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단식 일기

   
서박하
ǻ
휴머니스트
   
16000
2022�� 07��



■ 책 소개


『소비단식 일기』,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제9회 대상 수상작!

어느 날 내가 어디에 썼는지 기억도 안 나는 카드값을 받아든다면? 그런데 그것이 전부 내가 쓴 것이 맞다면? 온갖 재테크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작가는 카드명세서를 받아들고는 충격을 받아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 소비단식에 뛰어듭니다.

그 2년간의 치열한 기록을 책으로 묶었습니다!

5천 800여 편, 역대 최대 규모의 응모작이 접수된 브런치북 출판 브로젝트의 대상 수상작입니다. 수천 편의 원고 중 자기만의 방 에디터들이 뽑은 단 하나의 작품이에요. 치솟는 물가, 경제 불황이 이어지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를 끊고 자신의 삶을 가볍게 만들어가는 생생한 이야기가 나의 생활을 돌볼 새로운 작은 돌파구이자 힌트가 되어줄 거예요.

소비를 끊었다, 삶이 가벼워졌다

소비단식(spending fast)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소비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작가 애나 뉴얼 존스가 처음 제안한 방법으로, 1년 정도 기간을 정해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음식과 옷, 난방비 등 이외에는 일절 돈을 쓰지 않는 것이죠. 국내에서도 절약을 위한 재테크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도전을 성공하고 빚을 다 갚게 되는 성공담이 아닙니다. 소비단식은 순탄치 않고, 여러 번 넘어집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는 치열한 스스로와의 싸움이 담겨 있어요. 덕분에 소비단식을 처음 도전하는 사람은 물론 실패했던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노하우와 팁이 가득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소비단식을 이어간 결과, 생활은 물론 몸과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빚을 다 갚았으며, 정기적인 수입도 생겼죠. 불안하던 마음은 건강해졌으며, 있어 보이기 위해 했던 소비에서 벗어나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졌습니다. 무엇보다 소비에 중독되었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돌보며 건강한 소비습관을 만들어갑니다. 삶에 불필요한 것은 덜어지고 온전한 나만의 모습만이 남는 것이죠. 작가님은 말합니다. 무거워서 숨쉬기 어려웠던 삶이 가벼워졌다라고요.

소비를 줄이는 건 불행할까? 나, 그리고 소비사회에 던지는 작은 질문

이 책에 마침표만큼이나 많이 등장하는 부호는 물음표입니다. 작가님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이걸 왜 샀을까? 이게 정말 필요할까? 내가 이렇게나 소비를 했던 이유는 뭐지? 소비를 쫓고,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며 우울과 불안으로 빈 마음을 자신에게는 가장 쉬운 소비라는 성취로 채우려 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물음표는 점차 확장됩니다. 마음은 물질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걸까?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건 정말 필요하기 때문일까?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회 때문일까? 이걸 사야 행복하다고,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소비사회에 살고 있음을 깨닫고 제로웨이스트, 윤리적 소비, 채식 등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그 질문과 탐구의 기록, 소비단식 팁은 발견 노트 코너에 정리되어 있어요. 뿐만 아니라 도전을 마친 뒤에도 건강한 소비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유지의 기술은 물론 소비단식을 처음 도전하는 분들이 궁금할 수 있는 질문과 답을 담은 Q&A도 담았습니다.

작가님은 책 속에서 “소비단식을 하는 조심스러운 생활 속에도 행복한 순간들이 곳곳에 있다”고 말합니다. 소비를 줄이는 삶은 결코 불행하지 않습니다. 소비를 끊고 자신과 그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님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우리도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거예요. 소비사회 속에서 나는 어디에 서 있는지를요. 소비단식을 통해 나의 생활, 삶을 가볍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 저자 서박하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스스로는 재테크와 거리가 멀다고 느낀다. 어느 날, 카드값 청구서를 받고 충격을 받아 생존에 필요한 것 외에 아무것도 사지 않는 도전인 소비단식을 시작, 그 기록을 남겼다. 정말 불가능할 것 같은 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조금씩 나아지며 결국 변화할 수 있음을 소비단식을 통해 경험했다. 한국에서 케냐로, 그리고 다시 카메룬으로 향하게 되면서 소비사회에 대해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브런치 brunch.co.kr/@seoparkha

■ 차례
+ 0 [프롤로그] 카드값이 500만 원이라니
Part - 1 소비단식을 시작하다
+ 1 [결심과 원칙 세우기] 소비사회를 거슬러 오르는 한 마리 연어처럼
+ 2 [나의 상황 직시] 나는 빚이 1,600만 원 있다
+ 3 [우울과 소비의 상관관계] 나는 우울할 때 카드를 긁어
+ 4 [소비하지 않는 기쁨 찾기] 소비 요정의 무지출데이
+ 5 [요요 현상] 소비단식에도 요요가 오다니
+ 6 [추가된 몇 가지 원칙들] 소비단식에도 치팅이 필요해
+ 7 [허들 만들기] 결제는 어려울수록, 소비는 미룰수록 좋다
+ 8 [반소비주의] 이 물건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

Part - 2 나를 발견하다
+ 1 [자리 잡기] 카드값이 5분의1로 줄었다
+ 2 [옷 사지 않기] 종이 인형 오리기에서 파워포인트까지
+ 3 [스타벅스 끊기]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요
+ 4 [쇼핑앱 중독에서 벗어나기] 내일 당장 쿠팡이 오지 않아도 괜찮아
+ 5 [책 정리하기] 책을 팔아 떡볶이를 사 먹었다
+ 6 [식비 줄이기] 가진 것에 감사하기
+ 7 [글쓰기] 돈 쓰고 싶을 때 글을 쓴 이야기
+ 8 [소소한 소비의 기쁨과 위험] 올해는 다이어리를 사지 않기로 했다
+ 9 [자기계발 비용] 자기계발 중독자의 최후
+ 10 [윤리적 소비] 채식 그리고 소비단식
+ 11 [관계와 소비단식] 마음을 돈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
+ 12 [내면 아이 보듬기] 사실 이건 엄마가 가지고 싶어서 사는 거야
+ 13 [6개월 중간 정산] 카드값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Part - 3 소비사회를 벗어나다
+ 1 [나이로비로 가다] 1년에 로션이 몇 통이나 필요할까
+ 2 [내 모습으로 살아갈 용기]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
+ 3 [감사일기] 다섯 개의 충전기를 바라보며
+ 4 [정체성과 소비] 나이로비에서 돈을 쓰지 않는 이유
+ 5 [이사하기] 소비하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6 [빚으로 투자하기] 빚 갚으려다 빚 늘어난 이야기
+ 7 [대출상환] 도대체 나는 왜 그랬을까
+ 8 [경제적 자유] 대출이 0원이 되던 날
+ 9 [저축] 티끌이 쌓이면 티끌?
+ 10 [소비단식 결산]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

Ending page 유지의 기술
+ 1 [예산 지키기] 예산은 중요하다
+ 2 [논리 점검] 필요를 만들어내지 않기
+ 3 [작은 성취 만들기]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 4 [에필로그] QnA

참고자료

 




소비단식 일기


프롤로그 - 카드값이 500만 원이라니

카드 한도의 90퍼센트를 초과했다는 문자가 왔다. 벌써? 한도는 500만 원, 90퍼센트라 함은, 내가 450만 원을 긁었다는 뜻이다. 이용내역을 확인하려다 그냥 카드 앱을 지워버리고 말았다. 아, 모르겠다. 누워서 모바일 북클럽에 접속했다. 재테크 분야를 클릭했다. 한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빚을 다 갚았다’ 지은이는 애나뉴얼 존스. 아, 이 얼마나 강렬한 제목인가.


작가는 잘못된 소비습관으로 인해 일을 해도 빚을 다 갚지 못했으나, 1년간 ‘소비단식’이라는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직업까지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소비단식이 뭐지? ‘소비단식(spending fast)’이란, 말 그대로 ‘소비를 중단하는 것’이다. 1년 정도 기간을 정해서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일절 돈을 쓰지 않는 것. 아, 나에게는 소비단식이 필요했구나. 2020년 2월 20일, 소비단식은 이렇게 갑자기 시작되었다.



소비단식을 시작하다

결심과 원칙 세우기 - 소비사회를 거슬러 오르는 한 마리 연어처럼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살지 못했다. 나의 과소비의 역사는 길고도 길다. 가족에게 피해도 많이 끼쳤다. 지출을 줄여보려고 늘 다짐했다. 하지만 매달 스타벅스 충전액은 30만 원이 넘고, 매장에서 눈이 뒤집혀 사들인 옷은 태그도 떼지 않은 채 옷장에 처박혀 있다. 이번 달 카드값만 생각하면 기분이 아득해진다. 월급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 그냥 아무것도 사지말자.


“2020년 2월 20일 시작, 2021년 2월 19일로 종료. 1년간의 무소비 생활에 도전한다.”


그래도 정말 아무것도 사지 않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몇 가지 원칙을 정했다.


하나, 나 자신만을 위한 소비는 하지 않는다.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산다. 둘, 생필품은 산다. 단 정말 다 쓰고 하나도 남지 않았을 때 딱 하나만 산다. 셋, 누군가를 만날 때는 쓴다. 넷,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반소비주의 - 이 물건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

얼마 전부터 우연히 비누 하나로만 씻기 시작했다. 의외로 충분했다. 그러자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은 정말 꼭 필요해서 산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언제부터 누구의 영향을 받아, 어떤 방법으로 인해 이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 것일까? 과연 지금껏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온전한 ‘내 생각’이었을까? 이렇게 보니 주변의 모든 물건들이 생경하게 느껴졌다.


신발장만 봐도 그렇다. 왜 이 많은 신발들이 필요하다고 느낀 걸까? 그 외에도 똑같은 기능을 하는 물건이 주변에 가득하다. 반소비주의(anti-consumerism), 소비사회의 흐름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자 운동이다. 반소비주의는 물건, 물질을 계속해서 사고 소비하는 ‘소비주의’에 반대하며, 광고가 소비주의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고 여긴다.

우리 주변의 광고들은 인간의 행복과 상품을 강하게 연결한다. 이 제품을 쓰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약속한다. 익명성이 너무도 강한 세상인지라 타인을 만나면 결국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세상에서 보이는 것, 소유한 것, 내가 사는 곳은 하나의 정체성이 되어버렸다. 이 흐름은 정말 올바른 것일까? 당장 정답을 알 수 없지만 나는 소비하지 않음으로써, 즉 소비단식을 통해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



나를 발견하다

옷 사지 않기 - 종이 인형 오리기에서 파워포인트까지

어릴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아침마다 뭘 입을지 고민하는 것이 스트레스다. 소비단식 기간에는 꼭 필요한 속옷이나 양말 이외에는 사지 말자고 다짐했기에 아침마다 옷을 고르는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이 필요했다. 궁리 끝에 짜낸 방법이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내가 가진 옷 혹은 그와 비슷한 옷 사진을 구하거나 직접 찍고, 파워포인트로 사진을 불러와 이리저리 조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오리고 저렇게 붙여가며 일곱 개에서 여덟 개 정도의 착장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니, 아침마다 차오르던 스트레스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새 옷을 사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는 일도 없어졌다.


옷을 사지 않으려면 옷이 많아야 하는 게 아니라 ‘적당히’ 있어야 했다. 오히려 가진 옷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게 필요한 옷이 보이고 관리가 된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선택을 어렵게 한다는 간단한 진리를 몸소 깨닫게 되었다.


쇼핑앱 중독에서 벗어나기 - 내일 당장 쿠팡이 오지 않아도 괜찮아

아침에 문을 열면 택배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아빠는 진지하게 내가 쇼핑 중독 아니냐고 엄마에게 조심스레 물었다고 한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쇼핑앱들을 열어서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주문하곤 했다.


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에 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 마트를 피하다 보니 쇼핑앱을 주로 사용하게 됐는데, 그 편리함과 속도에 점차 중독되어갔다. 특별히 필요한 게 없어도 밤에 누워서 뭔가 살게 없나 하고 앱을 뒤적였고, 장바구니에 담은 것은 바로 결제했다.


소비단식을 시작한 뒤에도 이런 쇼핑앱 사용을 줄이는 건 참 어려웠다. 그러나 쇼핑앱 이용이 줄어든 계기는 아주 단순하다. 가까운 슈퍼나 시장에 방문해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규칙은 ‘하루에 만 원’ 제도다. 말 그대로 하루에 만 원만 쓰도록 예산을 정해두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쓰지 않으면 주말에 7만 원 어치의 장을 볼 수 있다. 작은 슈퍼는 아이와 함께 가기 때문에 내가 들 수 있을 만큼만 사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올 수 없다. 쇼핑앱 사용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나는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었다.


“내일 당장 없다고 죽는 건 없다.”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마트 앱 VIP 회원에서 일반회원으로, 네이버 쇼핑에서는 일반회원으로 강등되었고, 쿠팡 와우 월회비 결제를 취소했다. 마켓컬리 회원 등급도 낮아졌다. 나는 자유로워지고 있다.


6개월 중간 정산 - 카드값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소비단식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드값은 처음 500만 원에서 10분의 1로, 빚 총액은 690만 원 정도 줄었다. 이제 내 카드값은 할부금만 남았다. 아마 3개월∼4개월 안에 이 카드값도 정리될 것 같다.


나는 더 이상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다. 신용카드는 엄마가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구입해달라고 할 때만 사용하고, 그때도 돈을 받아서 즉시결제를 한다. 이제 예상 가능한 만큼의 카드값을 받게 되었고, 예산을 정해 생활할 수 있다.


소비단식을 이어온 지난 6개월간을 돌이켜보면, 끊임없는 번뇌와 고난의 연속이었다.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지 매 순간 깊이 고민하고 반성하지 않으면 결코 끊어지지 않는 소비의 굴레,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남은 6개월의 소비단식 기간에는 자리 잡힌 부분을 더 체화해 빚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 할 예정이다. 1년이 되는 날, 모든 대출을 0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소비사회를 벗어나다

감사일기 - 다섯 개의 충전기를 바라보며

케냐 집의 일을 도와주는 현지인 제니퍼가 남는 휴대폰 충전기가 있으면 하나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찾아보니 충전기가 무려 다섯 개나 나왔다. 집을 돌아보며 내가 어떤 물건들을 가지고 있는지 노트에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 적을 수도 없을 정도로, 나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날 이후,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날 감사한 일 세 개를 적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았다. 매일 쓰지는 못해도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꼭 썼다. 소비단식을 하며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자족을 위해서는 감사가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물질적인 것들을 많이 썼다. 하지만 계속 쓰다 보니 점차 물질이 아닌 것에서 의미를 찾게 되었다. 오늘은 비가 와서 감사했고, 읽은 책의 어떤 문장이 감동적이어서 감사했다. 물질 외에 감사하는 비중이 늘어나니, 내 삶이 이미 많은 것들로 차 있다는 사실이 가까이 느껴졌다.


이 감사의 마음을 잊어버리면, 서서히 소비가 늘어나고 공허해진다. 그리고 결국 돌아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실수를 하게 된다. 내가 그랬다. 그렇기에, 소비단식에 도전하려는 사람에게는 감사일기를 꾸준히 써보기를 권하고 싶다.


경제적 자유 - 대출이 0원이 되던 날

빚투로 받은 대출까지 모두 상환했다. 더 이상 카드값이 나오지 않는다. 매달 갚아야 할 돈도 없다. 빚은 생긴 뒤 곧장 갚지 않으면 순식간에 늘어난다. 마치 다이어트와 같다. 즉, 그대로 방치하면 새로 붙은 살이 내 몸의 일부가 되고,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려면 오래 걸린다.


‘경제적 자유’란 재정적인 부분에서 내 삶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에게 경제적 자유는 무엇일까? 나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그것이 소비단식과 어떤 관계가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소비단식은 내 삶의 기회비용을 줄이는 일이다. 살아가는 데 비용을 적게 쓰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진다. 생활비가 많이 들고 갚아야 할 빚이 많다면 다니는 직장이 싫어도 계속 다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단식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가볍게 만든다면, 조금 더 적은 월급을 받아도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줄여서 가볍게 살아가는 것이 경제적 자유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 나아갈 것이다.


소비단식 결산 -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

소비단식이 거의 2년이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중간에 요요가 온 적도 있었고, 빚투로 오히려 빚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 굴곡마다 소비단식을 멈춰 종료일이 계속 뒤로 밀렸지만, 스스로 세운 원칙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세운 많은 원칙 중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소비단식에 있어 가장 중요했다. 소비단식이 가져온 변화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 정기적인 수입이 생겼다.

- 저축이 생겼다

- 대출을 정리하고, 카드값이 0원이 되었다

- 약을 먹지 않게 되었다.



Ending page, 유지의 기술

작은 성취 만들기 -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마음이 허전할 때, 내 삶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뭔가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빈 마음을 소비로 채우려 했다. 소비는 내가 이룰 수 있는 가장 쉬운 성취였다. 하지만 소비가 아닌 다른 크고 작은 성취들이 마음을 채울 때 뭔가를 사고픈 마음도 자연히 줄어들었다.


성취리스트를 만들고, 나는 매일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미션들을 적은 리스트를 만들었다. 정말 단순하다. 미션을 이룰 때마다 완료 표시를 했다. 그 순간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매일의 좌절이 쌓여서 깊은 마음의 병이 된다. 반대로 매일의 작은 성취들은 모여 마음을 채우고 튼튼하게 한다.


그리고 사소하더라도 좋은 일, 뿌듯한 일들은 늘 나만의 작은 성취로 기록했다. 일주일치 장을 꼼꼼히 봐서 기간 내에 다 먹었을 때, 손수 약과를 만든 순간도 기록했다. 소비단식에 도전한다면 일상을 지탱하는 성취들을 기록으로 남겨두길 추천한다. 기록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들이 있을 때 소비단식을 유지하기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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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