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

The Great Golden Speechs

   
에드워드 험프리 엮음(역자: 홍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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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북스
   
15800
2011�� 02��



■ 책 소개
이 책에는 지난 4세기에걸쳐 등장한 영어로 된 가장 위대하고 유려한 연설 마흔 여섯 편을 담았다. 그 중 윈스턴 처칠의 연설은 그 누구보다 많은 세 편이 등장한다.또한 에드워드 8세의 사임 연설 역시 처칠의 조언을 받았으며, 더불어 처칠의 말은 로널드 레이건과 앨 고어 등 다른 연설에서도 종종 등장한다는사실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녀연설가 서른 네 명은 각기 당대의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들 모두 역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그 중 9명은 자신의 신념을 표출한 대가로유명을 달리하면서 공인으로서의 삶이 위험천만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이들 연설은 암살, 사형, 전쟁 등과 연계되면서 등장하는 단어와 문구들을 더욱 깊이 우리의 기억 속에 각인시킨다.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명성을 더해가는 연설이 있는가 하면 시간의 흐름과 함께 평가가 달라지는 연설도있다.

당시에 행해진 연설의 정당성을 알아보지 못한이들을 지금에 와서 얕보기는 쉽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우리가 어떤 연설의 중요성과 의미를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을기억해야 한다.

■ 편자 에드워드험프리(Edward Humphreys) 
에드워드 험프리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콩고디아 대학에서 역사와 정치학을전공하였으며, 캐나다 국제라디오 방송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저술한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의 각종 간행물에 참여하여 글을 기고하곤하였다. 에드워드 험프리는 『위대한 캐나다의 전투』(악터러스 출판, 2008년)를 비롯한 6권의 논픽션을 출간한 바 있다.

■ 역자 홍선영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 「GQ」「VOGUE」에서 주로 문화예술 기사를 번역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옮긴 책으로는 『지식, 철학의 법정에 서다』『미셸 오바마: 변화와 희망의 퍼스트 레이디』『몸, 욕망을 말하다』 등이 있으며, 출간예정인 책으로는『쇼핑 중독』을 번역 중이다. 

■차례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
찰스 1세(Charles I)
제임스 울프(JamesWolfe)
패트릭 헨리(Patrick Henry) 
테쿰세(Tecumseh) 
소저너 트루스(Sojourner Truth)
프레더릭 더글러스(Frederick Douglass)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수잔 B.앤서니(Susan B. Anthony) 
에멀린 팽크허스트(Emmeline Pankhurst) 
패트릭 피어스(PatrickPearse)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David Lloyd George) ① 
우드로 윌슨(Thomas Woodrow Wilson)
모한다스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Franklin DelanoRoosevelt) ① 
에드워드 8세(Edward VIII)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David Lloyd George) ①
윈스턴 처칠(Sir Winston Leonard Spencer-Churchill) ① 
윈스턴 처칠(Sir WinstonLeonard Spencer-Churchill) ②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 ②
윈스턴 처칠(Sir Winston Leonard Spencer-Churchill) ③ 
자와할랄 네루(PanditJawaharlal Nehru) 
엘리노어 루스벨트(Anna Eleanor Roosevelt) 
앨버트 아인슈타인(AlbertEinstein) 
해럴드 맥밀런(Maurice Harold Macmillan) 
존 F. 케네디(John FitzgeraldKennedy) ① 
존 F. 케네디(John Fitzgerald Kennedy) ②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King, Jr.) ①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② 
로버트 F. 케네디(RobertFrancis Kennedy) 
리처드 닉슨(Richard Milhous Nixon) 
피에르 엘리엇 트뤼도(PierreElliott Trudeau) 
마가렛 대처(Margaret Hilda Thatcher) 
로널드 레이건(Ronald WilsonReagan)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교황 요한 바오로 2세(Ioannes PaulusPP. II) 
조지 W. 부시(George Walker Bush) 
앨 고어(Albert Arnold Gore, Jr.)
케빈 러드(Kevin Michael Rudd) 
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II) ① 
버락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II) ② 

참고문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


패트릭 헨리(Patrick Henry)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 버지니아 버지스 의회, 윌리엄스버그 세인트 존 성당. 1775년 3월 23일


1775년 봄, 버지니아 식민지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혁명은 지지부진했고 무력충돌의 가능성은 높아져갔다. 버지니아의 입법부인 버지스 의회에서는 무장 투쟁하느냐, 굴복하느냐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의회의 의견은 굴복 쪽으로 돌아서고 있었지만 패트릭 헨리가 다음의 연설을 펼치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하지만 헨리의 연설은 기록되지 않았으며, 40년이 넘도록 이 연설을 되살리려는 공식적인 시도조차 없었다. 연설문의 진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논란이 오가고 있지만 연설의 효과만큼은 분명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버지니아 주의 지지를 등에 업고 미국 독립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방금 이 의회에서 연설을 마친 훌륭한 신사 여러분의 능력은 물론이고 그들의 애국심까지 저는 누구보다 높이 삽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같은 주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도 있는 법입니다. 따라서 제가 드리는 말씀이 그분들의 견해와 상반된다고 해서 제가 그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제 생각을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은 격식을 차릴 때가 아닙니다.


우리 의회가 직면한 문제는 이 나라에 절체 절명의 사안입니다. 제가 볼 때 이 문제는 다름 아닌 자유인이 되느냐, 노예가 되느냐의 문제입니다. 워낙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논쟁이 펼쳐져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비로소 진실에 도달할 수 있으며, 우리가 신과 이 나라를 위해 짊어진 막중한 책임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대한 시기에 누군가의 신경을 거스를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제 생각을 억눌러야 한다면 이는 국가에 대해 반역을 저지르는 것이며, 제가 지상의 그 어느 군주보다 더 경외하는 하느님을 저버리는 것이 됩니다.


의장님, 인간은 희망이라는 환상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고통스러운 진실로부터 눈을 감고, 사이렌(바다에 살면서 아름다운 노래 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한 뒤 위험에 빠뜨렸다는 그리스 신화 속 존재)의 아름다운 노래에 귀를 기울이다가 이내 마수로 변해버리기 쉽습니다. 이것이 자유를 위한 원대하고 험난한 투쟁에 뛰어드는 현명한 인간으로서 할 일입니까? 여러분 역시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한 채 일시적인 구원만 생각하는 무수한 군중 틈에 서려는 것입니까? 저는 어떠한 정신적 고통이 따르더라도 기꺼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아낼 것입니다. 최악의 사태를 파악하여 이에 대비할 것입니다.


제 발길을 인도해줄 등불은 단 하나, 바로 경험의 등불입니다. 미래를 판단하는 길은 과거를 비추는 것밖에 없습니다. 과거를 비춰보며 저는 지난 10년 간 영국 정부가 한 일 중에 의원들과 의회가 즐거이 위안을 삼으면서 지금의 희망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얼마 전 우리가 청원서를 제출하면서 본 그들의 음흉한 미소가 그렇습니까? 여러분, 그것을 믿지 마십시오. 그 미소는 결국 덫이 되어 여러분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우리의 청원을 너그러이 받아주면서 어떻게 한편으로는 우리의 바다를 뒤덮고 육지를 암흑으로 물들게 할 전쟁을 준비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사랑과 화해를 위한 일에 함대와 군대가 정녕 필요한 것입니까? 우리가 화해할 의향을 얼마나 보이지 않았기에 우리의 사랑을 되찾는 데 무력이 필요한 것입니까?


여러분께 청하건대 우리 자신을 기만하지 맙시다. 우리는 다가올 폭풍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습니다. 청원도 하고 항의도 했으며, 애원도 해보았습니다. 국왕 앞에 엎드려도 보았고, 영국 정부와 의회의 압제를 멈추게 해달라며 중재를 간청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우리의 청원은 무시당했고 우리의 항의는 폭력과 모욕만 불러들였습니다. 우리의 애원은 묵살되었습니다. 우리는 국왕의 발아래에서 멸시를 받고 쫓겨났습니다! 이런 일을 당하고도 우리는 평화와 화해라는 가망 없는 희망에 헛되이 매달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희망은 없습니다. 자유를 갈망하십니까?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싸워 지켜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특권을 보존하고자 합니까?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수행해온 고귀한 투쟁을, 그 영광스러운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는 결코 그만두지 않겠다고 맹세해온 이 고귀한 투쟁을 비열하게 그만둘 뜻이 없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무력에 호소하고 신께 호소하는 것만이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길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너무 약하기 때문에 그처럼 강력한 적에 맞설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더 강해지겠습니까? 다음주, 아니 내년이면 됩니까? 우리가 무장해제를 당하고 영국 경비병이 우리의 집집마다 주둔할 때쯤이면 강해집니까? 우유부단하게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어떻게 힘을 모을 수 있단 말입니까? 반듯이 누워 희망이라는 기만적인 유령을 껴안고 있다가 이내 적국에게 손발마저 꽁꽁 묶이게 되면 효과적인 저항 수단은 어디서 어떻게 얻는단 말입니까?


여러분, 자연을 다스리는 신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수단을 적절히 사용하면 우리는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소유한 이 나라에서 자유라는 신성한 대의로 무장한 수백만 병사들은 적군이 보낸 그 어떤 힘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여러분, 이 전투에서 우리만 외롭게 싸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가의 운명을 관장하는 공정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싸울 원군을 보내주실 것입니다. 전쟁은 강자들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경계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용감한 사람들도 전쟁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비열하게 다른 선택을 바란다 해도 물러나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우리에게 후퇴란 없습니다. 굴복과 노예제도로부터의 후퇴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묶일 쇠사슬은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쇠사슬이 철거덕거리는 소리가 보스턴 평원 위에서 들려올 것입니다! 그 쇠사슬이 철거덕거리는 소리가 보스턴 평원 위에서 들려올 것입니다! 이제 전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뛰어듭시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전쟁에 뛰어듭시다!


사태의 심각성을 완화하는 것은 모두 부질없는 짓입니다. 여러분은 "평화! 평화를!" 하고 외치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평화는 없습니다. 사실상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무기들이 절꺽거리며 맞부딪치는 소리가 북쪽에서 몰려오는 강풍을 타고 우리의 귀에 들려올 것입니다! 우리 형제들은 이미 전쟁터에 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여기서 이렇게 빈둥거리고 있는 것입니까? 여러분이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얻게 될 것은 무엇입니까? 쇠사슬과 노예제도라는 대가를 내어줄 만큼 목숨이 그렇게 소중하며 평화가 그렇게도 달콤하단 말입니까?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길을 택할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주십시오!



윈스턴 처칠(Sir Winston Leonard Spencer-Churchill) ①

피와 땀, 눈물과 노력 - 웨스트민스터, 하원의사당. 1940년 5월 13일


네임 체임벌린이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사흘 뒤, 윈스턴 처칠이 총리로서 처음으로 의사당에 발을 들였다. 이로써 처칠의 고무적이고도 도전적인 첫 번째 전시 연설이 시작되었다. 사실 피와 땀, 눈물과 노력이라는 표현은 처칠이 처음 고안한 것이 아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1897년 해전대에서 연설할 당시 처음 사용한 표현이었다. 윈스턴 처칠 자신이 역사학과 학생이자 해군이었으니, 그도 루스벨트의 연설을 접해보았을 것이다.


저는 우리 의회가 이번 정부 개각을 환영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개각은 독일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이 나라의 통합적이고 강경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저는 국왕폐하로부터 새로운 내각을 조직하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새 정부는 최대한 광범위한 기반 위에 세워져야 하며, 따라서 지난 정부를 지지하던 정당이나 반대하던 정당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의회와 국민의 명백한 희망이고 의지였습니다.


저는 이 임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수하였습니다. 새로운 전시 내각은 다섯 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야당인 자유당이 참여함으로써 조국이 단결하게 되었습니다. 3대 정당의 지도자들은 전시 내각이나 행정부 고위직에서 소임을 다할 것에 동의했습니다. 육해공 삼군의 병력도 모두 동원되었습니다. 이번 개각은 사태의 심각성과 긴박성을 고려해 단 하루 만에 단행해야 했습니다. 다른 요직은 어제 충원되었으며 후속 각료 명단은 오늘밤 폐하께 제출할 것입니다. 주요 장관직은 내일 중으로 임명할 예정입니다. 그밖에 다른 장관들의 임명에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의회가 다시 소집될 때면 남은 임무도 모두 끝날 것이고, 그로써 새 정부 구성이 모든 점에서 완료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의원 여러분, 저는 공익을 위해 의회가 오늘 소집되어야 한다고 건의하였습니다. 의장님이 이에 동의한 바, 의회의 결의로 수여된 권한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오늘 의회가 끝나면 5월 21일 화요일까지 휴회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물론 그 전에 필요시 개회한다는 조건을 달 것입니다. 조기소집 사유가 발생하면 의사일정에 대해서는 주중으로 즉시 의원 여러분께 통보하겠습니다.


저는 의회가 결의안을 통해 지금까지의 조치들을 승인하고, 그로써 새 정부에 대한 신임을 천명해주기를 바랍니다.


의원 여러분, 이처럼 대규모의 복잡한 정부를 구성한다는 일은 그 자체로 중대한 임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역사상 최대 결전의 시발점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 무수한 격전지에서 전투 중입니다. 지중해 방면에서도 이제 전투태세를 갖추어야 하며, 항공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역시 전투 준비를 단행해야 합니다.


이처럼 급박한 위기 상황이기에 오늘 의회에서 길게 말씀드리지 못한다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내각 개편으로 영향을 받게 된 전·현직 동료와 벗들에게 마땅한 예의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는 점도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정부에 참여하게 된 분들에게 이미 말했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제가 드릴 것은 피와 땀, 눈물과 노력밖에 없습니다. 우리 앞에는 비통하고 극심한 시련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길고 긴 투쟁과 고통의 나날이 놓여 있습니다. 여러분은 묻습니다. 당신의 정책은 무엇인가? 나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하늘에서, 땅에서, 바다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신께서 내려주신 그 모든 힘과 능력을 총동원하여 저 극악무도한 독재자에 대항하는 것입니다. 그 어떤 음험하고 개탄스러운 범죄도 능가하는 포악한 전제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정책입니다.


여러분은 묻습니다.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저는 한 마디로 답할 수 있습니다. 바로 승리입니다. 그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그 어떤 공포를 맞닥뜨리더라도, 가야할 길이 제아무리 멀고 험하더라도, 우리에겐 승리뿐입니다. 승리가 없으면 생존도 없습니다. 이것을 명심합시다. 승리가 없으면 대영제국은 없습니다. 대영제국을 지탱해온 그 모든 대의명분도, 온 인류의 전진을 이끌어온 이 시대의 욕구와 의지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희망과 낙관을 견지하며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의 대의는 결코 패배하지 않으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이에 저는 모든 의원 여러분께 마땅히 도움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이제 모두 모여 힘을 합해 앞으로 나아갑시다."



로버트 F. 케네디(Robert Francis Kennedy)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암살 소식을 알리며 -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 1968년 4월 4일


1968년 4월 4일, 로버트 F. 케네디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위한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케네디는 노트르담 대학과 볼 주립대에서 연설을 마친 뒤 그 날의 마지막 일정인 인디애나폴리스 도심에서 수많은 흑인들 앞에 펼치게 될 연설을 앞두고 있었다. 이를 위해 그는 이동하는 중에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암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일정을 취소하라는 경찰의 당부도 외면한 채 케네디는 평상형 트럭에 올라 만 명이 넘는 군중들에게 마틴 루터 킹의 암살 소식을 전했다. 이 연설은 로버트 케네디가 그의 형 존 F. 케네디의 암살을 공식석상에서 유일하게 언급한 연설로도 기억된다. 그리고 인디애나폴리스에서의 이 연설 이후 두 달 뒤, 로버트 케네디 역시 로스앤젤레스에서 암살당한다. 연설 당시 케네디는 군중들에게 피켓을 내릴 것을 당부한다. 피켓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RFK를 대통령으로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저녁은 여러분께 잠시만 말씀드리고 이 자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방금 전 저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슬픈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피켓 좀 내려주시겠습니까? 방금 저는 우리 모두에게 아주 슬픈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마 미국 시민 여러분,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 모두에게 슬픈 소식이 될 것입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오늘 저녁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총에 맞아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인류의 사랑과 정의를 위해 자신의 한 평생을 바쳤습니다. 목사는 그 대의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처럼 힘든 하루, 힘든 시기를 맞아 우리 미국인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자문해봐야 할 것입니다.


목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백인에게 있다는 증거가 분명한 상황이니 흑인 여러분이 마음 속에는 비통함과 증오, 복수심이 가득할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양극화에 접어들 수도 있습니다. 흑인은 흑인끼리, 백인은 백인끼리 어울리며 서로에 대한 증오심만 채우는 것입니다. 아니면 우리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그래왔듯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우리 땅에 선연히 퍼진 유혈의 흔적은, 폭력이라는 얼룩을 이해와 동정과 사랑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흑인 여러분, 오늘 이 부당한 사건을 접하면서 백인들을 향해 증오와 불신을 쌓아 가려 하는 흑인 여러분, 저 역시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암살 사건으로 가족 하나를 잃었으며, 그의 암살범 역시 백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미국인은 노력해야 합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마주하며 이 고난을 이겨내고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인인 아이스킬로스의 시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잠을 잘 때에도 고통은 잊히지 않고

우리의 가슴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다.

그리하여 절망 속에 있을 때,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신의 은혜로운 영광을 통하여

지혜가 찾아온다.


우리 미국에 필요한 것은 분열이 아닙니다. 우리 미국에 필요한 것은 증오가 아닙니다. 우리 미국에 필요한 것은 폭력도, 무법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지혜, 서로를 향한 이해, 그리고 이 나라에서 흑과 백을 막론하고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한 정의입니다.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오늘 밤 집으로 돌아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드립시다. 그렇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조국,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기도드립시다. 말씀드릴 이해와 배려가 이 나라에 가득하기를 기도드립시다.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힘든 시간을 만날 것입니다. 과거에도 힘든 시간을 보냈듯 미래에도 우리는 힘든 시간을 만날 것입니다. 이것이 폭력의 끝은 아닙니다. 이것이 무법의 끝도 아니요, 무질서의 끝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땅의 수많은 백인들, 수많은 흑인들은 함께 더불어 살기를 원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며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정의가 실현되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오래 전 그리스인들이 남긴 말을 따르기 위해 전념을 다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야만성을 길들이고 이 세상에서 온화한 삶을 살라."는 말이었습니다. 이제 이 말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 모두 전념을 다합시다. 그리고 우리 조국과 우리 국민들을 위해 기도드립시다. 감사합니다.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취임 연설 - 프리토리아, 유니온 빌딩. 1994년 5월 10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초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취임식 방송은 전 세계에서 십억 명가량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4천 명에 이르는 내빈 중에는 영국의 에든버러 공(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차임 헤르조그 이탈리아 대통령 등도 있었다. 5년 전 같은 자리에서 열린 F. W.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의 취임식과는 극명히 대조되는 풍경이었다.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전 세계로 방송되지 않았을뿐더러 외국 저명인사 역시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채 조용히 치러졌다.


폐하, 전하, 귀빈 여러분, 전우와 동지 여러분! 오늘 우리는 모두 이곳에 모여, 혹은 이 나라와 세계 전역에서 축하하며 새로이 탄생한 자유에 영광과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인간에게 가해진 끔찍한 시련을 딛고, 이제 인류의 긍지를 담은 한 사회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평범한 국민으로서 우리의 일상 속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실제 현실이 담겨져야 할 것입니다. 그 현실을 통해 정의에 대한 인류의 믿음을 굳게 다지고, 고귀한 인간정신에 대한 자긍심을 강화하며 전 세계인의 눈부신 삶에 대한 희망을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신념은 우리 자신은 물론 오늘 이 자리를 빛내주신 전 세계 여러분들이 함께 안고 가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저는 주저 없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하나하나는 이 아름다운 나라의 토양과 끈끈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프리토리아의 그 유명한 자카란다 나무와 부시벨트의 미모사 나무처럼 말입니다. 이 땅의 토양을 어루만질 때마다 우리는 거듭 새로워짐을 느낍니다. 나라의 분위기는 계절에 따라 바뀝니다. 잔디가 푸르러지고 꽃이 피면 우리는 벅찬 기쁨과 황홀감에 이끌립니다.


우리가 이 조국과 공유하는 정신적·육체적 일체감은 우리의 가슴 깊이 새겨진 뼈아픈 고통 역시 말해줍니다. 조국이 끔찍한 갈등 속에서 분열되고, 세상 사람들에게 버림 받으며 매장 당하고 고립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가슴 속에는 고통이 깊숙이 새겨졌습니다. 이 모두 우리의 조국이 악의적인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인종 차별주의와 유색인종 억압이 자행되는 본거지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남아공 국민들은 다시 충만해졌습니다. 인류가 우리를 다시 자신의 품으로 감싸주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상의 추방자였던 우리가 이제는 귀중한 특권을 얻어 우리 자신의 토양 위에서 조국의 진정한 주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국민들과 함께 정의와 평화,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목격하기 위해 먼 발걸음 해주신 외국 귀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평화와 번영, 남녀평등과 인종 간의 평등, 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고난을 이겨낼 때마다 여러분도 끝까지 우리 곁을 지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해주신 대중과 민주주의 지지자 여러분, 종교 지도자, 여성, 젊은이, 사업가, 전통 사회 지도자를 비롯한 여러 지도자들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중에서도 친애하는 F. W. 데 클레르크 제2대통령 대행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우리가 최초의 민주주의 선거를 무사히 치르고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데 일조하며, 아직 세상의 빛을 보려 하지 않는 무장 폭력 집단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켜준 모든 유엔군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료해줄 시간이 왔습니다.

이제 우리를 갈라놓은 균열 위에 다리를 놓을 때가 왔습니다.

이제 건설할 시간이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정치적 해방을 달성하였습니다. 이제는 모든 이들을 끝없는 가난과 결핍, 고통, 성차별 등의 굴레로부터 자유롭게 할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는 평화가 부분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유로 향하는 마지막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제는 완전한 평화, 정당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헌신할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는 노력 끝에 수백만 사람들의 가슴 속에 희망을 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과 백인 모두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인간의 존엄한 권리를 확신하며 그 어떤 두려움도 없이 어깨를 펴고 걸어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국가 안에서, 세계 속에서 평화를 누리는 무지개 국가를 만들 것을 약속합니다.


이 나라의 새로운 탄생을 약속하는 표시로 거국일치를 위한 새 임시정부는 긴급 사안으로서 현재 복역 중인 각 분야의 사범들을 사면조치할 것을 알립니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 여러 방면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목숨을 다한 이 나라와 세계의 모든 영웅들에게 오늘의 영광을 바칩니다. 그들의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그 희생의 대가로 우리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여러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민 여러분이 저희에게 부여한 이 명예와 특권은 더없는 영광이며 축복입니다. 여러분의 지지로 저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없는, 민주적이고 단일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번째 대통령이 되어 이 나라를 어둠의 골짜기에서 끌어낼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자유로 향하는 길이 평탄치 않으리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홀로 행동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 화합을 위해, 국가 건설을 위해, 새로운 세계의 탄생을 위해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모든 이에게 정의를 안겨줍시다.

모든 이에게 평화를 안겨줍시다.

모든 이에게 일과 빵, 물과 소금을 안겨줍시다.

모든 이에게 알립시다. 개인의 몸과 마음과 영혼은 자유로우며, 이는 다만 그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립시다. 이 아름다운 땅이 또다시 누군가의 탄압으로 신음하거나 세계의 스컹크가 되는 모욕에 시달리는 일은 결코, 절대, 다시는 없어야 합니다.


이제 자유가 군림하게 합시다. 인류의 영광스러운 업적 위에 태양은 영원히 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아프리카와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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