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00년 전 학교의 풍경을 탐사하는 것은 한국 근대의 기원을 알기 위함이다. 또한현재 우리의 몸 속 깊이 각인되어 있는 근대적 습속의 기원을 파헤쳐 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100년 전 학교는 단지 입시를 위한 교육기관이아니었다. 근대 초기의 학교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욕망이 들끓었던 도가니였다.
100년 전 한국의 목표는 서구 문명의 수입을 통한 "부국강병"이었다. 부국강병의 목표를실현하기 위해, 자주독립을 위해 학교는 우후죽순처럼 창설되었고, 근대식 학교는 온갖 이질적인 담론과 풍속들이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학교는 새로운시대를 이끌어갈 학생들을 교육함과 동시에 기존의 풍속과는 전혀 다른 서구적 풍속과 문화를 한국인들에게 제공하는 매개체의 역할까지 수행했다.그렇기에 100년 전 학교의 풍경을 탐사하는 것은 때로는 굴절되고 때로는 왜곡된, 그리하여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인 한국 근대의 실체를 파악하는것과 맞물려 있다. 100년 전의 학교는 한국 근대를 다양한 시선에서 접근할 수 있는 프리즘이라 할 수 있다. 이 프리즘의 스펙트럼을 통해 한국근대의 고고학적 탐색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 저자 이승원
인천대 강사. 인천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하였으며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그는 8여 년 동안 어지럽게 널려 있는 근대 초기의 각종신문과 잡지를 찾고 읽고 정리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여러 동학들과 함께 세미나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100년 전 한국 사람들의삶과 풍속 그리고 감각과 제도의 형성과정에 대한 연구에 열정을 쏟았다. 『학교의 탄생』은 그 성과를 담아낸 작품이다. 지은 책으로 『소리가만들어낸 근대의 풍경』(2005)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는 『철학극장, 욕망하는 영화기계』(2002), 『국민국가의 정치적상상력』(2003), 『아브 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2004)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근대계몽기 서사물에 나타난 신체 인식과 그 형상화에관한연구〉〈20세기 초 위생담론과 근대적 신체의 탄생〉〈다거점의 고향, 복수의 시공간 이용악론〉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지은이의 말
0. 프롤로그 - 학교 종이땡, 땡, 땡
1. 입학시험 - 무시험에서 부정행위까지
2. 통학 길 - 학교 가는 길에 벌어진 에피소드들
3. 교과서와수업시간 -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웠나?
4. 신체검사 - 위생과 단발
5. 성교육 - 사실과 "구라"의 경계
6.운동회 - 근대적 스포츠의 탄생과 축제
7. 외국어 교육과 특목고 - 외국어만이 살길이다
8. 유학생 -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가다
9. 수학여행 - 국토를 발견하다
10. 학교의 안과 밖 - 먹물과 날라리의 세상살이
11. 학생운동 - 동맹휴학에서단지동맹까지
12. 에필로그 - 빛나는 졸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