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만들기

The Reading Bug

   
폴 제닝스(역자 : 권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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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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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9��



>■ 책 소개
아이가 탄생하여 처음 책을 접할 시기에엄마들의 판단과 행동은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 우리 아이를 "책벌레"로 만들 수 있을까? 호주의 유명작가 폴 제닝스가 "아이를 책과사랑하게 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풀어놓았다.


시간을 정해놓고 책 읽기를 강요하는 것만으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책벌레만들기"에도 학습 방법이 있다. 올바른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가 읽는 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주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읽어 흥미를 가질 수있도록 유도하는 등 세부적인 교수법이 실려있다.


■ 저자 폴 제닝스(Paul Jennings)
기발하고 엉뚱한 내용으로 알려진 어린이 책 작가다. "Children"s choice award in Austrailia"과 "드롬킨메달" 등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터무니없는 이야기』『황당한 이야기』등이 있다.


■ 역자 권혁정
1965년에 태어나 영어영문학을전공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다수의 외화를 번역했으며, 현재 번역 전문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샌드위치와친구』『우주전쟁』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는 글


1. 독서 지도 선생님 되기 - 즐거운 책 읽기는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
2. 내아이에게 책 읽어주기 - 평생 책과 연애하게 하기
3. 아이와 책을 연결시켜주기 - 아이가 원하는 것이 아이가 필요한 것
4. 좋은이야기는 아이를 변화시킨다 - 매력적인 아이 만들기
5. 미취학 아이를 위한 행복한 책 읽기 - 노래 가사처럼 자연스럽게 익히자
6.의미를 이해하며 책 읽기 - 속도 내어 읽기
7. 개인적인 글쓰기 - 미래의 베스트셀러작가를 꿈꾸다
8.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 -그림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
9. 책 읽기 싫어하는 내 아이 - 좋은 책을 잡아라
10. 컴퓨터의 활용 - 컴퓨터는 도구일 뿐 부모의지도를 대신할 수 없다
11. 햇살이 비치는 계곡 - 책 읽는 도중에 눈물 흘리기


옮긴이의 글





책벌레 만들기

- 개구쟁이 우리 아이


내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 - 평생 책과 연애하게 하기

큰 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일은 아이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말 한마디하지 않고 당신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세차를 하거나 신문을 읽거나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너와 함께 여기에 앉아 이야기를 읽고 있어. 나는 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마법의 순간에 느끼는 두려움과 동료애를 즐기고 있지. 너는 내 세상의 중심이란다."


아이들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를 내려볼 때 당신이 그들 세상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랑을 표현하는 이런 행위는 아이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준다. 책이라는 단어는 아이들에게 확신을 준다. 그리고 사랑의 감정과 영원히 연결된다. 당신은 아이와 책 읽기 사이에서 평생 지속될 연애를 시작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책을 읽은 아이들은, 단어의 의미나 즐거움을 잘 몰라 창피해하고 낙담한 경험을 한 아이들과는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아이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책이 너무 딱딱하면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책 이라는 단어는 생일 이라는 단어만큼 거대한 감정적 반응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일부 사람들은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책을 읽어 주기도 한다. 당신은 이런 일을 주위에서 자주 보았을 것이다. 책을 읽어주는 일은 아이가 말을 하기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아홉 달까지는『곰돌이 푸우』같은 그림책을 아기와 가깝게 한다. 아기가 그 책을 잡아당기거나 찢어버려도 그냥 내버려둔다. 장난감이 들어 있는 책도 무수히 많다. 배나 바퀴가 들어 있는 책. 아기처럼 앙앙 울거나 말하는 장난감이 들어 있는 책, 페이지를 넘길 때 꽃이 피어나듯 별안간 튀어나오는 그림이 있는 책도 있다. 또한 1미터 길이로 접혀 있는 책도 있고, 들어 올리면 펄럭이는 책도 있다. 종이로 만든 용과 괴물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와락 덤벼드는 책도 있다. 아기들에게 이런 종류의 책들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하지만 고가인 책들이 많다. 아는 사람끼리 빌리거나 서로 교환하는 등 어떤 방법으로든 아기에게 주길 바란다. 이런 책들은 단순히 장난감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아기가 책에 엄청난 흥미를 느끼는 요인이 된다. 예비독자들에게 책이 재미있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책에 표현된 언어, 익히는 것이지 배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행위는 책에 대한 사랑을 창조하는 것 이상이다. 이는 아이들이 책에 나오는 언어에 익숙해져서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준비작업인 셈이다. 아래 예문은 옛날 이야기에서 발췌한 것인데. 오늘날 쓰이는 일상적인 말들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말이다. 나는 이 글귀를 현대에 맞게 고쳐 썼다.


여왕이 명령했다. "저 쥐새끼를 죽여라." 그래서 우리는 쥐를 포위한 다음 놈을 해치웠다. 우리가 다시 평상심으로 돌아왔을 때는 요리사가 사라지고 없었다.


다음은 누군가가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말로 묘사한 것이다.


"저 쥐를 체포하라!" 여왕이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다. "저 놈의 목을 베어라! 저 놈의 쥐가 마당 밖으로 나간다! 놈을 잡아서 온몸을 쥐어짠 다음, 놈의 콧수염을 몽땅 뽑아버려라!" 조용했던 마당은 쥐를 잡느라고 몹시 혼란스러워졌다. 사람들이 흥분을 가라앉힐 즈음 요리사는 사라졌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 구절은 아주 재미있고 인상적이며 화려하다. 그러나 당신은 이런 표현을 하지 않는다. 이 글은 책에 표현된 언어이지 말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 이야기할 때 음, 아하 등과 같은 불완전한 문장을 사용한다. 누군가의 말을 전할 때 그가 말했다와 그녀가 말했다는 표현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언젠가 나는 기차를 타고 가다가 십대 아이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중에 상당히 인상에 남는 표현이 있었다. 그들은 그가 말했다와 그녀가 말했다라는 말 대신에 그가 내뱉었다나 그녀가 내뱉었다라는 표현을 더 자주 썼다.


책에 있는 문법과 말하는 문법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구절에서 루이스 캐롤은 한 단락 내내 시제를 바꾸지 않았다. 내 경우 시제를 잘못 쓰면 편집자가 정정해 준다. 당신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면, 아이들은 따로 설명해주지 않아도 시제 일치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을 때 도움을 준다. 그 증거로 나는 어린 여자아이가 내게 조리법을 서서 보낸 편지를 예로 들겠다. 한 초등학생이 20여 편이나 되는 자신의 창작글을 보내왔는데 그 중에는 이야기, 시, 일화, 자전적 이야기도 있었다.


머그잔을 가져와 따듯한 우유를 따라라. 코코아 한 스푼을 넣고 설탕을 조금 넣어라. 휘저어라. 아주 맛있다.


이 아이는 분명히 여러 종류의 요리책을 읽어보았다.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현재 시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심지어 한 단어 문장(휘저어라)을 가지고 명령어를 만드는 방법도 알고 있다. 아이는 요리책에 사용된 언어를 익힌 것이다. 모르긴 해도 이 아이는 이야기책, 매뉴얼, 시집, 지도, 묘비, 슈퍼마켓에 있는 표시판까지도 이해할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는 다양한 글자 형태의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어떤 구절이 내포하는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이런 능력은 익히는 것이지,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 지나면 아이들은 스스로 읽어야 한다. 가끔씩 우리는 미취학 아이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어휘력을 지니고 있는 것에 놀랄 때가 있다. 이런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와 함께 책을 읽은 것이 분명하다. 그들의 부모는 틀림없이 풍부한 활자를 체험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이다.


오디오 테이프를 활용하자

부모나 돌봐주는 사람을 대신해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만한 도구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오디오 테이프는 이야기를 읽어주는 보조도구로 유용하며, 종종 효과음이나 지은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텔레비전과는 다르게 이야기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오디오 테이프도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읽은 것이기 때문에 옆에서 사람이 읽어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오디오 테이프로 가장 큰 효과를 보는 곳이 자동차 안이다. 여행이 길어지고 아이들이 안절부절하지 못할 때, 오디오 테이프는 읽기 토대를 구축하는 어휘력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전체 가족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이들의 읽기 기술을 돕는 데 당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책을 크게 소리내어 읽어주는 것이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이로운 일이다.


책을 읽어주는 동안에는 과장된 연기를 한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도 아이의 침실에서는 빌리 코놀리가 될 수 있다. 목소리를 높이고, 눈을 크게 뜨고, 두려움을 속삭이며 와아 하는 함성을 지르면서 왕이 되었다가 시시때때로 바뀌어야 한다.



좋은 이야기는 아이를 변화시킨다 - 매력적인 아이 만들기

어느 여름 날 작은 바닷물 웅덩이에서 게 한 마리를 보았다. 다섯 살 된 내 아들은 게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고, 나는 거리낌 없이 물웅덩이에 들어가 게를 잡아서 아이에게 주었다. 이것이 아들에게는 좋은 학습이 되었다. 어느새 아이는 게가 집게발을 가지고 있으며, 주의하지 않으면 꽉 물린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하늘은 푸르고 주위는 한산했다. 그때 힘차게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열두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두 명의 소년이 겨드랑이에 파도타기용 보드를 끼고 모래사장을 달리고 있었다. 발을 질질 끌며 실수해서 넘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달렸다. 서로 자기가 먼저 가려고 경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아이들이 갑자기 멈추고는 내 아들이 놀고 있는 작은 웅덩이에 관심을 보였다.


"야, 저것 좀 봐." 키 큰 아이가 소리쳤다. "꽃게다!" 그 아이는 내 아들을 난폭하게 밀치더니 고의로 작은 게를 짓밟아 그 자리에서 죽이고 말았다. 게에게 셀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친구가 되기로 한 아들은 갑작스런 사태에 놀라기도 했고, 작은 친구를 잃은 슬픔과 실망으로 엉엉 울어댔다.

    

나는 벌떡 일어났다. "너희들, 이리 와라…." 두 아이가 저 멀리 달아나고 있을 때 끝마치지 못한 문장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순식간에 놈들은 파도타기용 보드를 저어가며 바다로 들어가고 있었다. "꼬맹이 갱스터 놈들!" 나는 중얼거리며 울고 있는 아들을 안아 올려 달래주었다. "이놈들 걸리기만 하면, 내 손에……"


이번에도 문장을 완성하지 못했다. 설령 두 아이를 잡는다 해도 특별히 내가 할 일은 없었다. 다른 사람의 자식을 크게 꾸짖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은 아주 흔하게 일어나며, 매일 어디서든 더 나쁜 일이 발생한다. 경솔하거나 잔인한 사람들은 세계 도처에 깔려 있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지도 못할뿐더러 관심도 갖지 않는다.


이야기에 감동받은 악동

이 사건이 있고 두 달쯤 지나서 나는 학교에서 6학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내가 읽어준 책은 나의 책 『믿을 수 없는 이야기 Unbelievable』에 있는「약장수 The Busker」로 죽은 강아지에 대한 슬픈 이야기다. 내 이야기는 대부분 재밌고 웃기지만 나는 늘 작품 속에 진지한 이야기를 집어넣는다.


이야기를 거의 다 읽었을 때쯤 나는 반 아이들을 내려다보았다. 맨 앞에 앉은 한 남자아이가 울고 있었다. 그 아이는 어린 강아지와 주인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나는 내 이야기가 그 아이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에 깊은 자부심을 느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울고 있던 아이는 두 달 전 아들의 게를 짓밟아 죽였던 바로 그 소년이었다. 이 사건은 내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이야기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이야기는 사람의 삶과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야기는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 이야기는 고통을 끝낼 수 있고, 폭력을 막을 수도 있다. 이야기 속에 빠져 있는 동안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된다.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잃고 홀로 된다는 것이 어떤지 알게 된다. 수줍음을 타거나 불안해하거나 연약한 것이 어떤 건지도 이해하게 된다. 또 우리는 약탈당할 때의 느낌이 어떤지 혹은 싸움꾼의 표적이 되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내 이야기는 게를 밟아 죽인 소년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 아이는 감정 이입을 배웠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감동 받았다. 이것이 우리를 진정한 인간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는 사랑스럽다

린듀가 다섯 살 때 나는 린듀의 학교에 불려간 적이 있다. "란듀가 엉엉 울면서 한마디도 못하고 있어요. 지금 오실 수 있나요? 혹시 무엇을 삼켰을까봐 걱정이네요." 담임 선생님이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정신없이 학교로 달려갔다. 린듀는 마구 흐느끼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얘야, 왜 이러니? 아빠에게 말해봐." 딸아이는 여전히 말을 하지 못했다. 더럭 겁이 난 나는 "린듀를 병원으로 데려가야겠어요" 라고 하자 린듀의 선생님이 말했다. "이 애 언니 트레시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트레시는 린듀보다 두 살이 더 많다. 담임선생님 말대로 어쩌면 트레시가 이유를 알고 있을지도 몰랐다. 트레시를 불러서 린듀와 대화하도록 하고, 우리는 문 밖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마침내 트레시가 나왔다.


"린듀는 아무도 미운 오리새끼와 놀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우는 거래요." 그 순간 우리는 힘이 쭉 빠졌다. 린듀의 담임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미운 오리새끼』를 읽어 주었다고 한다. 책을 거의 다 읽었을 때 끝나는 종이 울렸고 다음 시간은 놀이 시간이었다. 결국 미운 오리새끼가 아름다운 백조로 변해서 진정한 가족을 찾는다는 내용까지는 읽지 못했다고 한다. 린듀는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불쌍한 오리새끼 생각에 마음이 아파서 운 것이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분명히 좋은 이야기를 쓰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시대를 초월한 이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런 주제는 우리 조상들이 동굴에서 살던 때부터 계속해서 다른 형태로 조금씩 바뀌어 전해지고 있다.


내 두 딸은 감성적으로 자라나 성인이 된 지금 어른을 공경하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다. 두 아이는 어릴 적부터 책을 사랑하고 가까이 했다. 감동적이고 감성적인 이야기를 읽으며 자란 사람들은 경계할 필요가 없다. 이런 습관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상상력이 많은 아이, 어른을 잘 공경하는 아이, 따뜻한 미소를 보낼 줄 아는 매력적인 아이를 만들기 위해 당신이 아이에게 해야 할 행동은 많이 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사랑의 표현이다.



개인적인 글쓰기 - 미래의 베스트셀러작가를 꿈꾸다

나의 첫 책 『언리얼』이 출간되었을 때 나는 너무 자랑스러워서 몇 주간이나 책을 가지고 다녔다. 나는 슬그머니 책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에게 자랑스럽게 말하곤 했다. "내가 쓴 거야."


이 책은 엄청난 노력의 결과였다. 나는 주말이면 시간 내어 글을 썼다. 글이 완성되자 여러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고 한곳에서 이 책을 내기로 결정했다. 그런 다음 원고는 다시 고쳐 쓰여지고 편집하는 과정을 통해 마침내 세상으로 나왔다. 나는 아주 많은 시간을 이야기를 수집하는 데 몰두했고, 제대로 된 책이 나올지 걱정되어 죽을 것만 같았다. 때문에 책이 출판되는 과정을 보는 즐거움을 많은 부분 놓치고 말았다.


다양한 글쓰기 방법

귀중하고 즐거움이 가득하지만 별로 노력하지 않고 매일 글을 쓰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일상생활과 관련된 글은 공부처럼 생각되지 않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멋진 일들을 글로 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전체적으로 특이한 가치를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 일기나 저널 -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숙제 때문에 일기를 쓴다. 아이들은 생일 초대, 친구들 이름, 스포츠 행사, 휴일, 흥분되는 사건 등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을 즐기며, 지난 일이나 그 주에 있던 일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은 미래에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쓴 일기를 타임캡슐에 넣어 20년 후에 열어보도록 권장하고 싶다. 그 속에 친구들 사진, 기차표, 증명서, 그 해를 기억할 만한 것 등을 함께 넣어서 말이다.


ⓑ 편지 - 아이들은 편지 쓰는 것을 즐긴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분들에게, 아이들에게 답장을 보내주면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내 손자 중 한 아이는 아홉 살인데, 옆집에 사는 할머니께 편지를 보냈다. 옆집 노인은 이것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어린 손자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 편지 교환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이점은 아마도 따뜻한 마음의 접촉일 것이다. 또한 편지는 읽기를 장려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 요리책 - 아이가 좋아하는 조리법을 옮겨 적도록 한다. 이 조리법을 보고 아이가 직접 요리하도록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은 요리하면서 써놓은 조리법 연습장을 잘 간직하면서, 자주 그것을 들여다 볼 것이다.


ⓓ 휴일 지도와 계획 - 아이들은 휴일을 좋아한다. 아이에게 여행 장소를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 휴게소의 위치를 찾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아이는 여행지의 지도를 그릴 수 있고, 여행이 시작되었을 때 운전자에게 방향을 알려줄 수도 있다. 이런 경험은 일기나 저널에 남겨질 수 있다.


ⓔ 가계도 - 사람은 살아가면서 사족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 사촌들, 그 외 친척 등의 가계를 작성하는 것은 의미 있으면서 재미난 활동이다. 여기에 생일, 제삿날, 직업 등이 추가될 수 있다. 가계도는 재미있는 행사들과 일화 등을 포함해서 더욱 넓힐 수 있다. 조상의 묘를 방문하는 것은 교훈이 되는 일이지 슬픈 일이 아니다. 묘비를 읽는 것도 읽기이다.


ⓕ 수집 - 아이들은 수집을 좋아한다. 수집하는 품목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인형일 수도 있고, 자동차 모델, 동전, 책, 토큰, 스포츠 선수의 서명이나 사진 등을 모을 수도 있다. 이런 열정적인 수집은 목록을 작성하고, 차트도 만들고, 모으고 싶은 목록들을 작성하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덤으로 일기 활동도 하기 된다.


ⓖ 부모 - 크리스마스 때 아이가 원하는 선물을 목록으로 작성하도록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간단한 메시지를 적도록 한다.


ⓗ 텔레비전 - 텔레비전을 보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과 시간 목록을 만들도록 한다. 그런 다음 아이와 협상하는 것이다.


ⓘ 쇼핑목록 - 먼저 당신이 구입할 목록을 적은 다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직접 넣도록 한다. 틀린 글자가 있으면 수정하면 된다. 슈퍼마켓에 가서는 필요한 물건을 아이에게 직접 찾도록 시킨다. 아이는 이 일을 재미있어 할 것이다. 물론 동시에 읽기 연습도 할 수 있다.


ⓙ 계획표 - 매일 계획표를 작성해서 냉장고에 붙여놓는다. 만약 당신이 1년 간의 계획표를 갖고 있다면 그 속에 아이의 관심사도 함께 넣는다.


ⓚ 벼룩신문 - 무언가를 팔고 싶은가? 아니면 무언가를 사고 싶은가? 광고 문안 작성하는 것을 아이에게 돕도록 한다.


ⓛ 규칙 - 모든 가족과 사회는 자신을 통제할 규칙이 필요하다. 이런 규칙은 일반적일 수도 있고, 자동차를 타고 여행할 때 특정한 날 누가 앞좌석에 앉으며 차 안에서 왜 싸우면 안 되는지 등 차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휴일에 누가 컴퓨터를 사용하는지와 같은 세부 상황일 수도 있다. 이런 규칙들을 아이와 상의하고 이것을 아이에게 적도록 한다. 이때 아이에게 부모가 지켜야 할 규칙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 파티목록 - 만약 당신이 생일파티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면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지 말고, 아이에게 초대할 손님 명단을 작성하도록 시킨다. 그리고 주소를 알려주면서 초대장을 쓰게 한다. 게임을 준비하고 파티에서 할 계획을 적는 것을 돕게 할 수도 있다. 메뉴와 좋아하는 음식을 기록하고, 손님이 않을 장소에 미리 이름을 적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개인 사진 앨범 - 사진은 많은 활동을 반영하며 의미 있는 날을 남길 수 있는 좋은 표시이다. 아이들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해서 가족 신문에 붙이고, 지목을 지어 이야기를 적어 넣을 수 있다. 생일, 휴일, 재미나는 사건 등과 같은 특별한 행사는 특히 사진과 관련 있다.


ⓞ 추억 - "내 어릴 적 이야기 좀 해주세요, 엄마." "아빠, 아빠는 어렸을 때 어땠어요?" 아이들은 가족의 재미나고 특이한 옛날이야기를 좋아한다. 모든 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자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고 유익한 놀이다. 전화기 옆에 펜과 노트를 비치해놓고 재미난 얘기들을 그때그때 기록하는 것이다.


ⓟ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도 있다. 글쓰기와 의사소통하는 데 이 방법은 아주 효과적이다. 개인적인 글쓰기는 일이라고 볼 수 없다. 이것은 일상의 삶에서 즐겁고 귀중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글쓰는 일은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신의 아이는 이 사실을 알지도 못한 채 배우게 될 것이다.



책 읽기 싫어하는 내 아이 - 좋은 책을 잡아라

나는 난로 앞에 앉아서 아홉 살 된 아들아이가 책 읽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는 "이 책 너무  지겨워요" 하고 소리치면서 책을 방 저쪽으로 집어던졌다.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아이는 책을 읽기 싫어했다. 나는 치료 목적으로 그림이 많아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그 뜻을 추측할 수 있는 쉬운 이야기책을 골라주었는데, 그 책이 아들을 지루하게 만들고 굴욕감을 느끼게 했던 것이다.


나는 책을 주워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분명 이 책은 십대가 보는 오토바이에 관한 책이다. 아들아이는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았고 이것이 내가 책을 선택한 이유였다. 그러나 책에는 아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아무것도 없었다. 줄거리도, 긴장감도, 미스터리도, 유머도 없었다. 그저 한 농부를 도와주는 몇몇 아이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작은 사건이 전부였다. 나는 아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해서 무척 당혹스러웠다.


그때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내 읽기 교재는 『존과 베티』라는 책이었는데, 그때 나는 그들이 왜 그렇게 껑충껑충 뛰기만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왜 우물에 빠지지도 않고, 다리도 부러지지 않을까? 이 책에는 왜 이야기가 없을까? 『존과 베티』는 뒤부터 앞으로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렇게 읽어도 페이지마다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 차이도 느낄 수 없다.


아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했던 이 사건은 내가 『언리얼』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는 간단한 문장으로 좋은 이야기를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독자들에게 빠른 보답을 하기 위해 놀랄 만한 엔딩을 이끌어내는 단편을 담았다.


나는 유머가 인기의 구성요소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은 웃음을 좋아한다. 특히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기본적으로 나는 내 책이 읽기에서 3년 정도 느린 열 살에서 열세 살 된 아이들에게 호소력을 줄 수 있기를 원한다.


읽기 장애 아이의 굴욕감 없애기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와 함께 읽는 책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마찬가지로 매력을 끌어야 한다. 그런 책을 읽어야만 책을 읽지 못하는 아이에게 붙어다니는 굴욕감을 없앨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이 내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 개개인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당신은 당신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모든 주제로 소설, 비소설, 잡지 기사 등을 쓸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축구인지 차인지 컴퓨터인지 네트볼인지 우표인지 서핑인지 아니면 말인지, 동기가 중요하다. 책의 내용이 마음에 든다면 아이들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어떤 책이 아이들에게 지루하다면 아이들은 금세 흥미를 잃게 된다. 소설책을 읽을 때 나는 30~40페이지 정도 읽고 계속해서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한다. 아이들은 아마도 3~4페이지만 읽고 이것을 결정할 것이다. 그때는 아이에게 재미없는 책을 끝까지 읽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다른 책을 찾아준다.


아이들이 책 읽기에 실패하는 경험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책의 주제를 이해할 수 없을 때, 즉 개념이 너무 어렵거나 내용에 아무 의미가 없을 경우이다.

둘째는 단어 자체를 이해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책 속의 즐거움을 빼앗아가는 경우이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실패했다는 아이의 인식을 바꾸어 놓는 것이다. 이 일은 그 자체로도 어렵지만 아이가 실제로 자기 나이보다 읽기 능력이 더 어릴 때는 상황이 좀더 복잡해진다.


우선 중요한 장애부터 해결해야 한다. 아이는 책에 대해 어떤 기분일까? 발가벗고 길을 걷고 있는 꿈을 꾼 적이 있는가? 무엇으로든 몸을 가려보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완전한 굴욕감, 당혹감, 공포감이 당신을 압도한다. 꿈에 본 그 장면은 소름끼치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상황이라면 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 책 내용도 읽기 쉬워야 하지만, 그들에게 맞는 적당한 주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작가는 이야기 내용이 실제인 것처럼 보이게 해서 독자들의 매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책을 찾아보아야 한다. 뒤떨어질수록 올바른 책을 찾기는 어렵다.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을 지닌 6학년 아이를 만족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불가능하지도 않다.


"하지만 내 아이는 뭔가 문제가 있다. 내 아이는 특별한 장애를 갖고 있다. 이것이 그 아이가 읽을 수 없는 이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신 말이 옳을 수도 있지만, 나는 늘 부모의 걱정부터 완전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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