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지식채널e × 부모의 탄생

   
지식채널e 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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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BOOKS
   
17000
2023�� 03��



■ 책 소개


현재 부모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가?
부모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은 어떤 것이 있는가?

《EBS 지식채널ⓔ × 부모의 탄생》은 부모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면서 진정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사회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다각적으로 짚어본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실시하는 부모교육의 종류를 알아보고,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보육 지원 및 부모 교육 등을 살피며, 그중 우리에게 필요한 부모교육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동시에 지역 내에서 함께 육아를 할 수 있는 공동육아의 흐름도 짚어본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잠깐 뛰고 마는 단거리 달리기라기보다는 오랜 시간을 함께 뛰어야 하는 장거리 마라톤에 가깝다. 아이와 부모가, 부모와 지역사회가, 지역자치단체가 정부와 함께 호흡을 맞춰 함께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도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성장한다. 올바르고 건강한 자녀 양육을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꼭 필요하다. 잠깐이라도 부모가 된다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하게 자랄 수 있지 않을까?

■ 저자 지식채널e 제작팀
지식채널e 제작팀은 세상 곳곳에서 포착한 다양한 테마 아래 우리가 알고 싶은 이야기, 알아야 할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 ‘살아 있는 지식’으로 전한다.

■ 차례
PART 1 LEARNING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의 시작
20센티미터의 다정함
재능을 잃어버릴 여유가 없다
삶에서 꼭 필요한 것
종일반 가족
우리 시대의 공동육아

PART 2 GROWING
모든 순간이 성장을 위한 밑바탕
아이가 배운 단어
놀이 시간이 사라진다
밥상머리 교육
위험한 놀이터
모르는 게 많아야 배울 수 있다
좌절하고 성장하며 만나는 새로운 세상
거짓말의 탄생
공부하는 가족

PART 3 REALIZING
상처인 줄도 모르는 상처
말로도 때리지 마세요
아물지 않는 상처, 학교폭력
가장 쉽고 빠른 방법, 체벌
자살하는 사회
조용한 가족
여전히 지옥에 사는 아이들

PART 4 FACING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
다시 일하고 싶어요
양육비를 지급하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
늘어나는 조부모 육아
우리의 지구가 위험하다

PART 5 BECOMING
부모가 된다는 것
완벽해지려고 하지 마라
부정적 대물림을 끊어야 한다
다시 키워주세요

epilogue 살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지식채널ⓔ × 부모의 탄생』에 수록된 방송 및 구성작가

 




EBS 지식채널e × 부모의 탄생


LEARNING

20센티미터의 다정함

말보다 앞선 부모와 아이의 언어

갓 태어난 아이의 시력은 아직 완전하지 않다. 흐린 눈으로 아기가 바라볼 수 있는 거리는 안아주는 사람을 바라볼 수 있는 20센티미터 정도다.


아기가 부모와 눈을 맞출 때 아기에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부모와 아이는 서로 눈을 맞추며 뇌파를 교환하는데 이는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빅토리아 레옹 교수에 의하면 성인과 아이 사이에 같은 패턴의 뇌파 교환이 활발히 이루어졌을 때 아이의 소통과 정서, 학습능력 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아이는 부모의 시선을 통해 자아 이미지를 형성한다. 시선을 맞추고 체온을 나누며 아기와 부모 사이에는 향후 삶에 바탕이 될 애착과 신뢰가 싹튼다.


모든 부모가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차를 사자마자 바로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 등록금이 있다 해도 바로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증이 필요하고,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각 대학이 요구하는 만큼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우리가 살며 마주하는 많은 대소사에는 ‘자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부모가 되는 일은 어떠한가. 한 생명의 엄마, 아빠가 되는 일에는 특별한 자격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결혼을 하고,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으며 부모가 된다. 때로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부모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부모는 ‘누구나’ 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다르다. 부모의 양육 태도에 따라 아이의 삶은 판이하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부모교육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운영하는 나라도 있다. 이스라엘은 티팟 할라브 공공센터에서 임신과 출산뿐만 아니라 부모교육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6년부터 육아 교육이나 부부 갈등 극복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신생아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매년 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일본은 2008년부터 가정교육지원팀을 구성해 지역별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특히 사이타마현에서는 미래에 부모가 될 중고등학생까지 부모교육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스웨덴도 1970년부터 ‘부모들의 자녀발달 및 욕구에 관한 이해력 향상’, ‘지역 내 부모과 전문가 사이의 연결고리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부모교육은 얼마나 효과적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모교육이 아동학대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미국은 아동학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는 실제 신고율로도 나타나는데 미국의 아동학대 신고율은 약 60퍼센트다.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신고율이 29퍼센트에 그치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미국의 소아과 의사들은 부모교육을 통해 자녀를 더 잘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댛가민국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3만 건이 넘었는데 가해자는 대부분 부모였다.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알려질 때마다 많은 전문가들이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아직 대한민국에는 체계적인 부모교육 프로그램과 시설 등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아동학대뿐만 아니라 자식을 마치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대하는 부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는 부모, 부족함 없이 모든 것을 다 해주지만 자립의 기회를 주지 않는 부모 등 건강하지 않은 사랑이 아이에게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


올바르고 건강한 양육을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분명히 필요하다. 사회적인 차원에서 부모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교과과정 내에 한 번이라도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우리 사회의 아이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재능을 잃어버릴 여유가 없다

학교에 입학한 모든 아이가 같은 출발선에 서지 못한다. 가정환경, 부모의 능력 등에 따라 아이들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그러니 애초에 공정한 경쟁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경쟁을 금지하는 국가가 있다. 바로 핀란드.


핀란드 학생들에게도 성적표는 있다. 하지만 등수는 없다. 성적표에는 등수 대신 각자의 수준에 맞게 설정한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가 표시된다. 경쟁 대상은 친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핀란드에서는 9년의 교육 과정을 마치면 단 한 번의 시험이 치러진다. 시험의 목적은 뛰어난 학생들 발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어야 한다는 목표 아래 ‘더 못하는 아이’를 가려내기 위해서다. ‘더 못하는 아이’에게는 1.5배의 예산을 들여 추가로 공부를 시킨다.


잘하는 학생보다 못하는 학생에게 더 관심이 많은 국가, 핀란드. 핀란드에서 차별은 차이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좁히는 도구다. 전 세계가 경쟁을 기반으로 목표를 향해 뛰어갈 때 핀란드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자원이 부족한 작은 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느 아이의 재능이든 잃어버릴 여유가 없다.”

-에르끼 아호, 핀란드 전 국가교육청장


핀란드가 받은 성적표는 다음과 같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학생 간 학업성취도 편차 1위.

OECD 주관 국제학업성취도평가 PISA 연속 1위.



GROWING

놀이 시간이 사라진다

부모의 욕심에 아이들이 지쳐간다

놀이는 아동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자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다. 그러나 놀 권리가 보장된 아이들의 아동기가 실종됐다. 아동기 실종 사건은 뜻밖의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유아기의 경험과 자극이 능력 개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연구를 통해 밝혀진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은 곧 어른들의 무한한 기대로 변질되었다. 부모들은 유아기에 더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준다며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학원으로 내몰았다. 아이들은 ‘놀이’ 대신 ‘놀면서 배우는 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의무에 자리를 내어준 아이들의 놀 권리.


UN의 <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는 “당사국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어린 나이에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한 적 없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이 아닌 협동과 이해, 이겨야 할 경쟁 상대가 아닌 친구이다. 아이들은 놀면서 자란다.


위험한 놀이터

독일의 놀이터 디자이너, 권터 벨치히. 그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한옥의 멋을 담은 놀이터를 상상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나라 놀이터를 보고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오두막집, 부족한 그늘, 한눈에 노출되는 구조.


그가 말했다.


“장식으로 세워져 있을 뿐 놀이를 위한 곳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네요. 어른들이 계획한 멋지고 아름다운 놀이터는 보기에만 좋을 뿐이지요.”


시소(Seesaw), 미끄럼틀(Slide), 그네(Swing), 모래놀이(Sandbox), 이른바 4S가 일반적인 한국 놀이터의 형태다. 4S 놀이터는 뉴욕의 도시 건설가 로버트 모지스가 1930년대에서 1960년대에 보급한 표준화된 놀이터의 디자인이다. 물론 당시와 비교해 색깔과 소재는 달라졌지만 디자인은 90년 전 보급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판박이처럼 비슷비슷한 모양의 놀이터들.


권터 벨치히의 철학이 담긴 독일 호에바르트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벨치히가 생각하는 좋은 놀이터란 놀이기구가 없는 놀이터, 그리고 어느 정도 위험을 허용하는 놀이터다. 여기에서의 위험은 아이 스스로 인식할 수 있고, 제어 가능한 위험이다. 어른들 눈에는 위태로워 보이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안전을 챙기며 위험을 극복하는 법을 배운다.



REALIZING

말로도 때리지 마세요

“그런 말을 들으면 내 마음이 이렇게 변해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 100가지’를 선정해, 그 말을 들었을 때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게 했다. 화가 나고 슬픈 표정의 그림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네 오빠의 반만이라도 따라가 봐!”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오빠와 자신이 반씩만 있는 그림을 그렸다.


“저랑 오빠랑 반씩만 있는 걸 그렸어요. 엄마는 오빠가 공부할 때마다 저에게 오빠의 반만이라도 따라가라고 말해요. 오빠랑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너 같은 애는 내 자식도 아냐!”


이 말은 무서운 표정을 하고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있는 악당이 되어 아이의 그림이 되었다. 아이는 이야기한다.


“이 말을 들으면 슬픈 마음이 들어요. 나는 엄마 아들을 계속 하고 싶으니까요.”


“셋 셀 때까지 해.”


이 말을 듣고 한 아이는 도깨비처럼 무서운 얼굴을 하고 아이를 쫓아오는 숫자를 그렸다. 아이는 “엄마가 숫자를 세기 시작하면 마음이 떨려요. 혼날 것 같아서요.”라고 이야기했다.


날카로운 말은 아이들의 마음에 흉터를 남긴다.

날카로운 말은 아이들의 몸에도 흔적을 남긴다.


“언어적 학대를 받으며 성장하는 것은 신체적으로 맞는 것 이상으로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최지욱 교수,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언어적으로 학대받은 아이들의 뇌는 언어와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의 신경회로가 좁아져 있다. 언어폭력은 언어지능과 이해력을 저하시키고 아이를 불안하고 우울하게 만든다.


“아이를 위해 한 말이었는데 그렇게 상처받을 줄은 몰랐어요.”


부모도 일부러 아이에게 상처 주기 위해 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 시작은 분명 사랑이었을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과 뇌에 상처를 만든다. 말을 하기 전에 아이가 이 말을 들으면 어떤 감정일지 먼저 생각하자. 그리고 잘못한 일이 있다면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한다.


“말로도 때리지 마세요. 아이도 어른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FACING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

아이들의 사고 예방과 영업주의 손실을 막기 위해 세상에 등장한 낯선 단어, ‘노키즈존.’ 누군가는 ‘손님을 선택하는 것은 영업주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다른 누군가는 ‘아이들 전체를 막는 것은 차별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지하철에서 아이가 울어서 저희 5개월짜리 아기 입을 막았어요.”

“통제도 안 되는 아이를 데리고 나와 꼭 밖에서 차 마시고 밥 먹어야 합니까?”


“아이와 식당에 가면 식탁은 물론 바닥까지 다 닦고 나옵니다.”

“애 엄마는 외식도 못하나요? 비행기도 못 타나요?”


“KTX를 타고 가다가 아이가 칭얼대서 2시간 내내 통로에 앉아서 왔어요.”

“통제할 자신 없으면 식사는 집에서만 드시고 공공장소에 나오지 마세요.”


끊임없는 노키즈존에 대한 갑론을박. 평범한 엄마들은 자신의 행동을 검열하고 또 검열한다. 민폐 행동을 하지 않은 엄마들까지 ‘맘충’이라는 단어에 영향을 받아 행동이 위축되는 이른바 ‘집학적 차별의식’ 현상이 나타난다.


미국에서도 ‘차일드밴’이라고 불리는 아이 금지 구역이 있다. 아이의 소란스러운 행동으로 5세 이하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식당이 등장하자 민법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때 한 식당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 식당에는 아이가 지켜주었으면 하는 사항을 적은 ‘에티켓 카드’를 비치했다.


“식당에서 뛰거나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식당에서 떼를 쓰지 않습니다.”

“식당 물건이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허락 없이 만지지 않습니다.”


아이 전체에 대한 배제가 아닌 아이의 행동에 대한 권고. 놀랍게도 에티켓 카드를 비치한 후 다른 손님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도, 식당에 물리적인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키즈존 논란이 거의 없는 나라들도 많다. 프랑스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갈 수 있는 수많은 공공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고, 독일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갈 수 있는 8,256개의 공공 도서관, 5,000여 개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오스트리아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갈 수 있는 공원 내 어린이 전용 공간, 도심 곳곳의 개방형 놀이터가 있으며, 스웨덴의 쇼핑센터와 공공장소에는 유아 공용 화장실, 기저귀 교환대, 아기 의자가 구비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유모차로 15분을 가야 있는 지하철 엘리베이터. KTX 18개 객실 중 단 1개의 객실에만 있는 유아 동반실(총 805석 중 56석). 식당 카페는 물론 공공장소에도 설치돼 있지 않은 기저귀 교환대.


오늘도 아이와 부모는 모유 수유 공간, 기저귀 교환대, 아기 의자가 갖춰진 키즈카페, 백화점, 쇼핑몰을 찾아 나선다.



BECOMING

다시 키워주세요

아이란

참 작고 잘 웃고 잘 울고 실수도 많고

상처도 잘 나기 때문에 눈을 뗄 수 없다.

어떻게 해야 잘 키울 수 있을까?


아이가 슬퍼할 때, 화낼 때, 괴로워할 때, 외로워할 때, 슬퍼도 되고, 화내도 되고, 괴로워도 되고, 외로워도 된다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준다.


친구랑 놀기, 강아지랑 산책하기, 좋아하는 책 읽어주기, 마음껏 쉬기. 하루 한 시간은 하고 싶은 건 뭐든 하기로 정하고 작은 약속이라도 매일 지켜준다.


지금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지금 먹고 싶은 게 무엇인지, 지금 보고 싶은 게 무엇인지, 지금 듣고 싶은 게 무엇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무언가 하고 싶은 그 마음을 존중해준다.


퍼즐을 맞출 때, 길에서 춤출 때, 그네를 탈 때,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꽃을 가꿀 때, 무엇을 할 때 완벽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지 묻고 무엇도 바라지 않고 그저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준다.


하지만 역시 쉽지 않다.

아이를 보살핀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보살핀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내면 아이란 이미 성인이 된 개인의 내면에 남아 있는 과거의 유아기적 모습을 뜻한다. 언제부턴가 나의 감정을 나도 모르겠고, 이유도 모른 채 슬퍼지고 자신이 하찮게 느껴질 때면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형성된 작은 내면 아이를 만난다.


시간이 흘러 몸은 자랐지만 채 다 자라지 못한 내면의 아이. 잘못 키워진 것은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과 좌절감에 빠진다. 하지만 양육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면 아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이제라도 어렸을 때 얻지 못한 모든 것을 자기 자신에게 주는 것입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 갖지 못했던 현명한 부모가 되어 주는 것이죠.”

-니콜 르페라, 임상심리학박사


우리는 우리 스스로 타인에게서는 결코 얻을 수 없었던 사랑과 동의를 자기에게 베푸는 과정인 ‘재양육’을 스스로 할 수 있다. 내면 아이에게 현명한 부모가 되는 방법은 앞에서 본 아이를 돌보는 방법과 다르지 않다.


첫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준다. 어린 시절 무시당하고 외면했던 감정을 늦게라도 인정해준다.

둘째, 작은 약속이라도 매일 지켜준다. 쉽게 어겨지던 약속에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나와 내적 신뢰감을 키운다.

셋째, 무언가 하고 싶은 그 마음을 존중해준다. 억눌려온 욕구에 귀를 기울여주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준다.

넷째, 무엇도 바라지 않고 그저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준다. 순수하게 행복한 순간을 찾아 아이다운 몰입감을 느껴본다.


소중한 어린 시절은 지났고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내 안의 ‘내면 아이’는 남아 있다.

그리고 사랑받으며 자랄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있다.


* *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