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이 여행을 하며 古典을 이야기하다

   
정인화 · 정다훈 · 정다영 공저
ǻ
휴머니스트
   
13000
2007�� 10��



>■ 책 소개
50대의 아빠와 20대의 두딸이 10년 전부터 2007년 2월까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노년의 삶과 청년의 삶을 탐구하고 비전을 찾기 위해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토론했다.비판력과 분석력이 뛰어나며 보기엔 좀 차갑고 딱딱하지만 유머가 넘치는 생기발랄한 막내딸 다영이. 막내와 한 살 차이, 그러나 나이만으로는 추정할수 없는 기하급수적인 여행 경험 때문인지 폭넓은 인간관계와 깊은 정신세계로 무장한 첫째 딸 다훈이. 다양한 분야에 깊고도 해박한 지식뿐 아니라실천력도 겸비한 지성인 아빠가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함께 혹은 따로 여행하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바탕으로, 아빠와 두 딸이 고전에서이끌어낸 삶과 지혜를 전해준다.


『바리공주』『리어 왕』에서 시작해 『그리스 신화』『삼국유사』『이솝우화』까지 다양한 21권의고전이 등장한다. 이 고전들은 여행 때마다 가족들의 손에 쥐어졌던 책들로, 여행지와 관계되거나 그곳에 얽힌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시종일관진행되는 아빠와 두 딸의 대화에는 주요 고전이 두 권씩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소개 및 의미를 카툰으로 재미있게 그려내어 흥미를더한다.


■&> 저자
정인화
 - 관동대학교 교양과 교수이다. 윤리학, 리더십론, 매스컴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여행과 스키를 좋아하며, 자기개선과 사회 개선을 꿈꾸며 활동하고 있다. 첫째 딸 다훈이, 막내딸 다영이에게 여행과 책으로 세상을 접하게 한 아빠다.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1976년 고려대학교(법대)를 졸업하였다. 국립타이완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학교에서 「중국의 이데올로기 갈등과 정책결정」이란 논문으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고뇌하는 현대인을 위한 윤리학 강의』『도약하는 중국』『유교문화의 두 모습』(공저)이있다.


정다훈 -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를 졸업하고지금은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자유•도전 모험을 유난히 좋아하고, 세계 역사, 신화, 종교 등에 무척 관심이 많은 첫째딸이다. 중학교 2학년 때인 1997년 유럽 여행을 시작했고, 2001년 아빠와 함께 중국 전역을 여행하고 『클릭! 차이나』를 출판하였다. 여고졸업 직후 인도를 여행하였고, 대학 2학년 때인 2004년 지중해 연안국을 여행한 뒤 『다훈이의 세계 신화 여행』을펴냈다.


정다영 -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다. 2002년 지중해에 인접한 이슬람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하여『다영이의 이슬람 여행』을 펴냈다. 학교 보충 수업을포기하고 떠난 만큼, 여행과 세계사 공부를 연결짓기 위해 가방 안에 세계사 교과서를 넣고 떠난 다영이는 이슬람 문명권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하였다.


■&>차례
아빠의 말 | 여행, 책, 그리고 삶 
다훈이의 말 | 대화, 소통, 그리고 가치 
다영이의 말 | 여행,사랑, 그리고 행복 


Round 1 부모 노릇, 자식 노릇 『바리공주』, 『리어 왕』 
Round 2사람은 왜 사랑하는가? 『향연』, 『사랑의 기술』 
Round 3 보이지 않는 세계와 관계 맺기 『어린 왕자』, 『소학』
Round4 영웅이냐, 성자냐 『그리스 신화』, 『삼국유사』 
Round 5 미운 오리 백조 되기 『왕오천축국전』, 『미운 오리 새끼』
Round 6 운명아, 길을 비켜라 『무정』, 『안티고네』 
Round 7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의 변명』,『행복론』 
Round 8 만약 내가 죽지 않는다면? 『걸리버 여행기』, 『길가메시 서사시』 
Round 9 인간은 동물보다우월한가? 『이기적 유전자』, 『플랜더스의 개』 
Round 10 큰 가르침을 찾아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알라딘』
Round11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솝 우화』





아빠와 딸이 여행을 하며 古典을 이야기하다


사람은 왜 사랑하는가?_『향연』,『사랑의 기술』

1. "돈-키-호-테"를 찾아라

다훈  아빠 시절에도 스펙을 따지고 그랬어요?


아빠  아빠 시대에는 연애 자체가 요즘의 풍속도와 달랐어. 사귀는 것을 감추려고 했지. 드러내놓고 다니지 못했어. 요즘 학교에는 캠퍼스 커플도 많아서 수업 시간에도 같이 앉아 있고, 교정에서 팔짱도 끼고, 손도 잡고 다니던데, 아빠 때는 캠퍼스 커플이란 생각도 못 했던 일이지.  또 사귀는 모습을 봐도 커플링, 커플티, 또 만난 지 100일, 200일, 1년 또는 무수한 ○○데이를 챙기기도 바쁘더군. TV연속극에나 나오는 재벌 남자가 카페를 빌려 연인에게 깜짝 쇼를 하는 것도 실제 연애의 새 표준이 되어가고 있잖아? 이런 게 아빠 세대에게는 낯선 풍경들이지.


다훈  이왕이면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좋겠지만, 난 사랑이 그렇게 조건으로 오지는 않는다고 봐요. 『향연』에서도 돈과 권력에 팔린 사랑은 추악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결혼 상대의 첫 번째 조건이 돈 많은 남자인 걸 보면 좀 씁쓸해져요. 돈이 많으면 많은 걸 누리고 살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마음의 평화까지 가지고 오진 않을테니까요.


아빠  음, 아빠가 너희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현재 그 사람의 상태가 아니라, 10년 후에 그 사람이 나의 기대 수준에 맞을 것인가.를 보라는 거야. 예컨대 아빠를 봐. 대학 시절의 아빠가 볼 게 뭐가 있는 사람이었냐? 두메산골에서 태어났고, 농사꾼이었던 할아버지는 대학 1학년 때 돌아가셨고……. 지금 너희가 말하는 스펙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환경이었잖아. 지금은 연애의 문화적 각본이 이미 상업화되었다는 걸 결혼정보회사나 전문적인 연애 이벤트 상품 등을 보면 알 수 있지. 연애도 소비산업에 포섭된 거야. 결국 진정한 사랑이라는 환상도 돈의 논리에 포박되는 시대가 온 거지. 에리히 프롬(Erich Fromm) 선생이 지금의 상업화된 연애문화나 결혼문화를 보면 뭐라고 할까? 혹시 "성숙한 사랑을 얘기한 내가 설 자리가 없구나!"라고 할까? 아니면 "거봐라, 세상은 그렇게 더욱 공허하게 변하잖니. 그러니 더욱 진실한 사랑, 성숙한 사랑을 위해 노력해라."라고 말할까?


다훈  사랑이 상업이 되고, 깃털처럼 가벼워진 오늘날,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은 한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사랑에 대해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해주잖아. "사람은 왜 사랑하는가?", "왜 사랑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하는가?"하는 것들 말이야.


다영  혼자 살긴 좀 추운 세상이잖아. 외로우니까 사랑하겠지. 그런데 옳은 짝을 못 만났으니 행복하지 못하겠지. 아니, 그래서 프롬 씨는 뭐라고 했는데?


다훈  프롬은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이며, 그 고독감과 공허감, 그리고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랑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어. 그리고 프롬이 보기엔 현대인은 가게의 진열장을 보고 일시불이든 할부든 자기가 살 수 있는 물건을 무엇이나 사는 것처럼, 자신들의 교환가치의 한계를 생각하고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찾아냈다는 느낌을 갖게 될 때 사랑에 빠지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했어. 


다영  쩝! 듣고 보니 옳은 말씀을 하셨네. 그럼 어떻게 해야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걸까? 그런 거에 대한 말씀은 안 하셨어, 프롬 씨가?


아빠  조건부 사랑이 성숙한 사랑으로 나가려면 배려, 책임, 존경, 지식(여기서 지식이란 상대방이 무엇을 느끼며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상태를 말함) 등이 갖추어져 있어야 하지. 그러기 위해서 기술이 필요한 건데, 이는 동양적인 명상 같은 훈련을 통해 영적으로 성숙해져야 한다는 거야.


2. 성스러운 사랑과 세속적인 사랑

다영  짝이 있어야 삼각형이든 오각형이든 그려보지. 내겐 사랑의 성공에 닿는 길이 여전히 멀고도 험하게만 느껴지거든요. 프롬이니 뭐니 그런 사람들 얘기말고 좀 확 와 닿는 사랑의 성공 비결은 없나?


아빠  글쎄……. 사랑에 성공하려면 제일 먼저 각자 선호하는 사랑의 양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겠지. 예컨대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애정 표현이잖니. 그렇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애정표현보다는 성적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고들 하지. 남자는 no sex, no love이지만 여자는 no love, no sex라는 말은 남자와 여자가 선호하는 사랑의 양식이 다르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표현일 거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나서 상대에게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알려야겠지. 그리고 세 번째로는 내가 먼저 변해야 해. 그리고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할 땐 간략하고 구체적으로 해야 하고, 모욕이나 비난, 화는 금물이야.


다훈  오늘날 세속적인 사랑은 부정적인 것으로, 정신적인 사랑은 숭고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사실이야. 『향연』에서 보면 에로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에 의해 존경받던 신으로, 삶의 충일을 가져다주는 멋진 신이었어. 그런데 오늘날에는 저속한 연애의 신으로 바뀌었지. 에로스란 말도 이젠 에로틱, 에로티시즘 등 애욕과 관련된 단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잖아?


다영  그런데 언니가 말한 플라톤의 『향연』에서는 에로스라는 세속적이고 감각적인 사랑, 육체적 사랑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라고 하지 않나요? 정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이 육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보다 더 큰 행복의 원천이라는 거잖아요.


아빠 『향연』을 보면 소크라테스가 동성연애자였음을 알 수 있어. 플라톤은 『향연』에서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사랑하는 사람을 등장시켰는데, 여기서 다루는 동성애도 행복과 관련이 있지. 소년을 사랑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두 사람 삶의 행복지수를 증가시킨다는 거야. 현대 남성들이야 사우나 같은 데서 다른 남자들의 맨몸을 본들 무슨 일이 있을까 싶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수염이 무성한 성인 남자가 막 청년기에 접어들어 아름다움 몸을 갖춘 소년에게 구애를 하는 일이 남녀간의 사랑보다 더 고차원적인 사랑이었다고 해. 그런 걸 보면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말하는 사랑에도 의문이 생기지.


다훈  그런 사실을 전제로 하면, 동성애에 대한 현대의 시각이 얼마나 편협한 사회사상인지 알 수 있어요. 동성애에 대한 오늘날의 비난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이며, 왜 문제가 되고 있는 걸까요?


아빠  동성애에도 세속적인 것으로 비난을 받은 경우와 찬미를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찬미를 받을 동성애란 서로에게 덕과 지혜를 얻게 해주는 것이냐 하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향연』에서는 "소년은 지혜나 그 밖의 다른 덕을 증진시켜줄 수 있고, 연인은 이것을 자기의 교육과 지혜를 위하여 얻고자 할 때 이렇게 두 개의 법도가 서로 맞부딪침으로써 소년이 연인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요, 그밖에는 절대로 아름다운 것일 수 없습니다."라고 했잖아.


다영  동성애를 통해 서로가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게 한다면 비난할 수 없지 않느냐, 이런 말이죠? 하지만 성스러운 사랑이든 세속적인 것이든 결국 조화의 문제 아닌가요? 성(聖)과 속(俗)의 조화를 이루는 사랑은 그렇게 힘든 것인가요?


3. 사랑의 종착지는 어디?

다훈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과 색깔로 사랑을 하지만, 드라마나 동화에서 늘 이상적인 결말은 결혼으로, 비극적인 결말은 헤어짐으로 맺는 것 같아요. 헤어짐이 가슴 아프고 힘든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결혼이 꼭 행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TV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두 주인공이 이혼 후에 재결합하면서 이런 말로 끝났지. "그리하여 우리는 다시 돌아왔지만, 이것이 인생의 끝이 아니기에 아직은 해피엔딩이라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결혼과 사랑의 관계는 뭘까?


아빠 결혼은 하나의 제도이지. 사랑의 본질은 아닌 것 같아. 우리가 여행했던 티베트는 일처다부제의 모계중심사회가 아니었니? 사랑은 결코 생각처럼 쿨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해. 인간 중에서 이상형을 찾겠다는 건 환상일 거야. 하지만 악마는 꿈같은 사랑을 하라고 속삭이지. "네가 원하는 사랑을 절대로 포기하지마." "너는 화려한 사랑을 할 자격이 있어." "절대로 남자 보는 눈을 낮추지 마." 하지만 사랑도 날씬한 몸매를 위해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듯 노력해야 해. 낭만적인 환상으로 잔뜩 부풀려진 이상형이 아니라 진짜 사람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실과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


읽은 책

�� 플라톤, 지경자 역,『향연』, 홍신문화사, 1993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영한대역문고43, 시사영어, 2002


더 읽을 책

◦ 프랜시스 피츠제럴드, 김연희 옮김, 『위대한 캐츠비』,하서, 1998 - 세속화된 미국 사회 속에서의 사랑을 그린 소설.

◦「고린도 전서 13장」 - 아가페적 사랑의 세계를 보여주는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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