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요약

도서정보

■ 책 소개

10가지 장르, 770여 곡을 분석!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곡을 한 번 듣더라도 최대한 많은 음악적 요소들을 잡아내는 것이 단연 유리하다. 곡을 감상할 때 동시에 들려오는 음악적 요소로는 멜로디의 움직임, 화성의 진행, 반복 또는 변화되는 리듬패턴, 곡의 구조, 악기편성, 악기의 음역 등을 들 수 있다. 숙련된 음악가들은 기술적 기본기가 뒷받침된 상황에서 이러한 음악의 요소들을 한 번에 기억하고 그것들을 음악적인 조리에 맞게 꺼내어 놓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렇다면 이러한 능력을 갖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이 쓰이는 코드 진행과 그 사운드를 알아야 한다. 음악을 듣다 보면 코드적으로 비슷한 음악들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는 많이 쓰이는 코드 진행과 그 사운드를 알면 코드를 카피하는 데도, 작곡을 하는 데도 훨씬 수월하다는 의미이다. 본 교재는 일반적인 화성학 커리큘럼에서 자주 등장하는 코드 진행들을 각각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였고, 각 카테고리에 맞는 예시곡을 선별하여 그 코드 진행을 소개하고 있다. 예시곡은 10가지 장르로 총 770여곡 수록되어 있으며, 모두 C키와 Cm키로 정리하여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모든 예시곡을 피아노로 녹음하여 음원(8시간 분량)을 들으면서 코드 진행 사운드의 느낌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음원은 예솔 홈페이지(www.yesolpress.com) 자료실에서 들을 수 있다.

■ 저자 이성현
2006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졸업
2007~08 서울문화재단 소속 후원 거리 아티스트 활동
2007~현 SMS 서울실용음악학원 작곡 및 싱어송라이팅 강사
2008 숙명여자대학교 임상음악치료대학원 입학
2010~현 각종 방송 시그널 음악 및 무대 음악 담당
2012 단독 저서 『실용 보컬 리얼북』 4권 시리즈 출간
2012~현 교육 극단 ‘푸른숲’ 상임 음악 감독
2014 싱어송라이터 이성현 1집 정규 앨범 『인연』 발매
2015~현 서울문화예술대학교,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실용음악과 외래교수
2015~현 유튜브 ‘이성현 피아노 반주법’ 동영상 강의

■ 차례
Ⅰ. 코드 청음 기본 스텝 - 동시에 울리는 음들을 듣고 코드로 알아내기
1. 기본적인 음들을 수집하는 단계 : 1단계가 잘될수록 코드 청음이 편해진다.
2. 순간적인 느낌에 의존하는 단계 : 1단계와 별도로 2단계가 더 쉬울 수도 있다.
3. 코드로 퍼즐을 맞추는 단계 : 1, 2단계 중 적어도 한 단계는 수행한 뒤라야 의미가 있다.

Ⅱ. 코드 청음 고급 스텝 - 코드들의 연결을 듣고 코드 진행으로 알아내기
1. 다이어토닉 코드로만 이루어진(베이스는 기본 위치로) 진행 : in key / root
2. 다이어토닉 코드로만 이루어졌으나 기본 위치 베이스와 전위 베이스가 섞인 진행
: in key / root + non root
3. 다이어토닉 코드 구조의 기본 토대에 논다이어토닉 코드가 삽입된(베이스는 기본위치) 진행
: in key + out key / root
4. 다이어토닉 코드와 논다이어토닉 코드가 공존하고 베이스도 기본 위치 베이스와 전위 베이스가 섞인 진행 : in key + out key / root + non root
5. 룰이 아닌 상용구로 인식하는 진행

저자의 마치는 한마디
찾아보기(색인)

도서요약

코드 청음 가이드북

코드 청음 기본 스텝 - 동시에 울리는 음들을 듣고 코드로 알아내기

기본적인 음들을 수집하는 단계 : 1단계가 잘될수록 코드 청음이 편해진다

고민 포인트(1) : 베이스(최저음) 듣기

베이스를 듣는다는 것은 코드 청음에서 코드의 가장 결정적인 단서를 알아내는 것과도 같다. 예를 들어 베이스음이 도로 들렸다면 그 코드는 C, Cm, C7 등 C계열의 코드로 압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베이스음이 무조건 코드의 root라고 할 수만은 없다.

다시 말하면 베이스가 꼭 root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C코드이면서 베이스 도인 경우가 물론 많겠지만 C코드일지라도 베이스음은 미나 솔 혹은 또 다른 음일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C계열의 코드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헛수고가 되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베이스음을 확보함과 동시에 다음의 느낌을 미리 알아두면 유용하다. 어떠한 경우라도 베이스음을 듣는다는 것은 코드 카피의 반을 잡는 것과 같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

베이스가 유독 잘 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베이스는 진동으로 느껴지는 주파수대에 있기 때문에 소리가 나는 곳에서 조금 떨어지면 오히려 더 잘 들을 수 있다. 또한 음원의 용량을 압축시킬수록 소리의 질감은 깎여나가기 때문에 mp3와 이어폰을 사용하여 베이스 청음을 하고 있다면 무조건 음량부터 올리기보다는(큰 음량은 귀를 더 빨리 지치게 할 뿐이다.)

헤드폰을 사용하거나 스피커를 틀어놓은 채 몇 발자국 뒤에서 들어보길 권장한다. 다른 음역대의 소리와 조금은 차단되어 들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이를 소리의 공간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mp3보다는 CD나 테이프가, 또 그것보다는 LP가, 또 그것보다는 라이브 연주가 훨씬 베이스음을 잘 들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도 저도 되지 않는 베이스 청음 초기 단계라면 이퀄라이저의 도움을 받아 베이스 음량 자체를 키워보아도 좋겠지만 여기에 너무 길들여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고민 포인트(2) : 하나의 코드가 유지되는 동안 등장하는 멜로디 음 확보하기

베이스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멜로디 음을 알면 어느 정도 코드로 접근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멜로디가 솔솔미파솔이라고 가정하였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음은 솔이므로, 솔이 포함되어 있는 G, Em, C, CM7, C7, Am7 등의 코드들 안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베이스를 모르고 이 작업을 하기에는 일일이 따져봐야 하는 경우의 수가 매우 많다. 베이스를 알고 멜로디를 확보했을 때와, 베이스를 모르고 멜로디만으로 코드를 추리해야 할 때의 상황은 매우 차이가 난다. 그래서 자칫하면 코드를 알아내기도 전에 경우의 수만 따지다가 지쳐버릴 수도 있다. 그나마 동요같이 비교적 쉬운 노래들은 코드의 구성음이 멜로디에 보여질 확률이 높지만, 세련된 가요나 팝, 재즈곡은 코드에 없는 음을 멜로디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솔솔미파솔이 멜로디라 하더라도 정작 코드는 생각지도 못한 코드가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멜로디만 가지고 코드를 딴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곡의 전체적인 느낌이 동요나 쉬운 가요 정도가 아니라면 멜로디의 음들은 참고만 하고 가급적이면 베이스 듣는 연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현명하다.

① 단순한 노래의 멜로디 경우 : 멜로디 음을 가지고 코드를 알아내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② 복잡하고 세련된 노래의 멜로디 경우 : 멜로디 음이 실제로는 코드의 구성음과 상관없는 음일 수도 있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

베이스음은 듣는 방식에 따라서 잘 들리기도, 잘 들리지 않기도 하다. 듣는 방식 이외에 또 다른 변수가 있다면 편곡 방식이다. 다음은 베이스가 잘 들리지 않아 좌절하기 쉬운 편곡의 경우를 나열한 것으로, 초보자들은 보고 참고하도록 한다.

- 베이스가 상대적으로 높은 음역대에서 연주된 경우 : 피아노 기준으로 가운데 도와 가까울수록 높은 베이스 음역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베이스와 코드가 비슷한 음역대에서 뭉개져있지 않고 한 옥타브이상 떨어져 서로의 영역이 확실히 분리되어 있다면 아직 희망은 있다.

- 일렉트릭이 아닌 어쿠스틱 베이스일 경우 : 소리가 증폭되어 있지 않고 납작하다.

- 곡 전체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연주된 경우 : 소리의 질감이 서로 비슷한 데다 어택이 약한 악기라서 무엇이 베이스고 무엇이 코드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이 경우만큼은 베이스에 집착하기보다 코드에 찍어서 맞추는 게 오히려 낫다.

- 템포를 프리하게 연주한 경우: 이 경우는 베이스뿐만 아니라 나머지 코드들도 카피하기 어렵다. 박이 일정하기 않기 때문에 특정 박에 나오는 음이 베이스일 것이라는 시간적 규칙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고민 포인트(3) : 어느 악기 파트이든 간에 잘 들리는 음은 일단 확보하기

사실 이 방법은 고민 포인트(1)이나 (2)의 훈련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반주를 담당하는 악기가 너무 심플하게 연주하고, 공교롭게도 멜로디마저 똑같은 음만 반복하고 있어 딱히 단서로 추릴만한 음들이 없는 상황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다른 악기 파트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발상을 전환하는 순간 갑자기 들려오는 다른 악기의 결정적인 한 두 음이 여러분을 도와줄 것이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

베이스도 듣고 멜로디도 확보하여 어떠한 코드로 결론을 냈는데, 여전히 사운드가 빈 듯한 느낌이 든다면 다른 악기 파트에 눈을 돌려보자. 두세 가지의 악기로 편곡이 된 경우라면 상관없겠지만,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여 편곡된 경우에는 한 악기가 코드의 모든 구성음을 다 연주하지 않고 서로서로 음을 나누어 연주하도록 편곡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때는 특히 현악기나 관악기가 내고 있는 음에 집중해 보자.

순간적인 느낌에 의존하는 단계 : 1단계와 별도로 2단계가 더 쉬울 수도 있다

고민 포인트(1) : 순간 사운드가 메이저(M)인지 마이너(m)인지 구별하기

개별적인 음들을 듣기가 어렵다면 차라리 순간적이고 동물적인 감각에 의존해 보자. 꼭 도미솔 이어서 C코드인 게 아니라 그냥 그 순간 느낌이 메이저 코드였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소금을 맛볼 때 나트륨의 함량이 수치로 느껴져서 짜다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짜기 때문에 짜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된다.

다만 이 정도 경지에 오르려면 맛을 본 경험이 많아서 몸이 코드에 관한 여러 가지 감각을 자연스럽게 외울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 방식의 장점은 어느 정도 3화음의 종류들만 훈련하면 그들과 조합될 수 있는 7음 또는 텐션 음들은 이론적으로 계산해서 대입 또는 추리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반 이상의 오답은 자연스럽게 걸러지게 된다. 감각+이론 일 때 단시간 내에 가장 명확한 코드 추리가 가능하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

사람들은 똑같은 빨간색을 보고도 서로 다른 느낌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감각에는 정답이란 것이 없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음악가들은 많이 사용되는 코드들의 느낌에 대해 대체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언어의 표현 방식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참고만 하자. 그리고 나만의 언어로 다시 표현해 보고 그 느낌을 외우려고 노력해 보자.

M7 - 밝고 상큼하며 몽롱하다.

m7 - 어둡고 차분하며 자연스럽게 묻힌다.

dom7 - 뭔가 다음 사건이 궁금해지는 느낌이다.

고민 포인트(2) : 텐션의 묘한 느낌 감지하기

적어도 코드의 단맛, 짠맛, 신맛, 매운맛, 쓴맛 정도는 동물적으로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는 더 세밀한 단계에 도전해 보자. 이 과정은 향신료의 느낌을 외우는 것과도 같은데, 코드에서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텐션이다. 아! 이 코드는 일단 달고, 그리고 추가로 강황의 맛이 나는구나. 또는 아! 이 코드는 맵고, 추가로 후추의 맛이 나는구나. 이런 단계에 도전한다고 보면 된다.

때로는 원재료보다 향신료의 느낌이 먼저 와 닿는 음식들이 있는데,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향신료에 따라 대체로 궁합이 잘 맞는 원재료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코드를 들을 때 기본적인 코드 사운드는 잘 감지되지 않는데 향신료 역할을 하는 텐션의 느낌이 먼저 와 닿는다면, 미리 준비해 둔 가용 텐션 리스트를 가지고 코드를 역추적할 수도 있다. 단, 원재료 자체가 독특한 풍미가 있는 코드, 이를 테면 aug, dim, mM7 등의 코드는 보통 향신료를 동반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민낯으로 등장할 확률이 높다는 고급 정보도 기억해두자.

알아두면 좋은 상식

코드 카피 중 일일이 음을 따라가며 취합한 결과 Gsus7(9)이라고 결론을 내렸는데, 실제 악보를 보니 F/G라고 표기되어 있다면 당황하지 말고 웃어넘기자. 이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간혹 채보자가 곡을 채보하는 과정에서 연주자가 빨리 코드의 구성음을 인식하고 거의 반사적으로 그 음을 누르게 하기 위하여 일종의 편법과도 같이 보기 편한 방식으로 코드를 표기하곤 하는데, 특히 F/G처럼 특화된 코드가 바로 Gsus7(9)이다. 일일이 구성음을 대조해보면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코드로 퍼즐을 맞추는 단계 : 1, 2단계 중 적어도 한 단계는 수행한 뒤라야 의미가 있다

고민 포인트(1) : 대중적인 곡의 형식들 중에서 어느 형식에 해당하는지 인식하기(반복 소절)

대부분의 음악은 어떤 음악적인 요소 하나를 놓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반복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음악을 듣고 처음부터 바로 코드를 카피하기보다는 오늘 베어야 할 나무가 전체 중에 어느 구역인지, 어디부터 손을 대는 것이 일이 수월한지, 어디어디를 한 번에 묶어서 작업할지 등등 숲을 둘러보는 단계가 필요하다.

즉, 음악을 전체적으로 들으면서 반복되는 구간에 대한 위치 정보를 메모지 또는 머릿속에 인식해 놓으면, 공통분모 부분은 아마도 코드가 일치하거나 또는 비슷한 계열 정도로만 교체되었을 것이라는 중요한 대전제를 확보한 상태에서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코드 카피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단, 브리지라고 하는 곡의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부분은 곡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있더라도 곡 전체에서 단 한번만 등장한다는 상식도 미리 알아두자(물론 트렌드는 바뀔 수 있다).

다음은 대중음악에서 많이 사용되는 형식이다. 보통 알파벳 하나의 분량은 8마디 또는 4마디로, 하나의 알파벳 내에서도 2마디 단위로 자잘한 반복들의 조합이 있을 수 있다.

① aabb(aa ba") + 브리지가 있거나 혹은 없거나

② abc + 브리지가 있거나 혹은 없거나

③ aabb(aa bb) + 브리지가 있거나 혹은 없거나

고민 포인트(2) : 확보된 최소한의 코드들로 가장 유력한 키 추리기

악보가 없는 상태에서 코드를 알아내려면 그야말로 음을 하나하나 따서 알아내야 한다. 초반의 몇 개 코드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만 한다. 하지만 몇 개를 알아냈고 그게 확실하다면, 그 몇 개를 가지고 키를 추리해 볼 수 있다. 키를 정확히 알고 나머지 코드 카피에 접근하면 다이어토닉이라는 음악적 근거에 의해 나머지 코드들이 대체로 어떤 것일 거라는 추리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코드 카피 시작부터 끝까지 일일이 핀셋으로 키를 찾는 적금을 들도록 하자. 그럼 그때부터 나머지 코드들을 모으는 데 가속이 붙을 것이다. 아래의 내용은 한 곡 내에서 키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특정한 부분들을 제시한 것이다. 처음부터 아예 이 부분을 노려서 코드 카피를 공략하여도 좋다. 코드 카피가 꼭 음악이 진행하는 대로 시간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두자. 이제부터 슬슬 요령이 필요한 시점이다.

① 각 소절의 시작, 끝 코드(보장성 - 중급) : 대체로 Ⅰ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다. 그럴 경우 믿을 코드는 시작 코드보다는 끝 코드이다. 가령 둘 다 C라면 의심의 여지없이 C키이고, 시작은 F, 끝은 C라면 조금 찜찜하지만 그래도 C키일 확률이 높다.

② 사용된 종지(보장성 - 상급) : 키가 성립되려면 종지가 있어야 한다. 종지란 두 개의 코드가 만들어내는 맺는 느낌인데, 보통 Ⅴ-Ⅰ, 또는 Ⅳ-Ⅰ 종지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끝 코드가 C인 것뿐만 아니라 그 전 코드가 G 또는 F인 것까지 보아야 C키라는 것이 더욱 힘을 받는다.

③ 전체적인 멜로디의 임시표(보장성 - 하급) : 멜로디 전체에서 공통적으로 파#이 나온다면 아마도 G키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어쩌면 그 파#은 C키 중간에 등장하는 D7 코드에서 딸려온 파# 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검증방식은 ①②③ 중 가장 보장성이 떨어진다. ①②③을 다 종합해 보고, 가장 유력한 가설을 실제 키로 믿어야 한다. 만일 ①②③이 다 합일된 키로 결론이 난다면 그것은 통쾌하게 100%이다.

코드 청음 고급 스텝 - 코드들의 연결을 듣고 코드 진행으로 알아내기

다이어토닉 코드로만 이루어졌으나 기본 위치 베이스와 전위 베이스가 섞인 진행 : in key / root + non root

아무리 코드 진행이 원활해도 베이스 라인끼리 도약을 이루고 있다면 그 진행은 도약 진행 특유의 강하고 또렷한 느낌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다 매끄럽게 코드 간의 발자국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베이스를 전위시키기도 하는데, 이러한 진행을 일컬어 순차 하행 진행, 또는 베이스가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강조된다 하여 베이스 무빙 라인, 무빙 라인이라고 한다.

베이스 간에 순차진행하면서 나머지 구성음들까지도 다이어토닉 코드를 기반으로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울 것이고, 베이스 간에는 순차진행하나 나머지 구성음들에 논다이어토닉 음들이 섞여있다면 부드러우면서도 살짝살짝 부딪히고 씹히는 맛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진행은 사실상 갈 수 있는 길이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소위 패키지 코드로서 일정한 개수만큼의 코드 진행이 이미 알려져 있다.

룰이 아닌 상용구로 인식하는 진행

(1) 페달 포인트 (베이스만 충족되면 됨 : /C /C /C /C… 또는 /G /G /G /G…)

코드는 바뀌는데 코드의 베이스는 계속 같은 음인 진행을 페달 포인트 진행이라고 한다. 단, 동일한 코드에 보이싱만 바뀌는 것이 아닌 코드 자체가 변화해야만 페달 포인트로서 성립이 된다. 예를 들면 C F/C G/C C…와 같은 코드 진행이다.

또 베이스가 같은 음이라고 해서 그 위에 아무 코드나 쌓아도 되는 것은 아니고, 베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코드들끼리는 통상적인 코드 진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주로 페달을 하는 음은 키의 근음 또는 5음이며, 그 음이 꼭 위에 쌓이는 코드의 구성음일 필요는 없다. 또한 페달 포인트 진행 역시 패키지 진행이므로 적어도 3~4개 이상의 코드로 진행이 이루어져야만 페달 포인트 구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페달 포인트 진행의 사운드 이미지는 위에서 코드가 어떻게 움직이든 상관없이 맨 아래 지지대에서 한 음으로 버티어줌으로써 굉장히 고집스럽고 뚝심 있고 거창한 듯한 느낌이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같은 페달 포인트 진행이라도 중저음 쪽에서 세계 연주하면 중후한 느낌이 들고, 고음 쪽에서 여리게 연주하면 새벽동이 트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2) 라인 클리셰

같은 음을 베이스로 연속 진행하는 것은 라인 클리셰나 페달 포인트나 동일하다. 그러나 그 위에 얹히는 코드가 계속 바뀌는 것이 아니라 같은 코드 계열에서 한 음을 축으로 그 음만 변화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예를 들면 C C+ C6 C7, 또는 C CM7 C7 C6와 같은 경우이다. 여기서 변화하는 음을 클리셰 하는 음이라고 하는데, 클리셰하는 음은 주로 코드의 근음 또는 코드의 5음이고, 온음 간격으로 클리셰 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반음 간격으로 클리셰를 했을 때 클리셰 효과가 보다 극대화된다. 라인 클리셰 진행도 패키지 코드이며, 사운드 이미지는 일단 베이스가 고정이므로 정적이면서도 페달 포인트에 비해서는 과감하지 않고 매우 섬세하고 여리며 라인 하나만 나풀거리는 느낌이다.

(3) 단3도 이동 진행

이 진행은 전조와 관계된 진행으로, 여러 가지 전조 기법들 중 아무런 예비 없이 바로 키를 바꾸는 방법을 이용한 것이다. 이는 듣는 이에게 예고 없이 갑작스러운 느낌을 주려 함인데, 사실 놀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1~2키의 변화로는 큰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4~5키를 갑자기 이동하면 이질감만 커지고 음역 소화에도 무리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절충된 거리가 단3도이다(장3도 또한 단3도 못지 않게 많이 쓰인다).

이 전조의 사운드 이미지는 갑작스럽게 순간 이동한 듯 붕 뜬 느낌이다. 그래서 단3도를 내리기보다는 올리는 것이 사용 목적에 좀 더 부합된다고 볼 수 있다. 단, 예비 없이 전조이기 때문에 앞서 등장했던 프레이즈를 그대로 단3도 올리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어떤 구간을 같은 코드 진행으로 한 번 더 반복하고 싶은데, 그대로 반복하기에는 조금 무료하다 싶을 때 이 기법을 사용해 보자.

(4) 나란한조 이동

관계조(한 키와 음악적으로 관계가 깊은 다른 4개의 키) 중 하나인 나란한조는 같은 조표를 사용하는 한 쌍의 메이저 키와 마이너 키이다. 이들은 다이어토닉 코드가 거의 90% 이상 일치하기 때문에 마치 서로 수혈 받듯 거리낌 없이 키 이동이 가능하다. 다만 키를 이동하기 전에 피벗 코드로 V를 한번 거쳐 간다. 즉 원키가 메이저 키이건 마이너 키이건 하나의 키 안에서 코드 진행을 시키다가도 갑자기 나란한조 관계로 전조하고 싶을 때는 해당 나란한조의 V만 한번 넣어주면 바로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란한조 이동 기술은 앞이 마이너 뒤가 메이저인 경우, 또는 앞이 메이저 뒤가 마이너인 경우 모두 사용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마이너 키는 위축된 느낌을, 메이저 키는 확장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며, 곡은 앞에서 뒤로 진행될수록 다이내믹이 고조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앞이 마이너 뒤가 메이저인 경우를 좀 더 흔히 볼 수 있다. 메이저와 마이너라는 양 극단을 오가면서도 정작 내용물(코드)들 간에는 동질감이 높으므로 전조시에 발생하는 코드 쇼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나란한조 이동의 특징이며, 전조되는 순간의 사운드 이미지는 국경선이 매우 흐릿해진 듯한 느낌이다.

(5) 동주음조 이동 (C키→Cm키 또는 Cm키→C키로 전조됨)

관계조 중 하나인 동주음조는 으뜸음이 서로 같은 메이저 키와 마이너 키의 관계를 말한다. 예를 들어 C키와 Cm키는 다이어토닉은 달라도 V만큼은 동일한데, 바로 이 V를 중개인처럼 거쳐서 서로를 오가는 특징을 활용한 전조이다. 나란한조 이동의 사운드 이미지가 서로 다른 나라끼리 별다른 여권 없이 오가는 느낌이라고 한다면, 동주음조 이동의 사운드 이미지는 서로 같은 나라지만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국경일에 한 번씩 만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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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