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네이버 파워 블로거인 저자가 자신의 아이와 함께 실천할 수 있는건강하고 올바른 아빠표 교육법을 제시하는 책. 저자인 부엉이 아빠의 아빠표 교육법은 합리적인 분석과 구체적인 실천이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아빠표교육의 핵심은 책읽기를 중심으로 올바른 가정교육만 이루어지면 굳이 사교육은 필요 없다는 논리이다. 특히 부엉이 아빠의 교육법은 다독을 통한교육을 지향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양서를 연구하고 자녀에게 직접 읽어준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독서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 조바심, 평가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학습법이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 원어민이 아니라면 영어교육은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떨쳐버리게 할 교육경험과 철학, 그리고 사교육에 자꾸 기대고싶은 우리들을 향한 외침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 저자 서용훈
대학에서경영학을 공부하고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입사해 10년 넘게 일했다. 회사를 그만둔 후에는 주가지수옵션 투자를 하면서 경실련에부동산 관련 글을 기고하는 등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최근에는 부엉이(초등 6년 여아)와 함께 책을 읽고 영어공부를 하면서 책읽기에바탕을 둔 엄마표•아빠표 학습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블로그 ‘부엉이가 꿈꾸는 세상(blog.naver.com/hoony49)’을통해 건강하고 올바른 엄마표•아빠표 학습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앞으로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찾는 그날까지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해나갈계획이다.
■ 차례
추천의글
들어가며
Part 1 우리 아이에게 ‘책’이라는 멋진 친구를 선물하자
Part2 수학 독서학습 : 책읽기와 놀이로 수학적 힘을 기르자
Part 3 과학 독서학습 : 책읽기와 탐구활동으로 과학적 사고력을키우자
Part 4 역사 독서학습 : 초등 교과보다 한발 앞선 역사책 읽기
Part 5 영어 독서학습 : 영어책으로, 영어에서자유로워지자
Part 6 책읽기! 모두가 행복해지는 마법의 약
부록 - 독서왕(다독왕, 독서퀴즈왕) 사례외
참고문헌
초등 과목별 독서비법
Part 1 우리 아이에게 책이라는 멋진 친구를 선물하자
부엉이는 엄마, 아빠만큼이나 책을 사랑하는 아이다. 바쁜 6학년인데도 매달 50여 권 정도 책을 읽으니 가히 책벌레라고도 할 만하다. 최근에는 영어책을 읽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얼마 전 서점에 들렀을 때 책표지에 끌려 구입한 최신 미국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열심히 읽고 있다. 이렇게 부엉이가 책을 좋아하는 것은 도서관 사서이던 아이 엄마가 저녁마다 거르지 않고 책을 읽어준 덕분이다. 그런 영향으로 아기 때도 부엉이의 장난감은 책이었다. 특히 예쁜 그림책을 유난히 좋아했다. 낮에 아이와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는 미안한 마음 때문에 저녁 9시면 자야 하는 집안 내력에도 불구하고, 쏟아지는 잠을 참아내며 꾸벅꾸벅 졸면서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간혹 아이엄마 대신에 해주던 책읽어주기가 6학년인 지금까지 이어질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도서관 이용의 생활화도 아이로 하여금 책을 좋아하게 만들었다. 부엉이가 나들이를 시작할 무렵부터 주말이면 유모차에 태워 집 근처 공원에 붙어 있는 도서관에 들르는 것이 아빠인 내가 아이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이었다. 아이도 바깥세상을 구경하는 공원 나들이와 이어지는 도서관행을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도서관에 가면 집보다 예쁜 그림책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무렵부터는 주말이면 먼저 신발을 신고 도서관에 가자고 재촉하기까지 했다. 지금도 집 근처 도서관 두 군데를 이용하고 있다.
또 부엉이는 책을 읽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책읽기에 친숙해졌다. 원래 좋아하지도 않지만, 아이가 생기고 난 후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좀 더 갖기 위해 TV는 거의 보지 않았다. 책을 가까이 하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에서 아이도 배우는 것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런 엄마, 아빠의 바람 덕인지 부엉이는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주었다.
Part 2 수학 독서학습 : 책읽기와 놀이로 수학적 힘을 기르자
부모가 알아야 할 수학교육의 흐름
1980년대 이후 현대 수학교육의 흐름은 단순 계산과 암기 중심의 교육에서 문제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으로 변화되어 왔다. 문제해결력과 수학적 소양을 기르는 한 방법으로써 그림책이나 수학동화 등 아동문학을 통합교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도 활발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칼데콧상 수상작을 비롯한 그림책과 수학동화를 언어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교육 등에 활용하는 방법이 이미 보편화되었다. 국내에서도 아기 때부터 그림책을 적극적으로 읽어주어 수학적 마인드를 기르거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수학동화를 통해 재미있는 수학적 경험을 쌓게 해 수학에 더욱 흥미를 갖도록 하는 연구와 함께 교육현장에서의 실험도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초등학교 때가 수학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이므로 기초 계산능력의 향상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아이가 어릴 때부터 속셈학원에 보내거나 학습지를 시킨다. 아기 때부터 책을 열심히 읽어주던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부엉이도 저학년 때 학습지로 지독하게 단순한 문제풀이를 경험한 바 있다. 왜 배워야 하는지, 무슨 도움이 되는지도 모른 채 문제만 푸는 단순반복 계산 위주의 수학이니 계산기가 아니고서야 당연히 어렵고 싫어하는 과목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출발! 수학책 읽기
개인적으로 일본의 그림책 작가 안노 미쯔마사를 좋아한다. 간결하고 절제미가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유럽풍의 그림과 함께 신비로운 이야기로 감동을 준다. 1968년에 발표한 데뷔작 『이상한 그림책』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그려내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이다. 초등학교에서 10년간 수학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수학, 과학, 예술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그림책을 많이 그렸으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안노 미쯔마사의 그림책으로 아이의 수학책 읽기를 이끌어주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의 그림책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살펴볼 책이 있다. 1992년 안데르센상 수상작가이며 순수 미술화가인 크베타 파코브스카의 『마법 그림책』이다. 『색깔놀이』『숫자놀이』『모양놀이』『요일놀이』 전 4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는 즐거움 이외에 아이가 직접 만지고 놀면서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재미난 책이다. 시각적으로 느끼는 기존 그림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책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당긴다. 그리고 안노 미쯔나사의 『함께 세어 보아요』다. 수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아름다운 수채화풍 그림과 함께 수와 숫자를 배운다. 수와 계절의 변화에 따른 마을 풍경은 아이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법 그림책』시리즈와 『함께 세어 보아요』로 수학그림책의 맛을 본 아이에게 소개하는 다음 책은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수학그림책』이다. 여러 가지 그림을 바탕으로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개념과 논리를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기 이전의 맛보기이므로 아이가 어려워하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읽어도 괜찮다.
Part 3 과학 독서학습 : 책읽기와 탐구활동으로 과학적 사고력을 키우자
부모가 알아야 할 과학적 사고의 틀 잡기
과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지식의 이해, 탐구와 문제해결 과정, 문제해결력의 향상이다. 문제해결력의 향상은 과학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지만, 과학적 사고의 과정을 거쳐 저절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국 과학지식의 습득과 함께 탐구와 문제해결 과정, 즉 과학적 과정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과학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흥미와 같은 과학적 태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호기심이나 흥미와 같은 과학적 태도는 관찰이나 실험 등 구체적인 경험이나 책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길러진다. 이런 과학적 태도는 개념과 원리를 깨닫도록 도와주는 탐구와 문제해결의 과정을 거쳐 문제해결력 같은 과학적 사고력을 길러준다.
OECD가 주관하는 2006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에 따르면 우리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태도인 흥미나 학습동기가 여타 조사대상국에 비해 매우 낮다. 이것은 우리 과학교육의 문제점이 뭔지를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또 단순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준다. 과학적 태도에 문제가 있으면 제대로 된 과학적 사고가 어렵기 때문이다.
취학 전 문학으로 과학에 흥미 유발하기
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그림책 중에는 과학의 개념을 문학으로 녹여낸 작품이 많이 있다. 이런 그림책은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여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줌으로써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이들은 그림책 속의 이야기를 통해 과학의 개념을 배우고, 탐구활동 같은 과학적 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함으로써 과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그림책을 과학교육에 통합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그림책의 요건으로 이경우 전 이화여대 교수 등은 『유아 과학교육의 문학적 접근』에서 일단 과학적 맥락이 흐르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과학의 개념과 과정이 포함되어 있고, 아이에게 흥미를 주는 책일수록 좋다고 한다.
▶ 물체와 물질 탐색하기: 색, 크기, 모양, 촉각, 냄새 등으로 물체의 형태를 구분하거나 고체, 기체, 액체 등 물질의 상태 변화 과정을 통해 물체와 물질의 특성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구름빵』『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과일 사세요』『깊은 밤 부엌에서』『누가 좀 도와줄래?』『눈사람 아저씨』『눈사람이 된 풍선』『무슨 색일까요?』『비눗방울을 탄 임금님』『아기 물방울의 여행』 등.
▶ 생물에 관심 갖기: 동?식물의 종류, 특징, 성장과정, 사는 곳, 생명의 역사 등 생물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이런 동물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는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물에 대하여 흥미를 갖게 해준다. 『갯벌이 좋아요』『고래들의 노래』『공룡 할머니가 들려주는 진화 이야기』『꽃씨나라 난쟁이의 선물』『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벌레가 좋아』『생명이 숨쉬는 알』『엄마처럼 될래요』『준치가시』『친구를 보내 주세요!』등.
▶ 우리 몸에 관심 갖기: 아이들이 우리 몸에 관심을 갖게 해 신체의 여러 부분의 명칭과 기능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그림책이다. 『꼬르륵, 먹은 게 다 어디 갔지?』『멍멍 의사 선생님』『몸의 구석구석이 말하기를』『소중한 나의 몸』『엄마가 알을 낳았대!』『우리 몸의 구멍』『우리 몸 털 털 털』『우와, 이만큼 컸어!』『윌리는 어디로 갔을까?』『재주 많은 손』
Part 4 역사 독서학습 : 초등 교과보다 한발 앞선 역사책 읽기
부모가 알아야 할 역사교육 접근방법
역사! 쉬운 것도 같지만 어려운 말이다. 의미를 곱씹어보면 현재의 나로부터 시작해 주위 사람들로 범위를 넓혀나가다가 과거의 사람들과 생활을 되돌아보는 것이 역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떤 역사가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부단한 대화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대충 이 정도면 역사가 무엇인지 감은 오는 것도 같다. 하지만 아이에게 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묻는다면 금방 답이 궁해진다.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린아이를 가만히 지켜보면 자신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 그리고 과거 사람들에 대해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물어온다. 이런 관심과 호기심은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아이 나름의 역사인식이다. 이런 아이의 질문에 반응하는 것이 바로 아이와 역사교육의 만남이다. 그런 반응 중 가장 쉽고 현실적인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옛이야기와 책읽어주기이고, 이런 활동이 아이를 위한 역사교육의 출발점이 된다.
이렇게 책이나 이야기를 통해 경험하는 역사흐름은 아이의 역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힘, 즉 역사적 사고력을 길러준다. 그런 점에서 영어나 수학공부 못지않게 다양한 책읽기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만 어린 아이의 경우 추상적 시간개념이 미숙하여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담은 텍스트를 전달하기보다는 신화, 전설, 민담 형식의 옛이야기를 가볍게 다룬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면 된다.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발간한 유아를 위한 「역사교육 활동자료」를 보면 최근 들어 역사교육은 암기 위주의 단편적인 지식 습득보다 역사의식과 사고력 배양을 중시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역사책을 읽어주거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등의 체계적인 교육으로 아이들의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역사교육은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진다. 3학년부터 사회과목의 일부분으로 시작해 5학년까지 생활사 중심으로 배우다가 6학년이 되면서 통사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그래서 역사적 흐름을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수준의 책읽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저 문제 풀고, 외워서 답하는 과목이 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책읽기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회 과목의 한 부분으로 3학년부터 역사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별도의 역사 과목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배우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옛이야기 책으로 역사와 처음 만나기
어릴 때 엄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만큼 아이들의 감수성을 키워주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없다. 엄마가 아이와 나누는 이야기 가운데는 세상을 창조한 신들의 이야기도 있고, 의로우며 용기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들 이야기는 신화, 전설, 민담 등의 형식으로 전해져 오고 있지만, 역사의 한 페이지로 당당하게 기록되기도 한다. 그래서 엄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나 읽어주는 책을 통해 아이는 역사를 처음 만나게 된다.
부엉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무렵 자주 찾던 책 중의 하나가 옛이야기였다. 제주도 설화인 『설문대할망 이야기』와 『바리공주』 같은 책들을 즐겨 읽었다. 동화를 낳은 어머니가 옛이야기라는 것을 아이도 본능적으로 느꼈을까? 아마 엄마나 아빠가 읽어주던 그런 책에 익숙해진 탓일 것이다. 그리고 불어 닥친 그리스?로마신화 만화 신드롬은 부엉이도 피해갈 수 없었다. 가나출판사에서 나온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아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도서관에도 친구네 집에도 온통 이 만화책뿐이었다. 그만큼 이 만화 시리즈는 인기가 있었고, 이후 국내 아동문학계에서, 특히 학습서를 중심으로 만화 붐을 불러왔다. 작품성과 관련된 논란도 있었지만 읽어내기 쉽지 않은 분량의 그리스?로마신화를 아이들이 어떻게든 끝까지 읽도록 한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
Part 5 영어 독서학습 : 영어책으로, 영어에서 자유로워지자
부모가 알아야 할 체계적인 영어책 읽기 로드맵 짜기
최근 들어 영어책을 활용한 영어학습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토플이나 토익시험 만점자 등 영어 성취가 뛰어난 아이들의 학습행태를 살펴보아도 알 수 있다. 학습 초기에 비디오나 오디오를 활용하다 영어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효과적인 학습과 고급 영어 습득을 위해 영어책을 찾게 된다. 그래서 한글책과 마찬가지로 영어책 읽기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엄마, 아빠들에게 영어책은 생소하고 어렵기만 하다. 현재 국내의 영어책 소개서들은 주로 그림책을 문학사적으로 접근하거나 일부 유명한 책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 또는 서평을 싣는 수준이다. 이런 정도의 책 소개로는 영어책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쉽지 않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해리포터 신드롬은 세계문학사에서 새로운 역사를 기록했다. 『Harry Potter 해리 포터』 시리즈는 2008년 6월 기준으로 4억 부 정도 판매되어 책 판매액만 3조 원 이상이고, 브랜드 가치도 15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외형적인 기록 외에도 2008년 6월 스콜라스틱 출판사와 시장트렌드 조사기관인 얀켈로비치가 발표한 「2008년 어린이와 가족 읽기 보고서」를 보면 『Harry Potter』시리즈를 읽은 5~17세 아이들의 70% 정도가 다른 책을 읽는 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의 읽기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학교생활이 훨씬 재미있어졌다고 답해 이 책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 이처럼 미국에서도 『Harry Potter』시리즈가 아이들의 책 읽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굳이 이 시리즈를 언급하는 이유는 이 책 읽기가 국내에서도 아이들 영어학습의 정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정독할 정도면 아이의 실질적 영어능력은 미국의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이다. 미국 르네상스 러닝사의 AR 리딩레벨이 5.5~7.2이고 아마존에서 추천하는 리딩레벨이 9~12세인 점을 감안하면 대략 맞는 듯하다. 이후 아이의 영어능력은 다양한 영어책 읽기를 통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그림책부터 『Harry Potter』시리즈까지 아이들의 영어책 읽기를 위한 로드맵을 그려보자.
먼저 어떤 책이 좋은 영어책인지 알아야 한다. 일부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문화적 차이를 이유로 미국이나 영국 등 서구의 아이들이 많이 읽는 책, 예를 들어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우리 아이들이 읽기에는 무리라고 제쳐두는데 이는 잘못되었다. 서구 문화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들이 많이 읽는 책부터 찾아 읽어야 하지 않을까. 더욱이 글로벌 인재를 꿈꾸는 아이라면 서구 아이들과 한 무대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큼 미국이나 영국 등 서구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과 작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다음은 영어책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읽는가 하는 부분이다. 좋은 책에 대한 인식은 같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아이가 처한 상황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 때문에 효과적인 영어책 읽기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 많아도 대다수 우리 아이들의 영어능력과 바쁜 사정을 감안할 때, 그런 책들을 전부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대부분은 학원 등에서 사교육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있다. 영어책 읽기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어 학원에서도 영어책 읽기를 유도하고 있지만, 효과적으로 읽히기가 녹록치 않다. 왜냐하면 학원의 커리큘럼에 따른 영어책 읽기 -대개는 아이들에게 숙제로 주어진다- 로 개별적인 아이들의 영어능력과 독서수준은 고려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영어책 읽기를 할 리 만무하다.
이처럼 영어학습에 있어서의 영어책 읽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에 비해 눈에 보이는 아이들의 실상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것은 지나친 사교육으로 대다수 아이들이 책을 읽을 시간과 여유가 없다는 점과,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우리 영어학습법의 비효율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어책 읽기는 영어학습법과 한글책 읽기와 함께 아이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기 때부터 중학교 입학 전까지 아이의 영어학습을 어떻게 이끌어줄 것인지, 그림책 읽어주기부터 시작해서 해리 포터 시리즈나 그 비슷한 수준의 영어책을 정독해내기까지의 영어책 읽기는 어떤 방법으로 진행할 것인지, 그리고 한글책 읽기는…… 이런 식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아이의 나이, 영어능력과 독서수준에 맞는 대응을 해나가면 효과적인 영어책 읽기가 가능해진다.
Part 6 책읽기! 모두가 행복해지는 마법의 약
바보들의 파티, 이제 그만!
OECD 회원국가 만 15세 아이들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핀란드와 우리나라는 순위를 다투는 뛰어난 국가로 자주 비교가 된다. 하지만 양국의 교육 여건은 뚜렷하게 상반되는 모습이어서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놀랍기만 하다. 알려진 바대로 핀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공교육 체제를 갖추고 있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지 않아 가정에서의 교육이 충실하게 이루어진다. 부모들은 아이의 읽기, 쓰기 공부를 지도하며, 도서관을 적극 활용한다. 아이들도 3개월이나 되는 긴 여름방학 동안에 학업보충보다는 little summer job를 가지며, 실생활에서 여러 가지를 체험하고, 경험을 쌓음으로써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여유를 가진다. 이렇게 핀란드의 아이들은 여유롭지만, 세계 최고의 학업성취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매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대부분의 시간을 학과공부에 매달리고 있어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GDP의 7.2%에 달하는 OECD 최고 수준의 학교 교육비와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사교육비 추가 지출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서 얻은 결과이기에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다. 이런 고비용 저효율의 교육구조는 교육의 양극화와 자원 배분의 왜곡을 초래하여 사회적 화합과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암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처럼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의 뛰어난 학업성취도는 천문학적인 사교육 투자비용, 엄청난 주입식 문제 풀이, 과도한 선행학습의 영향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낮게 평가하더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취도라는 결과는 향후 우리 교육 부분의 발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보게 한다. 물론 현재와 같은 교육체제로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21세기는 지식기반 사회로, 교육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은 학교 교사들과 교육 관료들에게 맡겨놓기에는 너무나 위태로워 보인다. 그래서 교육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깊은 성찰과 더불어 의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지금 우리들에게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하는 학교 선생님과 올바른 교육 인프라를 갖추는 데 온 힘을 집중하는 교육 행정가, 그리고 이들을 신뢰하고 지지할 수 있는 현명한 학부모가 필요하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은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