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울고 어른답게 일어나라

   
가이드포스트 엮음
ǻ
가이드포스트
   
9800
2007�� 07��



■ 책 소개
우리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사랑을 전하는 월간지 「가이드포스트」의 이야기를 모은 『아이처럼 울고 어른답게 일어나라』창간 42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가이드포스트」에 실린이야기 중 우리에게 오래도록 감동을 선사할 20여 편을 수록했다.  

 

난독증을 앓는 아들에게 끝없이 책을 읽어주는 어머니, 희귀병으로 세 자녀를 잃은 어머니 등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픈 실패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키워나가는사람들, 오랜 미움을 사랑으로 바꿔낸 사람들 등의 세상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역자 가이드포스트


차례
1. 기적의 선물 
엄마, 약속했잖아요! / Elaine DePrince 
해후 / Alice Taylor
책 읽어 주는 어머니 / Banjamin Bolger 
기적의 선물 / Steven Gemmen 
침묵의 세월 / JanetMcGill 
고아들의 열차 / Lee Nailling 
도망자 / Donald Smiley 


2. 특별한 내 인생 
삶을 너무도사랑했기에 / Mary Manachi 
맨발로 미국까지 / Legson Kayira 
과거와의 화해 / Carolyn Koons
특별한 내 인생 / Lena Maria Klingvall 
죽음의 골짜기 / Mary Heath 
누나, 사랑해 /Jacquelyn Bengter 
크리스마스의 기적 / Elizabeth King English 


3. 아름다운 낙관주의 
아들의 죽음, 그후 / Vera McCoy 
아름다운 낙관주의 / Shelly Brady 
그 남자의 어머니 / Fred Mayor 
마지막인사 / Debora Lupien - Robillard 
내가 달리는 이유 / Don Marrs 
백육십 번의 퇴짜 / JohnMcPherson 




아이처럼 울고 어른처럼 일어나라


기적의 선물
기적의 선물 / Steven Gemmen

밤 10시, 교회 월례회가 끝나고 뿔뿔이 흩어질 무렵이었다. 갑자기 전화 한 통이 왔다. 한 남자가 전화를 받더니 내게 말했다.
“부인이신데,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내가 얼른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여보, 모슨 일이에요?”
“집에 빨리 와 줘요.”
아내가 거의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인데요?”
“어떤 남자가…….”
“그래요, 말해 봐요.”
“여보, 저 강간당했어요.”
“…….”


집으로 가는 동안 골목 여덟 개를 그렇게 달려 본 적은 처음이었다. 나는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거실로 뛰어 들어갔다. 아내는 잠옷 가운을 입은 채 부엌 한쪽 구석에서 기대어 앉아 있었다. 손에는 아직도 수화기가 들려 있었다. 나는 아내의 손가락을 펴서 수화기를 뺀 뒤, 두 손으로 아내의 얼굴을 감쌌다.
“여보, 나야 나! 스티브라고!”
“…….”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오싹한 기운을 느끼며 2층으로 뛰어올라갔다. 네 살짜리 채드와 두 살배기 사이먼이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나는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두 팔로 아내를 감싸 안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봐요.”
“…….”
대답이 없었다.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겠어요. 2층에 가서 옷 갈아입고 있어요.”
나는 경찰에 전화를 건 다음 서둘러 아내를 따라 올라갔다. 복도에서 아내와 마주치자, 아내가 소리를 지르며 주먹으로 나를 쳤다. 경찰이 즉각 출동했다. 마침내 아내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입을 열었다. 아내는 매우 지친 몸으로 아이들을 재운 다음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내가 잠들어 있을 때 그 남자가 우리 부부 침실에 들어왔다. 아내 목에 칼을 들이대더니, 만약 저항하면 잠자고 있는 아이들까지 해치겠다며 협박을 한 것이다.


그날 밤, 아내는 그 견디기 힘든 세세한 정황을 얼마나 반복해서 설명해야 했던가. 또 얼마나 많은 검사들을 견뎌내야 했던가. 그 괴로운 밤이, 그 길었던 밤이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와 나는 너무도 어이가 없어 한마디 말도 못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멍한 상태에서도 또렷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분노가 내 삶을 뒤덮고 말았다. 아내를 범하고 상처 입힌 그 괴물 같은 인간에 대한 분노 말이다. 신체적으로 오는 충격 장애만도 이미 파괴적이었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나는 나와 결혼한 총명하고 창의적이고 사교적이던 여인이 은둔자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다. 하지만 아내가 밖에 나가는 걸 두려워한다면, 집에 혼자 있는 시간 역시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전기공 일을 하는 시간이면, 성경공부반 자매들이 교대로 아내와 함께 있어주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가져다주는 음식도 챙겨 주고 우편함에 쇄도하는 위로 카드도 모아 주었다. 행여 아내가 구토증을 일으키면 두 아이와 놀아 주곤 했다. 메스꺼움은 당연한 거라고 주치의가 말했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믿을 수 없게도 아내는 임신을 하고 말았다. 나는 서둘러 집으로 가서 아내가 우는 동안 아니, 우리가 함께 우는 동안 아내를 보듬어 주었다. 참담한 심정으로 가능한 선택의 여지들을 생각해 보았다. 아내를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아내가 결국 아기를 낳을 거라는 걸 애초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거의 여섯 달쯤 지났다. 그제야 아내는 비로소 출산 직후의 일들을 생각할 여유를 찾은 것 같았다. 어느 날 밤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존과 베이브에게 아기를 보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부부는 아기를 너무도 갖고 싶어 하잖아요.”


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 다른 대안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마침내 아내는 존과 베이브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해 보기로 했다. 그날 밤 그 부부가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올 때 내가 느낀 그 기쁨의 전율이란……. 나는 그들이 흥분을 감추려고 애쓰는 것도 보았다. 그들은 아내를 사랑했고, 이렇게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기까지 아내가 어떤 대가를 지불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드디어 그 부부는 우리를 껴안아 주고는 돌아갔다. 그런데 다시 거실로 돌아와 보니 아내가 무너지듯 쓰러져 있었다.


‘우린 이 아기를 지울 수 없어! 절대로!’


그때 아내의 말 한 마디가 내 귀에 쟁쟁하게 울렸다. 나는 아내의 바지 아래로 불룩 나온 배를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뱃속에 있는 작은 생명체, 제 아버지의 범죄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생명체가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우리들의 죄에 전혀 물들지 않은 생명체, 마치 창세 때처럼 깨끗하고 순결한 새로운 생명체가 말이다.


아기의 외모 때문에 긴장되는 순간들도 있었는데, 그런 긴장은 우선 분만 때부터 시작되었다. 백인 부부에게서 혼혈 아이가 태어나는 상황을 분만실 의료진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얼마나, 정말 얼마나 아름다운 아기이던지! 건강하고 우렁차게 울고 꼼지락거리는 완벽한 아기, 우리가 오래오래 고대했던 귀여운 딸이었다.


우리가 무언가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없다. 사랑은 선택이 아니니까. 사랑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물이다. 그리고 아내의 뱃속에서 꼼지락거리던 그 아기는, 견딜 수 없는 일을 견디게 해 준 정도가 아니라, 그것을 기적으로 변화시킨 하나님의 선물이었다.(2005.01)



특별한 내 인생
특별한 내 인생 / Lena Maria Klingvall

서른 네 시간의 진통과 안타까움으로 가슴을 죄던 사흘간의 기다림 끝에, 부모님은 첫아기 레나 요한슨을 만날 수 있었다. 의료진의 말대로 아기에게는 정말 팔이 없었다. 팔 대신 작은 돌기가 흔적처럼 남아 있었고, 왼쪽 다리는 오른쪽의 반밖에 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그 정도의 중증 장애가 있는 아이라면 양육을 포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신생아실 창문을 통해 입을 오물거리며 환하게 웃는 아기는 보는 순간, 부모님은 탄성을 질렀다.
“와, 너무 예뻐!”
아기는 밝고 건강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분들은 그 모습 그대로 아기를 받아주었다.


세 살 때였다. 내 삶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짧은 왼쪽 다리에 의족을 끼우게 된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다리 길이가 같아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어쩌면 평생을 휠체어에 앉아 보낼 수도 있었던 내가, 앞으로 닥쳐올 삶의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부딪힐 수 있게 됨을 뜻했기 때문이다.


쉽지는 않았지만, 가족들과 하나가 되어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은 내게 고통스런 훈련이 아니라 큰 축복이었다. 그런 식으로 양 발을 이용해 그림 그리기며 오르간 연습, 바느질 등 정교한 동작들을 하나하나 익혀 나갔다. 그러다 보니 두 팔이 없다는 사실을 한 번도 불편하게 느껴 본 적이 없다.


“무엇이든 레나가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부모님의 방침이었다. 그분들의 삶은 온통 나 한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그 관심과 사랑 속에 동정심이나 과잉보호는 절대 없었다. 덕분에 문제가 생기면 일단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고, 좀 더 자립심을 키울 수 있었다. 조금 더 자란 다음에는 부모님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땅에서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내게 물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을 주었다. 본격적으로 수영을 배우게 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더 지난 후였지만, 물속에서는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웠고 평소에 잘 쓰지 않던 근육까지 사용할 수 있어 성장발달에도 좋았다. 스포츠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내가, 그 후 꾸준히 연습을 거듭하다가 국가 대표로 ‘88 서울 장애인 올림픽’ 에 나갔던 것은 나로서도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일이다.


“레나야, 넌 왜 팔이 없어?”
“불편하지 않아?”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반 친구들이 내 주위에 빙 둘러서서 신기한 듯 말을 걸어왔다.
“음……. 난 팔이 없는 대신 이렇게 발이 자유롭거든. 그러니까 내 손을 잡고 싶으면 발을 잡으면 돼. 반가워, 친구야.”
발을 내밀며 친구들에게 악수를 청하면 곧 어색함이 사라졌다.


“엄마, 난 왜 친구가 없지?”
“레나 친구 많잖아.”
“아니, 그런 반 친구들말고 단짝 친구 말이야.”
“레나, 너에게는 아직 여러 가지 도움이 필요하단다. 같은 반 친구들은 힘이 없어서 너를 잘 도울 수 없어. 대신 레나의 모든 걸 다 아시는 하나님이 계시잖아. 그분은 언제나 너와 함께 하시고, 또 레나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시지.”
“…….”


정확히는 이해하지는 못했어도, 왠지 어머니의 말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제나 그랬다. 뒤를 돌아보면 부모님이 계셨고, 내 옆에는 사랑하는 남동생 올레와 친구들이 있었다. 내 삶은 물 흐르듯 매일매일 평안하고 사랑으로 따스했으며, 그 안에서 무엇을 하든 행복했다. 스톡홀름 음대에 진학한 후 남편 비욘을 만난 것, 세계 곳곳을 다니며 노래로 내 삶을 나누게 된 것, 이 모든 것이 내게는 넘치는 축복이다.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가 아니라, 이미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 안에서 지음 받은 귀한 존재이다. 그분이 앞서 준비하신 모든 것 안에서 나는 한 번도 부족함이 없었다. 이제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다.
“당신은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 나의 노래, 내 삶 전체를 통해서 말이다.(2002.02)



아름다운 낙관주의
아름다운 낙관주의 / Shelly Brady

20년전 남편 존과 내게 첫아이가 생겼다. 우리 부부는 내가 집에서 아기를 키우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그 말은 이제 한 사람의 수입만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우리는 대출금과 학자금을 갚기 위해 아끼고 저축했다. 저녁 식사는 거의 마카로니 치즈로 해결했고, 영화를 보러 가지도 않았다.


사실 이런 것들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나는 가난하게 자랐던 탓에,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일찍부터 세워 왔기 때문이다. 대학 교육, 안정적인 결혼과 직장이 그런 것들이었다. 그 모든 것을 이루었지만, 그 후에도 계속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여기지는 않았다. 내게 있어 신앙은 더 나은 삶을 소망하는 이유라기보다는,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안전망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와, 내 상황은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셀리 맞소? 나 빌 포터요.”
나는 고등학생 때 방문 판매원인 빌을 위해 상품을 배달해주는 일을 했었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나와서 주문을 받아주는 것이 어떻겠소?“
나는 남편과 상의한 후에 빌이 제안한대로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


빌을 보면, 우선 그의 특이한 외모가 눈에 띤다. 그는 귀가 아주 크고 구부정한 자세로 걸었는데, 차라리 발을 질질 끌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의 오른손은 주먹을 쥔 것처럼 오그라져 있었고, 그가 한 번 말을 꺼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빌은 낙관적이었다. 그의 태도가 내 비관적인 성향과 어쩌니 다른지 그저 놀랄 따름이었다. 그는 그 모든 것을 부모님 덕분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굳건한 신앙심을 길러 주었기 때문이다. 빌의 부모님은 거의 싸우다시피 해서 빌을 공립학교에 다니게 했다. 그리고 졸업을 하자 아버지가 빌에게 당장 이렇게 말했다.


“직장을 얻어라.”


빌의 아버지가 가혹해서가 아니다. 단지 그분들은 이들을 절대 응석받이로 키우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빌은 왓킨스 사社에서 입사 면접시험을 보게 되었다. 그 회사는 외판원들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약품과 향신료를 판매하는 회사였다. 면접관은 시험 삼아 빌에게 일자리를 주었다. 빌은 집집마다 노크를 했고 처음에는 잇달아 거절만 당했다. 그러다 서서히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하루에 여덟 시간 이상 판매 구역을 걸어 다니더니, 마침내 북서부 전역에서 회사 최고의 영업사원이 된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빌과 함께 일했고, 아이 몇 명을 더 낳은 뒤에도 그 일을 계속했다. 남편 수입이 늘어나긴 했지만, 나는 늘 아끼고 저축을 했다. 사실 강박적이다시피 했다.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내게 있어 신앙은 삶에 정면으로 맞서는 방법이 아니었다. 오히려 재난에 대비한 보험증서와도 같았다. 그러나 빌은 하루 하루를 신앙에 의지해 언제나 최상의 것을 꿈꾸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나도 저런 식으로 인생을 바라볼 수 있을까?’
남편조차도 나를 답답해했다. 어느 주말에 남편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7시 상영작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여보, 낮에 보면 안 될까요? 그게 더 싸잖아요.”
내가 대답했다.
“우리도 저녁 상영작 정도 볼 만한 형편은 되잖아요.”
사실 남편 말이 옳았다. 하지만 나는 우리 재정과 미래에 대한 걱정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이었다. 포틀랜드에 폭풍이 불 거라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물론 빌에게는 그런 날씨가 오히려 희소식이었다.
“외판원에게는 완벽한 날씨지. 모두 다 집에 있잖아.”
그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할당량을 채울 때까지 순회를 했다. 그즈음 도로 상황이 나빠져서 버스가 운행을 멈추었다. 빌은 차를 얻어 타고 집에 와야 했는데, 와 보니 집 현관까지 이르는 가파른 길이 살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던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일어서려고 했지만 끊임없이 넘어지기만 했다. 결국 빌은 손과 무릎으로 기어서 현관까지 갔다. 그러면서도 그날의 성과에 대해 매우 흡족해 했다.

?

이제 내가 빌과 함께 일한 지도 어언 20년이 되었다. 지금도 가끔은 예전의 오랜 걱정들이 나를 엄습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얼어붙은 길을 기어 올라간 내 친구 빌을 떠올려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셀리, 세상 어디에도 장애물은 없어요. 오직 도전만이 있을 뿐이지.”
그렇다. 빌 포터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열어 두신 기회들, 한 번에 하나씩 다가오는 기회에 대해 내가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해 주었다. 요즘은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 가면 제값을 내고 영화를 본다. 물론 푸짐한 팝콘도 곁들여서 말이다.(2003.03)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