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숫자가 참 좋아요

   
이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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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주니어
   
9000
2011�� 03��



■ 책 소개
경제와 관련된 부자지수,확률, 이자 등의 개념과 주식, 선물 등의 금융상식과 모의투자 방법 등의 내용을 숫자를 통해 소개함으로써 숫자와 관련된 어려운 경제공부를 쉽게할 수 있게 돕는 책이다. 또한 확률과 통계에서부터 복잡하지만 재미있는 이자 이야기, 다양한 형태의 금융상품과 우량기업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회계지식까지, ‘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경제교과서 베스트 20종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한국 실정에 맞게 만들어진 ‘어린이경제교과서’인 ‘돈과 숫자로 배우는 A+ 경제교과서 시리즈’ 2권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경제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길러주고, 변화에 민감한 경제 흐름 속에서 미래의 경제생활에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경제관념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절약해서풍요롭게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돈의 가치를 깨닫고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줘야 한다. 

■ 저자 이영직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시사영어사편집국을 거쳐 LG화학 마케팅 팀장과 한국갤럽 기획조사실장을 지냈다. 현재 브랜디아 컨설팅 대표로 있으면서 경영 컨설턴트, 시장조사 전문가로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세상을 움직이는100가지 법칙』『펄떡이는 길거리 경제학』『시장을 지배하는 101가지 법칙』『강자와 싸워 이기는 란체스터 경영전략』『단순한 원칙 하나가 당신의미래를 바꾼다』 등과 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된 『교실 밖, 펄떡이는 경제 이야기』와 『질문형? 학습법!』『고품격학습교양100』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 돈과 숫자로 경제교육을 시켜라! 

으라차차, 숫자에 강해지자! 
숫자에 강하면 돈에도 강하다 | 무궁무진한 숫자의 상상력 | 내부자지수는 몇이나 될까? | 전체와 부분을 나타내는 삼총사 | 이번 시험 평균은 몇 점이지? | %랑 %P랑 다르다고? | 알면 알수록 신기한수비학 | 정다면체에 대한 사고훈련 | TIPS 생각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두뇌퀴즈 

세상을 보는 눈, "확률과 통계" 
통계를 모르면 눈을뜨고도 코가 베어요! | 거짓말, 빌어먹을 거짓말 그리고 통계 | 확률은 전체를 다루는 학문 | 확률의 사건 삼총사 | 확률 따라서 성공의지름길 가자! | 조건부 확률, 몬티홀의 법칙 | 약육강식이 통하지 않는 확률의 나라 | O.J. 심슨을 살린 이상한 확률 | TIPS 세계화폐 속 "0"의 개수 

돈이 번 돈,"이자" 
암소 한 마리의 이자는 송아지 한 마리? | 단순해서 단리, 복잡해서 복리라고? | 복리의 마술과 "72의법칙" | 무시무시한 사채의 비밀 | 내게 맞는 금리 상품에는 뭐가 있을까? | 은행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 가난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은행 | TIPS 내 통장을 불려주는 금융상품 

돈이 되는 물건에는 뭐가 있을까? "주식, 선물, 부동산, 경매" 
내가 기업의 주인이된다고? 주식 | 오마하의 현인과 두 얼굴의 사나이 | 살아있는 경제교육, 모의투자 | 미래의 시장에서 거래해요, 선물시장 | 알쏭달쏭 선물과옵션의 차이 | 기상천외, 별난 금융상품들! | 보이고 밟히는 돈, 부동산 | 저요! 저요! 두근거리는 경매놀이

회계를 모르면 부자가 못돼요!
숫자로 된 보고서, 회계 | 우리는 회계 삼총사 | 튼튼하고 잘생긴 기업을 찾는 방법! | 진짜 모습을 보여줘! 분식회계| 눈덩이처럼 불어난 거짓말의 최후, 미국의 금융위기 | 기업인들의 세계 공통어 , IFRS를 아시나요? 





돈과 숫자로 배우는 ‘A

선생님, 숫자가 참 좋아요


으라차차, 숫자에 강해지자!

숫자에 강하면 돈에도 강하다

돈 속에 숫자가 들어 있고 숫자 속에 돈이 들어 있습니다. 세계 금융의 본거지인 월가에는 경제학 박사보다 수학 박사가 더 많습니다. 월가는 수학을 통해 다양한 수익 창출 방법과 위험 분산 기법을 개발했어요. 주식, 채권, 외환, 금리를 토대로 파생상품을 만들고, 다시 그 파생상품으로부터 2차 파생상품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수학을 모르면 금융맹이 되는 것이 월가의 현실입니다.


파생상품이란 채권, 금리, 외환, 주식과 같은 기초자산의 가치가 변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상품입니다. 여기서 거래되는 것은 금융상품 자체가 아닙니다. 파생상품은 금융상품 가격의 움직임을 상품화한 것이죠. 이러한 파생상품의 종류는 대략 1 ,200종에 달한다고 합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금융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5.2%에서 2007년에는 23.5%로 증가했습니다. 모두 수학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상품들이죠. 우리나라 금융계에도 수학자들의 비중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숫자와 돈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현상이죠.


숫자의 위력을 말해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소설가이자 정치가로 영국 수상을 지낸 디즈레일리는 통계수치를 잘 인용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의원들의 질문에 메모지를 꺼내 숫자를 또박또박 읽으면서 의원들을 압도했지요.


어느 날 그는 의회 답변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메모지를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그의 통계 숫자에 주눅이 들어 있던 의원 한 명이 재빨리 그 메모지를 주워들었죠. 그러나 그것은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빈 종이였습니다.


사실 디즈레일리는 숫자를 모두 외우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인용하는 숫자가 틀림없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일부러 메모를 보는 것처럼 행동하여 의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부자 습관을 지닌 사람은 부자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작은 돈은 스스로 노력하여 벌 수 있지만 큰돈은 확률을 이용해야만 벌 수 있습니다.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호미와 트랙터의 차이만큼 큽니다. 확률은 곧 수학입니다. 큰돈을 벌려면 숫자에 강해야 합니다. 이것이 백만장자가 되는 비결입니다.



세상을 보는 눈, 확률과 통계

통계를 모르면 눈을 뜨고도 코가 베어요!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려면 통계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통계가 얼마나 자의적으로 인용될 수 있는지 광우병 사례에서 찾아볼까요?


2008년 광우병으로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광우병의 위험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인용하던 통계는 한국인의 94%가 인간 광우병에 걸릴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미국과 영국에 비해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2~3배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광우병의 위험이 거의 없다는 사람들이 인용하는 통계는 미국 소 1억 마리 중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는 단 3마리였으며 그 중 한 마리는 캐나다에서 들여온 것이다. 미국 소고기의 90%는 미국 내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3억 명이 넘는 미국인들과 250만 재미교포와 유학생들이 먹고 있다. 그렇지만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주장 모두 정확한 통계를 빌린 주장이지만 내용은 정반대로 들리죠?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미국산 소고기의 점유율은 16% 정도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양측은 조금도 양보를 하지 않습니다.


위험하지 않다는 측에서는 광우병 위험이 사실이라면 벌써 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수도 없이 많아야 하지만 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아직 없으므로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반대편 사람들은 미국에서는 매년 6만 명이 치매로 사망하는데, 이들 중 13%가 광우병과 유사한 크로이츠펠트 야곱병을 앓고 있다며 여전히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개 통계라고 하면 아주 정확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 자체는 정확해도 통계가 작성된 조건이나 의미를 따지지 않으면 속기 쉽습니다.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는 기사 중에 이혼율 50% 육박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부부 중 절반이 이혼을 하는구나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통계에서 정의하는 이혼율은 한 해에 이혼한 쌍의 수를 같은 해에 결혼한 쌍의 수로 나눈 값으로 구합니다. 한 해에 1,000쌍이 결혼을 하고 500쌍이 이혼을 한다면 이혼율이 50%라는 이야기죠. 이때 이혼한 사람들이 언제 결혼했는지는 모릅니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에 결혼한 사람이 이혼하는 경우도 모두 그해 이혼율 통계에 잡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그해 결혼해서 그해 이혼한 경우는 10% 전후인데도 마치 절반 정도나 되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입니다.


숫자에 강한 세무서에서도 통계에 속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소득세 신고를 할 때 소득을 2,000만 원이라고 신고하면 증빙서류를 떼어 오라고 요구하지만 1,987만 4,500원이라고 신고하면 증빙서류가 거의 면제된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125,500원의 차이일 뿐이지만 증빙서류를 떼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것이죠.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야간 폭력은 주로 거실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부부 싸움 중에 폭력을 행사한 것인데요, 그러자 어느 신문은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야밤에는 거실보다 공원 벤치가 더 안전하다.


수많은 숫자로 우리를 현혹하는 통계들! 통계에 속지 맙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숫자에 강해야 합니다.



돈이 번 돈, 이자

암소 한 마리의 이자는 송아지 한 마리?

가난한 농부가 있습니다. 그는 너무 가난해서 봄이 되어도 파종할 씨앗이 없었어요. 겨울 동안 추위와 굶주림에 씨앗마저 먹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농부는 부자를 찾아가 씨앗을 빌렸습니다. 다행히 기후가 좋아서 농사는 풍년이었습니다.


가을이 되어 농부는 기쁜 마음으로 수확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부자에게 빌린 씨앗을 얼마만큼 갚아야 할지 고민이 된 것이죠.


농부는 부자에게 얼마만큼의 씨앗을 갚아야 할까요? 빌린 씨앗만큼만 갚으면 될까요? 그것은 예의가 아닐 것입니다. 결국 농부는 빌린 씨앗의 양에다 고마움의 표시로 2배의 씨앗을 더해서 갚았습니다. 왜냐하면 빌린 씨앗이 10배, 100배로 불어났기 때문입니다.


암소 한 마리에 해당되는 돈을 빌렸다고 생각해봅시다. 만약 일 년 후에 돈을 갚는다면 송아지 한 마리의 가격에 해당되는 돈을 얹어서 갚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암소는 일 년 동안에 송아지를 낳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capiut은 라틴어에서 가축을 의미하는 caput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이자는 효용가치로 봅니다. 지금 통장에 있는 100원과 일 년 후에 통장에 있는 100원은 효용가치가 다릅니다. 지금 통장에 있는 100원의 효용가치가 1년 후 통장에 있는 100원보다 큰데요, 그 이유는 1년 동안 쌓이는 이자에 있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100원에는 이자가 붙지 않지만 1년 후에는 +α라는 이자가 더해지기 때문이죠.


100원이 있어야 +α라는 이자도 생기겠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가진 100원의 효용가치가 1년 후 통장에 있는 100원의 효용가치보다 더 큰 것입니다.


이자에 대한 유대인들의 사고는 좀 다릅니다. 유대교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이자를 받지 말라고 가르쳤는데요, 그들은 지금도 상업적인 대출에 대해서만 이자를 받습니다.


유대교에서 돈은 신의 소유물입니다. 지금 돈을 가진 사람은 신의 돈을 잠시 보관하고 있을 뿐이라고 믿고 있죠. 따라서 돈을 벌면 신의 뜻대로 좋은 일에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대인들의 기부 전통은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자율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이때는 돈도 하나의 상품으로 보면 간단합니다. 시중에 화폐 공급량이 많아지면 이자율이 내려가고 화폐 공급량이 줄어들면 이자율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화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이자율은 올라가고 수요가 줄어들면 이자율이 내려갑니다.


이자율이 오르면 자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소비는 위축되고 저축은 늘어납니다. 꼭 필요한 곳으로만 자금이 모이게 되죠. 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자율이 낮아지면 자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소비는 살아나지만 저축은 줄어듭니다.


중앙은행에서는 이자율을 조정하여 투자, 소비, 저축을 조율합니다.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이자율을 올리고 경기가 침체되면 이자율을 내리는 것이죠.



돈이 되는 물건에는 뭐가 있을까? 주식, 선물, 부동산, 경매

미래의 시장에서 거래해요, 선물시장

선물시장은 영어로 Futures Market입니다. 미래의 시장이라는 의미죠. 선물이란 상품 거래를 할 때, 계약은 지금 하지만 상품의 대금지불이나 물건은 미래의 어느 지점에서 주고받기로 약속하는 거래 종목입니다.


이러한 선물거래 방식은 거래 당사자들이 가격 변동에 의한 손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농산물을 예로 들어 생각해봅시다. 농산물 가격은 기후에 따라 변동의 폭이 큽니다. 흉년이 들면 가격이 폭등하고 풍년이 들면 가격이 폭락합니다. 선물거래를 하면 농민은 풍년이 들어 가격이 폭락해도 지금 약속하는 가격에 농산물을 팔 수 있고 상인은 흉년이 들어 가격이 폭등해도 지금 약속하는 가격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선물거래는 가격 변동이 심한 상품 거래에서 거래 당사자 간에 안전장치 역할을 합니다. 선물거래를 할 때 거래 당사자는 계약금액의 10% 정도만 증거금으로 내면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선물거래는 적은 돈으로 가격이 불안정한 상품을 계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보관과 물량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예를 들어 원유 가격이 오를 것 같아서 원유를 미리 확보하려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막대한 금액을 당장 마련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많은 물량을 어디에 보관하느냐도 문제입니다. 이럴 때 선물거래를 이용하면 적은 돈으로 미래의 특정 시점에 인도받을 수 있는 원유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급업자는 물량 확보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엄청난 물량의 원유를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해서 공급업자가 당장 원유를 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량을 확보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선물거래를 하면 이러한 대형 손님과의 거래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96년에 선물시장이 도입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해서 안정적인 자원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선물시장은 주로 농산물, 원자재, 원유 등에서 많이 이용되지만 이제는 통화, 금리, 주식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선물은 10% 정도의 증거금으로 10배 정도의 거래를 할 수 있어서 훌륭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1,000만 원으로 1년 후에 1억 원짜리 선물을 사기로 했다고 합시다. 그동안 물건 가격이 10% 올랐다고 하면 1억 1천만 원이 되겠죠? 이처럼 1년에 100%의 수익도 올릴 수 있는 것이 선물거래입니다.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임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선물시장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회계를 모르면 부자가 못돼요!

숫자로 된 보고서, 회계

매년 연말이 되면 기업들은 대차대조표라는 것을 신문에 공고합니다. 이것은 1년 동안 기업활동의 내역을 숫자로 요약하여 주주들에게 보고하는 것이에요.


그 몇 줄을 보고 주주들은 1년 동안의 성과를 파악하고 투자를 결정합니다. 이때 그 몇 줄의 숫자가 무엇의 의미하는지 모른다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겠죠?


조선시대의 대학자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대단히 놀라운 이야기를 했어요. 그것은 조선시대는 관리들이 회계를 몰라서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예견이었죠. 무슨 말인가 하면, 조선시대에 벼슬을 하는 선비들은 과거 시험에 급급해 유학 경전만 읽기 때문에 막상 실무에 필요한 지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학, 중용, 논어, 이기이원론을 논하라면 잘하지만 막상 이들이 중책을 맡으면 실무를 몰라 아전들의 농간을 밝혀내지 못한다는 지적이었죠.


아전들이 나라의 재물을 빼돌리는 재주는 가히 신출귀몰한데 그것을 관리, 감독하는 관리가 그들의 부정행위를 밝힐 회계지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백성들이 열심히 일해서 낸 세금을 아전들이 자기 돈으로 빼돌린다면 나라 운영이 잘 될 수가 없겠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자가 회계에 대한 안목이 없으면 기업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회계는 이처럼 상거래 행위가 누가 봐도 공정했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숫자로 된 보고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통일된 작성 방식과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이렇게 확립된 방식이 요즘에 사용되고 있는 복식부기예요.


회계를 영어로는 book-keeping이라고 합니다. 거래의 내역을 기록한 장부라는 의미인데 물건을 사고, 팔고,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출한 내역을 기록하는 장부입니다.


처음에는 일기를 쓸 때처럼 발생 순서대로 기록했지만 나중에는 유사한 거래끼리 분류해서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돈이 나간 것은 지출 항목, 돈이 들어온 것은 수입 항목 식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이것을 계정과목이라고 부르며 이것을 기록한 공책을 치부(置簿)책 혹은 부기(簿記)라고 불렀습니다. 회계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book-keeping과 비슷한 발음의 한자어를 찾다가 부기(簿記)가 된 것입니다.


고대 문명을 보면 어디서나 회계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하지만 이때의 회계 장부는 대부분 토지 거래나 세수 목적의 장부 정도였습니다. 현대적인 의미의 복식부기는 15세기 르네상스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에서 비롯되었어요. 당시 이탈리아는 대외 상거래가 활발하게 전개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동양의 비단이나 향료는 인기품목이었죠.


그러나 외국무역은 늘 위험이 따랐어요. 때로는 풍랑을 만나기도 하고 해적선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성공만 하면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지만 실패하는 날에는 전 재산을 잃을 수도 있었죠. 여기서 생겨난 것이 주식회사였습니다. 당시 주식회사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고안된 제도였죠.


몇 명이서 공동으로 투자하여 배를 구입하고 유능한 선장을 고용하여 무역을 시작합니다. 돈을 벌면 나누어 갖고 풍랑을 만나도 각자가 투자한 만큼만 책임을 지기 때문에 전 재산을 잃는 일은 없었죠.


하지만 어느 시대나 그렇듯이 동업은 말썽의 소지가 많았습니다. 이익이 나도, 손해가 나도, 분쟁이 일어나게 마련이었죠.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투명한 회계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고안된 것이 복식부기였습니다.


우선 빈 공간을 좌우로 나누어 왼쪽에는 자본금을 기재합니다. 이때 주주들이 투자한 돈은 자기자본, 빌린 돈은 타인자본이라고 부릅니다. 이 둘을 합친 것이 자본금이죠. 특이한 것은 남에게 빌린 돈인 부채도 자산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이 돈을 쓴 내역을 기록합니다. 이럴 경우 왼쪽 칸과 오른쪽 칸의 금액은 항상 일치합니다. 이것을 대차평균의 원리라고 부릅니다.


상품 100을 현금으로 구입했다면 왼편(차변)에는 자산의 증가 100이 되고 오른편(대변)에는 현금의 감소 100이 됩니다. 동일한 내역을 양변에 동시에 기재한다는 의미에서 복식부기라고 불리게 되었어요.


이 개념은 동양 사람들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 사회에서는 하나의 거래를 양측이 일치하게 기록하는 관습이 있습니다. 거스름돈을 계산할 때 우리는 뺄셈을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덧셈을 합니다. 예를 들어 1만 원을 주고 8천 원짜리 물건을 사면 우리는 10,000-8,000=2,000원으로 계산하여 거스름돈을 내주지만 유럽에서는 물건을 손님에게 건네주면서 물건값 8천 원을 먼저 생각합니다. 거기에 1,000원짜리를 얹어가면서 9천 원, 1만 원으로 덧셈을 하는 식입니다. 그리하여 손님이 낸 돈 1만 원은 그대로 손님에게 되돌려준다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사는 자와 파는 자의 계산이 일치하게 기록하는 것이 복식부기의 기본적인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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