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이제 세상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아니라 가치를 만드는 자와 빼앗는 자로 나뉜다”
누군가가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면, 그 수익금은 고스란히 그 나라의 GDP에 반영된다. 그래서 우리는 수익성을 좇는 투자에 몰두하는 것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한 방편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금융화의 결과로 금융 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적정 규모를 넘어서면, 오히려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불평등이 심화하고 시장이 무력해지고 공공서비스가 와해한다. 부패가 자행되고 대체경제 부문이 설 자리를 잃고 민주주의와 사회에 막대한 폐해를 안긴다. 저자는 이 역설을 자원이 풍족한 나라가 오히려 가난에 허덕이는 ‘자원의 저주’에 빗대 ‘금융의 저주’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금융이 사회에 이바지하고 부를 일군다는 전통적인 역할을 외면하고 수익을 더 보장하는 활동에 치중한다는 것은 다른 경제 부문에서 부를 약탈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이 실물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실제로는 어떤 가치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 약탈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 주기 위해 저자는 파생상품, 신탁, 특수목적회사, 사모투자 등 온갖 첨단 금융 기법들의 작동 원리를 속속들이 해부한다. 그리고 막대한 수익만 뽑아먹고 그에 따른 위험은 외부로 떠넘기는 이 수법들의 본질이 ‘앞면이 나오면 내가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네가 지는’ 파렴치한 사기도박에 지나지 않음을 통렬하게 짚어낸다.
■ 저자 니컬러스 색슨
저자 니컬러스 색슨은 글로벌 경제와 정치 분야 저널리스트이자 분석가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iars(채텀하우스(Chatham House))) 부연구위원, 조세 및 역외금융 전문가 집단인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의 상근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조세 회피와 금융 문제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BBC,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배너티페어’, ‘인터내셔널어페어스’, ‘포린어페어스’, ‘아메리칸인터레스트’, ‘아프리카콘피덴셜’, 등에 기고해 왔다. 지은 책으로 ‘금융의 저주’(2018)을 비롯해 ‘오염된 우물: 아프리카 석유를 둘러싼 더러운 정치(Poisoned Wells: The Dirty Politics of African Oil)’(2008), ‘보물섬: 절세에서 조세 피난처 탄생까지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이면사(Treasure Islands: Tax Havens and the Men who Stole the World)’(2011)가 있다.
■ 역자 김진원
역자 김진원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다. 사보 편집 기자로 일했으며 환경 단체에서 텃밭 교사로도 활동했다. 어린이 도서관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책에 관심을 갖게 되어 현재 ‘어린이책 작가교실’에서 글공부를 하고 있다. ‘한겨레 어린이청소년책 번역가그룹’에서 활동했으며 ‘경제학의 모험’,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책을 읽을 때 우리가 보는 것들’, ‘세상 모든 꿈을 꾸는 이들에게’, ‘학교여, 춤추고 슬퍼하라’, ‘10대에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나, 어떻게 할까?’,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차례
머리말: 그 많은 부는 다 어디로 갔을까
기차표 예매 수수료의 기이한 여정 / 영국이 앙골라만큼 위험한 이유 / 금융화의 덫: 좋은 것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 국가경쟁력을 위한 일이라고?
1장 경쟁과 세금은 부의 적이다
괴짜 경제학자 베블런의 신랄한 통찰 / 석유왕 록펠러보다 막강한 금융왕 J. P. 모건 / 월스트리트가 세운 나라, 파나마 / 정치, 산업, 금융 지도자의 기막힌 사업 수완
2장 신자유주의,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
정부 정책에 민간 시장 모형을 적용할 수 있을까 / 브레턴우즈 체제의 강력한 규제와 자본주의 황금시대 / 신자유주의, 반격에 나서다 / 기업 유치라는 이름의 제 살 깎아먹기 경쟁 / 국가가 기업처럼 될 수 있다는 허튼소리
3장 악의 소굴이 된 제국의 심장
대영제국의 영광을 이끈 주역 / 제국의 몰락과 새로운 부의 원천의 출현 / 금융해적 소굴의 심장부가 되다 / 생선은 머리부터 썩고, 권력은 돈에서 나온다
4장 우리에게 독식을 허하라
시장경쟁을 막아서 경쟁력을 높인다? / 옛날 옛적에 반독점이 살았는데 / 뻔히 보이지만 존재할 수 없다는 괴상한 논리 / 독점은 어떻게 경제를 좀먹는가 /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5장 제3의 길은 없다
룩셈부르크에서는 금융에 태클 걸지 마라 / 돈은 정치의 일부다 / 제3의 길에 맛을 들인 진보 좌파 / 국가경쟁력이라는 헛소리 / 영국은 왜 룩셈부르크가 될 수 없나 / 금융위기 이후에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6장 켈트 호랑이의 폭풍성장과 추락
아일랜드는 금융화의 모범 사례? / 켈트 호랑이는 어떻게 탄생했나 / 그림자금융 전문가와 입법자의 합작품 / 금융위기의 원흉이 되다 / 노동자의 구세주 호히 일당의 사기행각 / 자기기만으로 변질된 켈트 호랑이의 포부
7장 누가 금융위기를 불렀나
월스트리트와 시티오브런던, 누가 더 흉악한가 / 범죄은행 보호에 앞장선 영국 중앙은행 / 런던, ‘금융 수소폭탄’ 파생상품을 실험하다 / 자산 유동화가 만들어낸 멋진 신세계 / 은행이 스스로 규제 기준을 결정한다 / 리먼브라더스가 삼킨 마약, 환매조건부채권 / 2007년 금융위기의 화려한 식전 행사 /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8장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 신탁의 마법
주택담보권 400억 파운드의 수상한 행방 / 신탁은 어째서 마법을 부릴까 / 신탁이 비밀 장막을 치는 방법 / 자산관리 산업의 성장과 부의 영원한 대물림 / 부자들은 왜 더 많은 부를 원할까 / 자산관리 전문가와 조세 도피처가 부를 지켜 주고 얻는 대가
9장 단순하지만 위력적인 수탈 장치 사모투자
환자와 간병인 거래 사업의 복잡한 구조 / 앞면이 나오면 내가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네가 진다 / 가장 흔한 수법, 부동산회사와 운영회사 분리 / 착취당하는 간병인과 푸대접받는 환자 / 빚 떠넘기기, 세금 회피하기 / 수익률은 형편없는데 어떻게 떼돈을 벌까 / 똑똑한 투자자가 어리석은 투자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이유
10장 왜 금융은 경제를 망치는 악당이 되었나
공공 지출을 민간 부문에 떠넘길 때 치르는 대가 / 가치창출에서 가치수탈로 / 지식, 기술, 사람의 대량 유출 / 감사 대상과 회계법인의 은밀한 동거 / 정부와 언론까지 장악한 회계법인
11장 부의 약탈을 옹호하는 경제 이론의 맹점
법인세 감면이 투자를 늘린다고? / 과세는 삶의 일부다 / 민주주의의 가치는 얼마일까
맺는말: 부의 약탈자와 창출자,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국가 안보마저 위협하는 금융 개방 / 금융의 저주를 물리칠 똑똑한 자본통제
감사의 말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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