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거주불능 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역:김재경)
ǻ
추수밭
   
19800
2020�� 04��



■ 책 소개


‘살인적인 폭염’부터 ‘반복되는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식과 사회의 근간을 뒤엎을 기후재난의 미래

환경운동가도 아니었고 평소에 딱히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칼럼을 써줄 것을 의뢰받고 몇 년에 걸쳐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와 이야기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기후변화가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끔찍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여전히 ‘환경운동’의 차원에서만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쓰였다.

많은 환경 책들이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켜 깨끗한 ‘녹색 자연’의 입장에 서서 인간의 행위를 꾸짖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자연과 얽혀들며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류세’에 직면했음을 강조하며 기후변화야말로 인간이 자신의 문명을 파괴하는 ‘자살 행위’이자 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대량 학살’의 범죄임을 명백하게 밝혀낸다. 저자는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한다. 이 책은 총체적 위기를 맞이한 인류 사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후변화 대응 매뉴얼이자 미래보고서다.

■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뉴욕매거진’의 부편집장이자 칼럼니스트, 미국 싱크탱크 기관인 ‘뉴아메리카’의 연구원이다. 2017년 7월 9일 지구온난화가 가까운 미래에 일으킬 수 있는 재난 시나리오를 밝혀낸 리포트 ‘거주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를 ‘뉴욕매거진’에 기고함으로써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뉴욕매거진’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이 리포트는 더욱 상세하게 풀어 쓰여 ‘2050 거주불능 지구’로 출간되었고 출간 즉시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재 저자는 TED 강연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통해 지구온난화 시대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적극적인 행동과 생활 방식 등을 활발히 전하고 있다.

■ 역자 김재경
역자 김재경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며 인문, 심리, 정치사회, 경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포스트트루스’,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매달, 무조건 돈이 남는 예산의 기술’, ‘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 등이 있다.
  
■ 차례
1부 이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다
이미 이산화탄소 한계치를 넘어선 지구 / ‘자연재해’가 아닌 ‘대량 학살’의 위기 / 소용없는 협약, 공허한 말잔치, 감춰진 미래 / 인간보다 한참을 앞서나가는 기후변화의 실체 / 붙잡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전쟁 기계’ / 거대하고 압도적이면서 어디에나 있는 위협 / ‘북극곰 우화’마저 판타지로 만들 실질적 재난 / 미래를 낙관할 만한 이유가 있는가 / 대가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 치를 것이다

2부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
1장 살인적인 폭염
너무 빨리 더워지니 예측 따위가 소용없다 / 가장 고통스러운 열사병의 유행

2장 빈곤과 굶주림
지구의 미래를 착취하며 ‘복지’에 투자해온 결과 / ‘굶주림’이라는 제국의 지배

3장 집어삼키는 바다
지도를 바꿀 정도로 빨리 녹아내리는 빙하 / 베이징을 ‘수중 도시’로 만들 ‘빙하 폭탄’

4장 치솟는 산불
지금의 화재는 ‘불장난’ 수준이 될 것이다 /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발하는 탄소

5장 ‘날씨’가 되어버릴 재난들
‘5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재난에 익숙해진다 / 점점 가로막히는 재건과 회복 기간

6장 갈증과 가뭄
개인의 절약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 대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약탈의 전쟁

7장 사체가 쌓이는 바다
바다 오염이 일으켜온 대멸종 사태들 / 거대한 바닷물 순환 시스템의 붕괴

8장 마실 수 없는 공기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오염 / 에어로졸과 지구 온도 사이의 무시무시한 연관성

9장 질병의 전파
더욱 강하고 빨라진 바이러스 / 존재도 몰랐던 수많은 박테리아의 출현

10장 무너지는 경제
대침체나 대공황을 넘어서는 ‘대몰락’ / 쌓여 가는 비용과 늘어나는 복리

11장 기후 분쟁
헐벗은 지구 위에서 빽빽한 인구가 벌일 자원 전쟁 / 개인 간에 발생하는 분노와 폭력

12장 시스템의 붕괴
비인간적 생활 조건이 ‘일상’이 되는 순간 / 인류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충격적인 영향

3부 기후변화 시대는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
1장 ‘아포칼립스’에 그칠 수 없는 이야기
누구 하나만 악당으로 몰아갈 수 없는 이야기 / 자연에 대한 감상적인 태도 / ‘우화’ 속에 문제를 가둬 두기 / ‘인류세’에 담긴 핵심적인 메시지 /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는 이유

2장 걷잡을 수 없는 자본주의의 위기
너무나 거대하고 심각해서 외면하고 싶은 문제 / 기후변화 시대를 맞이한 자본주의 제국 / 자본주의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들 / 시스템의 생존에 따른 대가와 책임 / 적응과 완화 명목으로 청구될 엄청난 비용

3장 기술이 종교처럼 되었을 때
세상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약속 / 문제 해결에 요구되는 기술 혁신의 규모 / 거의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판타지 / 기술이라는 종교가 가르치는 핵심 교리

4장 소비할 것인가, 정치할 것인가
책임 회피에 불과한 선택적 소비 / 신자유주의 생존 전략의 한계 / 온난화의 충격 속에서 나타날 정치권력

5장 ‘역사가 진보한다’는 믿음의 붕괴
‘진보’라는 가면을 벗겨 낸 역사의 민낯 / 더 이상 ‘과거’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

6장 절망 끝의 허무주의
문명의 기반을 갉아먹는 종말론 / 세속적인 위안을 찾는 회피와 금욕주의 / 새로운 용어를 만들기 위한 암울한 경쟁 / 차라리 ‘체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

4부 인류 원리, ‘한 사람’처럼 생각하기
우리가 알고 있는 딱 하나의 문명 / 우리는 행성을 선택할 수 없다

감사의 말
주석

 




2050 거주불능 지구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

살인적인 폭염

너무 빨리 더워지니 예측 따위가 소용없다

2018년 유엔에서는 탄소배출량이 현 추세대로 유지되는 경우 적어도 2040년까지 세계 기온이 1.5도 이상 증가한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2017년도 국가기후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 보고에서는 전 세계 탄소 농도가 지금 즉시 안정화된다고 가정하더라도 0.5도 이상의 기온 상승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온 상승을 2도 아래로 유지하려면 탄소배출량 감축뿐만 아니라 ‘마이너스 배출(negative emission)’ 역시 필요하다. 마이너스 배출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공기 중에서 탄소를 빨아들이는 기술적인 접근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 떠오른 접근법으로 원리는 비슷하지만 식물에게 일을 맡기는 비교적 전통적이고 농림업적인 접근 방식이다.


최근 쏟아져 나오는 논문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두 기술 모두 공상에 가깝다. 2018년에 유럽과학자문위원회의(European Academies' Science Advisory Councill)에서는 현존하는 마이너스 배출 기술로는 대기 중 탄소 농도를 유의미하게 줄이기는커녕 탄소 농도가 증가하는 속도를 늦추기에도 ‘현실적인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같은 해에 ‘네이처(Nature)’에서는 탄소포집 기술에 바탕을 둔 시나리오는 모두 ‘마법을 바라는 생각’이나 마찬가지라고 일축했다. 사실 그런 생각에 빠지는 것조차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고작 410ppm으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탄소포집 기술을 적용하려면 사실상 지구 곳곳에 대규모 탄소 세척 지대가 마련돼야 한다. 그러면 지구는 마치 태양 주위를 도는 공기 정화 시설처럼, 태양계를 따라 포물선을 그리는 공업용 인공위성처럼 보일 것이다. 바버라 워드(Barbara Ward)나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가 ‘우주선 지구’라고 했을 때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진보가 이루어져 더욱 저렴하고 효율적인 장비가 등장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런 진보를 그리 오래 기다려 줄 수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2도 상승을 목표로 하는 경우 대규모 탄소포집 시설을 앞으로 70년 동안 매일 1.5기씩 설립해야 한다는 추산도 나와 있다. 2018년 기준으로는 대규모 탄소포집 시설이 총 18군데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고통스러운 열사병의 유행

가까운 미래에 도시가 훨씬 지배적인 거주 형태가 되면서 고열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혹은 사람 몸뚱이처럼 도시 밀도를 높이는 온갖 요소는 주변의 열을 흡수한 뒤 마치 서서히 퍼지는 독약처럼 일정 시간 동안 가둬 둔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폭염 기간에는 밤중에 더위가 사그라져 인체가 회복할 시간을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줄어들고 냉각 작용이 피상적으로만 이루어지면 인체는 계속해서 팔팔 끓게 된다. 도시의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낮에 흡수하는 열기는 실로 어마어마해서 밤중에 열기가 방출되면 국지적으로는 기온이 최대 12도만큼 상승해 견딜 만했던 더위가 살인적인 폭염으로 뒤바뀔 수 있다. 직접적인 열기에 공중 보건 부실 문제가 겹치면서 739명의 사망자를 냈던 1995년 시카고 폭염이 그러했다. 흔히 인용되는 ‘739명’이라는 수치에는 즉사한 사망자만이 포함됐다. 폭염 기간에 병원에 실려 온 수천 명의 환자들 중 거의 절반이 그 해에 사망했다.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은 환자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시카고 폭염을 두고 ‘열섬 효과(heat-island effect)’가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도시가 그 자체로 폐쇄된 공간이 되어 사람이 붐비는 만큼 더욱 뜨거워진 것이다.


미국에서 열사병에 대한 인식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수영할 때 쥐가 나지 않게 조심하라는 경고처럼 여름 캠프에서나 배울 법한 질병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열사병은 인체가 겪을 수 있는 가장 잔혹한 고통 중 하나로 저체온증만큼이나 통증과 혼란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대개 탈수의 결과로 일사병 증세가 시작되는데 다량의 발한과 구토, 두통이 나타난다. 특정 시점이 지나면 물을 마셔도 효과가 없다. 인체가 어떻게든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액을 바깥의 피부 쪽으로 보내면서 심부 체온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피부가 붉게 변하고 내부 장기가 망가지기 시작한다. 결국에는 발한 기능이 아예 소실될 수 있다. 두뇌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시작하며 때로는 일정 시간 동안 동요나 공격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증상은 결국 치명적인 심장마비로 마무리된다. 랑거비셔는 이렇게 말한다. “극심한 열기로 말할 것 같으면 당신이 피부를 벗어던지고는 살 수 없듯이 그런 열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치솟는 산불

지금의 화재는 ‘불장난’ 수준이 될 것이다

어떤 미래가 다가오고 있을까? 훨씬 더 큰 화재가 훨씬 더 자주 훨씬 더 많은 땅을 불태울 것이다. 이미 미국 서부에서는 지난 50년 사이에 화재 철 기간이 2.5개월 증가했다. 기록상 산불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났던 연도 10개를 꼽으면 2000년 이후에만 9개가 존재한다. 세계적으로 보면 화재 철이 1979년 이후로 20퍼센트 가까이 증가했으며 미국에서는 불에 탄 지면 면적이 1970년 이후로 2배 증가했다. 2050년까지 산불에 의한 피해는 다시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화재로 소실되는 면적이 5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수치는 기온이 추가로 1도 오를 때마다 4배씩 증가할 수 있다. 일반적인 예측대로 21세기 말까지 기온이 3도 상승하면 미국에서는 이미 1년에 4만 제곱킬로미터가 화재로 소실되는 지금보다도 16배 더 큰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온이 4도 상승하면 화재 철은 지금보다 4배 더 길어질 것이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장은 ‘화재 철’이라는 용어 자체가 시대에 뒤처진다며 2017년에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이제 ‘화재 철’이라고 부르지도 않습니다. ‘철’이라는 단어를 빼야죠. 화재가 연중 계속되거든요.”


그렇다고 산불이 미국만 겪는 고초는 아니다. 산불은 전 세계적인 유행이 돼 버렸다. 얼음으로 뒤덮인 그린란드에서는 2017년에 화재로 피해를 입은 면적이 2014년에 비해 10배 증가했다. 스웨덴에서는 2018년에 북극권에 속하는 산림 지역이 불에 타 사라졌다. 저 멀리 북쪽 지방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으므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위험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북쪽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저위도에서 발생하는 화재에 비해 더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으며, 기후학적으로도 전문가들의 염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재가 발산하는 검댕과 재가 육지에 내려앉아 빙상을 검게 만들면 빙상이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해 더 빨리 녹아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18년에는 러시아와 핀란드 국경 지역에서 또 다른 북극권 화재가 발생했으며 시베리아 지역 산불에서 나온 연기가 그해 여름 미국 본토까지 넘어오기도 했다. 같은 달에 그리스에서는 21세기 역사상 두 번째로 치명적인 산불이 해안가를 덮쳐 9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어느 리조트에서는 휴양객 수십 명이 좁은 돌계단을 따라 에게해로 도망가던 도중 불길에 휩싸여 서로의 품에 안긴 채 죽음을 맞이했다.


화재가 미치는 피해는 선형적으로 증가하거나 순수하게 독립적으로 더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생태계에 새로운 피드백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앞으로 날씨가 한층 더 건조해지면서 캘리포니아에는 메마른 덤불 지대가 형성되고 그만큼 더욱 심각한 화재가 빈번해질 수밖에 없겠지만 과학자들은 그와 동시에 전례 없는 수준의 폭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구체적으로는 1862년 캘리포니아 대홍수 수준의 재해가 3배나 증가하리라 전망한다.


세계적으로 매년 26만 명에서 6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산불에서 발생한 연기 때문에 사망한다. 또한 캐나다에서 발생한 화재는 멀게는 미국 동부 해안 지역까지 사람들의 입원율을 치솟게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콜로라도에서는 2002년 산불에서 발생한 낙진만으로 식수가 여러 해에 걸쳐 오염되기도 했다. 2014년 캐나다에서는 산불에서 발생한 연기가 노스웨스트 준주를 뒤덮은 결과 호흡기 질환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42퍼센트 증가했으며 한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복지에도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 해당 연구의 수석 연구원은 이렇게 밝혔다. “사람들이 느낀 가장 강력한 감정은 고립감이었다. 빠져나갈 수 없다는 감정이 느껴졌다. 어디를 갈 수 있겠나? 사방이 연기로 가득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발하는 탄소

자연적인 과정에 의해, 산불에 의해, 인간의 손에 의해 나무가 죽음에 이르면 나무속에 들어 있던 이산화탄소가 때로는 여러 세기에 걸쳐 대기로 배출된다. 따라서 죽은 나무는 석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후변화가 촉발하는 피드백 시스템 중에서도 산불이 탄소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은 특히 무시무시하다.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숲들이 전형적인 탄소 흡수원에서 탄소 공급원으로 뒤바뀌어 저장하고 있던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특히 산불이 이탄 지대에 형성된 숲을 불태우는 경우 극심한 결과가 초래된다. 예를 들어 1997년에 인도네시아의 이탄 지대에서 발생한 화재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무려 26억톤 방출됐다. 이는 전 세계 연평균 탄소배출량의 40퍼센트에 달하는 수치였다. 게다가 화재가 발생할수록 기온은 더 상승하고 기온이 상승할수록 화재는 더 자주 발생한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1년 내내 공격적인 환경 정책을 펼쳐 탄소배출량을 삭감하더라도 산불 한 번이면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그 정도 규모의 산불이 매년 발생하는 추세다. 마치 산불이 탄소배출량을 감축해 사회를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 기술 관료의 노력을 비웃는 것만 같다. 아마존에서는 이미 2010년에 ‘100년에 한 번 닥칠 법한 가뭄’이 5년 만에 다시 닥쳤으며 2017년에는 화재가 10만 건 발생했다.


마실 수 없는 공기

인간의 폐는 산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산소는 우리가 마시는 공기의 일부에 불과하며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 비중이 높아질수록 그 일부마저 줄어든다. 그렇다고 우리가 질식사할 위험에 놓여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기에는 산소가 굉장히 풍부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통은 받을 것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930ppm(오늘날의 2배)에 이르면 인지 능력은 21퍼센트 떨어진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공기에 미치는 영향 중 이산화탄소는 가장 사소한 문제에 가깝다. 앞으로 지구상의 공기는 더욱 뜨거워질 뿐만 아니라 더욱 더럽고 답답하고 건강에 나빠질 것이다. 가뭄은 공기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현재는 ‘분진 노출(dust exposure)’이라고 불리고 미국 더스트볼 시기에는 ‘분진 폐렴(dust pneumonia)’이라고 불렸던 현상을 초래한다. 또한 더스트볼이 일어났던 대평원 지대에 기후변화로 새로운 모래 폭풍이 발생하면 분진으로 인한 사망률은 2배 이상, 입원율은 3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오존은 더 많이 형성되며 국립대기연구소(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에 따르면 21세기 중반에 미국인이 오존 스모그로 고통받는 날수는 70퍼센트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2090년대쯤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안전’ 등급을 넘어서는 공기를 마시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에 이를 것이다. 지금도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매일 1만 명에 달한다. 단 하루에 사망하는 사람 수가 여태까지 원자로 노심 용융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 수 총합보다 훨씬 더 많다. 그렇다고 원자력이 확실한 정당성을 갖는다는 뜻은 아니다. 냉각 타워로 흰 증기 구름을 내뿜는 핵 발전소에 비해 굴뚝으로 검은 연기 자국을 내뿜는 화석연료 발전소가 훨씬 더 많다는 점에서 동일한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런 수치는 대기오염의 영향이 얼마나 포괄인지 선명하게 보여 준다. 지구 전체를 유독성 포대로 감싸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전문가들은 지난 50년간 완전히 숨겨져 있던 유연가솔린과 납페인트의 폐해를 밝혀냈다. 유연가솔린과 납페인트가 어느 곳에 사용되는 지적장애나 범죄율을 극적으로 높이는 반면 학업 성취나 평생 소득을 극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기오염의 영향은 이미 그보다 심각해졌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오염은 인지 수행 능력을 점차적으로 낮춰 결과적으로는 전문가들이 ‘심대하다’고 지적할 만큼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에서는 대기오염을 환경보호청(EPA) 권고 수준으로만 낮춰도 중국인의 언어 성적이 13퍼센트, 수학 성적이 8퍼센트 오를 것이라고 한다. 단순히 기온만 상승해도 시험을 치르는 데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된다. 밖이 더울수록 시험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대기오염은 아이에게는 정신 질환의 가능성을, 성인에게는 치매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해에 태어난 사람은 30세가 됐을 때 소득 수준이나 노동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과 조산아 및 저체중아 출생률 사이의 상관관계는 너무나 뚜렷해서 미국에서는 도시 인근 톨게이트에 이지패스를 설치함으로써 요금을 내려고 정차할 때 나오는 배기가스를 줄인 것만으로도 조산아 출생률이 10.8퍼센트, 저체중아 출생률이 11.8퍼센트 감소할 정도였다.


대기오염이 초래하는 위험 중에는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건강 문제도 있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자 2013년에는 아시아 기상 패턴에 변화가 생겼는데 특히 산업화를 겪던 중국 입장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는 자연적인 통풍 현상이 약화됐다. 결과적으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스모그가 중국 북부 지역 상당 부분을 뒤덮었다. ‘공기 질 지수(AQI)’라는 다소 막연해 보이는 지표는 갖가지 오염 물질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나타내는 고유의 척도 단위를 사용해 대기 질의 위험도를 분류한다. AQI 51~100범위부터 경고가 시작된다. 201~300범위에서는 ‘일반 대중의 호흡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장 높은 단계인 301~500범위에서는 ‘심장 및 폐 질환이 급격히 악화되고 심폐 질환자나 고령자의 조기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일반 대중의 호흡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극도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는 ‘모든 사람’이 ‘모든 종류의 외부 활동’을 피해야 한다. 2013년 중국에 닥친 ‘에어포칼립스(airpocalyse)’는 바로 그 최종 단계를 2배가량 뛰어넘어 AQI를 993까지 기록했다. 현상을 연구한 학자들은 중국이 산업 시대 유럽이 겪었던 ‘완두콩 수프’ 스모그와 최근 대다수 개발도상국이 겪는 미세먼지 오염을 합쳐 놓은 듯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스모그를 의도치 않게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이 스모그는 그해 중국에서 137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데 기여했다.



기후변화 시대는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

걷잡을 수 없는 자본주의의 위기

지난 반세기 동안 행동심리학자들과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발견한 인지 편향을 목록으로 쭉 나열하면 소셜미디어 피드만큼이나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바로 그 인지 편향 하나하나가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왜곡하고 과장한다. 기후변화는 마치 맹수처럼 긴박하게 다가오는데도 우리는 늘 가리개를 쓴 채로 볼 수밖에 없다.


우선 인간은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때문에 설령 대표성이 떨어지더라도 처음 한두 개 사례만 보고 심적 모형을 구축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지구온난화에 적용하면 자신이 경험한 세계만 가지고 기후가 온화하다고 안심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모호성 효과(ambiguity effect)’에 따르면 대부분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할 때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낄 상황 자체를 회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결과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론상 기후변화 문제에서 불확실성은 행동을 취해야 할 근거가 돼야 정상이다. 불확실성의 상당 부분이 인간의 투입 값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의욕을 꺾는 난제가 아니라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꽤 구체적인 자극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인간중심적 사고(anthropocentric thinking)’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이해할 때 인간을 기준에 놓고 생각하려는 반사적인 경향성을 가리키며 일부 환경론자는 가차 없이 ‘인간우월주의’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인간중심적 사고 때문에 우리는 인류에게 닥친 존재론적 위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착각을 두고 많은 기후학자들은 ‘살아남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지 지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편 ‘자동화 편향(automation bias)’은 인간이 컴퓨터 알고리즘 같은 비인간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선호하도록 만든다. 우리가 여러 세대에 걸쳐 시장의 힘을 완전무결한 감독관 혹은 적어도 가장 탁월한 감독관이라고 찬양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자동화 편향을 기후 문제에 작용하면 우리는 아무런 규제나 제약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경제 시스템이 환경오염, 불평등, 분배 정의, 분쟁은 물론 지구온난화마저 자연스럽게 해결해 주리라고 맹신할 수 있다.


알파벳 ‘A’로 시작하는 인지 편향, 그중에서도 몇 가지만 샘플로 가져온 게 이만큼이다. 뒤쪽에 등장하는 인지 편향 가운데 가장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를 더 꼽자면, 우선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가 있다. 이는 자신이 나서서 행동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먼저 행동하기를 기다리는 경향을 가리킨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은 이미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으려는 경향이다. 예컨대 우리는 세계를 머릿속에서 재구성하는 인지적 수고를 감당하는 대신 삶이 그대로 지속되리라는 약속을 찾으려 한다. ‘디폴트 효과(default effect)’는 새로운 대안보다 기존 선택지를 선택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비슷한 인지 편향으로는 현재 상황이 얼마나 나쁘든 현상을 유지하는 쪽을 선호하는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과 이미 소유한 대상을 포기할 때 대상이 지닌 실제 가치(혹은 지불한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요구하는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가 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이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나 ‘과잉 확신(overconfidence)’, ‘긍정 편향(optimism bias)’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부정 편향(pessimism bias)’도 존재한다. 긍정 편향을 상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기를 예정된 패배로 인식하게 만들며 기후변화 같은 경고의 소식을 전하더라도 체념에 찬 울부짖음으로 듣게 만든다. 다시 말해 어떤 인지 편향의 반대쪽을 보더라도 명확한 사고는커녕 또 다른 인지 편향에 빠져든다는 뜻이다. 인간은 ‘자기기만’이라는 렌즈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들

자본주의 시스템의 충격요법은 다가올 기후 집권기, 즉 이상기후와 자연재해가 전례 없는 속도로 허리케인, 홍수, 폭염, 가뭄 등 재난과 재난 사이에 휴지기도 거의 없이 세계 경제를 공격하고 농업 생산량과 노동생산성을 위협하는 시대를 얼마나 잘 버틸 수 있을까? 다른 여러 문제와 마찬가지로 현재와 미래에 인류가 지구온난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대답은 달라진다. 하지만 기업 및 금융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서구권 문화의 근원적인 성향은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에 대한 집단적인 의식을 틀 잡아 온 만큼 비교적 지엽적인 조정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여파를 초래할 수 있다.


한 가지 가능성은 전반적인 이익이 감소함에 따라 힘을 가진 자들이 이익을 축적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자본의 지배가 더욱 고착화되는 것이다. 지난 몇십 년을 되돌아보면 충분히 추측할 수 있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바로 그 몇십 년 동안 자본가는 경제성장을 약속함으로써 여론을 잠재울 수 있었다. 실제로 세계에는 정말 다양한 부류의 시장이 존재하지만 적어도 1989년 이후(공교롭게도 탄소배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부터는 ‘경제성장의 약속’이 전 세계 시장의 공통적인 이념 기반으로 작용해 왔다.


기후변화는 그런 약속을 뒤흔들고 있는 두 가지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첫째로는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발생하며 그로 인해 일부 지역에 숨 쉴 틈조차 없는 영구적인 불경기가 닥칠 것이다. 둘째로는 전 세계적으로나 특정 정치조직 내에서나 부유한 자보다 가난한 자가 훨씬 심각한 피해를 입음으로써 이미 터무니없는 수준인 소득 불평등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나타날 것이다. 이 두 가지 흐름에 경제가 두 배로 망가질 미래에는 사회적인 권력을 독점하다시피 쥐게 될 어마어마한 부자들에게 최소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경제적 비용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예컨대 2017년 미국의 경우에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비용이 3,060억 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훨씬 무거운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또 과거에는 불평등, 불공정, 착취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약속하면 충분했지만, 머지않은 기후변화 시대에는 자연재해, 가뭄, 기근, 전쟁, 국제 난민, 정치적 혼란 등 정당화해야 할 문제가 지나치게 늘어날 것이다. 게다가 애초에 경제성장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도 못할 것이다. 세계 경제는 거의 성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대부분 지역에서는 극심한 마이너스 성장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할 것인가, 정치할 것인가

진보적인 환경론자가 흔히 받는 비판은 그들이 위선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들도 고기를 먹고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정작 전기자동차는 사지도 않았으면서 민주당에 투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깨어 있는 진보주의자가 역으로 가하는 비판 역시 그만큼 일리가 있다. 사람들은 ‘정치’라는 북극성을 기준으로 어떤 식단을 고르고 어떤 친구를 사귀며 심지어 어떤 대중문화를 소비할지까지 결정한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명분이나 자신이 특별한, 특히 계몽된 존재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 명분에 대해서는 의미 있다고 할 만한 정치적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앞으로 대학, 도시, 국가는 서로 간의 ‘도덕성 확장 경쟁’의 서막으로 시민의 권리를 박탈하려 들 것이다. 도시는 최초로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기 위해, 최초로 모든 건물 지붕을 하얗게 칠하기 위해, 최초로 모든 농산물을 수확 후 운송 과정이 필요 없는 수직 농법으로 생산하기 위해 경쟁을 벌일 것이다. 하지만 자유주의자의 집단 이기주의도 2018년 때처럼 건재할 것이다. 당시 진보 성향이 강한 워싱턴 주에서는 시민이 정작 투표함 앞에서는 탄소세를 반대했으며 프랑스에서는 휘발유에 세금을 붙이려 하자 1968년의 유사 혁명 이래 최악의 시위가 발발했다. 부유하고 깨어 있는 자유주의자로 하여금 기후변화 문제만큼 방어기제를 강하게 작동시키는 문제가 없는 셈이다.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소비 선택을 하는지, 얼마나 부유한지, 얼마나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있는지 사실상 아무 상관이 없다.

그렇다고 앨 고어 비판가들이 고어의 전기 사용량을 일반적인 우간다 사람의 전기 사용량과 비교하는 궁극적인 의도가 일개 개인의 화려하고 위선적인 소비 성향을 부각시킴으로써 고어를 폄하하려는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늘날의 정치 및 경제 시스템이 그런 불평등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유발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는 이를 가리켜 ‘정당화 장치’라고 부르며 실제로 꽤나 많은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 세상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두드러지게 배출하는 상위 10퍼센트가 탄소배출량을 유럽연합 평균 수준으로만 낮춰도 전 세계 탄소배출량은 35퍼센트나 떨어진다. 개인이 식단을 바꾸는 정도로는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 하지만 정책을 바꾼다면 가능하다. ‘개인 정치’의 시대에는 위선이 엄중한 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대중의 열망을 드러내기도 한다. 다시 말해 유기농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진정으로 염원하는 목표가 기후를 구제하는 일이라면 투표가 훨씬 더 중요하다. 정치는 도덕적 증폭기와 같기 때문이다. 병든 세상을 인식하더라도 정치적 참여로 마무리 짓지 않는다면 ‘웰니스(wellness)’, 즉 ‘웰빙’과 ‘피트니스'를 아우르는 표현으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얻는 데서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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