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감각

   
박민우
ǻ
힘찬북스
   
15800
2021�� 11��



 

■ 책 소개


말이 바뀌면 관계가 변한다. 말보다 마음을 먼저 보내라.말의 고수가 전하는 감각 있는 달변가가 되는 법!

횡설수설하지 않고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은 예전부터 꾸준히 요구받고 욕망 되는 것이었다. 미디어에 나와 감탄사를 이끌어내는 사람, 권하는 물건을 구매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특히 요즘처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활동이 왕성할 때는 자신의 생각을 재미있고, 통찰력 있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인기를 얻는다. 더불어 돈도 벌고 성공하는 세상이 되었다. 작게는 주변의 인물들에게 소통이 되고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주목해야 한다.

말을 잘하는 것은 화려한 수식과 빈틈없는 논리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말하는 이를 강조하는 것이다. 소통이 아니다. 상대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내 이야기를 전달하며 서로 말하는 순간이 즐겁고 대화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진짜 말을 잘하는 것이다. 말은 언어를 익히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익혀왔다. 하지만 소통을 위한 말, 대화를 위한 말, 진짜 말을 잘하는 방법은 수영을 배우듯, 자전거를 배우듯 배워야 한다. 그래야 진짜 말 잘하는 고수가 될 수 있다.

■ 저자 박민우
“마음이 바뀌면 말이 바뀌고, 말이 바뀌면 관계가 바뀐다.” 이는 8만 시간. 1,100여 개의 직종. 15년 동안 수만 명의 사람을 만나오며 터득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성공적인 대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말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기술’이 부족해서라는 것이 그가 가장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실제로 그는 7세부터 73세까지, 다양한 직종, 다양한 부류의 사람과 단체를 대상으로 코칭을 해오면서 그들이 안고 있는 다양한 소통 관련 고민들을 접하고 연구해왔다. 목소리, 억양, 톤, 볼륨 등 세부적인 기술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가 100% 코칭 성공률을 달성했던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다. 오히려 이런 것에 능숙하지 못하더라도 ‘듣는 사람을 위한 말하기’ ‘마음을 담은 말하기’를 구사할 수 있다면 상대를 설득하고 원하는 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그는 수만 명의 고객들이 자신의 말하기 방법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해주었고, 이렇게 특별한 코칭 방식이 그를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코치이자 강사로 거듭나게 해주었다. 이 책은 그 핵심 전략을 뽑아 담아낸 ‘커뮤니케이션 베이식(Communication Basic) 편’이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 전문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비즈핏의 대표인 그는, 국내 1호 소셜 MC로 시작하여 현재는 개인 맞춤 코칭과 함께 다양한 방송 활동, 비즈니스 컨설팅, 강의 활동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소통은 말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다 ㆍ 005

Part 1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열심히 설명하는데 상대방은 여전히 이해를 못 하는 표정이라면
Check Point 1. 목소리를 체크하라 ㆍ 015
Check Point 2. 사용하는 어휘를 체크하라 ㆍ 020
Check Point 3. 전달하려는 정보의 양을 체크하라 ㆍ 028
Check Point 4. 내 말 속에 ‘판단 언어’가 있는지 체크하라 ㆍ 035
Check Point 5. 내 말 속에 ‘주관적 정보’가 있는지 체크하라 ㆍ 042
Check Point 6. 상황에 대한 이해가 다르지 않은지 체크하라 ㆍ 047

Part 2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 한 끗의 차이
: 딱 한 끗, 그것이 대화의 질을 다르게 한다
Check Point 7. 적당한 정적을 활용하고 있는지 체크하라 ㆍ 055
Check Point 8.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말은 길이부터 다르다 ㆍ 061
Check Point 9. 말의 뉘앙스를 체크하라 ㆍ 065
Check Point 10. 커뮤니케이션 관계지도란? ㆍ 071
Check Point 11. 상대방의 말을 앵무새처럼 활용하라 ㆍ 078
Check Point 12. 때때로 제스처가 말보다 전달력이 뛰어나다 ㆍ 082
Check Point 13. 대화에서 내 역할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라 ㆍ 090
Check Point 14. 관심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라 ㆍ 095
Check Point 15. 나 중심이 아닌 상대 중심의 언어를 사용하라 ㆍ 101

Part 3 오! 달변가이신데요?
: 말 잘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비기(?技)를 아는가
Check Point 16. 왜 긴장했는지 체크하라 ㆍ 109
Check Point 17. 다수에게 맞는 감정 언어 사용하기 ㆍ 116
Check Point 18. 말덩어리를 만들어 사용하기 ㆍ 123
Check Point 19. 다양한 설명 방법 사용하기 ㆍ 129
Check Point 20. 다양한 도구를 말과 함께 사용하기 ㆍ 134
Check Point 21. 격식체와 비격식체를 적절히 섞어 말하기 ㆍ 138
Check Point 22. 제대로 붙인 접속사 열 미사여구 안 부럽다 ㆍ 146
Check Point 23. 기왕이면 오감을 모두 사용해 표현하라 ㆍ 150
Check Point 24. 상대의 입에서 내가 원하는 말이 나오게 하라 ㆍ 156

Part 4 나도 이기고 상대도 이기게 만드는 고수의 대화법
: 불편한 말도 쉽게, 어려운 말도 재밌게, 어떤 말이든 기쁘게
Check Point 25. 내가 처할 수 있는 상황을 먼저 예측하라 ㆍ 163
Check Point 26. 최대한 쉬운 어휘를 사용해 어려운 내용을 이해했다고 느끼게 해주어라 ㆍ 169
Check Point 27. 맥락을 흩트리는 ‘거시기’ 제거하기 ㆍ 176
Check Point 28. 대화의 핵심 주제, 주요 단어는 빼먹지 않기 ㆍ 180
Check Point 29. 말은 표정으로 하고, 마음은 말로 전한다 ㆍ 184
Check Point 30. 나의 언어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ㆍ 188
Check Point 31. 고마움을 표현하는 세세한 언어들을 배워라 ㆍ 193

Part 5 세계를 흔들고 세기를 떠들썩하게 한 1%의 커뮤니케이션
: 그들의 대화 속에 숨겨진 원 포인트를 찾아서
Personage 1. 강조와 각인의 달인 : 마틴 루터 킹 ㆍ 201
Personage 2.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통의 달인 : 스티브 잡스 ㆍ 208
Personage 3. 청중과 소통했던 연설의 달인 : 버락 오바마 ㆍ 216
Personage 4. 공감하는 소통의 달인 : 오프라 윈프리 ㆍ 224
Personage 5. 가슴을 울리는 연설의 달인 : 데일 카네기 ㆍ 231

에필로그 누가 주인공인가? ㆍ 238

 




말 감각


그게 무슨 말이에요?: 열심히 설명하는데 상대방은 여전히 이해를 못 하는 표정이라면

목소리를 체크하라

우리가 ‘목소리’라고 인식하는 것에는 단순히 목소리가 좋다, 나쁘다, 목소리 톤이 높다, 낮다 하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 이를테면 톤, 호흡 위치, 호흡량, 볼륨, 길이 끊기, 속도, 억양, 울림점 이 모든 것이 다 목소리의 영역이다. 주로 언어에 많이 사용되는 부분이 볼륨, 길이, 속도, 끊기인데 우리가 보통 ‘목소리가 어떻다’라고 표현할 때 주로 이 4가지 작용이 포함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우리가 보통 ‘왜 그렇게 말해?’라고 할 때 이 목소리가 개입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래.”라고 대답했는데 목소리가 좀 낮거나 짧게 끊어지면 ‘화가 난 건가?’싶고, 그냥 좀 차분하게 대답한 것뿐인데 “무슨 일 있어?” 하고 묻는다.


우리는 대화를 할 때 자기도 모르게 여러 가지 목소리를 사용한다. 자신이 여러 가지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상황에 따라 그 목소리들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만약 말의 내용이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오해를 사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목소리를 점검해봐야 한다. 목소리의 톤과 높낮이, 볼륨에 따라서 생각보다 많은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쉽고 빠르게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내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이다. 수치만큼 정확한 것은 없다.


나 같은 경우 한 번만 녹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우에 녹음을 하도록 권유한다. 업무를 할 때, 통화를 할 때, 친구와 말할 때, 가족과 말할 때 등을 모두 녹음해보게 한다. 그런 다음, 각 상황에 따라 혹은 상대에 따라서 자신의 목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체크해본다.


대화를 왜 하는가? 내 생각을 전달하거나, 나의 마음을 내보이거나, 상대를 설득하거나, 무언가를 권유하거나, 신뢰를 얻고 싶거나, 내 의사를 이해시키거나, 혹은 상대방의 의도를 끌어내기 위해 대화를 한다. 그 대화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원하는 것을 끌어내고 또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므로 먼저 내 목소리를 점검해보자. 각 상황별로 녹음을 해서 내 목소리 변화를 체크해두는 것만으로도 예기치 않게 생기는 많은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적시 적소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어 원하는 것을 이루게 된다면 금상첨화다.


내 말 속에 ‘판단 언어’가 있는지 체크하라

“무슨 일 있어?”

“아무 일도 없는데?”

“그런데 표정이 왜 그래? 말투도 이상하고.”

“내 표정이 왜? 평소랑 똑같은데? 말투도 그렇고.”

“아냐. 너 분명 무슨 일 있어.”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가진 공통적 특징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자신의 감’ 소위 ‘촉’이라는 것을 엄청나게 믿는다는 것이다. 나 역시 직업적인 특징도 있는 데다 타고난 감각도 무척 예민한 편이라 사람의 표정, 말투, 목소리를 들을 때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를 판단하려 든다. 이런 직업을 가졌을 거야, 주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군,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은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등등. 물론, 워낙 많은 사람, 그것도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를 만나다 보니 평균적으로 그 예상이 맞을 때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럴 때가 많다는 것이지 그것이 진실이란 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예상’은 생각 속에 머물게 하는 편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유익하다. 그것을 함부로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수많은 오해와 갈등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표정, 말투, 분위기로 미루어 그에 대해 판단하고 확언하는 단어나 말로 해석을 해버려선 안 된다는 뜻이다. 나의 7번과 상대의 7번 신호는 분명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이 주파수를 맞추고 서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여기엔 오픈된 마인드, 객관적 시선, 경청의 태도가 필수다. 서로의 대화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되 상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경청’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지만, 귀만 열고 있을 뿐 진짜 경청은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선입견 없이 상대의 주파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적어도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는 나의 주파수를 잠시 꺼둘 수 있다면 오해 없는 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도 이기고 상대도 이기게 만드는 고수의 대화법: 불편한 말도 쉽게, 어려운 말도 재밌게, 어떤 말이든 기쁘게

내가 처할 수 있는 상황을 먼저 예측하라

시뮬레이션하라

주변을 보면 유독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 실수가 적고 오해의 상황을 잘 만들지 않으며 일에서도 좋은 결과를 잘 이끌어낸다. 그들은 대부분 일이든 관계든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 답은 바로 ‘시뮬레이션’에 있다.


이렇게 한번 그 상황까지 가보는 것과 아닌 것은 내 마음에 다가오는 충격의 정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적어도 이런 상상을 해본 후에는, 바꿔 말해 최악과 최상까지 다녀온 경우에는 그 외의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덜 당황할 수 있다. 조금은 유연하게, 또 자연스럽게 대처도 가능해진다.


비즈니스에서 이런 시뮬레이션은 결과 도출 지점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일 자체가 매우 명료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비즈니스에서는 필수적인 기술이기도 하다. 즉, 사전 진단을 하고 일에 돌입한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큰 계약을 위해 미팅을 한다고 했을 때 상대방이 내놓는 결과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준비를 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협상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다. 내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하고 거기에 대한 무기를 들고 가는 셈이 된다.


“상대방이 1,000원을 부를 텐데 내가 500원으로 깎는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그쪽에서 900원으로 내리면 나는 700까지 불렀다가 조율이 안 되면 800 정도에서 흔쾌히 받아들이자.”


상대방도 나와 같은 준비를 해왔다면, 이 협상은 누구도 지는 사람이 없는 게임이 된다. 시뮬레이션 방식은 비즈니스에서는 특히 서로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정점에는 ‘이기는 대화’, ‘지지 않는 대화’라는 공식이 자리한다. 좋은 대화는 누구도 지는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 미리 준비하는 대화는 오해를 줄이고 리스크를 줄인다. 그런 대화를 하는 관계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내가 커뮤니케이션의 대가들을 관계의 대가라고 부르는 이유다.


최대한 쉬운 어휘를 사용해 어려운 내용을 이해했다고 느끼게 해주어라

눈높이를 맞추고 어깨에 힘을 빼라

보통 상대가 이해할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지금 말하는 분야의 전문가에 해당하는 사람은 ‘나’뿐인데, 초보인 상대를 놓고 내 언어로 얘기하기 때문이다. 둘째, 그렇게 말하면 유식해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대화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주요하게 사용하는 언어 속에 직업, 전문성과 관련된 것들이 담겨 있다. 그 환경에 길들여진 언어가 ‘나의 언어’가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럴 때가 많기에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나와 전혀 다른 경험의 소유자 혹은 다른 직업군의 사람이라고 할 때 이렇게 길들여진 나의 언어 표현은 상대방에게 매우 폭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여기서 ‘폭력’은 무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듣는 이를 피로하게 만들고, 무식하게 만들고, 엉뚱한 답과 생각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뜻이다. 이것은 폭력에 가깝다. M사 대표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노라면 ‘진짜 너무한거 아니야?’ 하는 다소 과격한 생각들이 대화 도중에 불쑥불쑥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나에겐 아무리 익숙한 표현들이라 해도 상대방에겐 생소할 수 있다. 이는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대화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화상 전화’라는 단어를 무심결에 ‘컨콜’이라고 계속 사용한다. 그에게는 그게 익숙하지만 나에겐 익숙하지 않다. 이것을 잘 못 알아듣는 상대에게 “보통 이런 말 쓰지 않나?”라고 하는 순간 화자는 청자를 루저로 만들어버리고 만다. 그런 대화가 건강하고 행복한 대화가 될 리가 있겠는가.


또 두 번째 경우처럼 내가 상대보다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혹시 나타내려고 한 건 아닌지, 아니면 이렇게 표현하면 좀 더 유식해 보일 것 같아서 그런 건 아닌지 솔직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말하는 사람이 계속 이 태도를 고수하면 상대는 몰라도 아는 척을 하며 대화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 말하는 이가 상대방을 살피지 않고 일방적으로 쏟아내게 된다면 그 대화 역시 실패로 이어진다.


일전에 출판사 쪽과 미팅을 하는데 “한 세 꼭지 정도는 쓰셔야 해요. 한 꼭지에 2페이지는 되어야 하구요. 40꼭지 정도 넉넉하게 쓰시는 게 좋죠” 이런 식의 대화가 쭉 이어지고 난 후 미팅의 끝자락 즘에 내가 “근데 꼭지 꼭지 하시는데 그 꼭지는 대체 무슨 꼭지를 의미하시는 거죠?”라고 해서 상대방이 빵 터진 적이 있다. 한참 웃은 다음 사과를 건네오긴 했지만, 이 역시 참 무례한 대화인 건 사실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이끌어가고 싶다면, 바꿔 말해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내가 화자의 역할을 할 때 청자의 반응을 잘 살펴라. 내가 유식해 보이는 데 의미를 두지 말고 상대방의 경청 태도를 잘 살피면서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을 민감하게 짚어보자. 그리고 센스 있게 상대방의 언어와 맞춰주는 것이다. 애당초 최대한 공통적인 언어(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언어), 쉬운 언어를 사용하는 게 좋다.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말하는 중 상대방이 내 말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질문을 통해 슬쩍 체크해봐도 좋다.


맥락을 흩트리는 ‘거시기’ 제거하기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뼈 아픈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마흔 살이 넘어가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지시어’를 많이 쓰게 된다. 전라도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거시기’처럼 ‘이것’, ‘저것’, ‘그것’ 등 지칭하는 대상에 대해 명확히 하지 않고 모두 지시어로 대체해 사용하는 것 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의 대화를 보고 있으면 ‘거시기’ 하나만으로도 서로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고, 한쪽에서만 ‘거시기’를 사용해서 다른 한쪽이 그 맥락을 짚어가느라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내 입장에선 매우 기이하다. 중요한 건 언제나 상대를 피로하게 만드는 대화는 좋은 대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지시어가 많은 대화는 주제마저도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주어가 생략되거나 목적어가 없거나 지시하는 대상도 말은 하나(그것)이지만 실제 대상은 여러 개인 상황이 많은 채 대화가 길게 이어지면, 대화가 마무리될 때쯤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결국, 정확한 표현, 친절한 표현이 답이다.


최대한 지시대명사를 줄여서 사용하라

모든 이야기에는 맥락이 있는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보통 그 맥락을 머릿속에서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자기 판단대로 단어들을 생략해버린다. 따라서 ‘거시기’가 많은 대화에서는 듣는 사람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의 핵심 맥락을 놓지 않기 위해 잘 집중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맥락을 놓친 부분, 정확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러나 대화의 시작은 늘 ‘말하는 사람’에게 있기 때문에 그 시작점을 잘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시작점은 바로 ‘거시기’의 생략이다. 영어로 치면 ‘it’이 될 것이다. 나는 ‘거시기’라고 표현했지만 대상을 지칭하는 모든 대명사가 될 수 있다. 그것, 저것, 이것 등등. 기업 내에서는 특히 경력 차이가 있는 관계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하나로 통일될 수 없다. 드라마 <미생>에서 수십 년 바둑만 두던 주인공 장그래가 무역회사에 취업해 겪었던 고통이 가장 생생한 사례가 될 것 같다. “그거 갖고 와.”, “거기서 연락왔어?”, “아직도 이걸 몰라?”, “어제 그쪽에서 연락 왔었습니다.” 등등.


이는 비단 미생 이야기만이 아니다. 상사가 말하는 ‘그것’과 부하가 이해한 ‘그것’이 달라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오류와 폐단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 따라서 애당초 이런 것들을 최대한 줄이거나 상대방의 이해도를 먼저 살핀 후 편하게 대화하는 방법 등을 사용해야 한다. 기억하자. 대화 속의 ‘거시기’는 효율적이고 행복한 커뮤니케이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계를 흔들고 세기를 떠들썩하게 한 1%의 커뮤니케이션: 그들의 대화 속에 숨겨진 원 포인트를 찾아서
강조와 각인의 달인 : 마틴 루터 킹
미국의 흑인운동 지도자이자 지금까지도 ‘흑인들의 목사’로 남아있는 마틴 루터 킹은 스피치의 달인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일명 ‘강조와 각인의 달인’이라 불리던 그는 살아있는 동안 수많은 명연설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연설이 바로 ‘I have a dream’이라는 연설이다.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행진 때 링컨 기념관 앞에서 킹이 했던 이 연설은 교과서에 간간이 실릴 정도의 명연설로 남아있다. 해당 연설의 일부를 한번 보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주 붉은 언덕 위에서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 소유주의 후손들이 식탁에서 형제애를 나눌 수 있을 거라는 꿈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억압의 열기로 뜨거운 저 미시시피마저도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로 변할 거라는 꿈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나의 네 명의 아이들이 그들의 피부색이 아니라 각자의 장점으로 판단되는 그런 나라에서 살게 될 거라는 꿈이.


킹은 해당 연설에서 ‘조지아의 붉은 언덕’, ‘오아시스’, ‘네 명의 아이들’ 등 구체적인 묘사들을 사용했다. 왜 그랬을까? 그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노예와 억압이라는 족쇄로부터 풀려나 우리 모두가 형제처럼 지낼 수 있는 나라에서 다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정도로 말해도 충분할 텐데 말이다. 킹이 자신의 연설에서 이러한 구체적 묘사를 활용한 이유는 그가 청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킹은 확실하고 실제적인 묘사들을 사용함으로써 청중들이 선명한 이미지들을 그려내어 훨씬 쉽게 그의 말에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즉, 자신의 연설을 듣는 청중들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이미지화시켜 뇌리에 각인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우리는 앞에서 ‘오감으로 표현하기’를 배웠다. 훨씬 생생한 표현, 그림으로 그려질 수 있을 만큼 풍부한 느낌을 사용한 표현들은 상대방의 머릿속에 훨씬 강하게 기억된다. 앞에서도 말했듯 충분한 몰입도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말은 단순히 정보와 생각의 전달이라는 도구로서의 기능을 넘어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 나아가 영혼에까지도 각인되고 울림이 되는 힘을 가진다. 모든 사람은 사랑받고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마틴 루터 킹의 믿음. 그의 믿음이 여전히 오늘날까지, 먼 미래까지 나아 갈 수 있음에 그의 남다른 연설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이 있을까. 커뮤니케이션의 고수들에게는 한 가지 확실한 공통점이 있다. 그들 모두 ‘말’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