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도시의 탄생

   
최은수
ǻ
매일경제신문사
   
15000
2009�� 02��



 ■ 책 소개
주거와 환경, 교육, 의료등 경쟁력을 나타내는 모든 요소가 다른 도시와 비교해 월등히 높아야 ‘명품 도시’란 말을 들을 수 있다. 매력 있는 도시는 바로 원심력과구심력을 갖춘 도시다. 돈과 상품, 인재가 전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원심력을 갖추고 인재와 돈이 몰려드는 구심력을 갖춘 도시, 이것이 바로 명품도시이며 넥스트 시티(Next City)다.

 

 

이 책은 명품 도시로 인정받고 있는 세계적 도시들의 공통점을 분석하고, 명품도시의 핵심요소를 이끌어냈다. "강국 건설의 3요소"와 맥을 함께 하는 "풍(豊, 풍요로움), 화(和, 융화와 조화 및 세계화), 격(格,품격)"을 강조한다. 그리고 갈수록 중요해지는 도시 경쟁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명품 도시가 창출해내는 경쟁력을 조명한다. 그리고 돈과 상품,인재를 글로벌 무대에 배출하고 해외투자와 글로벌 인재를 유치해 창출해내는 명품 도시의 원심력과 구심력의 현주소를 제시한다.


■ 저자 최은수
1993년부터매일경제에서 경제·금융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아시아 최대의 지식축제인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팀장과 지식경영 프로젝트 팀장을 거쳐 현재매일경제 증권부 팀장으로 자본시장을 취재하고 있다. 주로 국가경영과 기업경영 컨설팅을 통해 지식강국, 지식경영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경희대학교 영문과, 미국 미시간대학교 MBA(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전략 및 지식경영을 주제로 박사과정을 밟고있다. 한국 언론인 최초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2008년 12월 열린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 ClintonGlobal Initiative)’ 아시아 총회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2002년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결성을 주도해 청소년 금융교육에 불을지핀 경제교육전문가로, 미래경영 및 지식경영과 관련해 주요 대기업과 대학에 특강을 나가고 있다. 다채로운 기자활동으로 2007년 씨티 대한민국언론인상, 대통령 표창, 국방장관 표창, 행자부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현직 기자 최초로 고등학교 검인정 금융교과서로 사용 중인 『생활 속금융이야기』를 저술했다. 또한 경제경영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다보스 리포트 힘의 이동』을 비롯해 『미션 10만 달러』『부의 창조』 등 10여권을 펴낸 바 있다.


■ 차례
partⅠ 세계는 명품 도시 경쟁중

꿈의 희망 도시, 꾸리찌바 |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방갈로르 | 변화를 선도한 자유의 도시, 라이프치히 | 미래 도시,두바이 | 국제기구의 도시, 스위스 제네바 | 동남아시아의 성장 모델, 싱가포르 | 인간 중심의 도시 커뮤니티, 코펜하겐 | 예술의 도시,비엔나 | 세계 3대 축제 도시, 일본 삿포로 | 물의 도시, 베네치아 | 지식 도시, 핀란드 올루 | 세계적 산업메카, 스톡홀름 & |과학도시, 소피아 앙티폴리스 | 국제행사 세계 1위 도시, 파리 | 유럽의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 | 도시경관·디자인 1순위 도시,뉴욕


partⅡ 명품 도시의 시대
왜 명품도시가 논의되는가? | 명품 도시 시대의 도래 | 국가성장 이끄는 챔피언 도시 | 끝없이 진화하는 현대 도시 | 명품성 높이는 사회적 자본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다 | 시장의 리더십과 행정철학


partⅢ 원심력과 구심력의도시
원심력의 도시 | 구심력의 도시 | 네트워크 도시


partⅣ 명품 도시를 향하여
필요한전략: 혁신과 창의, 미래 도시 | 풍요로운 도시(豊) | 융화·글로벌화 도시(和) | 품격 높은도시(格)





명품 도시의 탄생


세계는 명품 도시 경쟁 중
꿈의 희망 도시, 꾸리찌바

브라질의 남서쪽 도시 꾸리찌바(Curitiba). 이곳은 ‘꿈의 희망 도시’라고 불리는 생태 도시다. 한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배우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된 곳이기도 하다. 1950~1960년대 초 급속한 인구 증가와 도시환경 문제로 고통받던 당시 인구 50만 명의 이 도시는 친환경 정책 실시로 인구 270만 명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어떻게 성장을 구가하며 ‘꿈의 도시’라는 타이틀까지 갖게 됐을까. 여기에는 주지사의 리더십, 시 정부의 도시관리 철학과 행정원칙, 창조적 아이디어의 도입이 큰 몫을 했다. 도시혁신을 이끄는 곳은 1965년 설립된 꾸리찌바의 도시계획연구소(IPPUC)로, 이곳은 꾸리찌바 도시 개발의 싱크탱크다. 도시를 개발하는 데에는 1964년 꾸리찌바 시청과 도시계획연구소의 전신인 ‘꾸리찌바 계획위원회’가 만든 ‘꾸리찌바 종합계획’이란 청사진이 지침서 역할을 했다. 이 청사진은 공공기관과 주민, 학생, 전문가의 참여로 완성됐으며 시는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종합계획’의 5원칙은 이렇다. 우선 도로망과 교통?토지 이용계획을 통합해 방사형의 도시성장 추세를 선형으로 바꾸는 것이다. 둘째, 중심지역의 탈 혼잡과 역사 중심지를 보존하는 것이다. 셋째, 인구의 통제와 관리다. 넷째, 도시개발에 대한 시 정부의 경제적 지원이다. 다섯째, 하부구조의 개선이다. 주민 동의를 얻은 이 같은 원칙의 집행은 꾸리찌바를 꿈의 희망 도시로 바꿔놓았다.


합리적이고 창조적인 도시설계는 한 도시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꾸리찌바 종합계획’을 통해 꾸리찌바는 지속가능한 사회,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실천해갔다. 이 같은 계획이 주민들의 지지를 얻으면서 꾸리찌바에는 ‘4차원 혁명’이 일어났다. ‘물리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4분야에서의 혁명이 도시의 빠른 성장을 이끌어줬다.


우선 물리적 변화를 들여다보자. 시 정부는 맨 먼저 대중교통체계 개선을 위해 두 개의 간선 교통축과 이와 관련된 하부 구조를 개발했다. 공원, 자전거 도로,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보행자 도로망을 연결해 공공광장을 건설했다. 차량용 교통망은 간선 교통축을 따라 확대했다. 이 같은 변화가 이뤄지자 보행자들이 주요 보행자 중심 도로와 역사 중심지를 이용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공원과 녹지가 늘면서 강과 수자원 보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물리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자 이어 경제적인 혁명이 일어났다. 반환경적인 공업단지가 친환경의 녹색 공업단지로 변하기 시작했다. 경제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도시는 지속적으로 발전가능한, 고용과 소득이 창출되는 도시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곧이어 나타난 것이 사회적 변화다. 시 정부는 물리적 변화에서 경제적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올바른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교육, 주택, 보건, 어린이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확대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변화에 이어 문화적 혁명이 일어났다. 폐쇄적이고 불신에 가득 찼던 꾸리찌바 시민들이 생태혁명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참여했으며, 역사적 건물과 문화유산의 보존에 앞장섰다. 도시의 품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물리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4차원의 혁명, 이것은 꾸리찌바 도시 개발의 원천인 시민 중심의 행정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도시개발 과정에는 반드시 주민 의견이 1순위였다. 이러한 정책이 효과를 보이자, 브라질은 2001년부터 전국적으로 도시계획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저비용 행정’의 구현은 시민들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커다란 원동력이 됐다. 돈 문제로 해결하기 힘든 과제는 시청과 시민들의 창조적 발상에 의해 해결됐다. 돈이 있어야 반드시 행정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이곳 꾸리찌바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기댈 곳이 없으면 ‘창조적 아이디어’에 의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우주가 되고자 한다면 당신의 마을을 노래하라. 이는 문학에서도 진리이고, 음악에서도 진리이다. 그리고 도시에서도 역시 진리가 된다. 당신은 당신의 마을을 알아야만 하고 사랑해야만 한다.” 이 말을 곰곰이 되씹으면 앞으로 우리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명품 도시를 만들 수 있을지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예술의 도시, 비엔나
2000년의 역사를 지닌 오래된 도시 비엔나는 ‘음악의 도시’라는 명성을 활용해 도시를 마케팅하고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심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매일 밤마다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연주회가 바로 그것이다. 예술을 앞세운 ‘격(格)’의 전략으로 도시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 정부는 지리적인 이점을 도시 발전으로 연결시켰다. 동서유럽을 연결하는 가교로서 비엔나를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비엔나는 동유럽으로 진출하려는 다국적 기업의 본거지가 됐다. 나아가 과감한 개방정책으로 국제기구의 본산으로서 비엔나를 발전시켰다. 이로 인해 비엔나는 유엔 산하 국제기관들이 모여 있는 국제적 요충지로 이름 높다. 그리고 시 정부는 비엔나 중심가를 고품질의 물건을 파는 쇼핑 중심지로 만들었다.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이곳은 세계 유명 디자이너의 숍과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골동품, 재미있고 앙증맞은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 또한 즐비하다.

음악과 커피, 예술의 도시에 걸맞게 시 정부는 비엔나를 완전히 리모델링했다. 리모델링의 핵심은 ‘도시 디자인’, 품격 도시 전략이다. 디자인이 도시의 테마가 되면서 비엔나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건축의 도시로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스피텔라우(Spittelau) 쓰레기 소각장은 아예 비엔나의 상징‘이 됐다. 소각장 자체가 도심 한복판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 같은 혐오시설이 도심 한가운데 세워질 수 있었을까. 바로 ‘건축 디자인’ 때문이다. 건물을 설계?디자인한 훈더트바서는 환경오염이 대기오염뿐 아니라 보기에 흉한 것도 ‘시각적인 환경오염’이라 생각하여 건물의 외관은 물론, 쓰레기 소각 기능을 친환경적으로 고안했다.


최신 소각장비와 정화기술을 구비,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먼저 도시 각지에서 모아진 쓰레기를 6,000도의 고온에서 태운다. 7번에 걸쳐 유해가스를 걸러낸 후, 쓰레기를 태운 열 에너지는 각 가정의 난방 에너지로 사용된다. 이 모든 과정은 원격 조정으로 이뤄지고, 다양한 필터 시스템이 배기가스 중의 유해물질을 최소화한다. 그 결과 소각장은 냄새 나지 않는 곳이 됐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장소가 됐다. 그리고 이 소각장은 시의 명물이 되어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명품 도시의 시대
왜 명품 도시가 논의되는가?

21세기에는 부의 창출 원동력이 기술과 기능에서 지식, 예술, 감성으로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눈에 보이는 유형 자산의 가치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 자산의 가치, 즉 디자인이나 브랜드, 스토리텔링 등의 가치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명품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면서 명품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보통 도시의 시대가 가고 명품 도시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더 높은 욕구를 추구하게 돼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설은 인간의 동기 유발을 위해 어떤 것들이 선행돼야 할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5단계의 욕망을 추구하면서 살고 있으며 이것은 생활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화하게 된다. 사람들은 가장 기본적으로 생물학적(Physiolocical) 욕구를 추구한다.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것을 추구하는 단계다. 그리고 본능적인 생물학적 욕구를 충족한 사람은 누구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된다. 이것이 안전(safety)에 대한 욕구다.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된 뒤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사회적(social)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칭찬, 그리고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이 단계가 바로 존경(Esteem)에 대한 욕구다. 더불어 살고 싶어 하는 융화의 ‘화(和)’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는 무엇일까? 매슬로우는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의 욕구가 최상위 인간의 욕구라고 강조한다. 이 단계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표현하고 싶어 한다.


명품은 ‘특별함’이 있는 상품을 일컫는다. 이들 특별한 상품은 브랜드 파워, 명성, 품질, 서비스, 전통, 장인정신, 고가, 희소성 등의 공통점이 있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의식주가 해결되는 경제 도시, 안전이 보장되는 도시, 더불어 사는 복지 도시, 모두가 존경받는 도시, 문화와 배려가 살아 있는 품격의 도시가 명품성을 인정받게 된다. 이러한 5가지 요소를 지닌 도시가 바로 명품 도시, 다음 단계의 미래 도시(Next City)로 부상할 수 있다. 5요소는 풍요, 융화, 품격, 즉 풍(豊), 화(和), 격(格)‘의 3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명품 도시는 잘사는 도시(豊)여야 하며, 동시에 더불어 사는 도시(和)여야 한다. 나아가 품격 있는 도시(格)여야 한다. 명품 도시는 시민이 추구하는 총체적인 삶의 질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비전을 제시해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서의 매력을 갖춰야 한다. 매력 있는 도시는 바로 원심력과 구심력을 갖춘 도시다. 돈과 상품, 인재가 전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원심력을 갖추고 인재와 돈이 몰려드는 구심력을 갖춘 도시, 이것이 바로 명품 도시이며 넥스트 시티(Next City)다.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다
도시가 대형화하면서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나아가 지역의 경쟁력이 세계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도시가 발전하려면 지역기업의 세계화가 이뤄져야 하고 세계 시장에서 뛸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 기업들은 창출한 이익을 재투자해 생산을 유발하고 고용을 창출해 경제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경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근 도시와 기업이 힘을 합치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국가 아닌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적 공간 단위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무역장벽이 낮아지면서 경쟁구도가 국가에서 도시, 더 나아가 ‘대도시권’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공항, 항만 등의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춘 도시를 중심으로 생활권이 확대되고 있어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행정구역 개편도 필요하게 됐다. 또한 ‘지식의 대통합’, 즉 통섭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 유기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각 도시별로 특화산업을 육성하기보다는 광역 도시권으로 경제권을 묶어 개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헤이그, 유트레히트시 등 주요 도시를 잇는 란드스타트(Randstad)가 대표적인 사례다. 란드스타트는 네덜란드의 문화, 경제, 정치 등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지역은 도시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곳이고, 인프라도 가장 많이 집중된 곳이다. 스키폴 공항과 로테르담항이 모두 이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네덜란드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이 이 지역에서 창출되고 있다.


이들 4개 도시는 각각의 도시가 갖는 특성을 살리면서 시너지효과를 추구함으로써 상생의 협력 시스템을 만들었다. 중복 투자를 하지 않고 도시가 가진 장점을 서로 활용해 발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도시 통합으로 란드스타트는 유럽 내 5위 경제권으로 발전했다.


최근 들어 아시아 국가들도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 거대 도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경제특구인 선전시는 홍콩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과 선전이 통합되면 서울시 면적(605㎢)의 6배가 넘는 3,200㎢의 거대 도시가 된다. 아시아 최대 금융허브인 홍콩과 중국의 경제특구 1호인 선전이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전의 제조업과 홍콩의 금융이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과 카지노관광 산업의 메카인 마카오, 그리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 광둥성 내 도시들이 거대 경제권으로 통합된다. 이들 지역은 ‘한 시간 경제권’으로 연결되어 아시아 최대의 경제 클러스터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중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상하이 주변 도시 16개를 통합해 상하이 메갈로폴리스를 만들 예정이다. 인구 1억 3,800만 명, 서울 땅 크기의 357배에 달하는 거대 공업 도시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는 상하이 일대를 2시간 경제권으로 묶고 연관산업을 특정 지역에 집중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한국도 이러한 도시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선 광역 도시를 한데 묶어 개발하는 ‘메갈로폴리스’를 만들어야 한다. 인천이 서울과 같은 생활권에 있는 만큼 정부는 경인운하부터 연결해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인천-개성을 삼각 경제벨트로 발전시켜야 한다. 서울과 인천의 통합은 서울과 대한민국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며 좁은 땅을 효율적으로 개발해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중복 투자에 따른 예산낭비를 막고 국토 효율성 측면에서도 수도권 개발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원심력과 구심력의 도시
원심력의 도시

원심력이란 원운동을 하고 있는 물체에 나타나는 관성력으로 원의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힘을 말한다. 원심력의 도시란 한마디로 글로벌 도시를 말한다. 즉 전 세계의 도시와 손을 잡고 도시에서 만든 상품을 글로벌 무대로 내보낼 수 잇는 파워를 갖춘 도시를 말한다. 원심력의 도시는 나아가 글로벌 무대에 자금을 투자하고 인재를 육성해 전 세계로 내보내 국부창출에 앞장서는 도시를 일컫는다. 즉 명품 도시의 두 번째, ‘화(和)’의 도시다.


- 원심력? 구심력의 실천장, 방갈로르
국가 차원에서 힘의 이동이 진행되고 있다. 권력이 중앙 정부에서 지방 정부로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권력 분산의 증거는 도시가 하나의기본적인 경제 단위(Economic Unit)로 출몰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화는 선진국이나 개도국 모두에서 21세기의 징표가 됐으며, 도시는 경제성장과 혁신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지식집약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어떤 도시들은 자본과 인재를 갖춘 곳의 대명사로 통한다. 대표적인 곳이 인도의 실리콘밸리, 방갈로르다.


이곳은 한마디로 ‘원심력의 도시’다. IT의 산실인 방갈로르에서 일정 기간 숙련을 쌓은 전문가는 전 세계로 팔려나간다. 능력 있는 인재들은 자신의 능력을 펼 수 있는 곳이라면 전 세계 어디든지 달려간다. 또한 전 세계 기업들은 이들을 뒤도 보지 않고 데려다 활용한다. 그만큼 이곳 지방 정부는 인재들이 전 세계 무대로 나가 뛸 수 있는 전문적인 능력을 충실히 배양해주고 있다.


방갈로르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주도(州都)로 정보기술 산업의 메카로 통하는 곳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테크놀로지 클러스터다. 인도 전체 IT 인력의 3분의 1로 추정되는 40만여 명의 종사자들이 1,600여 개의 IT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방갈로르시에서만 매년 3만여 명의 공과대생이 배출돼 전 세계 IT 인력의 조달창구가 되고 있다.


인도의 글로벌 서비스 분야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바로 방갈로르 같은 인도의 ‘원심력의 도시’들이 만들어내는 인재 경쟁력에서 나온다. 인도의 IT 도시들은 매년 30만 명씩 숙련된 기술 인력을 배출해 이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바야흐로 세계는 패러다임 시프트(Shift)의 한가운데 놓여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값싼 신규 노동력을 찾아 국경을 넘나드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시대를 맞아 인도의 젊은이들은 인도라는 국가를 초월해 글로벌 경제의 주역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들은 언어 문제가 없고 시대가 요구하는 정보기술을 마스터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인재들이다. 한국의 도시 정부는 지역 학생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어떤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인도는 매달 세계에 수천만 명의 기술 인력을 공급, 인도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인도와 중국 경제의 부상과 함께 아시아의 신흥 대기업들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급성장한 이들 기업은 세계의 기업 판도를 바꿔놓고 있으며 새로운 경쟁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를 무대로 뛰던 기업들이 시 정부와 파트너십을 이뤄 전 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대, 도시는 관내 기업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방 정부의 시각에서, 대한민국의 틀 속에서 생각하고 해법을 찾는 방법은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없다. 우리 지역, 우리 국가라는 테두리 속에 갇힌 고루한 사고의 관행을 버려야 한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활동무대의 원심력을 무한대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활동무대를 땅 위에 국한하지 않고 땅속으로, 하늘로, 바다로, 강으로, 해외로 무한정 확대해야 한다. 15세기 세계를 제패했던 포르투갈의 국토면적은 10만㎢로 남한 면적보다 작았다. 20세기 전 세계를 지배했던 영국은 남북한을 합친 면적과 비슷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본국 영토의 100배, 영국의 본국 면적의 150배를 지배했다. 바로 시야를 세계로 확대해 경제영토를 전 세계로 넓혔기 때문이다. 시 정부도 남한이란 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밖을 봐야 한다. 가깝게는 북한과 중국의 도시, 넓게는 전 세계 도시가 그 무대다.



명품 도시를 향하여
필요한 전략: 혁신과 창의, 미래 도시

- 시민의 희망, 환경수도의 비전
세계적인 일류 도시로 도약하려면 도시가 지향하는 정신이 있어야 하며 시민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최초의 계획 도시에서 출발해 ‘지방자치경쟁력 1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대한민국 명품 도시, 일류 도시로의 비전을 향해 뛰고 있는 창원시는 2006년 11월 2일 ‘대한민국 환경수도’의 비전을 선포했다. ‘환경수도 선언문’에서 창원시는 물과 바람이 순환하는 도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도시, 에너지와 자원 순환형 도시, 시민과 함께 하는 선진환경 도시의 4대 목표를 설정했다. 이 같은 비전은 시민들을 ‘생태 도시 구현’을 향해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전거 타기를 생활하고, 관내 기업들은 2015년까지 역내총생산량(GRDP)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35%가량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수도’는 도시 전체를 자연과 사람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시민이 주인인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녹색환경은 ‘품격도시’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 시민 스스로 문제를 풀게 하라
창원시는 한때 관내 82개 단지, 2만 5,000여 세대의 노후?불량주택의 개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골치를 앓았다. 입주민과 시 정부의 기본적인 생각이 달라 갈등이 심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고층?고밀도의 재건축을 끊임없이 요구한 반면 시 정부는 도시 전체의 쾌적하고 아름다운 주거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재건축 조합, 시민단체, 시의회, 아파트 주민대표가 추천한 민간 전문가 9명과 시 공무원이 참여해 오랜 기간의 난상토론 끝에 결국 건전한 도시발전과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미래를 대비한 도시 개발, 도시 전체 경관 향상 쪽으로 결론이 모아졌다. 이 결론에 따라 ‘민관협의회’는 자율적으로 1:1 재건축, 재건축의 층수와 용적률 범위 등을 결정했다. 창원시는 이를 바탕으로 2006년 6월 ‘도시?주거환경 정비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주민 스스로 결정한 합의안은 지금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 소호천국을 만든 민관협치의 ‘미타카 프로젝트’
일본 미타카 시는 민관협치를 뜻하는 ‘마치즈쿠리(마을 조성)’의 힘으로 새롭게 탄생한 도시다. 미타카시에는 1998년에 제정된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에 따라 ‘특정비영리활동법인(NPO)이 생겨났다. 이들로 구성된 민관파트너십은 미타카시를 소호(SOHO) 천국으로 만들었다. 이른바 ’소호 도시 미타카 프로젝트(SOHO City Mitaka Project)가 바로 그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을 만들어내기 위해 미타카시는 산업 활성화와 도시 개발을 통합적으로 추진했다. 이어 도시의 미래상을 소호 근로자들을 지식자산이자 지역사회의 발전을 선도할 생태계로 설정하고, 이를 만드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미타카 시 정부와 주민들은 도시를 ‘지식창조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 지식 근로자들이 몰려들 것이고 지역의 젊은이들이 지식근로자로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에 법인은 미타카 시를 ’지식창조 클러스터‘로 변신시키는 작업을 벌였다. 해법은 도시를 소호 종사자들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사용되지 않은 주차장 철거지에 본사 빌딩인 ’미타카 산업 플라자‘를 세웠다. 동시에 소호사업지원 시설, 인터넷 카페, 지역 정보센터, PC 스쿨, 대여 회의실, 음식점이나 상가 등을 갖춰 마치즈쿠리의 중심 거점과 수익 사업을 동시에 실현했다.


다음으로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밀착형 인터넷 쇼핑몰 ‘미타카몰(Mitaka-mall)을 만들었다. 나아가 지역 소재 시민단체들에 대한 지원이나 네트워크화를 촉진시켰다. ’미치즈쿠리 워크숍‘을 열어 지역의 환경문제나 복지제도, 교육제도 등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토론하며 효율적인 해법을 찾았다. 그리고 시민주택이나 주차장, 지역농원, 공원, 커뮤니티센터 등을 수탁관리하거나 자원봉사 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수익을 창출해냈다. 주차장 관리, 공공시설의 운영이나 미술관의 티켓 판매 대행, 소호 지원이나 쇼핑몰 운영 등을 통해 흑자경영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 유니버셜 디자인이 탄생시킨 ‘무장애 도시’
새로운 도시 공간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른바 ‘무장애 공간’이 바로 그것이다. 정상인이나 장애인이나 도시의 불편한 설계로 일상생활에 불편이 뒤따라서는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도시 설계와 관련해 유니버설 디자인(UD)이라는 콘셉트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환경 속에서 활동의 불편을 겪는 모두를 대상으로 차별 없는 무장애 공간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도시가 새롭게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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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불편한 요소가 너무나 많다. 교통신호 체계부터 공공시설물의 무계획적인 설계, 자전거를 탈 수 없는 도로, 인도가 없는 도로, 노인이 오르기에 가파른 계단, 사고를 유발하는 비탈길, 알 수 없는 표지판, 잘못 설계된 도로 등과 같은 것들이 생활의 불편과 사고를 유발하는 요소들이다. 아이들 손에 닿지 않는 승강기의 조작판, 장애인이 갈 수 없는 도로, 유모차를 밀고 다니기 불편한 시설 등 모두 새로운 환경을 살린 디자인이 필요하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