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질병 극복에 도전해온 인류는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책은 질병을 해석하는 ‘관점’의 변화에 따라 어떤 치료법이 탄생하고 또 폐기되어 왔는지, 나아가 의학이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어떤 지식의 축적 과정을 거쳤는지를 꼼꼼하게 짚는다. 르네상스 시대, 신이 아닌 인간 고유의 시각으로 세계를 해석하려는 ‘원근법’의 등장이 해부병리학, 곧 근대 의학을 탄생시킨 배경이나, 두 차례 세계대전에서 비롯된 ‘암호’와 ‘정보’를 해독하려는 열망이 개인맞춤의학 탄생을 이끈 경위 등, 의학 지식 변천사가 역사와 철학, 예술과 맞물리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난 역사를 톺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의학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의학 지식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떤 비판적 질문들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 로봇 의사가 수술을 집도하고 챗GPT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격랑 속에서 과학적/기술적 발전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지 판단하는 일은 인간의 몫이기에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식의 본질을 사유하며 더 나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울림이 클 수밖에 없다.
■ 저자 전주홍
저자 전주홍은 대학에서 가르치고 연구하는 분자생리학자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로 분자생리학 연구실을 운영한다. 호기심과 교차적 아이디어를 혁신적 과학 연구의 씨앗이자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창이라고 믿는다. 과학은 끝없는 질문을 던지며 낯선 연결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 정신의 모험이자, 그 경계를 확장하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의학과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 어떤 과학자를 길러야 하는지 깊이 고민한다. 과학자는 논문을 집필하는 ‘작가’이자 논문을 비평하는 ‘독자’, 세계를 분해하는 ‘탐구자’,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예술가’, 그리고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토론자’로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 ‘과학하는 마음’, ‘논문이라는 창으로 본 과학’ 등을 집필했으며, 현재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 차례
들어가며 “해안이 보이지 않는 것을 견뎌낼 용기”
1. 신의 노여움으로서의 질병 : 신화적 혹은 종교적 질병관은 완전히 사라졌을까?
신은 왜 인간에게 고통을 주었을까?
숭배와 지배 사이, ‘의술의 신’은 어디서 출현했는가?
미신적 치료에는 어떤 효험이 있었을까?
2. 자연적 원인에 따른 질병 : 체액설은 어떻게 건강과 세계를 설명해내었나?
지식은 언제부터 축적되어 자연과학을 탄생시켰나?
체액 불균형이 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한 근거는 무엇인가?
대학의 등장은 의학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3. 특정 장소에 놓이게 된 질병 : 몸 내부를 들여다본 인간은 무엇을 발견했나?
인간은 왜 해부를 시도하고 장기에 주목했을까?
예술가는 어쩌다 근대 의학을 열어젖혔나?
해부학과 병리학은 어떻게 결합해 의학 발전을 주도했는가?
4. 분자가 좌우하는 질병 : 보이지 않는 존재로 생명과 질병을 어디까지 밝혀내었나?
과학에서 ‘측정’과 ‘실험’은 어떤 의미일까?
분자생물학은 얼마나 획기적으로 질병현상을 추적하는가?
분자의학의 발전이 왜 치료의 혁신일까?
5. 정보가 말해주는 질병 : 인공지능 혁명은 의생명과학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암호 해독 기술은 유전자의 비밀을 어디까지 밝혀냈나?
개인별 차이가 질병 치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정밀의학 시대, 우리에겐 어떤 비판적 고민이 필요할까?
나가며 의학의 에피스테메 접근과 테크네 접근 사이에서
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