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당신이 ‘No’라고 말하기 어려워하는 ‘좋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항상 자신보다는 타인을 우선시하고,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게 두려워 거절하지 못하는 ‘좋은 사람의 함정’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타인의 기대에 숨이 막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면 상대가 실망하거나 자신을 거부할 것으로 생각해서 분노나 원망 같은 중요한 감정들도 표현하지 않고 억누르며 살 필요가 있을까?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나의 인생을 당당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통찰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 저자 재키 마슨
공인상담심리학자다. 홀로웨이 교도소와 성 토마스 병원을 비롯한 런던의 다양한 기관에서 상담사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코벤트 가든 지역에서 성공적인 개인 상담소를 운영 중이다. 그녀는 전 세계를 돌며 개인이나 기업체를 대상으로 의사소통 기술, 자신감 강화, 협동심 강화 등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한다. 전문 기자로 훈련받은 경험이 있는 그녀는 심리학을 다루는 다양한 방송의 인기 패널로, BBC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ITV의 ‘로렌(Lorraine)’ ‘채널5 뉴스(Channel Five News)’ 등 민간 TV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사이칼러지스트(The Psychologist)」지와 「카운슬링 사이칼러지 리뷰(The Counselling Psychology Review)」지에 글을 게재했으며,「사이칼러지즈(Psychologies)」 잡지에는 월간 칼럼인 ‘패스트 테라피(Fast Therapy)’를 연재하기도 했다. 재키 마슨은 영국 심리학회와 의료인협회의 회원이며, 심리학 학사학위, 상담심리학 석사학위, 공인심리치료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현재 그녀는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런던에서 생활하고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www.jacquimarson.co.uk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역자 정영은
서강대학교에서 영미문학과 문화를 전공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통역을 공부했다. 교육부에서 상근 통번역사로 근무했으며, 국제워크캠프기구에서 국제자원봉사 지원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여행과 책을 좋아하고 특히 인문 사회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심리, 에세이 분야 전문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 차례
‘좋은 사람의 함정’이란 무엇인가?
제1장 늘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제2장 모든 것의 시작, 착한 아이
제3장 함정에 빠진 ‘좋은 사람’들
제4장 당신의 몸에 귀 기울이라
제5장 낡은 규칙과 신념을 밝혀내라
제6장 자신에게 ‘좋은 사람’ 되어라
제7장 도구를 갈고 닦자
제8장 자신의 공포에 맞서라
제9장 과감히 실망시켜라
제10장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라
제11장 선택권을 가진 ‘좋은 사람’
감사의 말
참고문헌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늘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변화는 가능하다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향을 드러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바로 타인의 기대에 완전히 좌지우지된 나머지 그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은 상상조차 못 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이들에게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들은 타인에게서 기대를 이끌어내고, 어느 순간부턴가 바로 그 기대의 벽에 갇히게 된다. 기대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던 기술과 다시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요구되는 기술은 대부분의 경우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개될 인디라의 예를 들어보자. 가족들은 인디라를 하루 24시간 대기하며 필요할 때면 언제든 부를 수 있는 사람인 양 취급했다고 한다. 한번은 세놓은 집에 배관공이 들어가야 할 상황이 생기자, 직장에 있던 인디라가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가서 문을 열어주고 온 적도 있었다. 가족의 치과 진료 예약은 물론, 고향에서 놀러온 친척들을 대접하는 일까지 모두 인디라의 몫이었다. 형제 중 유일하게 미혼인 그녀는 언젠가 병든 부모님 수발까지 자신의 몫이 될까 두려워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은혜도 모르는 나쁜 딸이 된 것과 같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가족들을 돌보느라 지금까지 제대로 남자를 만날 시간도 에너지도 없는 인디라는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쉬운 해답은 없다. 우리는 평생 함께해온 익숙한 생각, 감정, 행동 패턴에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패턴들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진정 변화를 바란다면 조금씩,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은 범위 내에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이때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인데, 변화를 위해서라면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디라는 우선 시험 삼아 자신이 24시간 편의점이 아닌 옛날 세븐일레븐이라고 생각해보기로 했다(사업 초창기 세븐일레븐의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였다). 혹자는 이조차도 너무 길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갑자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확 줄인다면 인디라에게도 가족과 친구에게도 너무 급작스러운 변화로 느껴졌을 것이다.
가족상담사이자 작가인 해리엇 러너가 말한 것처럼, 너무나 급작스럽게 변화한다면 주변 사람들은 거부감을 보이며 예전으로 되돌리고 싶어 할 것이고, 변화는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의 시작, 착한 아이
조건적인 사랑이 만드는 나쁜 아이
1950년대 이래 영아 발달 연구의 선구자인 존 보울비와 D. W. 위니콧 등이 이끈 연구는 어린 시절 맺는 관계와 자아 관념 발달의 강력한 연관성을 일관되게 보여주었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를 사랑스럽고 소중하며 가치 있는 존재로 대하면 아이는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사랑스럽고 소중하며 가치 있다고 느끼며 자라게 된다. 이 경우 자신에 대한 핵심적인 신념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형성된다.
사랑은 무조건적일 수도 있고 조건적일 수도 있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그야말로 조건이 없다는 의미이다. 순전히 상대방이 그저 상대방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반면 조건적인 사랑에는 조건이 있다. 상대방이 이러한 행동을 할 때 혹은 저러한 행동을 하지 않을 때에만 사랑한다는 의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와 자신이 하는 행동을 잘 분리하여 생각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한 어린 여자아이가 있다고 치자. 그 아이가 동생의 장난감 트럭을 빼앗고, 고양이의 꼬리를 잡아당기고, 할머니에게 혀를 내민다고 해서 그때마다 반복적으로 나쁜 아이라고 부르면 아이는 실제로 자기가 나쁜 아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아이가 특정한 모습을 보이거나 행동을 할 때에만 사랑, 관심, 칭찬, 주목을 받는다면, 그 아이는 자신이 그렇게 할 때에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라게 된다.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는 이를 가치 조건의 습득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경우에는 아이를 나쁜 아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너는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이지만 네가 지금 한 행동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고 앞으로는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아이는 이런 방식의 양육이나 교육을 통하여 행동과 존재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게 된다.
행동은 학습하거나 되돌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존재는 변화가 쉽지 않다. 좋은 사람의 함정에 빠진 많은 이들은 어린 시절에 별 쓸모도 없는 여러 가지 가치 조건을 습득했을 것이 분명하다.
낡은 규칙과 신념을 밝혀내라
나의 권리에 익숙해져라
행동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우선 자신에게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국의 권리장전은 시민권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구성하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배우기 때문에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다. 개인에게도 권리장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처음 한 것은 앤 딕슨의 『여성과 자기권리』에 소개된 열한 가지의 기본권을 읽은 후였다. 읽어보면 단순하고 당연한 권리지만, 아마 이전에는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 형성됐거나 사회가 심어준 믿음과는 반대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기본권이 자신에게 적용된다고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개인 권리장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에게는 나의 감정, 의견, 가치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
·나에게는 나다울 권리가 있다.
·나에게는 거절할 권리가 있다.
·나에게는 실수할 권리가 있다.
·나에게는 마음을 바꿀 권리가 있다.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
·나에게는 다른 성인의 문제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권리가 있다.
·나에게는 나를 우선시할 권리가 있다.
·나에게는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우리를 좋은 사람의 함정에 빠지게 하는 개인적인 규칙과 신념을 밝혀내고, 이에 도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익혀두면 좋겠다.
·비난의 목소리와 낡은 개인적인 규칙에 의문을 품어라.
·비난의 목소리를 약화시켜라.
·책임감 파이을 그려보고 자신의 신념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라.
·해야 한다를 할 수도 있다로 바꿔보라.
·개인 권리장전에 익숙해져라.
도구를 갈고 닦자
우아하게 거절하기
좋은 사람들은 거절을 특히 어려워한다. 거절에 대한 뿌리 깊은 공포 때문에 거절해야 할 상황 자체를 회피하게 되고, 그 결과 거절을 연습할 기회가 없어지며 다시 공포가 깊어진다. 공포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사람이 없는 장소에 가서 거울 앞에 선 후 자신의 눈을 응시하며 분명하고 차분하게 싫어라고 말해보라. 목소리를 바꿔가며 장난도 조금 쳐보자. 그러다 보면 웃지 않고 말할 때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자신이 가진 금기를 깨나갈 수 있다.
이제 한 발짝 더 나아가 성공적인 거절의 요소를 살펴보자. 필자는 여기에 우아한 거절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우아함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 우아한 거절을 접한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나는 대규모 스포츠 경기의 언론 취재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친구를 방문 중이었다. 친구가 나를 데리고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며 카메라 위치 등을 구경시켜주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통화하던 친구는 "저희를 떠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는 안 될 것 같네요. 기사 잘 쓰시길 바랍니다"라고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누구였냐고 묻자 친구가 대답했다. "선(「The Sun」, 선정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는 영국 일간지)지 기자였어. 경기장에 와서 누드 사진을 좀 찍어도 되느냐고 물어보더라고." 애초에 그 행사는 반나체의 모델을 받아줄 만한 행사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 친구가 너무나도 정중하고 우아하게 거절의사를 밝히길래 나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정중하게 거절해?" 그랬더니 친구가 답했다. "예의를 갖추는 게 돈 드나 뭐. 게다가 나중에 뭔가 부탁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
우아한 거절은 이렇게 실천하면 된다.
·우선 상대방의 요청에 감사를 표한다.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해도 된다. 그 이상도 이하도 필요하지 않다. 전화상이라면 한번 심호흡을 한 후 우아하게 이 한 문장을 말하면 된다. 만약 상대방이 눈앞에 있다면 조바심 내지 말고 침착하게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정중하지만 명확하게 거절 의사를 밝힌다. 짧게 말하는 것이 좋다. 그 자리에서 즉시 결정하지 않고 시간을 버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정표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하거나 가족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이렇게 말할 때는 언제까지 결정해서 알려주겠다는 말을 덧붙이고 꼭 약속을 지켜야 한다.
·가능하다면 좋은 분위기로 대화를 마치기 위해 긍정적인 제안을 하라. 만약 상대방이 도움을 요청했는데 거절하는 경우라면, 도울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추천하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어 바자회에서 케이크 코너를 운영해 달라는 제안에 "올해는 제가 맡지 못할 것 같은데, 베티 스미스가 관심이 있을 거예요"라고 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추천하는 대상이 관심이 있는 게 거의 확실할 때에만 추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예를 들어 베티 스미스가 화를 내며 전화를 할 수도 있다). 만나자는 제안을 거절할 때에는 "몇 달 뒤에 바쁜 일이 좀 끝나면 봐요"라고 다른 가능성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본인에게 그럴 마음이 있을 때에만 이렇게 답해야 한다. 만약 상대방에게 제시할 수 있는 다른 제안이 없다면, 상대방이 하는 일의 성공을 빌어주거나 "행사 즐겁게 하세요" 등의 기분 좋은 말과 함께 마무리하면 된다.
·다시 설득당하기 전에 자리를 떠라!!! 만나서 얘기하는 상황이든, 전화 통화든, 대화는 정중하지만 신속하게 끝내는 것이 좋다. 우리의 죄책감이나 불안감을 알아차린 상대방이 설득이나 교묘한 말솜씨로 우리의 마음을 돌리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감히 실망시켜라
약속을 남발하지 마라
역설적인 사실이 하나 있다. 좋은 사람들은 상대방을 실망시키는 것이 두려워서 거절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바로 그 거절을 못하는 습성이 결국에는 상대를 실망하게 만들 수도 있다. 눈앞의 상대방에게 차마 거절을 못해서 하루에 약속을 두 개, 세 개 또는 그 이상으로 잡아버리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익숙한 일인가? 혹시 다이어리에 갖은 색깔의 글씨로 갈겨쓴 여러 일정이 엉켜 있지는 않은가?
학교에서 오후 간식 준비 돕기, X의 환송 파티 들르기, 가족 저녁 식사 준비하기, Y와 영화관람, Z의 생일파티 들러서 인사하기
물론 무리해서 이 모든 일정을 소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만족스럽지는 않다(심지어 영화를 보는 중에도 광고는 대체 몇 분인지, 영화는 언제 끝날지, Y가 영화 얘기를 얼마 동안 하고 싶어 할지, 언제쯤 간다고 해야 친구가 기분 상하지 않을지, Z의 파티 장소를 찾는 데는 얼마나 걸릴지 생각하느라 머리가 복잡하다). 어떤 일정은 죄책감 속에 소화한다(가족 저녁식사 자리에서는 서두르느라 아이들과 대화도 거의 못하고, 파티에 가서는 보모의 퇴근 시간 때문에 집에 가느라 얼마 있지도 못하고 자리를 뜬다). 최악의 경우 이 모든 일정을 전혀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에도 꽉 채운 일정으로 무리하다가 금요일 오후쯤에는 쓰러져서 침대에서 끙끙 앓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 들어본 얘기 같은가?
그렇다면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에도 정답은 역시 용기를 가지고 행동을 조금씩 바꾸는 실험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라
호흡하고 칭찬하고 수용하고 존중하라
BEAR(Breathe, Eulogise, Accept, Respect)는 두려움을 진정시키는 호흡의 힘을 활용한 기술이다. BEAR를 잘 활용하면 우리를 두렵게 하는 사람의 공격을 누그러뜨릴 수 있으며, 그 결과 공격받는 느낌을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BEAR라는 약어를 처음 만든 것은 동료인 발 샘슨과 함께 그녀의 저서인 『탄트라 : 환상적인 섹스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워크숍을 진행하던 때였다. BEAR는 처음에는 성생활에 문제가 있는 커플들을 위해서 만든 요법이었다. 두려운 마음에 대화를 피하게 되면서 관계 자체가 위기에 처하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다.
호흡하라의 B : 호흡은 우리가 아드레날린이 날뛰는 투쟁-도망-정지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침착하고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두뇌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뿐 아니라 우리가 불안을 느낄 때 몸으로 뿜어내는 강력한 비언어적 신호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의사소통에서 말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말투나 몸짓 언어에 비하면 매우 낮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얼굴, 특히 눈에서 나타나는 미세 비언어 신호이다. 상대와 감정적으로 어려운 대화를 해야 할 때 우리의 얼굴은 불안과 긴장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상대방은 이 강력한 비언어적 신호를 그대로 감지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불안과 분노는 거의 비슷한 비언어적 신호를 보낸다. 예를 들어 턱이 긴장하면 얼굴이 굳어지며 화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 또한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동공이 수축하면 표정이 딱딱하고 차가워지면서 공격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어려운 대화를 하기 전에 의식적으로 호흡하며 얼굴에서 긴장을 걷어낸다면, 상대에게 내뿜는 비언어적 신호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칭찬하라의 E : 대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혹은 어려운 상황에서 진심 어린 칭찬을 하면 상대방의 적개심을 누그러뜨리고 안심시킬 수 있으며,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완화할 수 있다. 우리의 목적은 교묘한 말솜씨로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아니므로, 그저 기분을 맞추기 위해 번지르르한 말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상대방이 그 말을 가식적이라고 느끼게 되면 오히려 문제는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칭찬할 때는 일반적인 것보다 구체적이고 묘사적인 것이 좋다.
수용하라의 A :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수용한다는 것은 한숨을 쉬거나 눈썹을 치켜뜨지 않고 모든 주의를 기울여 듣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상황을 보는 관점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상대방의 얘기를 듣다 보면 끼어들어서 말씨름을 벌이고 싶을 때도 있다. 그건 아니지. 너도 내 입장에서 생각해봐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다툼은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상대방과의 관계에 상처를 입힐 뿐이다. 나와는 다른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상대방에게는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생산적으로 서로 존중하며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다.
존중하라의 R : 가끔 우리는 가깝게 지내는 이들에게 놀랄 만큼 무례한 말을 한다. 너는 ~를 하는 법이 없어, 너는 항상 ~라고 말해, 너는 정말 ~같아 등이 그 예이다. 이때 우리의 말투는 대부분 애정이라곤 없는 경멸의 말투이다. 말을 하기 전, 혹시 그 말이 상대방을 욕하고 창피하게 하고 비난하는 말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너는이 아니라 나는으로 시작하는 말로 바꾸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자.
선택권을 가진 좋은 사람
건강한 거짓 자아를 만들어라
참 자아와 거짓 자아에 대해 처음으로 쓴 심리치료사는 D. W. 위니콧이다. 위니콧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사람의 참 자아 바깥쪽에는 일종의 보호층이 있다. 바로 공공장소에서 예의범절 등을 지키게 해주는 건강한 거짓 자아이다. 변화를 시작한 좋은 사람들이 새로운 자아 때문에 고민을 겪는 일도 있는데, 심각한 문제는 참 자아와 거짓 자아가 완전히 분리되어버린 경우에만 발생한다.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항상 참 자아일 수는 없다. 타인의 욕구나 사회적 규범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사에게 그따위 제안서는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시죠!라고 말하고 싶을 때도 있고, 답답한 회의실 안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싶을 수도 있으며, 시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싶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쉽게 그러지 못하는 이유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행동이지만, 행동의 결과를 생각해본 후 그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용납 가능한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참 자아가 아직 완벽하게 형성되지 않은 사람도 많다. 그런 경우라면 일단 익숙한 거짓 자아를 유지하면서 나의 진정한 참 자아가 어떤 모습인지 실험을 통하여 조금씩 알아나가야 한다.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스타일의 옷을 샀을 때, 아무도 보지 않는 집안에서 이리저리 입어보며 어울리는지 실험해보는 것처럼 말이다.
배려하면서도 지켜야 할 선은 분명히
유난히 기억에 남는 하루가 있다. 심리학 강의의 과제 마감 일주일 전이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많은 학생들이 제출 기한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 질문 시간에 학생 몇 명이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온갖 핑계가 난무했다. 레이철 트라이브 교수는 학생들이 말하는 이유를 모두 주의 깊게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 나서는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안돼요"라고 말했다. 정말 제출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증빙서류와 함께 사무실에 있는 양식을 작성해 제출하고, 그 외에는 모두 마감 기한을 지켜달라고 했다.
그야말로 우아한 거절이었다. 그 모습에서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존재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우아한 거절의 기술 이상의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바로 남을 배려하면서도 지켜야 할 선은 분명히 지킬 수 있다는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이는 나에게는 선을 분명히 할 권리가 있다라는 믿음, 혹은 사람들이 나의 결정을 싫어한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가치 있고 좋아할 만한 사람이다라는 믿음과 연결될 수 있다.
대부분의 좋은 사람들은 선을 분명하게 긋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러한 경험이 별로 없고, 연습을 해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선을 긋는다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선을 분명히 그어보지 않으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 일부 내담자들은 자신과 상대방을 나누는 무언가가 놓여 있다고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뚜렷한 선이 있다고 생각하면 상대방의 감정이 이쪽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막을 수 있고, 과잉 공감으로 거절을 못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발상은 좋은 사람들의 자존감과 안정감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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