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과거 공예 기술은 삶의 터전에서 사람들의 생계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지만, 20세기 이후 급격한 세계화로 인해 삶 전반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고 공예 기술 역시 전승, 변형, 소멸의 갈림길에 놓였다. 이 책에서는 아시아의 예술과 삶의 정체감을 확인할 수 있는 공예 기술의 지형도를 그려 공예 본연의 가치를 되살리고자 한다.
아시아 공예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면 우선 아시아 지형권 내의 이해를 확대해야 한다. 아시아는 넓은 영토만큼이나 다양한 영역의 공예와 성격이 공존한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 가운데 공통되는 공예 방식을 살펴보면 유럽이나 기타 대륙과는 차별적인 공통된 특성을 지닌 동시에 각 지역만의 독특한 개성도 발견할 수 있다.
■ 저자
박남희
201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센터 공예기술랩 펠로우.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 다수 대학에서 연구원 및 겸임교수 등을 역임하였으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2011) 총괄 큐레이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2013) 전시감독을 지냈다. 주요 논문으로는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세계 미술 속의 한국 현대공예」, 「한국사회와 공예의 문제-현시대 공예의 정체성과 사회적 트라우마」 등이 있다. 예술과 사회의 역사적 순환과 해석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이현경
201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센터 공예기술랩 협력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후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 현재 서울과학기술대, 용인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장승의 얼굴에 보이는 그로테스크 이미지 연구」, 「상여에 장식된 용수판 얼굴 도상의 연원과 조형 방식」 등이 있다. 우리의 전통 공예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소통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 중이다.
강지용
201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센터 공예기술랩 협력연구원. 단국대학교 서어서문학과 졸업 후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 현재 COC communication 아트디렉터로 재직 중이며, 서울예술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인도네시아의 ‘모던신미술 운동’에 나타난 사회비판적 예술시각」이 있다. 아시아문화와 예술성의 새로운 가치들에 주목하며, 아시아의 다양성 속에서 동남아시아 예술현상에 집중해 연구 중이다.
■ 차례
서문
foreword
들어가며: 아시아의 공예, 색을 찾아서
삶 속의 기술 | 손으로 만드는 기술, 창제작 원형으로서 공예 | 색에 관한 공예, 염색 | 아시아의 색, 쪽빛의 비밀은 어디에
prologue: discovering the craft and color of asia
part 1: 한국, 쪽빛 본연의 울림을 찾아서
1. 팔도의 특색을 담은 한국의 섬유 공예
각 지역의 섬유 공예 지형도 | 섬유 공예의 전통과 기술
2. 한국의 전통 색채과 청색
전통 염색과 천연 염색의 같음과 다름 | 오방색, 시공간의 조화에 대한 지표 | 청색, 상생과 상극의 핵심 멜로디
3. 쪽빛의 세계와 나주
쪽이 빚어내는 청색의 세계 | 나주 영산강과 길쌈 문화 | 나주의 쪽물 들이는 방법 | 나주 쪽염의 비법
4. 나주 쪽 염색의 현대적 모색
명하쪽빛마을의 유산 | 정관채 전수관의 예술화의 길 | 나주시 천연 염색문화관과 염색 클러스터
미주
참고문헌
korea: discovering the indigo-blue*s true color
part 2: 중국, 대륙의 청람색을 찾아서
1. 방대한 대륙, 유서 깊은 중국의 섬유 공예
공예 대사에 의한 섬유 공예 지형도 | 섬유 공예의 전통과 기술
2. 색을 다루는 장인, 설색공의 세계
그림의 색부터 염색의 색까지 | 귀하고 화려한 색채의 발현 | 더 많은 사람들의 색채를 위하여
3. 염색의 역사와 소수 민족의 전통
은허 유적에서부터 청대에 이른 염색의 역사 | 윈난 쿤밍에서 만난 소수 민족의 삶과 예술 | 먀오족의 납염과 바이족의 찰염
4. 다리 바이족의 찰염과 청람색 비밀
바이족의 찰염 역사와 다리의 색조 | 저우청의 자연과 호흡하는 청람 염색의 비밀 | 정신과 물질, 삶과 예술의 일체화된 공예 기술
미주
참고문헌
china: discovering indigo-blue of the continent
part 3: 인도네시아, 군도의 인디고를 찾아서
1. 군도의 섬유 예술
각 지역의 섬유 공예 지형도 | 섬유 공예의 전통과 기술
2. 자바 바틱의 다채로운 형과 색
궁중 문화로부터 탄생한 *자바 바틱* | 자바 바틱의 변화와 확장 | 궁중 바틱의 색, 인디고와 소가
3. 군도의 청빛, 인디고페라
타룸나무가 준 색, 비루 | 비루가 만들어지기까지 | 축제를 즐기는 자바의 청빛 직물들
4. 자바 바틱의 가능성과 도전
자바 바틱 전통의 현대화 | 전통 기술의 상업화와 활용의 가치
미주
참고문헌
indonesia: discovering the archipelago*s indigo-blue
나오며: 아시아의 쪽빛, 그리고 창제작의 기술 원형으로서의 가치
같거나 다른 아시아의 쪽빛 | 자연으로부터 익혀진 색을 내는 기술의 원형적 가치
epilogue: value of the asian indigo blue as an archetypal technology at the act center
쪽빛의 세계
한국, 쪽빛 본연의 울림을 찾아서
쪽빛의 세계와 나주
쪽이 빚어내는 청색의 세계
쪽은 여뀌과 및 마디풀과에 해당하는 요람류의 쪽풀로 이 종류를 우리나라의 고문헌에는 남藍, 소람小藍 종람種藍, 쪽으로 불렀다. 쪽풀은 1년초 염료 식물로 인류 역사상 식물 염료로는 가장 먼저 사용되었다. 기원전 수천 년 전에 인도, 중국, 페르시아 사람들이 푸른색으로 염색하여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쪽물에 의한 염색인 것으로 추정되며 그때의 쪽 염료 제조 방법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쪽의 품종은 세계적으로 300여 종이나 되는데 그중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대부분 여뀌과 식물이다. 줄기는 마디가 있고 뿌리 근처에 털이 나와 있으며, 키는 60~70cm 가량으로 장타원형의 잎을 갖고 있다. 7~8월에 꽃대가 올라올 때 잎에서 남빛 색소를 분리 추출하여 자연 염료로 널리 이용한다.
쪽풀은 생육 온도에 민감하여 적당한 온도가 아니면 염료 함유량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함람 식물이 모두 염료로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실크로드를 통해 건너갔다가 다시 일본으로 유입된 쪽이 재배되고 있으나 나주에서 재배되는 쪽 품종은 일본에서 유입된 요람 이외에 우리 전통 쪽이라고 하는 여뀌과 식물의 요람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쪽은 전문적으로 말하면, 변이성 건염염료이다. 변이성 염료는 염료와 섬유가 처음부터 직접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염색을 위해서는 반드시 중간에 매개체를 필요로 하거나 염료를 먼저 화학적 변화를 시킨 다음 염색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건염염료는 인돌유도체가 주성분이 염료를 말한다. 그러므로 쪽은 다른 염료와는 달리 색소 그대로 바로 원하는 색을 만들 수 없다. 쪽은 석회와 잿물이 있어야 색을 만들 수 있는 천연염료를 산화와 환원이라는 화학적인 변화를 거쳐야 쪽빛을 얻을 수 있다. 살아 있는 미생물의 발효 작용으로 색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과 숙련된 노동, 노력이 필요하며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쪽풀에서 추출되는 인디고 색소는 물에 녹지 않는 색소이며, 알칼리성 환원제에 의하여 백람, 즉 무색의 화합물로 환원되어 용해된다. 이 화학물이 섬유에 흡착한 후 공기 중에서 산화함으로써 원래의 불용성 염료를 재생하는 것이 염색의 과정이다. 즉, 쪽은 불용성 색소이니 인디고를 알칼리로 환원하여 염색한 후 공기 중에 산화시켜 본래의 불용성 색소로 돌아가게 하는 방법으로 염색한다. 이처럼 염색 과정은 복잡하지만 쪽은 한 번 물들이면 견뢰도가 가장 우수한 염료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즐겨 사용되어 왔다.
좋은 쪽물은 식물성 섬유에 염색이 잘 된다. 잘 마른 모시는 염료가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빠르게 염색이 된다. 반복해서 염색한 것은 세탁 시 처음 몇 번은 염료가 빠지기도 하지만 그 후에는 더 이상 빠지지 않는다. 쪽물 염색은 다른 염색물에 비해 세탁과 일광에 강하며, 살균과 살충의 효과가 있어 벌레가 끼지 않는다. 또한 땀 냄새를 막아주는 방취성과 방울뱀이나 전갈 등 독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즙액은 치통에, 발효시킬 표면에 생기는 기포는 습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항암 성분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쪽 염색의 장점은 많지만, 가장 큰 효과는 무엇보다 그 색조에 있다.
쪽색은 흔히 청색계의 색으로 남색이라고 하며, 검은 빛을 띤 남색을 지칭하는 말로 감색이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는 곤색이라고 부른다. 쪽과 관련된 몇 가지 색을 살펴보면, 진한 푸른빛은 남, 검은 빛을 띤 푸른빛 즉 청색과 자색의 간색은 감紺, 고운 남빛은 감청紺靑, 감색과 보랏빛은 감추라고 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짙고 산뜻한 쪽빛을 제일 좋은 것으로 여겼고, 이러한 짙은 쪽빛은 수십 번의 반복된 염색이 축적되면서 탄생되었다. 요즘에는 남색보다 쪽빛이라고 더 많이 부르지만 전에는 반물이라 하였으며, 쪽물을 들이는 집을 반물집이라고 하였다.
쪽으로 얻는 색상 중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색은 바로 옥색이다. 맑은 하늘빛을 내는 옥색은 고래古來로부터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색이다. 고대의 중국인들은 옥이 군자를 상징한다 하여 진귀하게 여겼고, 부귀와 죽음 뒤의 내세를 보장해 준다는 신앙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래서 옥은 영생을 의미하며 옥을 지니면 악귀를 쫓는다고 믿었고 옥을 귀인이라고 표현하였다. 이와 같이 옥에 대한 중국인의 생각은 2세기경에 처음으로 등장한 청자의 탄생과도 관련이 깊다. 우리의 고려청자의 빛깔도 이러한 옥에 대한 관념과 연관이 있지만, 고려청자의 색은 중국의 청자와는 또 다른 색조를 지니고 있다. 우리 청자의 색은 비 갠 후의 하늘처럼 마음이 한결 고요해지는 옥색이라 이러한 옥색을 고려 사람들은 스스로 비색翡色이라고 하였다. 현대의 색명으로 하늘빛이라는 뜻의 시루리언, 회녹색을 뜻하는 세리던에 가까운 색이다. 이 비색을 우리 민족은 사랑하였으며, 이러한 미묘한 아름다움을 지닌 비색을 눈앞의 천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쪽물 염색이다.
나주 영산강과 길쌈 문화
남도는 쪽 문화가 발달된 지역으로, 특히 영산강이 관통하고 있는 나주에서 융성하였다. 나주에서 쪽 염색이 발달한 것은 나주목 관아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달한 염색 문화가 전승되었고, 쪽 재배와 염색에 적당한 지리 및 기후 조건, 비단과 면직물의 발달, 육상과 해상 교통의 발달, 쪽 소비 문화의 발달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를 좀 더 체계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해 볼 수 있다.
(1) 자연 자원 : 남도의 자연이 선사한 최적의 혜택들
나주는 호남평야의 기름진 토양을 지니고 있고, 남부 지방의 고온 다습한 온도를 가졌으며, 일조량이 충분해 튼튼하고 충실한 쪽을 재배하는 데 최적의 자연 자원을 갖추고 있다. 고래로부터 영산강은 굽이굽이가 많아 지형적으로 홍수의 피해가 심했다. 강의 범람으로 강변에는 토양이 퇴적되어 기름졌으며 배수가 잘되어 작물 재배에 매우 좋은 조건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지형적 조건은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쪽풀 재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쪽 색소를 추출하여 침전시키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석회류이다. 나주는 이러한 매염제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 영산강 하류는 바다를 끼고 있어 지천에 매염제로 사용되는 굴 껍데기와 조갯가루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근처에 옹기를 굽는 가마가 많이 있어 질 좋은 조갯가루를 쉽게 구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나주 명하마을의 고故 윤병운 장인은 굴 껍데기를 근처의 함평군 송벌면에서 구해 왔으며, 나주 영산동 가마태마을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봉화면 점등의 옹기 굽는 곳에 굴 껍데기를 석회로 만들어 달라고 의뢰한다. 그리고 나주 반남면 대안리 풍동마을에서는 그릇 장사들에게 부탁을 해서 공산면 옹기 굽는 데서 굴 껍데기로 만들 석회를 가져다 쓴다. 이처럼 나주 지역은 쪽 자체의 재배지뿐만 아니라 쪽염에 필요한 매염제를 조달하기 쉬운 환경을 갖추고 있다.
나주의 가장 중요한 자연 환경은 바로 지천에 깨끗한 하천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쪽에서 색소를 추출할 때는 많은 물이 필요하고, 또 염색 후 잿물을 뺄 때도 다량의 물이 필요하다. 깨끗한 물은 염료의 질을 높여 주고 염색 과정에서도 효율성을 높인다. 그런데 나주를 가로질러 흐르는 영산강과 영산강이 지류를 만나면서 갈래로 퍼져 나간 하천들은 나주의 여러 마을에 풍부하고 깨끗한 물을 제공하여 염색을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질 좋은 염색을 가능케 한다.
(2) 문화 자원 : 무명과 비단을 짜던 인고의 길쌈 문화
나주는 고려에서 조선 시대까지 나주목으로서 영산강 유역을 다스려온 호남의 중심지로 모든 문화가 모여 꽃을 피웠고, 전라도의 전세를 거두어 조운했던 영산창이 있어 주변 17개의 읍의 세곡을 수납하였다. 이렇게 나주목 관아가 있었고, 대규모의 물류가 이루어졌던 환경은 자연스럽게 다양하고 수려한 공예 문화를 발전시켰다. 따라서 나주 지역에서는 관복을 비롯해 여러 가지 옷을 만들고 천을 짜거나 염색했던 문화가 성행하였다.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 가동마을의 지명은 서민들이 입을 수 없는 아름다운 천으로 옷을 만든 마을이라는 데서 유래되었을 만큼 나주의 섬유 공예는 유명하였다.
나주는 특히나 과거 가을철 영산강변이 하얗다고 할 정도로 목화 재배가 활발했던 곳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목화를 이용한 제직 문화가 발달하였다. 나주 세목이라는 명칭은 샛골 일대에서 나는 무명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며, 조선 시대에는 진상품으로 보내졌을 만큼 이 고장 여성들의 무명짜는 솜씨가 좋았다. 나주를 분기점으로 하여 해남, 강진이 과거 무명의 고장이었으며, 특히 강진은 비단의 일종인 춘사가 유명해 몇 안 되는 교직(두 가지 이상의 실로 섞어 짜는 것)의 산지로 알려져 있었다. 무명 고장인 무안, 함평 역시 나주의 인접 지역이며 일제 때 나주와 가까운 목포에 면화의 집산지가 있었던 것도 나주를 무명의 고장으로 이름나게 하였다.
이렇게 나주 샛골에서 생산된 무명은 비단보다 고와서 바지저고리나 치마저고리로 사용하기가 아까워 반드시 두루마기 겉감으로 이용했다. 그리고 그 두루마기 안감으로는 옥색을 물들인 명주를 받쳐 입었던 까닭에 웬만한 멋쟁이가 아니고는 감히 입을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고가품이었다. 또한 나주는 주산인 금성산 밑에서 좋은 명주가 나서 금성주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무명과 더불어 비단 문화도 발달한 지역이었다. 이처럼 나주에서는 많은 양의 비단과 면직물이 생산되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염색을 위한 염료의 수요도 증가하였다. 근대 이전에 합성염료가 없었던 시절에는 천염염료만이 사용되었는데, 천연염료의 경우, 대개 견직물에는 염색이 잘 되지만, 면직물에는 염색이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주의 특산물인 쪽 염료는 다른 천연염료와는 달리 견직물뿐만 아니라 면직물에도 염색이 잘 되는 특성이 있어서 수요가 많았다. 따라서 이러한 나주의 직물 기술의 발전은 염색 기술의 발전에도 시너지 효과를 가져 왔다.
예전의 농촌 사회에서 서민들은 남성은 농사에 주력하고 여성은 길쌈에 매달려 생활을 유지해 왔다. 특히 나주의 나주평야는 호남평야와 함께 우리나라의 곡창 지대로 널리 알려진 농업 위주의 지역이었다. 따라서 인구 집약적 산업인 농업의 특성상 많은 일손이 필요했는데 이는 순전히 인간의 노동력으로 이루어지는 무명짜기나 염색과 같은 일에도 좋은 인적 조건이 되었다. 이에 나주에서는 무명짜기나 염색 일에 종사하는 풍부한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이 중에서 기술적 연계나 경쟁 관계를 이루게 되면서 솜씨 좋은 장인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3) 인적 요소와 행동요소 :사람과 역사가 이루어놓은 염색의 전통
나주는 육상과 해상 운동이 편리한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나주의 영산포는 사통팔달의 교통의 중심지이며 조선 시대부터 해상 운송이 중요한 상업 도시로 남 염료 시장에서도 중심이 되었다. 영산강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영산포는 제주도에서 배로 해산물과 말을 싣고 들어올 정도로 전국적인 규모를 자랑하였으며, 육로를 통해서는 호남의 각종 집산물이 모여들었다. 따라서 영산포 시장에 전국적으로 다니는 상인들로 인해 나주에서 생산되는 쪽 염료와 염색 관련 제품들이 전국적으로 팔려나갈 수 있었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진 나주에서는 마을 단위의 집단으로 쪽물을 생산했다. 조선 시대부터 1945년 해방 이후까지 민가의 사장들이 전업과 부업의 형태로 쪽 염색을 지속했으며, 지금도 가마태마을, 형하쪽빛마을, 샛골마을, 영산강 일대의 마을들에서 쪽 염색을 집단적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집단적인 쪽 염색 문화가 오랫동안 유지된 나주 지역에서는 그만큼 숙련된 염색 기술을 가진 장인을 배출하게 되었고, 이는 국가에서 지정된 중요 무형 문화재 염색 기능 보유자로 연결되었다. 중요 무형 문화재는 전통 염색 기술을 전승하고 유포하는 데 주력하여 대표적으로 정관채 전수관과 명하쪽빛마을을 운영함으로써 전통적인 쪽 염색을 교육 프로그램화하고 지역과 연계된 축제나 염색 사업을 펼치면서 나주의 염색 전승에 있어서 주요 행동 요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고래로 있어 왔던 나주의 집단 염색 문화는 지자체의 산업적 특성과도 연결된다. 나주시에서는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을 통해 나주의 염색 문화를 홍보, 전시하고, 정부 지원금을 천연염료를 생산하는 산업시설에 투자함으로써 염색 산업을 나주시의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천연 염색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는 흐름과 병행하여 천연 염색 공방을 박물관 부지 옆에 조성함으로써 지자제 차원에서 염색 기술을 통한 생계 활동을 마련하고 있다. 염색 제작자들이 전통 염색 기술을 과거에만 필요했던 기능으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기술의 현대화, 예술화, 상업화를 시도함으로써 다가올 시대에 우리의 염색 기술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나주의 쪽물 들이는 방법
쪽물 염색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생잎의 즙액을 이용하는 생잎 염색과 다른 하나는 쪽이 우러난 물에 알칼리성 수용액을 넣어 제조한 염색을 이용하는 발효 염색이다. 생잎 염색은 즙액에 직접 염색하는 것이고, 발효 염색은 자연 매염제를 사용하여 발효 된 쪽으로 염색하는 것이다. 발효 염색에는 냉 염색, 가온 염색, 화학 발효 염색이 있으며, 화학 발효 시에는 하이드로설파이드, 아연분말, 녹반 등의 약품을 사용한다. 현재 나주 지역에서 전승하고 있는 염색은 발효 염색이다. 발효 염색 중에서도 신선한 쪽을 물에 침지하여 색소를 침출시킨 다음 침전시켜 만든 쪽 앙금에 잿물을 희석하여 발효시킨 염액에 침염을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나주 지역의 쪽 염색 과정은 크게 쪽의 재배와 채취-항아리에 쪽풀과 물을 섞어 색소 추출하기-석회 만들기-색소가 추출된 쪽물에 석회를 혼합하기-석회와 섞은 쪽물에 가라앉은 앙금(니람) 추리기-잿물 만들기-니람과 잿물을 혼합하기-니람과 잿물을 섞은 염액을 발효시키기-천의 정련-발효된 염액에 쪽물 염색으로 순서를 정해 볼수 있다. 두 세부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쪽풀 재배와 수확
3월 초에 파종하여 7~8월 햇빛이 강할 때 수확한다. 웃자란 것이나 어린 것을 수확하면 색소를 얻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쪽잎에 함유된 인디칸 함량은 개화기에 들어서면서 감소되기 시작하여 개화 최성기에는 생육 50~80% 정도로 감소한다. 그러므로 수확은 꽃봉오리가 나오기 전에 인디칸 함량이 최고에 도달한 시기에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쪽을 수확하는 시간은 새벽에 이슬이 있을 때를 택하는데, 이는 한낮에 쪽을 수확할 경우, 쪽잎이 건조되어 쪽 색소의 추출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쪽풀을 자를 때도 기계로 밀어버리면 쪽 색소가 많이 훼손되어 일일이 사람이 낫으로 베어 수확을 한다.
(2) 석회 제조
자연산 굴 또는 조개껍데기를 세척하여 말린 것을 장작불 위에 놓고 1000℃ 이상의 온도에서 24시간 이상 굽는다. 굴 껍데기가 20℃ 정도로 식었을 때 응달에 옮겨 거적으로 덮어 외기를 차단한다. 20일이 지나면 자연 산화하여 일부 분말이 되지만, 절구로 고르게 분쇄하고 고운 체로 쳐서 가루로 만든다. 보통 굴 껍데기 7자루를 태우면 2~3말의 석회를 얻을 수 있다.
(3) 잿물 제조
잿물을 내리는데 사용하는 재료는 주로 쪽대, 콩대, 볏짚 등이다. 볕에 말려두었던 재료를 태운 뒤, 시루 위에 금방 태운 재를 쌓아 놓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부어 잿물을 걸러 내다. 내려진 잿물은 한번 더 걸러 낸다. 잿물은 쪽물의 PH를 알칼리 상태로 맞추는 데 필요하다.
(4) 침전 쪽 만들기
항아리에 쪽을 넣고 불순물이 없는 물을 쪽이 잠기도록 부은 후 돌로 눌러 떠오르지 않도록 한다. 20~25℃에서 10시간이 지나면 물이 연한 녹색에서 청록색으로 변하는데 이는 색소가 잎에서 분리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30시간이 지나면 악취가 나면서 쪽에서 색소가 완전히 분리되는데 이때 쪽물에서 쪽대를 들어낸다.
쪽대를 들어낸 후 색소가 남아 있는 쪽물에 석회를 넣은 후 고무래로 저어 주면 쪽물이 석회와 중화되어 더욱 푸른색으로 변하면서 거품이 일어난다. 30~60분 동안 저어 주면 완연한 남색으로 변하고 더 이상 거품이 일지 않으면 쪽물이 완성된다.
다음 날 항아리 안의 색소가 가라앉으면 위의 누런 물을 떠내고 가라앉은 쪽 앙금을 바가지로 독에 담아둔다. 이 침전 쪽은 3~4일이 지나면 두부 같은 니람으로 완성된다.
(5) 쪽물 발효하기
쪽앙금인 니람과 잿물을 1:10의 비율로 잘 혼합하여 항아리에 넣는다. 이 항아리를 따뜻한 온도, 약 27~28℃의 방에 2주에서 한 달 정도로 보관하여 발효시킨다. 쪽물이 투명해지면서 검은 물이 노랗게 일어나고 다시 노란 물에 파란 물빛이 돌면 염색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이대로 사흘을 놔두었다가 염색한다.
(6) 쪽물 염색하기
물들일 옷감을 잿물에 삶아 정련(또는 마전)하여 깨끗하게 건조해둔다. 마전한 천을 염액에 넣어 골고루 염색이 되도록 들추어 준다. 녹색에서 연파랑, 녹청에서 남색으로 점차 산화 발색된다. 염색 후에는 맑은 물에 5~6시간 담그기를 반복하여 잿물을 완전히 뺀 후 건조시킨다.
이와 같이 천을 물들이는 과정은 이른 봄부터 재배로 시작된 준비 과정을 거쳐 10월이 되어야만 비로소 염색이 가능하다. 이런 오랜 염색 과정은 옛날의 농사짓는 시기와 온돌방에 불을 넣는 시기와 함께 하는 것으로, 염색 장인의 수고와 지혜를 동시에 알 수 있다.
나주의 쪽염 비법
나주의 우수한 지역적 조건들은 나주 특유의 염색 문화를 탄생시켰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염색 중심지로 인식하게 하였다. 모든 공예가 그렇듯이 염색 과정에도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고 특히 쪽염은 복잡한 공정으로 인해 조선 시대에도 청염장을 따로 두었을 만큼 별도의 기술을 요하는 분야였다. 나주 지역의 장인들은 나주의 자연 자원과 문화 자원을 활용하여 일찍부터 염색을 해왔으므로 특유의 기술적 노하우를 갖추게 되었다. 나주에서도 각 마을마다 또는 개개인의 장인마다 작업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나주의 전통 염색 장인들이 갖추고 있는 공통된 기술적 노하우를 살펴보겠다.
살아 있는 천연 재료를 다루는 일은 작업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그 환경을 컨트롤하는 것이 장인의 능력이고 그 정도에 따라 질 좋은 염료가 탄생한다. 천연 재료들은 특히 날씨 상황이나. 온도, 습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염료의 추출에서부터 마지막 염색 과정까지 늘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맞추어 문제를 해결하고 적정한 상황으로 유지하는 것이 장인의 능력이다. 쪽 염색에서 가장 까다로운 공정은 염료의 발효 과정인데 여기서 장인의 경험적 노하우가 입증된다. 쪽 염색 과정 중에서 나주 장인들의 숙련된 기술로 보는 부분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겠다.
첫째, 쪽의 적정 침지 시간을 아는 것이다. 쪽에 물을 침지하는 시간이 너무 짧으면 색소 추출량이 적어지고, 너무 오래되면 색소 추출량은 많아지나 발효가 시작되어 추출물의 산도가 높아진다. 이렇게 산도가 높아지면 염액의 산화, 침전과 분리 시 석회의 첨가량을 증가시켜야 하고, 그러면 추출된 쪽 색소 또한 탁하게 된다. 따라서 쪽을 물에 얼마만큼 담가 놓는가를 아는 것은 순도 높은 염료를 추출하는 출발점이 된다. 그런데 색소를 추출하는 시간은 추출하는 시기의 기후, 물의 성질과 온도, 추출하는 용기, 해발 표고, 날씨 등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색소가 가장 적당하게 추출된 시기를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쪽 앙금, 즉 니람은 인디고 함량이 10% 이내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류큐대학에서 우리나라의 침전람 방식으로 인디고 색소의 함량을 조사한 결과는 3.8%였다. 그런데 니람의 수분 함량이 75~80%이기 때문에 니람 속의 인디고 함량은 0.8~1.0%에 불과하고, 이 니람에 4배에 해당하는 물을 부어 염액을 만들면 염색 중의 인디고 함량은 0.2~0.25%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쪽을 통해 추출할 수 있는 인디고 색소가 지극히 적기 때문에 염료 추출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디고 색소의 양을 최대한 뽑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경험을 축적한 장인들은 각 과정마다 상황을 고려하면서 최대한 색소를 손실하지 않는 방법을 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석회와 잿물의 양을 조절하여 쪽의 발효를 위한 PH를 맞추는 능력이다. 원래 물에 녹지 않는 쪽 색소를 물에 녹게 해서 천을 염색하려면 환원이 되어야 한다. 환원은 화약 약품이 풍부한 오늘날에는 약품을 이용해서 쉽게 할 수 있지만, 화학 약품이 없었던 시대에는 발효라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발효는 미생물의 힘을 이용하여 물질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쪽물에서 발효란 환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발효 과정은 먼저 쪽 색소에 잿물을 부어 PH를 10.5~12.0 정도의 알칼리 상태로 만든 다음 전분과 탄소원 등 영양분을 첨가하면 미생물이 관여하여 환원을 일으킨다. 여기서 쪽물의 발효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염액의 PH 농도이다. 쪽 염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넣는 석회와 잿물은 이 PH를 알칼리 상태로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전통적으로는 이 PH를 맞추기 위해 수시로 쪽물에 손을 넣어보거나 맛을 보아 농도를 측정하였다. 나주에서는 알칼리 정도가 약할 때, 즉 싱거울 때, 석회를 보충하였다. 니람, 잿물과 혼합한 염액은 PH를 알칼리로 맞춰 놓은 상태지만, 발효 중에 산을 생성하기 때문에 알칼리 정도는 점점 약해진다. 그래서 PH 10.0~11.0로 유지하기 위해 소석회, 잿물 때로는 수산화나트륨을 첨가하여 조정해야 한다. 이처럼 쪽물 조제시에 PH를 확인하고 염액을 적정한 PH로 만드는 것이 장인들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쪽물의 발효 기간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색소 함량이 99.9%에 이르는 합성 인디고는 1회의 염색만으로도 진하게 염색이 되는 반면 천연 쪽을 이용한 염색에서는 몇 번씩 반복해서 염색을 한 다음 공기 중에 노출시켜 산화를 시켜야 한다. 만약 미생물이 아닌 화학 물질로 환원된 쪽물에 반복해서 천을 염색하게 되면 색이 진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화학 물질의 환원력이 강해지고, 염료 속의 인디고 뿐만 아니라 천에 염색된 인디고도 환원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염액의 농도, 염색 온도, 염색 시간 등을 배려한 전문적인 기술 없이 단지 염색 횟수만을 증가시키면 진한 염색이 아닌 탁한 염색이 된다.
그런데 미생물에 의해 환원된 쪽물에 반복해서 염색을 하게 되면 미생물은 환원력이 약하기 때문에 천에 염색된 쪽 색소가 환원되기 전에 염료 속의 인디고가 천에 염색됨으로써 진한 색으로 염색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문양염이나 염색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생물로 발효를 시킨 염료가 훨씬 좋다.
모든 숙련된 장인들이 그렇듯이, 오랜 경험을 통해 훈련된 염색 장인들은 돌발 상황이나 문제가 생길 때 상황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따라서 장인들을 통해 만들어지는 염료와 염색물들은 기계를 능가하여 사람의 손이 감지한 일괄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쪽 염색은 요람의 재배부터 쪽물을 들이고 기능적인 용품을 만들기까지 전 과정이 장인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다. 분업화를 통해 효율을 높이는 현대의 생산 공정과 달리 전통 과정에서는 모든 과정에 장인의 숙련된 시각을 투여함으로써 보다 우수한 질적 결과물을 얻게 된다. 장인들은 재료 생산에서 최종 공예품까지 전 과정을 통솔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기 때문에 최종 생산품에 대한 체계적인 조율이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쪽 염색을 위해서는 쪽풀의 재배부터 매염제 만들기, 염료 추출, 발효, 최종 염색에 이르는 데 근 1년이 소요된다. 이 긴 시간 동안 최종 결과물을 향한 기대와 집념이 없다면 모든 것이 빨리 진행되는 현대 사회에서 더욱 견디기 힘든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한 장인들은 육체적 노고와 끝없는 반복이라는 지루한 과정을 묵묵히 견뎌낸다. 그들은 이러한 인내와 노고의 과정이 지나야 크고 좋은 열매가 맺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 쪽 염색의 현대적 모색
현재 나주에서 염색 기술을 문화 자원으로 활성화하고 있는 곳은 나주시가 지원하고 있는 나주시 천연 염색문화관과, 중요 무형 문화재 염색장 정관채 보유자가 운영하는 정관채 전수관, 중요 무형 문화재 염색장 윤대중 전수 조교가 운영하는 명하쪽빛마을이 있다. 이들 세 곳은 쪽염이라는 천연 염색 기술을 전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공통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 교육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는 각각 다르다.
명하쪽빛마을은 쪽염 프로그램으로 특화된 농촌 체험마을로서, 쪽염 생산제품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과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업 환경이 힘든 농촌 지역민들의 생계를 도모하는 사회적 기업을 지향한다. 정관채 전수관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염색 예술가를 양성하고 보유자 스스로도 작가의 길을 지향한다. 정관채 보유자는 같은 섬유 공예에서도 염색과 바느질을 매치한다던가, 다양한 섬유에 쪽염을 시도하여 염료와 각각의 천이 만났을 때 달라지는 미감을 실험한다. 그리고 염색을 조각, 회화에 접목시킴으로써 섬유 제품이 아닌 하나의 예술 작품을 추구하면서 대량 생산되는 염색 제품과 차별화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한 나주시는 나주 지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천연 염색 기법을 가르치고, 이 기술로 공방을 설립하도록 연계한다. 나아가 천연염료 산업 시설을 문화관과 같은 공간에 유치하여 천연 염색으로 특화된 염색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나주시의 지향점이다.
이렇게 세 곳에서 쪽 염색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각기 다른 지향점은 앞으로 공예 기술이 미래적 관점에서 어떻게 창제작의 가능성을 갖게 되는지를 시사한다. 따라서 우리의 우수한 전통 공예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현재화를 넘어 미래적으로 존속 가능하게 되는지 그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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