 적극적인 자세를 갖게 된다. 특히 성공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의 행동에 긍정의 힘으로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부모는 대개 아이를 긍정적으로 대하면서 믿어주었다. 아이가 어떤 부분에 호기심을 보이든 아이를 믿고 지원해준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마법을 걸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너는 할 수 있어” 마법이다.
- 아이의 발달에 맞게 흥미를 관찰하고 꿈을 구체화시켜라
미국 시애틀의 한 병원에서 산모에게 ‘아기가 언제부터 주위를 인식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응답자의 13%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라고 했고, 36%는 ‘생후 2개월 후’, 나머지는 ‘1년 후’라고 대답했다. 이 설문 조사 후에 아기가 4개월, 8개월, 12개월일 때 가정을 방문해 다시 조사를 했는데, 태어날 때는 발달 정도가 비슷한 수준이었던 아기들이 차이를 보였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주위를 인식할 것이라고 응답한 엄마들의 아기들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달 정도가 현저히 앞섰다.
이 조사 결과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즉 엄마가 아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수록 아기의 발달 정도가 앞서간다는 것이다. 출생 직후부터 아기에게 많은 말을 건네고 다양한 지적 발달 경험을 제공한 엄마는 그렇지 않은 엄마에 비해 아이의 발달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이다.
아이들의 발달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며 육체의 가변성 및 뇌의 학습능력 또한 무한히 열려 있다. 아이의 재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아기, 초등기, 중등기, 고등기로 나누어 아이의 발달을 살펴보며, 이에 맞는 적절한 자극을 더해주는 것이 재능과 적성을 연결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첫 번째, 유아기는 여러 영역에 관심을 갖는 시기다
두뇌의 전반이 활발하게 발달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의 자극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와 영역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오감을 자극해주는 다양한 놀이법을 통해 자연스러운 발달을 유도하고 흥미를 보이는 분야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이런 모든 활동 속에서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와 세심한 관찰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두 번째, 초등기는 조금씩 자신의 재능과 적성에 눈을 뜨는 시기다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키우기 위해서는 두각을 보이는 분야를 찾아 그 분야를 중심으로 학습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학습을 설계해줄 때는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스스로 다양한 지적 탐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세 번째, 중등기는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사회적으로 연결하는 시기다
이미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자신의 재능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미래의 직업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구체적인 미래 직업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 현장 방문이나 실습 활동을 통해 다양한 직업군을 경험하게 도와주자. 이때 전통적으로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몇몇 직업군만 경험하게 할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남들이 가지 않은 블루오션을 펼쳐주는 것이 좋다.
네 번째, 고등기는 재능을 진로로 연결해 미래를 계획하는 시기다
재능을 일찍 발견해 그 계통의 길을 가겠다고 일찌감치 마음을 먹은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 시기가 되어서야 진로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설계하는 미래에 아이 자신이 열정적으로 빠져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의 선택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선택한 길에 성공적으로 도달하는 법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면, 아이는 미래를 설계할 때 조금 더 현명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경쟁력, 자아존중감
나는 소중한 존재일까?
- 성공의 핵심 요소, 자존감
자존감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교육학에서는 자아존중감을 ‘긍정적인 자아상’이라고도 표현한다. 간단하게 ‘내가 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정도’라고 이해해도 좋다. 원광아동상담센터 소장인 이영애 박사는 자존감은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는 모든 행동의 근원이 되는 핵심적인 인간 행동의 특성이라고 강조한다.
심리학, 교육학, 의학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아이에게서 자존감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 교육학과 조세핀 킴 교수는 한 사람의 삶에 있어서 자존감이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이라고 설명한다. "자존감이 비단 학업뿐 아니라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준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문제를 극복할 때 자존감이 낮은 사람보다 높은 사람은 더 잘 이겨내고 성공한다. 직업, 우정 또는 가족관계에 이르기까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더 잘 해낼 것이다."
아이의 자존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3, 4세 아이 6명을 대상으로 자존감에 대한 실험을 해보았다. 이 연령만 되어도 아이에게는 자아존중감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상태다.
아이들에게 동물 모양 퍼즐을 맞춰 보게 했다. 제한시간은 10분. 그런데 아이들이 맞추게 될 퍼즐 조각 10개 중에는 짝이 맞지 않는 조각이 하나 섞여 있다. 10분이 지난 후 선생님이 잘못된 조각을 줬다고 말하며 짝이 맞는 퍼즐을 주자, 아이는 재빨리 그 조각을 받아 퍼즐을 완성한다. 어른에게도 불가능한 이 과제를 진행하는 동안 아이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이 실험은 아이가 불가능한 과제를 할 때의 기분을 조사해 자존감을 유추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실험이 끝난 아이들에게 웃는 표정과 찡그린 표정이 그려진 카드들을 주고 골라보도록 했다. 세 명은 웃는 표정을, 나머지 세 명은 찡그린 표정을 골랐다. 아이들이 고른 그림 카드는 바로 그 아이가 가진 자존감을 말한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과제를 완수했을 때 기분 좋게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능력을 신뢰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과제를 완수했지만 어려움이 있었을 때의 기분만 남는다면 자기 능력을 불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서너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이러한 차이는 왜 일어나는 걸까? 그 이유는 다음 실험에서 밝혀졌다.
이번에는 앞의 실험에 참여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있다. 역시 맞지 않는 조각이 섞인 칠교판을 준비한 후, 아이에게 칠교 조각을 맞춰보게 하면서 엄마에게 아이를 도와줘도 된다고 말해두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칠교 조각을 맞추던 아이들은 맞지 않는 조각을 만나자 이전 실험처럼 조금씩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는 어떻게 행동할까? 이것이 실험의 관찰 포인트였다. 어떤 엄마는 아이가 조각을 잘 맞추지 못하자 얼굴에 초조한 빛이 역력해지더니 급기야 자신이 칠교 조각을 빼앗아들고 맞춰보려 했다. 반면 어떤 엄마는 아이의 고심하는 모습을 여유 있게 지켜보면서 간간이 조언만 했다.
실험 결과 아이가 칠교 조각을 잘 맞추지 못하자 조급해하며 자신이 직접 완성하려고 한 엄마는 네 명, 비교적 여유 있게 아이가 스스로 끝까지 해보도록 기다려준 엄마는 두 명이었다. 재미있게도 이 두 엄마의 아이는 앞선 실험에서 웃는 표정을 골랐다. 두 가지 실험에서 우리는 엄마의 양육 태도가 아이의 자존감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부모의 양육태도와 자녀의 자존감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부모들의 자존감 지수를 알아보았다. 문항은 성인의 자존감지수가 어린 시절의 경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부모와 자녀의 자존감 비교 조사연구’에 참여한 126명의 부모는, 앞서 ‘자존감지수 조사연구’에 참여한 아동 126명의 부모들이다.
조사연구 결과, 아동기의 경험은 그대로 그들의 자존감지수에 나타났다. 부모 경험이 좋은 경우 어김없이 성인이 된 지금도 자존감이 높았다. 놀라운 사실 또 하나, 부모의 자존감을 자녀의 자존감과 비교해보니 그 역시 정확히 일치했다. 부모의 자존감이 높으면 자녀 역시 자존감이 높았다. 결과는 분명해졌다. 부모의 자존감은 양육태도를 통해 고스란히 아이의 자존감으로 대물림되는 것이다.
아이의 자아존중감은 생각보다 훨씬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다. 특히 자존감은 성공 경험과 더불어 자신에게 중요한 타인인 엄마, 아빠의 평가를 통해 형성된다. 성공 경험도 중요하지만 이것에 대해 부모가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해주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학교에 들어가서는 교사, 또래 친구들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 되면, 아이의 자존감은 대체로 굳어진다.
그러므로 아이의 자아상이 별 탈 없이 긍정적으로 발달해가려면, 무엇보다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부터 꾸준히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느낌을 받으면서 자라야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그 역할은 부모가 담당한다.
로저스는 인간은 보통 유아기의 경험을 통해 가치를 형성하게 되는데,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발달시켜나가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어른들에 의해 부여된 가치의 조건(conditions of worth)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의미 있는 존재가 좋다거나 잘했다고 반응한 것, 싫다거나 못했다고 반응한 것이 자신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아이의 초기 경험이 자존감을 세우는 데 긍정적이었다면, 그 아이는 자기 가치에 대한 느낌을 내면화해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초기 경험이 긍정적이지 않아 자기 가치의 내면화에 실패한 아이는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항상 타인의 행동과 반응에 신경 쓰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 지나치게 성공에 집착하는 아이가 될지도 모른다.
아이의 자존감, 이것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러나 시간으로 따지자면 그리 길지 않은 유?소아기에 한 인간의 가장 많은 것이 결정된다는 것을 부모인 우리는 곧잘 잊는다. 엄마가 아이에게 던진 말 한 마디가 상처가 되어 성격을 바꾸기도 하고 아주 작은 경험이 나머지 삶의 태도를 결정짓기도 한다. 같은 조건 속에서도 어떤 아이는 성공을 배우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좌절을 배운다. 그 경계 지점에서, 나의 아이는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될까? 선택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요인은 바로 ‘자아존중감’이며 이 결정적인 요인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는 ‘부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