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여성 청소노동자의 순수한 인간적 기록
작가는 1957년 이혼하고 다섯 아이의 엄마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오랫동안 청소노동자로 일했다. 비록 청소노동자라는 낮은 사회적 계급에 속했으나 교육 열망이 높았으며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얀 뮈달, 알베르 카뮈, 이바르 루유한손, 하리 마틴손 등의 작품을 읽으며 문학적 지평을 넓혔고 문학을 통해 자긍심을 키웠다.
“만일 사람마다 삶을 살아갈 힘이 있어야 한다면 자기를 위해 길을 밝혀줄 불빛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내 빛은 오랫동안 작가 하리 마틴손이었다. 마틴손은 굴욕을 견뎌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 역시 굴욕을 이겨낼 것이다……. 마틴손은 저 밖에 서서 부자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러므로 나 역시 밖에서 그 일을 해낼 것이다. 마틴손은 무기력해지지 않고 가장 비천한 일들을 해냈다. 따라서 나 역시 청소용 양동이에 익사하지 않고 내가 맡은 청소부 일을 해낼 것이다.”
그와 동시에 “내가 아는 가장 재미있는 일은 글을 쓰는 것이다. 할말이 없어도 잠시 쉬는 시간이 생기면 나는 얼른 종이와 펜을 잡는다.”라고 할 만큼 청소노동자로서의 고단한 삶을 글쓰기를 통해 위안을 받았다. 이는 일상의 우울함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일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나는 일기를 계속 쓴다. 내가 글을 쓸 수 있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내 삶은 좀더 편안해질 것이다.”
■ 저자 마이아 에켈뢰브
1918년 스웨덴 중서부 칼스쿠가에서 태어났다. 6년 초등과정을 마치고 야간학교 강의를 통해 더 많은 교육을 받았다. 1940년에 굴착기 작업자 토슈텐 에켈뢰브와 결혼하여 5남매를 두었으나 1957년에 이혼했다.
1970년 52세에 일기소설로 데뷔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오랫동안 청소노동자로 일했다. 스웨덴의 유명 출판사 라벤 오크 셰그렌의 ‘정치소설 공모전’에 그동안 썼던 일기로 응모하여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어 출간된 책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출판사와 평론가, 일반 독자층은 이런 저임금노동자의 일상을 현대적으로 그린 다큐멘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1970년 초판 발행 연도에만 6판이 인쇄되었고 총 3만 5000권이 팔리면서 스웨덴 10대 베스트셀러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핀란드어, 페르시아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일상의 우울함에도 불구하고 에켈뢰브의 묘사는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 여러 면에서 이는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억압된 잠재력에 대한 노동운동, 좌파운동, 여성운동의 관점을 반영한다. 고된 노동에도 에켈뢰브는 사회 과목과 스웨덴어 과목 야간 수업을 들으며 꾸준히 책을 읽으며 문학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얻었다. 그녀는 교육에 대한 열망이 높았으며 낮은 사회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문학을 통해 그녀는 자긍심, 확신, 능력을 키웠고 사회적 일원으로서 시간과 대륙을 초월하는 사회적 참여에 동참했다.
1987년 스웨덴노동조합총연맹이 주관하는 문학상인 ‘이바르 루유한손 상’을 받았다.
1989년 칼스쿠가에서 사망했고 2019년 30주기를 맞아 그녀의 이름을 딴 ‘마이아 에켈뢰브 광장’이 칼스쿠가에 생겼다.
■ 역자 이유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와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 문화비교학과에서 문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의 문학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독일의 가을』,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혜성이 다가온다』, 『마법사의 잃어버린 모자』, 『보이지 않는 아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