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사회학

   
메건 맥아들(역: 신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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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북스
   
15000
2014�� 07��



■ 책 소개 


우리 대부분은 실패한다. 

실패, 실수, 실험은 구분되어야 하며 정당한 실패는 권장되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실패에서 배운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실패를 용납할 수 있는가에 따라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실패의 사회학』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실패는 용납하고, 예측할 수 있는 실패는 방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험과 시도, 실패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노키아의 최고경영자인 피터 스킬먼은 경영 대학원 학생부터 유치원생까지 다양한 종류의 사람에게 문제를 냈다. 마시멜로와 스무 개의 스파게티면, 스카치 테이프로 높은 구조물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도전자들은 건축한 지식까지 동원하며 최고의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 도전의 승자는 다름 아닌 유치원생들이었다. 유치원생들이 이 도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이들은 계속 실패를 거듭하며, ‘스파게티를 더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사회의 일부는 실패를 극단적으로 두려워해서, 어렸을 때부터 실패하지 않게 하려고 부단한 애를 쓴다. 최고의 교육과 환경 덕분에 실패하지 않는 삶을 아이에게 부여한다. 실패해보지 않은 아이는 성장해서 최고의 거대한 실패를 맞았을 때, 더 이상 일어날 수 없게 된다. 과연 어느 정도의 실패가 교훈으로 남을까? 실패의 역사는 바로 성공의 역사다. 어떻게 실패하는가, 또한 우리의 사회는 어떻게 실패를 용납해야 하는가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다. 


■ 저자 메건 맥아들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메건 맥아들은 두 번의 사업시도 실패 후 회사를 창업해 잠시 운영하였으며, 9o11테러 현장에서 재난복구 일을 돕던 중 경제 블로그를 시작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경제 블로그 중 하나다. 『블룸버그 뷰』의 칼럼니스트이며, 『애틀랜틱』『이코노미스트』『뉴스위크』에서 기자로 일했고, 미국 뉴스전문 케이블TV MSNBC와 Fox 뉴스, NPR에 고정적으로 출연했다. 남편 피터, 애완견 피츠제럴드와 함께 워싱턴에 살고 있다. 


■ 역자 신용우 

숭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번역학을 전공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 차례 

서문 


1. 실패는 기본 | 두뇌 과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어떻게 내가 일을 미루지 않게 도와주었을까 

2. 도덕적인 사회 | 두 명의 경제학자와 인류학자가 가르쳐 주는 자유시장의 의미 

3. 실험자들 | 왜 할리우드나 실리콘 벨리의 일은 보장할 수 없을까 

4. 사고, 실수, 실패 그리고 재앙 | 병원 시스템이 실수에 주는 교훈 

5. 위기 | 나쁜 이별이 GM 구제금융에 해주는 이야기 

6. 실수 인정하기 | 도박꾼이 댄 레더에게 줄 수 있는 교훈 

7. 빠져 나오기 | 상어가 살아남는 법 배우기 

8. 비난 | 집단 책임 규명과 금융 위기의 도덕 

9. 처벌 | 왜 항상성이 나쁜 행동을 고치는 비밀일까 

10. 용서 | 걱정을 멈추고 쉬운 파산을 받아들이는 방법 


 

마침 

감사의 말

 




실패의 사회학


실패는 기본

실패의 반대말은 안전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작가처럼, 나도 고질적으로 일을 미루는 습관이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을 미루지만, 작가들에게는 특히 흔한 직업병이다. 몇 년 후, 결국 나는 왜 작가들이 그렇게 고질적으로 일을 미루는 사람이 되었는지에 관한 가설을 세웠다. 작가들은 학창시절, 언어 수업에 너무 뛰어났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말하자면 이렇다.


작가들은 어린 학생 시절 언어 수업에서 쉽게 대부분을 별다른 노력 없이 A 학점을 받는다(예외가 있지만, 그 사람들은 대개 작가의 미루기 습관에서도 예외가 된다.) 이는 성공은 대부분 타고난 재능으로 이뤄진다는 매우 안 좋은, 잘못된 교훈을 준다. 불행히도, 직업을 작가로 정한 뒤에는 국어 시간에 1등을 도맡아 하던 아이들과 경쟁해야 하며, 내가 쓴 글이 더는 최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과 마주해야 한다.


대부분 작가는 어떻게 해서든 해낸다. 마감 시간이 슬금슬금 다가오면 기한을 넘기는 두려움이 엉터리 글을 제출하는 두려움을 앞서게 된다. 하지만 나는 젊은 언론인이 기사문을 제출하지 못해 경력을 망치거나 위태로워지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했고 완벽한 문장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이다.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들이 아니지만, 자신의 글이 뛰어나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무능한 사실이 드러날까 봐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매우 많으며 병리학에서는 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고 한다. 그 사람은 본인이 준비가 안됐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도전에 직면하면, 심리학자들이 자기 불구화 현상이라 부르는, 업무에 방해되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함으로써 스스로 잘하지 못할 이유를 만든다. 스스로 좋은 글을 쓰지 못하도록, 작업을 하지 않거나 오랫동안 방치하고 있는 작가는 성공하지 못할 완벽한 이유를 자신에게 부여한다.


독이 되는 칭찬

어른들이 아이에게 하는 말을 생각해보자. "참 착하구나!", "참 똑똑하네!" 혹은 "예쁘구나!"라는 칭찬은 아이가 배우거나 노력한 일이 아니라 타고난 능력을 말한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대개 고정된 생각을 기르도록 설정되어 있다. 학생들은 작가와 편집자가 열심히 갈고 닦은 눈부신 완성본만 읽을 뿐 작품의 초안은 거의 읽지 않는다. 과학 수업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가설은 사실로 밝혀지며 신화 속에 나오는 n-레이를 믿거나, 48염색체를 믿었던 사람들, 혹은 화성에 수로를 보았다고 말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가끔 강연 부탁을 받아 언론인 지망생들과 이야기를 할 때, 학생들에게 그들은 글쓰기에 큰 재주가 없을지 모른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분명 조지 오웰, 톰 울프, 헌터 S, 톰슨 같은 유명인만큼 뛰어나지 않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큰 환영을 받는다. 학생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사람들은 보통 나쁜 작가로서 처음 일을 시작한다는 말이다. 물론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하지만 어떤 작가도 펜을 잡고 종이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원고를 보내는 순간까지 한결같이 뛰어나지 않다. 최고의 작가도 경력을 쌓으며 심한 굴곡을 겪기 마련이다.


글이 별로일까 망설이는 대신 자신에게 망칠 기회를 줘야 한다. 내가 쓴 글이 아주 훌륭하지는 않지만 다들 비슷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시작하기 쉬워진다. 글을 쓸 때 실력이 는다. 자리에 앉아 종이를 마주해야만 한다. 기본에 충실하면, 여태 살아온 다른 모든 작가처럼, 경력을 쌓아가며 훌륭한 글을 종종 남기게 되고, 결국 문집을 만들 때 고민이 될 정도로 많은 좋은 글이 쌓인다.


사고, 실수, 실패 그리고 재앙

실패라는 단어는 잡동사니 가득한 서랍처럼 여러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실패에 관해 백 페이지가 넘는 지면을 할애했다면, 이 잡동사니 서랍을 조금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 처음으로 제거할 요소는 실패는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고는 우연히 발생하며, 타당한 근거로 예상할 수 있거나 계획되지 않은 일을 뜻한다.


여러 측면에서 실수는 사고와 대조된다. 다르게 할 수 있었고 다르게 해야 했지만, 나쁜 결과는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실수는 사소하다. 큰 실수도 알고 보면 별일 아니다. 몇 년 전 내가 기술 담당자로 일할 때, 비서가 실수로 지운 파일을 예비 기록 장치를 이용해 복구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고 회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기록장치가 몇 년 동안 사용되지 않은 걸 발견했다.


회사 비용이 발생했거나 서버가 고장 났다면 실수는 재앙이 될 뻔했다. 하지만 파일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었고, 필요 이상으로 안전한 요즘 컴퓨터 시스템 덕에 파일을 영구적으로 지우기는 매우 힘들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파일을 복구했다. 안정망 없이 실수가 발생하면 실패가 일어나기도 한다.


책을 막 쓰기 시작했을 때, 지역 병원 수술 환자 대기실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나와 언니는 의사가 어머니를 수술실로 데려가 맹장 수술을 하기를 기다리며 울음을 참고 있었다. 요즘 맹장은 심각한 수술이 아니다. 하지만 맹장염은 스물네 살 이하의 사람들에게는 가볍게 여겨지는 반면, 60세가 넘어가면 오진 확률이 높아진다. 나는 의료보험을 취재한 일이 있어 관련 연구를 찾는 방법을 알았고, 대기실에 앉아 어머니의 건조하고 노쇠한 손을 잡으면서도 어머니가 5~10퍼센트 확률로 돌아가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후 몇 주 동안 의료 체계 속에서 치료가 잘못되기 굉장히 쉬우며, 잘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지 못했음이 분명해졌다.


나는 직접 목격한 실수의 수준에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애초에 잘못된 선택을 했고, 사람들은 어머니를 돌보며 더 많은 실수를 했다. 대부분의 판단실수는 작거나 수긍되는 정도였지만, 각각의 실수는 다른 실수를 더 위험하게 만들었고, 기름에 불이 붙는 꼴이었다.


다른 많은 이야기들과 달리 어머니 이야기는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어머니는 키우는 개와 산책도 하시고 워싱턴 교통에 대해 불만도 하시며 잘 살고 계신다. 어머니는 운이 좋았다. 어머니가 아프던 기간에 많은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실패는 없었다. 안전망이 작동했다.



위기

GM의 신기할 것 없는 오랜 쇠퇴

마흔이 안된 사람에게 제너럴 모터스 자동차(GM)는 늦은 밤 TV프로에서 웃음거리일 뿐이었다. 회사가 생기고, 전성기 때는 애플컴퓨터 같은 모습이었다. 기술적으로 뛰어났고, 소비자 마케팅을 잘했으며,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회사였다. 당시 GM은 급진적인 혁신가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헨리 포드를 현대 자동차 산업의 산파로 알고 있다. 하지만 포드가 아닌 GM이 자동차 업계의 소비자 체험방식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도 40년이 지나면 마침내 마법 같은 능력이 사라졌음을 깨닫게 된다. GM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미국의 모든 경제 전문기자들은 한 가지 질문에 관한 답을 얻으려 노력했다. 40년 동안 운영해온 회사가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는데 왜 아무 일도 하지 않는가?


정상화 편견

수백 명의 사람이 세계 무역 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사람들은 곧장 건물 밖을 나서야 하는지 가방을 챙겨 나가야 하는지 다른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며 헤매다 사고를 당했다. 많은 사람들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사전에 피하지 못했다. 갈 곳이 없기도 했지만, 더 많은 사람이 허리케인이 그렇게 심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 머물렀다.


이게 바로 정상화 편견이다. 분명히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일이 괜찮은 듯 행동한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관한 혁신적 가설들이 많이 있지만, 이 중 어느 것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는 않는다. 분명한 한 가지는 아주아주 정상적이지 않은 극한 상황에서조차 그렇지 않은 듯 행동하는 경향이 맹 강하다는 사실이다.


왜 한때 잘나가던 기업들이 사업 전환을 어려워할까

기업이나 사람을 두고 자신의 성공에 희생된 피해자라고 종종 이야기 하지만 GM은 문자 그대로가 사실이었다. 하지만 경영혁신을 힘들게 하는 건 이런 과거에 대한 향수만이 아니다. 성공의 역사는 잠재적 손실이 엄청남을 뜻한다. 다년간 부를 창출해왔다는 말은 모두가 잃을 것이 많다는 뜻이며, 사람들은 손실을 막으려 엄청난 노력을 하게 된다.


지난 몇십 년간 미국 차의 품질이 하락하자 기업 경영진에게 비난이 향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000년대까지 지속된 높은 시급과 과도한 퇴직금은 자동차 한 대당 생산비에, 몇 천 달러의 불이익이 있음을 뜻했다. 그 돈을 어디선가 마련해야 했고, 제품의 품질과 연관 되었다. 품질은 독일의 기술이나 일본의 팀워크를 도입한다고 해서 마술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돈이 들었다.


세 가지 길

정부의 긴급구제와 파산을 겪은 뒤, GM은 많이 변화했다. 인력은 줄었고, 중개망은 간소화됐으며, 퇴직금은 삭감됐다. 일부 브랜드는 문을 닫았다. 회사는 파산을 벗어나며 군더더기 없는 탄탄한 운영체제를 구축했고, 가장 중요하게도 차를 만들 때 비용에 몇천 달러씩 손해를 보는 일이 없어졌다. 일본과 독일의 제조업체들과 경쟁이 될 만큼 차의 품질을 향상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국내외적 시장점유율은 계속해서 떨어졌고, 지금도 몇십 년 중 가장 저조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더 좋지 않은 건, GM이 여전히 제값에 차를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GM은 현재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차에 현금을 얹어 주거나 할인을 해주는 다양한 방법을 써야 한다.


2009년은 여전히 회사에 가장 좋은 일이 일어난 해로 끝맺겠지만, 자신의 문제를 더 빨리 인정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에 너무 많은 감정을 쏟고, 너무 늦을 때까지 매달리는 나쁜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빠져 나오기

왜 실직은 흠이 될까

최악의 상황에서조차 사람들이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보여주는 현대 심리학의 놀라운 연구가 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최고나 최악의 사건은 길게 봤을 때는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는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대니얼 길버트는 "사람들은 여러 부정적인 사건의 부정적인 심리적 결과를 과대평가합니다. 잘못된 예측을 하며, 자신의 예측을 잘못 기억합니다"라고 말한다.


실업은 이 규칙에 크게 벗어나는 예외이다. 런던 경제연구소는 여섯 가지 다른 사건이 삶의 만족도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를 통해 측정했다. 여섯 가지 사건은 해고, 실업, 결혼, 출산, 이혼 그리고 배우자의 죽음이었고, 모든 사건은 그 즉시, 누구나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5년이 지나면, 사람들은 적응했고, 행복지수는 이전 상태로 돌아왔다(사실, 배우자가 죽고 5년이 지나면, 살아 있을 때보다 행복도가 약간 올라간다는 문제가 될 만한 결과도 있다).


실업은 달랐다. 삶의 만족도는 예상대로 곤두박질쳤는데, 배우자를 잃은 사람들을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5년이 지나도, 첫해와 같이 끔찍한 상태였다. 우리는 다리를 잃는 건 받아들이는 듯 했지만, 사원증을 잃는 건 못 견디는 듯 했다. 사람들은 실직을 빈털터리 상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실직자들도 물론, 돈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한다.


실업의 덫

실업 급여는 실업의 고통을 완화할 수 있지만 분명 우리가 더 많은 실업자를 보유하게도 한다. 집세만 해결되면, 구직활동에 그렇게 열을 낼 필요가 없다. 첫 일자리 제안을 반드시 받아들일 필요도 없으며, 높은 임금이나 딱 맞는 조건을 위해 계약을 보류해도 된다.


낮은 임금이라도 받아들이는 게 현실적인 구직활동이지만, 망설이는 이유는 쉽게 알 수 있다. 모두가 우러러보던 상사가 새로운 산업분야에서는 요령을 배우는 부하직원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급여는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 우리가 봤듯, 경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쓸모없어진다. 관대해 보이는 정부지원은 사람들이 이성적인 단기 결정을 하게 해 재앙과 같은 장기 결과를 만든다.


도덕적 해이의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실업 수당이 나오는 동안 구직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실업상태를 유지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스스로, 모두가, 실업을 우리에게 일어난 최고의 일로 여기게 할까? 더 정확히,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희망을 잃고 겁에 질리기 전에 구직 시장에 뛰쳐나오도록 독려할까? 사람들이 실업 급여를 이용한다고 의심하는 대신, 대부분은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쉴 곳을 찾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실업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구직하며 느끼는 정신적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정부 정책은 이런 종류의 지원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도울 방법이 없다는 뜻은 아니며,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단기적인 걱정을 완화하고, 사람들이 이동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덴마크의 직업교육은 이 중 한 형태다. 덴마크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정책도 있다. 공공사업 촉진국의 주도로 임시직 채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장기 실업 기간에 활기를 불어넣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많은 사람의 고용을 지시한다. 이 일은 시간에 제약에 있기 때문에 몇 달 시행 후 실업률이 떨어지면 종료된다. 일반적인 일보다 급여도 적지만 고용의 상처를 예방하고 가볍게 하긴 충분하다.


슬프게도, 우리는 커다란 위기에 맞서 창조적인 생각을 하기를 너무 꺼리고 있다. 이 사실은 아무도 이 엄청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사실 창조적인 생각은 많은 대가를 치른다. 하지만 재앙이 닥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처벌

항상성의 중요함

자녀양육의 많은 부분은 사회가 따르는 규칙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이는 항상성을 뜻한다. 훌륭한 부모는 매번 규칙을 따른다. 피곤하거나, 불만이 쌓이거나, 정말 집에 가서 해열제를 먹어야 할 때라도 규칙을 따른다. 간혹 항복하는 게 쉬워 보이겠지만 그러면 당신과 당신의 아이는 대개 그 후 대가를 치르게 된다.


삶이 더 혼란해지면, 일관된 훈육에 집중하기 더 힘들어진다. 보수주의자들은 가난한 아이들은 엄하게 교육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많은 경우 가난한 아이들은 중산층의 공화당 지지자 자식들보다 더 엄한 교육을 받는다. 문제는, 그 교육을 지속해서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호관찰 제도에서, 부모의 참을성이 한계에 달하면 가혹한 처벌을 한다. 하지만 처벌이 무작위로 된다면,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까? 행동을 바꾸는 좋은 자극이 되지 못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심리학자들이 내적 통제력이라 부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체로 그 사람들은 결과가 자신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통제 범위에 대해 틀리더라도 미래에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다.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서는 소수의 사람만 일을 열심히 하고, 모두가 가난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이 이 말을 사실로 만들기 위해 충분히 노력을 기울인다.


처벌은 교육을 위함이지 복수를 위함이 아니다

개인의 삶에서, 주변에 수감자가 한 명, 한 명 늘게 되면 교도소에 간다는 생각을 일반화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사회에 재소자가 주로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이 교도소에 다녀온 경험이 있을 경우, 당신이 감옥에 가는 상황을 슬퍼해 주겠지만, 중범죄자로 생각하고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그 사람들이 감옥에서 나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잠재적 생산성이 있는 근로자가 범죄자가 되면 사회가 치르는 비용은 엄청나다. 법률집행에 직접적인 돈이 들고, 인간관계가 망가지며, 길거리를 다니는 게 더 무서워진다. 갱생은 징벌보다 친절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저렴하다. 다른 말로 간단히 하면,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응징하는 대신 지속적인 제재와 갱생의 강조를 통해 치료한다는 말이다.


모든 일이 항상 수정처럼 투명하지는 않지만,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원칙은 있다. 첫째로 우리가 살아가며 따르는 중요한 규칙 위반인 규범적 오류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하며, 그 대가는 가능한 즉각적이며 간략해야 한다. 잘못을 하면 아픔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심각한 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로, 처벌의 준비를 위해 잘못을 가려내는 일이 중요하다. 올바른 종류의 제재 시행에 백 번 중 한 번의 실수라도 생긴다면 그 이점은 사라진다. 세 번째는 때에 따라 베푸는 자비는 전혀 자비가 아니라는 점이다. 네 번째는 처벌은 반드시 과거가 아닌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관계를 끝내는 대신 지속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은 살면서 가장 지키기 힘든 원칙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신중하지 못해서, 혹은 판단 착오로 저지른 일이 아닌 잘못된 행동을 앙갚음 하는데 목말라 있는 고질적 특징이 있다. 적어도, 복수의 공포는 많은 나쁜 행동을 단념하게 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역효과가 더 자주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가 범법자들을 단념하게 하거나 벌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면, 우리 스스로 더 큰 비용을 짊어지게 될 것이다.



용서

왜 미국의 파산 제도는 이렇게 좋을까

대부분의 미국인은 미국의 제도가 얼마나 많이 관대한지 모르고 있다. 미국 파산 제도의 너그러움은 역사적 실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은 영국 파산법의 초기 단계를 계승했고, 헌법은 의회가 새 파산법을 만들 권한을 부여했다(토머스 제퍼슨을 포함한 몇몇 헌법 제정자들이 자산관리를 잘하지 못하거나 빚더미에 올랐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의회는 새 파산법을 만들 권한은 있었지만,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19세기가 끝날 무렵까지 영속적인 법의 초안도 처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의 첫 번째 공식 파산법은 세계의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 훨씬 관대해졌다.


유럽인들이 미국의 법이 너무 느슨하다고 이야기하면 미국인들은 충격을 받는다. 미국은 쉬운 파산을 허가하지만, 소수의 사람만 그 사실을 증명한다. 사장이 파산을 선고했다고 말한다면 직원들의 기분이 어떨지 상상해보자. 기분이 이상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일이 안전한지 궁금하지 않을까?


대중을 상대로 이야기한 경험을 비추어보면, 쉬운 파산법의 결과로 미국이 단연코 파산의 중심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사람들은 기뻐하지 않았다. 모든 곳에서 파산은 오명이고 치욕을 감내할 일이며 영원한 상처다. 이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나가게 될 확률이 높다. 사람들은 파산을 자주 선언하면 뭔가 아주 잘못되고 있는 표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매우 잘되고 있다는 신호다.


용서의 역설

물론, 갚을 수 없는 돈을 불합리하게 빌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유를 알기 위해, 빚보다 더 안 좋은 문제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 문제는 바로 노숙자들이다. 대부분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지속해서 약물남용을 하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사람들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치료에 저항하는 그리고 접근 곤란한 환자라 말한다.


몇 년간,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이 사람들이 치료를 받게 하는 데 집중했고, 이를 평생 살 집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제시했다. 많은 사람이 이 방식에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거절하는 사람은 의사와 복지사의 말을 듣지 않고 술을 마셨고, 허락된 쉼터에 머무는 대신 거리를 떠도는 상태로 지냈다. 길거리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최저점을 지나는 중이며, 회복되지 않는다.


1992년 뉴욕주의 보조금을 받아, 챔버리스는 집으로 가는 길을 만드는 일을 도왔다. 이 집 먼저 접근법은 널리 퍼져나갔고, 부시 정부의 상류층을 바꾸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현재 이에 관한 풍부한 자료가 생겼다. 이 자료들은 길거리에 노숙자들이 없어질 뿐 아니라 돈도 아끼게 해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용서는 놀라울 정도로 값이 쌌다. 길거리에 노숙자를 내버려두는 일이 놀라울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집 먼저의 성공은 우리가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상식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파괴적인 행동을 멈추게 강요하는 일보다 범법행위를 용서하는 일이 더 좋을 리 없다. 하지만 많은 미국 최고의 정책들을 그렇게 했다. 사람들이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심지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더라도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줬다. 이는 당혹스런 일이며, 우리가 가진 정의의 상식에 반한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스스로 이렇게 물어봐야 한다. 올바른 일을 원하는가 아니면 부자가 되길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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