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과 안전의 심리학

   
마사다 와타루(역:이재식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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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 책 소개

 

안전 한국 시리즈 5권. 인간의 마음을 알고 직원을 이해하는 것이 안전한 직장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사고를 일으킨 사람만 문책할 것이 아니라 설비와 시스템을 인간의 특성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부하 직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리더의 자질이 무엇인지, 휴먼에러와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인간의 특성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안전하고 의욕적인 직장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 저자 마사다 와타루
1932년 도쿄에서 태어나 릿쿄 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응용심리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71년 릿쿄 대학교 문학부 교수. 1998년 도키와 대학교 인간과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1984년 오사카 대학교의 학술박사가 되었고, 1988년에는 산업 안전 운동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노동대신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 명예회원이 되었다. 주요 저서로는 『안전 심리학』(1985년), 『산업·조직 심리학』(1992년), 『증보 신판 인간공학』(1997년), 『오감 체조』(2001년) 등이 있다.

 

■ 역자
박인용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부터 2006년까지 여러 분야의 잡지와 전집류 편집을 총괄했다. 지금은 도서번역(영어, 일어)에 전념하고 있으며 『니콜라 테슬라 평전』, 『그림으로 읽는 그림 이야기』, 『마오쩌둥』, 『미솔로지카』, 『막스 베버의 오만과 편견』, 『에코 에고이스트』, 『보통의 독자』를 비롯해 수십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재식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졸업(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졸업(석사)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졸업(Ph.D.)
2010년 현재 부산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차례
머리말

 

제1장 안전 확보를 위한 첫걸음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인간공학을 활용한다
안전 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제2장 부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표정에 유의하자
안색이 나쁜 사람에게 말을 걸자
부하가 잘하는 일을 살피자
입가를 보면서 이야기를 듣자
감추어진 소리를 들어보자

 

제3장 이런 리더를 기대한다
MP형 리더십을 발휘하자
규율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리더로 임명하자
중장년 남성이여 힘을 내자

 

제4장 인간 특성을 알자
‘안전’을 바란다면 급할수록 돌아가라
전달 내용은 간략하게 한다
단독 작업자에게는 긴밀하게 연락한다
토요일에 놀고 일요일은 쉬자

 

제5장 휴먼에러를 방지하기 위해
세세한 데까지 주의를 기울인다
일에 착수하기 전에는 심호흡을 한다
봐야 할 것을 보자

 

제6장 사고는 궁리하면 막을 수 있다
맨손으로 걷지 않는다
잠이 부족할 땐 노래를 흥얼거린다
사람이나 물체에 너무 가까이 가지 않는다
도구도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제7장 설비와 기계를 인간 특성에 맞추자
손발의 좌우 특성을 살피자
비상구가 왼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걷기 쉬운 쪽으로 걷는다

 

제8장 직장을 안전하게 만들려면
안전은 팀워크로 제고한다
이인삼각으로 달린다
아이디어가 나오기 쉬운 직장을 만들자
외적/내적 동기부여를 활용하자
‘터치 앤드 콜’을 활용한다




위험과 안전의 심리학


안전 확보를 위한 첫걸음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뒤바뀐 환자

1999년 1월, Y대 부속병원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일어났다. 폐종양 수술이 예정되어 있던 84세 남성 환자 A가 심장 승모 성형수술을 받고, 같은 시각 심장 수술이 예정되어 있던 74세 남성 환자 B가 페낭 절제술을 받게 된 것이다. 나는 아직도 이 사고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환자 착오 사고를 분석한 「사고조사위원회보고서」에서 발췌한 사고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 두 명의 환자를 한 명의 간호사가 동시에 수술실로 이송한 것

* 수술실 입구에서 환자를 인수인계 시 환자가 뒤바뀐 것

* 환자와 진료카드가 함께 움직이지 않고 별도의 창구에서 건네지고, 수술실로 이송된 것

* 마취과 의사가 환자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

* 마취 시작 전에 주치의가 입회하지 않고, 환자 식별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이 병원에서는 과거에도 간호사 한 명이 환자 두 명을 동시에 이송했다고 한다. 항상 일손이 부족한 병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째에서 다섯 번째에 이르는 사고 원인은 미숙함 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 환자 두 명을 이송한 병동 간호사 C는 첫 번째 환자 B의 병동과 이름을 수술실 간호사 D에게 알렸다. 하지만 두 번째 환자인 A의 이름은 고지하지 않았다. 수술실 간호 "사 D는 환자 B를 A라고 생각하고 병동 간호사 C에게 확인하기 전 직접A씨,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동시에 간호사 D는 두 번째 환자 A의 이름을 간호사 C에게 확인하거나 직접 부르지도 않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마취과 의사가 환자 B의 등에 붙어 있던 테이프나 환자의 치아 상황, 두발 모양 등을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 주치의가 환자가 맞는지 확인하기 전에 마취가 시작되기도 하였다. 두 환자는 ICU(집중 치료실)에 입실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뒤바뀐 사실이 확인되었다. A의 몸무게가 본래 심장 수술을 받기로 되어 있던 환자 B의 수술 후 예상 몸무게와 달랐던 것이 계기였다.


누락된 점검 사항

Y대 부속병원에서는 그 후 각종 사고 방지 대책이 강구되었다. 그중 하나가 환자 인수인계 시 환자 확인 방법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환자에게 직접 성명을 물어 확인한다.

* 환자 식별 밴드에 적힌 환자의 ID, 성명, 연령, 성별, 입원 연월일 등을 진료카드와 대조해 확인한다.

* 발바닥에 적힌 환자의 성명을 진료카드와 대조해 확인한다.


이러한 대책들은 사고 당시에 실천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허점은 존재한다. 환자에게 직접 확인하기 같은 경우, 환자가 마취 전 이미 다른 약물 투여로 의식이 명료한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그다지 유효한 방법으로 볼 수 없다.


그밖에 마취 의사도 환자 A의 치아가 가지런하고, 백발이 섞인 짧은 머리카락인 것에 의문을 가졌지만 이를 차트와 대조해 철저하게 확인하지 않았다. 게다가 폐 수술을 위한 제모는 심장 수술용 제모보다 범위가 좁은데 A의 제모 상태에 의문을 가지지 않고, 수술 담당 간호사 I에게 제모가 덜 되었다고 지적만 했다. 집도의와 주치의 역시 개흉 전후에 해야 하는 몇 가지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개흉 전 청진을 했다면 시장비대와 심잡음이 없으므로 환자 B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가슴을 연 후에는 B의 폐가 종양을 제거해야 하는 A의 CT 영상과 다른 점을 알아차렸어야 한다.


Y 대학 부속병원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간호사와 의사가 각각의 단계에서 본래 실시해야 하는 점검과 확인을 여러 차례 생략해 발생했다. 이런 점검과 확인이 생략되어 발생하는 실수나 사고 혹은 사망 사고는 이 병원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우리는 혈액형 착오로 인한 수혈 실수, 링거 주사 착오에 의한 환자 사망, 소독액 주입 실수, 수술 시 사용한 바늘을 체내에 방치한 채 봉합, 안정제 처방 분량 기입 오류에 의한 환자 호흡 정지 등의 사고 소식을 매일같이 접하고 있다.


물론 이런 실수와 사고가 일어나는 이면에는 인사나 노무관리, 과도한 노동시간, 불합리한 교대 근무, 적절한 휴식 시간의 부족, 혼동하기 쉬운 설비나 도구 등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사고를 일으킨 사람을 특정해 문책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든 실수나 사고의 공통 원인은 각각의 단계에서 행해졌어야 하는 확인과 점검이 생략되었다는 점이다. 점검과 확인은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 바로 안전 확보의 기본이다.



부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표정에 유의하자

얼굴의 유형

근래 들어 사람 얼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류학, 심리학, 생리학, 의학, 미술, 해부학, 화장학, 컴퓨터 공학 관계자들이 모여 결성된 일본얼굴학회도 있다.


『일본인 얼굴』 등 얼굴에 관한 저서를 다수 발간한 야마사키 기요시 박사는 정계와 재계의 인물, 작가, 운동선수 등 모두 4,300명에 달하는 유․무명인들의 얼굴 그림이 게재된 『얼굴 노트』라는 책을 펴냈다. 기요시 박사는 집단마다 그 집단만의 특징적인 얼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얼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굴의 집단성을 알고자 4만여 명의 얼굴을 분석하고 얼굴 그림을 모아 이 책에 실었다.


박사는 또 XY 방식이라는 독특한 얼굴 표현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얼굴 모양이나 살찌고 여윈 정도를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를 앞서 언급한 각종 집단에 적용했더니, 직업 집단에 따라 특색 있는 경향이 드러났다. 즉 정치가나 재계 인물은 살찐 얼굴(P형), 관료는 중간(A형), 대학교수는 여윈 얼굴(L형)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각각의 얼굴형은 조울질(순환 기질), 점착질, 분열질(분열성 기질) 등과 같은 저명한 체질 분류와도 부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얼굴이 여윈 정치가도 있고, 학자 중에는 살찐 얼굴을 가진 사람도 있다. 따라서 이런 분류법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해 개인의 성격이나 적성을 결정하는 것은 성급하며 위험하다. 사실 내가 이 책에서 흥미를 가진 부분은 제3장에 나오는 표정 유형학 부분이었다. 이 장은 에르미안의 『표정 심리학』 전 3권 일부를 초역해 소개한 것으로 에르미안의 『표정 심리학』초역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시선 처리

최근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이상 상태에 처한 인간의 행동을 해명하는 연구와 더불어 환경 심리학에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연구 테말 몇 종류의 실험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해보자면 대인 접촉, 시선 처리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 이는 공공 공간에서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시선을 피하고 자신의 공간을 유지하려는 행동에 대한 연구이다.


종래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자리에 앉을 때 건강한 사람과 다른 독특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분열증 환자는 의사와 대화할 때 의사와 시선을 맞추지 않고 그 주변부에 시선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 또 표정이 다양하지 않고, 얼굴을 항상 숙이고 있다거나, 시선이 움직이지 않는다거나, 혹은 외부의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 등 분열증의 징후를 보인다.


표정 심리학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에 대해 다룬다. 분열증 환자뿐 아니라 억압 증상이 강한 사람, 내향적인 사람은 시선이 옆이나 아래로 고정되어 상대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 항상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반해 외향성을 띄는 사람의 경우에는 시선이 수평으로 전방을 향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시선도 강렬하며 환경과의 접촉이 활동적이라고 한다. 이처럼 성격과 시선의 움직임이 관련 있으며, 표정과 성격 유형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 에르미안의 연구 특징이다.


인간의 성격을 외향성과 내향성, 조울성과 분열성 등 어느 하나의 유형으로 결정지으려는 이론을 유형론이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심리학에서 유형론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성격은 간단하고 단순하지 않아 어떤 단일한 유형에 꼭 맞지 않는다. 또 이 이론에서는 인간과 환경의 상호 관계를 경시한다. 이뿐만 아니라 성격 형성에 미치는 사회 문화적 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용이 편리하고, 상식처럼 통용되며,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한다는 등의 이유로 많은 공감과 지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는 용어 검토는 차지하고 종래와 같은 외향, 내향의 개념을 사용하기로 한다.


에르미안의 네 가지 성격 유형

에르미안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그는 인간의 성격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 적극형: 환경과의 접촉이 강한 외향성. 활동적이고 행동적이며 모든 것에 흥미와 관심을 나타내는 유형이다.

* 소극형: 외향성이지만 소극적이다. 모든 것을 선의로 해석하고 놀기 좋아하며 변덕이 심하다.

* 저지형: 내향성으로 주위와 접촉을 유지하기 어렵다. 모든 일을 과장해 생각하기 쉽고 고집이 세며, 가끔 편협하거나 비굴하기도 하다.

* 고립형: 강한 내향성이며 주위 상황에 항상 불일치한다. 모든 것을 반대로 해석하고 반항하며 트집을 잡는다.


그리고 각각의 유형에서는 독특한 고유의 표정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적극형 표정은 눈을 자주 깜박이며 시선은 수평이며 전방을 향한다. 소극형의 표정은 유쾌함을 나타내고 시선은 수평과 전방으로 향하지만 눈을 자주 깜박거리지 않는다. 저지형의 표정은 각종 힘줄의 수축된 상태이며, 시선은 수평보다 약간 아래쪽으로 고정되기 쉽다. 고립형은 허세를 부리며 어깨를 으쓱거리며 애정에 굶주려 있다. 시선은 저지형과 마찬가지로 아래쪽이나 옆쪽으로 고정되기 쉽다.


통찰력을 기르자

이 이론을 길게 소개한 데는 사실 다른 의미가 있다. 우리는 주위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한 것까지 구석구석 관찰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부하 직원이 어떤 성격의 사람이냐는 질문에 대략적으로는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외향적이라든가 내향적일 것이라는 등의 응답이 그것이다. 하지만 "직원A의 시선은 보통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장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눈에 띄게 특색 있는 표정이 아니라면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성격과 표정을 바로 결부시켜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단지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나 부하 직원들의 표정에 신경을 썼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조례할 때 인사와 작업 지시전달만으로 감독자나 관리자의 임무가 끝이라고 생각하면 큰 잘못이다. 안전모의 그늘에 가려 직원들의 얼굴이나 표정을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변명이다. 표정은 시시각각 변화하므로 포착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의 깊게 관찰하면 미묘한 표정 차이와 변화도 포착할 수 있다. 많은 근육이 동시에 강하게 자주 수축하는 표정을 풍부한 표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아주 적은 수의 근육이 드물게 수축하는 빈약한 표정이다. 관리자라면 후자의 표정을 찾아내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고는 궁리하면 막을 수 있다

맨손으로 걷지 않는다

머리 위 주의

우리는 낙석 주의라는 문구를 흔히 본다. 하지만 이처럼 머리 위를 조심하라는 경고는 적당하지 않다. 아무리 운전자가 주의하고 있더라도 산 위에서 갑자기 돌이 떨어진다면 피할 수 없다. 이런 표지판을 내걸기보다는 낙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탈면을 다지거나 그물로 감싸는 등의 예방이 선행되어야 한다. 필자가 자동차로 산기슭 도로를 달릴 때면 항상 하는 생각이다.


주의하라고 경고했으니 피해를 입어도 책임이 없다는 회피성 예방책이 아닐까 혼자 추측해 보기도 한다. 확실히 표지판이 보이면 부근에 낙석이 많다는 사실을 운전자에게 환기하는 효과는 있다. 하지만 재난은 안심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일어나는 때가 있다. 고속도로 아래의 일반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사람은 설마 상부 도로에서 자동차가 떨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의력은 전방에 집중될 뿐이다.


그러나 과속하던 자동차가 고속도로의 방책을 넘어 떨어지는 바람에 하부 도로를 주행하던 자동차를 깔아뭉개 쌍방의 차량에 탔던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신문 기사도 드물지 않게 본다. 곁에 달리고 있던 트럭의 화물칸에 실린 짐이 떨어지고, 그 자재들이 뒤따르던 차의 운전석에 꽂혀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런 재난은 예상도 할 수 없는 경우이다.


요즘 들어 낙하물에 의한 피해 사고뿐 아니라 낙하하는 사람에 의한 사고 역시 많이 일어나고 있다. 즉 투신자살자에게 맞거나 건물 옥상에서 청소 작업 중이던 사람이 잘못해 낙하하는 바람에 그와 함게 통행인이 사망하는 사고가 그것이다.


머리 위, 무력 지대

이런 사고 사례를 보거나 들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왜 피하지 않았을까, 기척이나 소리로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필자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연구실에서 십수 년 전부터 시작한 낙하물에 대피 행동의 실험 결과를 통해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이 실험의 일부는 일본의 몇몇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소개되었다. 그리고 그 후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으므로 이들을 한데 묶어 이 문제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연구실 건물 외벽에 학생을 한 명 서 있게 한다. 그 뒤 학생의 머리 위 7미터 정도의 높이인 3층의 작은 창문에서 30세제곱센티미터의 낙하물을 떨어뜨려 그때의 행동을 사진이나 16밀리미터 필름으로 촬영해 기록하는 실험이다. 현재까지 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낙하 중심점에서 멀리 달아난 사람은 20퍼센트 미만이다. 나머지 80퍼센트 이상은 낙하물에 직접 맞거나, 달아나더라도 낙하 중심점에서 50센티미터 이내로 대피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실험에 참가한 각각의 피험자들은 행동 특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 방어 자세를 취하는 유형: 머리를 감싼다. 두 손을 내밀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낙하물을 받을 것처럼 한다. 상반신만 움직여 피하면서 낙하물을 받을 것처럼 한다. 손을 얼굴이나 머리로 가지고 간다.

* 방어 자세를 취하지 않는 유형: 경직되거나 그 자리에 웅크린다. 머리나 얼굴만 조금 움직인다.

* 그 자리에서 빨리 빠져나가려고 재빠른 동작을 취하는 유형.


이 실험은 피험자에게 가장 친근하고 익숙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소리가 나는 쪽을 본다. 실험 조수가 3층 창문에서 부르고 있으므로 그쪽을 올려다볼 것이다. 그와 동시에 낙하물이 떨어진다. 낙하물은 새까맣게 칠해져 무거워 보이고, 위압적 효과가 충분하다.


실험 대상이 된 여성은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비명을 지른다.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낙하물을 그냥 쳐다보기만 하는 사람이 많다. 다음에 어떤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그 동작을 취하지 못한다. 깜짝 놀라 몸이 위축되고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낙하 시간은 1~2초인데 이 짧은 시간에 적확한 대피 동작을 취한 사람은 앞서 말한 것처럼 20퍼센트가 되지 않는다. 필자도 몇 번이나 피험자가 되어보았다. 그때마다 도망치자고 생각하면서도 낙하물에 손을 내밀어버리거나 낙하중심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라고는 해도, 이 실험에서는 낙하물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절하게 대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투신자살자가 머리 위에서 떨어질 때나 건물의 외벽이 붕괴하는 경우는 작은 소리가 들릴지 모르지만, 그때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낙하물의 속도는 빠르다.



직장을 안전하게 만들려면

안전은 팀워크로 제고한다

빛의 제전

초가을의 어느 일요일,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모 회사 안전 담당자의 초대를 받아 민영 철도 노선 연변의 야구장에서 개최된 문화제를 구경하러 갔다. 특정 종교 단체에서 주최한다기에 처음에는 주저했으나 "훌륭하고 아름다운 빛의 게임이므로 하룻밤 재미있게 보내기 바란다."는 권유를 이기지 못해 보슬비가 내리는데도 야구장에 나가보았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바람에 비옷을 걸친 채 두 시간 가까이 내야석에서 관람했다. 리듬 댄스, 매스 게임, 카드 섹션, 여러 가지 체조 등 숨을 쉴 틈도 주지 않는 진행에 압도돼 초만원 관중들은 박수와 탄성을 연발하면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압권은 만 명이 넘는 젊은이가 야구장에 늘어서서 컴퓨터 조작에 의한 지시에 따라 손에 든 여러 색의 특수지를 차례차례 펼치거나 접거나 하면서 전개하는 카드 섹션이었다.


이 제전을 위해 수십 일이나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을 것이다. 일사불란한 그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야구장 전체가 파도가 되고 물보라가 되어 관중석으로 밀려드는 모습은 도무지 사람의 힘에 의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박력을 보여주었다.


돌발 사고 발생

10미터가량 되는 철제 사다리 중앙의 두 군데에 사람들이 여러 층을 만들고 그 우에 다시 사다리를 올려 여러 가지 형태를 만들고 한 사람이 그 위에서 기예를 뽐낸다. 그것이 끝나고 사다리에서 차례로 사람들이 내려오기 시작했을 때 맨 위에 있던 사람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곧 구급대가 와서 추락한 사람을 구출하고 체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속행되었다.


계속 내리고 있던 비 때문에 인조 잔디 야구장도 미끄러지기 쉬워졌고, 그때까지도 댄스나 체조가 한창일 때 몇 사람이 넘어졌으므로 곁에 있던 초대자와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할 텐데 하고 이야기하던 직후였던 만큼 이 사고는 신경이 쓰였다. 아주 조금만 타이밍이 어긋나면 균형이 무너져 맨 위의 사람이 추락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추락한 사람 역시 자신이 무사히 기예를 끝냈다는 안도감에 순간 긴장이 풀려 동작이 어긋났다는 점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지적했지만 사고가 다발하는 때는 힘든 일이 끝난 뒤, 목표에 점점 다가가고 있을 때, 중간에 기다리는 시간이 자주 있는 작업을 할 때 등의 경우이다. 이들 조건은 앞서 이야기한 사고에 모두 꼭 들어맞는 사항이다. 그러므로 작업하는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곁에서 지휘하는 리더나 감독자는 과제나 작업이 종료될 때 사람들의 움직임을 주목해 최후까지 방심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 작업을 개시할 때 파이팅을 외치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필요한 것은 작업이 최고조에 이른 뒤 작업 종료에 이르는 도중의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통 목표

이런 사고가 있었는데도 평화의 제전은 성대하게 마무리되었다. 오랜만에 보는 성대한 축제인 만큼 필자도 크게 감동했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어떻게 이런 멋진 게임이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게 가능했는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참가자 모두가 주최 측인 종교 단체의 신자였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도 많고 일본인과 일체가 되어 매우 흥겨워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신앙이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가 커다란 힘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만약 이런 에너지가 권위의 중심에 있는 어떤 사람에 의해 특정 방향으로 향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생각했다. 이 제전의 주제는 평화로운 르네상스라 되어 있지만 과거에 일본이 빠진 군국주의는 바로 권위자에 의해 젊은이의 에너지를 대륙으로 향하게 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 광기의 에너지는 두 번 다시 발휘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참가자나 관객 모두 평화에 대한 염원과 생각은 같은 것이다. 이 염원을 하늘에 알리듯 부르는 합창 소리는 밤하늘에 울려 퍼지면서 멋진 화음이 되었다. 망원경에 보이는 젊은이의 얼굴과 몸은 빗물뿐 아니라 환희의 눈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모두가 최후까지 해냈다는 감동과 만족감이 제전 종료 뒤에도 그라운드 위에 흥분을 남기고 인파가 해산하는 것을 막았을 것이다. 알몸에 가까운 여성과 알록달록한 무늬의 기모노 차림 사람들도 빗속에서 피날레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안전은 팀워크로 강화

매스 게임에 이상할 정도로 열의를 나타내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고, 이런 높은 열의가 사업장 안에서 발휘된다면 도수율과 강도율은 0에 가까운 상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체조나 게임에서는 서로 간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조금만 주의를 덜 기울이면 집단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일거수일투족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면 팀 전체의 능률이 향상된다는 것을 각자 체감하면 당연히 작업도 진지해진다. 필자를 초대한 사람은 혼잣말로 이런 인식과 실천이 직장에 돌아가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필자 역시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문화제는 자신들의 성과를 많은 관객이 평가해준다. 행사에 대한 참여 의식이 연습을 통해 젊은이들의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소집단 활동이나 무재해 추진 운동은 작업자 각자의 참가 의식과 참가 행위를 그 기본 전제로 한다. 사람은 타인에 의한 호의적 평가를 기대하며, 그 성과를 정신적으로 보상받았을 때 가장 강한 만족감을 얻는다. 현대의 젊은이가 규칙을 무시하고 정해진 작업 표준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 청년들은 사교와 집단 귀속성을 중시하는 동료 의식 중심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그들 본연의 특색을 안전 활동에 응용해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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