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뇌

   
샐리 사텔 외(역: 제효영)
ǻ
생각과사람들
   
15000
2014�� 07��



■ 책 소개 


뇌 과학의 시대, 신경과학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불과 20여년 전 등장한 기능적 자기공명장치(fMRI)는 의학뿐만 아니라, 신경학을 여러 분야의 다른 학문과 접목시키는 시도를 하는 데에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fMRI가 보여 주는 영상은 우리의 마음이나 정신이 아닌, 단순한 단층 영상일 뿐이라는 사실은 간과되어 일반 대중에게 마치 만능열쇠와 같은 도구로 인지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신경 과학이 가져다주는 장점과 그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이고, 어디까지로 인식하여야 하는 것일까? 이 단층 촬영 장치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영상이 우리의 도덕이나 정신, 마음과 같은 내적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간과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의 주요 일간지를 비롯한 대중 매체에 소개되었던 이 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예리한 통찰력적 시각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 저자 

샐리 사텔 

의학박사로 정신과 전문의이며 예일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정신건강에 관한 정책과 더불어 의학계 정책 동향에 대한 연구 활동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PC, M.D: 정치적 올바름이 불러온 의학계의 부패(원제: PC, M.D.: How Political Correctness is Corrupting Medicine)』 『건강 수준 격차에 관한 오해(원제: The Health Disparities Myth)』 『이타주의로는 충분치 않다면: 장기 공여자 보상 사례(원제: When Altruism Isn’t Enough: The Case for Compensating Organ Donors)』와 크리스티나 호프 소머스(Christina Hoff Sommers)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치료 앞에서 하나 된 우리(원제: One Nation under Therapy)』가 있다. 스콧 O. 릴리언펠트(Scott O. Lilienfeld)와 함께 쓴 이 책은 2014년 ‘로스앤젤리스 타임즈’ 도서상 과학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스콧 O. 릴리언펠트 

의학박사이자 기능적 정신분석 치료사(FAPS)로, 정신건강 분야에 과학적인 입장을 제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애틀란타 에모리 대학교에 심리학 교수로 재직 중인 릴리언펠트 박사는 학술지 「정신건강 과학리뷰(Scientific Review of Mental Health Practice)」의 편집자로도 활동 중이다. 미국 심리학협회 소속 임상심리학회의 한 분과인 임상심리학 과학학회의 대표를 역임하고(2001~2002년), 2001년에는 심리학협회가 주관한 임상심리학회 협의회 의장을 맡았다. 


 

「정신건강 과학리뷰(Scientific Review of Mental Health Practice)」를 비롯해 「이상심리학지(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심리 평가(Psychological Assessment)」「심리과학 조망(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임상심리학 리뷰(Clinical Psychology Review)」 등 여러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 밖에도 60여 종의 학술지와 각종 연구지원 사업에 외부 검토자로 활동해 왔다. 할 아르코위츠(Hal Arkowitz) 박사와 함께 월간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마인드(Scientific American Mind)」에 칼럼을 발표하고 있으며 블로그 ‘오늘의 심리학(Psychology Today)’도 운영 중이다. 잡지 「스켑티컬 인콰이어러(Skeptical Inquirer)」「스켑틱(Skeptic)」에서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역자 제효영 

성균관대학교 유전공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대학원 재학 중 번역의 매력에 빠져 현재는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약 없이 스스로 낫는 법』 『독성프리: 우리를 병들게 하는 독성화학물질로부터 가정과 건강을 지키는 법』 『100세 인생도 건강해야 축복이다 : 평균 수명 100세 시대, 당신에게 필요한 건강바이블』 『신종 플루의 진실: H1N1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라!』 『내 몸을 지키는 기술』 『파이만큼 맛있는 숫자 이야기』 『기후변화와 지구촌 빈곤』 『키즈 에코』 『우리가 지구를 착한별로 만들 거야 : 10대들을 위한 최고의 환경교육서』 『잔혹한 세계사 : 대량학살이 문명사회에 남긴 상처』 『러시안룰렛에서 이기는 법 : 수학으로 배우는 논리』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도입 


1장 아흐마디네자드를 본 당신의 뇌: 뇌 영상이란 무엇인가? 

2장 신경 마케팅의 상승세, 그 중심에 선 쇼핑학자 

3장 중독과 뇌 질환에 관하나 그릇된 생각 

4장 고자질쟁이 뇌: 신경과학과 거짓말 

5장 편도체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신경법의 시험 

6장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신경과학과 윤리적 책임 

 

끝맺는 말 - 뇌에 관한 문제 

감사의 말 

노트 

 




세뇌


뇌 과학의 시대, 마음을 빼앗기다

이런 헤드라인 본 적 있을 것이다. 사랑에 빠진 뇌의 모습, 혹은 신을 생각할 때, 혹은 남을 부러워할 때, 행복할 때 뇌의 모습. 보통 이런 기사에는 오색찬란한 뇌 사진이 함께 실려 있어서 참 그럴 듯해 보인다. 불교 승려가 명상할 때, 마약 중독자가 코카인 생각이 절실할 때, 대학교 2학년생이 코카콜라와 펩시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할 때 등을 포착한 이 뇌 사진들은 인간 행동의 신경학적 근원에 대해 들먹이는 걸 참 좋아한다. 버니 메이도프(Bernie Madoff)가 빚은 금융계 대혼란(헤지펀드 투자 전문가이자 전 나스닥 증권거래소 의장인 메이도프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투자자의 수익을 다른 투자자의 원금으로 지급하는 대규모 다단계 금융사기를 벌였다), 아이폰에 대한 맹종에 가까운 헌신, 성적으로 무분별한 정치인들의 행동, 지구온난화 사태를 일축하는 보수론자들의 태도, 심지어 셀프태닝에 대한 집착도 그렇게 파악하려고 한다.


뇌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분명하다. 그때는 신경과학자, 신경과 전문의들이 거의 독차지했던 이 뇌라는 영역은 이제 대세 대열에 합류했다. 새로이 등장한 문화계 산물이기도 한 뇌는 회화, 조각, 태피스트리(tapestry)로도 묘사되어 박물관이며 갤러리에 전시된다. 한 과학계 권위자는 이런 의견을 밝혔다. "워홀이 지금도 살아 있다면, 대뇌피질만을 주제로 한 실크스크린 시리즈를 제작할 것이다. 마릴린 먼로 옆에는 편도체가 매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뇌가 없이는 마음도 존재할 수 없다. 필자들을 포함한 현대과학자 거의 대부분은 "심신 일원론자"이다. 즉 마음과 뇌는 똑같은 물질로 구성되었다고 믿는다. 공포로 인한 전율부터 고향을 그리워하게 하는 다정한 감정까지 주관적인 경험은 모두 뇌에서 일어난 물리적인 변화에 상응한다. 목을 베는 행위가 이 점을 쉽게 증명해준다. 기능을 하는 뇌가 사라지면, 마음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뉴런과 뇌 회로의 활동을 통해 마음이 생성되지만, 생성된 결과물 그 자체가 마음과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실에 신비롭다거나 해괴하게 느낄 만한 요소는 하나도 없고 몸과 마음의 이원론 즉 마음과 뇌가 서로 다른 신체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는 미심쩍은 주장을 옹호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그저 세포 수준에 적용되는 물리적 법칙을 활용하여 심리적 수준에서 나타나는 활동을 완전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한 가지 비유를 해보자면, 여러분이 무기 화학자를 찾아가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의 현재 페이지를 건네주고 화학자가 잉크의 정확한 분자 조성을 분석한다고 해서 여기에 있는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다. 화학적 분석은 그 분석 수준과 상관없이 여러분이 이 글의 단어를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지어 주변 다른 단어들의 뜻과 접목시켜 문맥상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더더군다나 이해할 수 없다.


뇌에 관한 지식이 발전하면 우리 스스로를 더욱 기계처럼 생각하게 되는 일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 관점이 지나치면 수년 내에 맞이할지도 모르는 까다로운 문화적 과제, 즉 개인적, 법적, 시민적 차원에서 자유라는 개념과 뇌 과학의 발달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신경생물학의 영역은 뇌와 신체가 원인으로 작용하는 영역 중 하나이다. 마음의 영역인 심리학은 사람과 사람이 가진 동기가 작용하는 영역이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고 인간이 겪는 고통을 완화하려면 이 두 영역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뇌와 마음은 경험을 설명하는 서로 다른 개념적 틀이라 할 수 있다.



아흐마디네자드를 본 당신의 뇌 : 뇌 영상이란 무엇인가?

뇌와 마음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이해하려는 탐구는 수세기 동안 이어져왔고 그 가장 최근의 노력이 기능적 뇌 영상이라 할 수 있다. 예로부터 마음은 영혼의 생각하는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실체가 없고 사후에도 존재한다고 믿어 온 영혼과는 달리 마음은 형체가 없다거나 으스스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뇌로 인해 마음이 존재하고, 뇌가 죽으면 마음도 사라진다.


개개인의 정해진 형질의 뇌의 해부학적 특징과 연계시킨다는 골상학의 계획은 보기 좋게 실패했지만, 특정 유형의 정신적 현상은 뇌에서 일어난다고 본 기본 개념은 넓은 측면에서 틀리지 않았으며 오늘날 임상에서 행해지는 몇 가지 중요한 실무에도 영향을 주었다.


신경외과 의사들은 종양, 혈전을 제거하거나 간질과 관련된 조직을 없애고자 할 때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로 환자 뇌의 언어 및 운동 관련 부위를 지도로 작성한다. 수술 중에 기능적으로 중요한 이러한 부위가 손상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뇌 지도화는 심각한 만성 우울증에 시달리는 환자나 강박 장애 환자의 치료에서도 뇌 활성에 문제가 있는 일부 주요 부위를 집어내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어 왔다. 이를 통해 뇌 심부 자극술이라는 수술을 실시할 때 치료용 전극으로 자극을 주어야 할 최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그밖에도 뇌졸중으로 인한 손상 확인, 알츠하이머병, 간질 진행 상황 파악, 뇌 발달 수준을 결정할 때에도 뇌 지도화가 이용된다. 과학자들은 언젠가 fMRI를 통해 의사들이 혼수상태가 된 환자의 의식 수준을 정확히 측정하여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신문 헤드라인에서 뇌 영상에 따르면…이라 주장하는 기사를 보면 독자들은 어느 정도 회의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뇌 영상으로 연구자가 X라는 부위는 Y라는 기능을 유발했다고 결론내릴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fMRI 하나만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결론이다. 기껏해야 상관관계만 나타낼 수 있을 뿐이다. 즉 한 사람이 특정 과제에 참여할 때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었다고 표현할 수는 있지만, 뇌의 어떤 영역이 특정한 심리학적 반응이나 행동을 유발했다고 할 수는 없다.


두 번째 이유는 fMRI 실험 대부분에 적용되는 감산(빼기) 방식이 각 연구에서 어떤 의문을 밝히려 할 때 반드시 적절한 방법은 아니라는 점이다. 감산은 두 가지 정신적 과제가 딱 한 가지 인지적 과정만 제외하고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전제에서 실시된다. 그러나 한 가지로 보이는 정신 작용도 수많은 하위 작용들로 구성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 번째 이유는 뇌 영상이 뇌의 해부학적 특징과 기능에 관한 지식을 넓히는 데 분명 공헌했지만, 뇌 영상이 자주 적용하는 연구들에서는 뇌에 관한 잘못된 개념, 즉 뇌는 생각하고 느끼는 각각의 기능을 조절하는 개별 모듈의 저장고라는 개념을 더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 개념은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정신 기능이 뇌 어느 한 곳에서만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X를 관장하는 뇌 부위를 제시하는 연구들은 보통 우리를 헷갈리게 만든다. 신경과학자들은 이제 뇌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태계로 생각한다.


뇌 영상을 해석할 때 네 번째로 유념해야 할 사항은 실험 설계의 중요성이다. 연구자가 실험을 설계하는 방식은 피험자의 반응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1999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실시한 fMRI 연구에서는 평범한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겁에 질린 얼굴이 나온 흑백 사진을 여러 장 제시했다. 피험자들은 4장에 1장 꼴로 감정을 잘못 이해했다. 그런데 사진 속 인물들의 감정을 공포로 올바르게 파악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험자 모두 편도체가 상당 수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에서는 공포의 감정을 파악하는 데 오류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10대들이 본래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그러므로 성인보다 충동적 공격성을 나타내는 경향이 더 많다고 본 다른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사실 십대들이 다른 사람의 공포를 감지하는 능력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버드의 그 첫 번째 연구에 참여했던 애비게일 베어드(Abigail Baird)는 새로운 (비슷한 연령대가 등장하는 컬러) 사진을 가지고 추가 연구를 실시하여 다른 결과를 얻었다. 10대들이 올바른 반응을 한 비율이 100퍼센트에 가까웠다. "간단히 말해 아이들은 또래로 보이는 사람이 나온 컬러 사진에 더욱 주의를 집중한 것이죠." 베어드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신경을 쓰니 판단을 제대로 내릴 수 있었어요."


다섯 번째 이유는 fMRI가 간접적인 방식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과 달리 뇌 영상 그 자체로는 뇌세포의 작용을 측정할 수 없다. 대부분의 신경과학자들이 BOLD(blood oxygen level dependent, 혈중 산소치 의존) 신호를 뇌 활성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합당한 대안으로 여기지만, 혈류와 신경의 활성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마지막으로 배경 간섭 신호로부터 의미 있는 정보를 뽑아내려면, 분석가들은 뇌 영상의 최종 데이터가 복셀(부피(volume)와 픽셀(pixel)의 합성어, 일반적으로 뇌는 약 3입방 밀리미터당 5만 복셀을 나타낸다)에 도달하기도 전에 통계학적 접근법을 적용해야만 한다. 빠르게 성장 중인 분야라면 표준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지만, 이는 다른 사람이 연구를 재연하거나 여러 연구소가 협력할 때, 혹은 다른 연구진의 결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연구를 수행하는 데 영향을 준다.



신경마케팅의 상승세, 그 중심에 선 쇼핑학자
"헛소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궁극의 영역입니다." 이는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덴마크 출신 브랜드 관리 전문가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이 인간의 뇌를 두고 한 말이다. "자극이 있으면, 가장 진정한 우리 자신은 의식적인 사고보다 훨씬 더 깊은 수준으로 반응합니다." 그는 자신의 글에서 우리의 구매 결정 중 무려 90퍼센트가 바로 그러한 단계에서 일어난다고 추정했다. 그 결과 "자신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설명할 수 없고 무엇을 사게 될지도 절대 정확하게 말할 수 없죠."


2008년 비즈니스 분야 베스트셀러 서적인 『쇼핑학 - 우리는 왜 쇼핑하는가』의 저자이자 「타임」지 선정 100대 과학자 및 사상가에 포함된 린드스트롬은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또 하나의 구매고객이라 할 수 있는 중개업자를 없애고 스스로 뇌에 이런 질문을 직접 던져보라고 조언한다. "당신이라면 우리 제품을 구매할 것인가?" 표적 집단이니 설문이니 하는 건 잊어버려라. 가슴 깊숙이 자리한 욕구, 그곳으로 이러주는 통로는 바로 뇌니까.


미국 상업계가 매년 광고에 들이는 돈은 수십 억 달러로 2011년에만 1,140억 달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신제품의 80퍼센트는 출시 6개월 이내에 실패하거나 예견된 수익에 턱없이 부족한 성과를 거두는 데 그친다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말한다. 구글, 페이스북, 모토로라, 유니레버, 디즈니 같은 기업은 이러한 역경을 이겨내고자 신경 마케팅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다.


이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을까? 알아내기 쉽지 않다. 신경 마케팅은 논란이 많은 분야라 상황을 입증할 만한 기록이 전무하다. 이들과 일하는 공급업체 대다수가 과대광고에 크게 의존한다. 쇼핑학자(필자들은 이 용어를 마케팅 종사자들 중 위젯 광고 판매에 신경과학이 얼마나 유용한지 자주 과장하는 사람들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중에 미국 업체 뉴로포커스(NeuroFocus) 대표인 A. K. 프라딥(A. K. Pradeep)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기업 고객들에게 무의식적인 마음에 판매할 수 있는 비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영국의 신경 마케팅 회사 뉴로코(Neuroco)는 소비자의 선택이 불가피한 생물학적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뇌 기능을 측정하는 것이 기존 방법보다 판매량이나 광고 성공 여부를 직접 예측하는 데 정말 더 많은 도움이 될까? 신경과학자 브라이언 넛슨(Brian Knutson)과 그 연구진이 실시해 수차례 인용된 2007년의 연구에 따르면 어떤 면에서는 도움이 된다. 이들 연구진은 고디바(Godiva) 초콜릿,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DVD, 스무디 제조기 등의 제품 사진을 피험자들에게 보여주면서 fMRI를 촬영했다. 이어 피험자들은 가격표가 붙은 상태로 제품 사진을 한 번 더 본 다음 연구진이 제공한 진짜 돈으로 이 제품을 직접 구입했다. 사진이 제시된 후 수 초 이내에 제품을 구입할지 여부를 버튼을 눌러 알리도록 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뇌에서 제품 선호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이득을 기대하는 영역(중격의지핵) 및 비싼 가격과 관련이 있는 손실 예상(섬엽, insula)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불어 가격 절감과 상관관계가 있는, 손익 통합 영역(내측 전전두엽 피질)도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손익에 대한 예측과 관련된, 뚜렷이 다른 뇌 영역이 먼저 활성화되며 이를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예측 정확도는 60퍼센트로, 우연한 선택보다 그리 크게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지만 구매 버튼이 널리 보도되기 직전까지 여러 연구진이 도입했던 피험자의 자가보고 선호도 조사보다는 정확도가 약간 더 높았다.


신경 마케팅 전문가는 소비자 신경과학자와 다르다. 전자는 선택이 이루어질 때 뇌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고 대신 뇌를 소유한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뇌가 기업고객의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혹할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이 많다. 신경 마케팅 업체의 서비스 비용을 결코 만만치 않다. EEG(뇌파 전위 기록 장치)나 fMRI를 이용한 일반적인 마케팅 연구 비용은 대략 4만 달러에서 5만 달러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욕 넘치는 고객은 아직까지 줄을 잇고 있다.


코카콜라 마케팅 팀도 2008년 제47회 슈퍼볼 광고 편집에 EEG를 활용했다. 신경 마케팅 전문가들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광고를 보여주고 검토한 뒤, 특정 버전에 사용된 음악이 최고조에 이를 때 피험자들이 더욱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광고 팀은 이 조언을 받아들여 광고 버전을 바꾸었다.


소문에 의하면 아바타 등 제작 예산의 규모가 큰 영화들 중에는 제작팀이 개별 장면이나 연속적인 장면에 대한 관람객의 뇌 반응을 EEG로 파악하여 대본, 인물, 줄거리, 장면, 효과 심지어 배역까지 조정하는 데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샌디에이고의 신경 마케팅 업체 마인드사인(MindSign)은 fMRI을 활용하여 관객의 눈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예고편을 워너브라더스의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에 제공했다. 이 업체는 관객들에게 일련의 영화 장면을 보여주고 집중도와 즐거움, 공포, 지루함, 연민 등 정서적 반응을 측정했다.


광고의 기본 원리는 지금도 온전히 남아 있다. 시장 조사 분야의 선구자인 대니얼 스타치(Daniel Starch)가 1920년대에 내린 결론과 같이, 효과적인 광고는 눈에 많이 띄고, 읽히고, 믿음을 주고, 기억되고, 작용해야 한다. 시장 경영자들을 홍보 캠페인과 제품을 아직도 전통적인 구조에 따라 평가한다. 시청자가 광고에 관심을 기울였는지, 광고를 마음에 들어 했는지, 광고 제품을 알아보고 기억해낼 수 있는지, 브랜드 이미지를 구분할 수 있는지, 구입할 의향이 있는지 등이 평가 요소에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시장 경영자들은 여론 조사, 제품 샘플을 활용한 조사, 소비자와의 일대일 인터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구식 표적집단 조사에 여전히 크게 의존한다. 신경 마케팅이 번성할지, 사라지고 말지, 광고 세계에서 주변부에 반짝 나타났다 없어질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현 시점에서는 밝고 빛나는 미래가 예상되지만 그 이면에는 과장된 신경과학에서 비롯된 오류와 위험한 요소가 존재한다. (기업)구매자라면 주의해야 할 뻔한 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다.



고자질쟁이 뇌 : 신경과학과 거짓말

거짓말인지 아닌지 마음을 읽어 알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미국에서는 효과적인 거짓말 탐지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10년이나 지속되던 중 2001년 9월 테러리스트 공격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유효성 있는 거짓말 탐지기가 개발되면 국가 첩보 활동은 물론이고 법정의 각종 소송 절차, 경찰 업무가 혁신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 미국 정부 기관이 제공한 지원금이 대학 연구진들에게 흘러들어갔다. 철저히 통제된 실험실 범위에서 전적으로 협조하는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하면, 뇌를 기반으로 한 거짓말 탐지기는 상당히 정확하다고 입증된다. 최소한 전통적인 거짓말 탐지기보다는 낫다. 전도유망해 보이는 이 분야를 기회로 삼으려는 업체 두 곳이 방대한 잠재적 고객들을 향해 fMRI 거짓말 탐지기를 내놓았다. 캘리포니아 주 타자나의 노라이 MRI(No Lie MRI)와 보스턴 근처 세포스 코포레이션(Cephos Corporation)이다. "개인과 기업, 정부까지, 우리가 다른 사람, 업계, 정부와 평화롭고 의미 있게 공존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중추적인 요소는 바로 신뢰입니다." 이는 노라이의 말이다.


하지만 넘어서야 할 과제와 위험이 그 커다란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실제 상황에서 뇌 영상으로 속임수인지 여부를 과연 추측할 수 있을지 파악해야 한다. 두 번째는 이 미성숙한 기술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거나 무고한 사람을 의심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는 기술적으로 생각, 감정, 기억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법정과 사회가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얼마나 우려할지 고려해야 한다. 뇌의 사생활은 아직 위협 받고 있지 않으며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거짓말을 찾아내는 데 무능한 이유는 거짓말쟁이가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10분 이상 지속되는 사회적 관계 다섯 건 중 한 건 꼴로, 최소한 평균 하루에 한 번은 거짓말한다고 시인한다.


어느 끈질긴 사람이 문학을 뒤져본 결과, 기만행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영어 어휘는 112가지에 달했다. 공모, 속임수, 꾀병, 작화(공상을 실제 일어난 일처럼 이야기하면서 허위 사실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정신병적 증상), 얼버무림, 과장, 부인 같은 단어들이었다. 후기 영국 정신의학자이자 거짓말 전문가인 션 스펜스(Sean Spence)는 여러 문화권을 관찰한 결과 정직보다 거짓을 나타내는 단어가 더 많으며, 그 이유는 아마도 남을 속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혀 놀랍지 않은 사실이다. 서로 속이는 사회적인 삶에서 필수 요소이다. 우리는 관계를 교묘하게 조작하고 경쟁자는 잘못된 곳으로 유인하면서 서로 협력한다. 때로는 성관계도 이러한 전략에 따르며, 이 사실은 유혹하는 능력이 탁월한 자에게 표적이 되어본 사람이라면(혹은 자신이 그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증명할 수 있다.


우리가 남을 속이는 것은 세상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을 토대로 가능해진다. 철학자,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능력을 마음 이론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3~4세 사이에 이 능력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욕구, 의도, 믿음, 감정, 지식을 직관적으로 깨닫는 능력이 뛰어난 아이일수록 부모, 교사, 친구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속일 수 있다.


가짜 기억을 진짜 일어난 사건의 기억과 구분하기는 힘들다. 이는 목격자 진술, 법의학 수사 면담에서 이미 잘 알려진 골칫거리로, 특히 남의 영향을 받기 쉬운 어린이들은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애리조나 대학교의 심리학자들은 P300(두뇌 전기 전동 신호(BEOS)에서의 용어다. 실험자가 정확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P300파로 불리는 뇌의 특징적인 일시적 신호가 발생하고 전기 신호 감지 장치가 이를 기록한다. P는 양성(positive)을, 300은 반응 신호가 정점에 달한다는 점을 나타낸다)를 이용하여 피험자들에게 거짓 기억을 유도하고 진짜 기억과 똑같은 반응이 나타나는지 조사해 보았다.


연구진은 잘 검증된 심리학 검사법을 활용하여 피험자들에게 찌르다, 골무, 건초 더미, 가시, 상처 입다, 주사, 주사기 등 서로 관련된 단어 여러 개를 읽어주었다. 이 단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단어인 바늘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 조사관이 피험자들에게 앞서 들은 단어 중에 바늘도 있었냐고 묻자, 많은 피험자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바늘이 맨 처음 들은 단어 중에 하나였다고 자신 있게 답한 피험자들은 P300 검사에서 뇌의 전기적 활성 패턴이 실제로 들었던 단어를 떠올리려 할 때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요컨대 범죄 지식 검사는 진실의 척도이기보다는 믿음의 척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범죄 지식 검사는 실행상의 문제도 안고 있다. 범죄 현장은 조사관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대부분, 혹은 완전히 손대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 현장이 훼손되거나 다중 선택 검증을 위해 용의자에게 제시하는 정보가 부정확하다면, 용의자에게서 인지와 관련된 신호가 발생하지 않아 무고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다. 반대로 언론 매체에 사건 세부 정보가 새어나가 그 뉴스를 읽은 결백한 사람은 인지 또는 죄책감을 나타내는 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다. 더불어 조사관들은 다중 선택 검사가 효과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범죄 현장과 범행 특성에 관한 개별적인 세부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아야 한다. 이 모든 이유를 종합하면, 범죄 지식 검사는 우수한 조사 도구이긴 하지만 실험실의 통제된 조건 내에서만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 신경과학과 윤리적 책임

1924년 5월, 두 젊은이가 한 부유한 가정의 아이를 납치해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열아홉 살 네이선 레오폴드 주니어(Nathan F. Leopold Jr.)와 열여덟 살 리처드 로브(Richard Loeb) 두 사람은 자칭 완벽한 범행을 수개월에 걸쳐 계획하고 연습했다. 살해하기로 한 날, 둘은 편리한 희생자를 골랐다. 표적은 로브의 육촌 동생이자 지역 백만장자의 아들인 열네 살 바비 프랭크(Bobby Franks)였다.


오후 늦은 시각 학교를 마친 프랭크가 수풀이 우거진 시카고 하이드 파크 근처를 지나 집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두 사람은 미리 빌려둔 2인승 오픈카를 프랭크 가까이에 세우고 같이 차를 타고 가자며 말을 걸었다. 테니스 라켓에 대해 잠깐 수다를 떨던 일행은 소년을 때려서 숨지게 한 후 인디애나 주 근처 변두리의 한 마을로 이동했다. 일당은 경찰이 신원 조회를 못하게 하기 위해 이곳에서 프랭크의 얼굴에 염산을 끼얹고는 시신을 알몸 상태로 하수관에 숨겼다.


그날 저녁 늦게 두 살인자는 하이드 파크 근처의 우아한 레오폴드네 집으로 돌아왔다. 먹고 마시며 카드 게임을 즐기다가, 자정이 다 된 무렵 프랭크네 집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아들을 유괴했으니 찾으려면 몸값을 수표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레오폴드와 로브는 자신들이 잡힐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시카고 최상류층 가정에서 자란 똑똑한 두 사람이었다. 레오폴드는 IQ가 200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고, 로브는 열여덟 살도 되기 전에 이미 대학을 졸업했다.


며칠 뒤, 둘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경찰이 범죄 현장에서 특이한 뿔테 안경을 하나 찾았는데 곧 레오폴드의 안경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납치 및 살해 혐의로 기소되었다. 둘의 부모는 명성이 자자하던 변호사 클래런스 대로우(Clarence Darrow)를 고용하여 세기의 범죄로 불린 두 사람의 범행에 대한 변호를 맡겼다.


재판은 한 달간 이어지다가 1924년 8월, 두 사람을 교수형에 처하는 대신 종신형을 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클래런스 대로우의 기교 넘치는 최종 변론과 함께 끝이 났다.


두 사람은 바비 프랭크를 왜 죽였을까요? 돈 때문도 아니고, 앙심을 품지도 않았고, 증오심 때문도 아닙니다… 둘은 그런 사람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프랭크를 살해했습니다. 조물주가 두 소년 혹은 두 남성을 만들던 과정 중 어느 부분에서 무언가가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불운한 청년들은 증오와 경멸, 외면을 받으며, 이들의 태생을 향해 소리치는 지역사회와 함께 이곳에 앉아 있습니다.


대로우의 말에 따르면 레오폴드와 로브가 한 행동은 자연계의 질서를 따른 것뿐이다. "자연은 강하고 냉혹합니다… 우리는 자연의 희생자입니다." 대로우는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행동은, 범죄든 아니든,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조건이 주어지면 항상 같은 결과가 따릅니다."


결국 판사는 레오폴드와 로브를 교수대로 가게 하는 대신 살인죄로 종신형을, 납치로 99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자연의 희생양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인 판결은 아니었다. 판사는 이 주장을 명쾌히 거부했고, 다만 어린 나이를 감안해 결정을 내렸다.


종합해보면 행동은 자동적으로 또 분석적으로 행해지는 복합적인 산물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자판을 안 보고도 타이핑할 수 있지만, 입사 지원서나 데이트 주선 업체에 프로필을 쓸 때, 혹은 혼전 서약서를 작성할 때는 타이핑할 단어를 공들여 선택한다. 테니스도 마찬가지다. 코트에서 공을 던지기 전에 선수는 계획에 따라 여러 가지 준비를 한다(같이 운동할 사람과 약속 잡기, 혼자 연습하기 등). 코트에 들어서 공을 던지는 순간부터는 각 움직임에 대한 계획 없이 대부분 선수의 자동적인 활동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어느 코치나 선수도 인정하는 사실은, 운동을 배울 때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행동처럼 나올 수 있도록 자동성을 의도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때로 우리가 하는 행동의 특정한 측면은 의식의 통제를 받는다. 반면 의식의 통제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다. 결국 거의 모든 행동은 의식적, 무의식적 과정이 혼합되어 나타나며, 행동하는 그 순간에 주어진 상황에 따라 의식과 무의식의 수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인간이 행동과 자기 통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의식적인 정신 상태를 보유하고 있는 한, 특정 법률과 전반적인 우리의 윤리 감각을 근본부터 수정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일부 과학자들은 언젠가 신경과학이 뇌의 물리적인 작용을 철저히 밝히는 날이 오면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없음이 증명되고, 따라서 비난 받을 책임이 면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사회가 계속 무시할 수 없으리라 예견한다. 현재는 이러한 관점과 피해자와 그들을 아끼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회가 생각하는 응징의 심리학적, 사회적 의미가 서로 부딪히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범죄 피해자는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에 대한 사회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부 당국이 가해자가 받아야 할 만한 처벌을 부과하지 않는다면 피해자는 자신의 가치가 낮아지고, 사회에 더 이상 윤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워한다. 구성원들이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법의 윤리적 권한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사회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


일부 신경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인간을 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로 생각한다. 물론 뇌가 없다면 아무런 의식도 없다. 하지만 여러분 각자는 스스로에게 자기 자신이며 다른 이들에게는 한 명의 사람이다.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 연구할 수 있고, 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 책임감과 자유를 평가할 수 있는 지혜를 지닌 뇌, 그 뇌를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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