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토대로 글쓰기의 기초 체력을 위한 독서, 초기에 잡아주는 글쓰기 스타일, 가정에서배우는 배경 지식과 토론 능력 등을 통해 아이가 생활 속에서 글쓰기를 익히고 자신만의 글을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만화책,전래동화, 우화, 연애소설 등 아이들의 생각하기와 글쓰기를 도와주는 작품 소개부터, 아이가 직접 글을 쓰고자 할 때 고려해야 할 생각 풀어내기,문장 및 문단 만들기, 제목 짓기 등의 방법론을 자세한 설명과 예시를 통해 제시했다.
■ 저자 남미영
숙명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2005년 현재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인터넷 독서학교엄지북(www.umjibook.co.kr&>)을 통해 어린이 독서운동을하고 있다. 제1회 해송동화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꾸러기 곰돌이" 시리즈, 『엄마가 어떻게 독서지도를 할까?』『아기 송아지』"영이네 집이야기" 시리즈 외 다수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글쓰기 ― 세상을 내편으로 만드는힘
제1부 즐거운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part 1.글쓰기에도 기초 체력이 있다
Part 2. 초기에 잡아주어야 할 글쓰기 스타일
제2부 생활 속으로 뛰어 든 즐거운 글쓰기
Part1. 가정에서 길러주는 배경지식과 토론능력
Part 2. 책 속에서 캐내는 글쓰기 사고력
제3부 즐거운 글쓰기에는 계단식 매뉴얼이 있다
Part 1. 생각 풀어내기 - 이제는 쓰고 싶다
Part 2. 문장 만들기 - 생각에 생명을 불어넣는기술
Part 3. 문단 만들기 - 생각을 탄탄하게 구성하는 기술
Part 4. 시작에서 완성까지 - 글쓰기의 산을 정복하다
우리 아이, 즐겁게 배우는 생활 속 글쓰기
제1부 즐거운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part 1. 글쓰기에도 기초 체력이 있다
독서량과 글쓰기 ― 독서는 입력이고 글쓰기는 출력이다
아이들이 글을 쓸 때에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쓸 내용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왜 같은 학년, 같은 반에서 같은 선생님에게 배우는데 어떤 아이는 훌륭한 글을 쓰고 어떤 아이는 빈약하기 그지없는 글을 쓰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대한 인지과학의 답은 "스키마의 많고 적음" 때문이다. 인간의 "배경 지식"이라 해석할 수 있는 스키마는 생활이나 책읽기를 통하여 우리 두뇌 속에 축적된다.
책을 읽다 우연히 알게 된 지식이나 간접 경험은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 소재가 된다. 그래서 머리 속에 다양하고 좋은 생각이 많이 들어 있는 아이는 좋은 글을 쓰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는 쩔쩔 매게 된다. 특히 논술처럼 어떤 주제를 놓고 글을 써야 할 경우에는 그 주제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보잘것없는 글밖에는 쓸 수 없게 된다. 독서는 입력이고 글쓰기는 출력이기 때문이다.
독창성과 글쓰기 ― 다양한 독서가 독창적인 글을 쓰게 한다
글짓기 대회가 끝나고 우수작 발표가 있고 나면 자신의 아이는 매우 글을 잘 쓰는데 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지 조심스럽게 문의하는 부모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부모의 자녀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어디선가 본 듯한 글, 누구의 것을 베껴놓은 것 같은 글일 경우가 많다.
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원인은 독서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은 똑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한다. 폭넓은 독서를 하지 않고 교과서만 달달 외우는 학생들, 학원에 가서 같은 강사의 강의를 듣고, 같은 문제집을 풀다 오는 학생들은 모두가 비슷한 내용의 스키마를 소유하게 된다. 같은 교과서, 같은 선생님, 같은 참고서, 같은 문제집이 학생들에게 붕어빵처럼 똑같은 스키마를 제공한다. 그래서 제목만 같으면 같은 내용의 글이 자동으로 쏟아져나오게 된다.
글짓기 대회에서 낙선으로 실망하는 경우도 자신만의 생각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흔한 스키마, 누군가에게 배운 보편적인 스키마밖에 갖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글을 쓰지 못한 결과이다. 다양한 책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경험한 아이들은 다양한 스키마를 가지게 되어 독창적인 글을 쓸 확률이 높다.
Part 2. 초기에 잡아주어야 할 글쓰기 스타일
매일 똑같은 일기를 쓰는 아이들 ― 누군들 매일 똑같은 글만 쓰고 싶을까?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때문에 글을 올립니다. 일기를 쓸 때 매일 똑같이 써서 속상합니다. 이모가 결혼식을 했다던가, 할머니가 오셨다든가, 심지어는 엄마 생일에도 늘 같은 일기만 써요. 왜 그럴까요? 특별한 날에는 특별하게 쓰라고 하면 "참 재미있었다"라고만 씁니다. 왜 그럴까요? 원인을 알면 고쳐주고 싶어요. (경주에서 희진이 엄마)
"일기의 심리학"에서는 일기를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그런지 "일기를 10년 이상 쓴 사람은 어떤 분야에서든 반드시 성공한다"는 격언도 생겨났다. 그만큼 일기는 자기 반성과 도전의식을 담고 있는 매우 창의적인 두뇌 활동의 결과물이다.
일기가 이렇게 창의적인 활동인데 누군들 똑같은 일기를 쓰고 싶겠는가? 이 어머니 못지않게 어린이도 괴로웠을 것이다. 인간의 두뇌 활동은 워낙 창의적인 과정을 거치는 활동이기 때문에 독창적인 일을 할 때는 즐겁지만 똑같은 행동을 반복적으로 할 때는 괴로움을 느끼도록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똑같은 일기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의 어머니가 걱정하는 어린이의 일기에는 사건만 나열되어 있다. 사건 중에서도 "학교 갔다 왔다" "텔레비전을 보았다" "밥 먹었다" "숙제했다"와 같이 매일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의 나열이 가장 많았다. 이렇게 사건만 쓰는 일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일기는 매일 똑같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하루의 의미를 파악하는 "마음의 눈"이 없다는 데 있다. 아이들이 매일 다른 일기를 쓰려면 하루하루를 다르게 인식해야 한다. 즉, 어제와 다른 오늘의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찰력이 작동해야 하고, 사고력이 활동해야 한다. 그러면 의문이 생기고, 느낌이 생기고, 감정이 생기고, 이유와 대안들이 생겨난다. 이런 것들을 쓰면 틀림없이 어제와는 다른 일기가 된다.
* 단조로운 일기만 쓰는 어린이를 지도하는 방법
① 10분 정도 눈을 감고 오늘 있었던 일들을 회상해본다.
② 오늘의 특징을 잡아 다른 종이에 메모한다.
③ 기록할 사건이 있을 때는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스스로 질문해본다.
④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이유를 찾아본다.
⑤ 화를 낸 일이나 기분 좋았던 사건도 이유를 생각해본다.
⑥ 오늘 나와 만났던 사람과 나눈 대화를 떠올려본다.
⑦ 대화의 내용과 그들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⑧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 그들의 입장, 마음도 생각해본다.
⑨ 그들이 한 말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제2부 생활 속으로 뛰어 든 즐거운 글쓰기
Part 1. 가정에서 길러주는 배경지식과 토론능력
광고의 홍수 속에서 ― 유혹 속에 감추어진 진실 캐기
광고는 갓난아기 때부터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방송연구」(1998, 겨울호)에 의하면 아이들이 구매요구를 거절당했을 경우, 65%의 어린이가 불행감을 느끼고, 48%의 어린이가 부모와 불화가 생긴다고 한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광고에 나온 물건을 사지 못하면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게 되고, 청소년들은 경제적 불만이 쌓이고, 자제력 결핍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의 생활과 정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광고 속에는 물건을 팔고자 하는 상업적인 마음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런 광고도 좋은 글쓰기 학습 자료가 된다. 첫째, 광고는 어휘 공부의 보고이다. 광고에서 선전하는 음료수를 한 병 사서 마셔보게 한 다음 그 맛을 글로 표현해보라고 한다. 아이들이 글로 표현한 맛이 광고에서 선전하는 그 맛과 같을까, 다를까? 이때 아이들마다 표현하는 말이 다르다. 둘째, 광고는 이미지를 문장으로 만들 기회는 제공한다. 상품에 대한 설명 없이 이미지만 등장하는 광고들을 보고 무엇을 이야기하는 광고인지 해석하고, 글로 써보게 하면 문장 만들기를 연습할 수 있다. 셋째, 공익광고와 상업광고의 내용과 호소하는 방법의 차이를 발견해보는 방법도 재미있다. 여기서 분석력과 비판력이 길러진다. 넷째, 광고 카피 만들어 보기이다. 가끔 무슨 이야기인지 모호하거나 천한 표현이 나오는 광고가 있다. 이때 아이들에게 더 멋진 카피를 만들어보게 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생각해보고 글로 써보게 하면 광고를 할 때 멍하니 수동적으로 보는 습관쯤은 거뜬히 사라진다.
* 광고의 허리케인을 아세요?
1시간짜리 프로그램에 15초 광고가 평균 15개 이상 나간다. 어린이의 경우 하루 최소 시청시간을 2시간으로 치면 45~50개의 광고를 보고, 한 달이면 1350개~1500개의 광고를 시청한다. 이렇게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 광고의 허리케인 속에서 혼을 빼앗기지 않게 하려면 광고 보는 법을 단단히 교육해야 한다. 광고에 당하지만 말고 이용하는 아이로 길러야 한다.
형제끼리 싸울 때 ― 네가 옳다는 이유를 댈 수 있겠니?
"엄마, 나는 형이 못 되어서 억울해요."
막내 아이의 하소연이다.
"엄마는 왜 형과 동생 편만 들어요? 왜 나만 참으라고 해요?"
둘째의 불평이다.
"엄마가 동생들 편만 들어주니까 내 말을 안 들어요."
큰애의 말이다.
삼형제를 키우는 집에서는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이다. 정신분석학자들은 형제끼리 싸우는 이유는 자신이 독차지해야 할 엄마의 사랑을 나누어갖는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고 한다. 형제간의 갈등이나 라이벌 의식은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적당한 갈등은 발전과 성취를 위한 의욕으로 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들만 셋 키우고 있는 나는 형제들끼리 싸우는 것을 보면 속이 끓어오르곤 했다. 혹시 이 아이들이 앞으로 우애가 없는 것은 아닐까? 겁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형제끼리 티격태격 싸울 때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책도 보고 묘안을 짜기에 바빴다.
아이들이 싸우게 되면 우선 한 아이가 엄마에게 와서 억울하다고 호소한다. 또 한 아이도 호소한다. 그러면 엄마는 두 아이에게 네가 억울한 것이 무엇이고 상대방에게 요구할 것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써오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의 판단에 유리한 입지를 점거하기 위하여 머리를 짜내어 자신의 심정을 쓰기 시작한다. 머리 속을 뒤져 자기 주장을 쓴다. 좀더 나은 단어를 배열하여 더욱 호소력 있는 문장으로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치고 또 고친다. 아마 백일장에 나가서 쓸 때보다도 더 집중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만약 이때 쓰지 않는 아이가 있으면 자연스레 지는 것이다.
이 싸우는 글쓰기를 시작하고부터 아이들에게 집중력이 생겼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자주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은 일단 글쓰기 공부를 하는 중이니까. 그리고 편지를 쓰다 보면 아마도 분이 풀렸는지 더 이상 싸우지도 않았다.
Part 2. 책 속에서 캐내는 글쓰기 사고력
모험, 추리소설을 읽으며 ― 논리의 세계에 편입된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대개 모험소설을 좋아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상상의 세계나 환상의 세계를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다. 이제 그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논리의 세계이다. 논리성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이야기가 탐정소설과 추리소설이다. 탐정소설과 추리소설은 우연의 세계를 배제하고 필연의 세계를 어린이 앞에 보여준다.
탐정소설이나 추리소설은 지나치게 금전만능 사상에 물든 인간들이 출연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그 돈을 차지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 비교육적일 경우가 많다. 특히 빈번한 살인 장면으로 어린이들에게 악의 세계를 가르쳐주고 물들게 하는 데 한몫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건전한 추리소설, 건전한 탐정소설을 찾아주는 것이 부모와 교사의 할 일이다.
* 모험, 탐정, 추리소설 읽는 방법
소설을 읽을 때는 한꺼번에 몰두해서 읽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사건들이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험, 탐정,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인물이 나타나고 사건이 나타났을 때 비판하고 판단하기보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하고 나면 머리 속에 논리적인 관계가 그려진다. 이 관계 도식이 논리적 사고를 길러준다.
* 건전한 추리소설, 탐정소설의 조건
① 찾으러 가는 것이 돈이나 황금이 아니라 편지나 유물 같은 것이다.
② 찾으러 가는 인물들이 좋은 목적을 가지고 출발한다.
③ 돈을 차지하기 위해 살인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
④ 죽는 장면이 세밀하게 묘사되지 않는다.
⑤ 죽는 장면이 나오더라도 죄를 지은 사람이 죽거나 자신의 과오로 스스로 죽게 되는 장면이 바람직하다.
⑥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틀을 갖는다.
제3부 즐거운 글쓰기에는 계단식 매뉴얼이 있다
Part 1. 생각 풀어내기 ― 이제는 쓰고 싶다
매일 10분 글쓰기 ― 글쓰기에도 워밍업이 필요하다
독서 습관을 붙이는 데 하루 10분이면 충분하듯이 글쓰기 습관도 하루 10분이면 충분하다. 간혹 10분이 너무 짧지 않느냐는 의견들도 있다. 물론 더 오래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아이에게도 참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 10분이다. 실험에 의하면 30분을 쓰는 아이들보다 10분을 쓰는 아이들의 실천력이 6배가 넘는다.
10분 글쓰기는 워밍업 과정이다. 하루 10분씩 3개월만 하면 습관이 되고, 6개월이 지나면 운명이 된다. 6개월 동안 매일 10분씩 글쓰기를 실천하면 평생 동안 글을 쓸 수 있다. 쓰지 않으면 이상해질 정도로 글쓰기가 편안해진다.
* 매일 10분 글쓰기의 특징
① 글쓰기 습관이 든다
② 하루 동안 모인 생각이나 감정을 쓰고 나면 정신이 맑아진다
③ 글쓰기에 자신감이 생긴다. 혼자 쓸 때는 항상 내가 1등이다
④ 생각하는 습관이 든다. 매일 쓰기는 매일 생각하기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⑤ 생각의 텃밭이 풍부해진다. 글쓰기에 사용할 자료가 풍부해진다
Part 2. 문장 만들기 ― 생각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술
정확한 문장 ― 딱 맞는 단어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우리 집 흥부는 하얀 양말을 신었어요.
동네 개들 중에서 하얀 양말을 신은 개는
우리 흥부밖에 없지요.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쓴 일기이다. 아이는 일기장에다 네 발목에만 하얀 털이 난 강아지를 그려놓았다. 공학도인 아빠는 "강아지가 어떻게 양말을 신니? 신은 것 같다고 써야지"라고 지적했다. 문학도인 엄마는 "하얀 양말보다는 하얀 털양말이 더 좋은 것 같은데"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는 "우리 집 흥부는 하얀 털양말을 신은 것 같다"로 고쳐 썼다. 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어른들의 잘못된 지도로 아이의 신선한 문장이 망가지고 있는 중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훈련은 단어 선택이다. 생각을 표현하기에 딱 맞는 단어를 선택하는 기술, 그것은 글쓰기의 첫 번째 단계이다. 위와 같은 경우 "하얀 양말보다 더 딱 맞는 말은 없을까?"라고 했다면 훌륭한 글쓰기 지도가 된다. 물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잡는 방법을 길러주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더 딱 맞는 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글을 쓸 때마다 "더 딱 맞는 말"을 찾게 된다. 한 번만이 아니라 일생을 두고 글을 쓸 때마다 "더 딱 맞는 말"을 찾게 될 것이다. 이것이 단어 선택에 대한 자극이요, 학습이다.
지금, 아이의 글쓰기 공책을 펴고 살펴보라. 그리고 한 단어를 골라 밑줄을 치고는 "더 딱 맞는 말이 없을까?"라고 써보라. 밑줄 칠 단어를 고를 때에는 비슷한 말이 많은 단어를 골라, 아이가 몇 개의 단어를 놓고 고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단어 선택에 대한 안목이 높아진다. 비슷한 말이 없는 단어에 밑줄을 치면, 답이 없는 문제를 내고 풀어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지루해서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간결한 문장 ― 짧은 문장으로 써라. 긴 문장은 초점을 흐린다
글을 쓸 때 모든 문장의 길이가 일정할 필요는 없다. 문장 속에 담을 내용에 따라 짧기도 하고 길 수도 있다. 다만 짧아도 충분할 내용을 길게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문장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간결한 문장 스타일을 갖는 게 좋다.
* 짧고 간결한 문장쓰기의 비결
① 하나의 문장 속에는 하나의 생각만 넣는다.
② 한 문장 속에 주어와 술어를 하나씩만 넣는다.
③ 단어를 정확하게 선택하면 문장이 짧아진다.
④ 두 문장을 한 문장으로 만들지 않는다.
⑤ 필요 없는 단어는 빼버린다.
⑥ 부득이한 경우 외에는 접속사가 있는 문장을 피한다.
⑦ 원인과 결과를 한 문장 속에 넣지 않는다.
⑧ 간결하고 멋진 문장을 보면 공책에 베껴두었다가 다시 읽어본다.
Part 3. 문단 만들기 ― 생각을 탄탄하게 구성하는 기술
문단의 주인공 세우기 ― 문단은 딱 하나의 화제만 갖는다
문단이 성립되기 위해서 꼭 있어야 할 첫째 요건은 화제이다. 하나의 중심 생각인 화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문단으로 볼 것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우리가 글을 쓸 때 한 자 들여쓰는 것이 문단이라는 표시이지만 그 속에 하나의 화제를 갖추지 않았을 때는 문단이 아니다.
문단은 하나의 화제를 전개시켜나가는 문장들의 집합체이다. 대부분의 문단에는 그 문단의 중심 생각을 진술하는 중심 문장이 나온다. 이것을 화제문, 또는 작은 주제문이라고 한다. 화제문에는 보통 두 개의 중요한 부분이 나오는데, 그것들은 화제를 명명하는 한 개의 단어와 구이다. 화제는 문단의 사령관이요, 핵심이다. 따라서 화제는 한 문단에 딱 하나만 있는 것이 정상이다. 문단이 잘 엮어졌느냐는 화제문이 정확하게 위치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문단 속에서 화제가 씨앗이라면, 화제문은 그것이 피워낸 한 송이 꽃이다.
Part 4. 시작에서 완성까지 ― 글쓰기의 산을 정복하다
키워드 세 개를 만들어라 ― 그것이 글의 핵심 재료이다
글쓰기는 요리하기와 같다. 불고기를 만들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재료 준비이다. 고기를 적당하게 잘라 설탕과 배즙을 뿌려둔다. 그리고 양파를 까서 적당하게 잘라놓고, 당근과 파를 썰어놓고, 마늘을 다져놓고 후추와 참기름을 준비한다. 이것이 준비 과정이다. 그 다음에는 번철을 불에 올려놓고 이런 재료들을 따로따로 살짝 볶아둔다.
이때 고기, 양파, 당근, 파, 마늘, 후추, 참기름을 준비하는 과정이 키워드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것을 따로따로 볶아내는 과정은 문단 만들기 과정이고, 마지막에 다 넣고 볶는 과정이 글쓰기 과정이 된다. 이때 준비 과정에서 중요한 재료 하나가 빠진다면 요리는 맛이 없을 것이 뻔하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 글의 핵심이 될 중요한 어휘 3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에 엉뚱한 단어를 찾는다면 글은 처음부터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학교에서 글을 쓰라고 하면 선생님 말이 떨어지자마자 엎드려 쓰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다 가도록 눈만 깜박이며 앉아 있는 아이들도 있다. 그리고 무엇인가 메모하기 시작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선생님 말이 떨어지자마자 달려들어 쓰는 아이들 치고 글을 잘 쓰는 아이들은 없다. 대개는 얼마 못가 이야기가 막혀서 쩔쩔 매거나 그냥 포기하고 만다. 즉 완벽한 형태의 글을 만들지 못한다. 이런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글쓰기 전에 미리 생각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들인 사람은 좋은 글을 쓰게 된다. 이들은 준비를 철저히 하는 요리사와 같다.
키워드는 이 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겠다는 중심 아이디어이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가 서로 비슷비슷한 세 개를 고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서로 다르거나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을 고른다면 매우 신선하고 창의적인 글이 된다.
키워드끼리 서로 거리가 먼 것을 고르면 낯설게 하기란 신선한 충격 효과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아름다움 지구"라는 글을 쓰기 위해서 키워드를 "강물, 나무, 꽃"으로 정하면 글은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지루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키워드가 "꽃, 컴퓨터, 아프리카"로 정해진다면 이야기는 아마도 다양하고 신선하게 흘러갈 것이다. 아름다운 지구를 위해 꽃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역할, 아프리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질문하라 ― 그러면 첫 문장이 생각난다
첫 문장은 독자가 그 글을 끝까지 읽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첫 문장을 쓰면 반은 쓴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만큼 첫 문장 쓰기는 힘이 든다. 그러나 첫 문장은 힘을 많이 들여 쓸 가치가 있다. 그것이 글의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 첫 문장을 쉽게 쓰는 방법은 질문하는 것이다.
질문은 글쓰기로 들어가는 문이다. 예를 들면 "종교의 이름으로 전쟁을 하는 것은 타당한가?"라는 문제를 놓고 글을 쓰려고 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종교는 왜 존재하는가?" "종교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남의 종교를 무시하는 것은 온당한 일인가?" "종교의 이름으로 저지른 악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다 보면 첫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종교 전쟁에서 죽어가는 어린이들과 노인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남의 종교를 때려 부수고 자기들 신에게 감사기도를 드리는 피 묻은 손이 보이고, 각 종교에서 꼭 지켜야 할 계명으로 정한 "살인하지 말라"는 말이 떠오르고,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광신도들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면서 첫 문장이 써지게 된다. "사람이 종교를 믿는 것은 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데 요즘 종교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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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불꽃을 타오르게 하는 질문들
① 손가락은 왜 다섯 개일까?
② 스님들은 왜 머리를 깎을까?
③ 1+1=2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까?
④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⑤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은 무엇일까?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