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국 연구

   
앤서니 G. 홉킨스 (지은이), 한승훈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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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북스
   
66000
2025�� 10��



■ 책 소개

 

BBC(히스토리 매거진) 올해의 책 선정작,

미국은 어떻게 될까?

 

거장의 대작 『미 제국 연구』(원제 AMERICAN EMPIRE: A Global History)는 1450쪽이 넘는 방대한 연구와 눈부신 통찰을 통해 ‘미국 예외주의’ 신화를 체계적으로 해체한다. 핵심적인 방법은 미국의 국가적 서사를 전 지구적으로, 특히 제국의 맥락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미국사를 서구 제국사와 결합하여 대서양을 넘어 태평양까지 확장한다. 앤서니 G. 홉킨스(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는 ‘제국’을 세계화의 핵심 동력으로 파악한다. “이 연구에서 다루는 3세기(18~20세기) 동안 세계화와 제국은 긴밀히 연계되어 있었다. 제국은 적극적인 혁신가이자 세계화의 주체였다.”라 정의하며, 세계화의 세 가지 주요 국면-초기 세계화(18세기 말), 근대 세계화(19세기 말) 그리고 탈식민 세계화(20세기 중반)-을 규정한 뒤 그 변화를 이끈 변증법적 상호작용을 분석한다.

 

저자의 연구는 경제, 재정, 사회 조건 같은 물질적 요인에 집중하면서도 월트 휘트먼, 마크 트웨인, 에밀리 디킨슨과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지성사적, 문화적 해석에도 관심을 쏟는다. 특히 “남부의 면화는 비아프라(Biafra)에 석유가 미친 영향과 같다.”, ‘존 퀀시 애덤스와 자와할랄 네루의 연설 비교’, “알제리는 워싱턴의 하와이였다.” 등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비교 서사가 생동감을 더한다.

 

미국사를 국가사 중심으로 보는 내재적 접근을 비판하며 외부에서 내부를 바라보는 방식을 택한 저자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사의 궤적은 결코 ‘예외적’이지 않았다. 저자는 기존의 통념을 넘어 영국과 유럽에 대한 미국의 의존적 관계가 19세기 후반까지 지속되었음을 밝힌다. 또한 미국을 전형적인 제국으로 제시하면서 공화국의 독특한 일탈이 아닌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라는 일반적 범주 안에 자리매김한다. 한편 1945년 이후 탈식민 세계화 국면에서 미국은 전례 없는 글로벌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권력과 여건 등 여러 면에서 영국, 프랑스와 같은 제국에는 비할 수 없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다른 국가를 병합하는 대신 군사기지를 설립에 열중하며 국제 질서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조정했다.

 

저자는 이 시점에 왜 제국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는지 묻는 것이 현재 미국과 세계를 이해하는 데 가까워지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관점을 세우는 것이라 강조한다. 탈식민화된 세계에서 미국은 새로운 로마도 새로운 영국도 아니었다. 사실상 대제국의 시대는 이때 끝났다. 탈식민 세계에서는 제아무리 초강대국이라도 작은 나라조차 원하는 대로 굴복시킬 수 없는 새로운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미 제국 연구』는 탈식민 과정에서 분단과 전쟁을 겪으면서도 민족자결을 지켜내며 오늘에 이른 우리의 역사적 경험을 지구적 맥락에서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앤서니 홉킨스가 1915년 대영제국의 이라크 침공 일화로 이 책의 문을 열고,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점령으로 대미를 장식한 이유은 세계화의 새로운 국면과 권력의 본질적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막대한 결과를 초래한 이라크 쿠트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불행히도 미국은 타협보다는 대결을 선호하는 전통이 있다고 지적하며, 2025년 트럼프의 당선으로 촉발한 국제 무역에 대한 급진적 도전에 대해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영토 제국 건설과는 다른, 공세적인 경제 제국주의의 한 예로 볼 수 있다.”며, 그렇다고 중국을 쿠바처럼 다룰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는 장기화된 무역 전쟁과 높아지는 국제적 긴장으로 특징지어지는 긴 겨울의 시작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 제국 연구』는 미국이 어떻게 될지, 현재와 곧 다가온 미래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 작가정보

 

앤서니 G. 홉킨스 (Anthony Gerald Hopkins)

런던대학교 국제관계학 및 아시아아프리카학 대학(SOAS)에서 「라고스의 경제사(An Economic History of Lagos), 1880~1914」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버밍엄대학교,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와 텍사스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케임브리지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아프리카 경제사, 제국사 그리고 글로벌 히스토리 연구를 선도해 온 영국 역사학계의 거장이다.

 

초기의 대표작 『서아프리카의 경제사(An Economic History of West Africa)』(1973)에 이어 1993년에는 피터 케인과 함께 『영국 제국주의: 혁신과 팽창(British Imperialism: Innovation and Expansion), 1688~1914』과 『영국 제국주의: 위기와 해체(British Imperialism: Crisis and Deconstruction), 1914~1990』를 썼다. 『세계사: 보편과 지역의 상호작용(Global History: Interactions Between the Universal and the Local)(2006), 최근에는 『식민지의 자본주의: 라고스의 아프리카 상인들, 1851~1931(Capitalism in the Colonies: African Merchants in Lagos, 1851~1931)』(2024)을 출간했다.

 

번역 한승훈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에서 19세기 후반 조선과 영국의 외교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저로 「19세기 후반 조선의 대외정책 기조와 그 실현- 균세정책과 거중조정의 추진」, 『변경의 접촉지대 삼도(三島), 그리고 거문도(巨文島)의 탄생』, 「‘3ㆍ1운동의 세계사적 의의’의 불완전한 정립과 균열」, 「1920년 동아일보의 아일랜드 독립전쟁 보도 태도와 그 의미」, 『한국의 대외관계와 외교사 - 근대편』(공저) 등이 있다.

 

 

■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프롤로그 해방의 교훈: 이라크, 1915~1921

 

1장 세 번의 위기와 그 결과

대안 가운데서 선택하기

‘미국 예외주의라는 국가 이데올로기’를 넘어

제국: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장미…?’

세계화와 제국들

시간과 변화

길어진 여정의 커져 가는 노고

 

1부 | 탈식민지화와 종속 1759~1865

 

2장 군사-재정 국가의 발전과 후퇴

인간관계와 연대기

거대한 수렴?

명예혁명과 예외적인 군사-재정 국가

영국 군사 -재정 국가의 발전

새로운 세계 질서

전쟁, 재건, 개혁

영국: ‘영속성과 변화의 결합’

‘결코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제국’

‘미지의 안개에 투영된 과거의 이미지’

 

3장 혁명에서 헌법으로

해리 워싱턴과 떠오르는 세계 질서

‘새로운 식민 체제’를 향하여

존 컴퍼니의 활동

기대가 꺾인 혁명

‘하나의 연방 정부 아래 분리될 수 없는 주 연합’

‘격동과 갈등의 장엄한 광경’

‘제국이 아니라 제국을 향한 기획’

 

4장 독립을 위한 투쟁

자정의 아이들

혁명의 수사와 현실

종속적 발전의 딜레마

문화적 지속성

‘황야의 숲을 자유의 이상이 깃든 터전으로 개간하기’

 

5장 합병 전쟁

‘미래의 위대한 국가’

‘재산이라는 빛나는 발상, 배타적 권리라는 개념’

1812년: 두 번째 독립전쟁인가?

‘미국은 팽창할 줄도, 짓밟을 줄도 안다’

‘상반된 세력 사이에 지속되는 억누를 수 없는 갈등’

‘제발 부탁이니 가능한 한 우리만이라도 이 일에 휘말리지 맙시다’

전쟁과 평화를 다시 생각하다

 

2부 | 근대와 제국주의 1865~1914

 

6장 불균등 발전과 제국의 팽창

‘격동하는 지구, 새로운 시대를 마주하다’

‘돈의 길’: 근대 세계화로 가는 여정

“오, 형제들이여, 조국을 사랑하라”

대규모 디플레이션

세계화와 ‘신’제국주의

사자, 자칼 그리고 제국 쟁탈전

‘새로운 시대, 사회 진보의 시대’

 

7장 실질적 독립 달성

혼란과 고통의 소용돌이에서

‘직책과 그 희망만 남기고 모두 잃었다’

‘아름다운 신용이여! 근대 사회의 초석이여’

범세계적 민족주의 문화

‘연방’에서 ‘미국’으로

 

8장 보통의 제국을 익히다

‘세계의 기회, 세계의 의무, 세계의 영광’

1898년 전쟁을 둘러싼 논쟁

돈키호테의 마지막 여정

파괴 수단의 동원

‘막을 수 없는 팽창의 경향이… 다시 작동하는 듯하다’

‘우리는 폭군이 아니라 구원의 천사로 왔다’

‘운명, 신성 그리고 달러’

 

9장 침범하는 세상에 대한 섬들의 관점

‘거침없이 질주하는 근대 정치의 수레바퀴’

설탕을 입힌 알약

쿠바: ‘명예와 감사가 전혀 없는 타락한 사람들’

푸에르토리코: ‘역사 속으로 소풍을’

필리핀: ‘내가 숭배하는 땅, 내 슬픔의 슬픔’

하와이: ‘빠르게 사라진 민족’

선택된 전쟁

 

인터미션: 타잔을 통해 본 근대성

 

3부 | 제국과 국제적 무질서 1914~1959

 

10장 근대 제국 체제, 정복에서 붕괴까지

‘미국의 세기인가?’

고립인가, 통합인가?

제1차 세계대전과 정상으로의 회귀

근대사에서 손꼽히는 경제 대재앙

제국을 무너뜨리고 재편한 전쟁

두 번째 식민지 점령

식민지 방식의 해방

제국과 식민, 그 끝난 이야기

 

11장 잊힌 제국의 통치

뒤늦은 후회

더 위대한 영국, 더 고귀한 사명

근대화 사명

제국의 소유: 의회와 헌법

로비와 자유

‘강력한 지도의 손길 아래에서 교습하는 과정’

‘성공의 물결 위에 실패의 잔물결조차 없었다’

전망

 

12장 카리브의 카니발

향락의 섬들

푸에르토리코: ‘도서령 통치의 모범 사례’

쿠바: ‘저 지긋지긋한 작은 공화국’

“우리는 이제 더는 흔들리지 않는다”

 

13장 태평양의 낙원

‘푸른 하늘이 나를 부르는 그곳’

‘하와이: 평화의 섬, 행복한 세계’

필리핀: ‘자의적 지배를 대신한 정의롭고 온건한 통치’

“우리 깃발이 휘날릴 때까지 쉬지 않는다”

섬 제국의 회고

 

14장 혼란스러운 식민주의의 황혼

권한은 넘기고 책임은 떠안다

전 지구적 맥락

제국을 놓지 않다

태평양에서의 방위

카리브해에서 이루어진 강압과 협력

다음 국면으로 나아가며

태평양에서의 진보?

카리브해의 대조

결론: 전 지구를 위한 미국 방식의 빛나는 본보기

 

4부 | 결과: 탈식민 세계화

 

15장 탈식민주의 시대의 지배와 쇠퇴

역사에 대한 우리의 유일한 의무는 역사를 다시 쓰는 것이다

세계화와 제국

탈식민 세계화

미국: 패권을 지향하는 국가

캡틴 아메리카: 계속될 것인가?

 

에필로그 자유의 교훈: 이라크, 2003~2011

미주

옮긴이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