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하늘과 땅을 잇는 무대 위에서
고향 없는 예술가, 구름이 부르는 예술의 변주곡
헤세의 시선에 담긴 구름에는 소년 시절의 상실, 방랑자의 지친 발걸음, 계절이 가을로 기울며 드리우는 죽음의 그림자가 겹쳐 있다. 헤세는 고통과 혼란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를 향해 손을 뻗는 인물이었다. 그는 삶에 초연하지 않았고, 매 순간 고뇌의 끝에 구름을 두었다. “너희 방랑자들이여!?우리 또한 방랑자이니.” 이 부름에는 부드러운 동경이 아니라, 돌아갈 수 없는 고향과 잃어버린 시간을 향한 절박함이 스며 있다. “형태도 머무름도 없는” 구름은 헤세의 또 다른 자아였다. 폭풍 같은 세월을 버텨 온 헤세는 구름을 통해 자신을 초월적 차원, 즉 바람(wish) 너머의 궁극적 존재와 연결하려 했다.
■ 저자 헤르만 헤세
1877년 7월 2일, 독일 뷔르템베르크주 칼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는 선교사였고, 어머니 마리 군데르트는 저명한 인도학자이자 선교사의 딸이었다. 1904년 첫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고 연이어 대표작 『수레바퀴 아래서』를 발표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은 이듬해 『데미안』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발표했고, 이후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품들을 써냈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작품이 독일에서 출판 금지되었으나 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46년에 재개되었고 그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두 번의 전쟁, 세 번의 결혼을 경험하며 정원과 화폭을 벗 삼았던 헤세는 1962년 8월 9일, 스위스 루가노주 몬타뇰라에서 85세로 생을 마감했다.
■ 엮음 폴커 미헬스
1943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의학과 심리학을 공부한 뒤 1969년 독일의 주어캄프와 인젤 출판사에 입사하여 독일문학 전문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동시대와 과거의 많은 작가의 원고를 펴내는 일에 헌신했으며, 특히 헤르만 헤세의 작품과 편지들에 깊이 천착하여 헤세의 문학적·예술적 유산을 백 가지가 넘는 주제로 분류하여 책을 펴냈다. 2005년에는 직접 편집한 스무 권의 헤세 전집 발간을 완료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그가 엮은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화가 헤세》, 《헤르만 헤세, 내게 손을 내밀다: 영혼을 울리는 치유의 메시지》, 《헤르만 헤세의 사랑, 예술, 인생》, 《어쩌면 괜찮은 나이: 오십 이후의 삶, 죽음, 그리고 사랑》,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등의 도서가 소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 역자 박종대
성균관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표층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환경을 위해 어디까지 현실적인 욕망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신을 위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 이기주의자가 꿈이다. 지금껏 『위대한 패배자』 『데미안』 『우연한 불행』 『늑대의 시간』 『메르켈의 자유』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어느 독일인의 삶』,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