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는 부모 미는 부모

   
허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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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콘텐츠
   
13800
2008�� 10��



>■ 책 소개
『끄는 부모 미는 부모』는 유아교육학 박사허영림 교수가 들려주는 자녀교육서이다. 부모가 앞장서서 끌고 가다 보면 자칫 아이는 자신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위해 공부하는것처럼 생각하거나 싫증을 내기 때문에 교육적인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아이와 부모의 밀고 당기기란 어떤 것이며, 아이 내면에잠재되어 있는 학습 능력을 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준다.&nbsp& 


■ 저자 허영림
서울에서 태어났다. 뉴욕콜럼비아대학교에서 유아교육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뉴욕 ‘Radio Korea AM 1480’ 부모 교육 담당 방송 교수를 역임했다.현재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역서에 『몬테소리 교구의 이론과 실제』『영유아를 위한 부모 교육』이있다.


■ 차례
머리말 
제1장 끄는 부모, 미는 부모
제2장 놀아 주는 아빠가 똘똘한 아이를 만든다 
제3장 아이의 성격, 부모하기 나름 
제4장 숨겨진 아이의 가능성을 찾아라
제5장 유대인의 가정교육에서 배우는 지혜 
제6장 부모들에게 자격증을 부여하자? 
제7장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
제8장 우리 아이에게 친구가 생겼어요 
제9장 엄마, 학교가 너무 재미있어요. 
제10장 스스로 하는 아이, 칭찬하는 엄마
제11장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제12장 아이와의 대화는 ‘나 전달 법’으로! 


부록




끄는 부모 미는 부모


끄는 부모, 미는 부모

미는 부모는 아이가 주체가 되게 한다

내 아이가 누구보다 똑똑하고 잘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이에게 무엇이든 해 주고 싶어 하는 것 또한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만 되어도 피아노 학원이다 미술 학원이다 영어 학원이다 기본 두세 개 이상의 학원을 순례해야 하루 일과가 끝난다. 하지만 아이가 요구하기 전에 학습지나 학원 등 모든 걸 준비해 주는 게 부모의 올바른 역할일까? 어려서부터 피아노다 태권도다 수영이다 이것저것 배우게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이가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하는 것과 부모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은 효과 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부모가 앞장서서 아이를 끌고 가려다 보면 아이가 자칫 자신을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라 부모를 위해 공부하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싫증을 내기 때문에 교육적인 효과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조기 교육이라고 하면 좀 더 자란 후에 배울 것을 미리 배움으로써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이른 시기에 월등한 지식을 갖추는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조기 교육 대부분이 학원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주입식 교육이다.


그러나 참된 조기 교육은 아이의 특정한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발현되지 않은 아이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여 유연한 두뇌를 가진 아이로 만드는 것이다. 주입식 교육에만 치중해서 아이를 이 학원 저 학원 순례시키다 보면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지레 지쳐 버린다. 실제로 이것저것 많이 시켰는데도 아이가 어느 것 하나 썩 잘하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조기에 너무 서둘러 인지적인 자극이나 언어적인 자극을 준 경우에는 해마 신경 세포에 과부하가 걸려 수용을 못하면서 신경 세포가 잘려 나가 오히려 학습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경우, 때로는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미는 부모는 아이가 주체가 되게 하고 끄는 부모는 부모 스스로가 주체가 된다. 학습은 평생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루소 철학에서 가장 많이 강조되는 것이 소극 교육이다. 한 아이가 어떤 도구를 망가뜨렸다고 하자. 이 경우 부모는 새것을 사 줄 것이 아니라 그 도구가 없음으로 해서 어떤 점이 불편한지를 아이 스스로 느낄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조기 교육이란 이름 아래 하기 싫은 공부를 강요해 아이에게 학습에 대한 거부감이 들게 하기보다는 아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에게 숙제하라고 재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더라도 한번만 꾹 참고 그냥 넘겨보자. 다음 날 학교에 가서 다른 친구들이 숙제해 온 것을 보고,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으면 아이는 다음부터는 나도 숙제를 해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아이 스스로 점차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생활 습관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신나게 블록쌓기 놀이를 한 후 블록을 치우지 않아 온통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고 하자. 이때도 아이를 야단치며 정리를 강요할 게 아니라 아이에게 블록을 정리하라고 타이르고 잠시 기다린다. 이럴 때 급한 부모는 먼저 치우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하기보다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블록을 정리하려는 노력을 보일 때 같이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부모가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어야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다.



놀아 주는 아빠가 똘똘한 아이를 만든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어려서 아빠와 많이 논 아이가 인내심이 많고 학업 성취도와 사회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씩 활동하기 시작하는 단계가 되면 아이는 신체를 이용한 놀이를 좋아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특히 아빠와의 놀이가 중요하다. 아빠와 함께한 여행이나 박물관․식물원 등에서 여러 경험을 통해 호기심이 많아지고 일에 대한 성취 욕구와 인내심이 강해진다. 아빠를 통해 아이의 IQ가 발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면에 있어서도 아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아빠의 유형 3가지가 엄마와 싸우는 아빠, 술 취한 아빠, 텔레비전만 보는 아빠였다. 3가지 유형을 곰곰이 새겨 보면 아이들이 같이 놀아 주고 감정을 교류하며 상호 작용하는 아빠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의 아빠의 역할과는 사뭇 다르다 할 수 있다. 결국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 병행되어야 한다. 엄마 자신부터 돈은 남편이 벌어 오고 집안일과 육아는 아내가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빠가 아이의 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주는 게 바로 엄마의 역할이다. 아빠가 실수를 하더라도 엄마가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초보 엄마가 그러하듯 육아 경험이 많지 않은 아빠 역시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엄마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아빠만의 양육 스타일을 개발하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몇 해 전 「타임」지 커버스토리로 아빠의 역할에 대한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다. 미국 사회에서 사회적 압력으로까지 인식되는 아빠의 개입과 그 안에 숨어 있는 묘한 심리를 보여 주는 내용이었다. 기사는 아빠의 개입이 아이에게 엄마와는 또 다른 보조 엄마의 의미일 뿐 진정한 아빠는 가정에서 없어졌다고 지적하고, 사실상 아내들이 그들 고유의 영역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에 남편들은 단지 약간의 도움을 주고 보조 역할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는 아빠와 엄마의 공동 작품이다. 그러므로 아빠의 역할에 한계와 범위를 정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주인 의식이 필요하다.



부모들에게 자격증을 부여하자?

슈퍼 키드 신드롬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뛰어났으면 하는 것은 모든 부모의 희망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다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과욕은 자칫 슈퍼 키드 신드롬(Super Kid Syndrome)을 낳을 수 있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이것저것 다 해 보며 자신이 잘하는 게 없다고 느끼면 아이는 좌절을 경험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자칫 아이가 모든 것에 흥미를 잃을 수가 있다. 어려서부터 아이에게 다른 아이가 하는 것을 모두 하게 하면서 아이를 경쟁에 내몰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데 다른 아이가 하니까 당연히 우리 아이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억지일 뿐이다. 못한다고 속상해할 일도 아니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한다. 아이 역시 인정받기를 원한다.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아이는 없다. 다만 다른 아이와 같을 수가 없을 뿐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시샘은 하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질투심이 지나치면 아이가 의기소침해지기 쉽고 친구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최고이기를 요구하는 부모로부터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아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부모는 내 아이가 무엇이든 잘하기만을 바랄 게 아니라, 누구나 장점을 가지고 있고 다른 아이가 잘하는 것이 있는 것과 같이 자신에게도 잘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게 우선이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인만큼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가치를 모두 인정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무조건 네가 최고다 식의 교육은 자칫 이기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뒤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의 아이로 만들 수 있다. 아이가 너무 자기만 안다 싶을 때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한 불쾌한 결과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유난히 욕심이 많은 아이라면 스스로 분배의 주체가 되어 보게 한다. 가령 제한된 양의 간식이나 과자를 아이에게 주어서 친구들과 골고루 나누어 먹도록 해 본다. 이러한 경험을 되풀이하는 사이에 아이가 욕구를 통제할 줄 알게 될 것이다.


그래도 아이가 달라지지 않을 때는 자신과 친구들 모두가 욕심껏 간식을 가졌을 때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직접 체험해 보게 한다. 심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싸우는 등 다른 사람들 배려하지 않는 행동 역시 직접 그로 인한 불쾌한 경험을 해 보게 함으로써 바로잡을 수 있다. 떼쓰는 소리나 쿵쾅거리는 소리를 녹음해 아이에게 들려주고 기분이 어떤지 이야기해 보게 한 후 다른 사람 역시 너로 인해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 준다.


"○○는 잘하는데 넌 왜 못하니?" 하는 식으로 다른 형제자매와 비교하는 것도 은연중에 아이에게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경쟁심을 유발하게 되면 남자 형제 중 작은 아이가 여자처럼 애교를 부린다든지, 자매 중 한 아이가 남자 아이처럼 행동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아이 스스로 부모의 기대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킨 결과다.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경쟁하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아이가 흥미를 가지는 것을 마음껏 해 볼 시간을 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진정으로 부모가 바라는 것은 아이의 행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아이에게 친구가 생겼어요

놀이가 곧 학습이다

공부의 상대 개념이 놀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 입장에서는 마냥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가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있어 놀이는 곧 학습이자 정서 순화의 수단으로 성격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해 탐색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을 배운다. 즉, 아이에게는 놀이가 곧 학습이다. 아이는 놀면서 사물을 관찰하고 여러 방법으로 실험하면서 스스로 학습한다. 이 아이는 놀면서 집중하고 탐색하는 힘이 나중에 학습과 관련된 힘이 된다.


아이가 놀고 있는 것을 보면 참 기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때로는 단순한 막대기가 멋진 칼이 되기도 하고 음식을 집는 젓가락이 되기도 하고 요술 지팡이로 변신하기도 한다. 아이는 원하는 대로 상상해서 자유자재로 변형한다. 아이는 노는 동안 여러 가지 문제 상황에 부딪혀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보고 고민하면서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얻고자 노력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이가 맛본 스스로 방법을 찾아낸 데 대한 성취감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노력하는 과정은 더없이 값진 경험이 된다. 뿐만 아니라 아이는 여러 가지 장난감, 흙, 나무토막, 돌멩이, 나뭇잎 등 구체적인 사물을 가지고 노는 동안, 각 물체의 무게, 질감, 색깔, 크기 등 여러 가지 물리적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논리적, 수리적 학습도 한다. 놀이는 아이에게 있어 여러 가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통로인 동시에 많은 개념과 기술을 배우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기른다. 놀이를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남과 어울리고 사귀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친구들과 소꿉놀이나 역할놀이를 할 때 자신이 좋은 역할을 하겠다고 떼를 쓰다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고집을 피워서는 안 되고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곧, 친사회적 성향을 익히는 것이다. 또 병원놀이, 소꿉놀이 등을 통해 각자에게 주어지는 역할을 이해하고, 주사위나 게임판 등의 장난감을 통해서는 나름대로 규칙을 배우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따돌림을 당하면 오히려 공격적인 아이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행동은 반사회적 성향이 강한 아이에게 주로 나타난다.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지우개를 던지고 다른 아이들이 재미있게 노는 고무줄을 자르는 등 미성숙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데, 친구를 향한 관심을 잘못된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성숙한 사회성은 아이가 자랄수록 놀이를 통해 점차 세련되어진다. 점차 나아질 줄 알고 기다렸는데 다른 아이와 어울리지 못해 같이 노는 것을 기피하는 경우는 아스퍼거 장애(Asperger Disorder)를 의심해야 한다. 아스퍼거 장애를 보이는 아이의 경우, 대부분 지능이 정상이고 언어나 인지 발달 면에서 오히려 월등한 경우도 있어 부모들이 잘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똑똑하기는 하지만 남과 어울리는 상호 관계에서 장애를 보이는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를 말한다.


아이가 노는 동안 아이의 신체가 발달한다. 몸이 건강해야 그만큼 활동적으로 많이 뛰어놀 수 있는 법이다. 현대 사회에서 소아 비만아나 허약 체질아가 늘어나는 것은 아이가 제때 필요한 운동량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운동은 학습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운동으로 뇌의 혈액순환이 왕성해지면 집중력도 그만큼 높아진다. 때로는 놀이가 치료 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놀이 치료란 놀이를 하면서 무의식적인 충동이나 갈등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많이 사용된다. 특히 물놀이나 모래놀이는 긴장감을 없애 안정감을 준다.


어른들이 주의할 점은 아이들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태도를 버리라는 것이다. 놀이를 할 때는 최대한 아이의 수준에 맞춰서 놀아 주는 눈높이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와 놀아 줄 때는 선입견을 갖거나 현실적인 제약을 따지지 말고 동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스스로 하는 아이, 칭찬하는 엄마

민주적인 교육이 책임감 있는 아이를 만든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자아가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자기 일은 스스로 할 줄 아는 아이가 되도록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칭찬은 어떤 일을 잘 했을 때 하는 것이고, 격려는 아직은 부족하지만 앞으로 잘하라고 용기와 힘을 줄 때 하는 것이다. 격려는 아이들의 능력이나 수준에 맞게 해야 하므로 격려를 받는 대상에 초점을 두는 반면, 칭찬을 어떤 행위 사실의 결과를 근거로 해야 하므로 칭찬받을 만한 행동에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수학을 아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넌 머리가 좋으니까 열심히만 하면 다음엔 다 맞을 수 있을 거야"라고 하면, 격려해 주려고 한 말이 오히려 아이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성적을 올리는 일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의 능력이나 수준에 맞지 않게 격려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을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못난 아이, 무능한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의 능력이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해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격려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즉, 똑똑한 아이로 키우려는 부모의 의도와는 달리 열등한 아이, 자신감 없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칭찬은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했을 때 바로 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작은아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려고 하는데 큰아이가 엄마에게 기저귀를 가져다주었다면 그때 바로 등을 두드려 주면서 "우리 아들 참 착하네" "이렇게 착한 딸이 있어서 엄마는 행복하단다" 등의 말로 칭찬해 준다. 만약 이런 경우에 돈을 준다든지, 사탕을 주는 식으로 물질적 보상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아이 스스로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고 판단되면 부모에게 물질적 보상을 요구하게 된다. 문 앞에 있는 신문을 엄마에게 가져다주고 "엄마! 500원 주세요" 하는 식이다. 이런 경우는 칭찬에 뒤따르는 보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는 표정부터 차이가 난다. 칭찬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늘 자신감에 차 있고 자기 일을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는 항상 주눅 들어 있고 매사에 수동적이다.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칭찬 한 마디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칭찬을 귀로 먹는 보약이라 하는 것이다. 또한 칭찬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잘못을 지적하는 일이다. 잘못을 지적할 때는 먼저 칭찬을 해 주는 것이 좋고, 야단칠 때도 아이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자칫하면 아이가 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하며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칭찬할 일도 있고 혼낼 일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번 칭찬했으니까 앞으로도 잘하겠지라거나 한번 혼내 주었으니까 앞으로 그런 행동은 하지 않겠지 하고 생각했다가 아이가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부모는 실망하고 화내다가 제풀에 지치고 만다. 아이는 아직 자라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부모에게 지적을 받아도 잘못된 행동을 수십 번 더 반복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또다시 처음에 지적하고 설명했던 것처럼 할 수 있는 인내가 성공적인 자녀 교육을 가능케 한다. 때로는 실수를 해 부모를 화나게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어떤 행동이 바람직하고 어떤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은지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부터는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작은 일이라도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정해서 끝까지 할 수 있게 한다. 부모가 어떤 범위를 정해 주어 그 범위 안에서는 아이가 자유롭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훨씬 민주적인 부모와 자녀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아이와의 대화는 "나 전달 법"으로!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기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인간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다. 대인 관계에서 상대방의 입장은 무시하고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부모들은 기본적으로 아이보다 자신들이 더 많이 경험했고,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와 대화할 때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하고 이를 고수하려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아이를 민주적인 환경에서 키우기를 원한다면 부모는 아이와의 관계에서 아이의 입장을 얼마나 고려하고 있는지 한번쯤 반성해 보아야 한다. 한번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자. 친구와 다툰 후 큰 소리로 울면서 집에 돌아오는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자신에게 울음을 그치라고 소리지르는 엄마를 보면서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엄마에게 무언가 말하고 싶어서 열심히 요구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자신의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가 자신을 조금도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관계가 지속되면 아이는 점차 부모에게 자신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지 못하다가 결국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릴지도 모른다. 보다 원만한 부모와 자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친구와 다투고 울고 들어오는 아이에게 "왜 바보처럼 맞고 들어왔어?"하고 다그치거나 "그만 울고 조용히 좀 해" 하고 윽박지르지 말고 친구와 다투어 속상한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준다. "친구가 때려서 많이 속상하지?"라거나 "계속 말썽을 부리려는 게 아닌데 자꾸 일이 생기는구나" 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기분을 이해한다고 느끼고 부모에게 보다 친밀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러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앞으로는 친구와 사이좋게 지낼 거예요"라며 스스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아이가 친구와 싸워서 속상해하고 있을 때 부모가 옆에서 싸우게 된 이유나 경위 등을 물으며 상황 파악에만 급급하기보다는 아이의 감정 상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행동이 가족이 세워 놓은 규칙이나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상황에서까지 부모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부모는 애정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한 분명한 한계를 정해 주고 그 한계를 일관되게 지켜 나가야 한다. 처벌을 동반한 과도한 통제가 아이에게 모욕감을 주는 반면, 지나친 자유는 의존적이고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며 의지가 약한 사람이 되게 한다. 그러므로 중용을 지키면서 일관성 있는 양육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란 말이 있다.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란 뜻이다. 부모의 말과 행동을 아이가 그대로 닮는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모델로서의 부모 역할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아이는 부모가 어떤 모습의 모델인가에 따라 이런 모습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저런 모습으로 자라나기도 한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체벌을 받으며 자란 사람은 나중에 자신의 아이를 체벌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을 합리화한다. 반면 체벌보다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의 아이와의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대화로 해결하려 한다. 또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보고 자란 아이가 역시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또래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모델로서의 부모를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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