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밥 버먼(역:김종명)
ǻ
예문아카이브
   
17000
2018�� 07��



■ 책 소개

 

속도감 넘치는 속도에 관한 책  “과학이 이렇게 재미있다니!”

 

불을 끄고 조용한 방 안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세상 모든 것들이 멈춰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주변의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공기의 흐름은 우리 주변에서 계속되고 몸 속에서는 혈액이 흐르고 세포들이 활동한다.

 

우리가 생활하는 지구는 음속보다 35배 빠르게 움직이고, 적도에 사는 사람은 지구의 자전 때문에 시속 1,600킬로미터로 움직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연의 움직임은 우리의 삶과 주변 환경을 둘러싼 세상 모든 것들 사이에 복잡한 역학 관계를 형성하면서 수많은 영향을 미친다.

 

밥 버먼은 ‘움직임’과 ‘속도’가 어떻게 우주의 모든 측면과 관계되는지 샅샅이 조사한다. 빅뱅 이론에서 시작해 빙하와 먼지, 대륙의 이동과 같이 느리게 움직이는 대상에서부터 바람과 파도, 유성, 빛과 같이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까지 살펴본다.

 

최고의 천문학 전문지 〈애스트로노미(Astronomy)〉에 인기 칼럼을 연재하면서 ‘스카이맨 밥(Skyman Bob)’이라고 불리는 저자는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던 질문에서부터 누구도 생각 못했던 질문에 이르기까지 끝을 알 수 없는 호기심을 채우려는 똑똑한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 나간다.

 

■ 저자 밥 버먼(Bob Berman)
메리마운트대학교 천문학 교수이자 과학 칼럼니스트, 저술가. 〈디스커버(Discover)〉의 유명한 ‘나이트 워치맨(Night Watchman)’ 칼럼을 17년 동안 진행했으며 최고의 천문학지 〈애스트로노미(Astronomy)〉에 인기 칼럼을 연재하면서 ‘스카이맨 밥(Skyman Bob)’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노스이스트퍼블릭라디오(Northeast PublicRadio)〉를 진행하고 있고 〈올드파머스앨머낵(Old Farmer’s Almanac)〉의 과학 편집자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학칼럼니스트이자 과학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뛰어난 입담과 필력을 자랑하는 작가다. 종종 일반인들을 이끌고 ‘일식 투어’, ‘유성우 샤워’, ‘알래스카 오로라 투어’ 등에서 눈 덮인 설원과 깜깜한 하늘과 끝없는 우주의 신비에 대해 과학적인 해설도 해주고 있다.

 

수많은 자연현상을 취재하며 그 모습과 감동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재치 넘치는 과학 기자인 밥 버먼은 어느 날 폭풍 때문에 집이 망가지는 사건을 겪는다. 그날 이후, 자연과 우주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든 것들을 추적하기 위해 세계여행을 시작한다. 이 책은 그 과정을 기록한 여행기이자 세상의 거의 모든 움직임과 그 속도에 관한 탐험기다.

 

지은 책으로 세계적인 천재 과학자 로버트 란자 박사와 공저한 《바이오센트리즘》을 비롯해 《이상한 우주(Strange Universe)》 《밤하늘의 비밀(Secrets of the Night Sky)》 등이 있다.

 

■ 역자 김종명
서울대학교 공업화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년간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 차례
서문_ 때로는 멀리서, 때로는 가까이서
프롤로그_ 폭풍에 망가진 집 때문에 세계여행을 나서다

 

제1부_ 움직이는 것들 파악하기_ 기초편
제1장_ 우주가 팽창하는가, 빈 공간이 확장하는가
천문학계에 충격을 준 발견
별을 관찰하는 과학자를 위한 최적의 장소
빠르게 멀어지는 은하와 은하 사이
미치광이 궤변과 신의 분노
세상을 구성하는 5가지 원소

 

제2장_ 얼마나 느린 것을 좋아하는가
빠르고 느린 것의 기준
극적으로 느린 속도
절대적인 정지 상태가 있을까
매우 느린 속도의 액체들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

 

제3장_ 극점이 움직이는데 우리는 괜찮은 걸까
지리학적 극점과 자기 극점
극점이 이동하면 생기는 일

 

제4장_ 모래를 사랑한 남자 그리고 아타카마 사막
모래폭풍을 만나다
윤초를 더하는 이유
낮과 밤의 길이는 정말 같을까
모래의 움직임

 

제5장_ 음속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적도
지구에서 가장 빨리 움직이는 곳
똑바로 날아가는 포탄은 엉뚱한 곳에 떨어진다
푸코의 진자

 

제6장_ 겨울왕국에서 오로라 투어를 즐기는 방법
물이 얼음이 되는 마법
얼음과 눈 밑의 세계
오로라, 태양에서 탈출한 입자들

 

제7장_ 봄이라는 동사의 비밀을 파헤치며
봄이 오는 속도
곤충이 움직이는 속도
나무수액의 속도
발명가와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날개짓소리
포유동물의 속도
조류의 속도
나무가 자라는 속도

 

제2부_ 빨라지는 속도 이해하기_ 심화편
제8장_ 공기와 바람의 신비를 밝힌 사람들
바람의 변덕
우리가 몰랐던 과학계의 영웅, 알하젠
공기의 비밀을 파헤친 토리첼리
공기의 밑바닥에서 사는 사람들
고도가 높아지면 발생하는 일들
사람을 넘어뜨리는 바람의 속도
공기를 구성하는 것들

 

제9장_ 바람은 얼마나 강력하게 몰아칠 수 있는가
허리케인과 토네이도의 세기
보퍼트 포스

 

제10장_ 우리를 추락하게 만드는 힘을 찾아서
행성들의 움직임과 중력
세상에 작용하는 신비로운 힘
과연 그래비톤은 있을까

 

제11장_ 인체와 관련된 거의 모든 속도
두뇌 속의 움직임들 그리고 속도
심장의 움직임과 혈액의 속도
음식과 관련된 몸의 움직임
의식적인 움직임과 무의식적인 움직임
갈릴레오와 진자 효과
인간이 움직이는 속도
몸이 일으키는 가장 빠른 속도

 

제12장_ 개울과 강물 그리고 부서지는 파도
물이 액체 상태로 있는 기적
흐르는 강물처럼
바다가 부리는 마술
섬은 왜 파도에 깎이지 않을까

 

제13장_ 우리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존재들
눈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빛
우리 주위의 방사능 노출도
우주 전체에 퍼져 있는 뉴트리노
무엇인지 모르지만 존재하는 물질

 

제14장_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다는 것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보여주다
생물이 반응하는 속도
화학반응 속도
성냥이 발화하는 속도와 온도
열을 발생시키는 원자들의 움직임
만물은 진동 운동을 한다

 

제15장_ 소리를 가로막는 장벽과 빛에 대한 미스터리
천둥과 번개의 경쟁
소리가 움직이는 속도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
빛의 속도에 관한 미스터리

 

제16장_ 별똥별은 어떻게 운석이 되는가
유성이 떨어질 때
지구 주변을 떠다니는 것들
다양한 이름을 가진 유성
운석 때문에 인생이 바뀐 사람들
거대 유성의 충돌이 지구 멸망을 가져올까
지구가 움직이는 속도

 

제17장_ 무한한 속도가 과연 있는가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
관찰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확률적으로 희박한 또는 기적적인
빛보다 느려질 수 없는 타키온

 

제18장_ 다시 우주 속 한적한 마을로
우주는 평평하다?
무한대의 일부는 아무것도 아니다

 


참고문헌
찾아보기
부록_과학 덕후를 위한 가이드




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움직이는 것들 파악하기_ 기초편

우주가 팽창하는가, 빈 공간이 확장하는가

천문학계에 충격을 준 발견

지난 100년 동안 그 누구도 미시시피에서 동쪽 방향으로 대형 천문대를 지어본 적이 없었다. 천문대 건설을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는 천문 관측에 방해가 되는 구름만이 아니다. 천문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번짐이 없는 뚜렷한 상을 항상 관찰할 수 있는 자연환경이다. 오직 남미대륙에만 존재한다.


남미대륙의 꼭대기에 존재하는 이 세계 최고의 천문대는, 그 뿌리가 한 스코틀랜드인과 얽혀 있다. 바로 앤드류 카네기다. 카네기는 그 당세에는 매우 비난받던 경영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개과천선한 이 독재자를 사랑한다. 한때는 찰스 디킨스 소설에 나오는 에벤저 스크루지를 능가할 정도로 지독했던 악덕 자본가 귀족이 전쟁 반대와 계층 구분 없는 무상 교육을 설파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하기 시작했다. 지금으로 따지면 수십 조원에 달하는 그의 엄청난 전 재산(3억 8,000만 달러)을 기부해 3,000개가 넘는 무료 도서관을 지었다. 흑인들의 교육을 지원했으며, 카네기홀로 대표되는 콘서트장도 여럿 건설했다. 이런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카네기 천문대다.


카네기는 신생 천문대 소장으로 그 당시 가능성 있는 모든 후보자들을 대상에 올려놓고 검토했다. 이런 노력 끝에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영입했다. 그가 바로 조지 엘러리 헤일이다. 헤일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당대의 내로라하는 우수한 인재들을 발탁해오는 것이었다. 그가 가장 처음 데리고 온 사람은 할로 섀플리다. 섀플리는 지구가 스타워즈에 나오는 자바 더 헛처럼 우리 은하계의 중심에 꼼짝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이다. 그의 발견으로 태양과 지구는 우리 은하의 중심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은하계의 회전을 따라 소용돌이치고 있는 상태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헤일과 카네기는 제대로 된 연구를 위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천체망원경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1903년부터 설치 장소에 대한 물색이 시작됐다. 뒤이어 1917년에는 이것을 훨씬 뛰어넘는 2.5미터 직경의 후커 천체망원경이 완성됐다. 다음으로 카네기가 뽑은 사람이 에드윈 허블이다. 그는 오만하고 거슬리는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역사상 가장 뛰어난 관측 천문학자 중의 하나였다. 허블은 특별한 종류의 변광성을 사진에 담는 데 성공했다. 이것을 이용해 안드로메다 성단에서 밝게 빛나는 타원형 얼룩 모양들은 단지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몇몇 성운이 아니라 각각 독립된 ‘우주섬’이며, 이들은 지구에서 매우 먼 곳에서 수십억 개의 태양들이 모여 만든 ‘별의 제국’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현재 카네기 천문대의 소장인 웬디 프리드먼에게 전화했을 때, 그녀는 내게 허블의 이 발견이 천문학계에서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버금가는 엄청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헤일 소장은 국립과학아카데미를 창설했다. 1929년에 그들은 “우주가 계속해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그 누구도 이런 생각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만약 모든 것들이 동시에 팽창하고 있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을까?


얼마나 느린 것을 좋아하는가

절대적인 정지 상태가 있을까

인간은 사물들을 측정하고 분류하는 데 집착하는 동물이다. 속도와 관련해서는 매우 분명한 한계 지점을 발견했다. 분명한 사실은 어떤 것도 정지된 것보다 느리게 움직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은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있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가 자세히 관찰하기만 하면 심지어 잠자고 있는 나무늘보도 조금씩은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온도가 내려가면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의 움직임이 느려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 이론적으로 무한대로 온도가 내려가게 되면 모든 움직임이 정지하는 상태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원자의 움직임은 화씨로 영하 457.67도(섭씨 영하 273.15도)가 되어야 멈춘다. 이 온도를 절대0도라고 부른다. 이런 사실은 19세기 중반 천재적이지만 심술궂은 성품의 소유자였던 켈빈 경이 발견했다. 이런 그의 업적을 기려서 갈수록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온도 단위인 켈빈이 명명되게 되었다. 켈빈 온도 단위에서는 원자의 움직임이 모두 멈출 때를 0도라고 정의했다. 반면 앤더스 셀시우스는 물이 어는 점을 0도로 잡은 섭씨 온도를, 다니엘 파렌하이트는 소금물이 어는 점을 기준으로 온도계의 시작점으로 잡은 화씨 온도를 만들었다.


1995년 우주에서 가장 차가운 장소가 지구상에 만들어졌다. 과학기술의 힘으로 만들어진 이 극한 저온 환경은 또 다른 의미에서 ‘매우 괴기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부를 수 있겠다. 원자의 움직임이 정지하게 되면 물질은 전류에 대한 저항을 잃어버리고 초전도체적 성질을 보이게 된다. 이때 마이스너 효과라고 불리는 이상한 자기적 상태가 되면서 마치 마술사가 조수를 공중에 띄우듯 자석이 떠오르며 부양하게 된다. 어떤 물질이라도 절대0도에 가까워지면 새로운 상으로 변하게 된다. 고체도 액체도 아니고 기체나 플라스마 상태도 아닌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액이라 불리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모래를 사랑한 남자 그리고 아타카마 사막

낮과 밤의 길이는 정말 같을까

태양과 관련해서 한 가지 더 특이한 현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1년을 기준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정확히 같지 않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우리의 대기에 있다. 태양은 이미 지평선 너머로 떨어졌지만 굴절된 빛에 의해 아직도 지평선에 걸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렇듯 공기가 부리는 굴절이라는 장난에 의해 대부분의 지역은 약 7분 정도 햇빛을 더 받게 된다. 우리가 기대하지 않았던 이런 여분의 햇빛이 쌓이면 1년에 약 40시간에 해당하는 추가 일조량이 발생된다.


반면 달에서는 태양이 지자마자 완벽한 암흑이 찾아온다. 지구에서는 대기에 의한 빛의 굴절로 인해 황혼이나 여명이라는 매혹적인 선물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해가 진 후 나타나는 황혼이 가장 밝은 시간 동안을 가리켜 ‘상용박명’이라 부른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저녁 무렵 태양이 진 후부터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6도를 더 내려간 시점 또는 태양 폭의 12배에 해당하는 거리를 이동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상용박명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30분 정도 나타난다.


태양의 움직임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속도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석양이 지는 광경을 한번 머릿속에 떠올려보라. 이때 태양이 자신의 지름에 해당하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답은 다음과 같다. “하늘 위에서 태양이 움직일 때 자신의 지름에 해당하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 정확히 2분이 걸린다.”하지만 석양이 질 무렵에는 태양이 지평선을 향해 각도를 가지고 접근하기 때문에 처음 지평선에 닿는 순간부터 태양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는 때까지는 약 3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것은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움직임의 한계 속도 근처에 있는 속도다.


겨울왕국에서 오로라 투어를 즐기는 방법

물이 얼음이 되는 마법

북극 오로라는 여러 지방의 하늘 위에서 춤을 추고 있지만 첸나보다 오로라가 자주 나타나는 지역은 없다. 특히 첸나의 밤하늘은 칠흑처럼 깜깜해 오로라가 나타나면 장관을 이룬다. 오로라는 지구의 자기 극점 주위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거대한 도넛 모양의 발광 현상이다. 우리가 보는 오로라는 그중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태양에서의 입자 방출이 강해질 때마다 타원형 오로라 발광체는 그 범위가 넓어지면서 남쪽 방향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심지어 플로리다에서도 뒷마당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게 된다. 이런 일은 몇 년에 한 번꼴로 나타난다.


알래스카에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얼어붙은 풍경 속에는 사람들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는 기묘한 움직임들이 숨어 있다. 하지만 이 버려진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움직임의 시작은 다름 아닌 얼음이다. 알래스카에서는 흐르던 강물이 10월경이 되면 마치 ‘끼익’하는 급브레이크 소리를 내듯 갑작스럽게 정지한다. 겨울이 되면 알래스카의 풍경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정지 화면처럼 바뀐다.


물이 각설탕 하나 크기의 얼음으로 바뀌는 데는 1그램당 80칼로리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물의 온도가 섭씨 0도가 되는 것만으로는 이런 마법이 일어나지 않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 온도를 섭씨 영하 10도로 계속 유지하는 조건에서 얼음이 성장해 10센티미터 두께가 되는 데는 이틀이 소요된다. 만약 이 두께를 두 배로 늘리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이 경우 필요한 시간은 이틀이 아니다. 1주일을 꼬박 기다려야 이 정도 두께의 얼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곳에서는 1년을 통틀어 눈이 오지 않는 기간이 3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이곳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눈이 오려면 먼저 구름 속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나타나야 한다. 물방울은 단지 기온이 섭씨 0도 이하로 떨어졌다고 해서 얼지 않는다. 우선 먼저 몇 개의 물 분자가 서로 부딪히는 일이 일어나야 얼음 결정 구조가 생기게 된다. 두 번째로는, 물방울이 순수한 물로만 이뤄져 있을 경우 얼음 결정이 생기는 과정이 진행되기 매우 어려워진다. 물이 순수할 경우 물의 어는점은 40도나 온도가 더 내려가야 얼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따라서 좀 더 현실적으로 가능한 온도 범위에서 얼음이나 눈이 생기려면, 얼음 결정이 붙어 성장할 수 있도록 구름 내 물방울에 결정핵이나 먼지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


물방울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박테리아와 같은 살아있는 유기 미생물 주위에서 쉽게 얼음으로 바뀐다. 이런 조건에서는 온도가 영하2.2도 이하만 되면 언제든 얼음 결정이 생길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인공 강우를 위해 많이 사용되는 은화 요오드 입자주위에서는 영하 6.7도가 되어야만 얼음 결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실제로 눈 결정을 조사해 보면 85퍼센트가 세균을 결정핵으로 가지고 있다. 하나의 눈송이에는 자그마치 1,000경 개 정도의 물 분자가 들어있다. 이것은 1조의 100만 배에 해당하는 숫자다. 눈송이 10개 정도면 아마 당신의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일 것이다. 그 속에는 지구 위에 있는 모든 모래 알갱이의 숫자와 비슷한 수의 물 분자가 들어 있다.



빨라지는 속도 이해하기_ 심화편

공기와 바람의 신비를 밝힌 사람들

공기를 구성하는 것들

토리첼리가 공기의 움직임은 압력과 온도의 차이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한 이래로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가 있었다. 정확히 “공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기는 78퍼센트의 질소와 21퍼센트의 산소가 섞여 있는 단순한 혼합물이다. 나머지 1퍼센트 중에 0.93퍼센트를 차지하는 아르곤은 전구 내부에 불활성 기체로 사용되고 있다. 크게 보면 공기의 주 구성성분은 질소, 산소, 그리고 아르곤이다.


공기를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주요 성분을 분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 두 성분은 거의 같은 시기에 발견됐다. 이 두성분이 가진 주요한 차이점은 매우 분명했다. 한 성분은 생명과 연소에 관련돼 있었고, 다른 원소는 그렇지 않았다. 질소에게는 금방 악마 같은 이미지가 씌워졌다. 생쥐를 질소 중에 두면 금방 죽는다. 산소에 대해서는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귀중한 원소로 인식돼 모든 사람들이 이것을 분리하기 위해 애썼다. 활성이 낮은 질소와 달리 산소는 대부분의 다른 원소들과 적극적으로 결합한다. 우리 몸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무게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산소다.


바람은 얼마나 강력하게 몰아칠 수 있는가

허리케인과 토네이도의 세기

현실적으로 허리케인은 지진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재난이다. 허리케인이라는 단어 하나에는 우리가 감지해내기 어려운 미세한 떨림을 주는 단계로부터, 동물들을 공중에 던져대고 수십만 명의 사람을 하루아침에 죽일 수 있는 폭력적 존재로 변하는 단계까지 다 포함돼 있다. 하지만 토네이도의 경우 우리가 지금까지 다루던 바람과는 완전히 종류가 다르다.


1998년 78세의 나이로 사망한 테드 후지타는 토네이도의 하부에서 마이크로버스트와 다운버스트라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발견이었다. 어떻게 보면 토네이도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허리케인은 일종의 바람을 만들어내는 기계다. 그 속에서 움직이는 공기의 흐름은 어둠 속에서 보이는 물체처럼 어렴풋할 뿐이다. 어느 뜨거운 여름남, 태양이 지표면에 내리쬐면 지표면 위의 공기도 같이 데워진다. 더워진 공기는 열기구처럼 위쪽 방향으로 상승한다. 이런 공기의 움직임을 가리켜 대류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듯이, 고도가 올라가면 기온은 급격히 떨어진다. 지표에서 데워진 공기는 주위 공기보다 온도도 높고 가벼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뜨거워진 공기는 위를 향해 상승한다. 공기의 온도가 이슬점까지 낮아지게 되면 더 이상 공기는 습기를 머금고 있을 수 없다. 이 경우 갑자기 수십억 개의 작은 물방울이 생기며 맺힌다. 이것이 구름의 탄생 과정이다.


아래로부터 계속해서 뜨거운 공기가 구름에 공급되게 되면, 구름의 일부를 더 높은 곳으로 밀어 올린다. 또한 구름 내에 형성된 물방울들은 서로 부딪히며 마찰을 일으키므로 물방울에는 정전기가 형성된다. 공기가 상승하고 나면 원래 있던 위치는 진공으로 남아 있지 않고 주위의 공기를 빨아들인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구름 내의 공기를 식히는 역할도 하게 된다. 빗방울에 의해 차고 무거워진 공기는 비로소 비와 함께 섞여서 아래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엄청나게 강한 바람이 몰아친다. 중급 태풍의 경우 하강 기류의 속도는 시속 35킬로미터 정도에 달한다. 폭우가 쏟아질 때의 속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보통 하강 기류의 폭은 800미터에 달하고 땅에 부딪히면 비처럼 사방으로 흩어진다. 이 경우 나무가 휘어지고 우산이 뒤집힌다. 이런 격렬한 공기의 움직임과 주변에서 상승하는 기류가 뒤섞이면 매우 복잡한 난기류가 형성된다.


기온의 차이가 공기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는 것과 같은, 바람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더 좋다. 또한 계곡의 방향이 바람 방향과 일치할 때 깔때기 효과가 발생해 바람의 속도를 한층 더 증가시킨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바람을 쳐다보며, 바람이 세상을 순간순간 어떻게 바꾸는지 지켜보고 있는 것도 무한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인체와 관련된 거의 모든 속도

심장의 움직임과 혈액의 속도

그리스 해부학자들은 동맥이 우리 몸 전체에 공기를 공급한다고 생각했다. 사후에는 혈액이 동맥이 아니라 정맥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잘못 내려진 결론이었다. 기원전 250년에 사망한 알렉산드리아의 외과의사 에라시스트라투스는 동맥에 상처가 나서 피가 나오는 것은 공기로 가득 차 있던 동맥에 정맥으로부터 피가 흘러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세기 무렵이 되어서야 유명한 그리스의 외과의사 갈렌에 의해 동맥도 정맥과 마찬가지로 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침내 1628년 외과의사 윌리엄 하비가 혈액 순환 시스템을 발견했다. 그의 발견으로 비로소 우리는‘왜 가슴이 뛰는가’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에 대한 과학계에서 전통적인 대우 방법에 따라 그는 이와 같은 주장으로 수십 년간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심장은 일생 동안 25억 회 박동한다. 성인 남성의 경우 4.73리터, 여성의 경우 3.78리터의 혈액이 심장에 의해 평균 시속 5~6킬로미터의 속도로 흐르고 있다. 이 속도는 우리가 걸음을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다. 혈액의 순환은 먼저 대동맥으로 피가 초속 4.6미터의 놀라운 속도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후 인체의 각 부위로는 각각 정당한 속도로 조절된 채 전달되게 된다. 보통 물과 같은 액체는 좁은 파이프를 통과할 때 힘을 가하면 흐르는 속도가 빨라진다. 하지만 우리 몸의 모세혈관에서는 이와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물과는 반대로 좁은 모세혈관 통로에서 피의 혈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 몸의 구석구석에 산소를 잘 공급하기 위한 인체의 위대한 계획의 일부다. 단순히 모세혈관이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혈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아니다. 모세혈관의 경우 그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실제 단면적의 총합으로 따져보면 동맥이나 정맥보다 훨씬 크다. 우리 몸에 도는 피의 양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곳이 바로 모세혈관이다.


개울과 강물 그리고 부서지는 파도

물이 액체 상태로 있는 기적

지구는 표면의 70퍼센트가 물에 잠겨 있고 그 수심은 평균 3,700미터에 달하는 그야말로 물로 이뤄진 행성이다. 지구와 같은 행성의 존재는 태양계에서는 유일무이하다.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해보면 물은 우주 곳곳에서 발견된다. 대부분의 별 주위를 수증기가 감싸고 있는 것도 관찰됐다. 혜성은 지저분한 얼음 덩어리로서 뒤에 100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수증기 자국을 끌고 다닌다. 이것이 우리가 보는 어마어마한 혜성의 꼬리에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물이 영하 273도에서 0도 사이에서 얼음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우주의 대부분이 이 온도 영역대에 속해 있다. 우리가 생활하는 온도 영역은 거의 0도에서 100도 사이다. 그 중 지구의 평균 기온은 15도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적당한 압력에서 생활하고 있지 않다면 우리 주위에서 액체 상태의 물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주의 다른 지역을 살펴보자, 화성에 여름이 오면 얼었던 물이 액체 상태로 변화하는 데 충분한 온도 조건이 된다. 하지만 화성에는 대기압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물은 이 붉은 행성에서 얼음 아니면 수증기 상태로만 존재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 우주에서 물은 굉장히 흔한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매우 희귀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지구 표면의 대부분은 액체 상태의 물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그런 광경을 지켜보는 우리의 눈동자에도 액체 상태의 물이 들어 있다니 이 얼마나 기적적인 일인지 모르겠다.


별똥별은 어떻게 운석이 되는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08년 6월 30일, 시커먼 턱수염을 기른 이 사내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지에 지어진 자신의 오두막집 계단에 앉아 있었다. 그 사건은 정확히 그날 아침 7시 14분에 일어났다. 그의 오두막집은 남 시베리아의 중앙쯤에 위치해 있었다.


유성이 떨어질 때

그날 아침 거의 태양에 버금갈 정도의 밝기를 가진, 파란 불덩어리가‘하늘을 가르며’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는 같은 방향에서 뜨고 있는 아침 해를 손으로 가리며 입이 떡 벌어진 채 그 불덩어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잠시 후 그가 서 있던 곳에서 북동쪽으로 65킬로미터 떨어진 쪽에서 불덩어리가 폭발했다. 그때 그쪽 방향을 향하고 있던 그의 몸에 엄청난 열기가 느껴졌다. 곧이어 엄청난 충격음이 들리고 지각이 흔들리는 진동이 몰려왔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세기의 바람이 몰아치더니 그를 공중으로 들어 올린 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운석이 떨어진 곳을 조사하기 위해 소련 정부에서 처음으로 누군가가 파견돼 나온 것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였다. 그 후 대규모 과학탐사대가 찾아온 것은 1927년이었다. 운석이 떨어진 충돌지점은 땅 밑으로 3~6마일가량 꺼져 있었다. 이 충돌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 1000개에 해당하는 5~15메가톤의 폭발력을 지녔던 것으로 계산된다. 끔찍한 것은 이와 비슷한 운석이 우주 공간에 20만 개는 더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외계에서 온 물체 때문에 벌어진 일 중 역사상 기록된 가장 특이한 사례로는 2013년 2월 15일에 시베리아 상공에서 일어난 운석 공중 폭발사건을 들 수 있겠다. 이때 폭발한 운석의 크기는 버스 정도 크기였다. 따라서 바람에 날려가는 사람도 없었고 나무 한 그루 쓰러지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대신 이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는 주의 창문들을 모두 깨트렸고 1,000여 명의 사람들이 부상당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확실하게 외계에서 온 운석 때문에 부상당했다고 밝혀진 사례는 단 한 건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일어난 이 사건으로 인해 5,000년 인간 역사를 통틀어 외계에서 떨어진 물체로 인한 피해 사례가 갑자기 1건에서 1,000건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다시 우주 속 한적한 마을로

오래 전 칠레 산꼭대기의 천문대를 방문했던 날 밤, 그곳에서 만난 우주물리학자는 후에 내게 연구 결과를 알려주기로 약속했었다.


무한대의 일부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그 약속을 지켰다. 내가 방문하던 그날 그는 직접 4,000여 개의 은하를 관찰했고, 그후로도 계속 진행된 연구를 통해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속도가 광속의 상당한 비율에 이르는 은하 무리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인간이 지금까지 한 번도 넘어서 본 적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된 것이다. 우주의 끝자락에 닿은 것이었다.


만약 팽창하는 우주가 유한하고, 우주 내의 별이나 은하나 에너지 자운이 정해져 있다면 우주는 팽창과정에서 공간이 휘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럴 경우 매우 먼 거리를 이동하는 빛을 관찰해보면 빛은 점점 곡면을 따라가는 것처럼 관찰될 것이다. 하지만 카네기 천문대가 새롭게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빛은 곡면을 따라 이동하지 않았다. 빛은 레이저처럼 직선으로만 움직인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우주가 무한하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강력한 증거다. 다시 말해 우주에는 끝없이 은하가 펼쳐져 있다는 뜻이다. 다시 움직임이란 주제로 돌아가자. 멀리 보면 멀리 볼수록 그곳에 존재하는 은하가 우리와 멀어지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물론 그 속도에는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다. 벌써 우리는 빛의 속도로 우리와 멀어져가는 은하를 관찰한 바 있다. 몰론 우리가 관찰한 것은 거의 130억 년 전에 존재했던 은하가 방출했던 빛이다. 130억 년이 지난 지금 그 은하는 아마도 빛의 속도를 훨씬 넘어서는 속도로 우리와 멀어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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