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과학은 서양 근대 문명의 전유물일까? 세계의 나머지는 서양으로부터 과학을 들여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탈식민주의 과학기술학(postcolonial STS)은 과학을 서구 근대의 전유물로 이해해온 오랜 인식에 균열을 낸다. 탈식민주의 과학기술학은 제국과 식민지, 근대와 전근대라는 깔끔한 구분선을 흐리고, 주변부와 중심의 관계를 전복하고, 매끈하고 텅 비어 보이는 역사와 공간에 돋보기를 들이대 실제로는, 말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목소리를 주는 작업이다. 『서양과학은 없다』는 탈식민주의 과학기술학을 주창한 대표적인 과학기술학자 워릭 앤더슨의 문제의식과 이론 세계를 보여주는 6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워릭 앤더슨은 식민지와 남반구를 중심에 둔 과학·의학사 연구로 명성을 얻은 호주의 과학기술학자이며, 탈식민주의 과학기술학에 관한 이론적 사유를 최전선에서 주도하고 있다. 워릭 앤더슨의 제자인 이종식 KAIST 교수가 직접 편역하고 해제를 단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탈식민주의 과학기술학의 “느낌적인 느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워릭 앤더슨
호주 시드니 대학교에서 의학사, 사회학, 인류학을 가르치고 있다. 의사로 훈련받은 뒤 과학사와 과학기술학(STS) 연구로 전향하여, 제국주의와 의학, 인종과 과학, 생명정치 등 주제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연구해 왔다. 그의 대표작인 『식민주의의 병리(Colonial Pathologies)』는 미국 식민지 필리핀에서 열대의학과 인종 위생 담론이 어떻게 결합했는지를 비판적으로 조명했으며, 『잃어버린 영혼의 수집가(The Collectors of Lost Souls)』에서는 파푸아뉴기니 쿠루병 연구의 식민지적 맥락을 탐구했다. 또한 그는 북반구 중심의 학문 지형을 넘어서는 탈식민주의적 과학기술학을 제안해왔다. 앤더슨은 STS와 의학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며, 과학과 의학이 사회·문화·정치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 밝히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편역 이종식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조교수. 하버드 대학교 과학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 중국, 베트남, 한국을 중심으로 과학사, 과학기술학, 의학사, 동물사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벌거벗은 동물사』를 썼고, 『탄소 기술관료주의』, 『붉은 녹색혁명』, 『리센코의 망령』, 『사회정의와 건강』 등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 차례
한국어판 서문
1. 탈식민주의 테크노사이언스
2. 예속된 지식에서 병합된 주체들로
3. 과학기술학의 방법으로서의 아시아
4. 서구과학의 확산을 기억하며
5. 트랜스지역주의를 두텁게 하기
6. 동아시아 특색의 STS?
역자 해제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